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계절 2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이 책을 얼핏 보고서 난 존 그리샴의 원작 소설인줄 알았다. 인터넷 상에 올려져있는 책 그림 띠지에 있는 추천의 말 한 마디 - "이 얼마나 놀라운 데부작인가? 한번 책을 펼치면 놓을 수가 없다." - 존 그리샴 - 이렇게 낚여서 덜컥 구입하게 된 책.

하지만 정말 존 그리샴의 추천사처럼 책을 잡고 놓기가 힘들었지요. 자꾸만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차라리 책 첫부분에 그렇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니 복선이 중간중간 깔리지 않았더라면, 혹 내가 미처 복선을 제대로 보지 못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배부른 투정도 살짝 해봅니다.

제대로 읽었어도 저자가 누구인지 알고 구입했을텐데 책을 받고 처음 얼마나 황당했는지,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도대체 어떻게 전개가 되고 어떻게 결말을 맺을 것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네요.

또 왜 그리 책은 두꺼운지... 대학 졸업 후 두툼한 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아오다 요즘 읽기 시작했는데 한 권도 아닌 두 권에 각 페이지가 470이 넘으니... 아무리 책을 빨리 읽는다고 해도 글씨도 잘고 워낙 두께가 있어 며칠 걸렸던 책이지요.

중간에 아이는 배가 고프다고 투덜대고 손에 놓기 싫은 마음을 억지로 눌러가며 오랜 시일동안 읽은 지금은 무척 기분이 좋아요.
게다가 이 책의 작가인 도나 타트가 굉장해보이고 번역을 하신 분이 얼마나 유명한 분이신가 알 수 있었지요.

아까도 말했듯이 고도의 심리전도 좋았지만, 풋풋한 대학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답니다.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 국내 남녀공학 대학의 모습도 저와는 거리가 먼데 미국의 대학, 그것도 여타 미국의 대학 모습과는 또 다른 버몬트 주 햄든 대학 고전어과의 생활을 단편으로나마 엿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고요. 

리처드 페이펀과  하나같이 개성 많은 친구들 - 헨리, 버니, 프랜시스, 찰스, 커밀러. 그리고 다소 괴상한 줄리언 모로 교수.
그들이 벌이는 다양한 상황이 정말 흥미진진했던 책이지요.

수업 내용을 다 알아듣지 못함에도 왠지 자꾸 빠져들게 만들었던 이야기,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다른 언어들 - 물론 번역도 나오지만 번역가 이윤기 선생님의 말처럼 다소 득특해보이는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만나는 것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었고요.

하지만 역시 스릴넘치는 이야기 전개. [비밀의 계절]이라는 제목답게 어떻게? 왜? 라는 궁금증을 자꾸 불러일으킨 전체 스토리가 대단한 압권입니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 시리즈, 또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끝까지 읽을 때까지 범인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은 구조와 전혀 다르게 이 책에서는 책 처음부터 주인공 리처드 페이슨이 버니의 죽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했는지요.

그러나 그로 인해 더 궁금증 일었던 책. 리처드 페이슨이 왜 자신이 자라온 곳을 떠나 햄든 대학으로 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들어갈 수 없었던 고전어과 동아리에 끼어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이 책을 작가의 나이 29세에 썼다는 것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기막힌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대단하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가득합니다.

지식의 전당인 대학, 최고의 엘리트라 자부할 수 있는 그들 역시 평범한 사람이고 죄성을 지닌 존재임을 느낄 수 있었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포 가는 길 황석영 중단편전집 2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삼포로 간다.

과연 우리의 삼포는 어디일까?
1970년대 이후 태생인 나. 하기야 지금 태어난 2000년데 밀레니엄 세대와 비교를 한다면 나 역시 엄청난 과거 사람일 수 있겠지만, 1970년대 이미 청춘을 보내고 이미 부모가 된 세대라면 나와 또 다른 세대차이가 엄청날 것이다.

황석영 선생님의 책을 계속 읽어오며, 그분이 갖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인간에 대한 가치와 존엄성에 대해서도...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세 사람. 영달과 정씨 그리고 백화. 이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다.

단편소설이기에 [삼포가는 길]에서는 그 이야기 뿐 아니라 다른 이야기 역시 나온다.
[한씨 연대기]라든가 [섬섬옥수], [돼지꿈],[잡초], [이웃사람] 같은 내용도 인상깊게 읽었지만, 일단은 [삼포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물론 그 책 역시 [삼포가는 길]과 다른 맥락을 갖고 있지는 않다. 황석영 선생님만의 색깔과 구성으로 전개하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의 힘들었던 시절과 고향을 잃어버리고 떠도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는 듯 하다.

고향을 찾아 떠나는 정씨와 백화와 영달의 모습이 눈에 자꾸만 밟힌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찾고 있던 삼포는 어떤 곳일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 역시 어떤 곳을 찾고 있으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불안정한 시대. 전후 페허가 된 우리나라의 땅에서 점차 산업화가 진행되는 그 시대. 하지만 역시 경제발전이 이뤄지고 근대화,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지만 그 뒤에는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편안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고향. 그 고향을 그리는 이들.
아주 오래도록 그리는 그 삼포를 과연 영달과 정씨, 백화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또한 책을 읽으면서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묘하게 겹쳐지는 것이 있다. 나야 도시에서 자라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서는 아파트에서 자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된 문화에 익숙함에도, 점점 숲이 그립고 땅이 그리워지는 것을 막지 못한다.

내가 살고 있는 주위가 도시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숲이 없어지고, 하루가 다르게 땅이 뒤짚어지고 건물이 쑥쑥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점점 고향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내가 여기서 살게 된 것이 이제 고작 10년이 되지 않음에도...

내가 편안해지고 또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정씨와 영달과 백화처럼 계속 떠돌게 된 인생,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그들. 자신의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결국 삼포로 가는 길을 찾아가지만...

도시가 발전하면서 좋아지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아이와 함께 읽은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은집 이야기]가 자꾸 떠오른다. 산업과와 도시화가 주는 피해가 어떤 것인지, 난 우리 아이랑 그 책을 읽으면서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말이다.

또한 가끔은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모든 것이 컴퓨터로 통제와 제어가 된다면 편리할 수도 있겠지만, 만일 컴퓨터가 문제가 생겼다면 어떤 사태가 이뤄질 것인가 하는.

아파트 문화에서 외부와 차단하고 옆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각 단지마다 외부 차량이 마음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기를 경쟁하듯이 설치하고, 현관에도 보안 시스템을 만들어 꼭꼭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놓은 듯.
편리성도 있지만 가끔은 왠지 삭막함을 느끼는 나이다.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그 곳이 이 세 사람이 꿈꾸는 삼포가 아닐런지.
그리고 나 역시 늘 오래도록 아늑하고 정감있는 그런 곳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
내 마음의 안식처. 사랑하는 사람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길산 - 전12권 황석영 대하소설 1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지난 번 아이랑 헤이리에 가서 황석영 선생님을 뵌 적이 있었어요. 정말 인자해보이신 황석영 선생님과 사진도 찍은 아이.
그 때 처음 뵈었는데... 요즘 황석영 선생님의 책을 읽고 있지요. 새해들어 첫번째 읽었던 [바리데기] 그리고 [장길산]. 또 황석영 선생님의 번역으로 읽고 있는 [삼국지] 등등.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이야기에 빠져들어요. 다소 어려운 낱말이 있지만, 문맥을 따라가다보면 굳이 사전을 찾지 않아도 글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지요.

그리고 한 권 한 권 읽으면서 어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된답니다. 장길산은 이미 역사 속의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렇게 책 속에서 만나니 신기해요.

더불어 조선 시대 역사와 문화를 함께 알 수 있어 좋았어요.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방송했던 드라마로 처음 만났던 장길산. 그 대작을 책으로 읽게 되어 기쁘기도 했었고,

황석영 선생님의 작품을 처음 바리데기를 통해 접하면서 그 독특한 문체나 해박한 지식에 놀랐던 게 얼마 전인데, 그 직후 장길산을 읽어내려가며 느끼는 맛이란 대단했지요.
아참, 만화 삼국지도 빼놓을 수는 없네요.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고 재미있게 쓰인 책이었구요.

조선시대 천한 노비 출신인 장길산. 정말 우리가 배웠던 교과서 속 역사와 또 달리 조선시대의 신분제도와 구조적 모순, 관리들의 횡포와 민중들의 삶과 어려움,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도 마음 깊이 다가왔네요.

왜 이런 책을 진작 읽지 않았을까? 대학 시절 읽었어도 참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도 지금 이렇게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마 황석영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고, [바리데기] 책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12권에 달하는 책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으리라 생각하고요.

10년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이라는 말답게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고 역사 소설 중 하나라는 평가답게 대단한 대작이랍니다. 왜 독자들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지요.
요즘 수능이 끝나고 이미 대학에 합격한 고 3 수험생들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그 사이 들어있는 12장의 이야기가 어느 것 하나 덜 재미있고 더 재미있다고 하지 못할 듯 합니다.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익히 귀에 익숙한 노래와 함께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 다음 장길산이 태어나는 내용이 펼쳐집니다. 

노비는 사람이 아닌 듯, 남편과 생이별을 하고 자식과도... 당시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닐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인간의 존엄성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던 그 때 이야기.

이미 오래된 드라마는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울분이 솟아나기도 하고, 때론 장길산과 녹림당의 활약에 속이 후련해지기도 했었지요.
지금 텔레비전에서 하는 홍길동전. 저 뿐 아니라 방학이기에 아이도 잘 보고 있답니다. 비록 퓨전 드라마이지만, 아이에게 '홍길동'에 대한 뿐 아니라 조선시대 '장길산'이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알려주었지요. 그리고 지금 엄마가 읽고 있는 책이 바로 그 이야기라고...

친부가 누구인지 얼굴도 보지 못하고 자란 장길산. 엄마는 자신을 낳고 죽고 '장 충'이란 광대로 인해 무사히 자신의 목숨을 연명하고 자라게 되었던 주인공.
그리하여 젊은 시절 길산 역시 광대로 생활을 하게 되었고, 힘세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그는 결국 '녹림당'을 조직하고 지배층의 횡포에 대항하게 된 것이지요.

또한 12권의 대작이니만큼 나오는 등장인물 또한 굉장합니다. 단지 적은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종횡무진하며 다니는 여정. 이 책을 읽으면서 대작의 스케일도 놀랐지만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황석영 작가님께서 자료 조사를 얼마큼 했는지가 느껴졌지요.
그리도 다시 한 번 드라마로 제작되어 텔레비젼으로 방영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어요. 우리 아이랑도 꼭 같이 보고 싶거든요.

장길산과 녹림당의 활약. 중국의 무협극 못지 않은, 아니 오히려 훨씬 우리의 정서와 어울려 멋진 이야기가 되었답니다.

개인의 원한이나 욕심이 아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자신들의 꿈과 인생을 위해 그들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꼭 그 시대 뿐 아니라 또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를 바라보고 있으면 또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볼 때면 장길산과 녹림당이란 존재가 여럿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역사와 함께 사회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인간의 존엄성도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그리고 2008년 1월 이 책을 읽으며 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도의 심리전도 좋고, 풋풋한 대학의 모습도 더불어 좋았던 비밀의 계절

처음 이 책을 얼핏 보고서 난 존 그리샴의 원작 소설인줄 알았다. 인터넷 상에 올려져있는 책 그림 띠지에 있는 추천의 말 한 마디 - "이 얼마나 놀라운 데부작인가? 한번 책을 펼치면 놓을 수가 없다." - 존 그리샴 - 이렇게 낚여서 덜컥 구입하게 된 책.

하지만 정말 존 그리샴의 추천사처럼 책을 잡고 놓기가 힘들었지요. 자꾸만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차라리 책 첫부분에 그렇게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니 복선이 중간중간 깔리지 않았더라면, 혹 내가 미처 복선을 제대로 보지 못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배부른 투정도 살짝 해봅니다.

제대로 읽었어도 저자가 누구인지 알고 구입했을텐데 책을 받고 처음 얼마나 황당했는지,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도대체 어떻게 전개가 되고 어떻게 결말을 맺을 것인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네요.

또 왜 그리 책은 두꺼운지... 대학 졸업 후 두툼한 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아오다 요즘 읽기 시작했는데 한 권도 아닌 두 권에 각 페이지가 470이 넘으니... 아무리 책을 빨리 읽는다고 해도 글씨도 잘고 워낙 두께가 있어 며칠 걸렸던 책이지요.

중간에 아이는 배가 고프다고 투덜대고 손에 놓기 싫은 마음을 억지로 눌러가며 오랜 시일동안 읽은 지금은 무척 기분이 좋아요.
게다가 이 책의 작가인 도나 타트가 굉장해보이고 번역을 하신 분이 얼마나 유명한 분이신가 알 수 있었지요.

아까도 말했듯이 고도의 심리전도 좋았지만, 풋풋한 대학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답니다.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 국내 남녀공학 대학의 모습도 저와는 거리가 먼데 미국의 대학, 그것도 여타 미국의 대학 모습과는 또 다른 버몬트 주 햄든 대학 고전어과의 생활을 단편으로나마 엿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고요. 

리처드 페이펀과  하나같이 개성 많은 친구들 - 헨리, 버니, 프랜시스, 찰스, 커밀러. 그리고 다소 괴상한 줄리언 모로 교수.
그들이 벌이는 다양한 상황이 정말 흥미진진했던 책이지요.

수업 내용을 다 알아듣지 못함에도 왠지 자꾸 빠져들게 만들었던 이야기,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다른 언어들 - 물론 번역도 나오지만 번역가 이윤기 선생님의 말처럼 다소 득특해보이는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만나는 것 또한 색다른 즐거움이었고요.

하지만 역시 스릴넘치는 이야기 전개. [비밀의 계절]이라는 제목답게 어떻게? 왜? 라는 궁금증을 자꾸 불러일으킨 전체 스토리가 대단한 압권입니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 시리즈, 또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끝까지 읽을 때까지 범인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은 구조와 전혀 다르게 이 책에서는 책 처음부터 주인공 리처드 페이슨이 버니의 죽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했는지요.

그러나 그로 인해 더 궁금증 일었던 책. 리처드 페이슨이 왜 자신이 자라온 곳을 떠나 햄든 대학으로 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들어갈 수 없었던 고전어과 동아리에 끼어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이 책을 작가의 나이 29세에 썼다는 것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기막힌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네요. 대단하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가득합니다.

지식의 전당인 대학, 최고의 엘리트라 자부할 수 있는 그들 역시 평범한 사람이고 죄성을 지닌 존재임을 느낄 수 있었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
야나기다 구니오 지음, 한명희 옮김 / 수희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사연에 꽤 된다. 하지만 지금 그림책이 가장 좋은 이유를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우리 아이랑 함께 볼 수 있다는 점 일 것이다.

대학에 다닐 때 2학년 전공 시간이었다. 난 교수님의 말씀 하나 하나 빠지고 수업을 들었고 그 때 안데르센의 동화와 안데르센의 삶이 무척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또 교수님께서 적극 추천한 책이었던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와 [어린이 그림책]도 참 감명깊게 본 책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 이론에 더 강했던 그 시절보다 지금, 아이의 엄마가 되어 읽는 그림책의 세상과 함께 그림책 예찬론이라 할 수 있는 [마음이 흐린 날엔 그림책을 펴세요]를 읽는 느낌은 또 다르다.
훨씬 좋고, 내가 왜 그림책을 사랑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아이. 어느 덧 봄이 되면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은 그림책 이외 동화책이 주는 맛에 또 다시 빠졌다. 서서히 그림책보다는 동화책을 가까이 하게 된 것일까?

하지만 여전히 그림책이 좋다. 또한 글자 하나 없는 그림책을 보며 신나게 멋진 자신만의 이야기를 꾸미는 아이를 바라보는 나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내가 아이랑 읽었던 그림책이 나오는 장면이 반가웠고, 각각의 내용 역시 마음 깊숙히 들어왔다.

아이를 사랑하는 최고의 방법의 어른 먼저 그림책을 읽는 것
이 말 역시 ....

대학 때 교수님의 말을 들으면서도 동화책이 좋았지만, 역시 내 아이에게 읽어주며 더 흠뻑 빠졌던 것처럼,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
그래서 난 요즘 우리 아이보다 더 어린 아이를 가진 엄마들을 보면 그림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을 한다.

하긴 이제는 젊은 엄마들이 태교부터 동화책을 읽을만큼 책의 중요함과 감성을 잘 알 수 있으니까.
아이가 점점 자라며 서서히 두꺼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난 결코 아이랑 그림책 읽는 것을 멈추지 않으련다.
그림책에서는 그림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멋이 있고 동심이 있고 상상과 꿈이 있는 것이다.

내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아빠가 된 우리 아이랑, 우리 아이가 낳은 아이 이렇게 도란도란 책을 읽는 기쁨을 꼭 맞이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 역시 일본 저자의 책이기에, 우리나라의 멋진 창작 그림책이 해외에 많이 소개되고 또 우리의 아름다운 그림책을 갖고 어른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멋진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련다.
꿈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림책 역시 그러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