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에버그린 문고 71
이시우 지음 / 김&정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조지 소로스?!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된 것은 IMF외환위기 시기였다. 유동성투자 자금이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있기에 그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 타인의 불행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악마의 상인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후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조지 소로스가 기부핵 순위 3위일 정도로 엄청난 자선 사업을 하고 있다! 믿기지 않았다. 돈밖에 모르는 악마의 상인이 자선활동을 하다니! 인지부조화를 겪으며 그의 본심을 알고 싶었다.
지지 소로스는 헝가리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영국에 왔다.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투쟁했다. 철학자가 되고 싶어했고 그가 돈을 버는 목적은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실을 알고는 연민의 정이 생겼다. 나도 역사 학자가 되고 싶어했고 교사가 된 것은 역사를 가르칠 수있기 때문이다. 고학을 해야했고 경제적 사정으로 투자가가 되어야했다. 그런데 그의 능력은 철학보다 돈을 버는데있었다. 짐 로져스와 함께 퀀텀 펀드에서 기록적 수익을 얻는다. 부와 명성을 얻은 그는 철학자를 초대해서 토론을 한다. 비즈니스석 티켓을 제공하며 철학자와 토론하고 철학책을 저술하지만 세상은 그의 투자에 관심이 있을뿐 그의 철학에는 관심이 없다. 잘하는 것을 해야할까?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할까? 소로스가 철학자가 되었다면 그는 행복했을까? 가난한 철학자 소로스는 부유한 투자자 소로스를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모를 일이다. 소로스는 돈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라는 속담이 있다. 소로스는 이 속담처럼 살았다. 자선재단을 만들어 그가 태어난 헝가리의 자유를 위해 엄청난 돈을 썼다. 체첸과 중국의 자유를 위해서도 돈을 썼다. 자신은 검수한 삶을 살아가며 인류의 자유를 위해서 자신의 돈을 사용했다.
우리사회도 돈에 중독되어있다. 매값으로 2천만원을 주면 쇠파이프로 맞을 수있다는 학생의 주장을 접했을 때 소로스를 떠올렸다. 돈은 수단일뿐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소로스의 삶은 그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전성기가 있다. 그리고 그 전성기가 지나고 나서는 긴 노쇠기가 다가온다. 이 소설의 주인공 노인은 그러한 긴 노쇠기를 살아가고 있다. 그를 따르는 꼬마에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던 노인에게 드디어 기회가 온다. 엄청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물고기를 잡았다. 그러나 그 물고기를 노리는 다른 무리가 있었다. 바로 상어떼이다. 상어떼와 사투를 벌이며 지쳐 스러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노인은 자신의 몸은 늙었으나 물고기 잡이에 대한 열정은 아직 늙지 않았음을 몸으로 증명했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헐리우드 액션영화처럼 화려한 볼거리와 극적인 이야기 구성은 없다. 그러나 '노인과 바다'에는 인간의 냄새가 난다. 마지막 화려한 불꽃을 피우고 싶은 한 남자의 바램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투!! 그리고 다음 세대를 뜻하는 소년의 응원!! 

  이 소설을 20대에 읽었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에 극적 이야기 구성이 없기에 재미없는 소설로 치부했을 것이다. '에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네!'아마, 이렇게 중럴거렸을 것이다. 아직,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맛을 음미할 정도로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다. 중년의 나이에 은퇴 이후의 삶을 생각하는 시기가 되어서야 어렴풋하게 소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고전에는 화학조미료가 없기에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의 경험이 없다면 맛을 음미할 수 없다. '노인과 바다'를 너무 빨리 읽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다행인지도 모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3-02-17 2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저는 이거 10대때 읽었는데 좋았는데요. 근데 왜 좋았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ㅎㅎ 아마 지금 다시 읽는다면 강나루님처럼 좀 더 깊은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겠죠. 나이에 따라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도 역시 독서의 묘미인거 같습니다. ^^

강나루 2023-02-18 09:24   좋아요 1 | URL
그럴수도있겠네요.
근데 저는 청소년시절 읽었던 명작중에서 그 깊은 의미를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나쳤던 것이 있어요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테판 츠바이크!! 그를 나는 너무도 늦게 알았다. 그의 책 '광기와 우연의 역사'를 읽으면서 당시 현장을 직접 취재한 기자가 다큐멘터리를 만들듯이 탁월한 현장 묘사와 인물의 심리묘사가 살아 있는 글을 읽으면서 심장이 빨리 뛰었다. 이러한 탁월한 작가를 이제야 알았다는 사실에 나에 대한 실망감도 밀려왔다. 유럽의 역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는 것은 처음이다.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역사적 사건은 하나 같이 극적인 순간들이다. 첫번째로 소개된 '동로마 제국 최후'는 비잔틴제국이 오스만제국에게 몰락하는 역사적 순간을 장쾌한 전쟁영화를 보듯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 순간의 장쾌한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며 그 시대, 그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해줄 책을 찾았으나 여태껏 그러한 책을 찾지 못했다. 드디어 슈테판 츠바이크가 이 역사적 순간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설명한 책을 읽으면서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서양인들이 역사를 서술하면 벌어지는 유럽중심주의의 해독도 이 책에는 보이지 않았다. 

  가장 민망한 이야기는 '칼스바트와 바이마르 중간 지점에 선 괴테'이다. 74세의 할아버지 괴테가 19살의 울리케를 사랑하여 청혼하는 순간, 괴테는 그 순간을 시로 표현했다. 아들도 있는데, 아들보다 어린 증손자뻘의 여성을 사랑하고 청혼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사랑에는 국경이 없기에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괴테를 나무랄수는 없다. 암튼, 70대에도 여성을 사랑하고 불타오르는 애정을 시로 표현하는 그의 열정이 남달라 보인다. 아침 드라마를 보면서, 막장 드라마라고 비판하지만 우리 인생은 막장 드라마가 많이 펼쳐진다.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인끼를 얻는 것도 막장 드라마가 우리 현실에 흔히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소개되어 있다. 어떤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 어떤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이책을 통해서 보다 자세히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알고 있는 내용을 읽으면서도 그의 탁월한 심리묘사에 무릎을 여러번 쳤다. 그런데, 서평을 쓰려 알라딘에서 책을 검색하던 중 '광기와 우연의 역사' 완역본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목차를 비교하니 내가 읽은 책에는 2개의 에피소드가 빠져있었다. 구지 2개의 에피소드를 빼고 번역한 이유가 있을까? 슈테판 츠바이크의 명작이니 최신판을 구해볼 수밖에 없겠다.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온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ollC 2023-02-14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화북스에서 나온 책이 완역판이었네요. 츠바이크 선집으로 계속 출간될 예정인가 봐요.
역시 평전만큼 슈테판 츠바이크가 돋보이는 장르는 없는 것 같아요ㅎㅎ

강나루 2023-02-16 06:27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그레이트북스 83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박미애 옮김 / 한길사 / 2006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반유대주의 역시 유대인들이 공적 기능과 영향력을 잃고 재산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 절정에 달했다. - P85

테러를 안전하게 자행할 수 있으려면 이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다수를, 심지어 대다수를 지지자로 확보해야만 한다. - P89

차별은 집단이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평등의 영역 바깥에 속하는 존재임을 알게 하는일종의 보편 법칙이다. - P163

 만약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단순한 정치적 반유대주의가 걸어갔을 진로, 즉 반유대인법령이나 대중의 폭발로 귀결되었을 뿐 결코 대량학살로 끝나지 않았을 그런 진로를 바꾼 것은 바로 이런 사회적 요소였다. - P213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 지위를 잃은 모든 계급은 결국 그들 자신의 폭민 조직을 통합하고 확립한다.  - P214

신으로 하여금 단 하나의 민족, 즉 자신의 민족을 선택하게만들었던 종교의 왜곡이 종족 민족주의이기 때문이다. - P450

지도자 없는 대중은 한갓 무리에 지나지 않으며, 대중이 없다면 지도자는 아무런 존재도 아니다. - P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는 제목 자체가 무척 강렬하다. 20여년 전, 책이 세상에 나왔을때 무척이나 이끼를 얻은 것도 제목의 강렬함 때문이다. 오래된 책장속에서 잠들어 있던 책을 꺼내들었다. 그때는 미처 읽지 못한 책을 읽으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 있다. 1장 '벽에 들린 사람들'이 바로 불광불급(不狂不及)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만나보자.

  1장에는 가슴 시리도록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굶어 죽은 천재 천문학자 김영, 책읽는 바보 간서치 이덕무, 탁월한 실력을 갖추었으나 서얼의 한계에 신음한 박제가, 답안지 대필가로 살다가 유배간 노긍 등등. 하나같이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실력자들이다. 신분과 세도가의 장벽 속에 능력을 펴지 못한 이들을 위한 한편의 추모곡과 같은 글이 1장에 모여 있다. 

  이들 중에서도 나의 가슴에 깊이 박히어 떠나지 않는 두인물이 있다. 바로 굶어 죽은 천재 천문학자 김영과, 책읽는 바보 간서치 이덕무이다. 

  김영은 독학으로 최고의 천문학자가 되었다.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과거를 보지 않고 역관()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출세는 시기 질투의 대상이었다. 정조가 죽자 그는 관직에서 쫓겨났다. 그들이 그를 관직에서 쫓아낼 수는 있어도 그의 능력을 쫓아낼 수는 없었다. 천문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때는 그에게 해결을 부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시기 질투가 시작된다. 면전에서 욕하고 주먹질도 했다. 

  김영의 안타까움을 읽으며, 초등학교 시절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선생님께 칭찬을 받으면 또래들은 나를 괴롭혔다. 아침일찍 학교에가서 문제집을 풀어도 답보고 풀이를 한다고 시비를 걸었다.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춰보는 것은 누구나하는 일인데도 말이다. 책을 좋아해서 남보다 아는 것이 많고 수업시간에 정답을 맞춰 칭찬을 받아도 또래들은 시비를 걸었다. 주먹질까지 당하고 욕질을 당한 김영의 모습은 너무도 낯설지 않다. 김영을 질투했던 무뢰배들과 나를 질투했던 또래들도 낯설지 않다. 

  간서치라는 말은 책만읽는 멍청이라는 뜻이다. 팟캐스트 '직장인의 책읽기'에 손님으로 등장하는 간서치님이 자신의 필명을 '간서치'라했는지를 이제야 알았다. 간서치는 이덕무의 별명이다. 가난 때문에 누이와 어머리를 폐병으로 저세상으로 보냈다. 추운 겨울 책으로 우풍을 막고, 이불위에 책을 펼쳐 놓아 한기를 막았다. 동상으로 손이 퉁퉁 부우면서도 책을 읽는 책바보였다. 그가 정조를 만났기에 서른 아홉이 되어서야 규장각 검서관이 될 수 있었다. 서얼이라 능력이 있어도 출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만 읽은 간서치는 정조라는 성군을 만나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가난과 투쟁하며 책을 읽은 그의 삶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덕무의 모습에서 진정한 독서가의 모습을 보았다. 

  김영은 정조를 떠나보내고 능력을 펼칠 수 없었으며, 이덕무는 정조를 만났기에 능력을 쳘필 수 있었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천리마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천리마는 보통말 속에서 늙어 간다고 말한 한유말이 생각난다. 탁월한 안목을 가진 리더 정조가 없었다면 이들은 보통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며 한세상을 살았을 것이다. 

  2장과 3장은 조선시대 유명한 문필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정약용이 수종사에서 과거시험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경기도에서 근무할 때 자주 갔던 수종사에 내가 좋아하는 정약용의 발자취가 숨어있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가웠다. 150여년의 시간을 두고 수종사에 나와 정약용이 발자취를 남겼다. 그와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간 이들을 추억하며 책을 내려 놓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집 2023-02-09 0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영에 다해 관심이 갑니다. 저는 조선시대의 과학자가 너무 없다고 생각했는데.. 김영이 있었군요!!

강나루 2023-02-09 14:40   좋아요 0 | URL
김영!
안타까운 천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