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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파탈 - 치명적 매혹과 논란의 미술사
이연식 지음 / 휴먼아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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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

어느 사회나 어떤 시대나 금기사항은 있었다. 사회적 규범이나 법률로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등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마치 국방부에서 작성한 읽지 말아야할 도서 목록에 올라온 책들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일처럼 말이다. 금기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음란’, ‘폭력’ 등이다. 이것들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규범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금기시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합의된 이유일 것이다.

 

‘금기’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의 설명에 의하면 ‘종교적 관습에서 어떤 대상에 대한 접촉이나 언급이 금지되는 일’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이 금지되는 것에는 행동과 말 양쪽을 포함하며 터부(taboo,tabu)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금기의 기준이 무엇일까? 한마디로 정의하기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위의 말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권위나 권력을 가진 측에서 그 권위나 권력을 지켜가려는 의도가 다분하게 들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 금기는 사회적 환경이나 조건에 의해 범위나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창작자의 자유의지나 자율성이 중요한 덕목이 되는 예술계 특히 미술이나 영화 등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을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 영화가 아닐까 한다. 19세 관람가능이라는 등급을 전해두고서도 화면에 이상한 처리를 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역사적 맥락을 살펴 그 현상을 파헤쳐 보는 책이 이연식의 저 ‘아트파탈 : 치명적 매혹과 논란의 미술사’다. 미술은 애초부터 ‘음란’하기 위해 존재했다고 전재하며 동서양의 미술작품 속에 나타난 누드 작품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살피고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먼저 음란함에 이르게 되는 생각의 도구들인 알몸과 성기 등에 대해 살핀다. 절정에 대해 살핀다. 또한 종교 속에 나타난 음란함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성과 성에 관련된 시각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비교 분석한다. 세상의 근원, 올랭피아, 풀밭 위의 식사, 레다와 백조, 여인숙에서, 빗장 등의 작품이 저자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팜 파탈’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춘화’를 통해 동양의 한국, 중국, 일본을 비교하는 점이다. ‘팜 파탈’은 여성의 성을 매개로 남자들을 몰락시킨다는 점인데 ‘유딧과 살로메’를 통해 다르게 나타나는 여성의 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춘화는 성적인 생각에 이르게 만드는 장면 묘사가 중심인데 한중일 삼국의 춘화에 나타나는 차이로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 춘화에는 키스는 물론 성기를 제외한 몸의 다른 부분을 적극적으로 애무하는 모습도 없다. 이는 이들 나라의 문화적 차이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되지만 춘화가 남아 있는 절대적 수량에 의해 다 살피지 못하는 점도 있다는 것이다.

 

서양미술의 역작이라고 평가되는 여러 가지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여성의 누드가 포함되어있다. 신화나 전설, 성서 이야기 등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들 속에 나타난 누드는 무엇이며 이런 표현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저자는 음란함의 기준이 '공식적인 영역'에서 인정할 수 있느냐, 아니면 '비공식적인 영역'에 머무르도록 해야 하느냐에 따라 각 시대의 기준이 달랐다고 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하면 산화나 종교화에 등장하는 누드는 당시 시대상에 의해 허락된 부분과의 타협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후 19세기 현대 미술로 접어들면서도 공식적인 부분과 비공식적인 부분에 대한 입장과 견해에 의해 달라져 왔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창조적 활동을 유난히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도 금기는 존재한다. 금기의 기준이 저자의 말대로 ‘비공식적 영역’이라는 경계에 한정될 경우 대부분 인정된다. 하지만, 미술이나 영화 등 표현 예술의 경우 비공식적 영역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예술가의 창작물이 대중과 호흡하지 못한다는 것은 예술의 영역을 극도로 제한하는 일과 관련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개인적 영역에 국한되었던 금기의 영역을 비록 서적이라는 형태일지라도 공식적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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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2-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기를 공식적인 영역으로 확장한 책이라니, 무척 흥미로운걸요? `금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흐물흐물거리는 굴이에요. 예전에 어떤 광고에서 소녀가 굴을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기독교 재단에서 격렬하게 비판했다고 하죠. 늘 한 구석에 존재해왔지만 제대로 드러낼 수 없었던 금기에 대해 어떤 서술을 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네요. 추운 겨울날, 살포시 들렸다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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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평전 : 시대공감
최열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서양미술이나 조선시대의 미술에 대한 책들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의 우리그림을 이어온 근대 이후 우리나라 화가나 그림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미비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현실에서 박수근에 대한 평전이 가지는 의미는 화개 개인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근대 우리민술에 대한 이해와 조선과 현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로 그 역할을 확대할 수 있어 관심이 갑니다.

 

 

 

조선의 3원3재 이야기
박상하 지음 / 일송북 / 2011년 11월 

 

조선의 그림을 이야기할때  겸재, 공재, 현재 3인과 단원, 혜원, 오원 3인은 결코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화가들입니다. 다양한 미술책에서 이들이 등장하지만 한 곳에 모아 서로의 특징과 장점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은 없었습니다. 이 책이 가지는 매력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지음 / 이봄 / 2011년 11월

 

그림읽어주는 사람들의 선두주자가 손철주와 이주은이 아닌가 합니다. 이들의 시각과 글맛으로 보는 그림은 독특한 맛을 보여주어 많은 독자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들이 뭉쳐 하나의 책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동양과 서양미술이 이들을 통해 만나는 접점이 어디인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하늘이 내린 선물
이태훈 지음 / 눈빛 / 2011년 11월

 

내가 살아가는 이땅의 모습은 눈 높이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여, 그 눈 높이를 벗어나 바라보는 이 땅의 모습이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집이 가지는 매력일 것입니다.

 

 

 

 

스무 가지 시선에 비친 스크린과 세상 - 세상과 소통하는 영화 읽기 
전영범 (지은이) | 비엘프레스 | 2011년 11월

 

영화가 가지는 강력한 문화성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영화의 집중력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시대의 정신을 눈과 귀로 직접 체험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를 독특한 주제로 접근하는 시각이 이채롭습니다. 영화 속에 나타난 세상의 이야기와 이를 통해 나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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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가족, 천 개의 표정 - 이순구의 역사 에세이 너머의 역사책 5
이순구 지음 / 너머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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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 한다
고등학생 아들이 어머니를 죽였다. 죽은 어머니를 집안에 방치하고 부패되어가며 나는 냄새를 없애기 위해 창문을 열고 문틈을 막았다고 한다. 무슨 기막힌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수사결과는 의외다. 학교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자신을 억압했다는 것이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요인이라고 한다. 뭔가 잘못되어도 한 참은 잘못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혼란스럽다. 그 혼란스러움 속에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실종과 가족의 해체가 가져온 사회적 파장을 감당치 못할 만큼 우리 사회의 혼란스러움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해방 후 사구문화의 도입과 더불어 산업화의 진행과 맥을 함께하며 가족의 해체는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전통적 가치관의 출발점이었던 가족의 해체가 가져온 사회적 파장은 다양한 현태로 표출되었지만 그것이 전통적 가치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21세기를 맞아한 오늘의 한국 사회는 어떤가? 사회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의존도, 가족 구성, 부부사이나 부모와 자식 사이의 친밀도 등을 볼 때 가히 혁명적 변화를 겪었다고 볼 수 있다.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제 한국 사회는 전통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삶을 영위했던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사이의 갈등을 넘어 새로운 가치관의 정착에 의해 어느 정도 그 방향성을 찾아가는 듯하다. 

그렇다면 수 백 년을 이어왔고 현대인의 의식구조 속에 아직 남아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키는 가족에 대해 역사 속의 모습은 어떤가? 가장 가까운 역사 중 하나인 조선시대의 가족의 가치를 살펴 그 연유를 찾아보자. 이순구의 ‘조선의 가족, 천 개의 표정’은 바로 조선시대 가족이 어떤 의미로 조선이라는 사회를 지탱하고 이어왔으며 그 유전자를 이어받은 현대 사람들과 사회 속에 이어지는지를 살피고 있다. 전통적 가치관의 실종과 가족의 해체에 직면한 우리들의 모습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잣대로 조선의 사회를 살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성리학의 요지라 할 수 있다. 성리학이 조선을 이끌어온 학문과 사상적 기준이었다면 이 말은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 활동을 규정하는 것이었으리라. 하여, ‘수신’과 ‘제가’는 조선 사회를 조선이게끔 만들었음과 동시에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을 생각과 일상을 억매 풀어야할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조선을 지탱해온 한 축인 가족과 그 가족의 구성원의 일상 활동에 주목한다. 저자는 남겨진 기록 중 개인의 일기를 중심으로 당시의 모습을 재구성하거나 일상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적처와 적자, 종부, 종손, 양자, 서얼, 첩, 기생 등 가족의 구성과 가족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는 이러한 키워드를 쫒아 조선 시대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21세기 한국 사회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생활모습의 근원에 대해 알 수 있다. 결혼을 ‘장가간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나, 가족 내에서 조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지금도 남아 있는 그 흔적과 만난다. 조선이 건국되고 그 법률적 체계를 가져왔던 중국의 ‘대명률’ 보다 더 강화된 남성중심의 사회 구성이 구축되게 된 상황도 살필 수 있다.  

또한, 저자의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수많은 열녀를 만들었고 가치판단의 기분으로 작용했던 도덕성이 오늘에 와서도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문제제기는 도덕성의 강조로 인한 사회적 폐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미에서는 수긍이 되나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하는 도덕성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문이 든다. 특히,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비교에서 능력을 우선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야기 한 경우라면 더욱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시대가 변하면 새로운 가치관으로 변해야 한다지만 그래도 지켜가야 할 명제는 있을 것이다. 

‘조선의 가족, 천 개의 표정’에서 만나는 조선의 가족은 의외성을 담보하고 있다. 이 의외성은 내가 살아가는 현 사회와 수 백 년 전의 사회를 비교하면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의외성으로 인해 지금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관을 깊이 있게 살피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도 가치 있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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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마음 여행 - 진아眞我 만나기 워크북
서광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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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를 찾아가는 길
나의 불교에 대한 이해는 그리 많지 않다. 우연히 방송광고를 통해 불교대학을 접하고 불교의 교리에 대한 흥미에서 불교대학에 등록하고 2년여에 걸친 시간을 함께했다. 불교교리를 배우는 도중 유식이라는 단어를 접하고 대학에서 공부한 심리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느낀 것이 유식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불교용어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 배워가는 동안 유식이 곧 사람의 마음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다양한 형태의 수행과정을 통해 스스로 체득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유식은 그리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님을 느낀다. 나를 포함한 세계와 나의 만남에서 형성되는 다양한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가 그만큼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이를 일아 간다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음은 굳이 불교의 유식이 아니라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바다. 하지만, 내 것으로 알고 있는 몸과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인식의 차이가 어떤 과정을 통해 내 안에서 일어나는가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자아를 찾아가려는 사람 모두에게 무척이나 흥미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흥미와 관심은 마음바로알기나 요가, 수행 등의 형태로 모습은 다르지만 자신의 마음 찾기에 관심을 가지는 형식들은 많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이해에 앞서 자신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으로 보기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인다. 이 책 ‘나를 치유하는 마음 여행’은 바로 그 마음 찾기와 불교의 유식이라는 분야가 구체적으로 만나 자신의 내면을 향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의 저자 서광 스님은 자신의 수행과정에서 얻은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찾기에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불교가 깨달음의 종교이기에 자신의 마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전재되어야 한다. 바로 그 마음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보고 올바른 마음 찾기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내 마음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살피고 마음을 찾아가는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다음으로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유식과 유식 30송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이에 기반 한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이 자신을 포한한 외부적 작용에 의해 받게 되는 고통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이를 극복하며 참 나를 찾아갈 힘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실천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저자 서광 스님은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러한 마음 찾아가는 수행 과정에서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어 더욱 어렵게 만드는 수행과정에 대한 직,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밝힌다. 이론적 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중요성과 실천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이 점이 다른 책들과 이 책을 가르는 기준이며 실천을 중시하는 저자의 시각이 잘 나타난 점이라 생각 된다. 하지만, 마음 찾기가 쉽지 않듯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유식이라는 분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것 또한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하다.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말뿐 아니라 불교 교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에 만만치 않다. ‘이론과 실습을 병행시켜 놓은 마음 여행 자습서’라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쉽게 다가오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외부환경을 포함하여 스스로 갖는 인식에 의해 현대인들은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에 빈번하게 노출된다. 이럴 때마다 매번 그 고통에 영향을 받아 괴로워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 당장 내가할 수 있는 무엇이 분명 있을 것이다. 외부상황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고통을 느끼는 강도와 횟수는 줄어들지 않을까? ‘나를 치유하는 마음 여행’는 이 물음에 일정정도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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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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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는 시각이 중요한 이유
조선왕조 500년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다음 왕위를 이를 왕세자가 아버지인 왕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일이다. 그것도 한 여름날 여드레 동안 뒤주에 갇혀 있다가 죽임을 당한 일이다. 그 여드레 동안 누구하나 왕세자를 살려야 한다는 그 어떤 목소리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심지어 왕세자비조차 침묵하고 말았다. 그 많은 신하들은 어디로 갔으며 왜? 어떻게 해서 왕조국가의 다음 왕으로 내정된 사람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덕일의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는 이 물음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2007년 한국 역사학계의 파란을 몰고 온 ‘사도세자의 고백’의 개정판이다. 십여 년이 넘는 동안 대리청정을 했던 왕세자인 사도제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서 죽임을 당한 사건에 대해 그 일이 일어난 전후 사정을 각종 사료를 찾아내 밝히고 세자비였던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에 나타난 오류를 지적하며 그 일에 대해 새로운 역사적 시각을 갖게 한 책이다.  

이 책이 한국 역사학계에 미친 영향은 실로 거대했다.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으며 그런 의견 중에서는 서울대 국문학과 정병설교수의 의견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덕일의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해석이 잘못된 것이며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한중록의 시각이 정당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은 단지, 책 한권의 오류를 지적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학계에 팽배해 있는 학문의 권위적인 모습과 조선시대 일제침략기 그리고 해방정국을 이어온 사관에 대한 문제까지 얽힌 복잡한 문제이며 ‘사도세자의 고백’과 ‘한중록’의 차이만큼 좁힐 수 없는 벽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저자 이덕일은 ‘사도세자의 고백’ 개정판인 ‘사도세자가 꿈꾼나라’를 새롭게 펴낸 의도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음을 개정판 서문에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사도세자의 고백’에 대한 문제제기는 학문의 권위를 이용한 강압적 태도이며 그러한 태도는 우리 역사학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노론사관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이것에 의해 오늘날 식민사관이 존재하고 그 지위를 l용하여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전공한 것도 아닌 일반 독자들의 입장에서 어떤 입장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주장의 근거나 자기의 주장을 전재하는 논리를 펴가는 과정을 살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는 역사를 보는 근본적 시각에서 출발하여 보아도 되는 문제이다. 역사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할 수 있기에 시각자체가 중요한 것이며 역사를 보는 이유는 ‘현재를 올바로 판단하여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서 보는 것이기에 과거의 일이지만 결코 현재와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전재로 시작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논쟁이 바로 그러한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덕일과 정병설 그리고 이주한의 안대회 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논쟁이 그저 흥미로운 일로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앞에서 제기한 의문인 왕조국가에서 왕세자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가는 이덕일의 체계적인 논리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한중록’의 기록과 대조하며 한중록의 오류를 조선왕조의 공식적인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해 앞뒤 맥락을 살펴 사도세자와 정치적 대립을 했던 당시 노론을 중심으로 한 당파적 이해관계 그리고 왕조국가에서 왕의 권력을 능가한 신권의 상황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어 대중적인 관심을 넘어 역사적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지는 역사서로 보인다. 효종이후 정조까지 조선의 역사의 맥락을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텍스트로 읽힌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얽힌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살피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의견에 대해 무엇이 올바른 역사적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일련의 논쟁이 중요한 이유는 왕세자 한 명의 죽음의 진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를 보는 올바른 시각과 현재 한국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식민사관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이덕일의 역사적 시각이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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