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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여행이 되다 : 작가가 내게 말을 걸 때 ㅣ 소설, 여행이 되다
이시목 외 9인 지음 / 글누림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공간이 담고 있는 문학성
한때, 역사기행이나 문학기행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책을 손에 든 여행자들을 만나곤 했다. 문학작품 속 배경이 되었던 장소나 작가와 관련된 공간을 찾아보고 작품과 작가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되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유행이 지나가버린 요즘도 간혹 그런 여행자들을 보면 반갑기 그지없다.
이 책 '소설, 여행이 되다'는 현직 작가들에 의해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와 작가를 잉태한 공간을 여행하며 작품과 작가에 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문학기행에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와 작품들을 깊이 있게 사유하는 한편,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여행이라는 방식을 통해 깊이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박완서와 인왕산 골짜기, 김소진과 미아리, 박태원과 서울, 이상과 통인동, 김유정과 춘천 실레마을, 이기호와 원주 단구동, 이효석과 평창 봉평, 한수산과 춘천, 심훈과 충남 당진, 김원일과 대구 장관동, 권정생과 안동, 김주영과 청송 진보면, 성석제와 낙동강의 상주, 김정한과 부산 긍정, 최명희와 남원, 문순태와 담양 생오지마을, 한승원과 전남 장흥, 이청준과 전남 장흥, 현기영과 제주시
서울에서 제주까지 남북을 잇고 동서를 아우르며 이미 작고한 작가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에 이르기까지 열아홉 명의 작가의 작품과 그 작가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간다. 이 문학여행에 동참한 작가들이 발품팔아 확인한 현장의 생생함과 더불어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통해 작가와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는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방식으로‘소설, 여행이 되다’는 두 가지 테마로 작가와 작품에 각각 방점을 둔 ‘작가가 내게 말을 걸때’와 ‘작품이 내게 찾아올 때’의 두 권으로 엮어졌다. 여기에 덩참한 작가는 이시목ㆍ박성우ㆍ박한나ㆍ배성심ㆍ여미현ㆍ유영미ㆍ이정교ㆍ이재훈ㆍ이지선ㆍ정영선 등 열 명이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가 책을 다 읽도록 해결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문학기행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기 어떤 작가를 만나는 여행을 했을까?누구 어떤 글을 쓴지 밝히고 있지 않다.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와 작가를 잉태한 공간을 다른 작가가 말을 거는 방식의 접근이 새롭다. 이 문학기행에는 시간 사이의 틈, 낯선 곳에서의 한걸음과 일상에서의 걸음과의 차이, 소설을 쓴 이와 그 소설을 읽은 이 그리고 그 사이를 건너는 독자 모두가 각기 주인공으로 참여할 틈을 열어두었다.
문학ㆍ여행 그리고 작가, 이 매력적인 조합이 만들어 낸 독특한 문학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