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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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과에 대한 세 가지 전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둘째, 리더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은 물론 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까지 책임져야 할 때가 많다. 셋째, 21세기는 실수와 잘못이 더욱 투명하게 노출되는 시대다.

  ....

  사과의 과학이 밝혀내는 ’사과의 기술’에 대해 우리가 주목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쿨하게 사과할 줄 아는 성숙한 자아를 가진 리더만이 살아남는 시대. 훗날 ’사과의 역사’는 다음과 같이 기억될 것이다.

  "사과, 19세기와 20세기 루저(loser)’의 언어에서 21세기 ’리더(leader)의 언어로 부상하다.’"

- 본문 중에서-

 
 

 # 한국에서 듣기 힘든 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이 실종되었다. 미안해 할 상황에도, ’뭘 그런걸 가지고 그래?’라든가, ’내 업무가 아니다’라는 변명이 대부분이다. 나쁜 기분에 분노까지 더운 머리를 뜨겁게 한다. 자동차 사고가 나더라도 절대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말부터 하지 말라는 팁이 올라오는 한국 사회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러게, 미안할 짓을 하지 말지 그랬어?’라는 냉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과’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좋은 정보, 잘 하는 방법을 안다면, 우리가 부딪치는 많은 사건들과 관계들이 더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다.
 
  설득의 달인과 뇌를 연구하는 공학자가 만나, 사과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연구했다. 10년 넘게 설득과 행동연구를 공부했던 두 저자가 사과에 대해 3년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그들은 멋진 사과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바꾸고, 위기에 빠진 기업을 구하며, 의료사고 등 사고 이후 만들어지는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잘못된 사과, 하질 말던가..
 
 
  우리가 사과할 때 알아야 할 모든 것, 우리가 사과에 대해 오해했던 모든것, 우리가 사과해야 할 때 해야 할 모든 것 중,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사과할 때 절대 쓰지 말아야 할 3가지 표현이었다.
 
  ’미안해,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사과할게’, ’실수가 있었습니다’라는 표현은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갈등을 조장하는 표현이다. 난 잘못하지 않았지만, 니가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할께, 큰 일이 아닌데 작은 실수가 있었어라는 표현은 상처받은 이에게는 한 번 더 마음의 상처를 후벼파는 표현으로 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비겁한 사과, 조건부 사과, 변명하는 사과... 그 상황을 인정하기 싫어서 하는 사과는 사과를 하는 취지를 잊게 하고, 더욱 더 분노하게 한다. 미안해야 할 상황해서는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빠른데. 잘못된 자존심이나, 자신에 대한 변명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크다.
 
  피해자들은 사고로 인해 한 번 상처받고, 잘못된 사과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더욱 커진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오는 미안함, 재발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대책,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과 방법이 더해지면 사람과 사람 사이, 회사와 개인 사이, 정부와 개인이나 회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상황이 더 빨리 정리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바른 사과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든다.
 
 
  의료사고가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사과, 군대의 총기사고가 발생했을 때 발생하는 사과, 정부의 미흡한 조치로 인해, 재해가 일어났을 때 만나는 사과, 기업이 실수 또는 고의적인 잘못으로 불편함을 주었을 때 만나게 되는 사과 등, 위기 상황에서 사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다음의 대응이 달라진다.
 
  한국사회는 한 번 잘못하면 끝이라는 인식때문에, 사과는 외면하거나, 잘못을 감추려다 더 크게 사회적 비용이나 관계의 어긋남을 겪는 일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노조와 사용자와의 갈등, 철거민과 정부와의 갈등, 사회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고에서, 우리가 만나는 해결 방식은 사과와 대화보다는 기싸움이나 한쪽을 억누르는 공격적인 대응이 많다.
 
  뉴스를 보면 머리가 아파지고, 기분이 언짢아 진다. 우리가 배워야 할 건,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이 아니라, 잘못을 했을 때 제대로 잘 사과하는 방법이다. 잘 사과하는 리더가 팀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관계의 시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첫번째 능력은 사과를 잘 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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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다이사쿠 명언 100선 - 풍요로운 삶의 지표
이케다 다이사쿠 지음, 화광신문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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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바뀐다  

     존경은 존경을 낳는다. 경멸은 경멸을 낳는다. 내가 바뀌면 상대도 바뀐다. 33p. 

     불교와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불교는 문제의 원인을 내재적인, 자기 자신에게서 찾고 그 변화의 시작으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를 권한다. 기독교는 나보다 큰 존재, 세계를 창조하신 그 분의 은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 내가 바뀌는가, 믿는 상대의 힘에 의지해서 나를 바꾸는가가 세계의 3대 종교중의 하나인 불교와 기독교가 갈리는 지점이다. 

   지인의 소개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인내, 역사, 종교의 사명, 문학 등 인간을 테마로 한 100가지 소개에 저자가 언급한 100개의 가려뽑은 글이 실려있다. 

  다른 명언집과 달리, 인간의 가능성, 희망, 용기, 승리라는 단어가 많다. 그리고 대화를 강조하는 내용이 많다.  

   대화는 단순히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화라고 일컫는 지구의 일체화가 진행되는 오늘날, 서로 다른 문명끼리 진지하게 대화하여,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는 지혜와 가치관을 서로 배우는 새로운 실험이라 할 수 있다. - 143p. 

   내가 먼저 움직여서 다른 이에게 말을 걸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더 나은 길을 모색하자. 그럼으로써 자신에게 승리하고, 자신이 바뀌면 세계도 바뀐다. 그러기 위한 용기와 승리에 대한 글이 가득하다.  

 

 # 인간, 그 무한한 가능성을 믿다. 

 

      인간의 진가 

 

      인간의 진가는 학력이나 처지, 직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신의를 지키는가, 성실한가, 진지한가 등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신의 있는 사람' , '성실한 사람', '진지한 사람'은 인간성의 광채가 빛난다. - 73p

   

      인간에 대한 낙관적인 글이 가득하다. 성실하게 행동하면, 신의있게 행동하면, 진지하면 주변이 그를 돕는다는 생각이 글 전체에 가득하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 이기적인, 갈등, 경쟁이 가득한 세계에서 이런 낙관만 가득한 글이 괜찮을까 싶다. 한 사람의 절망을 이겨주는 글은 희망의 언어라는 생각에, 조금 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부처에 대한 새로운 시선. 

  

      불법의 지견과 인간혁명 

      한 인간의 위대한 인간혁명은 이윽고, 한 나라의 숙명을 전환하고, 나아가 전 인류의 숙명전환도 가능케 한다. 

    자기 중심적인 삶의 자세에서 타인에게 공헌하는 삶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인간혁명'이다. 

    불교는 어디까지나 '현실을 변혁하기 위한' 가르침이다. 고뇌하는 사람 앞에 앉아서 명상에 잠기는 것보다 '발고여락(괴로움을 제거하고 즐거움을 준다)'을 위해 일어서는, 다시 말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 불교의 정수다. 

    이타를 실천하면서 무상의 환희를 느끼는 자신을 확립하는 데에 대승불교의 본질이 있다. 

    불교에서 설하는 부처는 '성스러운 경지' 에 안주한 성자인 체하는 존재가 아니다. '항상 봉사하는 데 게으르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경전에 씌어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투쟁하는 사람이 부처다. 부처는 투쟁으로 연마된 인격을 갖춘 사람이다. -123p

    번뇌심을 버리고, 세상에 유리되어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무념무상의 경지가 부처가 아니라,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하고, 최고의 기분으로, 어떤 괴로움도 이겨내면서 살아가는 경지를 저자는 부처의 경지라 말한다. 책을 선물하던 지인이 말하던 '인간혁명'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이런 뜻이 아닐까 생각중이다.

   현대문명의 결함은 지식과 지혜를 혼동해, 지식이 늘어나면 인간이 행복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지혜는 지식을 올바르게 통제하고 활용하는 작용이다. - 165p 

   그렇다. 지식이 아무리 축적되어도, 현명하게 생각하는 지혜로운 판단이 없다면, 괴로운 나날을 벗어나기 어렵다. 다양한 도망치는 법을 알던 여우가 위급 상황에 도망갈 방법을 생각하다가 잡히는 것처럼, 지식을 잘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지혜가 불교가 되어도 좋고, 기독교가 되어도 좋다. 진지하게 삶을 생각하고, 현상을 넘어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지금 우리가 반복하면서 되풀이 하는 실수에 대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다양한 생각거리를 주는 책이다. 책이 사람을 바꾸기도 하지만, 책을 대하는 자세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지금 바로 앞을 잘 보게 하는 현미경이라기 보다, 긴 인생을 멀리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망원경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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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라, 빈곤 - 우리 사회의 빈곤에 맞서는 통쾌한 외침!
유아사 마코토 지음, 김은진 옮김, 우석훈 해제 / 찰리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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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게마츠 : 성실함만 강조한다면 너무 힘들고 괴롭잖아요. 아니, 지나치게 성실하면 나중에는 지쳐 버리지요. 그러니까 활동도 이를테면 나는 매일은 할 수 없지만 주말만 활동한다든가 하는 식이면 좋겠지요. 편안하면서도 진지하게 말이죠.

 

  유아사 : 작은 활동가는 정말 그렇게 활동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런 사람들이 늘어가야만 사회도 훨씬 더 품이 넉넉해질 것이고 살기 좋은 사회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232p, 본문 중에서-

 

 
  

# 구조적 빈곤, 고개를 돌린다고 외면할 수 없다.

  

  88만원 세대, 공무원에 대한 열망, 불안한 미래. 청년들에게, 그리고 삶의 기회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빈곤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지금도 내일의 꿈을 위해서, 많은 이가 공무원 시험 및 각종 시험과 대기업, 취업의 꿈을 꾸지만..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면, 취업 컷트라인이 올라가지, 모두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의자 뺏기 게임',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적은데, 앉으려는 사람은 너무 많은, 치열한 경쟁위주 사회다. 도태된 이에게는, '니가 노력하지 못해서 그렇다'라는 냉소와 '자기책임론'만을 강조하는 사회,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노력하지 않고 날로 먹으려 한다는 비판으로 지금까지 그렇게 빈곤은 외면되어 왔다.

 

  일본에서 빈곤문제가 큰 전환점을 맞이한 건, 도요타 자동차처럼, 대기업 파견사원이 대량회고를 당하면서, '자기책임론'이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나타나서부터이다. 한국 역시, 서브프라임과 여러가지 문제들이 직면했을 때, 관리자와 실제 책임자는 책임을 지지 않고, 가장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희생되고 구조조정 되면서, 피해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해 취업의 기회조차 받지 못한 취업재수생들, 이때가 아니면 취업하기 힘들다는 보이지 않는 나이로 인한 장벽, 능력이면 다 된다는 사회분위기가 한국의 현실이다. 공부할 수 없는 여건에 있는 이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현실은, 삶을 꿈꾸기보다, 절망과 비탄을 응시하게 만든다.

 

 

# 모두가 자신의 불만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다.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는 지식인들이다. 언론과 학자, 교수들은 사회의 문제에 대해, 말하지 못한 이들을 대신해서 그들의 분노와 괴로움, 힘겨움, 절망의 이유를 대신 말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올림픽이라는 큰 이슈, 경제극복이라는 큰 이슈만을 선점한 채, 파업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기회를 잃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말이 없다. 실질임금은 떨어지고, 금리가 올라가고, 물가가 올라가는데도, 공공요금은 올라가지만, 그에 대한 대안은 없고, 데이터요금제 폐지라던지, 기업의 이윤을 위한 정책에 대한 논의는 많은 언론들을 통해 다양하게 이슈화된다. 자본이 언론과 정치까지 통제하는 사회, 기업사회에서 노동자가 취약계층이 일어설 공간은 부족하다.

 

  '밑천'이 많은 사람에게는 그 목표가 그리 높지 않지만, '밑천'이 적은 사람에게는 그 목표라는 것이 엄청나게 높아 보일 수 있다. - 40p.

 

  '똥돼지' 사건이 사람들에게 큰 이슈를 나은 것도, 주어진 혜택이 많은 사람들이 그 지위를 이용해서 부당하게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위가 아니더라도, 상류층이나 부모의 지위와 경제력이 의해, 자식의 직업의 선택의 폭이 선택되어지는 한국의 현실에서, '대부분 니가 잘나서 그 자리를 차지하면 되잖아'라는 외침 뿐,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다.

 

  도쿄대 법대 대학원까지 나온 저자의 경력이 아닌, 모두가 불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외침이 좋았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풍경, 모두가 익숙하다고 느끼지만, 누군가가 먼저 그 벽을 깼기에, 그 다음에 좋아지는 사회적 관용의 벽을, 빈곤까지 넓히자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활동가의 모습이 좋았다.

 

  일할 때의 기초상식, 일본의 교육비, 부의 재분배, 넷카페 난민, 파견 노동과 파견 해고, 홈리스, 생활보호, 세계 대불황, 사회보장의 역사, 글로벌 경쟁까지. 구조적으로 혼자서 버텨야 하는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들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진지한 언급이 인상적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는 책이 가장 멋진 책이라 생각한다. 무언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작은 손이라도 나도 도와볼까 하는 작은 행동을 이끌어 내는 책, 이 책이 그렇다. 빈곤은 나의 문제가 아닌걸 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어떤 사람도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지, 그렇구 말구'라며, 내가 행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 무얼까 고민하게 만드는 책.

 

  마코토의 외침을 조용히 듣다보면, 한국의 외곽지대에서 다른 사람들의 나은 생활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활동가의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그들의 작은 노력에 의해, 새벽에 첫 차로 출근하는 환경미화원 분들의 숨은 노력에 의해 그나마 버티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경계는 무엇일까. 그것을 위해 우리의 세금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어떻게 사용하는게 가장 좋은지, 언론이 말하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우리의 눈높이에게 말을 계속 꺼내는 일이, 용기도 없고, 시위를 할 자신도 없는 이에게 가장 강력하고 힘 있는 변화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자꾸 말하다 보면, 용기도 생기고 행동도 시작된다. 그 말은 누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깨어있는 한 사람이 시작하면 된다. 소심해서 용기가 없는 지인에게 좀 더 힘내자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 이 책을 한 번 더 읽어보자고 권유할까 생각을 했다.

 

  딱딱하고 경직된 운동이 아닌, 자유롭게, 하지만 무례하지 않게 자신의 불만과 대안을 말하는 사회를 꿈꾼다. 이 책은, 자민당 장기집권의 몰락과 민주당의 변화를 만들어냈던 한 사람의 진지한 고민의 기록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뀐다고 사회가 바뀌진 않지만,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 나아진다 생각한다. 그 변화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여기에서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일이다. 귀찮다고, 피곤하다는 변명을 하지 않는 일. 부담스럽고, 무겁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시작의 방법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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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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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관심, 가장 비겁한 행동.

 
  하루 하루 지날수록 숨이 가파온다. 시내버스 요금부터 공공요금은 오르고, 일자리는 찾기 어렵고, 물가는 구름 위를 걷고 있다. 쏟아지는 비리로 가득 찬 뉴스는 볼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서 사람들을 만나기 겁이 난다는 이야기로 대화를 나눴다.

  무관심, 회피, 내 일이 아닌데... 경제 위기, 살인적인 물가를 겪으면서 드는 생각과 행동이다. 바꿔야 하는데, 화내야 하는데, 내가 바꿀 수 있을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래봐야 조금 있다 사라지고 마는 건 아닐까, 반값 등록금을 내 건 시위도, 크레인 위에서 목숨을 걸고 1년 넘게 싸우는 이에게도 잠깐의 눈속임이 지나고 나면 다들 외면하는 현실인데...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까. 이런 마음만 가득찼다. 


  좋은 자리는 정해져있는데,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서 의자에 앉으려하는 '의자 뺏기 게임'이라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정해진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아무 배려없이 살아야 한다. 의자에 앉지 못한 이에게 다가오는 건, '루저', '열심히 하지 그랬어'라는 비난과 열심지옥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절망 뿐이다.

  현실은 어렵지만, 해답은 보이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보이지 않을 때 이 책을 만났다. 분노하라! 


#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일에서, 분노는 시작된다.

  
  누군가를 향한 비난을 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독립투사라 할 수 있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93세의 노 활동가는 타인을 배제하고, 참여라는 방법을 잃어버린 젊은 세대들에게 분노라는 이름으로 사회를 들여다보고, 무기력의 어둠에서 나오라고 외친다. 

  첫번째로 제시한 분노의 사항은 극심한 빈부격차, 그리고 인권. 프랑스에서는 이민자에 대한 태도가 문제가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다문화세대에 대한 차별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크게 늘어난 부동산과 금리, 물가와 무책임한 정부의 대응이 분노할 대상이다. 분노할 일은 많지만, 합법적으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현실, 어쩌면 분노의 적극적 분출 방법을 찾는 일부터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39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내용은,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보게 한다. 물론, 뚜렸한 방법이 제시되진 않는다. 스무살이 넘으면 다 알게 되듯, 세상은 좋은 방법 하나가 모든 걸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실타래처럼 얽힌 일듯이, 그때그때 변화하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던지, 더 힘들어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저자는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고 지원하는 일에서부터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하나씩 행동해나가자고 외친다.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다보면, 나를 지켜주던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지옥 속에서 홀로 버텨내야 한다는 현실, 알지만, 실제 움직이려 하면 여러가지 제약들이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한다. 힘들다는 외침을 모르는 척 하지 않고, 함께 화내주는 일, 고개를 끄덕여주는 일에서 공감과 분노가 시작된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일에만 파묻히지 않고, 다른 주변의 일에 귀기울여 주는 일, 대학등록금이 나와 상관이 없더라도, 내 친구, 내 엄마의 동생, 내 친척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져 주는 일, 그리고 함께 방법을 찾아본다.
  
  조금만 변화가 지속되다 보면, 큰 흐름으로 형성될 거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면과 무관심이 아닌, 분노와 참여와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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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할 수 없는 책은 매력적이다. 읽은 책은 품에 잘 두지 않아, 읽고 지인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시간 관리하는 일반 자계서가 아닌, 소설가가 말하는 하루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나온 책이다. 그때 그 지인은 시간 관리는 커녕, 체력관리도 못하는 편이라서, 이 책을 통해서 체력도 기르고, 제발 시간관리 좀 하자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제목은 하루 24시간을 활용하자고 말하지만, 주 5일의 여건에서 아침 9시부터 5시까지를 제외한 16시간 중, 매일 한 시간 반, 3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작은 시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처음부터 어렵게 하지 말고, 조금씩 도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원인 없는 결과 없다는 지론으로, 일상 사물을 좀 더 깊이 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 부분이다. 땅 값이 오른 이유를 지하철로 접근하고, 영국에서는 길이 넓은 공간이 없는데, 프랑스에서는 길이 넓은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라는 등, 호기심과 집중력의 중요성을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이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좀 더 빨리 알았는데, 삶이 잘 변하지 않았다. 자주 들여다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아야겠다.

 

 

 

2.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와 이 책은 함께 떠오른다.

 

  이미 서른 살이 지났든, 앞으로 서른 살을 지나게 되든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혹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로 말하자면, 오래 전부터 내 서른번 째 해의 다섯번째 달에는 자동차를 타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고 있을 게 분명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페터 한트케의 어떤 소설을 읽다가 그 비슷한 에피소드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나는 줄곧 그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미국의 어느 소도시를 지나가다가 저녁 무렵 문득 깨닫게 된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내마 서른번째 생일이었네'라고. 본디 서른 살의 생일은 그렇게 보내야만 할 것 같았다.

 

  소설에서의 주인공은 남친과 여행을 가려고 돈을 모았지만, 결국 그 전에 헤어지고 말았지만...

 

  서른 살, 회사에서 짤리고 무작정 떠난 미국 여행. 두 책은 그렇게 서른 이라는 시간으로 공통점이 만들어진다. 김구라와 다른 연예인이 나와 명랑토론회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영은이 소개한 책이다. 그 후로 책이 불티나게 팔려, 지인에게 선물할 때는 13쇄가 넘었다. 인생은 한 방이라는 생각도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좀 더 자신에 대해 돌아보기를 바랬었는데, 돌이켜보니, 누군가 책을 줄 때  무언가 바라는 마음으로 많이 줬었던 것 같다. 서른이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았다. 그냥 가지고 있어 주기만 해도, 어쩌면 선물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미 내 품에 떠난 순간, 그 모든 건 나와 상관 없는 일이니까.

 

  아, 생각해보니, 서른 살이 되면, 사랑하는 사람과 특별한 이벤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 순간만으로도 행복했었는데.. 설레는 일이 만들어지는 그 기분만으로도, 사랑을 해야 하나 생각을 할 정도로 순진하거나 멍청했었다. 지금이야 매 순간,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만들어진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다. 다시 찾아올 수 없는 추억을 생각하면, 꼭 이 책이 떠오른다.

 

 

3. 나를 만나는 스무살 철학

 

 

  

 

 

  김보일 샘은 이 책 이벤트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덕분에 책 값 이상의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받은 책이기도 하다. 나중에서야

 리더스 가이드에서 꾸준히 글을 써서 책을 냈다는 사실을 알았다. 만나보니 참 재밌고, 강연을 들으니 이야기를 참 잘하는, 술을 마셔보니, 하하하.. 멋진 분이라는 걸 알았다.

 

  100인의 책마을에 나오는 달리기와 생각하기를 언급한 글이 떠오른다. 모턴 발, 뛰기에 부적절한 발을 치료해가며 뛰었던 그 집념이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내는 힘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 나온 책도 스텔라님 소개 덕에 읽어봐야 할 생각을 했다.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없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마라톤을 완주한 25번이나 완주한 하루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부럽다. 생활의 여건이 얼마나 되어야 그처럼 자유롭게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을까. 아직 무언가에 매여있고, 매이고 싶은 나에게 부러움을 주는 글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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