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자연주의 소설가 1880년 미천한 창부였다가 육체만으로 인기 여배우가 된 여인의 삶을 다룬 소설 ‘나나’를 출간한다.


“금파리는 거리에 버려진 썩은 고기에서 죽음을 묻혀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윙윙대며 날아다니다가 남자들에게 독을 옮긴다.”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 중에서



이는 팜므 파탈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다. 동시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매춘부에게 매료되면서도 병균을 옮기는 금파리만큼 멸시했던 상류층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졸라와 돈독했던 마네는 발간 전부터 이 소설을 알고 있었고, 이에 영감을 받아 소설과 같은 제목의 그림을 먼저 선보였다. 마네가 '나나'를 그린 지 1년 6개월 만에 졸라는 <나나>를 연재했고, 이듬해 책으로 출판했다. 매력적인 고급 창녀 나나의 부귀영화와 몰락을 통해 당시 고위층의 부패를 비판하는 내용은 출간 즉시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



화가 (1832~1883)는 1877년 같은 제목의 그림을 먼저 선보였다. 바로 위 그림이다. 고급 창녀의 부귀영화와 몰락을 통해 고위층의 부패를 시각예술로 비판한 작품이다.


마네의 작품이 나오자 파리 시내가 들썩였다. 그림의 실제 모델이 고급 창녀 출신 여배우 앙리에트 오제르였기에 누가 봐도 매춘을 소재로 한 작품이란 게 확실했기 때문이다.


시선을 그림으로 다시 옮겨 보자.


그림 속 여인은 관능미가 넘친다. 속옷 차림으로 거울 앞에 서서 한껏 멋을 내려는 여인은 화면 밖 관람객을 향해 은밀히 눈짓한다. 동그랗고 큰 눈, 오뚝한 코, 붉고 도톰한 입술, 잘록한 허리에 볼록한 엉덩이. 누가 봐도 매력적이다.


화면 오른쪽 소파에 앉아 나나의 몸단장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신사도 이미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상태. 여인의 화장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그의 눈길이 풍만한 엉덩이에 꽂혀 있다. 엉덩이를 보는 신사의 눈길과 화장하면서도 시선을 느낀 듯 엉덩이를 당당하게 내미는 여인의 표정이 해학적이다.


등 받침대가 있는 커다란 소파는 상류층이 침대 대용으로 애용하던 쾌락의 공간이었으며 뒤쪽 벽에 그려진 학은 매춘부를 상징한다.


#그림이야기 #나나 #에두아르마네 #매춘 #고급창녀 #고위층의부패 #에밀졸라소설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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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박수 칠 때 떠나라
송인창 지음 / 미류책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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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얼마 할 것이냐?” 하는 질문에 앞서 “비트코인이 왜 가치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우선이다. 비트코인은 당초에 스스로를 ‘미래의 화폐’라고 하더니 이제는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한다. 화폐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디지털 금’이 될 거라고 한다. 비트코인의 가능성이 부정될 때마다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그럴듯한 새로운 서사story를 창작해서 설파한다. - '시작하며' 중에서



책의 저자 송인창은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영국 런던정경대에서 석사, 요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정책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을 지내며 국제 통화, 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유럽부흥개발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 이사로 근무하며 개발 금융 현장을 경험했다. 최근까지 G20 국제협력대사로 활동하며 국제 경제 이슈를 다루었다.


총 6막으로 구성된 책은 탐욕과 투기, 그리고 버블(1막 전설), 비트코인과 다양한 암호 화폐(2막 심문), 비트코인의 본질(3막 물고기), 국가와 비트코인(4막 굿), 연극이 끝나고 난 뒤(5막 쇼), 무엇을 신뢰할 것인가(6막 끝을 보다) 등으로 이어지면서 장진 감독의 영화 '박수 칠 때 떠나라'(2005년)의 스토리 구성을 차용, 비트코인 붕괴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암호 화폐의 성지 대한민국


한국이 암호 화폐 투기의 핫존이란 말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사실상 한국은 '전 세계 2대 암호 화폐 시장’으로 평가받는데, 그리 유쾌한 얘기는 아니다. 초스피드를 자랑하는 모바일 환경, 24시간 열려 있는 거래소,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 제도적 빈틈 등이 중첩되어 암호 화폐 투기 자체가 하나의 유흥용 게임처럼 변질된 것이다.

심지어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고자 1,000만 명 이상이 거래소 계정을 통해 가상 자산 거래를 한다. 그 규모가 연간 2,500조 원에 달해 세계 3위 수준이다. 또 원화는 달러화에 이어 전 세계 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법정 통화 2위다. 특히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거래에선 세계 1위이다.

탐욕의 광풍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은 여전히 비합리적인 동물이다. 탐욕의 광풍엔 너무나도 빨리 올라탄다. 역사적으로 투기 광풍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신제도 또는 신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맹신’이다. 

즉 신기술이 새로운 부를 초래한다는 기대감을 부풀리지만 정작 그 기술을 검증할 역량이나 신뢰할 만한 정보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이리 되면 스스로의 판단을 포기하고 남들이 하는 행동을 따라하며 이를 맹신한다. 그렇다. 사람들은 팩트보다는 그럴듯한 스토리에 쉽게 빠져든다. 더구나 큰 이득을 보장받을수록 열광적으로 이를 믿는다. 

네델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광풍'을 떠올려 보라. 양파 뿌리와 흡사한 튤립 구근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당시 집 한 채 가격으로 거래되다가 한 선원이 이를 양파로 착각해 먹어치운 사고로 인해 제정신을 차렸던 것이다. 이내 광풍은 거품 녹듯 사그러들었고 튤립 가격은 급락세를 탔다.

이번엔 다르다?

비트코인이 등장할 때 '미래의 화폐'란 말로 유혹했지만 그 신뢰성에 의구심이 커지자 이젠 '디지털 금'으로 변신해 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의 버블은 튤립, 닷컴 기업등 그 실체를 볼 수 있었으나 비트코인의 경우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 더구나 경제학자와 금융인들은 비트코인의 쓰임새조차 불명확하므로 위험한 투기로 간주하고 있다.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할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환각제를 마구 뿌려 시세의 반등을 유도한다.

세상에 출현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과거의 대표적 버블 붕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그 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금융사를 보면 버블이 붕괴된 후 시세는 거의 바닥 수준까지 하락한 다음 반등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 차례의 롤러코스터를 거듭했던 비트코인은 하락한 후 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곤 했다.

이런 모습이 그릇된 이해로 인해 오히려 투기 광풍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가치가 있어서 시세가 반등하므로 이는 '버블이 아니다'는 주장까지 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틀렸다. 버블이 아니란 일종의 착각이 빚어낸 현상일 뿐이다. 또 가치가 있어서 오르는 게 아니라 사이비 종교 신도들처럼 맹신에 빠져 이를 매수하기 때문에 오를 뿐이다.

비트코인의 반등은 기술적 개선이나 실제 사용의 확대보다는, 기관 투자자의 진입, ETF 승인 기대, 통화 불안, 반감기 등 새롭게 만들어진 서사에 의해 촉발되어 왔다. 기업의 주가 상승은 신기술 개발, 신상품 발매, 신시장의 개척 등으로 매출과 이익의 증가 때문인 것과 다르다. 즉 비트코인 가격의 반등이 ‘내재 가치의 회복’인지, ‘다음 사이클의 투기적 기대’인지는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이는 여전히 버블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된다.

화폐로서의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최대 약점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거래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없다. 법정화폐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거래마다 복잡하고 분산화된 인증이 필요하고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위해 검증을 거쳐야 하며, 이 검증은 새 블록이 생성되는 주기에 맞추어 진행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평균 10분에 한 번씩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고, 이 블록은 1MB 크기로 제한되어 있어서 한 블록에 포함될 수 있는 거래 수는 대략 2,000~3,500건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초당 처리량으로 환산하면 거래 처리 속도는 초당 약 3~7건 정도다. 이는 비자카드의 평균 초당 최대 처리량인 2만 4,000건과 비교하면 극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한계점은 거래가 몰릴 때 확연하게 취약점으로 드러난다.

2011년 상업적 거래에 최초로 사용된 실적은 '실크로드'라는 웹사이트였다. 이 사이트에선 헤로인, 엑스터시, 코카인, 총기 등이 거래되었다.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활용해 암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관심을 가졌다. 그렇다. 비트코인은 지하 경제용이다. 해킹 사건이 생겨도 이를 되찾으려하기보다 오히려 쉬쉬한다.

비트코인은 이론상 脫중앙화된 화폐임애도 실제론 국가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는 시스템으로 변질되었다. 이는 비트코인이 주장하는 '국경과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자유로운 네트워크라는 이상理想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비트코인의 가치와 가격

고대 그리스 철학가 플라톤에서부터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담 스미스에 이르기까지 고민했던 문제가 바로 '가치와 가격의 불일치' 였다. 인간에게 정말 소중한 물은 가격이 낮은 반면, 아름다움 말고는 별 소용이 없는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엄청 비싸다. 오늘날의 경제학자는 이를 '한계 효용'으로 설명한다. 즉 물의 총효용은 압도적으로 크지만 충분히 공급되기에 추가 1단위가 제공하는 만족(한계 효용)은 낮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가치와 가격의 관계에 있어서 '시장은 항상 옳다는 믿음'이 작용해서 '가격을 가치로 간주'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도 몇 배 상승하는 암호 화폐의 가격을 보노라면 과연 암호 화폐의 가치가 일순간에 그렇게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분명 의문이 든다.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가격은 가치를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장기적으론 가격이 가치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많은 행동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인지적 편향과 감정이 가격을 체계적으로 왜곡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행동 경제학은 가치의 심리적 기반을 강조하며 반복적 편향이 가격을 합리적 가치로부터 장기간 이탈시키는 메카니즘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앵커링, 과신, 확증 편향, 군집 행동 등이 그러하다.

따라서 '항상 모든 가격이 곧 가치'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재의 가격은 사람들의 편향, 시장 구조, 사회적 제도, 정보 부족, 정보의 비대칭성 등의 이유로 '본질적인 가격(가치)'으로 이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트코인 옹호자들은 "가격이 중요하지 가치는 생각치 마라" 또는 "비트코인 가격이 곧 가치"란 말을 자주 한다. 마치 소피스트처럼 말이다.

비트코인 붕괴 시나리오

터지지 않는 버블은 없다. 지금까지의 금융사金融史를 살펴보면 그러하다. 터지지 직전까지 도달한 풍선은 결국 터지고 만다. 수많은 경제학자, 금융인, 투자자들이 암호 화폐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닥터 둠'이란 별칭을 가진 루비니는 "암호 화폐의 99퍼센트는 사기이며, 나머지 1퍼센트도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세로운 형태의 '폰지 사기'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맹신도의 귀엔 그저 잡소리일 뿐, 오히려 미친 개가 짖는다고 폄하한다.

2022년 11월 6~8일, 단 72시간 동안 세계 2대 암호 화폐 거래소였던 FTX 거래소에서 약 60억 달러가 인출되었다. 사상 최초의 대규모 '코인 런' 사태였다. FTX의 파산은 가상 자산 업계에서 가장 충격적인 붕괴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비트코인은 은행 예금과 달라서 누군가의 채무가 아니라서 '뱅크 런'과는 또 다른 위험이다. 즉 '자산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공포로 변해 급속히 확산되고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된다.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 암호 화폐가 무용지물이 되는가?'라는 논쟁이 진행 중이다. 일부는 양자 컴퓨터가 현재의 컴퓨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연산을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 화폐를 보호하는 안전 장치를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리되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는 탈취될 위험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과연 이런 해킹이 가능할까? 현재의 양자 컴퓨터는 실험실 수준으로 미약하므로 실제로 암호 화폐 체계를 공격할 만큼 안정적인 용량을 갖추고 있질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론적으론 가능할지라도 현실적으론 거리가 멀다는 얘기가 된다. 언제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2050년 이전에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1988년 대학가요제 은상 수상곡인 <연극이 끝난 후>의 노랫말을 흥얼거린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혼자서 객석에 남아/조명이 거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음악 소리도/분주히 돌아가던 조명도/모두 다 멈춘 후/객석에는/정적만이 남아 있죠'

비트코인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만든 권력이 아니라 누구도 변형할 수 없는 코드를 신뢰하라"라고 명확한 대답을 한다. 하지만 강철 같은 규칙은 흔들리는 권력보다 위험하다.

비트코인은 투자 대상인가?

실질적인 생산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끝없이 가격 상승을 통한 '불로소득不勞所得'을 추구하는 행위는 결코 투자라고 불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그저 '투기'일 뿐이다. '한탕주의'라는 모험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스트래티지란 회사가 일찌기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과거 4년간 수익률이 무려 2,228퍼센트라는 명성을 얻었다. 과연 이 회사는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걸까? 더 이상의 부조리는 멈춰야 한다. 지나친 탐욕은 화를 부를 뿐이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이 말 정말 명언이라 생각된다. 비트코인 투자를 고민중인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제경영 #재테크 #비트코인 #비트코인박수칠때떠나라 #송인창 #미류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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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럭으로 월 700만 원 번다 - ‘2,400명’ 창업인이 증명한 ‘배송 창업’ 성공 공식
김이화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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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업을 비전 없는 단순노동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땀 흘리고, 무거운 물건을 나르고, 때로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며, 체력으로 버티는 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배송업은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 쉬운 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많지 않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이화는 배송인그룹 총괄팀장으로 자본 없이도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창업 모델임을 증명해낸 실전형 리더이다. 그녀는 침대조차 없는 좁은 방에서 세 자매가 함께 자라야 했던 결핍을 통해 배운 '사람 냄새'나는 현장을 스스로 택했다.

3부(배송 창업 제대로 알기, 리스크 제로로 시작하기, 배송 창업으로 인생 재설계하기)에 걸쳐 총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현실을 마주하라(1장), 배송 창업의 모든 것(2장), 나에게 맞는 배송사업 찾기(3장), 모르면 100% 당하는 함정들(4장), 배송 창업자 인생 로드맵 5단계(5장) 등을 통해 배송 창업에 관한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월 천만 원 벌기 신화'는 허상이다

월 천만 원 벌기 신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이는 지금과 같은 불안의 시대가 만든 허상이다.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른 듯 상승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끝없이 벌어지는 게 현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계층의 이동 사다리가 단절된 지금, ‘노력 없이 빠르게 성공하는 법’은 불안의 틈새를 쉽게 파고든다. 이렇게 속임수와 사기는 쉽게 먹혀 든다.(사진)


통계청이 발표한 <근로소득 통계>(2022년)는 월 천 신화가 얼마나 하황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에서 월 1천만 원 이상의 급여 소득자는 전체의 단 2.6%다. 그렇다.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 뿐이란 얘기가 된다. 이 지점에서 재테크 고수 모건 하우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는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 부는 천천히, 그러나 영구적으로 축적된다" - <돈의 심리학> 중에서

새벽 배송 시장이란 새로운 기회

소위 '총알 배송'이라 불리는 한국의 배송은 속도와 품질 면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서비스 분야이다. 저녁에 주문한 식재료가 다음낭 아침 새벽 집 현관에 배송되고, 한강 공원에서 주문한 치킨과 음료 또는 자장면이 지정한 장소에 신속하게 배달되는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이외엔 거의 없다.

이런 배송은 온라인 쇼핑을 부추기는 현상마저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이같은 물류는 39홈쇼핑(현, CJ홈쇼핑), LG홈쇼핑 등 홈쇼핑 시대가 도래하면서 판매업을 지원하는 배후 사업으로 출발한 면이 강하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내 기억으론 홈쇼핑 출발과 함께 한때 운송전문 회사 '한진'이란 주식 종목이 급등했던 적도 있었을 정도로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배송업의 증가세를 유발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배송업이 깜짝 성장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아마도 인구구조의 변화, 즉 나홀로 세대의 증가와 함께 장보기 배송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에 기인한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고령화 추세 또한 온라인 주문 증가로 인한 택배 수요가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물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는 단연 새벽 배송이다. 한때 일부 신선식품 업체의 차별화 전략으로 여겨졌던 이 방식은 이제 유통 전반의 표준 매뉴얼이 되었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까지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새벽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제 새벽 배송은 '있으면 편한 서비스'란 단계를 넘어섰다.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등의 증가는 신선식품 구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과거 퇴근 후 마트에 들리거나 주말 장보기에 나서던 사람들의 구매 패턴까지 달라진 탓에 '밤에 주문하고 새벽에 배송을 받는' 방식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월급쟁이 vs 사업자

배송 창업은 단순히 배송 차량을 운전만 하는 게 아니라 차량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작은 물류 사업이다. 그 차이는 바로 월급쟁이가 삶을 간신히 유지하는 구조라면, 사업자는 삶을 확장하는 구조다. 물런 이 두 가지 길에 대해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의 적성과 취향은 제각각이기에.

중요한 것은 어떤 길이 자신의 목표와 성향에 맞는가일 것이다. 이왕 배송업에 발을 들이려 한다면, 같은 땀을 흘리더라도 이 땀에 대해 정직한 보상을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스스로의 선택은 하루를 바꾸고, 그 하루가 삶을 바꿀 것이다. 창업을 원한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된다.

배송 창업의 준비 요소

화물운송종사자격증~ 국가 자격증
배송 차량~ 이동식 사업장
영업용 번호판~ 노란색 번호판(아래 사진)
사업자등록증~ 개인사업자 등록


길치여도 괜찮아

배송업은 남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체력이 약한 여성이나 60대 은퇴자들이 배달을 위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약점 때문에 지레 포기할 일이 아니라 그 조건에 맞는 배송 일을 찾으면 된다. 책을 많이 읽는 나의 경우로 말한다면 온라인으로 주문한 도서를 배송하는 분은 삼십대 여성이다. 

길을 찾는 게 힘들다는 초보 기사들이 많다. 특히 아파트 단지는 초반에 가장 큰 벽이 된다. 규모가 큰 단지는 길이 복잡하게 느껴진다. 동의 위치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건물 내부의 구조가 낯설면 엘리베이터를 찾기 위해서도 헤매게 된다. 또 단독주택이 밀집한 골목길에서도 이런 난관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소위 '길치'는 배송업을 할 수 없는 걸까? 답은 '아니다'이다. 배송업은 ‘택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루에 수백 곳을 도는 일도 있지만, 하루에 정해진 몇 군데만 가면 되는 일도 있다. 그렇다. 동선이 단순하다면 길치의 약점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납품 배송, 간선 차량 운행처럼 정해진 곳으로 정기 납품하는 일은 초보자에게 특히 안정적이다.

배송 창업자 인생 로드맵

시작~ 초심으로 무장하기
정착~ 3개월 안에 적응하기
성장~ 수익 극대화하기
확장~ 노동에서 관리로 업그레이드
졸업~ 배송 이후의 삶 설계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도 책은 초보 창업자의 꿈과 영혼을 앗아가는 사기꾼의 덫을 소개하며 진입해보기도 전에 우울한 마음에 들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는 몰라서 당하는 경우인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여기에도 유효하다. 차량을 강매하는 지입 사기는 가장 흔한 경우이며, 또 수수료 빨대를 꽂는 브로커들의 알선 사기도 조심해야 한다. 온몸이 땀 범벅이 될지언정 가장 중요한 성공 보증수표는 '강한 멘탈'이다.

#경제경영 #창업 #배송창업 #물류사업 #나는트럭으로월700만원번다 #김이화 #나비의활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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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세계사의 미스터리
기묘한 밤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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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현실과 맞닿을 때, 그것은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각 시대의 두려움과 꿈을 담아 몸집을 불려 갑니다. 그렇게 수많은 세월을 견디며 결국 지금의 우리 앞에까지 도달해, 여전히 생생한 숨을 전하고 있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 기묘한 밤은 대중에 알려진 것부터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었던 것들까지 '미스터리'로 분류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들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 수 110만 명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1등 미스터리 채널이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조선의 역사, 그 뒤에 숨은 의문들(1장), 전쟁은 끝났지만 미스터리는 남았다(2장), 역사를 뒤흔든 기묘한 인물들(3장), 기독교 전설의 숨겨진 수수께끼(4장), 신화가 된 역사 속 미스터리(5장), 세상을 놀라게 한 기묘한 선비(6장)에 이르기까지 기묘한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도선의 왕건 탄생 예언


"내가 왕이 될 상相인가?"라는 유명한 대사를 용하다는 관상쟁이에게 날린 주인공은 바로 '수양대군(훗날 세조)'이다. 그는 당시 어린 왕인 조카 단종을 허수아비 격인 상왕으로 승격시키고 조선 7대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조카 단종을 등에 업고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좌의정 김종서와 영의정 황보인을 추종하던 세력들을 일거에 도륙한 무자비한 폭력성을 내보였던 '계유정난'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런 유형의 이야기들은 제법 있다.


통일신라를 물려받고 소위 후삼국을 평정해 새롭게 고려 시대를 연 태조 왕건의 탄생에 관한 설화 또한 미스터리다. 시대가 혼탁한 상황엔 여지없이 등장하는 게 바로 소위 '예언'이다.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하며 '침소봉대針小棒大'되는 형태를 띤다. 미스터리란 그 실체가 겉으로 온전히 드러나지 않아야 점점 기승을 부리며 효과가 극대화되는 법이다.    


별안간 ‘왕이 될 인물이 날 것’이라는 예언을 명승名僧 도선으로부터 들은 왕융(왕건의 아버지)이 이를 믿지 못하는 표정을 짓자, 도선은 송악松嶽(지금의 개성)의 지맥이 백두산에서 시작해 물의 운명[水母]을 띠고 있음을 설명하고 물의 대수大數에 맞춰 집을 짓고 기운을 받아야 대영웅을 얻을 수 있다고 상세한 설명을 했다고 전한다.


이에 왕융은 '같은 값이면 붉은 치마'란 심정으로 도선이 지정한 곳에 새로운 집을 지었고, 이후 예언대로 아들을 얻어 이름을 ‘건建’이라 지었다. 이 인물이 바로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이다. 그런데, 왕건은 도선의 능력을 완전 믿었다. 자신의 묫자리는 물론이고, 후대 왕들에게 남긴 '훈요 10조訓要十條'에 도선과 관련된 내용을 국가 지침 중 하나로 기록했다.


바다민족, 청동기 시대를 파괴하다

이집트 가자지구에서 트로이에 이르기까지 그간 번성했던 수많은 대도시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거나 살아남은 문명조차 회복 불능 상태의 상처를 입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불과 50년 남짓 사이에 동부 지중해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충격적인 사건을 역사는 '후기 청동기 시대의 붕괴'라고 부른다.

수많은 문자와 기록이 사라졌고, 발달했던 기술의 맥이 끊겼으며, 세상은 '암흑 시대'로 퇴보하고 말았다. 당시 지중해 경제의 큰 축을 담당했던 문명과 많은 왕국들이 줄줄이 망했으니, 지중해 연안 전체의 경제력 또한 침체되고 말았다. 이 사건의 중심엔 소위 '바다민족'이라 불린 정체 불명의 집단이 있었다. 고대사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이들은 마치 재앙처럼 갑자기 출현하여 인류 최초의 주요 제국 중 하나인 히타이트 제국과 고대 그리스의 청동기 시대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미케네 문명을 사라지게 만들었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고대 이집트조차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쇠퇴하기 시작하게끔 만들었다.

그런데, 이들 민족이 얼마나 무자비했는지는 당시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집트 메디네트 하부 대신전에 새겨진 비문에는 당시 이집트 제20왕조 제2대 파라오 람세스 3세가 델타 전투에서 바다민족을 격퇴한 기록이 남아 있다.(사진)



람세스 3세의 델타 전투 승전을 기록한 신전 벽의 부조엔 깃털 모자를 쓰고 둥근 방패와 긴 창을 든 침략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새겨져 있다. 이집트 기록과 다른 고대 문헌을 종합해 볼 때, 바다민족은 제커, 데니엔, 웨세쉬 등 다수의 해양 민족으로 구성된 연합체였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기원과 목적에 대해선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기독교 전설의 수수께끼

성경 속 이야기는 팩트(진실)일까, 꾸며낸 허구일까? 고고학자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을 찾아나섰다. 성경에 따르면 골리앗은 블레셋의 '가드' 출신이다. 이스라엘 바일란대학교의 고고학자 아렌 메이어 박사는 1997년 동료들과 함께 발굴 후보지 중 한 곳인 팔레스타인의 '텔 에스 사피'란 마을에서 첫 삽을 뜬 것이다.(사진)


메이어 박사팀은 발굴 현장에서 '오스트라콘'이란 작은 도기 조각을 발견함으로써 성경 속 골리앗의 고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도기 조각에 새겨진 비문에 등장하는 글자가 성경 속 골리앗을 뜻하는 글자와 매우 유사한 철자와 문양을 갖고 있었던 거다.   

경에 묘사된 골리앗은 키가 무려 3미터에 달하고, 입고 다니는 갑옷의 무게만 50킬로그램, 창날의 무게만 7킬로그램에 달했다고 하는 괴력을 소유한 거인이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 수치 때문에 골리앗은 오랫동안 허구의 인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현대 의학과 유전학 전문가들은 골리앗의 거대한 체구가 특정 질병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2014년, 퀸즈대학교의 디어드리 도넬리와 유전학 전문가 패트릭 모리슨은 골리앗이 ‘유전성 뇌하수체 장애’, 즉 말단 비대증을 앓았을 거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성경은 골리앗의 거대함이 유전적 요인임을 시사한다. '사무엘기(하권)'엔 골리앗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한 거인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이 여섯 개씩 모두 스물넷으로 거인족의 자손 중 한 명인데, 이는 다지증多指症으로 유전 증후군의 증상이다. 그렇다면 과연 골리앗은 실존 인물이었을까?

명나라의 수도 북경 대폭발과 하늘의 버섯구름 

1626년 명나라 천계天啓 6년 5월 초엿새 사시巳時, 명나라의 수도 북경은 일순간 아비규환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굉음과 함께 도시 전체가 흔들렸고, 놀란 시민들이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즉 하늘에는 거대한 버섯 모양의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역사 기록은 흔히 정통성을 부여하거나 사건을 과장하고자 신화적 은유를 사용하곤 하지만 ‘북경 대폭발’ 혹은 ‘천계 대폭발’ 사건은 명나라 조정의 공식 기록인 <희종실록熹宗實錄>, 명나라 조정이 발행하는 신문인 '저보邸報', 청나라 학자 주이준이 저술한 <일하구문日下舊聞> 등 비교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여러 사료에 공통적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가 미궁에 빠져 있는 기괴한 사건이다.



버섯구름이란 핵폭탄을 연상시키는 참상이 아닌가 말이다. 혹시 외계인의 소행일까? 1986년, 중국에서 북경 대폭발 360주년을 맞아 대규모 학술 토론회를 가졌다. 새로운 가설들이 등장했지만, 그 어느 것도 명쾌한 결론을 못내고 막을 내렸다고 한다.

기묘한 미스터리 이야기는 더욱 흥미를 끈다

총 서른 가지의 미스터리한 세계사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진진하다. 내 취향에는 잘 맞다. 사실 학창시절 이런 류의 미스터리에 빠져 관련 책을 읽는다고 밤을 꼬박 지새우다가 제대로 된 공부는 안 하고 엉뚱한 책을 읽는다고 아버님에게 꾸중을 듣기도 했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그럼에도 그 호기심을 결코 멈출 수가 없었다.

#역사 #세계사 #미스터리 #기묘한세계사의미스터리 #기묘한밤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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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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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독이 왜 의지의 문제가 아닌지, 세계적 기업들이 만들어낸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갇힌 우리가 얼마나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불합리한 싸움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통하지 않는다. - '이 책을 향한 찬사' 중에서



책의 저자 니클라스 브렌보르는 덴마크의 과학자 겸 작가로 그의 국제적 베스트셀러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국왕립협회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었다. 코펜하겐대학교에서 분자생체의학 및 생명공학을 전공,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분자생물학 박사과정 중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식품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1부), 포르노 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2부), 스크린 중독을 통제할 수 잇다는 착각(3부) 등을 통해 '비만의 시대에서 놓치고 있는 것'에서 부터 '내추럴과 스테로이드'에 이르기까지 17장에 걸쳐서 중독은 사실상 통제 불가임을 강조하고 있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새 장 안에서 커다란 알을 쳐다보고 있다.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엇을 할지 고민하더니, 일 위로 뛰어오르려 한다. 우스꽝스러운 광경이다. 새의 몸집만큼 알이 커서, 새가 그 위에 편안하게 자세를 잡으려고 할 때마다 미끄러진다. 하지만 새는 곧바로 다시 알 위에 자리를 잡으려 시도한다.

위 장면을 지켜보던 과학자 두 명이 서로를 보며 웃는다. '이 녀석도 속아 넘어갔군.' 이 새는 검은머리물떼새로 50그램도 안 되는 작은 갈색 알을 낳는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새들이 실제론 훨씬 큰 알을 선호한다는 걸 발견했다. 즉 이 새는 석고로 만든 커다란 가짜 알에 넋이 빠져 이를 선택한다.    


‘초자극’이란 동물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대상을 과장한 것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선택지보다 더 크거나, 더 밝거나, 더 강력한 버전의 자극이다. 이는 비단 검은머리물떼새만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새를 속이는 데도 사용되어 왔다.

초자극은 설계된다

어느 날 밤 갑자기 식료품 수납장에 있는 과자 한 봉지가 생각났다. 먹을지 말지 갈등에 놓인다. 한쪽에는 이성과 의지력이,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600칼로리의 공허한 칼로리를 뚝딱 먹어치우고 싶은 욕망이 맞붙어 싸운다. 

하지만 사실 이 갈등은 결코 혼자서 벌이는 싸움이 아니다. 수천 명의 다른 사람이 이 싸움에 참여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그들은 모두 적으로 싸움에 참가한다. 과자와 사탕을 제조하는 회사의 목표는 식료품 수납장에 있는 과자 봉지를 뜯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돈을 벌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초가공식품의 민낯이다. 문제는 가공 그 자체가 아니다. 식품을 초자극물로 만드는 것, 즉 뇌에 최대의 보상을 주어 가능한 한 많이 먹게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음식을 가공하는 것이 문제다. 이것이 바로 비만의 시대에서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것 아닐까?(사진, 쥐도 홀딱 반하는 쿠키)


음식이 가장 맛있어지는 조합을 찾아라

지방은 대부분의 식품 초자극에 사용된다. 패스트푸드인 햄버거를 떠올려보라. 기름진 고기, 기름친 치즈, 기름진 베이컨, 기름진 소스 등이 조합되어 있다. 우리는 지방이 많은 음식에 끌린다. 게다가 상호보완적인 설탕까지 첨가된다.

우리가 지방과 설탕의 조합에 왜 이렇게 정신줄을 놓는지에 대해 아직 그 이유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실 지방과 설탕은 자연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다. 자연에서 꿀처럼 당분 함량이 높은 식품도 찾을 수 있고, 견과류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도 찾을 수 있지만, 둘 다 높은 경우는 보이지 않는다.

완벽한 식품 초자극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이 입맛 최적화 부분을 과학자들은 ‘지복점 찾기’라고 부른다. 지복점至福点이란 실험동물과 인간 참가자 모두에게 최대의 쾌감(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합을 말한다. 만약 지복점에서 벗어나면(많은 지방/적은 탄수화물 혹은 적은 지방/많은 탄수화물 등) 음식의 매력이 떨어진다.

둔감화鈍感化의 법칙

경제학 용어 중에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특정 재화가 증가할수록 그 효용(쓸모와 가치)은 점점 감소한다는 뜻이다. 그렇다. 사람의 몸은 적응 기계다. 뇌는 특히 더 그렇다. 뇌는 어떤 자극에 노출되더라도 거기에 적응한다. 심지어 비행기 밖으로 뛰어내리는 극한의 자극일지라도.

처음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는 몸이 감지하자마자 아드레날린이 폭주할 것이다. 그리고 뇌에서는 엔도르핀이 폭주하면서 황홀감을 더한다. 하지만 스카이다이빙 강사처럼 이런 낙하를 밥 먹듯 하면 몸은 서서히 반응이 감소한다. 이런 현상을 둔감화鈍感化라고 말한다. 첫경험은 설렘이지만 갈수록 그 경험의 맛은 둔해지는 법이다.(사진, 전 세계의 초자극화)


도파민의 진실

헤로인을 먹으면 헤로인이 혈류에 주입된 후에 뇌까지 이동한다. 이어서 뇌의 보상 체걔에 있는 뇌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신호가 시작된다. 반면 전극을 뇌에 직접 삽입하면 보상 체계의 뇌세포를 거의 즉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캐나다의 연구자들은 한 실험을 설계했다. 우선 쥐들의 여러 뇌 부위에 다양한 깊이의 전극을 이식했다. 이후 쥐들을 우리에 집어넣었다. 쥐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라서 코를 킁킁거리고 더듬으면서 주위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연구자들이 설계한 실험에서 결국 쥐들은 페달을 눌러 전극을 활성화시켰다. 대부분의 경우 별 일이 발생하지 않지만 몇몇 쥐들은 페달을 피하기 시작했다. 불쾌한 기분(경험)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 마리 쥐들은 전기자극을 경험한 후 다른 모든 활동을 전폐하고 미친 듯이 페달을 누르고 또 누르면서 기분이 업되는 걸 느꼈던 거다. 드디어 과학자들이 보상 체계를 찾아낸 것이다. 1950년대 이후로 무수히 많은 실험이 반복되었다. 일부 쥐들은 배고픈 상황에서도 코앞에 놓인 음식을 무시하고 계속 전기자극을 선택했다. 과학자들이 개입하지 않으면 아마도 굶어 죽을 것이 분명했다.

캐나다 실험 이후 미국에선 사람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다. 한 남성 환자는 24살의 백인으로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굴곡 있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까운 친구도 없었고, 아홉 번이나 전학을 했으며,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약물에 중독되었다. 환자의 동성애를 치료할 목적으로 그의 뇌 여러 부위에 전극을 이식했다. 전극 중 하나는 뇌의 보상 체계 안에 있었는데, 3시간의 실험 동안 이 버튼을 1000번 넘게 눌렀다.

뉴욕의 몇몇 의사들이 만성 요통을 앓고 있는 48세의 여성에게 전기자극을 시도했다. 허리가 아플 때마다 전극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치를 주었는데, 이 여성은 전극 중 하나를 누를 때마다 성적으로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치명적인 전기자극 중독에 빠져 다른 모든 걸 포기하고 하루 종일 버튼만 눌렀다. 이후 가족들이 이 장치를 숨기면 그녀는 장치를 다시 찾으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 반응을 이해하려면 미국 심리학자 켄트 베리지의 연구가 도움이 된다. 베리지는 욕망과 쾌락의 느낌이 사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서로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베리지는 ‘원함’과 ‘좋아함’은 같은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이 두 가지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아이스크림을 원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사실은 이 둘이 서로 완전히 별개일 수도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헤로인 남용 장애가 있는 사람은 처음 몇 번 약물을 투여할 때는 큰 쾌락을 경험한다. 하지만 뇌는 적응하기 마련이고, 사람이 약물을 계속 사용하면 거기서 오는 보상은 줄어든다. 결국에는 헤로인이 좋은 느낌을 전혀 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욕망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반대로 중독이 심해지면서 욕망은 더 커진다. 따라서 남용 장애가 있는 사람은 약물에 대해 절박한 욕망을 경험하면서도 쾌락이나 ‘좋아함’은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스크린에 사로잡히다

포유류는 주로 야간에 활동하는 다람쥐와 비슷한 생명체였다. 그래서 초기의 포유류는 색色을 볼 필요가 없었기에 기본적으로 색맹이었다. 대신에 후각과 청각을 이용해 방향을 파악하고 먹이를 찾고 위험한 포식자를 피했다. 수백만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많은 포유류들이 이런 특성을 지닌 흔적을 내보인다. 대부분 이색성 색각을 갖고 있다.

인간은 삼색성 색각을 갖고 있다. 삼색이란 표현은 눈의 망막에 들어있는 원뿔세포의 유형이 3개임을 의미한다. 원뿔세포는 색을 포착하는 기관인데 인간은 3가지 버전을, 즉 첫째 버전은 푸른색을, 둘째 버전은 초록색을, 셋째 버전은 붉은색을 포착한다. 반면 대부분의 포유류는 붉은색을 포착하는 원뿔세포가 없어서 초록과 주황을 구분하지 못한다.

영장류는 열대 우림에서 과일을 먹는 동물이었는데 열대 우림에서 밝은 색깔은 과일일 잘 익었으니 이제 먹어도 된다는 신호였다. 이처럼 영장류는 밝은 색깔에 끌린다. 이런 본능은 소셜미디어 초자극 기계의 먹잇감이 되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엄청나게 자극적인 틱톡 피드, 컴퓨터 게임, 넷플릭스 시리즈에 한번 익숙해지고 나면, 뇌는 이런 활동들을 기준 삼아 다른 활동에 따라올 보상을 평가한다. 그렇게 되면 인공적으로 설계된 초자극만큼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 못하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더 큰 의지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누구나 집착에 빠질 수 있다

현대인들이 그림 그리기, 악기 배우기, 책 더 많이 읽기 등 자기개발의 목표를 세웠다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은 모두 예전에는 사람들이 그냥 재미 삼아즐기던 활동들이다. 만약 200년 전에 살고 있어서 여가 시간을 보낼 방법이 필요했다면, 이런 활동들은 보상이 가장 큰 선택지 중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활동들이 의지를 필요로 하는 활동의 범주에 속하게 됐다. 현대의 초자극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 #교양과학 #중독 #중독을통제할수있다는착각 #니클라스브렌보르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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