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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나무 이야기 - 오래된 물건에는 신이 있다 ㅣ 도란도란 옛이야기 속으로 대동야승 그림책 2
이여희 지음 / 머스트비 / 2018년 7월
평점 :

아이들을 키우면서 전래 동화는 많이 읽어주고 접할 기회가 많았지만 대동야승 그림책은 처음인 것 같아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재미난 글들을 이야기한다는데 장미나무 이야기 같은 경우 처음 접해보는 내용이여서 아이도 신선해 했던 것 같아요.
원래 제목은 <오래된 물건에는 신이 있다>라고 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장미나무 이야기가 더 쉽게 와닿는 것 같네요. 물건 하나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우리 조상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같구요. 오래된 장미나무를 소중하게 여겼던 부자는 깜박 잠이 들었다가 장미나무 아래에서 나타난 귀신을 보았답니다. 그 귀신은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눈물을 흘리고는 나무 아래로 사라졌답니다. 이 꿈을 귀이하게 여기던 부자는 곰곰이 생각하며 주변을 살핍니다.

삭삭, 주르륵, 까르륵 등 다양한 의성어가 등장합니다. 모두들 장미나무를 소중히 하면서 내는 소리들이에요. 그러더니 졸졸졸, 주룩주룩, 쏴아아 쏴아아 하면서 장미나무로 오줌줄기가 튑니다. 그러자 장미나무가 시들어버리죠. 알고 보니 부자의 아들이 장미나무에 오줌을 쌌던 것이죠. 부자는 살아 있는 것들을 소중히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아들을 호되게 나무랍니다. 다시 정성스럽게 나무를 물로 씻어주고 하니 싱그럽게 살아났네요.

요즘처럼 넉넉함에 익숙해져 버린 아이들은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비교적 덜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사소한 것들이라도 그리고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 뒷부분에는 원문도 수록되어 있어서 좋았고, 옛이야기와 함께 행동을 조심스레 여겼던 식구들의 모습과 오래된 나무에 귀신이 있어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던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우리 아이는 화장실을 놔두고 왜 아름다운 장미나무에 오줌을 싸냐고 투덜대다가 책 뒷부분에서 화장실이 예전에는 따로 분리되어 있어 뒷간까지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랬다는 설명을 읽더니 이해하더라구요.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옛 이야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