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독서 - 심리학과 철학이 만나 삶을 바꾸는 지혜
박민근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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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독서 - 삶의 방향을 찾고 실천적 공부로 나아가는 지혜
박민근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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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지 않은 길을 선택한 대가로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켄 로빈슨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일이 자신을 짓누르는 사람, 또 하나는 그 자신과 일이 하나로 융합해 소명과 몰입 속에서 피어나는 사람. 이 책은 모두가 자기 소명 속에서 자신의 일에 섬광을 밝히는 사람이 될 것을 촉구하고 도울 것이다. 탈 벤 샤하르가 말하는 최적주의자의 삶, 즉 나의 뇌, 재능, 개성, 욕구, 가치가 결합된 최적의 일에 헌신하는 삶을 목표로 삼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을 길을 밝혀주는 독서

 

삶의 과정은 배움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배움에는 정도正道가 있다. 한 개인에게는 엄연히 실존적 배움의 한계가 존재한다. 유한한 개인이 평생 배울 수 있는 대상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성취감과 만족감, 효율을 보장하는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한 공부, 직업적 완성을 위한 전문지식의 습득, 삶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 교양의 함양, 이 모두가 중요하다.

 

 

 

책의 저자 박민근10대 후반 화가의 꿈을 포기하며 첫 번째 우울증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 독서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며 문학가의 꿈을 갖게 되었다. 20대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 공부에 힘썼다. 그 시절 꿈은 문학비평가와 시인이었다. 서른 즈음 학내 사태를 겪으며 찾아온 극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고, 한때 심각한 자살충동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때도 치유서 읽기를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며 내적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 시절의 경험과 공부를 바탕으로 독서치료 연구와 임상에 15년째 매진하고 있

 

 

 

 

 

 

 

 

 

 

 

 

다중지능 교육이 개인이 가진 강점에 포커스를 맞춰 이를 극대화하는 것이리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이른바 수월성 교육(개별 재능을 도드라지게 하는 교육)은 다중지능 교육의 일환이라기보다는 진로적성 교육의 영역에 더 가깝다. 다중지능의 기본 원칙은 개인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 모든 지능 요소를 골고루 성장시키는 것이다.

 

하워드 가드너<다중지능>에서 교육 과정을 설계할 때 보다 풍부하고 폭넓은 이해를 위해 여덟 가지 지능 요소가 골고루 섞인 방식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자기 안의 다른 지능들이 모자람 없이 뒷받침될 때 한 사람의 강점은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 선진국들은 다중지능 이론에 근거한 교육시스템을 공고히 하고 있는 추세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IQ가 높은 사람이나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강약점들을 분명히 파악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즉 그 최적에 부합하는 자신만의 일을 찾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많은 것을 무릅쓰고라도 자기 안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 

 

하워드 가드너의 8가지 지능

 

음악지능~ 연주가

언어지능~ 소설가, 변호사, 방송인, 정치가

논리수학 지능~ 통계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회계사

공간지능~ 디자이너, 조종사

신체운동 지능~ 무용가, 연기자, 운동선수, 기술자

인간친화 지능~ 치료사, 교사, 사업가, 정치가

자기성찰 지능~ 심리학자, 작가, 예술가, 종교인

자연친화 지능~ 동식물학자, 조경사, 과학자

 

 

어떻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저자에게 상담받은 O는 세 번 전과轉科하며 학교도 세 번 바꾸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순이었다. 고3 때 처음 택한 과는 법학과였다. 입학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그것이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고, 뜸들이지 않고 용기 내 자퇴를 택했다. 물론 주변의 반대는 극심했다.

 

1년 정도 수능을 준비해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전처럼 학과 공부가 싫거나 부적응이 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포부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라는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변화시키는 일이 자신의 소명처럼 느껴졌다. 그 사이 군대에 입대했고, 제대 후에도 그는 교육 봉사를 이어갔다. 대화와 공부를 통해 차츰 변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의 꿈은 명료해졌다.

 

고민 끝에 또 한 번 전과를 감행했다. 역시 주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이번에는 연세대 교육학과를 택했다. 그는 교육을 통한 가치 있고 보람찬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자는 그의 용기 있는 도전과 과단성에 멋있다는 감탄과 대단하다는 칭찬이 절로 나왔다. 반면 좀 더 빨리 그 길을 찾았다면 그토록 긴 우회로를 걸을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아쉬움을 느꼈다.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일단 시작해서 그 일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그것을 위해 투자해온 노력과 에너지, 즉 '매몰비용' 때문에 비록 그 일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을지라도 쉽사리 떠나지 못한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정당한 목적의식이 사람을 전진前進하게 만든다. 최고의 교육학자 반열에 오른 윌리엄 데이먼<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에서 현대인의 목적 상실, 특히 젊은이의 목적 상실에 대해 강력하게 성토한다. 빅터 프랭클과 마찬가지로 그도 목적 상실은 이미 세계적인 현상이며, 젊은 세대의 방황과 정신문제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목적의식은 자기 삶의 틀을 세우고, 공부와 성취기 가진 의미와 영감과 동기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발달심리학 분야에서 검증한 것으로 그가 이 책에서 요약하고 있는 청소년을 성장시키고 목적을 갖게 만드는 경험과 사고의 토대는 다음과 같다.

 

1. 가족 구성원 밖의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대화

2. 자신의 영역에서 목적지향적인 사람들 관찰하기

3. 세상을 변화시키고 개선할 수 있다는 계시의 첫 순간

4. 내 힘으로 어떤 일에 공헌할 수 있다는 계시의 두 번째 순간

5.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와 목적 확인

6. 가족의 지원

7.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포괄적인 방향의 노력

8. 목적 추구를 위해 필요한 기능 습득

9. 현실적인 유능감의 증대

10. 낙천성과 자신감의 향상

11. 목적에 대한 장기적인 헌신

12. 하나의 목적을 추구하여 얻은 능력과 성격적 강점을 삶의 다른 영역으로 이전하기 

 

 

지금까지 없던 세상에 대비하라

 

10대 내내 게임만이 유일한 낙이었던 게임중독자 Q는 고등학교 때 게임중독이 최고조였다. 4년제 대학을 꼭 졸어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강권强勸 때문에 가고 싶지 않았던 강원도 지역의 대학에 입학한 후 게임에 빠져 학사경고와 휴학을 반복하며 겨우 두 학기도 이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의반타의반으로 곧 제적될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는 시종 불만스러운 삶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중학교 입학 때 이상한 담임을 만나서, 다니던 학원이 괴상한 곳이어서, 돈만 받아먹고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과외선생 때문에, 잔소리쟁이 엄마, 권위적이고 답답한 아버지 때문에 등등 그가 비난하는 대상은 열 손가락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처음에는 Q의 이야기 상당 부분을 두둔했지만, 세상을 불신하는 그의 태도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했고, 이에 저자는 조금씩 반박하는 이야기를 건넸다. 세상은 나쁜 것도, 그렇다고 무작정 좋은 곳도 아닌 중립의 대상이다. 세상이 좋으니 나쁘니 하는 확증은 대개 자기 삶의 가짜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우의 신포도' 전략과 같은 것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저자는 이어지는 상담에서 그가 차츰 마음을 열도록 유도하며 그가 자기 방어를 위해 쌓은 편협한 세계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가 모르던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방송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과 도서들을 소개했다. 다행히 그에게는 자신이 사는 세상이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호기심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 몇 달간 이어진 대화가 끝날 무렵 Q는 게임을 끊을 결심을 했다.

 

 

고난과 역경을 삶의 자산으로 만들어라

 

<다윗과 골리앗>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불공정한 폭주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줄 메세지를 담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다윗 같은 존재와 골리앗 같은 존재들 간에 벌어지는 경쟁과 감히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결과를 조리 있고 균형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비록 자신이 다윗처럼 작아도 얼마든지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는 용기의 메세지를 얻을 수 있다.

 

"안락은 괴물을 만들고, 고난은 인간을 만든다"

- 쿠노 피셔, 독일 철학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고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사람이 끝내 인생에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고난과 역경을 삶의 자산이나 자양분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자기보다 나은 처자의 사람의 삶을 제맘대로 상상하며 '볼품없다'고 여기는 자신과 비교하려고만 들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 역시 삶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돈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상담했던 기득권 부류들 대부분은 말콤 글래드웰이 지적하는 뒤집힌 U자형의 마지막 꼭짓점에 서서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공부는 내게 무엇인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저자는 공부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문학이나 철학, 사회학 공부가 늘 즐거웠다. 주변에서도 학구열이 뛰어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평생 잃어본 적 없던 학구열을 그만 잃고만 것이다. 그로 인해 단지 문학박사나 교수 타이틀 얻으려고 지금껏 공부를 했었나 하는 회의감이 컸고 부끄러움도 견디기 힘들었다.

 

얼마 전 저자는 지인으로부터 어던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저자와는 반대로 교수가 되기 전까지는 열심히 연구하다가 전임 교수가 된 후 갑자기 공부가 싫어져 담을 쌓게 된 경우였다. 그는 지금 골프에 빠져 지내며, 본업괴는 거리가 먼 직함들에 연연하는 속물俗物로 살아간다고 했다.

 
저자는 공부가 갑자기 싫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어제까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던 사람들이 한순간 책 한 페이지 읽는 것조차 싫어졌다고 말한다. 어째서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걸까? 현대인의 공부는 도구적이다. 즉 합격을, 취직을, 학점을, 학위를, 직위를 위해 공부한다. 도구적 공부는 비록 자신이 머릿속으로 열심히 공부한다고 믿을지라도 심정적으로는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결국 어느 순간 공부에서 근원적으로 멀어진다. 공부에 싫증을 내는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공자

 

문화비평가 윌리엄 데레저위츠에 따르면 명문대에 입학하더라도 바람직한 인생과 행복이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좋은 대락을 나온 사람일수록 인생에서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질 수도 있다. 그는 <공부의 배신>에서 명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을 '똑똑한 양'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의 원제목은 '탁월한 양떼-미국 엘리트의 잘못된 교육과 의미있는 삶의 방법'이다.

 

명문대 출신들은 덫에 걸리듯, 자신이 이미 들어선 길 앞에 놓인 몇 가지 한정된 선택 외에 다른 길을 택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마치 세상에 길들여진 양떼처럼 사악한 양치기 같은 사회와 상식이 몰고가는 대로 이미 정해진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자유로운 목초지는 없다. 사유하는 능력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휩쓸리는 '양떼'로 길들여질 따름이다.

 

 

토머스 윌리엄 로버츠, <양털 깎기>(1890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헨리 뢰디거<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서는 공부의 정도를 체득하지 못한 학습자들에게 학습법을 제안한다.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공부에 대한 '상위인지(메타인지)'가 형성되어야 한다. 공부에 있어서 상위인지란 학습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수준을 헤아리는 정도이다. 즉 배우고 익히는 행동에 대해 스스로 자각하고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 공자  

 

공무원 시험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공무원 시험을 3년 째 준비하고 있는 상담녀 K에게 저자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자신만의 작은 자체 시험을 계속 치다보면 자신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고 있는지 금세 가늠할 수 있으리라는 조언을 했다. 좀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부분의 학습내용을 선생님처럼 설명해보는 학습법을 채택해 보라는 등 최신 학습심리학의 연구 성과에 근거한 학습법들을 알려주었다. 석 달 정도 이어졌던 K와의 상담은 그녀가 빨리 호전되며 일찌감치 종료되었다.

 

쓸데없는 공부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쓸데없는 공부란 첫째 공부가 자신의 내적 열망과 소명의식에서 비롯되지 않았을 때 둘째 바르게 배우고 익히는 법과 학습의 정도程度를 모를 때 생기는 현상이다. 이처럼 비효율적인 학습 역시 또 하나의 인생낭비이다. 만약 이 공부가 자신의 인생에 절실한 공부라는 확신이 섰다면, 맨 먼저 효율적인 학습의 기술과 방법을 체득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워져라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돕는 50권의 도서를 담은 <치유의 독서>의 후속으로, 이 책은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향을 찾고 실천적 공부로 나아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책들을 골라 소개하고 있다.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같이 작가들의 철학이 담긴 명화를 상세한 설명과 함께 수록해 일과 배움에 대한 깊은 사색으로 이끈다. 

 

특히 불안과 고민을 가득 안은 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기탐색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불어넣는다. 책 말미의 부록에는 책에 소개한 도서들의 독서 포인트를 상세히 정리해 독자들에게 알맞는 책을 골라 체계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준다. 

 

"살아있는 꽃과 죽은 꽃은 어떻게 구별하는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이다. 생명의 유일한 증거는 성장이다. 성장하고 있지 않다면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 - 웨인 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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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시 성장할 것인가 - 저성장을 극복할 대한민국 뉴패러다임
박광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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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 글로벌 1등 사업의 대표주자인 TV 영업을 책임지면서, 우리나라 TV 사업이 기존의 경쟁력으로는 성장의 한계점에 이르렀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진화하지 못하면 일본의 전자업체 운명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글로벌 시장 최일선에서 가장 먼저 감지했다. 한국이 1등을 점하고 있는 조선, 철강, 핸드폰 등도 시간문제일 뿐,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다. 가장 먼저 위기를 감지한 자가 경종을 울려야 할 책임이 있으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할 책임 또한, 고도성장기의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내게 있다는 점도 깨달았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산업한류를 일으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지난 70년간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은 이제 경제발전 100년을 향해 가기 위한 변곡점(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기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변곡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쇠퇴해버리고 만다. 선진국이 주도하던 세계경제 또한 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성장기, 곧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다. 고도 성장기에 가려져 있던 정반正反의 모순과 갈등이 극에 달해 합合을 찾을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저자 박광기는 산업한류 프로젝트 리더이자 뉴패러다임미래연구소 전문위원이다. 그는 강원도 삼척 산골 출신으로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0여 년간 대한민국 압축성장의 한복판에서 일해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적인 해외파 기업인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시장을 개척했다. 세계 93개국을 방문하고 영업, 마케팅, 인사, 관리, 사업운영 등을 두루 경험한 글로벌 경영자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아프리카 초대 지역장으로서 사하라 이남 50개국 중 46개국을 방문하고, 21개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아프리카 대륙의 구석구석을 경험했다. 30~40여 년 전 우리의 모습

 

 

 

 

 

"한국경제가 위기라고 하죠.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위기의 실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요.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는 국내외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단순한 리스크가 아닌 경제성장의 변곡점에 와 있다는 거죠. '활용ㆍ융합(상생)ㆍ본질' 가치 중심의 새 패러다임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설 땅은 영영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한국경제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조선, 철강, 화학, 반도체, IT 등 주력업종들이 몇 년 간의 시차를 두고 줄줄이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점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특히 중국이 내수와 3차 산업 중심의 질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는 뉴노멀 시대를 선언한 사실도 결국 한국에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라는 외부적 신호라는 해석이다.

 

한국경제가 또 다시 성장하려면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외부상황에서 핑계만찾을 게 아니라 상위 30% 선진국과 150여 개발도상국 사이에 낀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한국형 산업화 단지 프로젝트"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는 한국의 인적, 기술적 자원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의 산업한류로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우리만의 경제개발 경험을 전수받아 경제적 자립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0년간 고도성장을 누렸던 한국 경제는 10여 년 넘게 정체 국면을 겪고 있다. 한국의 산업구조는 1960년대 경공업, 70년대 중공업, 80년대 후반 첨단기술 제조업으로 변천해왔다. 그동안 한국을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 놓았던 원동력은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 개혁에 기인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두 가지 도전을 맞고 있다. 수출 주력업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전자 등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정체기로 고전하고 있으며, 매출의 87%를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오랜 내수시장의 침체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 경제는 10여 년 이상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산업은 '발아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를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고 사라진다. 산업구조의 혁신은 이와같은 성장곡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그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한국 기업들이 생존하는 길은 아직 성장기에 있는 시장을 찾아 해외로 진출하던가, 정체기에 빠진 업종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으로 전환하거나 신기술 개발로 수요를 새로 창출하는 것이다.

 

 

 

한국을 재도약시키려면 산업구조를 성장엔진으로 전환하는 재편이 요구된다. 한 국가의 성장엔진은 국제사회에서의 당해 국가의 역할 변화에 있다. 따라서 먼저 한국의 주력 시장을 선진국으로부터 지구촌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150여 개의 개발도상국으로 바꿔야 한다. 한국의 경제성장 노하우와 경험을 이들에게 지원함으로써 현지에서의 신뢰를 구축한다면 이들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시장 선점이 가능해진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경제개발이 진행되면서 SOC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화, 도시화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의 우수 학생들에게 전수함으로써 향후 이들이 그 나라의 리더로 성장한다면 한국기업들이 SOC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하고 현지 자원의 개발에 동참해 국내 자원수요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

 

나아가 국내의 저부가가치 고비용 업종에 대해선 '국내제조-해외수출' 구조를 '현지제조-현지판매' 체제로 전환시킨다면 국내 기업들은 과당경쟁을 해소하고 국내 산업은 첨단고부가산업, 창조경제산업으로 질적 변화를 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제안하는 3대 성장 전략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뛰고 있는가? 신문의 사설이나 지식인들의 글은 문제의 진단만 무성하지 문제점을 해결할 구체적인 대안이 보이질 않는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나라는 가장 최근에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선진국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경험과 노하우,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이름을 달고 개발도상국으로 진출하자. 개도국에 한국형 산업단지를 구축해 그들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개도국의 인프라 시장으로 진출하자.

 

 

 

 

뉴패러다임 2~ 사회경영

 

뉴패러다임 1에선 신샌드위치론과 산업 한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국가경영을 제시한 저자는 뉴패러다임 2에선 우리 사회가 성장기의 경쟁 패러다임에서 상생相生사회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자본과 융합상생'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회적 이슈를 예로 들면서 미래지향적인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나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친다"

- <손자병법> 중에서

 

이는 피실격허避實擊虛 전략으로 손자는 이를 병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이 전략을 그대로 원칙처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는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할까? 아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경쟁이 아닌 공동체의 상생을 요구하고 있다. 즉 나의 강점과 상대방의 강점을 융합하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게 바로 상생이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다양하게 결합될 때 더 큰 에너지를 생성한다. 핵융합도 동일한 이치다.     

 

저성장 공급과잉의 시대, 승자독식의 정글사회로부터 상생경제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도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는 없을까? 시대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고도 성장기에 하던 것처럼 개인과 조직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공멸을 자초하는 길이다.

 

약육강식의 경쟁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체제를 상생사회로 진화시킬 수 있는 뉴패러다임은 무엇인가? 관官이 민民을 관리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갑과 을로 규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민관이 하나 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치는 융합 패러다임으로 상생사회를 열어야 한다.

 

지구촌에 한류가 거세다. 한국 드라마, K팝에서 시작된 한류가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상권이 형성되는 동인動因도 한류 콘텐츠다. 작은 숍마다 저마다 개성 있는 콘텐츠와 스토리가 매력이자 경쟁력이다. 한류는 국가브랜드 제고로 이어지고 한국민의 해외진출 기회로 이어진다. 하지만 한류에 격을 더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국민의 의식 수준을 대변하는 콘텐츠도 마땅히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뉴패러다임 3~ 기업경영

 

세 번째 뉴패러다임으로 저자는 한국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즉 돈을 버는 기업에서 상생相生을 도모하여 돈이 벌리는 기업으로 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필요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본다.  

 

경제성장기에 소비자는 성능이 개선된 단품 구매에 만족하지만 성숙기에 이르러서는 솔루션, 즉 더 복합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한다. 성숙기 시장에서는 기업 간, 직원 간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재능을 융합할 때 비로소 상생의 길이 열린다. 기업도 타 조직, 타사와의 융합상생을 기저에 둔 경영이념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같은 업종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이 사회에, 소비자에게 어떻게 남과 차별화된 역할을 할 것이냐'로 바뀌어야 한다. 타인과 어떻게 융합할 것이냐가 중요해지는 이때,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기업의 조직, 관리, 리더십의 유형 또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뉴패러다임 4~ 자기경영

 

마지막으로 저자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가 시대적 흐름을 타면서 적자생존適者生存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자기경영 패러다임을 사회적응력의 관점에서 찾아본다.

 

 

 

잘되면 제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 아마 남 탓 잘하는 우리 사회를 경계한 것이리라. 인과응보의 법칙이 적용된 결과가 사회 속의 부메랑 효과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 말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삶에 어려움이 온다는 것은 자연법칙에 어긋나게 살고 있다는 경고다. 몸이 아프든 일이 풀리지 않아 마음이 아프든, 모두 환경적응에 실패하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바른생활을 배웠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금 우리 국민 대다수가 힘들어하고 있다. 마음이 아프고, 몸이 아프다. 어떻게 고칠 것인가? 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을 상기하면서 각자의 사회적응 역량을 올리는 길밖에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성공부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적자생존을 결정짓는 사회적응력은 결국 인성역량에 달린 것이다.

 

 

산업한류 전략을 제안한다

 

국가경영, 미래 30년을 여는 산업구조 혁신

사회경영, 융합과 공존의 상생사회로

기업경영,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변화를 추구

자기경영,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습관을 극복

 

한국 경제가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그냥 저성장의 불랙홀로 빨려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재도약할 것인가? 구체적 해법도 없이 포퓰리즘에 입각한 선심복지만 내세우는 무책임한 정치인이나 먹물 좀 먹었다고 속 빈 강정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지식인의 사탕발림보다는 저자의 개발도상국 산업한류 프로젝트가 훨씬 더 실속 있어 보인다. 씹을수록 그 맛이 더 풍기는 독특한 고기처럼 말이다. 한국 경제의 침체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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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홀릭 - 인터넷오페라로 경험한 천 개의 세상
이보경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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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심신을 보할 음악을 찾아서 듣기를 권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모차르트의 음악이 좋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그 세계에 발을 들였으면 싶다. - '들머리' 중에서

 

 

인터넷으로 즐기는 오페라 

 

책의 저자 이보경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문화방송에 기자로 입사했으며, 현재 경인지사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오페라를 통해 지금까지 150편 이상을 감상했다. 살아가기 힘든 시절,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음악과 시를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망을 갖고 이 책을 출간했다.

 

그녀는 최근 몇 년 동안 힘든 시간을 통과해왔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MBC의 공정방송을 외치며 진행된 6개월의 파업과 그로 인한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힘들었던 4년여의 시간 동안 인터넷으로 150편이 넘는 오페라를 감상하면서 심신의 치유를 경험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의 소중한 결과물인 셈이다.

 

때는 2012년 봄. 이 기자가 한창 MBC의 공정방송을 외치며 파업에 참가하던 시기였다. 곧 끝날 것 같았지만 쉬이 끝나지 않았던 파업, 어느 날 그녀는 이채훈 당시 MBC PD의 초청으로 모차르트 강연을 듣게 됐고 강연 내용을 검색하던 도중 연관 자료로 붙어 있던 오페라 아리아를 듣게 됐다. 아리아를 듣는 순간 '힐링'을 경험했던 그녀가 이후 오페라에 푹 빠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게 오페라를 통해 위로받고 심신의 치유를 경험하는 4년여의 시간이 시작됐다. - '기자협회보(2015년 12월 16일)' 중에서

 

다양한 매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를 '어려운 고전예술'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이는 배부른 사람이나 특정한 사람들이 즐기는 '사치스러운 장르'라서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한국에선 오페라의 공연이 다른 것들에 비해 매우 얇은 편이다.

 

그렇다면 오페라를 좀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집에서 편안하게 인터넷으로 오페라를 즐기라고 권한다. 공연장까지 가는 수고와 번거로움, 금전적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추천한다. 유튜브, 중국의 유쿠 등에 이미 많은 오페라 작품들이 올라와 있다.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 아닌가. 방방곡곡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오페라들을 한두 편 접하다 보면, 처음엔 이해하기 어렵고 약간은 부담스러웠던 장면들이 어느 순간 이해되면서 여기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문화적 차이와 기본 지식 부족으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오페라의 세계로 우리를 친절하게 이끌어준다.

 

 

 

 

손바닥 오페라 여기까지

 


오페라는 보통 2~3시간 동안 공연이 이어지니 클래식 가운데 단품으로는 제일 길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인터넷오페라 감상의 큰 장점으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제자리 걷기나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오페라를 감상할 경우, 오페라 감상 자체는 마음을 위무하는 약손이 되고 그때 병행하는 피트니스는 약발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말 자막이 있는 오페라 20편,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10편, 오페라로 즐기는 고전 30편 등을 정리함으로써 오페라 세계에 입문하려는 이들의 편의를 도왔다.

 

 

조금 더, 전체 훑기


오페라 남녀 오페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르네상스 말기부터 바로크 시대, 고전기, 낭만기, 진일보한 현대 오페라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본다. 그 속에서 노래극 흥행사들이 필살기로 내세웠던 무대 위 남녀, 나아가 유명 작곡가들의 무대 아래 남녀 생활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글룩(1714~1787년)이 작곡한 '오르테오와 에우리디체'는 1762년 10월 5일 빈에서 초연이 올려졌다.

 

우리말로 가극歌劇이라고 표현하는 오페라의 역사는 약 420년 정도이다. 악보가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은 1600년에 만들어진 <에우리디체>이다. 에우리디체는 신부 이름이고, 신랑은 오르페오다.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서 따온 것이다. 대본은 오타비오 리누치니, 작곡은 야코포 페리다. 원작은 약 2천년 전에 쓰여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실린 10편과 11편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결혼식이 벌어진다. 신부는 신랑에게 씌워줄 화관을 만들려고 꽃밭에 갔다가 그만 독사에 물려 죽고 만다. 이에 신랑은 신부를 저승에서 데려오기로 결심하고 저승의 신에게 호소한다. 그는 뛰어난 시인이자 연주자이며 또한 가객이었다. 마침내 저승의 신도 감동해 신부를 다시 데려가라고 허락한다.

 

보십시오 님이시여,

우는 저를 보고 아름다운 부인이 얼마나 한숨짓고 계신지,

얼마나 서글프게

는물 고인 두 눈으로 저를 보고 계신지를.

보십시오 님이시여,

이 그늘, 그리고 어둔 지하의 신들마저

얼마나 저의 비탄에 저의 통곡에

다 같이 슬퍼하고 괴로워하는지를.

 

- '저승의 신에게 호소하는 부분' 중 일부 

 

그런데, 조건이 있었다. 이승에 도착할 때까지 신랑은 절대로 아내의 얼굴을 봐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신화의 뒷 부분을 우리는 이미 안다. 맞다. 어둠에서 벗어나기 직전, 신랑은 뒤따르던 아내를 돌아본다. 신랑은 약속을 어겼기에 저승으로 떨어진다. '바늘 가는 데 실 간다'는 말처럼, 비탄에 빠진 신부도 결국 죽고 만다.

 

 귀스타브 모로, <오르페우스>

 

바로크 시대에 하이브리드 인간 카스트라토가 등장했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 무대를 뒤흔들었다. 오직 성악용으로 양산된 카스트라토는 성인 남성의 몸으로 꾀꼬리 같은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특이한 인물이었다. 약 200년 동안 수십만 명이 제조(?)되었지만 이 중 열댓 명 정도만 최고의 진주로 대접받았다. 영화 <파리넬리>를 참고하라.

 

정상적인 사람은 누구나 변성기를 거친다. 하지만 카스트라토는 소년의 미성을 인위적으로 유지한 채 어른의 가창력이 보태진 사람들이다. 160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으로 배출돼 1900년대까지 존재했는데, 이들은  한동안 유럽 대부분의 성악계를 휩쓸었다. 마지막 카스트라토 알렉산드르 모레스키가 유일하게 목소리 녹음을 남겼다. 이는 1902년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부른 성가였다.

 

남자아이의 변성이 단절되는 것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내아이가 어떤 병이나 불의의 사고, 또는 사나운 짐승에게 물려 고환의 기능이 상실되었을 경우 변성變聲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를 인위적으로 시행함으로써 만들어진 사람들이 바로 카스트라토이다. 아마도 그 시대에는 항생제나 마취제가 없었기에 수많은 소년의 비명과 절규 속에서 수술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주로 고환 압착이나 제거, 드물게 수정관 차단법 등이 이용되었다.

 

마치 생활용품을 제조하듯 왜 이런 인물들을 만들어냈을까?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교황이 여성의 가창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둘째, 소년은 수술 후 바로 가창 훈련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필요한 인재를 신속하게 양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성악 교육에 매를 이용해 효율적인 양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변성 차단은 생식 불능을 초래했다. 이는 바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기도 하다.

 

      

 

참혹한 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에는 불과 0.1퍼센트만이 파리넬리 근처라도 갔다. 수술에는 다양한 요법이 둥원되었다. 이 일은 이발사들이 많이 했다. 이발소 커튼 뒤에서 아이의 비명을 막기 위해 방성구防聲具가 동원되었다. 수술 후 출혈 과다로 사망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런데도 로마와 나폴리의 이발소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붙어 있었다.

 

"사내아이 카스트레이션 싼값에 모심"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더라도 발군의 실력이면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딱히 일이 없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당연히 될 수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 역시 심신이 우수하고 성性적으로 결함이 없어야, 성생활이 금지된 성직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카스트라토는 공무원이나 군인도 될 수 없었다. 취업도 금지되었다. 학업 등 개인적인 성취는 돈이 없어서라도 시작하지 못했다.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종교적 관념상 결혼은 자식을 낳는 게 주요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피가로의 결혼>을 전후해 <후궁 탈출>, <돈 조반니> 등 창작활동을 계속함에 따라 계속 빚이 늘어갔지만 창작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서른 살의 나이에 다양한 장르에서 벌써 500편을 만들어낸 다작왕이었다. 그리고 일생 동안 626편을 작곡했다. 누가 그와 겨룰 수 있겠는가?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1786년 발표한 <피가로의 결혼>은 특히 위대했다. 프랑스에서 피에르 보마르셰의 동명 연극이 2년 전 큰 화제가 된 터였다. 혁명을 불러왔다는 후세의 평가를 받는데, '신성로마제국'은 그것의 반입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모차르트는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와 의기투합했다. 다 폰테는 자서전 대필자, 저널리스트 등 15개 직업을 전전한 뒤 대본가로 활동 중이었다.

 

 로렌초 다 폰테(1749~1838년)

 
<피가로의 결혼>은 초야권初夜權의 오래된 관습 등 당시 기득권의 탐욕을 정면으로 비판한 사회 풍자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음악은 우아하기 그지없다. 그 둘의 신묘한 조화라니....... 그들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눙쳐 검열의 그림자를 피할 수 있었다. <세비야의 이발사> 후편 격인 이 작품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난관을 뚫고 결혼에 성공했던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 커플이 <피가로의 결혼>에선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에게 눈썹을 치뜨는 전투적인 부부로 등장한다. 이들과 대조를 이루는 커플은 결혼을 앞둔 피가로(전편에서는 이발사, 속편에서는 백작의 하인. 백작의 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하인이 되었다)와 백작부인의 하녀 수잔나다. 바람둥이 행각으로 아내 로지나를 수없이 좌절시켜온 백작은 이제 수잔나에게까지 흑심을 품는다. 이를 알게 된 피가로는 수잔나 및 백작부인과 연대해 희극적인 계략을 써서 백작을 무릎 꿇게 만들고, 백작부인은 사과를 받아들여 남편을 용서한.

 

 

 

19세기에 그린 <피가로의 결혼> 1막의 한 장면

 

 

한 발 더, 비교 감상

 

방법론을 통해 그 결을 드러낸다고나 할까? 오페라마다 예외 없이 등장하는 아모레(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스카니 작곡의 이탈리아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빈에서 초연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를 비교함으로써 작품 속 마초이즘과 페미니즘을 살펴본다.

 

또한 은장미를 거론하는 <장미의 기사> 속 원수 부인과 <돈 조반니>를 비교해 탈선의 가속 페달을 밟아 비극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 군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프리마돈나, 즉 지구촌 최악의 바람을 맞은 마리아 칼라스와 최고의 섹시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삶과 노래를 비교 조망한다.

 

먼저 시칠리아 섬의 비극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주인공 투리두는 평범한 가장이다. 하지만 막이 오르자마자 그가 부르는 아리아는 묘하다. 옆집 부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옆집 남편은 마차를 몰고 이곳저곳 다니는 운송업자지만 아내의 자조를 믿는다.

 

축제일을 맞아 성당 주변은 봄기운이 완연하다. 떠들석한 분위기와는 달리 투리두의 처는 표정이 어둡다. 간밤에 남편이 외박했던 것이다. 시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다. 먼 마을에 간다고 했던 남편을 동네에서 본 사람이 있다면서 이웃집 여자를 거론한다. 남편이 군에 가기 전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여자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반응은 냉랭하다. 결국 이웃집 남자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이웃집 남자는 투리도에게 과수원 앞에서 결투를 하자고 신청한다. 포도주를 계속 마시던 투리도는 어머니에게 옛날 군에 입대할 때처럼 작별인사를 해달라면서 결말을 살짝 보여준다. 자신이 못돌아오면 아내의 엄마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만취 상태로 그는 결투장으로 나선다. 해가 지기 전 마을 아낙네의 비명 소리 "투리두가 죽었어요!"로 극은 끝난다.

 

시골의 기사도騎士道를 감상했으니 이젠 <장미의 기사>로 넘어가 보자. 때는 1740년대 신성로마제국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女帝의 통치기, 장소는 빈이다. 극의 출발부터 충격이다. 중년 부인이 젊은 백작과 호화 침실에서 뒹굴고 난 아침에서 시작된다. 육군 원수의 중년 부인은 한참 연하인 옥타비안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다. 1911년에 초연되었는데, 이 작품은 당시에도 '공연 포르노'로 묘사됐다. 

 

인기척에 놀란 젊은 백작은 급히 커텐 뒤로 몸을 숨긴다. 등장한 인물은 그녀의 무뚝뚝한 사촌이자 방탕한 오크스 폰 레르헤나우 남작이다. 중년의 남작은 갓 수도원에서 나온 15세의 소녀를 신부로 삼으려 한다. 약혼녀 소피에게 은으로 된 장미를 가져다 줄 '장미의 기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온다. 시녀 마리안델로 변장한 옥타비안 백작이 잠시 시중을 든다. 부인은 옥타비안에게 기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소피는 부유한 상인 파니날의 딸로 남작은 돈을 노리고 결혼하려는 속셈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짐작한 부인은 옥타비안을 보낸 것이다. 옥타비안과 소피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남작은 유혹의 편지에 걸려들고 만다. 남작은 시녀 마리안델로 변장한 옥타비안과의 은밀한 만남 중 발각된다. 부인은 사심 없이 애인 옥타비안을 보내준다.

 

1955년 라 스칼라에 오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세기의 공연'으로 평가받았다. 주인공 비올레타는 뛰어난 미모의 매춘부였는데, 마리아 칼라스는 그 역할에 심하게 몰입했다. 그때까지 통용되던 드높은 풍의 비올레타를, 베르디가 의도했던 100퍼센트 인간풍으로 전환시켰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 역할도 1958년까지 약 60번을 맡았다.

 
그즈음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있었다. 100킬로에 가깝던 몸무게를 몇 주 만에 55킬로로 감량한 것이다. 키가 172센티였으니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거듭난 셈이었다. 지방흡입술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한 시절, 호사가들은 그것에 대해 수군댔다. "저 여자, 촌충을 무더기로 흡입했대" 이렇게 그녀의 엄청난 체중 감량은 촌충요법설로 남았다. 디바의 옷장엔 화려한 의상이 넘쳤고 구두가 300켤레에 달했다.

 

 

처절한 비운의 역설


 

너무 일찍 요절한 빼어난 네 명의 작곡가 모차르트(35세 사망), 비제(37세 사망), 페르골레시(26세 사망), 벨리니(34세 사망) 등의 삶과 음악을 조명했다. 그들이 짧은 생애 동안 남긴 작품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우리는 역설적이게도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상처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혼을 힐링하는 오페라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원전 인용문과 대부분의 가사를 저자가 직접 번역했다. 우리말 자막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구분, 우리말 자막이 없을 경우 조금이라도 편하게 인터넷으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오페라와 관련된 기본적인 용어와 사항들도 따로 정리하고 있다. 특히, 책의 말미에는 인터넷오페라 157편의 감상 목록을 실었다. 이제, 오페라의 세계로 한번 빠져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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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근육을 키워라 - 하루 10분 재테크 공부로 돈이 저절로 붙는 체질 만들기
백승혜 지음 / 라온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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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구하지 못하는 정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다시피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지 못한다. 그 원인이 체계적이지 않은 재테크 지식 때문이다. 새해에 늘 하는 다짐 중 하나인 운동. 하지만 막상 운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건강에 대한 정보를 몰라서? 아니다. 좋은 운동법을 배워도 몇 번 해보고는 그만두기 때문이다. - ' 머리말' 중에서

 

 

부동산 지식에 대한 근육을 만들자

 

저자 백승혜는 18년 차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이룸경매학원 원장이다. 그녀는 경매, 분양, 프랜차이즈, 상가개발, 주거 인테리어 디자인 등 부동산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으로 많은 사람이 성공적인 재테크를 통해 부자가 되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있다.

 

저자 백승혜(오른 쪽) 

 

 

 


늘 명쾌하고 확실한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평을 듣는 그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재테크 바보'였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법을 집요하게 연구하고 공부한 결과, 지금의 자신을 만든 '부자근육'을 키우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이 지식과 실천법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해마다 부자가 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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