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엮음 / 눌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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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 있을 때 더 빛날 우리 문화재

156천여 점,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파악한 국외소재 우리 문화재 숫자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기에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국외 소재 문화재가 파악된 이후 반환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한때, 느낌표라는 공중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전 국민적 각성을 촉구하며 문화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됨을 확인하기도 했다.

 

멀리는 두 차례에 걸친 조일전쟁과정과 제국주의 국가들과 국교수교과정, 일제식민지 과정에서 대거 약탈되었거나 불법적 반출, 매매의 과정을 통해 국외로 나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 수많은 우리의 문화재가 있고 심지어 일본의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있는 우리 문화재의 현주소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국외소재 한국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국외소재문화재단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문화제청 산하에 설립된 단체로 국외소재 우리 문화재 중 불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는 되찾기 위해 힘쓰고, 그렇지 않은 문화재는 현지에서 최대한 활용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는 그간 활동의 성과를 모아 책으로 발간 한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이 책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는 그 발간 목적을 확실히 하고 있다. 먼저, 해외 문화제 반환 사례를 보다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확인하고 소개하는 것과 두 번째로 문화재 반환 과정을 사례별, 유형별로 소개하여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과 시사점을 널리 공유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에는 16가지를 사례별, 유형별로 묶어 문화재가 가진 가치와 그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된 경로 그리고 이를 찾아내 국내로 가져오는 과정을 담았다. 돌아온 문화재를 유형별로 보면 소장자 기증, 정부협상, 민간의 노력, 민관협력과 일제강점기에 돌아온 문화재로 구별하여 살핀다. 이렇게 돌아온 문화재로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와 서화류, 와룡매, 테라우치문고 한국 관계 자료, 한일협정 환수문화재 1432, 어재언 장군 수자기, 외규장각 의궤 297, 고종어보 등 문화재 93, 경복궁 자선당 유구, 겸재정선화첩, 김시민 선무공신교서, 북관대첩비,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47, 일본 궁내청 보관 한국 도서 1205,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 등이다.

 

이렇게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를 반환이나 기증, 대여와 같은 형식으로 국내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1965년 한일협정 당시 한국과 일본의 협정조항이 그 중심에 있다고 봐야 한다. 또한 문화재에 대한 국제법도 1970년 이전에 일어난 것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도 있다. 문화재 반환은 그 문화재의 가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곧 자국의 역사와 밀접히 관계 맺고 있기에 불법으로 취득한 것이라면 이를 인정하는 모양세가 되기에 각국이 이를 쉽게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는 민간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조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의 수는 최소 156천여 점을 많게는 30만 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문화재는 우리 역사의 순간들을 상기시키는 것이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유물이다. 문화재는 만들어진 당시 그 자리에 있어야 빛난다. 국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으로 반출된 북관대첩을 가져와 그것이 있던 북한으로 돌려보낸 사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우리 품에 돌아온 문화재를 통해 소중한 민간인들의 노력이 주목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 도서를 발견한 박병선, 테라우치 문고와 관련된 이종영, 고종어보 관련 조창수, 자선당 유구를 찾아낸 김정동, 겸재정선화첩을 가져온 선지훈 신부 등이 그들이다. 정부의 노력보다 민간인들의 노력에 의해 출발한 경우가 독보적으로 많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몽유도원도를 비롯해 아직 돌아보지 못한 우리 문화재에 대해 보다 국민 스스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 기록은 문화재에 깃든 소중한 가치를 후손들과 전 인류에게 온전히 물려주고자 했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숭고한 실천 활동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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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생각
이이화 지음 / 교유서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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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사상가로 허균에 주목한다

역사는 시각이 중요하다.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을 볼 때 보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해설의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여, 같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도 판이한 결론을 도출하여 목적한 바를 주장하는 도구로 사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필연코 등장하는 것이 자의적인 역사해석이다. 문헌적 근거를 무시하거나 자신dpo게 유리한 부분만을 확대해석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서를 선택하는 것도 어떤 사람에 의해 저술되었는가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허균의 생각의 저자 이이화는 50여 년간 역사 탐구와 저술에만 몰두해 온 역사학자로 어려서부터 한학을 공부하며 문학에 열중하기도 했으나 한국학에 더 매력을 느껴 역사 분야로 방향을 돌렸다. 민족문화추진회, 서울대 규장각 등에 봉직하였고, 성심여대 등에서 역사학도들을 지도하였고, 서원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한국사 이야기를 비롯해 동학농민전쟁 인물열전’, ‘이야기 한국 인물사’, ‘조선후기 정치사상과 사회변동’, ‘한국의 파벌등이 있다.

 

허균이라고 하면 우선 홍길동전이라고 하는 최초의 한글소설의 저자로 기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홍길동이라는 역사인물이 시사하는 바는 문학에서의 소설가로서보다는 그를 죽임으로 몰아갔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시대적 한계를 넘어선 그의 행보를 주목하여 그가 이루고자 했던 사회 변혁적 사고가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대사회에서 얼마만큼 유의미한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역사인물 허균을 보는 이유가 될 것이다.

 

허균의 생각은 명문가에서 태어나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끝내 역모죄에 얽혀 능지처참에 처해졌던 허균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사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의 역사에서 허균만큼 철저하게 숨겨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묻힌 사람 중 하나이다. 우선 저자 이이화는 허균의 생애를 몇 가지로 나누어 살피며 그의 정치, 학문, 문학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허균의 사상적 경향성에 있어 천하에 가장 두려운 존재는 오직 백성뿐이다라고 하는 호민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허균의 생애와 사상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또한, 익히 잘 알려진 허난설헌의 동생, 서얼출신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유학자로 신분으로 불교와 도교를 비롯한 타 사상에 대한 그의 관심과 새로운 사상인 천주교를 최초로 도입한 사람 등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허균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균은 그가 살아 당시나 죽어서도 역사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주인공 허균에 대한 고찰은 그가 남긴 몇 편의 글로부터 시작하여 그의 정치, 학문, 문학의 지향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이에 저자는 그의 글을 기본으로 삼고 당시의 집권세력 비판적 시각을 살펴 허균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허균은 사대부의 자제로서 유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는데도 당대의 권위에 과감히 도전했던 그의 고발정신과 저항정신, 그리고 개혁의지와 냉철한 현실인식은 개혁사상가로의 허균에 주목하고 있다.

 

역사학자 이이화의 역사를 보는 시각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이이의 십만양별설이 그것이다. 역사학계에서도 정의내리지 못한 불분명한 설을 기정사실화하여 이이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점과 당시 계급제도나 왕도정치를 인정한 것에 대해 허균의 사상적 한계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 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렇더라도 잊혀진 인물 허균을 불러와 그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시도하고 개혁사상가로서의 허균이 현대사회에서 주목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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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열림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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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의 마음에 담긴 티베트와 네팔

늘 함께하기에 익숙한 자연도 때론 경외감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다. 익숙하기에 지나치는 장면이 어느 순간 마음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크게 자리잡아 두고두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경험이 그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실제로 처음 보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직면할 때면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이런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도 한자리 차지할 것이다.

 

평생 동안 글을 써오며 자신이 써온 글로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했던 작가가라면 그런 자연환경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독자들에게 마음 속에 담긴 여운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여, 많은 작가들이 자신이 여행지에서 담아온 소감을 내놓으며 독자들과 다시 그 감정을 교감하곤 한다.

 

모독이라는 여행기도 마찬가지다. 노작가 박완서가 티베트와 네팔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대자연의 풍경과 그 풍경을 이웃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자연과 사람에 대한 깊은 사유의 결과물을 담은 여행기다.

 

박완서, 그 이름 석 자로 수많은 독자들을 확보한 작가였다. 2011년 작고하여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가 박완서가 이미 나이 들어 나선 여행길에서 만난 여행지에서 느낀 감회는 남다르리라 여겨진다. “내 생에서 가장 고된 여행이 되었다.”라는 고백을 남겼을 정도로 고된 여행이였기에 작가가 만난 티베트와 네팔은 남달랐을 것이다. 작가가 여행한 티베트는 중국화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기 이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에서 끝임 없이 독립을 호소하는 현실과는 조금 다른 환경으로부터 느낌 감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체투지로 성지순례를 향한 티베트인들의 마음의 근원과 사원에 봉안된 부처의 모습을 비교하고, 태초의 자연이 이러했을 것이라며 바라본 자연과 태양빛에서 느끼는 감성, 한족과 티베트인 상호간의 이질성 등 노작가의 마음을 괴롭히고 인간의 본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작가의 심정이 담겨 있다.

 

우리를 용서하지 말아주오, 우리의 관광 행위 자체가 이 순결한 완전 순환의 땅엔 모독(冒瀆)이었으니

 

모독, 사전적 의미는 말이나 행동으로 더럽혀 욕되게 함이라는 말이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이런 모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무엇이 이런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게끔 작가를 자극시켰을까? 친자연적인 삶을 파괴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자연을 모독하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자괴감이 아닌가 한다. “초원의 바람 냄새와 푸른 공기 냄새를 문명의 이기들로 오염시키는 것은 결국 그 자연을 모독한다고 본 것이다.

 

작가 박완서가 글을 쓰면서 의지했다던 사진은 민병일의 작품이다. 시인이면서 사진가인 민병일은 독일에서 "유럽의 독자들에게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선사했으며, 민두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데, 훌륭한 기획력과 좋은 주제 선택으로 나타나는 내용적, 개념적 재능과 섬세한 사진들로 감흥 되는 예술적인 재능이 있다"라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박완서의 글에 눈이 되어 현장을 보고 있는 듯한 사실감을 담은 사진이 매력적인 책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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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공간 - 미치도록 글이 쓰고 싶어지는
에릭 메이젤 지음, 노지양 옮김 / 심플라이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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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공간이 주는 영향력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참 많은 시대다.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글이 유용한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글은 훌륭한 매개가 되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쓰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글로 먹고 사는 전업 작가들도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마당에 일반인이 글쓰기는 로망으로 그치기 일쑤다. 작가를 비롯해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할까?

 

특정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다. 공간은 때론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공간이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멈춰버린 글쓰기는 글쓰기의 열망에 따라 그 강도는 달라지겠지만 답답함을 넘어서 뚫고 나가야할 분명한 무엇일 것이다.

 

작가의 공간의 공간은 글쓰기를 멈춰버린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에게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간이란 특정한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마음 속 가상의 공간일 수도 잇을 것이다. 그 공간이라는 환경이 특정한 사람에게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깊숙이 관계되어 있으며 영향을 준다고 본다. 이에 저자는 침체에 빠진 글쓰기를 독려하고 작가로서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새로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 ‘공간이 작가에게 주는 영향과 그 공간을 지배할 수 있는 환경의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저자가 멈춰버린 글쓰기의 원인으로 물리적 문제, 정신적 문제, 정서적 문제, 창의력의 문제, 실존의 문제 등 8가지 핵심 문제를 거론하며 이에 걸맞는 공간의 활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으로는 물리적 공간으로 작업 공간에 대한 한계, 집이라는 공간으로 일상적 공간 활용, 정신적 공간으로 수시로 찾아오는 집중력 저하와 심리적 혼란의 문제, 정서적 공간으로 감정의 변화에 따른 예민함과 감정 기복의 고통, 성찰의 공간으로 혼돈을 벗고 내면의 진정한 나와 만나는 방법, 상상의 공간으로 작가로서의 상상력 부족과 한계의 문제, 공적 공간으로 사회의 공적 존재로서의 역할, 실존의 공간으로 작가로 산다는 것의 고통과 의미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공간을 구성하는 배경으로부터 그 공간을 활요하는 접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는 특별한 무엇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공간이 주는 특정한 의미를 활요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떻게 쓰는가에 달렸다는 것을 전재로 공간에 대한 환경조성과 활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을 통해 공간이 주는 적극적 이미지를 활요할 수 있는 일상적 방법의 제시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문제를 개선할 특별한 방법을 찾다보면 자신을 지배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무엇을 찾기 마련이다. 그 함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배하는 일상에서 그 방법을 찾을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지배하는 일상으로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멈처버린 글쓰기뿐 아니라 삶의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바로 그 지점을 지적하며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간이 주는 매력은 특별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글쓰기 공간을 마련하기란 어렵고 혹 공간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활요할 수 없는 시대에 이 책에서 제공하는 미치도록 글이 쓰고 싶어지는공간의 활용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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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 (양장)
배병삼 지음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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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움의 실현을 추구한 논어

고전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대정신에 의해 평가기준이 마련되면서 고전의 의밍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받아들인다. 동양사회에서의 고전은 특정한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초기 역사로 볼 수 있는 혼란의 시기에 활동했던 춘추전국시대 제가백가들의 사상적 논쟁들이 고전의 반열에 올라 그 지위를 수천 년 동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 선두가 공자, 맹자, 노자와 장자 등이 그들이다. 이 중 공자의 논어가 그 중심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논어, 동야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치고 논어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을 없을 것이다. 특히 한국의 역사에서 논어는 고려사회 이후 조선까지 시대를 지배한 이데올로기로 작용하며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러한 논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저 공자가 그 제자들과 주고받은 대화를 그 제자들이 기록한 책 정도를 넘어선 이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논어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올바르지 못한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사람 사이의 신뢰, ()와 악(), 현실 도피와 현실 참여 어느 것이 올바른가? 등으로 다소 관념적으로 사회를 파악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배병삼의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논어의 중심인물인 공자의 삶과 그 제자들의 대화 속에 숨겨진 사상의 본질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제공하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다. 2004년 발간 이후 새롭게 장정을 바꿔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 배병삼은 논어 연구와 강의에 매진하며 현대적이며 탁월한 논어 해설로 주목 받아왔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위기와 삶의 위기에 대해 논어를 통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에서 배병삼의 논어에 대한 규정은 한 인간, 공자의 대화록이다. 그가 생각한 정치적 비전과 경제 운용 원칙, 예술에 대한 가치 판단, 일상생활에까지 두루 미치는 성숙한 인격 등 아름다운 인간 문명의 상이 논어에 오롯이 들어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는 공자의 사상을 현대의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전통 동양 사상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지혜를 주며 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논어는 공자 사후 그 제자들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학이 편을 시작으로 위정 편, 팔일 편, 이인 편, 공야장 편, 옹야 편, 옹야 편, 술이 편 등 총 2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첫 장 학이 편에서 공자의 사상의 기초가 되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를 해석하면서 동양적인 배움의 전통과 군자를 지향하는 인생의 의미를 풀어낸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저자는 각 편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예를 들어가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풀어간다.

 

저자는 공자를 정치 사상가로 바라보는 시각을 유지한다. 공자가 천라를 주유하며 자신이 사상을 펼칠 나라를 찾아 다녔던 과정을 통해 현실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조국을 돌아와 학교를 열고 제자들을 교육했다. 시대정의 중심은 의()에 있다. 그 의()의 내용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중심은 사람에게 있다. 사람의 사람다움을 실현할 사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이다.

 

제자백가들이 활동하던 춘추전국시대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분명 다를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논어가 25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목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런 논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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