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인류에 봉사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악의 도구로 전락하여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과학이 도덕적 책임을 받아들일 때만이

과학은 그 진정한 본질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 베네딕토 16세, 『미래의 도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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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으로는

지프니, 트라이시클, FX, 택시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많이 이용하는 것은 역시 지프니죠.

 

 

1. 지프니

 

지프니는 원래 미군들이 돌아가면서 남기고 간

군용차량에서 유래된 교통수단입니다.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 아래 있었던 필리핀은

오랜 저항 끝에 1898년 독립을 얻은 듯 했지만,
곧 스페인에게 돈을 주고 필리핀을 구입한

미국의 지배 아래 들어갑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진주하면서

실질적인 지배자가 바뀌었고,
종전 후 마침내 독립을 얻습니다.

지프니는 그렇게 떠난 미군들의 군용트럭에서 유래됐습니다.
물론 지금 지프니는 아예 처음부터 지프니로 제작된 것이지만,
처음에는 적당히 개조한 모델이었겠죠.

 

 


지프니는 우리나라의 시내버스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한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지프니를
대략 지정된 장소에서 기다렸다가 타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번호로 구분된 것이 아니고,
가까이 가보면 차체에 주요지점이 써 있죠.
또, 지프니들이 많이 서는 곳에 가면 저마다 호객하는 소리로 시끄럽습니다.

 

지프니는 운전사 한 명과 보조자 한 명이 쌍을 이루는데요,
보조자는 대개 뒷편에 서서 돈을 받고, 사람을 부르는 일을 합니다.
요금은 기본 8페소에서 시작해서 거리별로 받습니다.
근데 대부분 어디가 얼마인지 써 있지가 않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좀 난감하죠.
잔돈은 잘 거슬러주지 않으니

미리 요금을 알아두었다가 내는 게 좋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운행을 하는 게 아니라,
가면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 멈추는 일도 잦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꽉 찰 정도로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싼 요금이 핵심이죠.

 

 

2. 트라이시클

 

트라이시클은 꽤나 비싼 운송수단입니다.
우리나라 택시와 비슷한 개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기본적으로 오토바이에 작은 수레를 붙여 놓은 모양입니다.
운전사 뒷편과 오른쪽의 수레에 앉아 갑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겐 10페소 정도를 더 받으려 하기도 합니다.

거리별로 달라지는데 대략적으로는 정해져있지만 정액요금이 아니라서..


 

 


 

재미있는 건 트라이시클도 합승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합승을 할 경우 요금이 내려갑니다!!
또, 정해진 장소에 서 있는 게 아니라 도로를 이동중인 것을 탈 때도
약간 요금이 낮아집니다.


일종의 영업권 같은 게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특정한 빌리지 앞에 서 있을 수 있는 트라이시클이 정해져있는 셈이죠.
만약 밖에서 손님을 태워주고 빌리지 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가게 되더라도
그 앞에 서 있다가 사람을 태울 수는 없으니
좀 싸게 받고라도 손님을 태우는 게 유리하다는 거죠.

 

 

 

 

3. 택시

 

택시는 우리나라의 그것과 같습니다.
미터기를 켜고 달려 나오는 만큼 냅니다.
종종 외곽으로 좀 멀리 갈 경우 추가요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렬 경우 미리 흥정을 해서 타거나 다른 걸 골라야겠죠.
근데 택시를 탈 정도면 대략 피곤도 하고 해서 그냥 탑니다.;;

 

기본요금은 40페소에서 시작을 하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흰색 택시보다 노란색 택시는 좀 더 비쌉니다.

 

 

4. FX

 

FX라고 불리는 합승택시도 재미있습니다.
이건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이 정해져있는데요
승합차보다는 작고, 승용차보다는 큰, SUV정도 크기에 총 열명이 탑니다.
앞자리에는 운전자와 두 명의 승객, 두 번째 자리에는 네 명의 승객이,
그리고 다시 뒷편에는 마주본 채로 네 명이 타죠.
덩치 좀 큰 남자와 두 번째 자리에 앉으면 아주 죽을 맛입니다.

 _________
| ★ ○○ |
|○○○○|
| ○    ○ |
| ○    ○ | ★는 운전자
 ---------

 

 

FX는 선불제입니다.
정해진 금액을 미리 내고 열명이 차면 출발하죠.
가까운 거리는 40페소 정도 내는데,
좀 멀리 갈 경우는 갈아타야 하는 지프니보다 FX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에어컨이 작동하거든요.
지프니는 에어컨 같은 거 없습니다. ㅡㅡ;;

 


이 외에도 전철과 버스 등도 있습니다.
전철은 탈 때마다 카드를 구입하는데 가까운 데는 10~20페소 사이로 이용가능합니다.
환승역이 따로 없어서 역 사이는 걸어다녀야 하죠.
버스는 아직 한 번도 못타봤는데요,(시내에만 다녀요..;)
역시 한국과 비슷하다네요.


대부분의 교통수단은 민간자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합승문화가 일반적입니다.(지프니, 트라이시클, FX 등등)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로 봐야겠죠.
물론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서 승객 한 명을 태운 채 에어컨 펑펑 틀고 달리는 한국버스가 더 나은 건지
낫다면 누구에게 나은 건지 그런건 잘 모르겠네요.

 

필리핀 교통수단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마디 더.
매우 혼잡한 시내쪽을 제외하고는 신호등 자체가 없습니다.
로터리가 많은 이유죠.
좀 복잡한 곳엔 경찰들이 서 있습니다.
신호등 설치, 운영비용보다 교통경찰 월급이 좀 더 싸다는 이유라네요.
도로 여기저기서 유턴은 다반사, 끼어들지 못하면 운전은 불가능합니다.
어떤 분들에겐 아주 편하겠지만, 저 같은 사람은 쉽지 않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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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Moneyba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새로운 방식의 팀 운영을 시도했던 빌리 빈 단장의 이야기다. 넉넉지 못한 구단 재정 때문에 틈의 간판 급 선수들을 양키즈나 레드삭스와 같은 큰 구단들에게 늘 빼앗기는 오클랜드. 쟈니 데이먼과 제이슨 지암비가 각각 보스턴과 뉴욕Y으로 떠나면서 그들의 빈자리를 메워보려 하지만 어디 그런 스타급 선수가 흔하던가. 되지도 않는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대던 그는 인디언즈의 사무실에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야구 스탯에 관한 새로운 이해에 대해 고민하던 피터 브랜드를 만난다. 그와 함께 좀 더 객관화된 수치에 근거한 선수 영입을 시작한 빈 단장. 마침내 꼴찌팀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2. 감상평 。。。。。。。                    

 

     짧은 역사를 가진 이민국가인 미국에는 다양한 국민들을 통합할 수 있는 영웅이나 위인들이 부족하다. 때문에 종종 이를 대체하기 위한 존재로 스포츠 스타들이 대안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각각의 스포츠마다 ‘명예의 전당’이 있어서 그들을 기리는데,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들은 단순히 성적만 우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도덕성이나 사생활의 문제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이유.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도 있긴 하지만, 스포츠는 근본적으로 훈련의 결과가 성적으로 나타나는 법이니, 근면과 성실, 개척정신을 국시로 하는 이 나라에 딱 맞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스포츠는 꼭 그렇게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아니다. 부자 구단들과 가난한 구단들 사이의 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있고, 부자 구단들은 막대한 자금으로 A급 선수들을 사 모아 판타스틱 팀을 꾸리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 당연히 가난한 구단들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재정이 약한 팀 중 하나인 오클랜드가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20연승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늘 이기는 팀만 이기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그 반대의 일들도 가능하다는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

 

 

 

 

    감독은 실제로 있었던 인물과 사건들을 영화로 잘 살려냈다. 딱히 많은 과장 없이, 적당한 드라마를 삽입하며 보기 좋게 요리해냈다. 물론 탄탄한 원작 소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게다. 빌리 빈 역의 브래드 피트는 더 이상 꽃미남이라고 부를 수는 없게 되었지만, 훌륭하게 중년의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 역을 연기해냈다. 영화 속 빈 단장의 딸이 부르는 노래로 삽입된 The Show라는 노래는 귀에 딱딱 꽂힌다. 영상과 연기, 배경음악의 좋은 3박자에 좋은 메시지까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봐줘야 하는 영화다. 선수들의 역동적인 장면이나 시원한 그림이 자주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야구가 어디 몸으로만 뛰는 운동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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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 Red Vacance Black Wedd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첫 번째 이야기. 20대의 희래와 바람이 난 태묵. 부인 몰래 해외로 바캉스를 가려고 하지만 딱 걸렸다. 복순은 남편을 가볍게 제압(?)하고는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태묵을 기다리는 희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사정이 생겼지만 우리가 만났던 그 장소로 나오면 만날 수 있다고. 그리고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세 사람.

 

     두 번째 이야기. 앞서 찌질한 태묵 역을 연기했던 바로 그 배우가 이번에는 점잖은 영화감독이자 교수로 등장한다. 그는 제자인 수지와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사이. 그러던 어느 날 수지가 결혼을 알려왔고 그에게 주례를 서 줄 것을 부탁한다. 결혼식이 끝나고 착잡한 마음으로 늘 수지를 만나던 그곳으로 온 교수. 얼마 후 수지로부터 문자가 온다. ‘나 왔어요’.

 

 

 

2. 감상평 。。。。。。。                    

 

     이 두 편의 어울리지 않는 중편 영화의 조합은 뭘 말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영화 초중반에 삽입되어 있는 제작노트를 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는데, 그저 별다른 심오한 뜻보다는 술 한 잔씩을 거나하게 마시고 저희들끼리 낄낄대며 언급할 야한 남자들의 야한 상상을, 누군가 짐짓 호기를 부리며 영화로 만들어보자고 주장했고, 그러다 덜컥 만들어져버린 게 아닌가 싶다. 첫 번째 이야기는 시종일관 그저 장난스러운 투가 가득했고, 두 번째 이야기 역시 대화가 아니라 남자의 독백만이,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여배우의 알몸을 훑어보는 감독의 시선만이 존재한다.

 

     영화 말미에 영화에 대한 형식주의와 엄숙주의에 대한 도발적인 문구가 등장한다. 그래서 형식과 엄숙을 깨드리면 다 예술이라는 말인지.. 적어도 이 영화에 대해서는 형식과 엄숙성이 사라지고 난 자리엔 철저하게 장난과 욕망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만 등장할 뿐이니까(사실 형식주의가 이 영화에서 완전히 안 보이는 것 같지도 않지만). 어차피 신인 여배우 속살로 홍보하면서 거창하긴.

 

 

 

     영화 소개 글에 ‘근거 타당한 노출’이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것 자체가 웃기다. 그 기준은 누가 설정하는 건데? 지나치게 강한 부정을 하는 것 같아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노출로 관심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좋은 시나리오와 진심이 담긴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호기심으로만 끝난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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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너무 노젖는 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노젖는 것을 멈추고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는 무엇이 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다.

 

- 웨인 코데이로


  

Sometimes we get so busy rowing the boat.

we don't take the time to stop and see where we are going...

or what we are becoming.

- Wayne Code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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