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1단 - 한장의 사진 하나의 단상, 정현진 산문 사진집
정현진 지음 / 파랑새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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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심신이 지칠 땐 책을 통해 조용히 위로 받고 싶어진다. 창밖 풍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그냥 멍하게 창밖 풍경을 바라보듯 책 속에 나와 있는 사진들을 보고 있다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내가 그동안 본 사진과 글이 함께 있는 대부분의 책들은 같은 페이지에 사진과 그림이 함께 있거나 글을 먼저 만난 후 뒷페이지에서 그림을 만나게 되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반대이다. 어떤 글이 있을까 기대하지 않고 그저 사진들을 바라보고 내가 느끼고 싶은대로 내 감정대로 한참을 들여다본다. 그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사진에 얽힌 세상의 모습이 나온다. 작가의 생각을 읽으며 다시 사진을 넘겨보고 그러면서 또 한번 다양한 생각에 잠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양한 우리 삶의 모습들을 담은 사진을 만나볼 수 있어 그 점 역시도 좋았다. 아스팔트에 고여 있는 빗물을 찍은 사진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냥 눈에 담아두고 스쳐지나쳤을 모습을 작가는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그 속에 생각도 함께 담았다. 물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층이 진 모습을 통해 작가는 현재의 모습보다 다른 삶을 원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나 역시도 지금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높이, 더 넓게를 늘 꿈꾸며 살았지만 막상 돌아보면 그것이 그리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텐데'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지만 막상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 내가 생각했던 행복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님을 많이 깨닫고 사는 요즘이다.

 

사진을 보며 내 마음대로 마음을 치유하고 힐링을 한다. 그리고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습의 사진을 담은 것인지를 읽어본다. 그리고 작가는 이 사진을 통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잔잔하고 차분하게 사색을 하며 생각에 잠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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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짝꿍 최점순 좋은꿈어린이 11
류근원 지음, 이영아 그림 / 좋은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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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도 여러번 읽은 책이구요. 어쩜 아이들이 대부분 다 알고 있는 피노키오 이야기와 아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6.25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스토리 안에 잘 녹여내었을까 하는 생각이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사실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6.25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딱딱하고 지루한 전쟁 이야기가 아닌 피노키오 같은 주인공 기호를 통해 흥미로우면서도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쟁의 아픔과 이산가족의 슬픔들을 아이들이 접할 수 있게 해놓은 것 같아요.

 

스토리도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아 아이가 더 흥미롭게 본 것 같아요. 기호의 엄마는 요즘 말로 하면 좀 극성이라고 해야할까요. 기호에게 사자성어를 많이 배우게 하고 엄마 본인도 사자성어를 늘 생활인 양 사용하면서 엄마의 외모를 자랑하는 귀여우면서도 약간 푼수같은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특히 태몽으로 피노키오가 달려와 안기는 꿈을 꾼 후 기호를 낳았다는 이야기도 새롭고 흥미롭구요.

 

 

무엇보다도 피노키오 짝꿍 최점순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호는 늘 남자 짝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여자 짝꿍과 앉을 수 있게 되어 기뻐했는데 하필 전학생은 최점순 할머니입니다. 최점순 할머니는 알고 보니 6.25때 남편을 잃어버리고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기호와 수정이를 통해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처음엔 여자 짝꿍이 생기는가 싶어 기대하던 기호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에는 할머니가 6.25때 잃어버린 남편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 한글을 배우는 것을 알고 도와주며 비로소 진정한 짝꿍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는 할머니가 글자를 열심히 배워 할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면서 감동적이고 슬프다고 하네요. 6.25를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도 그 감동이 잘 전해지는 내용을 담은 책이고, 초등 교과와 연계도 되어 있어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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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다릿돌읽기
안오일 지음, 김고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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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대로가 아닌 이대로>를 통해 대로에 대해 만나보았는데 이번엔 대로가 이대로가 아닌 욱대로가 되어 돌아왔네요.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잘 내고 자기 감정만 생각하여 욱하고 마는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에서 대로는 친구들이 실수만 저질러도 사과를 받아주기는 커녕 오히려 화를 내고 상대 친구를 비난하다보니 친구들이 대로의 성격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하네요. 대로 입장에서는 오히려 상대방 아이가 잘못했는데 자신에게 뭐라고 한다면 화를 내구요.

 

그런 대로에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민희라는 여자 친구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그래도 누군가 신경쓰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다른 친구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거든요. 여자 친구가 된 민희가 선물로 준 그림에는 알콩이와 달콩이가 등장합니다. 얼마나 좋으면 집에 있는 액자의 그림을 빼내고 민희가 준 그림으로 대로가 걸어놓았겠어요.

 

 

그림에서 사라진 알콩이를 찾기 위해 달콩이에 이끌려 그림 속으로 들어간 대로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세 개의 문을 열기 위해 세 가지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속에서 다른 동물들을 화해시키기도 하면서 자신의 친구들에게 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면서 자연스레 깨달아 가네요. 친구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을 만큼 상처를 주던 대로의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친구가 싫어하는 돼지코 주물럭이라는 별명도 그냥 툭 내뱉고, 귀가 안 들리는 친구의 아버지 이야기를 그 친구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습들을 보고요. 왜냐면 실제로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상처를 받든 말든 그냥 함부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 아이를 비롯해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많이 듣고 있거든요. 대로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로 다시 돌아왔듯이 아이들이 대로의 모습을 보며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고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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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이 왜 중요해? 다릿돌읽기
최은순 지음, 한수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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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을 써야함을 알려주는 아이들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마음에 듭니다.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되었나보더라구요.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우리 딸 아이가 이 책에 나오는 태희가 외국에 살면서도 한국어를 잊지 않고 사용하고 한글을 소중히 하는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더라구요.

 

 

잠깐 방학동안 이모 집에 놀러온 태희는 어린이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이번엔 한국에 대한 기사를 쓰려고 하는데 보경이와 친구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배우다 보니 그것이 표준어인지 기사에 사용하면 안 되는 말인지 전혀 알지 못했죠. 신조어, 줄임말 들을 많이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보경이와 친구들을 통해 우리 아이도 같은 반 친구들이 사용하는 말을 떠올리는 것 같더라구요. 실제로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이 이미 신조어나 줄임말 심지어는 욕설 등을 사용하고 있음을 아이도 겪고 있대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가 이 책의 내용을 더욱 더 공감하며 보는 것 같아요.

 

태희가 우리나라 명절에 대해 조사한 내용들을 신조어와 줄임말들을 사용하여 기사를 썼고, 그래서 그 기사에는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내용들을 비롯한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리게 되었죠. 태희는 그래도 보경이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이 알아보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글로 적어 올리게 된답니다.

 

 

이 책을 보면 보경이의 엄마를 비롯한 보경이 엄마 친구들은 영어를 잘하는 태희를 부러워하고 우리 아이도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해야 함은 강조하지 않고 있어요. 심지어 책 속에 등장하는 보경이 엄마 조차도 신조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혹시 나도 우리 아이 앞에서 우리 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엄마는 아닌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영어 잘하는 것만 강조하고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 말을 제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부모가 먼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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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분 나빠 국민서관 그림동화 199
톰 제이미슨 지음, 올가 데미도바 그림, 엄혜숙 옮김 / 국민서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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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가 항상 웃으며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데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인지 짜증도 갑자기 부리기 시작하더라구요. 저는 특히나 우리 아이가 자신의 이런 기분 나쁜 감정들을 좀 스스로 다스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는데 이번에 출간된 <난 기분 나빠>를 통해 아이에게 이런 감정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어 무척 좋았답니다.

 

 

귀여운 그림의 소년이 짜증을 내고 퉁명스런 표정을 짓고 있어도 그저 귀엽기만 하네요. 주인공 조지에게도 가끔씩 화가 나고 짜증을 부리고 소리를 지르고 하는 날들이 있답니다. 엄마는 그럴 때마다 '기분 나빠'란 녀석이 나타났다고 하지만 이 뜻을 아직 어린 조지가 알리가 없겠죠.

 

 

그런데 정말 '기분 나빠'가 조지 앞에 나타났네요. 사람들을 화나고 짜증나게 하는 것이 자기가 하는 일이라면서 조지에게 같이 하러가자고 하죠. '기분 나빠 샌드위치'가 우리 아이 눈에 재미있었나봐요.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와 커스터드로 동네 수영장을 가득 채워버린 것도 신선한 창의력이 돋보였던 것 같아요. 수영장이 그럼 어떤 느낌이 되었을지 우리 아이도 상상하며 책을 재미있게 보더라구요.

 

 

조지는 '기분 나빠'를 따라다니면서 사람들을 하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스로 깨닫고 돌아온 조지는 이제서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요. 상대방도 배려해야 함을 말이지요. 그렇다고 조지에게 기분 나쁜 감정이 전혀 없게 된 것은 아니겠지요. 이제 조지는 기분 나쁠 때도 그것을 잘 해결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네요. 우리 아이도 기분이 나쁘고 짜증이 날 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보고 스스로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아이 혼자 가만히 들여다보아도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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