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
용혜원 지음, 조풍류 그림 / 나무생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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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원 시인의 감성으로 삶의 희망을 찾다

시의 중심 키워드는 단연코 사랑일 것이다. 이 사랑에는 남녀 간의 사랑이 중심이다. 물론 범인류적인 범위의 사랑을 포괄하고 있지만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에 의해 널리 읽히는 것이 바로 시로 봐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랑을 테마로 하는 시 중에서 용혜원 시인만큼 주목받는 시인이 있을까 싶게 용혜원은 사랑의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사랑받아 왔다.

 

시인 용혜원은 문학과 의식을 통해 등단한 이후 20여 년 동안 64권의 시집을 비롯한 175권의 저서를 냈다. 사랑을 중심으로 한 시인의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감성의 시는 줄곧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인터넷과 각종 간행물들 속에서 그의 시를 한 번쯤 보지 않은 사람도 없을 정도다. 시인 용혜원은 시를 통해 일상에서 독자들에게 일상으로부터 위안과 희망을 전달했으며 이를 통해 시에 대한 사랑을 선도해 온 시인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용혜원의 시집 용혜원의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나의 시도 역시 그동안의 시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리움, 고독을 넘어선 일상의 기쁨에서 희망에 이르고 있다.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에는’, ‘우리는 작은 사랑으로도 행복하다’, ‘오늘 내가 사는 세상은’, ‘희망을 이야기하면으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이러한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낯선 사람이 하도 많은 세상에

 

낯선 사람이 하도 많은 세상에 / 아는 이 너무도 적고 / 다정한 이 만나기 쉽지 않아 / 홀로 가기는 너무도 외로워서 / 둘이 만나고 셋이 만나고 여럿이 만나 / 아는 이 아는 장소에서 / 똑같은 이야기지만 싫지는 않아서 / 살아감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언제 보아도 똑같은 모습인 친구도/ 하나 둘 세월 따라 변해가도 / 살아감의 이야기는 / 살고 죽고 똑같은 이야기지만 / 낯선 사람이 하도 많은 세상에 / 아는 이 너무도 적고 / 홀로 가기는 너무도 외로워서 / 만나며 헤어지며 / 살아감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팍팍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인은 언어를 통하여 독자들을 만납니다. 시인은 언어의 음률을 타고 언어로 그림을 그리고 감동을 줍니다. 독자들이 함께해 주고 사랑해주는 시인은 더욱 행복합니다. 독자들에게 권할 수 있는 시가 있다는 것은 시인의 행복입니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독자들과의 공감이 불러오는 긍정성에 대한 이야기는 시가 담담하고 있는 책임감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시를 보다 풍성하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조풍류 화가의 그림은 친근한 우리의 옛그림을 보는 듯하여 감성을 지극하기에 충분하다. 시와 그림이 만나 새로운 감성을 일깨워주는 배려가 돋보이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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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
곽효환 지음, 이인 그림 / 교보문고(교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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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가슴에 담고 살아가자

가을의 문턱이다. 가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혀준다. 너무 추운 겨울은 오히려 사람사이의 간격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만들지만 가을은 마음을 무장 해제시켜는 힘을 가지고 있어 추운겨울을 대비하게끔 만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가을은 마음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마음의 반응이다. 가을에 시가 주목받는 이유가 이와 다름 아닐 것이다.

 

때론 문장 하나가 가슴에 들어와 오랫동안 머물고 있으면서 한 사람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언어가 힘을 가지는 순간, 그 힘은 살아가는 힘이 된다. 언어로 표현된 인간의 창작물 중 시만큼 큰 힘을 가진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는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진다. 시가 담고 있는 문장들 속에 시인의 정제된 언어가 독자와 공감을 일으켜 만들어내는 힘일 것이다.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는 시인 곽효환이 중앙일보에 시간 있는 아침으로 독자들과 만났던 시를 모아 엮은 시집이다. 고은, 신경림, 천양희, 신달자, 정호승, 장석남, 안도현, 김혜순, 신동엽, 김기림, 도종환, 안현미, 최승호, 문정희, 유안진, 정현종 등 86편의 시를 싣고 각각의 시에 대한 곽효환의 도움말이 실렸다. 이미 고인이 된 시인을 포함하여 원로 시인에서 젊은 시인까지 다양한 시인들의 시를 만날 수 있다.

 

시가 가진 힘은 일상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다독여 준다는 점일 것이다. 세상을 마주한 시인들의 가슴을 통과하여 시인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 장면들이 묘사된 시는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가슴 속에 담긴 감정을 자극하여 공감을 불러온다. 그 공감은 사랑의 감정이기도 하고 삶의 성찰이기도 하고 자아실현의 구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는 위로와 감동과 희망을 준다. 여기에 시인 곽효환의 해설은 시가 담고 있는 감정을 새롭게 느끼게 하면서도 일상에서 시인과의 만남이나 에피소드를 함께 이야기 하고 있기에 독자들로 하여금 시를 보다 더 가깝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화가 이인의 그림은 시를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어울림이 있다.

 

시를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모두 아름다운 대상을 끌어안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잘 떠나보내고 비워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가슴에 고여 있고 숨어 있는 서정과 서사를 퍼 올려 세상 밖으로 흘려보내고 떠나보내는 것이 시이고, 그것이 시인의 임무다.”

 

한 편의 시를 가슴에 담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 가슴을 가진 사람은 이미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일상에서 겪는 수많은 좌절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바로 시가 이런 힘의 바탕으로 작용한다. 시인이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도 이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그렇기에 시어는 힘을 가지는 것이리라.

 

너는 내게 너무 깊이 들어왔다이 문장이 담고 있는 감성은 탁월하다. 책을 선택하는 몇가지 기준 중 제목이 가지는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무엇을 그리며 이 문장을 생각하더라도 그 사람의 깊은 내면에 살아있는 감성을 대변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닌가 한다. 곽효환의 시 제목이기도 한 이 문장에 사로잡혀 시를 더 가까이 할 기회를 갖는다면 얼마나 넘치는 감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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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낭만여행 -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힐링캠프
강병규 지음 / 책나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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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더 가까이

친근하고 익숙하기까지 한 지리산, 하지만 사람에 따라 꼭 가보고 싶은 꿈이 되기도 하는 곳이 지리산이다. 지리산의 주 능선을 타고 넘는 등산을 하는 사람 중심으로 그동안의 지리산이었다면 둘레길이 생기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지리산은 한국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산 그것으로 살아있는 성지 같은 곳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산을 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정상에 올라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곡에 들어서야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언저리를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다. 무엇하나 산을 품는 그른 방법이 아님을 안다. 본격적인 단풍철인 가을이 깊어가며 산은 더 가까이 사람 곁으로 올 것이다. 이런 때 지리산에 대한 종합적으로 안내해 주는 책을 만난다면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다.

 

지리산 낭만여행은 그런 면에서 지리산을 소개하는 적절한 안내서로 보인다. 지리산 낭만여행의 저자는 지리산 사진작가 강병규다. 그는 지리산 둘레길 인월~금계 구간 중간쯤에 길섶이라는 황토로 갤러리를 짓고 소나무 숲에 구절초를 열심히 가꾸고 있다. 그 역시 지난했던 도시생활을 접고 지리산 기슭에 새로운 둥지를 튼 이방인이었지만 이제 어엿한 지리산 사람으로 불리 운다. 무거운 사진기를 메고 지리산 구석구석을 발로 밟으며 지리산의 사계를 담았고 이 작품을 자신의 갤러리에 전시중이다. 사진집 지리산을 비롯하여 행복한 걷기여행 지리산 둘레길의 사진 작업을 함께 했다.

 

지리산 낭만여행은 지리산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지리산을 찾는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역사, 문화, 풍속에 지리를 포함하여 지리산이 아우르고 있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지리산 둘레길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서로 충분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걷는 사람에 따라 보는 것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사전에 자신이 걷고 싶은 곳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간다면 걷는 길이 보다 풍부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기에 이 책에 담긴 정보는 곧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지리산 탐방이 그저 꿈으로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이 책의 풍부한 구성과 깊이 있는 내용은 그 꿈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기에도 충분하다. 바로 작가의 사진이 지리산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눈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길은 목적지를 가는 여정일 뿐이 아니다. 길 위에도 세상은 존재한다. 이는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다. 특히, 온전히 자신의 발로 걷는 사람들은 그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큰 감동으로 남는다. 지리산 역시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 등산로뿐 아니라 둘레길을 통해 길 위에서의 만남이 지리산을 찾게 다시 찾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음보다 몸이 먼저 마중하는 가을날의 나들이에 넉넉한 지리산의 품으로 안겨 본다면 그 나들이 길에 동행해도 좋은 친구 같은 책이 지리산 낭만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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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따비 음식학 1
정은정 지음 / 따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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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즐겨 찾는 치킨의 현주소

그 말이 맞다. 우리들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을 꼽으라면 그 선두에 치킨이 자리하고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닭에서 치킨으로 변신하여 오늘날 외식문화의 일번지로 성장한 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을까?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다양한 음식과 적절하게 어울리는 치킨에 대한 궁금했던 이야기를 다 아우르고 있다.

 

대한민국 치킨전은 바로 한국인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음식인 치킨에 대한 종합보고서와도 같다. 흔히 치킨은 맥주와 잘 어울리는 것으로 인해 치맥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고 한편의 드라마로 인해 외국에서까지 유행의 선두에 서기도 한다. 그렇다면 치킨은 뭘까? 그 치킨의 사회적 의미를 찾아보고 한국인에게 치킨이 어떤 존재인지를 살펴보자.

 

농촌농업 사회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 정은정은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하는 닭 이야기라는 대한민국 치킨전은 치킨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외식 메뉴의 선두에 서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후라이드, 양념를 변주한 고추장양념, 간장양념, 파닭, 마늘치킨 등 종류도 많기만 한 치킨은 중요한 날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서양에서 유래한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나 맛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치킨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치킨은 어엿한 프랜차이즈 산업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치킨의 산업화 과정을 살펴보면서 그 이면에 속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림이라는 거대 회사를 중심으로 한 닭 사육농가의 실태를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 내 치킨 산업의 현황을 밝혀간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된 서양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를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욕망을 자극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조리법은 백숙이나 전기구이통닭은 따라올 수 없는 고소한 기름 맛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것이 백숙에서 치킨으로 넘어오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닭의 대량사육과 복합사료공장에 자본의 결합으로 외식 산업의 선두로 올라선 물적 토대가 된다. 모든 산업화 과정이 그렇듯 여기에는 희생당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닭 사육농가 선두이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들도 포함된다. 완전경쟁 시장 치킨 프랜차이즈와 독점시장 양계 사이에는 그늘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 의해 치킨은 성장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누구나 쉽게 찾고 즐기는 치킨에서 저자는 다른 시각도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 ‘팽목항의 슬픈 치킨이 그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자녀의 주검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차려놓은 음식이 바로 치킨이었던 것이다. 가장 기쁠 때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음식인 치킨은, 바로 그런 이유로 가장 슬픈 음식이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가 치킨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찾아간다. 당연히 그 이면에 존재하는 그늘도 함께 살피고 있기에 의미가 더 확장되는 이야기다. 음식 하나에도 이러한 양면성을 살펴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할 수 이어야 하지 않을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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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 색다르게 인생을 정주행하는 남자들을 찾아서
백영옥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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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는 멀리 있지 않다

다른 남자는 다르다에 주목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들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일까? 남성의 수컷성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주목받는 남자들 속에서 그들만이 가진 속성을 찾아내 남자들이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그 무엇을 찾아보려는 것일까? 중년의 나이를 살아가는 독자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들 중에서 주목받는 남자들이 어떤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흥미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로 작용될 것이다.

 

서천석, 조수용, 박상연, 권일용, 윤광준, 유성용, 홍성남, 박찬일, 금태섭, 김영하, 박웅현, 정구호, 문 훈, 김창완, 강신주

 

소설가 백영옥이 만난 남자들이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 남자들을 만나 그들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그 속에서 다른 남자들과의 다름 점을 찾아본다. 그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럼없는 대화를 통해 그 남자들의 사고 속으로 들어가 본다.

 

백영옥이 만난 남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각자의 영역에서 이색적인 면모로 주목받고 있는 중년 남성들에게 남다른 삶의 메시지를 듣는 것을 인터뷰의 목적으로 삼았다고 하니 이색적인 면모가 중심일 것이다. 이색적이라는 점은 동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리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과 삶의 태도가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와는 다른 것에 주목한 사람들이기에 그것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 못지않게 인생을 고민하고 격렬히 질주해본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여유와 같은 것을 빼면 이 남자들의 이색적인 면모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보통의 남자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그 남자들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일상 모습에서 차이가 난다면 쉽게 다른 남자들 사이에서도 공감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그들만의 삶이 더 돋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백영옥이 만난 남자들 중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빼거나 보테려고 하지 말라는 김창완의 이야기가 남는다. 비록 마음에 들지 않은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이기에 어떤 것을 빼고 나면 그것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간조할 수 있는 나이에 들어선 사람이기에 가능한 말이겠지만 자꾸만 무엇을 성취하고 계발하는 것이 목적처럼 된 현실에서 주목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다름은 뭇 남자들의 일상에서 벗어난 삶이라는 것이고 이 보통의 상식적인 일상에서 벗어남이 다름의 출발이며 그들의 일상을 이어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해 간다. 여기에 등장하는 남자들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자신을 둘러싼 일상에서 묶여 지내다 문득 자신을 돌아보게 된 남자들 역시 이와 비슷한 다름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에게 주어진 가족과 사회적 책무에서 심리적으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그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이들이 일정한 사회적 범주에서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가꾸어가지 위해 주목하는 부분으로는 공부, 악기, 그림, 음식, 운동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삶에서 무엇에 주목하고 살아야 하는가에 눈을 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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