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그레이트북스 83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박미애 옮김 / 한길사 / 2006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이해란 현실에, 그것이 무엇이든,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주의 깊게 맞서는 것이며 현실을 견뎌내는 것이다.-34-35쪽

총체적인 지배는 공존이 불가능한 유일한 통치 형태-64쪽

테러는 모든 조직적 반대파가 제거되고 전체주의 지배자가 더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촉발되었다는 것이다.-66쪽

전체주의 정부의 경우 경찰의 우세는 국내 주민을 진압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대응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통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권리 주장에 적합한 것이다.-74쪽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어떤 기능을 수반하지 못한 부는, 그것을 묵인해주어야 할 이유를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우 참기 힘든 것이었다. 반유대주의 역시 유대인들이 공적기능과 영향력을 잃고 재산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 절정에 달했다.-85쪽

인간은 권력이 모종의 기능을 하며 일반적으로 유용하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아는 까닭에 실질적 권력에 복종하거나 견디는 한편, 권력없이 부만 가진 사람들을 증오한다.-86쪽

전체주의 정권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테러가 특정 이데올로기의 실행 수단으로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테러를 안전하게 자행할 수 있으려면 이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다수를, 심지어 대다수를 지지자로 확보해야만 한다.-88-89쪽

근대적 반유대주의의 발생과 성장은 유대인이 동화, 즉 유대교의 종교적이고 영적인 옛가치들이 세속화되어 쇠퇴한 이후에 일어났으며, 이와 내적 연관성을 갖고 있다.-90쪽

근대의 반유대주의는 국민국가의 발전이라는 보다 일반적인 틀 속에서 고찰되어야 하며, 동시에 반유대주의의 원천은 유대인 역사의 몇 가지 측면에서 특히 지난 세기 동안 유대인이 수행했던 역할에서 찾아야만 한다. -93쪽

동일한 나라에서 해방이란 평등인 동시에 특권이며, 옛 유대인 공동체의 자율성 파괴인 동시에 사회 내에서 분리된 집단으로서 유대인의 의식적 보존을 의미한다. -97쪽

유대인은 평등권의 관점이 아니라 특권과 특별한 자유의 관점에서 사고했다는 것이다.-105쪽

권력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없던 유대인들으 자기 방어라는 사소한 목적을 위해 가벼운 압력을 가하는 외에 권력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결코 해본 적이 없었다.-114쪽

국가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사회집단은 바로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국가 자체와 갈등에 빠지게 된 사회 계급은 반유대적이 된다.-116쪽

"빛나는 권력"은 사회적으로 의탁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가정을 이룰 수 있는 진정한 사회적 힘이었던 것이다.-158쪽

반유대주의가 공개적인 정치 무대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지는 동안, 유대인은 그 자체 사교계의 상징이 되었고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든 사람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159쪽

정치적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이 하나의 분리된 집단이었기 때문에 발전했던 반면, 사회적 차별은 다른 모든 집단과 더불어 유대인의 평등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161쪽

차별은 집단이 시민적,정치적, 경제적 평등의 영역 바깥에 속하는 존재임을 알게 하는 일종의 보편법칙이다.-163쪽

정치적 반유대주의가 아니라 사회적 차별이 '유대인이라는 것'이라는 유령을 발견했다.-172쪽

모든 사회 게임에는 반쯤 의식적인 이해와 근본적으로 목적없는 음모를 명확한 정책으로 전환하려는 확고한 정치적 의지만이 필요했다.-198쪽

범죄와 악덕을 같다고 생각하는, 도량이 넓어보이는 그 태도가 그 자체의 법 규약을 세우도록 허용될 경우, 반드시 법보다 더 잔혹하고 더 비인간적이 될 것이다. 법은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간의 독립적인 책임성을 존중하고 인정한다.-203-204쪽

모든 사회는 구성원에게 일정 정도의 연기, 즉 자신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파당으로 분열된 사회라면, 그런 요구를 내세우는 것은 사회가 아니라 파당의 구성원이다. 행동은 무언의 요구에 의해 통제되지 개인의 능력에 의해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209쪽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 지위를 잃은 모든 계급은 결국 그들 자신의 폭민 조직을 통합하고 확립한다. 폭민 조직의 선전과 매력은 다음의 가정을 기초로 한다. 즉 악덕의 형태를 띤 범죄를 기꺼이 자신의 구조 안에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회는 이제 공개적으로 범죄자를 허용하고 공적으로 범죄를 자행하면서 악덕을 청소할 차비를 갖출 것이라는 가정 말이다.-214쪽

폭민은 일차적으로 각 계급의 낙오자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 국민이 모든 혁명에서 진정한 대의제를 위해 투쟁했다면, 폭민은 항상 '강한 자','위대한 지도자'를 소리 높여 외친다. 폭민은 자신을 소외시킨 사회를 증오하며,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 의회 역시 증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폭민의 지도자들이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던 수단인 국민 투표제는 폭민에 의존하는 정치가들의 낡은 개념이다.-242쪽

제국주의는 새로운 사회, 정치 세력으로부터 위협받던 정치, 사호 구조에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었던 것이다.-302쪽

제국주의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은 남아도는 이 세력, 잉여자본과 잉여 인력이 손을 잡고 함께 나라를 떠났다는 것이다. 통치권력을 수출하고 또 국가가 재산과 노동을 투자한 지역을 합병하는 팽창은 부와 인구의 측면에서 증가하는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처럼 보였다.-307쪽

인종은, 정치적으로 말해서, 인류의 시작이 아니라 종말이고 민족의 기원이 아니라 쇠퇴이며, 인간의 자연적 탄생이 아니라 그의 부자연스러운 죽음이기 때문이다.-317쪽

인종사상의 기원이 18세기에 있지만 19세기에 모든 서구 국가에서 도시에 출현했다는 것이다. 인종주의는 세기 전환기에 제국주의 정책의 강력한 이데올로기였다.-320쪽

인종주의는 처음부터 지리적, 언어적, 전통적 기준을 비롯한 모든 기준에 의해 규정되는 국가의 경계를 모두 의도적으로 뛰어넘었으며, 국가와 정치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324쪽

이민족을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통치하기 위해 두 가지 새로운 정책이 제국주의의 처음 10년 동안 발전되었다.. 하나는 정치 통일체의 원칙으로서 인종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국을 지배하는 원칙으로서 관료정치였다.-361쪽

자신과 같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과 같아서는 안되는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노예 제도의 바탕에 남아 있었고, 그것이 인종차별 사회의 토대가 되었다.-372쪽

뿌리가 없다는 것은 모든 인종 조직의 특징이다.
... 그것(인종주의)은 항상 노동에 대한 경멸, 지역적 제한에 대한 증오, 일반적인 뿌리 상실과 신이 자신들을 선택했음을 믿는 행동주의적 신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379-380쪽

전설은 그를 그가 행하지 않은 것의 주인으로 만들고 그가 원상태로 돌릴 수 없는 것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의미에서 전설은 인류의 가장 먼 기억이 아니라 바로 인간 역사의 실질적인 시작인 것이다.-397쪽

종족주의는 국가 해방에 참여하지 않고 하나의 국민국가의 주권을 얻지 못한 민족들의 민족주의로서 나타났다.-427쪽

민족주의는 본질적으로 국가가 민족의 도구로 전도되고 시민이 민족의 구성원과 동일시되는 현상을 표현한다. -433쪽

인간의 공통 기원을 부정하고 인류를 세운 공동의 목적을 부인하는 인종주의는 다른 민족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한 민족의 신적인 기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그로 인해 일시적이고 변화할 수 있는 인간 노력의 산물을 신적 영원과 무한성의 구름으로 가려버린다.-438쪽

"정당을 초월하여"라는 슬로건이나 "모드 정당의 사람들에게" 호소한다고 하든가. 자신들이 "정당의 투쟁과 멀리 떨어져 오로지 국가 이익을 대변한다"고 자랑하는 일은 모든 제국주의 집단의 특징이다.-463쪽

"정당을 초월한 정당"의 진정한 목표는 자신들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관철하여 다른 이해관계들을 모두 파괴하는 것이며, 하나의 특별한 집단이 국가 기구의 지배자가 되게 하는 것이었다.-472쪽

수십만 명의 무국적자들이 출현함으로써 국민국가가 입은 최초의 커다란 손상은 망명의 권리, 국제 관계의 영역에서 인권의 상징으로 항상 여겨졌던 유일한 권리가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 피난민의 출현으로 유럽 세상이 받은 두 번째 커다란 충격은 이들을 제거할 수도 없고 망명국가 국민으로 전환시킬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508-510쪽

어떤 사람이 법의 외곽지대에서 살기를 강요당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최고의 척도는 그가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이익을 얻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인정받지 못하는 예외에서 인정받는 예외의 지위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 중 훨씬 믿음이 덜 가는 동시에 훨씬 더 어려운 것은 천재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517-518쪽

권리를 잃은 자들이 제일 먼저 겪는 것은 고향의 상실이다. ... 새로운 고향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 권리를 잃은 사람들이 두번째로 겪는 것은 정부 차원의 보호의 상실이었고, 이는 자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서 법적 지위를 잃는 것을 의미한다. -528-529쪽

권리를 상실한 사람들의 재난은 그들이 생명, 자유와 행복 추구 또는 법 앞에서의 평등과 의견의 자유를 빼앗겼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공동체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그들을 위한 어떤 법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고...아무도 그들을 탄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단지 긴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가서 비로소 그들의 생명권이 위협을 받는다.-531쪽

인권의 근본적인 박탈은 무엇보다 세상에서 거주할 수 있는 장소, 자신의 견해를 의미 있는 견해로, 행위를 효과적 행위로 만드는 그런 장소의 박탈로 표현되고 있다.-532쪽

어떤 공동체 안에서 자기 자리를, 시대의 투쟁 속에서 자신의 정치 지위를 잃어버린 인간, 또 그의 행위와 운명의 일부를 서로 연관시키는 법적 인격을 잃은 인간은 사생활의 영역에서만 명확하게 표현되는 특성만 가지게 되고, 공적인 모든 사안에서는 아무런 자격이 없는, 단순한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다.-539쪽

평등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평등은 인간 조직이 정의의 원칙에 의해 지배를 받는 한,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간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우리의 결정에 따라 한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평등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 생활은 우리가 조직을 통해 평등을 산출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54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이상주의자'란 자신의 이상을 삶을 통해 실천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이상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 특히 어떤 사람이라도 희생시킬 각오가 된 사람이었다. -97쪽

아이히만의 성격 결함은 그에게 그 어느 것도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104쪽

관청용어가 그의 언어가 된 것은 상투어가 아니고서는 단 한 구절도 말할 능력이 정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105쪽

그의 말하는 데 무능력함은 그의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무능력함과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점점 더 분명해 진다. 그와는 어떠한 소통도 가능하지 않았다.-106쪽

모든 진실은 만일 유대인이 정말로 조직이 되어 있지 않았고 또 지도자가 없었더라면 혼란과 수많은 불행들이 있었겠지만 희생자들 전체가 400만, 500만, 600만에 달할 리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197쪽

이러한 특권적 범주들을 수용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보면 아주 재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예외'이기를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일을 추구하는 가운데 이 규칙을 함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205쪽

덴마크에서 진정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귀결, 즉 시민과 독립의 전제조건 및 책임에 대한 타고난 이해였던 것이 이탈리아에서는 오랜 문명화된 민족의 거의 자동적인 일반적 인류애의 산물이었다.-260쪽

놀랍게도, 그리고 동시에 때때로 실망스럽게도 서구의 교육받은 유대인 '귀족'들 대다수는 일종의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자율성은 원했지만 정치적 자율성을 원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265쪽

인간적인 어떤 것도 완전하지 않으며, 망각이 가능하기에는 이 세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단 한 사람이라도 항상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실질적으로 불필요'하지 않다. ... 공포의 조건 하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라가지만 어떤 사람은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324쪽

오직 무국적 상태로서만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유대인은 몰살당하기 전에 먼저 그들의 국적을 상실해야만 한 것이다.-334쪽

말과 사고를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349쪽

악을 범한 자가 법정에 서야 하는 이유는 그의 행위가 공동체 전체를 어지럽혔고 심각한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이지, 민사재판의 경우에서처럼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 개인에게 해를 끼쳤기 때문은 아니다.-360쪽

대량학살이라는 범죄의 핵심은 전적으로 다른 질서가 붕괴되고 또 전적으로 다른 공동체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다.-374쪽

일단 한 번 등장하여 인류의 역사에 기록된 모든 행위는 그러한 발생이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류에게 남는 것은 인간적 사건들의 본질 속에 놓여 있다. 어떠한 처벌도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는 충분한 억지력을 가진 적이 없었다.-375쪽

이 지구를 유대인 및 수많은 다른 민족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정책을 피고(아이히만)가 지지하고 수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즉 인류 구성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피고와 이 지구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아이히만)이 교수형에 처해져야 하는 이유, 유일한 이유입니다.-38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화국의 위기 - 정치에서의 거짓말.시민불복종.폭력론 한길그레이트북스 117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1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사실적 진리에 대한 고의적 부정(거짓말 하는 능력)과 사실을 변화시키는 소질(행위하는 능력)은 서로 결부되어 있다. 이 둘은 동일한 근원에 의존한다. 그것은 상상력이다. -36쪽

진리는 비록 공적으로 명백히 드러나지는 않는다하더라도 모든 거짓에 대해 확고한 우선성을 갖고 있다.-66쪽

불복종 시민은 집단의 일원으로서만 기능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94쪽

불복종 시민들...공통 관심보다는 공통 의견을 함께 하는 조직적 소수자들이며, 또 다수에게 지지받는 정부 정책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부 정책에 반대 입장을 취하기로 한 결정을 따른다. 그들의 일치된 행동은 서로 간의 동의에서 생겨나며, 이러한 동의는 그들이 애초에 어떻게 합의하게 되었든 간에 그들의 의견에 대해 신뢰와 확신을 준다.-95쪽

양심의 규칙...전적으로 부정적 방식을 취한다. 그것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하지 않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말한다. 그것들은 행위를 취하기 위한 어떤 원리들을 밝혀주지 않으며, 어떠한 행위도 벗어나면 안되는 한계만 설정한다.-103쪽

양심의 규칙은 자아에 대한 관심에 달려 있다. 그것은 당신이 평생 지니고 살 수 없는 어떤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말한다.
... 정치적, 법적 난점은 이중적이다. 첫째, 그것은 일반화될 수 없다. ... 두 번째 난점은 만약 양심이 세속적인 용어로 정리된다면, 양심은 인간이 선과 악을 구별하는 선천적인 능력을 소유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의무는 바로 이러한 관심에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 '선한 인간'과 '좋은 시민'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105-105쪽

저잣거리에서 양심의 운명은 철학자가 추구하는 진리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하나의 의견이 되어 타인의 의견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의견의 강도는 양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 사람들의 수에 의존한다. -109쪽

시민불복종이 일어나는 것은 상당수의 시민들이 변화를 이루어낼 정상적 통로가 더이상 기능하지 못하고 불만이 더 이상 청취되지 않거나 처리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때, 또는 그와 반대로 정부가 그 적법성과 합헌성이 심각히 의심스러운 방식으로 어떤 변화를 꾀하거나 정책에 착수하고 추진한다는 확신이 들 때이다. -116쪽

시민불복종은 현상에 대한 필요하고 바람직한 보존이나 회복을 지향할 수 있다. 이러한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불복종이 범죄적 불복종과 동등시될 수 없다.-117쪽

이의는 합의를 내포하고 있으며 또한 자유 정부의 표지이다. 자신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가 반대하지 않을 때는 일단 자기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132쪽

약속이란 인간적으로 가능한 정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게 하는 독특한 미래 규제방식이다.-137쪽

혁명사를 살펴본다면, 그 길을 이끈 사람은 억눌린 자들이나 낮은 지위에 있는 자들이 아니라, 자신은 억눌리거나 낮은 지위로 떨어지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된 것을 견디지 못한 자들입니다.-273쪽

혁명가들은 언제 권력이 거리에 있는지, 그리고 언제 그것을 집어들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들입니다.-275쪽

대학은 젊은이들이 수년 동안 모든 사회적 집단과 사회적 의무에서 국외자의 입장에 서게, 즉 진실로 자유로울 수 있게 해줍니다.-278쪽

자유는 항상 거부의 자유를 함축합니다.-29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조건 한길그레이트북스 11
한나 아렌트 지음 / 한길사 / 1996년 8월
구판절판


지구는 가장 핵심적인 인간 조건이다.-50쪽

말의 적실성이 위태로운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문제들은 당연히 정치적이 된다. 왜냐하면 말은 인간을 정치적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52쪽

활동적 삶이라는 용어로 나는 인간의 세 가지 근본활동을 나타내고자 한다. 노동, 작업, 행위가 그것이다.
... 노동은 인간신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상응하는 활동이다.
... 작업은 인간실존의 비자연적인 것에 상응하는 활동이다. ... 작업은 자연적 환경과 전적으로 구별되는 '인공적' 세계의 사물들을 제공해준다. ... 작업의 인간조건은 세속성, 다시 말해 대상성과 객관성에 대한 인간 실존의 의존성이다.
... 행위는 사물이나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 사이에 직접적으로 수행되는 유일한 활동이다. 행위의 근본조건은 다원성으로서 인간조건, 즉 보편적 인간이 아닌 복수의 인간들이 지구상에 살며 세계에 거주한다는 사실에 상응한다. ... 다원성은 모든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일 뿐만 아니라, '가능조건'이라는 의미에서 절대적 조건이다. -55-56쪽

인간조건은 지상의 삶을 영위하는데 인간에게 주어진 제반조건 그 이상을, 즉 인간적 제약성 자체를 의미한다.
... 인간의 삶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은 무엇이든 인간의 실존조건이라는 성격을 가진다. 이것이 바로 인간은 무엇을 하든 언제나 조건지어진 존재라고 하는 이유이다.-57-58쪽

행위만이 인간의 배타적 특권이다. ... 행위만이 오로지 '타인의 지속적인 현존'을 자신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74쪽

대부분의 정치적 행위는 그것이 폭력의 영역 밖에서 아루어지는 한, 말을 통해 실행되며 또 더 나아가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말을 발견하는 것이 행위라는 점이다. 말로 하지 않는 것은 단지 폭력이다. ... 정치적이라는 것, 즉 폴리스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힘과 폭력이 아니라 말과 설득을 통하여 모든 것을 결정함을 의미한다.-78쪽

단순한 삶의 필연성을 지배하고 노동과 생산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자신의 생존에 대해 모든 피조물이 갖는 내적 충동을 극복하는 정도에 이르러서 더이상 생물학적 과정에 매여 있지 않게 되었을 때, 이를 '좋은 삶'이라 부를 수 있다.-89쪽

공동세계의 조건에서 실재성을 보증하는 것은 이 세계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공통적 본성'이 아니라,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은 언제나 같은 대상에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 공동세계의 파괴는 대개 한 대상이 인간의 다원성 속에서도 자신의 동일성을 드러내고 유지할 수 있는 다영성이 파괴됨으로써 실행된다. ... 공동세계는 오직 이 세계의 관점들의 다양성 속에서만 실존한다.-111-112쪽

사적 영역과 공론 영역의 구별이 필연성과 자유, 무상성과 영속성, 수치와 명예의 대립과 일치하더라고... 두 영역의 가장 근본적인 의미는 한편으로는 숨겨져야 할 것이 존재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공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127쪽

제작인은 군주이자 지배자이다. ... 제작인은 장차의 생산물의 이미지를 가지고 혼자서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고, 다시금 자신의 손으로 만든 작품에 홀로 맞서서 자유롭게 파괴할 수 있다.-202쪽

가치는 사물이 사적 영역에서는 결코 소유할 수 없지만 그것이 공적으로 나타나는 순간 자동적으로 획득하는 질이다.-223쪽

말과 행위의 기본 조건인 인간의 다원성은 동등성과 차이성이라는 이중의 성격을 지닌다.-235쪽

말과 행위로서 우리는 인간세계에 참여한다. 이 참여는 제2의 탄생과 비숫하다. ... 이 참여는 우리가 결합하기를 원하는 타인의 현존에 의해 자극받는다. -237쪽

사람들은 행위하고 말하면서 자신을 보여주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고유한 인격적 정체성을 드러내며 인간 세계에 자신의 모습을 나타낸다.-239쪽

제작은 세상에 둘러싸여, 세상과 끊임없이 접촉하면서 이루어진다. 행위와 말은 타인의 행위 및 말의 그물망에 둘러싸여 그것과 끊임없이 접촉하면서 이루어진다.-249쪽

말과 행위가 일치하는 곳에서, 말이 공허하지 않고 행위가 야만적이지 않은 곳에서, 말이 의도를 숨기지 않고 행위가 실재를 현시하는 곳에서, 권력은 실현된다. 그리고 행위가 관계를 침해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확립하고 새로운 실재들을 창조하는 곳에서만 권력은 실현된다. 행위하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의 잠재적 현상 공간인 공론 영역을 존재하게 하는 것이 '권력'이다.-262쪽

행위의 불행은 모두 인간조건인 다원성에서 발생한다. 다원성은 공론 영역인 현상의 공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러므로 다원성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공론 영역 자체를 제거하려는 시도와 같다.-284쪽

자신이 무엇을 행했는가를 알지 못하고, 알 수 있다 할지라도 행한 것을 되돌릴 수 없는 무능력인 환원불가능성의 곤경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은 용서하는 능력이다. ... 미래의 불확실성인 예측불가능의 치유책은 약속을 하고 또 그 약속을 지키는 인간의 능력에 내재해 있다. 이 두 능력 가운데 하나인 용서하는 능력이 ... 과거의 행위를 구제한다는 점에서 이 두 능력은 동질적이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능력은 미래라는 불확실성의 바다에 안전한 섬을 세우게 한다.-301쪽

예측불가능성은 '인간 마음의 어두움', 즉 오늘의 이 사람이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에서 발생하며, 동시에 모든 사람이 동일한 행위능력을 가지는 동등한 사람의 공동체 내부에서는 행위의 결과들을 예견할 수 없다는 불가능성에서 비롯된다. ... 약속의 능력은 인간사의 이러한 이중적 어둠을 극복하는 기능을 한다. -309쪽

활동적 삶은 자신의 유일한 준거점인 삶에 구속되어 있다는 오로지 이 이유 때문에 인간과 자연의 노동하는 신진대사인 삶 자체는 능동적으로 될 수 있고 자신의 완전한 다산성을 펼쳐보일 수 있다.-389쪽

사유는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가능하며 또 실제로 이루어진다.-39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혁명론 한길그레이트북스 61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 한길사 / 2004년 6월
장바구니담기


혁명은 말할 것도 없이 전쟁 역시 전적으로 폭력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 전체주의 정권의 집단 수용소에서 발생한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폭력이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곳에서는, 법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침묵을 지켜야 한다. ... 인간이 정치적 존재인 한, 그는 언어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 폭력이 전쟁과 혁명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한 ... 정치 영역 밖에서 발생하는 것이 되어 버린다.-82-83쪽

시작의 문제와 혁명 현상의 연관성은 명백하다. 그러한 시작이 폭력과 밀접하게 연계되었음이 틀림없다. ... 인간의 사상은 일관된 은유나 보편적으로 적용하 수 있는 이야기를 생산하는 특이한 사례들에서 그 영향력을 획득한다. 인간이 지탱할 수 있는 형재애는 모두 근친살해에서부터 성장했으며, 인간이 성취한 모든 정치조직은 범죄에 기원을 갖고 있다.-84쪽

근대의 혁명 개념은 역사의 과정이 갑자기 새로이 시작된다는 생각, 이전에는 결코 알거나 듣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생각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었다. ... 구성과 관련해 그것은 분명히 자유의 출현이었다.-95쪽

자유의 이념과 새로운 시작의 경험이 일치해야 한다는 사실이 근대 혁명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 해방이 자유의 조건이기는 하지만 결코 자동적으로 자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96쪽

억압에서 자유로와지려는 욕구는 군주정 아래서 충족될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정치적 삶의 방식인 자유에 대한 욕구는 새로운 또는 어느 정도 재발견된 정부 형태의 형성을 필요로 했다는 것이다. 자유에 대한 욕구는 공화정의 수립을 필요로 했다.-101쪽

혁명을 통해 전면에 부각된 것은 이러한 자유로움의 경험이었다.-102쪽

참신성의 파토스가 존재하고 참신성이 자유의 이념과 연계된 곳에서만, 우리는 혁명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103쪽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변동이 발생하는 곳, 완전히 다른 정부의 형태를 구성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곳,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궁극적인 목적을 적어도 자유의 확립으로 상정하는 곳에서만, 우리는 비로소 혁명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104쪽

우리는 혁명이 복고나 혁신으로 시작되며, 완전히 새로운 시도의 혁명적 파토스는 사건 자체의 과정 속에서만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뒤에서 볼 것이다.-106쪽

혁명적 의미의 해방은 현재 그리고 역사를 통해 개인 뿐 아니라 인류 대다수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는 사람들, 낮은 신분에 속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현존했던 모든 권력에 예속된 채 항상 어둠 속에서 삶을 영위했던 사람들도 대지의 최고 주권자로 부상하고, 주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111쪽

참신성의 파토스가 사건들이 소수가 아닌 다수와 연관되는 정치 영역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훨씬 급진적인 표현을 나타냈을 뿐 아니라 정치 영역에서만 유효한 실재로 변하게 되었다. ... 새로운 것이 시장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행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계속 실행되고, 후손들에 의해 계속 증대되며 구성되기 시작하는 새로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다.-119쪽

인간들이 시작하고 수행한 모든 이야기는 종말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드러낸다는 것-127쪽

빈곤은 박탈보다 더 심각한, 항구적인 결핍과 처절한 불행 상태다. 이러한 상태의 치욕은 빈곤이 인간성을 박탈하는 강제력을 지니고 있다는데 있다. 빈곤은 비참하다. ... 빈곤은 사람들을 신체의 절대명령, 즉 필연성의 절대 명령에 굴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결국 혁명을 파멸로 치닫게 했다. ...그들이 정치 무대에 등장하자, 필연성이 동시에 표출됐다. ... 사람들은 필연성, 생존 과정 자체의 절박성 때문에 자유를 포기해야만 했다.-136쪽

필연성, 즉 인민의 절박한 필수품 때문에 테러가 발생했고 프랑스 혁명은 파멸에 이르게 되었다.-137쪽

동정이라는 정념은 모든 혁명가들 중 가장 훌륭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자극했으며, 동정이 행위자들의 동기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유일한 혁명은 미국 혁명이었다.-149쪽

강조점이 공화정에서 인민으로 바뀐 것은 미래 정치체의 지속적인 통일이 인민이 공유한 세속적인 제도 속에서가 아니라 인민들 자신의 의지 속에서 보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의지인 이 인민의지가 지니는 두드러진 특징은 만장일치였다.-156쪽

절대자는 그것이 정치 영역에 도입될 때 모든 사람에게 파멸을 의미한다.-167쪽

동정은 사랑과 서로 다르지 않으며 인간의 상호작용에 항상 존재하는 거리, 중간 지대를 소멸시킨다. ... 동정은 정치적 문제들, 즉 인간사 영역 전체가 발생하는 인간들 사이의 세계적 공간, 즉 거리를 해소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부적절하고 중요성을 갖지 못한다.-169쪽

연민은 뼛속까지 스며들지 않고 감성적인 거리를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민은 동정이 작동하지 못하는 곳에서 성공할 수 있다. 연민은 다수에게 손을 뻗칠 수 있기에 유대와 같이 저잣거리로 나가게 된다. 그러나 연민은 유대와 달리 행운과 불행, 강자와 약자를 동일한 시선으로 고찰하지 않는다. 연민은 불행이 현존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권력에 대한 욕망이 약자의 존재에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연민은 불행한 사람의 현존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 ... 유대는 행위를 촉진하고 인도할 수 있는 원리이며, 동정은 정념 중의 하나이고, 연민은 감정이다.-172쪽

혁명이 정치 영역에 이르는 문들을 빈민들에게 개방했기 때문에 이 영역은 실제로 '사회' 영역이 되었다.-175쪽

미국 혁명의 방향은 자유를 확립하고 지속적인 제도들을 설립하는데 집중되었다. ... 프랑스 혁명 과정은 전제정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닌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절박성에 의해 결정되었다.-176쪽

혁명이 자유의 확립으로부터 고통받는 인간의 해방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자, 그 혁명은 인내의 장벽을 붕괴시켰고, 불행과 고통의 파괴력을 대신 해방시켰다.-200쪽

과거 혁명에 관한 전체 기록이 정치적 수단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는 테러를 초래한다는 것, 혁명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테러라는 것을 분명히 증명하더라도, 혁명이 대량 빈곤의 조건 아래서 발생했을 때 이 숙명적 오류를 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 이 봉기의 끝은 무기력이며, 그 원리는 분노이고, 그 의식적 목적은 자유가 아니라 생존과 행복이다.-201쪽

정치체의 권위가 심각하게 손상되지 않은 곳에서는 혁명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 혁명은 정치적 권위 몰락의 결과이지 결코 원인이 아니다. ... 확연히 보일 정도로 권위가 사라진 곳이라 하더라도, 정권의 붕괴에 대비하고, 동시에 집권하려는 의지가 있으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열렬하게 조직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가 충분히 존재할 경우에만 혁명은 발발하고 성공할 수 있다. .. 함께 행동하는 사람 열 명이 서로 떨어져 있는 사람 10만 명을 전율케 할 수 있다.-206쪽

사람들은 우월해지려는 욕망 때문에 세계를 사랑하게 되고 동등한 사람들의 무리를 수용하게 되며 공공 업무에 참여하게 된다.-211쪽

증오는 결코 혁명을 초래하지 못한다.-218쪽

전제정은 사적 복지를 반드시 박탈하지는 않더라도 공적 행복을 박탈했다. 반면 공화정은 모든 시민들에게 '국정 운영의 참여자'가 된 권리, 즉 행위로 드러나게 되는 권리를 인정했다.-225쪽

반란과 해방운동이 새롭게 획득한 정치적 자유를 헌법에 담지 못한다면, 반란과 해방보다 더 무익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241쪽

헌법은 정부의 행위가 아니라 정부를 구성하는 인민의 행위다.-245쪽

정부의 행위로 제정된 헌법과 인민의 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제정한 헌법 사이에는 아주 명백한 차이가 있다.-247쪽

정치적 자유는 '나는 의지한다'에 있지 않고, '나는 할 수 있다'에 있으며, 그러기에 정치 영역이란 권력과 자유가 결합되는 방식으로 해석되고 구성되어야 한다.-252쪽

사람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자신들을 결속시키는 상호 계약은 호혜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평등을 전제로 한다. ... 사회 또는 공동 결사다.-279쪽

상호계약에서는 권력이 약속이라는 수단을 통해 구성되는데, 상호 계약은 핵심적으로 공화주의 원리와 연방원리를 포함하고 있다. 공화주의 원리에 따르면, 권력은 인민에 존재하며, 여기서 '상호 복종'은 통치자의 직위를 불합리하게 만든다. ... 연방원리, 즉 '공영체의 확장원리'에 따르면, 구성된 정치체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상실하지 않은 채 연맹을 결합하고 지속시킨다. 마찬가지로, 정부에 권력을 양도하고 정부 지배에 동의하기를 요구하는 사회계약은 핵심적으로 절대적 지배의 원리, 그들 모두를 위압하는 권력의 절대적 독점원리, 그리고 국민적 원리를 포함한다. 국민적 원리에 따르며, 국민 전체를 위한 하나의 대표자가 있어야 하며 여기서 정부는 모든 국민의 의지를 통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281-282쪽

행위가 비록 개별적으로 시도되고 서로 매우 다른 동기에서 단일한 개개인에 의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행위는 어느 정도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는데, 이 공동의 노력 속에서 개개인의 동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과거와 기원의 동질성, 즉 국민국가의 결정적 원리는 요구되지 않는다. 공동의 노력은 질뿐만 아니라 기원에서 차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동등화한다.-285쪽

권력은 인간들이 행위라는 목적 때문에 함께 관여하는 경우와 시기에만 존재하고, 어떠한 이유로든 이들이 흩어지고 서로 헤어질 때 소멸한다. 따라서 결속과 약속, 결합과 서약은 권력을 존재하게 하는 수단이다.-286쪽

행위는 인간들의 복수성을 요구하는 유일한 인간적 능력이다. ... 권력은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에만 적용되는 유일한 인간적 속성이며, 인간들은 이 중간 공간을 통해 상호 연계되며, 정치 영역에서 최상의 인간적 능력이 될 수 있는 약속하기와 약속 준수를 통해 건국 행위에 결합한다.-287쪽

인민이 약속, 서약, 상호 맹세를 통해 함께 모이고 서로 결속할 때, 그 곳에만 권력이 존재했다. 호혜성과 상호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권력만이 실질적이고 정당한 권력이다.-296쪽

권력은 상호 약속을 통해 이미 결속했고 계약을 통해 구성한 조직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로부터 유래했다. 물론, 이 권력은 혁명을 성공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영구적인 연합을 형성하기에 즉 새로운 권위를 정립하기에는 결코 충분치 않았다.-297쪽

권위는 일종의 필연적인 확장이며, 모든 개혁과 변동은 이러한 확장 덕택에 건국과 다시 연계되며 동시에 건국의 의미를 보강하고 증대시킨다.-322쪽

새로운 시작이 끝의 자동적인 결말이 아닌 것처럼 자유도 해방의 자동적인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혁명은 정확히 끝과 시작, '더이상아님'(과거)과 '아직아님'(미래) 사이의 전설적인 틈새에 존재한다.-326쪽

이익의 다수성과 의견의 다양성은 모두 '자유로운 정부'의 특성으로 간주되었다. ... 이익과 의견은 서로 완전히 다른 정치현상이다. ... 이익은 집단이익으로서만 적실성을 지니며, 그러한 집단이익의 정제를 위해서는 한 집단의 이익이 우연히 다수의 이익이 되는 상황에서도 집단 이익의 부분적 성격이 모든 조건 아래서 보호되는 방식으로 변호되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 의견들은 결코 집단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을 냉정하고 자유롭게 행사하는' 개개인에게 귀속된다. ...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들의 견해를 공적으로 전환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만 의견들이 발생할 것이다 -354쪽

의견은 그것을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검증된다. ... 의견의 차이는 목적을 위해 선택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걸러져야만 조정될 수 있다.-355쪽

여론이 의견의 죽음인 것과 같이, 국민투표는 투표하고, 정부를 선정하며 통제할 시민들의 권리에 종지부를 찍는다. -356쪽

혁명은 국민에게 자유를 제공했지만, 이 자유가 행사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 못했다.-365쪽

평의회 체계가 전적으로 새로운 정부형태, 즉 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구성되고 조직화되었던 자유를 위한 새로운 공공영역...-384쪽

사적 개인에 의해 공권력을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공공 영역 자체 내에, 즉 그 경계선 내에서 행해진 각각의 행적을 드러내는 빛 속에, 그리고 공공영역이 자신의 영역에 진입한 모든 사람들을 노출시키는 바로 그 가시성에 있다.-387쪽

혁명의 궁극적 목적이 자유였고 자유가 출현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의 구성, 자유의 확립이라면 모든 사람이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하게 가시적인 공간인 구 단위의 기초 자치체가 실제로 대규모 공화국의 주요 목적이다.-390쪽

공적 권력에 참여하지 않고 몫을 보유하지 않은 어느 누구도 행복하거나 자유로울 수 없다.-402쪽

민주주의는 소수가 적어도 가정상으로는 다수를 위해 지배하는 정부형태다. 이 정부는 대중적 복지와 사적 행복을 주요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다. 그러나 공적 행복과 공적 자유가 다시 소수의 특권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과두적이라 할 수 있다.-409쪽

정당과 달리 평의회는 언제나 혁명 기간 중에 등장했으며,행동과 질서의 자발적인 기관인 인민으로부터 발생했다.-410쪽

적극적 의미의 자유는 동등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평등 자체는 결코 보편적으로 정당한 원리가 아니라 한계 내에서만, 심지어 공간적 한계 내에서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416쪽

'인민에 의한 인민의 정부'라는 공식을 '인민에서 배출된 엘리트에 의한 인민의 정부'라는 공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정당체제의 본질에 속한다.-417쪽

공적 행복의 향유와 공공업무에 대한 책임은 공적 자유에 대한 취미를 갖고 있고 그것 없이는 행복할 수 없는 사회 모든 분야의 소수의 몫이 된다.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평의회는 최선의 도구이며, 그들에게 공공영역에 적절한 위치를 보장해주는 것은 선한 정부의 임무이자 질서 잡힌 공화국의 징표다. ... '기초 자치체'의 자발적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사적 행복 이상의 것을 배려하고 있으며 세계의 상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던 사람들만이 공화국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할 것이다. -4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