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 - 수도권.지방 부동산의 미래 가치 분석
김학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물론 지금도 지방에 살고 있지만 난 지방에서 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강준만의 책에 영향을 받았기도 했고, 수도권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했었다. 그래서 집값대세하락론 책도 보고 믿는 편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결과는 정반대로 갔다. 한국은 일본이 아니었고, 아직 일본이 안되기도 했다. 인구는 조금더 늘어날 여지가 남아있었고, 무엇보다 1인가구의 증가로 세대수가 늘어나고 있었으며 전세계적 저금리로 유동자금이 넘쳐났다.

 돌아보니 쉽지만 당시엔 누구도 이런 사실을 볼 수 없었다. 경제도 예측할 수 없는 생물 같은 것이니까. 서울부동산의 미래를 쓴 저자가 아쉬웠던 건지, 이번엔 지방 부동산을 다루었다. 워낙 돌아다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서울도 잘 모르고 지방도 잘 모르는데 이 책을 보면서 지방에 대해 좀더 잘알게 된게 수확이다.

 한국은 매우 서울, 수도권 집중 국가다. 사실 수도권은 말처럼 서울의 기능이 분산화되거나 영향력이 늘어난 곳이다. 우리가 5100만쯤 되는데 수도권인 서울, 인천, 경기도에 무려 2500여만이 산다. 거의 과반인데 가까운 시일내에 과반이 넘어갈 것은 확실하다. 서울 집값이 워낙 비싸 경기도가 주변 인구를 빨아들인다는데 인구가 일년에 일만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수도권의 영향을 가장 받지 않는 곳이 부산이다. 부산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곤 하지만 저자는 서울의 경우처럼 부산이 글자 그대로 광역화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경남은 인구도 많고 대도시도 많다. 부산은 해운대구와 수영구가 좋다는데 서울처럼 구도심이 아닌 신도심 지역들이다. 각 도시들의 구 도심은 언제쯤 기능을 회복할까

 우리나라의 대도시들은 통상 동쪽의 부동산 가치가 높다고 한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이 모두 그러하다. 서울은 강남의 개발로 그렇고, 부산과 울산은 항구쪽 교역때문에 그럴 것 같으며, 인천은 서울쪽이 동쪽이라 그럴것 같다. 대구 역시 물류대문에 동쪽이 활성활 되었을 듯한데 광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유일하게 서쪽이 더 비싼 곳이 있으니 대전이다. 이유는 책에도 나오지 않고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창 커나가는 세종시가 대전의 북서쪽에 위치한다.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인구 10만 미만의 지방 소도시는 투자에 조심하라고 말한다. 약간의 투기 수요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흔들리고 그 흔들린 가격도 단지 겨우 몇건의 부동산 거래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실제 가격이라 보기 어렵단 말이다. 그래서 그런 지방은 그 사람들의 몫으로 남겨두는게 좋다고 말한다. 투자를 위해선 적어도 인구 20만이나 30만 이상의 도시를 봐야하며 그런 도시는 사실 많지 않은 편이다.

 지방도시중 자체수요의 기준으로 시가 커져서 분구가 되는 시점을 주목하는데 보통 지방도시는 분구기준이 서울보다 엄격해 구당 30만 정도의 인구가 필요하다. 즉, 60만 가량의 인구가 있어야 두개의 구를 가질수 있다는 점인데 인구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자족 도시가 될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책을 보니 저자가 부동산 공부를 정말 많이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수도권만도 힘든데 훓은 느낌은 있지만 지방에 대해서도 주요 특징을 잘 알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 같은 일반인도 그럴필요도 할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실거주 하는 지역, 혹은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서만 잘 알고 투자하면 괜찮은 가격에 그리고 나중엔 오를만한 가격을 가질 집에 살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 부동산의 미래
김학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 지소미아 파기에 연일 조국 공방에 논쟁이 너무 많아 정신을 차리기 힘들정도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밤 김제동에 나와서 정치는 생물이라는 그 흔한 말을 다시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짧은 시간내에 정국이 뒤바뀌고 공방을 한다. 그래서 부동산 소식도 잊힌것 같다. 서울, 그것도 강남 집값이 꿈틀거리자 정부는 강한 정책을 내놓았다. 유예기간도 없이. 투기지역 10년간 전매금지에 실거주도 무려 5년이었다. 분양가 상한제도 제시해 재건축 수익성을 크게 떨구었다. 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다르게 생각할 것 같다.

 그는 아마도 부동산 문제는 수요와 공급문제해서 해결해야한다는 논지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도 주춤하고 인구도 정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부동산 대세 하락론이 주류였다. 나도 그쪽을 더 많이 믿는 편이었다. 일본이라는 본보기도 있었고 그렇게 가는게 맞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황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지방을 중심으로 오히려 올랐고, 2010년대 중반에는 지방과 수도권 시장이 더욱 양극화되면서 서울의 집값이 사정없이 올라갔다.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걸맞게 모든 문화시설과 교육시설, 일자리, 교통여건이 집중된 서울로 향한 수요는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람들이 이런 책을 접하면서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맞다고 깨달으면서 더욱 그렇게 된 것같다. 그런데 저자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수 밖에 없고 생산성은 늘고 경제는 계속 성장하니 공급이 제한적인 부동산의 가격은 장기 우상향할것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서울은 마곡지구를 마지막으로 산이라도 크게 깎아내리지 않는 한 더 이상 개발할 택지도 남아있지 않다. 공급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개발로 인한 공급이 클거라고 보지만 저자는 그렇게 생각안한다. 재개발대상아파트나 주거지들은 적어도 30년전에 만든 것들이고 당시만 해도 한국의 집들은 크기가 작았다. 큰 주택이 선호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니 말이다. 그렇다보니 당시 재개발로 층수가 높아져도 크기가 작은 것들로 더 큰것을 만들다보니 오히려 생각보다 공급이 커지지 않는다. 일부 재개발은 오히려 주택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강남이 지금처럼 뜬 것에 대해 여러 세력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저자는 철저히 외적인 요건을 본다. 주거지로서 한마디로 완벽하다는 것. 서울은 본디 강북만으로 인구가 팽창하고 구 시가지에서 출발한 만큼 땜질식 난개발로 주거여건이 나빴다. 엄청난 인구팽창압을 분산하기 위해 정부는 강남을 개발한다. 처음엔 선호도가 낮았다고 한다. 귀양가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한남대교를 건립하여 강북의 중심지와 연결을 높이고 대규모 택지개발을 한다. 거기에 경부고속도로가 뚤리고 이게 강남이 출발점이니 교통과 물류가 몰렸다. 고속버스 터미널도 개통해 더욱 교통의 요충지가 된다. 인구가 늘고, 서울 중심지의 인구가 공동화되며 주요 명문고들도 강남으로 이사한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소득이 늘어나니 백화점과 쇼핑센터들이 자리하게 되었다. 좋은 주거지의 요건인 질좋은 주거여건, 교통망, 많은 일자리, 교육여건, 한강이라는 지리적 환경이 모두 합쳐져 최고의 주거지가 될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강남을 살핀 후 저자는 서울을 권역별로 분석한다. 어려서부터 서울에 살았지만 워낙 남부지역에만 거주하며 돌아다니지 않은지라 각 구들과 지역이름이 너무 낯설다. 서울을 떠난지도 거의 20여년이 되어 더욱 많아지고 복잡해진 지하철 노선도도 낯설었다. 지역마다의 세심한 분석과 정책과의 연결성을 보니 저자가 직접 돌아다니며 많이 공부한 느낌이 들었다.

 혐오시설의 철거도 주목했는데 서울의 여러지역중 과거에 생겨난 지하철이나 철도의 차량기지, 군데군데 남아있는 시멘트 공장이나 중소 공장들, 주요 간선도로들이 사라지거나 지중화될 계획이 많았다. 그런 대규모 땅은 개발되어 지역의 가치를 높일 거란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또한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서울 주거여건에서 자연환경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서울의 주거지가 양적 팽창을 끝내고 질적 경쟁으로 치달으며 막판에 중요해지는 요소는 결국 자연환경으로 꼽았다. 인근에 산과 강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2년전 책이라 GTX에 대한 정보다 최근과 다르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욱 강해졌다는 점에서 지금 시류와 좀 다른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인상적인 책이었다. 서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볼만한 책이란 생각.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터라이프 2019-08-22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치는 생물이다’는 박지원 의원의 수사의 페르소나죠 ^^ 가끔 들을때마다 작게 웃곤 합니다 ^^;

닷슈 2019-08-22 22:52   좋아요 0 | URL
그분 자체도 정말 정치생물인 것 같습니다. 2년전 대선때 현대통령 그리 비판하던게 기억나는데 오늘밤 김제동에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목적이다 이러시더군요.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베터라이프 2019-08-22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밑에 댓글로 달아드려야 하는데 안되네요 ㅠㅠ 박지원 의원님은 고 김대중 대통령을 오래 보좌하신 것 때문에 저역시 박 의원을 존중하는 편인데요. 진짜 19대 총선 전에 민주당에서 발생한 일들은 꽤 불행한 일이었죠 ㅠㅠ 그런데 지금은 지금 정부를 매체에서 몇번이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이 분의 노회한 정치력을 엿보게 됩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에서요 ^^ 쓰신 서평에 대해 즐거운 댓글을 남겨 드려야 하는데 정치인에 대한 댓글이어서 먼저 죄송한 말씀드립니다! 쓰신 소중한 서평 잘 읽고 있습니다.
 
[eBook]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일 경제전쟁으로 한창이어서 잠시 우리의 관심 외에 있지만 트럼프의 집권이후 미국과 중국은 세계패권을 두고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다. 책 예정된 전쟁은 나온지 2년 정도 된 책인데 트럼프와 시진핑의 성향을 분석하고 둘이 양국의 그 어느 지도자보다 호전적이고 자국중심적이며 패권지향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돌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이는 어느 정도 적중한듯 하다.

 

1. 투키디데스의 함정

 책은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개념이라 책을 이끌어나간다. 대단한 개념은 아니고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위협해올때 극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서는 과거 페르시아 전쟁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그리스 지역 패권을 다툰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보고서 이러한 개념을 생각해냈다. 전쟁의 결과로 그리스 지역이 쇠퇴하였기 패권이 아예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피해만 막심한 그야말로 승자없는 전쟁이었다.

 페르시아 전쟁 후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아테네의 국력신장이 강력했지만 스파르타는 이를 묵과하고 아네테와 30년 평화조약을 맺는다. 이 기간동안 아테네는 강한 해군력으로 인근 도시국가들에게 아예자체 해군을 갖지 못하게 하고 보호세를 징수받는 폭거를 저지르며 국력을 신장해간다. 스파르타는 기본적으로 내륙국가로 당시 아테네의 두배에 달하는 국력과 내부 노예를 다스리는데 주력했다. 30년이 지나자 스파르타의 동맹국 코린토스가 코르키아를 침공했고 코르키아는 보호세를 낸 대가로 아테네에 보호를 요청한다.

 아테네의 페리클래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나름 머리를 써서 최소한의 군대만 파견하되 절대 먼저 공격당하지 않는 한 전투에 참가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자기들 생각일 뿐 사실상 보호조치였던 이 전략을 코린토스는 공격행위로 받아들였고 스파르타도 마찬가지였다. 이로써 촉발된 전쟁은 스파르타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국모두 극도로 피폐해지고 만다.

  

2. 역사적 분쟁들

책이 다음으로 살피는 것은 역사적 분쟁들이다. 너무 먼 과거는 말고 적어도 500년동안 16차례의 패권다툼을 살폈다. 아쉽세도 인류역사가 정말 투쟁의 역사인지 16차례중 전쟁으로 치달은 것 12회이며 단지 4차례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다.

 16세기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19세기 영국과 미국 20세기 영국,프랑스와 독일 역시 20세기의 미국과 소련이다. 포르투갈은 에스파냐에 비해 먼저 식민지를 개척했지만 에스파냐가 국토회복운동을 끝낸후 본격적 식민지 경쟁에 돌입한다. 여기선 교황이 개입하였는데 브라질을 경계로 동을 포르투갈, 서를 에스파냐의 땅으로 인정하고 이를 양자가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되었다. 이는 에스파냐에 유리한 결정이었지만 포르투갈은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인다.

 19세기 영국도 마찬가지다. 당시 미국은 영국의 인구를 두배 넘게 상회하고 국민총생산에서도 따라잡고 있었다. 19세기 최강국이던 영국은 러시아와 독일의 성장, 프랑스의 견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이때 미국이 상징적 선언이던 먼로독트린(쉽게 말해 아메리칸 내거란 이야기)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가까운 적이 많았던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에 해당하는 모든 권리를 내주고 프랑스, 러시아와도 동맹을 맺고 가깝고 가장 위협적인 적인 독일에 대비한다.

 세번째는 20세기 영국, 프랑스와 독일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볼 수있는데 이는 두차례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패망한 독일이 나라가 분열되고 견제받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제적 정치적 패권을 찾아온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은 군사력을 완전히 포기하였으며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죄와 군사력의 거의 영구한 포기로 독일은 주변에서 가장 안전하고 믿을 만한 나라 탈변하였고, 이로 인해 통일을 이루어내고 주변국으로부터 제발 유럽연합의 견인차가 되어주기를 요구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마지막은 냉전 시기 소련과 미국이다. 이전과 다르게 상호파괴를 확증하는 핵무기의 개발로 양자의 경쟁은 예전과 달랐다. 미국의 패권에 소련이 도전하는 형국이었는데 초창기 우주경쟁에서의 우위와 빠른 원자폭탄 개발, 미국을 압도하는 경제성장률, 여러 나라의 공산화는 소련의 패권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하지만 미국은 자유진영을 이끌어냈고, 폐허의 서유럽을 지원을 통해 지켜냈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양국의 경우 쿠바사태로 핵전쟁의 위기로 치달았는데 케네디는 단호하면서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는 승부수로 위기를 진화해낸다.

 

3. 중국의 도전과 성장

1980년 미국의 경제규모에 불과 10%정도였던 중국은 이미 세계 2인자로 성장했다.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은 미국의 61%에 해당하는 경제규모와 73%의 수입규모, 151%의 수출규모, 3140%에 달하는 지급준비금을 자랑한다. 경제규모도 구매력 수준으로 계산한다면 2014년에 이미 미국을 넘어섰다. 이는 불과 한세대만에 일어난 일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도전을 숨겨왔는데 최근 시진핑이 이를 공식화했다. 시진핑이 원하는 중국은 다음과 같다.

1. 서양의 침범하기 전 중국이 아시아에서 누린 지배적 영향력의 회복

2. 본토의 신장과 티베트 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을 포함해 더 큰 중국영토에 대한 지배권

3. 국경과 인접 바다에서 과거의 세력권을 확보하여 주변국으로부터 강국들이 언제나 받는 요구에 대해 존대를 받기

4. 각종 세계 기구에 중국에 존중을 보내라고 명령하기

중국의 시진핑은 이를 위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중국은 마오 사후 독재자를 방지하기 위해 실력뿐만 아니라 기질적인 면도 평가해왔지만 이를 숨긴 시진핑은 능력으로 성공적 집권을 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진행 이후 권력을 가진 당, 군, 관리의 부패를 척결하는 것을 민중의 마음을 사는 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규모 숙청은 그를 위해 충성하는 당원과 군을 만들어내었고, 더불어 정적을 숙청해 장기집권으로 가는 일거양득이 된다.

 다음은 민족주의의 강화다. 철지난 사회주의 구호로 중국을 이끌긴 쉽지 않았고 그래서 내세운 것이 민족주의를 앞세운 과거의 영화회복이다. 이는 민중으로 하여금 정치적 자유를 미루고 국가주의를 향해 앞서게 만들었다.

 외부적 노력도 강하다. 일대일로의 개척으로 미국에 포위된 해양을 뚫어낼 사업을 진행한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에 접하는 거의 모든 지역에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자국내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노력이었다.

 다음은 군의 현대화로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통합한 미국의 군대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다. 중국의 군전략은 일본-대만-필리핀-남중국해를 지나는 제1열도선 안쪽의 근해를 통제하는 것으로 이 안에 미국함대의 접근을 막는 것이 목표다. 과거 90년대 중반 대만 독립에 항의하던 자신들의 목소리에 대해 클린턴이 대만 해협에 항모2척을 보내자 아무런 목소리를 낼수 없던 그들이었다. 히자만 지금은 다르다 무려 1000여기의 대함미사일이 본토와 함대에 있어 중국 본토로부터 무려 160km안에서는 미국이라도 안전항해가 불가능해졌다.

 

4. 평화는 가능한가?

저자는 미중간의 충돌 시나리오를 3개 상정한다. 우선 해상에서의 우연적 충돌이다. 남중국해에서의 무리한 영향력 확대, 그리고 제1열도선의 수호를 위해 중국과 미국의 함재기, 함선들을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가깝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다. 이는 상당한 수준이어서 실수로라도 언제든 충돌사고가 일어날수 있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공포가 이미 상당한 지금 시점에서 작은 불씨는 도화선을 당길수있다.

 다음은 대만의 독립요구다. 홍콩의 우산혁명과 지금의 혁명상황에서 보듯 민주주의를 경험한 홍콩과 대만 시민들에게 중국의 국가사회주의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중국의 압력에 잠시 독립선언을 미룬 대만이 당당히 독립선언을 요구한다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그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이에 중국이 무력개입을 시도한다면 미국역시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제3국으로 인한 전쟁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에서 보듯 양국이 보유한 동맹국간의 대결은 역시 양자대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조어도 인근은 중국으로선 중요한 해역이고 유전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대해 일본과 마찰이 일어난다면 미일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은 일본편에 서게 된다. 중국과 일본의 마찰도 격해진다는 측면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일이다. 다음은 북한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하여 미국이 북한 지역에 군을 보낸다면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미국의 우산하에 있는 한국군이 북한에 진군한다면 이 역시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분쟁은 피할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미국의 입장에서 분쟁을 피하는 방안도 제시한다. 우선 현재이 상황을 수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성장을 인정하고 특수한 사안에 대응하거나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가령 미국이 대만 문제를 인정하면서 남중국해에선 양보를 얻어낸다던가 제1열도선에서의 영향력은 인정해주면서도 태평양지역의 패권은 여전히 유지하는 식이다.

 다음은 체제변화 유도나 국내분열전략이다. 19세기 영국은 미국에 서반구의 패권을 양보하였는데 만약 영국이 미국의 남북전쟁에 개입하여 분열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면 역사의 추이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이처럼 분열가능성이 높은 신장 위구르나, 티벳, 홍콩, 대만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분열세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대만과 홍콩 민주화운동에서 보듯, 중국의 상당수 시민들은 민주화를 열망한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장은 이들을 지원한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분열과 체제변화유도 전략은 중국의 성장과 도전을 상당히 지연시킬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관계의 재정립이다. 19세기 영국이 그런 것처럼 미국이 중국을 인정하고 같은 패권국가로 거의 소련에게 했던 수준의 양보를 해나가는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대하는 것은 놀랍게도 비현실적이다. 아직도 2차대전 이후의 질서와 소련 패망후의 질서 관점에서 미국은 중국을 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의 세계에서의 역할을인정하고 아시아나 일부지역에서의 패권을 양보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의 재정립으로 평화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 생계형 마르크스주의자의 유쾌한 자본주의 생존기
임승수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가 쓴 에세이다. 유명한 책이지만 최근에야 읽고 인상깊어서 이 책도 보게 되었다. 무척 진중하면서도 가볍고 재밌게 썼는데 작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조금이나마 알게되는게 좋았다.

 작가는 원래 잘 나가는 서울대 공대 출신의 연구원이었다. 대학시절 자본론을 읽게 되었고, 우리 모두가 시간을 빼앗기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자각한 후, 소외 저자 말로 규격외 삶을 살게 된다. 일주일은 168시간인데 하루 8시간 잔다 치면 수면이 56시간 업무시간이 60시간 여가 시간이 52시간이다. 깨어있는 시간중 가장 황금인 낮시간을 위주로 무려 절반의 시간을 직장에 빼앗기는 셈인데 저자는 이게 싫었던 것이다.

 자본론에 대해서 강의도 하고 공부모임도 만들고 민주노동당 활동도 하며 10여년을 보낸 저자는 이 때 쌓은 경험으로 대표작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저술한다. 그리고 결혼하는데 아내분은 현재는 작가지만 당시만 해도 잡지사의 기자였다. 저자는 아내가 안정적 수입을 얻으며 자신이 작가짓을 하면 수입이 일정하다고 생각해서 좋아했지만 곧, 프리인 자신이 육아와 살림을 전담할 운명임을 직감한다.

 워낙 성평등론자인 저자는 그럴순 없어 아내도 직장을 그만 둘 것을 종용하는데 기자일에 지쳐있던 아내는 이를 선뜻 받는다. 문제는 한동안 생활비가 될 퇴직금을 유럽여행에 아낌없이 투여하게 된 것. 이렇게 두 사람은 작가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돈은 넉넉치 않다. 둘이 합쳐 한명 분의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와 늘 함께 있고 시간적 자유가 있어 여행을 언제갈지, 무엇을 언제할지에 대해 자유가 있는 삶을 산다. 시간의 주인인 것이다.

 책에는 재밌는 비유가 있는데 우선 책이 인간의 수명을 늘려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쓰는데 10년이 걸렸고 거기에 자신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한다. 다른책들도 마찬가지일텐데 이를 읽는다면 그만큼 자신의 시간이 누적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재밌던 것인 SF의 대가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은 노동자와 기업간에 대입시킨 것이다.

3원칙은

1.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또한 인간이 위험에 처했을 경우 구조해야 한다.

2.로봇은 1에 위반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로봇은 1,2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인데 여기에 노동자와 기업을 대입한다.

1. 노동자는 기업에 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또한 기업에 위험에 쳐할 경우 구조해야 한다.

2. 노동자는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기업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3. 노동자는 1.2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생각보다 정말 잘 대입이 잘 된다. 저자는 이게 기업과 노동자 간의 주종관계를 정말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책에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핵심 내용이 더욱 잘 정리되어 비중있게 들어있다. 보면 그 책을 읽고 싶어질 정도. 그리고 재밌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제목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규격외로 사는 불량품으로서의 삶은 돈은 부족할지언정 자유로운 삶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지음, 박규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君(きみ)が代(よ)は千代(ちよ)に八千代(やちよ)に
さざれ石(いし)のいわおとなりて
こけのむすまで
임금의 대는 천년만년
작은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이끼가 낄 때까지
 위의 것은 일본의 기미가요의 가사다. 우리 입장에선 기가막힌다. 한일축구중계마다 일본 선수들이 나름 비장미를 갖고 부르고 음악도 심상치 않던데 겨우 저런 내용이었다니. 국가라면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니 보통 혁명이나 국가의 건국이념이나 아름다움등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이건 철저히 한국인의 생각이다. 아마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하긴 하겠지만. 근데 책 국화와 칼을 읽어보면 저 짧디짧은 일본의 기미가요에는 사실 일본 국가의 사회구조를 관통하는 이념과 그 상징은 천황에 대한 관점이 매우 잘 드러난거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 국화와 칼은 상당히 오래된 책이다. 저자가 1946년에 이걸 썼고 자신은 이미 1948년에 죽었을정도니 말이다. 2차대전 중 미국과 영국등의 연합국은 일본군과 싸우며 상당히 놀란다. 문화적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인데. 이녀석들은 좀처럼 항복이란걸 몰랐고, 천황만세라는 말을 하며 자살 폭탄 공격을 일삼기 일쑤였다. 굉장히 잔혹하여 적군의 포로를 학대하거나 잘 살려두지 않았고, 가는 곳마다 참상이었다. 그런데 막상 하나하나를 잡고 보면 생각보다 온순하고 점잖으며 교양이 있었다. 연합국은 일본 점령을 앞두고 그들을 용이하게 지배하기 위해 일본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그들의 이런 모순점을 파헤쳐 제목자체에 드러낸 책이 바로 국화와 칼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에 오래 체류하며 그들의 일상과 일거수 일투족을 느끼고 공감하며 책을 써냈다. 그래서 책 내용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상당히 깊으며 오늘날까지도 상당히 통용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이란 나란 기실 거의 변하지 않은듯 싶으니 말이다.

 

1. 일본의 사회규범이자 도덕법칙인 사회계층질서의 유지

 각 사회의 윤리체계나 문화는 인간이 자신의 생물학적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들의 환경에 적응하여 생겨난 것이다. 자신의 생존과 번식이 최우선 과제인 생물은 처음엔 각개격파식으로 나아갔겠지만 곧 집단으로 협력하며 생활할 때 적응도가 높아지는 것을 발견한다. 이는 새로운 이타적인 행동양식의 탄생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경우 이를 발전시킨 것이 윤리나 도덕의 시작이다. 서양문화권에서는 이런 기초적인 것에 기반해 기독교 윤리와 고대 그리스철학을 토대로 자신들의 윤리를 발전시켰고 동아시아에서는 토착윤리에 불교와 도교, 유교가 버무려져 윤리체계가 성립했다. 양자의 윤리는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적어도 절대적인 원칙이나 규범이 있다는 저에서 공통적이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동아시아에 속하면서도 일본의 규범이나 도덕은 상황윤리적이다. 즉, 자신의 사회관계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올바른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본 역시 유교윤리를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였는데 중국의 경우 인이 가장 중시되는 반면 일본인 인보다는 효와 충을 우선적인 원리로 삼았다. 중국의 인은 천자와 관료제의 전제가 되는 것으로 이들이 인을 올바르게 베풀때만 이들의 권력이 정당화된다. 하지만 인이 사라질 경우, 반란이나 민란은 이루어질수 있는 것이며 이는 실제로 무수한 왕조교체의 실제 원인이나 명분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의 천황제는 영원히 유지되는 것으로 일본인들은 인의 이런 요소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본은 충과 효를 위주로 받아들여 자신들의 위계적 사회질서의 유지에 이를 적용시킨다. 위계적 사회질서를 모든 사람이 따르는 매커니즘이 바로 일본의 사회규범이다. 이는 모든 계층의 사람이 자신의 직분이나 신분에 맞는 행동과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으로 일본인들은 이처럼 분수에 맞게 살때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일본인이 자신의 직분에 맞게 살게끔 하는 주요 원리로 온(恩)이 있다. 온은 상급자나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에게 받는 것으로 일본인은 이를 불편해하지만 마땅히 받아도 되는 것으로 여긴다. 온에는 가장 높은 것이 천황에게서 받는 것이며 다음으로 부모나 주군, 스승, 그외 사람들에게서 받는 것이 있다. 문제는 이 온이 죽을때까지 노력해도 만분의 일도 갚을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즉, 일본인은 평생 온의 굴레에 갇혀 상급직분의 사람의 명령이나 그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온을 갚는 행위를 온가에시(報恩)라고 한다. 여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기무(義務)이고 다른 하나는 기리(義理)다. 기무는 아무리 노력해도 갚을 수 없는 것을 하는 것으로 당연히 시간적 한계가 없어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 것이다. 천황이나 법률, 일본 국가에 대한 충, 효, 임무등이 해당된다. 반면 기리는 자기가 받은 온과 같은 양만큼만 같으면 되는 것으로 시간적 한계가 있어 해결이 가능하다. 기리는 역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세켄에 대한 기리, 자기 이름에 대한 기리다. 세켄에 대한 기리는 주군이나 가까운 친척, 타인등에 대한 것이며 자기 이름에 대한 기리는 타인에게 모욕이나 비난을 받을 경우 그 오명을 씻어야 하는 의무, 예절의무 등이다.

 이런 일본의 도덕률은 의무에 대한 극단적인 변제와 철저한 자기 부정을 요구하는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엄격하고 개인을 옭아메는 도덕률에도 일본사회는 오관의 쾌락을 적극적으로 허용한다. 여기에도 이중잣대가 적용되는데 위의 기리나 기무를 침해하지 않는 영역안에서라면 쾌락이 적극적으로 허용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이 성적으로 상당히 문란한 것은 어쩌면 이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같은 쾌락의 허용은 기무와 기리에 지친 일본인들에게 상당한 위안을 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일본인은 또한 하지(수치심)에 매우 민감하다. 이는 자신이 이름에 대한 기리를 다 못하거나 기무를 잘 지키지 못할 경우 타인으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 생겨난다. 일본인은 법적인 죄의 중대성보다는 오히려 이 하지의 중대성에 무게를 둔다. 예를 들어 한 사무라이가 한 암살범으로부터 자신의 주군을 지켜내지 못했다. 그는 그 암살범을 제거 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바쳐서 접근하기도 하고 각종 탈법과 위법, 비윤리적 방법을 동원해 마침내 그를 제거한다. 그러면 일본사회에서는 이 사무라이는 칭송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하지는 일본사회의 도덕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외적 동인이 된다.

 

2. 일본이 사회계층질서유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이유

 정리하면 일본사회를 움직이는 규범은 결국 사회계층의 유지다. 일본은 이를 위해 중국의 유교윤리중 효와 충사상을 자신들의 사회계층유지의 맞게 번안해 온을 만들어내었으며 그 온을 실행하는 것이 기무와 기리다. 기무와 기리는 어쨌든 평생 갚기 힘든 것으로 사회피지배계층의 일본 국가 자체와 상층부를 위해 평생 노력해야하는 동인을 제공하며 이로써 사회체제가 유지된다. 온을 갚는 과정에서 일본인은 하지로 인해 혹은 자기 이름에 대한 기리로 인해 외적인 혹은 내적인인 강압을 받게 되며, 그래서인지 허용적인 쾌락의 추구로 잠시 위안을 추구하기도 한다. 재밌는 점은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어쨌어 이렇게 폐쇄적인 형태의 사회규범이 일본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이점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은듯 한데. 그가 남긴 한줄에서 힌트를 얻자면 결국 안전이 아닌가 싶다. 베네딕트는 책에서 일본인들이 사회계층적 질서를 유지하고 거기서 맡은 바 기무와 기리를 할 때 안전을 느낀다고 말했다. 온을 갚는 행위의 목적이 자신의 안전확보에 있다는 점인데 결국 이것이 이 체제의 목적이 된다. 일본에 안전이 중요한 이유로는 두 가지 정도가 생각이 든다. 우선 그들의 자연환경이다. 지진과 화산활동, 태풍과 해일이 몸추지 않는 나라에서 사람들은 당연히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고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을 법 하다. 다음은 섬이라는 특성이다. 일본은 중국, 한국과는 달리 아시아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섬으로 고립되었다보니 각종 전쟁이나 사회적 동란에서 달아날 곳이 마땅치 않다. 실제로 중국이나 한국의 고대민들은 전란을 피해 서로의 나라로 이민하는 것이 잦았다. 하지만 섬인 일본은 도망갈 곳이 없으니 아무래도 안전확보가 더욱 어려웠고, 이로 인해 절대 변하지 않는 안정적 사회질서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절대 변하지 않는 정치질서가 천황제였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 역사에서도 인간의 욕심으로 정권교체는 무수히 일어났지만 천황은 허수아비일지언정 변하지 않았다. 아무도 건드릴 생각을 하지 않으니 심지어 지금까지도 유지가 가능한 것이다.

 

3. 일본의 이런 체계가 낳은 문제

 일본의 이런 사회유지규범이 낳는 문제는 사회의 보수성이 될 수밖에 없다. 사회계층유지를 위한 질서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에서 그 사회질서의 붕괴는 일어날 수 없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이식받고 그토록 높은 국민소득과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민주화를 이룰수 없었던 요인이다. 사회계층 유지가 사회의 주 목적이다보니 민주사회에서는 보기 드물고 정치인들의 자리 대물림도 아직까지 일어난다. 문제의 아베도 기시노부스케의 외손자이며 무례한 발언을 일삼은 고노외상도 고노담화를 한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다음은 사회전체의 비윤리성이다. 일본사회의 윤리는 내면적 절대규범이 없다보니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올바른 행동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충의 최고점이 있는 천황이 전쟁수행을 명하자 그들은 옥쇄를 각오하고 실행하며 전쟁에 자신을 희생했고, 그 천황이 항복할 것을 명하자 바로 순한 양이되어 미국인들을 받아들였다. 즉, 사회기득권층이 내린 전체적인 판단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내려 저항하던가 비판적 판단을 내리기 매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금의 한일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일본 시민은 소수일 수 밖에 없으며 일본이란 나라 자체가 언제든지 잘못된 방향으로 쉽게 방향타를 틀 수 있는 위험성을 내재하게 된다.

 

4. 이런 폐쇄성에도 메이지 유신이 성공한 이유

 일본사회의 이런 폐쇄성에도 그들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구근대화에 성공한 것은 매우 의외의 일이다. 물론 사회계층질서의 유지를 위해 상층의 판단에 쉽게 따라가는 일본대중을 생각한다면 근대화로의 전환에 하층민의 저항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천황 폐하의 명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 방향을 전환할 상층부가 된다. 실제로 서구 세력이 접근하였을때 도쿠가와 막부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조선과 별 차이 없는 쇄국을 단행했다. 하지만 막부는 결국 전쟁에서 패하고 새로운 계층이 이자릴 차지 하게 된다.

 이들은 근대 이후 성장한 상인계층이었는데 이들은 사무라이 계층과 결탁해있었다. 일본의 사회질서는 그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계층간의 교류가 가능했는데 부유한 상인이 자신의 아들을 사무라이의 양자로 입적한다던가, 서로 통혼하는 방식이 가능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부유한 상인이 사무라이 계층이 될 수 있었고, 이로써 양계층은 결탁해왔다. 때문에 일본의 메이지 유신은 기존의 국가지배계층을 전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들의 기득권이 유지된체 사회가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되었다. 실제로 유신 정부는 근대화를 단행하면서 서구적 법개혁을 했지만 상층부의 기득권을 보장해주었다. 토지대장을 몰수하고 계급제도도 철폐했지만 다이묘들에게 기존에 받던 조세의 절반을 보장해주었고, 토지대장을 몰수한 시점에는 향후 그들이 받아야 했던 봉록을 일시불로 지급해주었다. 일부의 상류계층들을 자본주의가 시작한 시점에 이미 자본을 갖고 시작할 수 있었고 국가가 주도하던 산업을 불하받아 지금의 일본재벌로 성장할 수 있었다.

 즉,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회계층질서를 다른 방향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한국이나 중국의 근대화의 길패가 결국 사회지배계층이 결국 자신의 기득권유지를 위해 미적거렸던 것이 하나의 큰 원인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일본의 성공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어찌보면 일본은 뿌리부터 서구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한국이 주창했던 '동도서기'에 성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동도서기에 불과했던게 현재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