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적으로는 2026년 6월의 지방 선거가 중요합니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 해양수산부를 시작으로 한 각종 정부 부처의 이동, 이에 맞먹는 행정수도 세종시의 건설 등, 한국 도시의 미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주장과 결정들이 2026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나오고 있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진, 가제본 표지)


책의 저자 김시덕은 도시문헌학자이자 도시 답사가로 도시 발전과 팽창에 관한 그의 인사이트를 부동산 업계에서 크게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가끔 유튜브에도 출연하여 특정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미래상를 제시하기에 이를 즐겨 시청하는 편이다. 투자라기보다는 그저 방향성을 이해하는대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그의 주요 이력을 살펴보면 고려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 일본 총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1년 제70회 서울특별시 문화상(학술 부문)을 수상했다. 


총 2부에 걸쳐 13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2026년 대한민국 각 지역의 경제와 사회를 전망하며 도시 트렌드 제시한다. 3대 메가시티와 6대 소권으로 알아보는 해당 지역 경제의 호재와 악재를 망라하고 있다. 즉 대서울권, 동남권, 중부권이라는 3대 메가시티와 지방의 6대 소권으로 구분해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책은 지난 선거가 끝나고 드러난 진실을 제일 먼저 거론하고 있다. 2024년 4월의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기 김포ㆍ고양을 서울에 편입하겠다느니 GTXㆍ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를 신설ㆍ연장하겠다느니 하는 온갖 공약이 나왔다. 금방이라도 행정 편입이 이루어질 것처럼 사람들은 말했고, 또 GTX는 금방이라도 강원도ㆍ충청남도까지 연장될 것 같았고 A, B, C, D, E, F, G, H…… 하는 식으로 알파벳 노래를 여기저기서 불렀다. 나아가 전국 대도시의 철도와 강변 도로들 역시 금방이라도 지하화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연극이 끝난 후 텅빈 무대만 남겨지는 것처럼, 각종 유혹이 넘쳤던 선거가 끝나자 이제 우리들은 그 민낯을 보게 되었다. 지금껏 지속적으로 봐왔던 것처럼, 정권이 바뀌면 많은 기존 정책들은 흐지부지된다. 이를테면 국민들 위에 국회의원이라는 '옥상옥'이 생겨 이들 입맛대로 변한다.


교통망 건설은 항상 원래 예측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 지금껏 살면서 조기 착공의 케이스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정된 국가예산을 쪼개서 투입하므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선심성 빈 공약에 속아넘어가는 우리들이 한심할 뿐이다. 교통망도 수익성을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이용객이 별 없는 노선은 후순위가 되기 마련이라 자꾸 더 늦어질 수밖에. 


교통망 지하화의 경우 또한 과연 이게 공개발 정책인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저자 또한 이를 강하게 질책한다. 기존의 교통망이 형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서 이를 지하화한다는 게 비논리적이고 실현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


총선 때 메가시티 논란이 처음 제기됐던 김포는 수도권 지하철 5호선을 김포, 인천 검단신도시까지 연장하려는 계획과도 연관되어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까지 연장하는 노선이 검단신도시까지 연결되기에 과연 검단에 얼마나 많은 정차역을 만들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김포와 인천 두 도시간에 극한 대립을 보이면 사업 추진은 어렵고, 김포의 서울 편입이란 메가시티는 당연히 물거품이 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 위로 간다'는 속담이 딱 맞는 말이다.


2부에선 3대 메가시티와 지방의 6대 소권을 살펴본다. 메가시티는 대서울권, 동남권, 중부권으로 분류하고 이어서 지방 소권은 대구 구미 김천 소권, 동부 내륙 소권, 동해안 소권, 전북 서부 소권, 전남 서부 소권, 제주 소권 등 6대 소권으로 나뉘어 각 해당 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대서울권은 서울 강남, 1기 신도시 재건축, 3기 신도시와 135만 호 건설, 위례신사선-위례과천선, 경기 서남부의 교통과 연약 지반, 미래 한국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삼각형 순으로 설명이 이어진다. 이중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넓은 평택을 논하며 삼성전자 반도체로 인해 수혜받을 단지 이외의 지역 미분양을 말하는 건 핀트가 틀렸다고 지적한다. 즉 평택 동북부의 지제에서 중부의 팽성 정도까지를 아파트 수혜 지역으로 단정한다. 미래 먹거리 삼각형은 당진 북부를 포함하여 경기 서남부와 충남 북부에 걸쳐 조성되고 있는 베이밸리 메가시티로 거대 프로젝트의 핵심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도시의 미래는 시리즈로 이어진다


책은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본인이 관심을 가진 지역 위주로 핀셋 독서를 하는 게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현재 내가 읽고 있는 가제본은 미완성 도서라 더욱 그러하다. 도시 발전의 미래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최근 정식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 #부동산 #재테크 #한국도시의미래 #한국도시2026 #김시덕 #열린책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킵스 1 - 어느 순박한 영혼의 이야기 울림 3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마이너스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번역자로서 <킵스>1권은 '성장'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 작품이었다. 성장에는 종종 아픔, 실수, 오해, 후회가 동반된다. 그리고 웰스는 그러한 '불완전한 성장의 서사'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그려낸 작가였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치열한 경쟁과 계급적 불안,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적 따뜻함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번역을 마치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1866년 노동계급 가정에서 출생, 어려서부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정원 관리인이자 작은 상점의 점원으로 일했고, 어머니는 대저택의 가정부였다. 웰스는 어려운 형편 탓에 여러 공립학교를 옮겨 다녔고, 14살 무렵엔 본격적으로 생계를 위한 도제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삶에서 탈피하고자 매일 밤 독서를 하며 스스로 교육탑을 쌓았다. 이후 연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사회비평가로, 과학소설의 아버지라 불릴 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혁신적인 작품을 남겼다.


소설 <킵스>가 탄생한 20세기 초의 영국 시대상을 먼저 이해하면 독서에 도움이 될 듯하다. 당시 영국의 신분제 경제가 서서히 흔들리던 시기였다. 교육 기회의 확대, 산업 구조의 변화, 중산층의 급성장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귀족 중심 사회에 균열의 틈이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보이지 않는 문턱은 여전히 견고한 존재였다.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킵스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삼촌 부부의 손에서 자란다. 삼촌은 뉴 롬니에서 작은 장난감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킵스는 이 가게에서 소위 도제 생활을 훈련받고 있다. 그는 물건을 정리하고, 규율을 암기하고, 가게 주인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가여운 신세였지만 내면엔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과 꿈이 자라나고 있었다. 작가 웰스 또한 도제 생활을 경험했기에 이를 매우 잘 그려낸 듯하다.


비록 어릴지라도 사랑의 감정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냥 원초적으로 생기는 모양이다. 평소 동네에서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던 시드 포닉의 여동생 앤을 좋아했다. 그리 긴 교제 기간이 아님에도 키스를 청했다가 둘 사이에 거리가 생겼다. 이즈음 그는 새로운 도제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포크스톤의 상점에서 일하는 샬포드 씨가 삼촌에게 '그 아이를 좀 다듬고 싶다'는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떠나기 전 킵스는 단 한 번 만이라도 앤을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서 핑계거리도 없이 거리를 세 번이나 건넜다. 포닉네 집 창문을 올려다보려고 말이다. 여전히 앤은 숨어 있었다. 때마침 만난 친구 시드에게 "앤에게 좀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그렇게만 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둘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는 게 분명했다.


마침내 킵스가 타고갈 버스가 움직이고 있었다. 문이 쾅 닫히자 그는 목을 빼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분홍색 평상복을 입은 꼬마가 버스를 추격하고 있었다. 앤이었다. 달리는 버스에 나란히 선 그녀는 "아티! 아티! 그것 있잖아! 내가 그거 했어!"라고 외쳤다. '그것'의 의미를 아는 킵스는 버스를 세웠다. 그러자 앤이 버스에 올라타 무언가를 손으로 전달했다. "오늘 아침에 했어"란 말을 하고 다시 버스에서 내렸다. 킵스의 손엔 '반쪽 6펜스 동전'이 있었다. 둘만이 아는 사랑의 증표였다.


(사진, 샬포드 잡화점 69쪽)


킵스는 다른 8명의 젊은 영국인들과 한 방을 사용했다. 혹한기를 제외하곤 자신의 외투, 여분의 속옷, 그리고 몇 장의 신문지를 덮고 자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겼다. 그는 벌금 목록을 외웠고, 소포 묶는 법을 배웠으며, 가게 상품이 어디 있는지를 익혔다. 각종 천을 접고, 재고를 세고, 손님을 맞이하며, 길거리에서 샬포드를 만나면 모자를 벗는 법도 배웠다.


그의 일과는 아침 6시 30분에 시작되어 거의 녹초가 되어 발까지 아픈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선암 도제 민턴은 "네가 더 이상 일을 못할 만큼 나이가 들면, 그들은 널 버릴 거야"라고 말했다. 이에 킵스는 한 가지 욕망만이 점점 또렷해졌다. 쏟아지는 잔소리와 모욕의 폭우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인내하며 지낸 5년, 킵스의 도제 순위도 이제 2위급과 맞먹는 위치까지 상승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무수한 여성들과의 약혼 경험이었다. 무려 여섯 번이나 되었다. 하지만 잡화점에서의 약혼은 구속력도 거의 없었다. 그저 일종의 유행이었다. 잡화점 아가씨들은 자신들이 하녀처럼 보이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던 거다.


(사진, 여섯 번 약혼 91쪽)


그의 마음을 스쳐 지나간 젊은 여성들은 마치 버스 승객과도 같았다. 정해진 길 위에 잠시 나타났다가, 별다른 감정의 동요 없이 훌쩍 내리고 떠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벼운 연애 놀음은 그에게 끊임없는 흥밋거리였다. 그리고 노예 같은 세월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준 중요한 원동력이었던 셈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행복감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삶에 대한 불만은 그에게서 늘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이 어딘가 잘못되어 가고 있거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섰다는 의심에 시달렸다. 장갑을 끼고, 문을 열어주고, 길의 ‘바깥쪽’으로 걷는 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완전한 신사가 되기 전, 그는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무지의 늪을, 발을 헛디딜 수밖에 없는 불안감의 수렁을 비로소 깨달았다.


이같은 성장의 길을 걷던 킵스의 운명에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부의 상속이었다. 신문에 올라온 유산 상속자 아더 킵스를 찾는 광고로 인해 '1년에 1,200파운드'를 수령하는 우연한 유산이었다. 이후 그는 도제 생활을 청산하고 소년기의 짝사랑인 헬렌 월싱엄과 약혼을 한다. 과연 킵스는 그토록 원하던 영국 신사로 도약할 수 있을까? 


(사진, 2권 책표지)


2권은 주인공 아서 킵스가 뜻밖의 유산을 상속받은 뒤, 본격적으로 "신분이 달라진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국면에서 시작되었다. 1권이 "가난한 직공 견습생이 갑자기 부자가 되는 이야기"의 쇼크를 다루었다면, 2권은 "부자가 된 뒤의 삶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야기였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킵스는 상류층의 기준에 맞는 '신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예법과 발음, 취향을 새로 익히려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자라온 세계(잡화점 기숙사, 뉴 롬니의 초라한 거리, 삼촌 부부의 가게 등)와 점점 멀어지는 걸 느꼈다. 


특히, 헬렌과의 약혼 이후 그는 상류 사회의 식사 자리와 모임, 지적인 대화들 속에서 늘 한 템포 늦게 따라가는 사람으로 남았다. 빗나간 농담, 어설픈 단어 선택 등은 자신이 "성공한 사람"으로 대접받을수록 오히려 위축감만 커졌다. 와중에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아 있던 앤과의 재회가 일어난다. '반쪽 6펜스 동전'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풋풋했던 소년 시절로 돌아갔다. 


예나 지금이나 갑자기 돈벼락을 맞은 '졸부'에겐 항상 검은 그림자들이 어슬렁거린다. 킵스는 헬렌의 동생과 주변인들이 권하는 투자에 휘말려 함정에 빠지고 만다. "아무 일도 나와 상의하지 않고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는 헬렌의 말 앞에선 그는 함정에 빠진 느낌을 어렴풋이 받았던 것이다. 이후부터 그는 자신이 더 이상 헬렌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반면에 마음이 앤을 원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의 유산은 점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잘못된 투자 때문이다. 이제 킵스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앤과 함께 다시 소박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노동의 기쁨을 즐기는 것이었다. 소설 <킵스2>의 후반부는 두 사람이 작은 가게를 꾸리며, 빚을 갚는 삶을 그린다. 


돈은 왔다가 사라지지만, 가게는 자리를 지킨다 


마지막에 킵스는 "오만 파운드가 있어도 이 가게를 접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의 고백에서 과연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가 요즘 읽은 책인 성장소설 킵스가 비록 20세기 초 영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일지라도 진정한 존엄과 인간다움은 이 시대에도 유효한 듯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사진, 뒷표지)


#성장소설 #해외소설 #고전문학 #허버트조지웰스 #킵스 #소설추천 #해밀누리 #책추천 #요즘읽은책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5-12-15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 감사합니다.
 
원 페이지 인문학 - 하루 5분이면 충분한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비로소 오래 묵은 질문의 답을 찾았습니다. 인문학은 '지식'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것을요. 매사를 인문학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은, 어려운 책 몇 권을 읽는다고 단번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박제된 공부'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으로 '생각의 습관'

이 먼저 몸에 붙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은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작은 시작', '아름다운 태도', '관계', '세상 읽기', '단단함', '기록의 습관' 등, 여러 삶의 지혜를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각 주제별로 약 30개의 인문학적 사유의 결과를 담아냄으로써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365일 동안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며 아는 것을 넘어 '되어가는 것'을 위한 실천 도구인 셈이다. 

저자 김익환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그는 국내 최초의 기록학 전문대학원인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을 설립했으며, 한국기록학회장과 한국국가기록연구원장을 역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서 '하루 5분 실천 인문학'의 맛을 느껴보려 한다. 좁은 지면에 12개 장에 수록된 주제 전부를 담을 수 없으므로 이 중에서  나에게 감동을 준 인상적인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서평(리뷰)에 갈음하려 한다. 

조급함을 극복하는 지혜

대부분의 현대인은 조급한 삶을 살아간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현역에서 은퇴한 나도 뭔가 보람있는 재능기부를 해보려고 대학 후배가 경영하는 작은 회사의 경영고문 일을 수행하고 있기에 새로운 경영사조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면 허투루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수요일 저녁에도 갑자기 긴급회의가 소집되어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나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귀가한 후 새벽시간을 활용해 지금 서평 초고를 수정하고 마무리하고 있다. 이런 일이 나에게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다. 기업체 임원과 대표이사 직을 수행했던 지난 시간들이 이렇게 촘촘하게 내 삶에 박혀 있어서 익숙한 편이다. 

아무튼 책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새로 시작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아래 사진 참조)


자신의 삶을 조망하는 시간엔 집중이 요구된다. 난 주위가 캄캄하고 조용한 새벽시간을 이용하는 편이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마치 회사일과 결혼한 사람처럼 항상 일 보따리를 안고서 귀가했다. 일이 지나치게 많으면 조급한 마음에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게 된다. 완전무결하지 않아도 괜찮다. 남들과 일을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멀리 가려면 함께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난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모소대나무(모죽毛竹)를 아시나요? 

모소대나무는 대만과 중국 극동 지방에 자라는 대나무로, 씨를 부린 후 몇년 동안 별 자람이 없다가 5년 후부터 폭풍 성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30센티미터 이상 자라 6주만에 키가 15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사자성어의 주인공 격이다.              

우리에게도 모소대나무처럼 충분히 뿌리내릴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성장이 더디다고 좌절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지요. 사람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니 남들과 비교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시간의 나와 현재의 나를 견주며 성장하고 있는 나를 신뢰해주어야 하지요.(37쪽) 

하루하루 내가 공을 들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고 매 순간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루하루의 점들이 이어져서 결코 쉽게 끊어지지 않는 단단한 선이 된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흔적이 늘 아쉽다고 조급해 하는가? 지금은 '모죽'처럼 나라는 기둥을 세워줄 강인한 뿌리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오히려 신뢰하고 격려하자. 이것이 바로 모소대나무가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우월성보다는 탁월성을 향해

이렇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들은 남보다 우월해지고픈 욕구를 가진다. 상대적으로 나보다 취약한 남을 딛고 설 수 있어서다. 이런 단순한 지배력은 동물적인 발상이다. 진정한 경쟁력은 오히려 탁월함에 있다. 학창시절 내가 즐겨 사용하던 족탈불급足脫不及이란 말이 이에 가깝다. 즉 절대적 우위를 가리킨다. 책은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사진, 탁월성 추구법)

먼저 자만심과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불가佛家에선 이를 '하심下心'이라고 가르친다. 그렇다. 남을 치켜 세워주는 행동이 오히려 나를 빛나게 만든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부족한 자신을 겸허히 수용함으로써 모든 사람은 각자의 쓰임새가 있음을 인정하는 긍정적인 열린 마인드가 현재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노력과 함께 탁월함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칸트 철학의 교훈

독일 철학자 칸트(1724~1804)는 경험주의와 합리주의를 통합하는 입장에서 비판 철학을 확립했는데, 경험을 선험적先驗的 틀로 이해하려는 교훈을 제공했다. 즉 과거 경험을 되새기고 메모하며 선명하게 함으로써 생각의 힘生覺力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은 우리들의 생각 능력을 최대화하는 일상에서의 실천법을 제시한다.

첫째, 어제의 경험이 오늘의 행동과 상상에 녹아들도록 어제의 경험을 되새기고 종합한 다음에 오늘 하루를 계획하고 상상한다.

둘째, 독서하거나 공부할 때 먼저 지금까지의 공부를 되새기고 종합한 다음 앞으로 공부할 내용의 질문과 답을 미리 상상하고 독서하거나 공부한다. 

셋째, 일을 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때 과거의 경험을 돠새기고 종합한 다음 그 일을 어떻게 풀 것인지 상상한다.

미세한 차이가 만드는 격차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는 '차이와 생성의 철학자로 불린다. '차이와 반복'이란 개념으로 세상의 생성을 설명했다. 그의 철학에 따르면, 어떠한 반복도 완전히 똑같은 반복은 없으며, 모든 반복은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바로 이 '미세한 차이'가 성장의 비밀이다.

"반복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창조의 행위다" 
- 질 들뢰즈

일상의 작은 노력은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으키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미세한 차이는 복리처럼 쌓여, 어느 순간 거대한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이 큰 차이는 다시 새로운 반복의 기반이 되고, 그 위에서 또 다른 미세한 차이들이 생겨나며 우리의 성장을 가속합니다.(169쪽) 


나를 위한 선물
 

올 한 해 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의미 있는 연말 선물을 해보면 어떨까? 한 자루의 만년필일 수도 있고, 새로운 배움을 위한 내년도 인문학 수강권일 수도 있다. 단순한 물질적인 가치를 넘어 정신적인 가치를 함께 담은 선물이라면 '나날이 성장하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지 않겠는가. 하루하루 성장을 꿈꾸는 모든 면학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문 #인문학 #실천인문학 #자기계발 #원페이지인문학 #김익한 #21세기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 김주하 앵커가 단단한 목소리로 전하는 위로
김주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주하는 공부하기에 바빴고 뉴스하기에 더 바빴다. 세상을 배울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일에는 승승장구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가 됐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삶에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인생은 본인의 노력으로 안 된다는 것을 살아보며 배웠다. 이 책은 그렇게 배운 김주하가 쓰는 인생의 참고서다. - '추천의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항상 세상을 깨우는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해온 김주하 앵커는 거친 폭풍우에 하루하루 삶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쉽게 풍랑에 휩쓸리지 않도록 잠시라고 의지할 수 있는 닻이 되고자 이 책을 썼다. "나의 목소리가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내가 겪은 모든 고통도 충분한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총 열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목소리를 꿈꾸던 소녀, 유리 천장을 향하여, 완벽한 삶이라는 신기루, 거짓의 성, 약속과 배신, 법정이라는 무대, 홀로서기, 새 둥지를 틀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메시지 등을 통해 그녀의 단단한 갑옷 아래, 가장 연약한 살을 파고들었던 시련의 이야기를담고 있다. 


케이블TV가 생겨나던 시절, 모 케이블 방송사에 입사 지원을 했다가 낙방한 김주하(이하 '주하')는 당시 담당자을 찾아가 탈락한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의 대답은 오히려 '본인이 잘 알지 않느냐'는 퉁명스런 말투였다. "자기 목소리를 모르는 겁니까?" 그렇다. 목소리가 너무 낮은 중저음이라서 떨어진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상파 방송사 입사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격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반 활동을 하며 줄곧 꿈꿔왔던 언론고시를 임용고시로 방향을 돌리는 게 현명하단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과科 친구들의 노력을 봐왔던 터라 이또한 마찬가지 쉽지 않을거란 생각에 여러 가지 고민과 걱정들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주하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언론인 강연을 들은 후 질의응답 때 미처 자신의 궁금한 점을 묻지 못해 안타까워하다가 운좋게 강연장 뒷자리에서 높이 쳐든 손을 바라본 김동건 아나운서가 그녀를 지목했다. "제 목소리도 아나운서가 될 수 있습니까?"란 질문에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목소리는 다르게 들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지상파 방송사 입사의 꿈은 지속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하가 이화여대 출신 방송인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고교를 졸업하고 맨 처음 입학한 곳은 건국대학교였다. 여기서 공부하다가 이화여대 출신 중에 유명 앵커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다시 입시를 준비해 이화여대에 입학했을 정도로 그녀의 꿈은 간절했다. 누군가 말했다. "재능은 간절함을 이길 수 없다"고. 간절함은 필히 뼈를 깎는 노력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결국 주하는 바라던 공중파 방송사 MBC에 입사했지만, 나이 많은 주하를 향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다.    


(사진, 앵커 김주하)


여성 앵커라는 일에만 집중하며 개인적인 시간을 거의 즐기지 못했던 주하는 미국에서 계속 찾아오는 한 중년 여성의 끈질긴 집념 때문에 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는 전도 유망한 청년과 결혼,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렸다. 언론에선 마치 공주와 왕자 같은 세기의 커플로 침소봉대했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연애기간이 길었거나 첫 눈에 혹하고 반할 만한 그런 첫 만남의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교회에서 만난 사이라는 것 또한 거짓이었던 일종의 사기 결혼에 휘말린 셈이었다. 그 중년 여성의 의도적인 접근은 이혼 경력이 있는 자신의 아들을 주하와 결혼시키려던 고도의 작전이었다. 


어느 날, 한 선배가 주하에게 예비 신랑이 유부남이란 제보가 있음을 전하자 마치 둔기에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를 따지는 주하에게 예비 신랑은 미국에서 결혼 증명서를 떼면 그런 의혹은 모두 밝혀진다며 오히려 더 큰 소리를 쳤다.


(사진, 이혼자로 표기된 결혼증명서)


본디 거짓말이 더 큰 소리임을 애써 무시하고 결국 2004년 결혼식을 올렸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도와 줄 친정 근처로 이사한 날 시어머니의 짐을 풀다가 우연히 발견한 남편의 결혼 증명서엔 '이혼자'라고 분명하게 적혀 있었던 것이다. 거짓의 城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었다. 치명적인 거짓말을 결혼 전에 명쾌하게 밝히지 않았던 자신에게 '헛똑똑이'라고 비난할 뿐이었다. 


"거짓된 희망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 프리드리히 니체


뿌려진 '악의 씨앗'이 갑자기 착한 얼굴을 한 천사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겠는가. 주하의 엉터리 신랑은 서서히 그 진면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혼 경력을 감춘 것 외에도 잦은 외도, 도박, 그리고 심지어 대마초 흡입 등 한 마디로 쓰레기 인성이 하나둘 노출되더니 이젠 어린 아들에게 폭행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를 멈출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시어머니라고 판단, 긴급 구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못난 아들 감싸기였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이 꼭 들어맞는 장면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치 팬인 것처럼 거짓 호의로 주하에게 접근, 유부님인 아들을 싱글로 속이고 사기 결혼을 주도했던 시어머니 슬하에서 착한 인성을 가진 아들로 어찌 성장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더 이상 이런 거짓의 성에서 어린 자식들(아들과 딸)이 살개 해선 안 된다고 느껴져 주하는 이혼을 결심하고 그 성을 탈출했다. 이후 지루한 이혼 소송이 진행되면서 시어머니와 신랑이 보여준 추태는 분노감을 금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사진, 김주하의 '그런데')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말한다. 힘든 가정사를 겪으면서 주하는 비로소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값지고 가치 있는 인생 경험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양분이 되었다. 홀로서기로 인해 비록 많은 것들을 잃었지만 그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 주하는 새로운 직장에서 많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녀의 앞날을 응원한다. 


#매경출판 #매일경제신문사 #김주하 #앵커 #아나운서 #MBN #뉴스 #꽁꽁얼어붙은한강위로고양이가걸어갑니다 #여성리더 #커리어 #위로 #회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을 보다 -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의 기술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 정서, 의식을 말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모호한 것들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고 증명하는 것이 심리학입니다. 형체가 없는 마음을 비교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심리학을 공부하면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이경민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상담심리전공 박사과정을 이수 중이다. 현재 동국메타융합상담코칭센터, MCI 마인드케어 심리치료센터, 서울발달심리상담센터에서 심리삼당사로 활동하고 있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마음의 기술:자신을 받아들이다(1장), 관계의 기술:타인과 소통하다(2장), 자기관리의 기술:성장을 이끌다(3장), 삶의 전환기를 건너는 기술: 균형과 조화를 이루다(4장), 나이듦의 기술:수용하고 성장하다(5장), 치유의 기술:스스롤를 돌보다(6장) 등을 통해 우리들 삶에 필요한 심리기술들을 배운다.


심리학의 5가지 관점 


생물학적 접근은 뇌의 활동에서 인간의 정신과정의 연관성을 찾아내며, 정신분석적 접근은 인간의 정신 세계를 의식전의식, 무의식으로 나누고 무의식의 영역이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연구하고, 행동주의적 접근은 연구의 대상을 의식 세계에서 행동이라는 외적 부분으로 이동해 외부적 '자극'이 어떻게 조건화되어 인간의 행동에 작용하는지 살펴본다. 


인지주의적 접근은 인간의 지각, 기억, 사고가 어떠한 체계를 거쳐 행동으로 나타나는지를 연구, 즉 인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인지적 과정에 집중해 사물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과정과 그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인본주의적 접근은 인간을 자기 인식, 경험을 통해 선택권을 스스로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고 잠재력을 가진 긍정적 존재로 바라본다.


(사진, 관점 비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뭘까? 프로이트는 심리적 과정에 작용하는 정신적 에너지를 추동drives이라고 표현한다. 추동은 성적 추동인 리비도와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추동인 타나토스로 나뉜다.


리비도는 프로이트의 심리성적발달이론(psychosexual development theory)을 설명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삶에 대한 본능이자 생존과 번식을 위한 쾌락의 욕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프로이트는 “모든 생명체의 목표는 죽음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죽음, 파괴, 공격성에 대한 것도 인간의 본능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에너지를 타나토스라고 이름 붙였다. 무의식적 추동推動은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현실에 맞게 억제되거나 알맞은 방법으로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어 가시적이지 않다. 


정신분석이론은 상징과 은유적인 표현으로 성격을 표현한다, 마음의 영역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나눈 지정학적 모형을 통해 설명한다. 의식은 생각하고 지각하는 영역이며 주의를 기울이면 알아차릴 수 있는 반면, 무의식은 직접 알아차릴 수 없는 마음의 부분을 나타내며 욕망의 근원이자 충동과 감정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는 전의식은 '기억하고 있는 영역'으로, 현재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노력으로 의식의 영역까지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을 뜻한다.


(사진, 빙산으로 표현한 의식)  


스턴버그의 삼원지능이론 

분석적 지능~ 학문적 지능, 정신과정과 연관됨
경험적 지능~ 창조적 지능, 경험과 연관됨
실제적 지능~ 실용적 지능

스턴버그는 새로운 관점을 포괄한 삼원지능이 균형을 이루고 유지될 때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고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며 성공지능의 개념을 제시한다. 삼원지능은 기존까지 지능을 내적인 능력으로 한정 지어 평가했던 것에 반해, 경험적 지능을 통해 외적인 부분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사진, 성공지능의 개념)


경험과 협동

같은 집단 내에서 경쟁과 협동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흔히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소개되는 사례를 살펴보자. 

죄수 A와 B는 절대 자백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둘 다 자백하지 않으면 각각 1년형을 받고, 둘 중 한 사람만 자백하면 자백하지 않은 사람만 15년형을 받고, 둘 다 자백하면 각각 10년형을 받는다는 조건이 제시되었다. A와 B는 어떤 결정을 할까? 가장 유리한 선택은 서로 자백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성립하자면 상대방이 자백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자백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자백해서 석방될 수도 있다.


(사진, 게임 도표) 

결과를 종합해보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중 2/3가 협동(자백 안 함)보다는 경쟁(자백)을 택했다고 한다. 협력이 최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고려한 거다. 이러한 게임이론(theory of games)을 통해 집단 내의 개인은 그 결과가 집단 전체의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폐페즈 회로

페페즈 회로가 작용하면서 정서가 대뇌피질의 이성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정은 대상피질을 통해 유입되고, 시상하부를 통해 표현된다. 대뇌피질은 이 과정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파페즈는 이때 부정적인 사고가 증폭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참고로 정서를 주관하는 변연계는 포유류의 경우 뇌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파충류의 경우 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사진, 페페즈 회로의 흐름)


#심리 #심리학 #심리학을보다 #이경민 #원앤원북스 #믹스커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