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분석하고, 인간은 판단한다.' 이 말은 인간을 기술보다 우위에 두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과 인간의 기능을 더 엄격하게 구분하려는 주장에 가깝다. AI는 인간보다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며, 때로는 인간보다 더 정확하게 패턴을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 의사결정은 계산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박근수는 공공 안전과 보호, 위험 판단이 핵심이 되는 현장 영역에서 업무를 수행해 온 공직자다. 반복적인 행정처리보다 본질적인 것이 결국 '판단'이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 시대 공공 의사결정의 구조를 탐구해왔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AI시대, 공공부문은 무엇이 달라지는가(1부), 공공 판단은 무엇인가(2부), 판단은 어떻게 형성되고 훈련되는가(3부), 공공 판단은 어디에 적용되는가(4부) 등을 통해 AI가 공공부문에 깊이 들어올수록, 인간은 판단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공공 결정은 항상 누구가의 권리, 자유, 안전, 형평, 정당성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 결정은 사후에 설명 가능해야 하며, 누군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 즉 정당화 가능성과 책임 귀속 가능성이 바로 공공 판단의 본질이다.(7쪽)


AI 시대, 공공부문은 무엇이 달라지는가


지금까지 AI 논의의 출발점은 대체로 생산성과 자동화였다. 이는 민간 부문에선 상당히 타당하다. 고객 응대, 물류 최적화, 마케팅 추천, 이상 탐지 등의 영역에선 효율 향상이 핵심적 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공공부문은 시민의 권리와 의무, 공적 자원의 배분, 안전과 자유의 균형, 공정성과 정당성 같은 문제를 다룬다. 여기서 효율도 중요하지만 효율이란 측면 외에 다른 한 가지가 추가된다. 바로 '공공 판단'으로, 숙련자의 막연한 감感이나 오래된 경험만으로 내려지는 결정을 뜻하지 않는다. 


AI 시대의 행정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더 이상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하지 않는 시대에, 무엇을 끝까지 인간의 판단으로 남겨야 하는가를 다시 묻는 시대다. 그리고 이 질문이야말로 앞으로의 공공행정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AI의 도입은 단순한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 공공 판단의 지형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다. AI는 인간의 필요를 제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어디에서 왜 필요한지를 더 분명하게 만든다. 즉 공공부문은 기술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이후에도 남아야 할 판단의 구조가 무엇인가를 묻기 시작해야 한다.


(사진, 공무원의 역할)


공무원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복적 처리 업무는 감소할 수 있지만 공무원의 가치가 더 높은 차원에서 재정의된다는 뜻이다. 결국 공공조직에서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은 규정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모호한 현실을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AI 시대는 이런 사람을 더 필요로 한다.


공공 판단은 무엇인가


이 책에선 공공 판단을 네 가지 요소의 결합으로 본다. 무엇을 정보로 읽을 것인지, 위험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충돌하는 가치를 어떻게 형량衡量할 것인지, 그리고 그 결정을 누구의 책임으로 남길 것인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즉 저자는 인간이 수행해야 할 고유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구조화하는 개념이다.


공공기관은 성능만으로 존재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본질은 시민의 삶에 개입하는 힘을 행사하면서도, 동시에 이유와 권리와 책임의 언어로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공공 판단은 단순한 행정 기술이 아니라, 민주적 공공성의 핵심이 된다.


AI가 판단 불가능한 5가지 상황


가치 충돌 상황

맥락 우위 상황

책임 요구 상황

예외 상황

도덕적 딜레마 상황


책의 핵심 모델은 공공 의사결정을 다섯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아래 사진에 표현된 I: 인포메이션(정보), R: 리스크(위험), C: 콘택스트(맥락), V: 벨류(가치), A: 어카운트빌리티(책임) 등의 요소들을 말하는데, 하나의 질문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핵심 모델)


내가 가진 정보는 충분한가?

위험은 무엇이며, 얼마나 긴급한가?

이 사건의 맥락은 무엇인가?

어떤 가치가 충돌하고 있으며,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나?

이 결정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공공 판단의 3 법칙


AI의 강점이 분석에 있다

판단은 맥락과 가치를 필요한다

공공 판단은 책임을 수반한다


판단은 어떻게 형성되고 훈련되는가


과거의 전문가들은 주로 현장에서 직접 들어온 정보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AI가 제시한 신호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 AI 시대의 실무자는 2개의 신호 체계를 동시에 다루게 된다.


하나는 현장의 신호로 사람의 표정, 말의 흐름, 관계의 긴장, 상황의 미묘한 어색함, 기록 속 불일치, 맥락의 단절 같은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AI의 신호로 점수, 분류, 경고, 추천, 위험도 표시, 우선순위 제안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둘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AI 시대 전문가의 핵심 역량은 둘 사이의 긴장과 파이를 해석하는 능력이 된다. (사진, 흐름)



첫 번째 단계~ 경험

두 번째 단계~ 패턴 인식

세 번째 단계~ 위험 신호

네 번째 단계~ 직관

다섯 번째 단계~ 결정

마지막 단계~ 책임 성찰


공공 판단은 순간적인 감각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 구조의 인식, 위험의 식별, 직관의 압축, 결정의 실행, 책임의 성찰로 이어지는 연속적 과정임을 알 수 있다. 공공부문이 앞으로 AI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시대일수록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러한 판단 형성 과정을 더 명료하게 드러내고 훈련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일이다.


공공 판단 훈련의 목적은 단순히 더 신중한 개인을 만드는 게 아니다. 그 목적은 공공조직 안에 판단의 언어, 판단의 절차, 판단의 책임 구조를 뿌리내리게 하는 데 있다. 사례를 통해 판단을 연습하고, 편향을 인식하며, 설명과 기록을 통해 정당화를 구조화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조작은 비로소 AI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공 판단 역량을 가질 수 있다.


공공 판단은 어디에 적용되는가


AI는 반복성과 신호의 누적을 잘 잡아낼 수 있고, 인간은 그것이 실제 공포와 통제, 권리 침해, 개입 정당성의 문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판단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분석 능력과 그 신호를 관계의 역사, 피해자의 공포, 가해자의 통제 양상, 권리 충돌, 책임 구조 속에서 해석하는 공공 판단 능력의 결합이다.



재난에서 필요한 것은 AI가 줄여 준 불확실성 위에서 남아 있는 가치 선택과 책임 부담을 누가 어떤 절차로 감당할 것 인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 최종 감당 주체는 결국 인간 지휘 체계다. AI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도구 일수는 있어도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 공적 결정을 책임지는 주체는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재난 의사결정은 AI-era Public Judgement Model의 전형적 사례가 된다.


복지와 아동 보호는 공공 판단의 윤리성을 가장 날카롭게 시험하는 분야다. AI는 관리 효율을 높이는 도구일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시민을 데이터 포인트가 아니라 권리 주체로 대우하게 만드는 것은 공공 판단의 구조다.


AI 시대 공무원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문서를 처리하느냐가 아니다. 진짜 차이는 그 조직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공공 판단을 수행할 수 있는가에서 드러난다. 결국 미래의 국가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넘어 설명 가능하고 책임 가능한 판단을 수행하는 공무원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판단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AI 시대를 맞아 공공조직은 구 갈래 길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하나는 분석을 결정으로 오인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분석을 판단으로 승화시키는 길이다. 전자는 빠르지만 위험하고, 후자는 어렵지만 지속 가능하다는 특장을 지녔다. 이에 대해 책의 저자는 "공공부문은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AI-eraPublicJudgementModel #책추천 #사회힉일반 #사회학일반추천 #공공조직 #공공부문 #공무원 #판단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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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하면 무조건 돈 버는 실전 부동산 경매 (최신 개정판) - 부동산 고수가 족집게 과외처럼 짚어 주는 경매 필수 지식과 투자 비결
유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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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여러분을 두 번째 길로 이끌어 주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실제로 ‘발로 뛰며 움직이게 만드는’ 책이 되기를 원한다. 시장의 혼란 속에도 기회는 있다. 경매는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어 주는 체계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유근용은 흙수저에서 100억 대 자산가로 거듭난 부동산 투자의 초인이다. 지난 9년간 수많은 경매와 공매에서 낙찰받았으며, 현재 소형 토지를 포함해 300건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라이프체인징'과 유튜브 '유근용의 투자공부'를 통해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지난 2022년 출간했던 <따라하면 무조건 돈 버는 실전 부동산 경매>의 개정판으로 경매 핵심 이론, 아파트/빌라/오피스텔 경매, 대지/임야/농지/도로 경매, 낙찰 후 명도 등을 통해 기본기에 충실한 지식을 우리들에게 전한다.


경매에 관한 선입견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은 하자가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왜 경매라는 절차가 진행되는지를 이해하면 틀린 생각임을 알게 된다. 경매는 채권자가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이다. 돈을 빌려주었는데 이를 제대로 상환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자가 채권 회수를 위해서 해당 부동산을 매각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나 또한 경매에 대해 슬픈 추억이 있다. 금융투자업을 하던 절친한 후배를 위해 내가 살던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해 부동산담보대출을 받도록 도와주었는데 대출이자를 장기 연체함에 따라 해당 금융기관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아파트를 경매로 내놓았던 것이다. 이를 해결하겠다던 후배는 결국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해 나에게 예상치 못한 고통을 안겨주고 말았다.


그 아파트는 내 가족이 함께 실거주하는 생활 공간이라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 실내 인테리어에 수천만원을 투자해 공을 들인 아파트였다. 물론 경매 부동산에 하자가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 당시 난 코스닥 기업 인수에 나섰다가 사기수에 휘말려 M&A를 실패함으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자금 여력이 거의 없었기에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세차게 찍힌 꼴이 되고 말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경매 공부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경매에 사용되는 용어들은 일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 것들이라 어렵다는 선입견이 고착된 게 아닐까 싶다. 공부하다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더 많다. 물론 저절로 알아 지는 지식은 없으므로 경매 공부를 해야 한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공부하는 게 그리 쉽지 않기에 오히려 이것이 선뜻 경매에 발을 내딛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지레 포기한다면 달라지는 게 없다. 또한 두려워 할 투자법도 아니다. 경매 부동산은 통상 시세에 비해 싸게 나온다. 이는 결국 워런 버핏이 말하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투자법과 일맥상통한다.

생애 첫 낙찰자의 경험

라이프체인징에서 경매 공부를 한 수강생은 2024년 4월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아파트를 낙찰받았다. 생애 최초의 성과였다. 성공 경험을 얻고자 실전 투자에 나서서 3.9억에 낙찰받아 4.1억에 매도했다. 단기매도였다. 뭐든 다 그렇지만 단 한번의 성공으로 이후 여정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투자자는 강의장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 성공적인 경매를 위해 상대적으로 투자 엑시트가 쉬운 아파트, 그것도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의 물건 위주로 도전에 나선 실전 경매 투자였다. 그래서 목적도 애초에 단기매도로 계획했다.

그의 투자 여정을 뒤따라 가보자. 대상 물건의 현장 답사(임장)를 통해 교통 여건, 학교까지의 거리, 정확한 시세 파악 등을 꼼꼼하게 수행했다. 무엇보다 부동산중개소를 방문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게 성격상 매우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배운 대로 3곳 정도 방문해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 해당 부동산 경매를 낙찰받을 경우 호불호가 갈리는 이 타입의 아파트를 마침 찾는 이가 있으므로 매도 성사가 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사람들이 붐비는 경매법정을 고려해, 집에서 미리 입찰서를 작성한 후 법정에 입장해 봉투에 입찰서와 보증금을 넣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자칫하면 소란한 분위기에 휩쓸려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신문 기사에 등장하는 입찰가 과다액 작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이번 입찰이 다섯 번째 도전이었으며, 입찰자는 총 18명이었다. 이후 집행관이 최고가를 쓴 그를 호명했다. 영수증에 사인하고 이것저것 서류 작업을 하면서 정말 이날이 금방 지나갔다.    


첫 경매의 성공은 그에게 자신감과 경험치는 물론이고 수익까지 얻는 쾌거였다. 내가 평소 가진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이라는 투자 가치관에 맞닿아 있다. 첫 물건의 성공적인 매도 이후 그는 지금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경매에 도전하고 있다. 2026년 현재까지 총 15건의 물건을 낙찰받았다고 한다. 그는 경매 초보자들에게 큰 욕심을 버리고
난이도가 낮은 물건으로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여기서 나의 경매투자 경험을 소개하려 한다. 전세계 경제전문가들이 20년이 넘어도 경제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떠돌던 IMF 위기가 서서히 걷혀가고 있을 즈음 나는 주거래은행 융자담당 임원으로부터 아파트 경매 물건을 소개받았다. 

해당 물건의 위치는 강원도 강릉이었다. 여름 휴가 때나 가끔 가는 강릉해수욕장 주변에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가 경영하던 회사에 근무중이던 강원도 출신 한 임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구해보라고 지시했다.

이후 임원의 보고와 함께 1박 2일 일정을 잡아 강릉으로 출장을 갔다. 소형 아파트라서 그리 큰 투자금액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파트 현장 주변을 내 눈으로 반드시 확인하고 싶었다. 동시에 강릉의 맛집도 탐방하고 싶었기에 마치 짧은 휴가로 여겼다.

사전에 약속이 잡힌 인근의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 일행이 4명이나 되니까 오히려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주말에 놀기 삼아 왔다고 안심시키고 해당 아파트 단지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예상한 대로 외지인들이 주로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였다. 휴가 때 잠시 이용하는 휴양소 같은 분위기였다. 현지인 실소유 거주세대는 오래된 아파트라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원하다는 정보까지 얻었다.

아파트 건설회사 임원 출신이었던 나는 재개발 시행사로 선정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기에 채권 회수를 원하는 은행의 입맛에 맞는 최고가로 낙찰받았다. 이후 도움을 받았던 인근 부동산사무소 대표와 함께 1년 넘게 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예상대로 업무가 흘러가지 않았다.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 중소형 건설사들이 개입하면서 아파트 단지 매수가격이 상향되기 시작했다. 경제성 검토 끝에 포기하기로 결정, 낙찰 받은 아파트의 매도를 부동산사무소 대표에게 부탁했다. 낙찰받은 가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아파트 상수도에 녹물이 다소 포함되는 흠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 지점에서 사택으로 이용한다는 말만 듣고 미리 해당 아파트 내부를 점검하지 않았던 내 실수였다. 아무튼 경락대금 대출이자와 진행경비 등은 결국 손실이 되고 말았다.

낙찰 후 인테리어 시공

경매 투자로 낙찰받은 물건이 투자용이라면 반드시 최소한의 인테리어는 시공해야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맛이 좋다'는 말처럼, 어차피 향후 매도할 목적이므로 매수자들의 시선에 괜찮아 보여야 매도에도 용이하다. 이는 바로 '엑시트(출구) 전략'의 일환이다. 이때 실거주한다는 마음 자세로 공사에 임하는 게 좋다.

사실 경매로 나온 물건 중엔 소유자의 자금 사정 때문인 게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록 실거주자 아파트(주택)일지라도 넉넉하지 않은 자금 형편으로 인해 집 내부 수리를 게을리한다는 거다. 게다가 오래된 집이라면 손 봐야 할 게 정말 많아 경비도 더 든다. 꼼꼼한 성격이거나 건축업에 종사한 유경험자라면 직접 인테리어를 맡아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난 개인적으로 오랜 인연을 가진 업체에 전담시키고 있다.

내가 인테리어를 거론하는 이유는 결국 수익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경매 투자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래서 사전에 해당 물건의 현지 답사와 함께 시세까지 파악하는 절차를 밟아서 입찰가를 정한 후 경매에 임한다. 이때 수익 산출을 미리 점검할 때 인테리어 비용까지 포함하지 않으면 비록 낙찰되더라도 남는 게 별 없거나 오히려 추가 투자비용이 투입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항상 이를 원가에 포함시키길 권한다.

토지 경매의 유의사항

맹지盲地란 '눈 먼 땅'으로 도로에 접해 있진 않은 땅을 말한다. 이런 땅은 단독으로 건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런 토지를 매수할 사람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 한 경매에 나서면 안 된다. 즉 이 땅을 매수할 가능성이 높은 특정한 사람을 찾는 게 바로 '맹지 투자'의 핵심인 셈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사람을 아래와 같다고 말한다.

첫째, 인접 토지 소유자로 맹지를 사면 약점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둘째, 개발업자로 재개발하거나 신축할 때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위 해결책은 어디까지나 투자자의 예상일 뿐이다. 실제로는 맹지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 재개발 여지가 있다면 이미 진행되지 않았을지에 관해 먼저 고민해 보는 게 좋다. 또 인접 토지 소유자도 이 맹지가 필요했다면 벌써 매수하지 않았을지 의심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 지인에게 지목이 임야인 땅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사업하던 이 지인이 파산 위기에 놓이자 담보로 잡은 임야를 소유권 이전하라고 해서 법무사를 불러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쳤다. 나중에 이를 팔려고 했더니 해당 부지에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맹지였다.(사진)


강제집행신청

낙찰받은 물건의 '명도明渡'가 예상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 사실상 갈 곳이 미처 마련되지 않았거나 마련될 수 없는 형편이라면 가재 도구들을 이전하는 게 어찌 쉽겠는가 말이다. 나도 앞서 경매로 살던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얘기한 바 있다. 당시 거의 파산 상태라 수중에 2천만 원밖에 없었다. 추운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이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경기도 여러 곳을 다녔던 기억이 떠오른다.

낙찰자의 대리인을 통해 월세로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거주할 곳이라며 시간 말미를 좀 더 늦춰주겠다는 말 뿐이었다. 정말 야박한 낙찰자였다. 이사 일정이 잡힐 때 정원에 심은 소나무 2주와 산진달래, 산수국 등을 감안해서 이사비용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자기는 필요 없으니 차라리 캐내 가라는 답변이었다. 사실 명도는 이렇게 야박할 정도로 진행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온정이 작용하면 경제적 약자를 내몰 수가 없다.

이런 때를 대비해 낙찰자는 인도명령결정이 나면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게 좋다. 비록 점유자와 소통이 잘되고 있다고 할지라도 사람 일은 어떻게 돌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부엌의 식칼을 들고 같이 죽자고 덤비는 점유자도 있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내몰 수가 있겠는가. 강제집행을 신청하면 집달리(집행관)가 나서서 명도를 강제로 진행한다.

부동산 경매도 재테크 수단이다

경매는 단순한 투자 기술이 아니다. 이 속에는 경제적 약자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다. 아무리 자본주의 시대라지만 마치 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반면 낙찰에 성공한 사람은 경제적 자유를 향한 출발점이자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매 투자에 관심 있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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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새를 보았다고 믿은 남자
켄 코프먼 지음, 조주희 옮김 / 일레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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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듀본은 모든 방면에서 어떻게든 윌슨을 능가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윌슨의 <미국 조류학> 같은 딱딱한 어투를 피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의 작품에 <북미의 새>라는 쉬운 제목을 붙였다. 학술적인 주제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조류학 전기>라는, 윌슨의 책보다 좀 더 학구적인 제목의 책도 준비했다. 실물 크기로 그려진 오듀본의 새 그림은 윌슨의 그림보다 훨씬 크고 극적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



1803년 프랑스의 부유한 해군 사령관은 자신의 십대 아들이 나폴레옹의 군대에 징집되는 걸 막고자 사업 목적으로 사두었던 펜실베이니아의 농장에서 잠시 살도록 했다. 그런데, 18세 소년은 이웃집 16세 딸 루시와 사랑에 빠져 프랑스로 돌아가지 않았다. 실패한 구멍가게와 제분소 주인을 거쳐 부자 고객들의 초상화 그리기와 미술을 가르치는 일로 어렵사리 생계를 유지했던 힘든 여정 속에서도 루시는 항상 남자의 곁을 지켰다.

켄터키에서 수년 동안 사업 부진을 겪었지만 남자는 끈질기게 새鳥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실력을 키워나갔다. 루시는 남편의 작품이 우수하다고 확신했다. 1824년, 경비를 마련한 두 사람은 루이지애나에서 필라델피아로 갔다. 이곳은 당시 미국의 과학과 인쇄술의 중심지였기에 새 그림을 출간해줄 출판사를 물색했다.

하지만 일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는 북미 조류에 대한 종합 연구서 <미국 조류학>의 저자 알렉산더 윌슨의 고향이었기에 여전히 그를 존경하는 추종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초짜 이방인이 난데 없이 나타나 윌슨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실수를 저지르자 모든 기회의 문이 닫히고 말았다.

절망에 빠진 남자는 새 그림 포트폴리오를 들고 영국으로 향했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명성을 얻었다. 자연주의자, 학자, 예술인, 귀족 등은 남자의 그림에 찬사를 보냈고, 몇 달 만에 판화가, 인쇄업자, 채색가 등이 팀에 합류해 첫 번째 컬러 판화 세트가 제작되었다.

1827~1838년에 총 435점의 컬러 도판을 제작 출판했고, 1831~1839년에 삽화가 실린 모든 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5권의 책을 출간했다. 이 두 대작은 <북미의 새>와 <조류학 전기>이며, 비로소 존 제임스 오듀본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남자는 윌슨보다 더 다양한 새 종을 다루고자 했다. 그는 무모하게도 구독자들에게 400종의 새 그림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스스로 무덤을 팠다. 왜냐하면 그렇게 많은 새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고, 당시 북미 동부에서 알려진 조류가 400여 종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새로운 종을 발견해야만 했다. 1년 전, 그는 플로리다 남부의 야생을 탐험하던 중 미보고된 새 몇 종을 발견했다. 이제 그는 캐나다 북동부의 '래브라도'로 향하려고 스무 살 아들과 또래의 청년 4명으로 탐험대를 꾸렸다. 이후 노련한 선장과 선원을 고용해 돛대가 2개인 범선 리플리호를 빌려서 출항했다.

일행은 해안에 도착한 후 야셍 탐사에 나서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 핀치였다. '톰의 핀치'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탐사 내용의 일부가 허구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안타까움마저 든다. 아무튼 상세 내용은 <조류학 전기> 2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오듀본이 그린 '링컨참새')


이제부터는 책의 저자
켄 코프먼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그는 어린 시절부터 생물들의 이름에 푹 빠져 있었다. 마당에 나가 달팽이나 벌레, 꽃이 핀 잡초들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할 수 없을 경우엔 동물과 나무에 관한 그림책을 뒤적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선생님의 무심한 한마디가 저자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넌 그걸 발견한 게 아니야.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게 아니라면 발견이라고 할 수 없어.” 도대체 이 말이 다 무슨 뜻일까? 호기심이 넘치는 어린 아이에게 마치 초를 치는 소리 같지만, 사실 이는 맞는 말이다. 미기록된 종이 아니어야만 비로소 '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셈이다.

새에 열광하는 변방의 한 청년, 배움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참고 자료가 부족했던 오듀본에게 윌슨의 책은 마치 기적처럼 보였다. 오듀본의 기록에 따르면, 그가 구독 신청서에 서명하려고 하자 파트너 로지에가 프랑스어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듀본, 친구여. 왜 굳이 이걸 구독하려고 하나? 내가 보기엔 자네의 그림이 훨씬 더 훌륭하다네. 또 자네는 이 신사만큼 미국 새들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주장에서 그림에 관한 부분은 사실이었을지 모르지만, 미국 새를 잘 안다는 부분은 적어도 당시에는 사실이 아니었다. 어쨌든 오듀본은 펜을 내려놓았고 결국 윌슨의 책을 구독하지 않았다. 윌슨은 오듀본의 그림을 살펴본 후 출판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왔는데, 아니라고 답하자 매우 놀라워했다.


백로(위는 켄 코프먼, 아래는 오듀본이 그린 그림)

새를 그리는 화가나 삽화가라면 누구나 존 제임스 오듀본과 비교되기 마련이다. 새를 관챃라고 그림을 그려온 저자에게도 오듀본은 당연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림을 많이 그려보지 않은 사람들은 예술가에겐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대상을 한번 보면 바로 쓱쓱 스케치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기억력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살아있는 새는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새를 보면서 스케치하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열정에 사로잡혀 있었던 오듀본은 퍼키오멘 크리크(밀 그로브를 지나 흐르던 스퀼킬 江의 지류)로 내려가 처음 마주친 새인 목도리물총새를 사냥해 집으로 가져왔다. 
이것은 <북미의 새> 판화를 포함하여 그가 평생 사용하게 될 방법이었다. 나무판과 철사, 핀을 활용해 아직 부드럽고 유연한 갓 죽은 새를 적절한 위치와 자세로 고정하고, 나무판의 격자를 이용해 전체적인 비율을 확인하여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었다. 

오듀본은 새들을 실물 크기로 그렸기 때문에 예술용 나침반과 구분선을 사용하여 날개의 너비, 발톱의 길이 등 새의 디테일을 측정하고 이를 그림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 과정을 통해 오듀본은 정확하면서도 정교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저자가 오듀본에 관한 6권의 전기와 그의 에세이<내가 새를 그리는 법>을 읽고서 알아낸 내용이다. 요즈음 새를 그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화가라면 분명히 조류보호협회로부터 고발당했을 것이다.


오듀본, 스스로 명성에 오점을 남기다

책을 읽는 동안 오듀본의 명성 뒤에 가려진 진실을 접하는 순간 왜 인간이란 이렇게 욕심덩어리일까?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저자 켄 코프먼의 지적에 따르면 오듀본은 알렉산더 윌슨의 '아메리카참매' 표본을 훔쳤고,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독수리 그림을 베껴 새로운 종으로 발표했으며, 그가 발견했다는 새로운 종들 중 다수도 약간 그림만 변형했을 뿐이었고, 심지어 그저 평범한 '작은머리딱새'를 자신이 발견했는데 윌슨이 표절했다고 비난까지 했다. 특히, 후원자나 명망 높은 사람의 이름을 따 새로운 종이라고 발표한 그의 도덕성은 민망할 정도이다.

#생명과학 #자연사 #조류탐사 #에세이 #모든새를보았다고믿은남자 #켄코프먼 #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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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의 안전 이별 - 보복 없이 손해 없이 나르시시스트와 멀어지는 법
레베카 정 지음, 고영훈 옮김 / 생각정거장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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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는 사람을 닮았으되 본성이 전혀 다른, 타인의 생애를 잠식하는 침식자입니다. 우리의 고통을 와인처럼 음미하는 이 섬뜩한 포식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안전의 노래를 되찾고, 생존자를 넘어 승리자로 설 수 있다면, 이보다 큰 위안이 또 있을까요. - '추천의 글1' 중에서



책의 저자 레베카 정은 미국 변호사로 20년 이상 가정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나르시시스트와의 협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이다. 나르시시스트 대응 전략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과 팟캐스트를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책은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파트1), 당신의 영혼이 지르는 비명(파트2), 그들의 교묘한 덫(파트3), 지옥과 '안전 이별'하라(파트4), 안전한 이별을 위한 단단한 전략(파트5), 전황을 뒤집을 결정적 '한 방', 협상 카드(파트6), 이면을 꿰둟는 예측으로 먼저 움직여라(파트7), 별것 아닌 것처럼 털어내는 당신의 강한 마음(파트8), 그 X는 끝장났고 당신은 해냈다(파트9), 안전 이별 그 후(파트10) 등을 통해 나르시시스트로부터 벗어나는 '안전 이별 공식'을 제시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나르시시스트는 다루기 어렵긴 해도 놀라울 정도로 예측 가능한 패턴을 지녔기에 속마음을 읽는 게 생각보다 쉽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나르시시스트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고안한 자신의 '안전 이별 공식'을 정확히 따라줄 것을 당부한다.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얘기는 넘쳐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그들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다.


(사진, 나르시시스트 체크리스트) 


나르시시스트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사람들은 가끔 고민한다. '저 사람, 나르시시스트일까, 아니면 그냥 재수 없는 놈일까?' 슬픈 현실은 이렇다. 나르시시스트는 눈앞에 있어도 잘 안 보인다. 겉으론 매력 있고, 친근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척하며 사람들을 홀린다. 하지만 문을 닫고 '특정한' 대상에게만 진짜 민낯을 드러낸다.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는 거만하고 잘난 척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고 무기력하며 열등감으로 가득하다. 진짜 자신이 얼마나 작고 하찮게 느껴지는지를 감추고 싶어 연극하듯 행동하는 것이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나르시시스트와 협상하거나 맞서는 건 늘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상식과 이성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 가지 
대표적 나르시시트트 유형을 소개한다.

과대형 나르시시스트(외현적 나르시시스트)는 허세와 자기 자랑으로 가득한 인물로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라고 말할 수 있다. 대체로 남성 쪽이 많다. 보통 지배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충동적이고, 남의 말을 무시하며, 위험을 거리낌없이 감수하는 스타일로 CEO 유형이다.

은밀형 나르시시스트(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겸손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 코스프레에 능하고, 겉으론 성직자나 간병인처럼 따뜻하고 헌신적인 사람인 척한다. 언뜻 보기엔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문을 닫고 나면 진짜 얼굴이 드러난다. 양의 탈을 쓴 늑대다.

악성 나르시시스트(다스베이더)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나 소시오패스적 성향이 함께 뒤섞여 있다.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다. 진짜 무서운 유형이다. 남성일 수도, 여성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들은 누군가 아동을 추행했다고 거짓말을 퍼뜨리기도 한다. 어던 경우엔 스토킹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협박하다가 실제로 이를 행동에 옮기기도 한다.


(사진, 당장 실천 가능한 안전 이별 공식)

나르시시스트와 협상하는 데 있어서 문제는 의외로 주변 사람들이 그를 여전히 '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뱀과 장어의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동물로 취급하려는 생각과 같은 격이다. 진실은 전혀 다르다.

나르시시스트와 협상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는 절대로 공정한 게임이 아니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정말 비열하게 싸운다. 만약 몸싸움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머리채를 잡고, 물고, 심지어 급소를 걷어차는 싸움을 하는 쪽이다. 정면승부는 아예 생각조차 말아야 한다.

중재자, 판사, 변호사 등 소송 전문가들도 당사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협상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사람의 뇌와 몸을 아주 교묘하고 치밀하게 장악한다.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가스라이팅은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사용하는 핵심 조작 기술이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목적은 하나다. 즉 현실을 왜곡하고, 피해 당사자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결국엔 피해 당사자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만드는 교활한 수법이다. 이런 일이 장기간 지속되면 당사자의 뇌는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해진다. '브레인 포그'현상이 된다.

나르시시스트가 관계를 '버리는 단계'에 접어들면 타깃을 익마로 몰아간다. 즉 상대가 얼마나 끔직하고 형편 없는 인간인지, 이같은 파국이 전적으로 그 사람 탓이라는 주장과 함께 정작 나르시시스트인 본인은 오직 피해자인 것처럼 떠벌리고 다닌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마녀의 하수인이자 심부름꾼인 '플라잉 몽키'도 등장한다.

다시 말해, 나르시시스트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타깃이 미쳐가는 기분이 들게 만들고, 감정적으로 무너지게 하고, 통제하고,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일종의 감정 폭력 전쟁인 셈이다. 
플라잉 몽키 전략의 목적은 첫째, 나르시시스트가 하는 모든 말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지지받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둘째, 타깃이 된 사람이 말하는 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든다. 셋째,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불안을 느끼고 '나만 이상한 사람인가'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먼저 맞서야 할 것은 두려움이다. 세뇌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면 다음 단계는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가 뭔가 달라졌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만큼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 새로운 판이 열린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나르시시스트는 뭔가 바뀌고 있다는 걸 감지한다. 그러니 모든 걸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다.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면 된다. 마침내, 자기 자신을 위해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다. 나르시시스트가 무슨 짓을 할까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는 일도 이젠 없다. 그때쯤이면, 단지 나르시시스트만 이긴 게 아니라 자신 안에 있던 두려움도 이겨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사진, 안전 이별 공식)

안전 이별 공식의 첫 단계, '안'은 초강력 전략(Super Strong Strategy)을 만드는 것이다. 이건 협상 전 과정을 이끄는 토대이자 GPS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협상에 필요한 필승 카드부터 만들려 한다. 하지만 전략이라는 큰 그림 안에서 협상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목표한 지점에 닿지도 못한다.

이제 나르시시스트를 끊어내자

뭐든 가장 중요한 것은 앎 그 자체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이다. 이를테면, '백문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인 셈이다. 실행을 함으로써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괴롭힘을 당했던 당신, 진흙탕 속의 연꽃처럼 완전하게 피어나길 응원한다.


#인문 #자기계발 #교양심리학 #X와의안전이별 #레베카정 #생각정거장 #매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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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호흡이 아이의 뇌를 바꾼다
박억숭.서보경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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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바뀌면 에너지가 바뀌고, 뇌가 바뀐다. 뇌가 바뀌면 감정이 바뀌고,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공부 전략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인 '호흡'을 바로잡는 일이다. 이 책이 그 첫 질문이자 첫 실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공저자 박억숭은 흉부외과 전문의로 의학박사이며 경영학석사이다. 그는 현재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한다.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쌓아온 임상 경험과 의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아이의 집중력과 호흡 문제를 쉽게 풀어낸다.

공저자 서보경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보스턴컨설팅그룹, 넷플릭스 아시아 지역본부 등 글로벌 조직에서 전략과 커뮤니케이션업무를 수행했다. 복잡한 개념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강점을 바탕으로 의학 지식과 부모의 현실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호흡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1부), 뇌와 심장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2부), 망가진 호흡이 초래할 질병(3부), 항생제도, 스테로이드도 두렵지 않다(4부),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들(5부) 등에 걸쳐 스물한 개 장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호흡이란 것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호흡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

1부에선 숨과 에너지, 그리고 인지 능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해부학과 생리학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인체의 세포가 사용하는 화폐인 ATP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산소가 어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폐는 단순한 공기주머니가 아니다. 산소를 전달하는 고도의 교환 시스템이다. 산소 공급이 줄면 뇌는 가장 먼저 에너지 생산을 줄이고, 그 결과가 행동과 감정 변화로 나타난다. 우리는 하루 평균 2만 번 넘게 숨을 쉰다. 세포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체온, 산도, 전해질 농도, 수분 균형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이를 '항상성'이라 한다. 그런데, 이 항상성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 화폐가 바로 ATP(아데노신삼인산)이며, 이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다.

특히 뇌는 산소와 ATP에 극도로 민감하다. 전체 에너지의 약 20~25퍼센트를 사용한다. 뇌세포는 끊임없이 전기 신호를 만들고 수많은 신경 회로를 유지해야 하므로 막대한 ATP가 필요한 것이다. 뇌는 생존을 위해 그 어떤 장기보다 먼저 에너지를 독점하려 한다.

만약 아이가 항상 졸린 듯 보이고, 이유 없이 산만하고,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면 이는 뇌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 신호일 수 있다. 뇌는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을 먼저 유지하고, 덜 중요한 가능은 점차 줄여나간다. 학습, 감정 조절은 에너지가 부족하면 가장 먼저 흔들린다. 그렇다. 아이의 변화는 의지 부족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숨이 회복되면 에너지가 회복되고, 에너지가 회복되면 뇌는 다시 깨어난다. (사진, 뇌를 살리는 1분 처방전)


부모들은 아이가 오래 앉아 있길 바란다. 그렇다고 엉덩이가 곧 효율을 보장하질 않는다. 콧물을 달고 살며, 기침을 반복하고, 얕은 숨을 쉬는 아이에게 "집중하라!"고만 다그치는 것은 사실 접근 방향이 틀렸다. 핵심은 단순하다. 집중력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숨을 잘 쉬는 아이, 폐가 튼튼한 아이가 되도록 돕는게 최우선 과제이다. 성적은 뇌가 만들어낸다. 이 뇌를 떠받치는 기관이 바로 폐다.

아이가 자주 감기에 걸리면 이를 약한 면역력 탓으로 돌리는 부모가 허다하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면역세포가 잘 활동하도록 만들어 세균이라는 침입자를 만나면 급격하게 증식하고 항체를 만들어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이 치열한 공방전에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ATP이다. 이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된다. 그렇다. 잔병을 자주 치르는 아이는 약한 체질 탓이 아니라 호흡과 산소 공급이 문제인 것이다. 깊은 호흡을 하는 아이는 면역력이 강해 진다.

뇌와 심장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파트에선 아이의 문제를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나 행동이 아닌 몸의 근본적인 상태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폐와 호흡, 산소와 환경이라는 물리적 요소들이 어떻게 아이의 컨디션을 바꾸는지, 우리가 놓친 몸의 신호는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짚어본다.

아이가 조금만 뛰어도 헉헉대면 체력이 약한 탓일까? 이런 반응을 보이는 부모들에게 이렇게 병원에선 설명한다. 짧아진 숨은 단순한 체력 저하를 넘어 몸 속 어딘가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려주는 정직한 신호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이다.

호흡은 단순한 공기 교환이 아니다. 뇌와 자율신경계, 감정과 집중력에 직접 연결된 핵심 생리 과정이다. 뇌는 산소 공급에 극도로 민감하다. 혈중 산소포화도가 정상치(95~100퍼센트)에서 90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감정 조절, 주의 집중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변연계의 활동이 떨어진다. 이는 결국 우울감, 불안,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만성적 산소 부족으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에 노출된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

첫째, 몸이 보내는 신호부터 확인해야 한다.
둘째, 호흡 패턴을 다시 훈련해야 한다.
셋째, 생활 환경 전반을 손봐야 한다.
넷째, 감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망가진 호흡이 초래할 질병

여기선 호흡과 산소 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실제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우리가 흔히 겪는 대표적인 질환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생하는지를 살펴본다. 병이 악화되기 전에 알아차리는 편이 훨씬 쉽다. 따라서, 아이가 아프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예방의학을 배울 수 있다.

물만 마셔도 사래가 자주 걸린다거나 공부하던 중 갑자기 숨이 답답하다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이런 아이의 행동을 목격한 부모들은 지레짐작하여 공부가 하기 싫어서 꾀병을 부린다고 판단하기 쉽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신체적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둘째, 호흡 조절을 훈련해야 한다.
셋째, 일상의 조건을 바꿔야 한다.
넷째, 마음의 긴장도 함께 풀어야 한다.


(사진, 숨 막힘이 부르는 불안과 해결책)

호흡이 얕아지면 산소 공급이 줄고, 몸은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심장을 더 빠르게 뛰도록 만든다. 그 결과 에너지를 다 써버린 세포는 탈진 상태, 즉 만성피로에 빠진다. 아이가 쉽게 지치고 두근거린다면 체력 강화로 아이를 몰아세울 일이 아니라 숨길부터 터 주어야 한다.

항생제도, 스테로이드도 두렵지 않다

이 파트에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약물과 음식의 전략적 활용법을 다룬다. 기침을 무조건 멈추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가래는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할 노폐물이며, 항생제는 세균과의 '전면전'에서만 꺼내야 할 최후의 수단임을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특히 부모들이 겁내는 흡입용 스테로이드가 실은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아이의 기도를 안전하게 지키는 선택임을 설명한다.

기침과 거래는 단순한 불편한 증상이 아니다. 실은 몸을 지키기 위해 작동하는 가장 치열하고 중요한 방어 기전이다. 거실에 먼지가 쌓이면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려 먼지를 밖으로 내보내듯이 기침은 기도에 들어온 이물질이나 바이러스, 과도한 점액을 강한 압력으로 몰아내는 과정이다. 이 작업이 일상을 방해하거나 잠을 방해할 정도일 때 우리는 약을 찾는다.

그런데, 강한 기침약은 재앙일 수도 있다. 가래가 가득한데 억지로 기침만 틀어막으면, 빠져나가지 못한 가래는 폐 깊숙이 고여서 세균 번식장이 돼버린다. 이는 폐렴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코데인 계열의 약은 폐에 작용하는 게 아니라 뇌줄기에 있는 기침 중추를 억제한다.

부모들의 전형적인 스테로이드 공포증을 살펴보자. 흡입용 스테로이드는 아이의 가진 무릎에 바르는 후시딘 연고처럼 가관지 점막에 얇게 바르는 연고와 마찬가지다. 즉 걱정하는 것처럼 피를 파고 온몸을 돌아다니는 게 아니다. 극히 소량만 흡수되고, 대부분은 기관지 점막에 머물며 염증을 가라앉힌다. 이를 무섭다고 멈추면 잠을 제대로 못자는 아이의 성장호르몬에 피해만 준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들

마지막 파트까지 왔다. 여기선 아이의 일상을 지배하는 수면, 자세, 식습관, 환경을 '호흡'이란 관점으로 다시 살펴본다. 왜 잠을 잘자는 아이가 키가 크고 성격도 좋은지, 구부정한 자세로 공부하는 것이 왜 뇌를 서서히 망가뜨리는지, 주말 아침 숲에서 마시는 공기가 어떻게 아이의 뇌를 리셋하는지 등을 말이다.

주말에 12시간 잠을 자도 왜 키가 안 클까? 이는 수면의 질과 연결된다. 우리 선조들은 '잠이 보약이다'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12시간을 자도 입을 벌리고 자거나 코를 골면 뇌의 입장에선 그 시간 내내 산소를 제한당한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전형적인 '정크 슬립'이다. 쓰레기 같은 잠이란 얘기다.  

산소가 부족하면 뇌는 깊은 잠인 ‘서파 수면’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얕은 잠에서만 맴돈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잠에서만 나오는데 이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만다. 게다가 뇌가 밤새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서 아침에 기상해도 오히려 머리가 띵하다. 사소한 일에 버럭 화를 내기도 한다.

아이의 식탁 차이가 뇌와 성격을 좌우한다. 캡사이신이랑 나트륨은 식도를 타고 내려가면서 점막을 긁어놓는다. 밤에 위산이 역류해서 후두까지 자극하니가 기도가 퉁퉁 붓는다. 숨길이 좁아지니까 자면서 코를 골거나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산소가 부족하니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멍멍한 거다.  

장청뇌청腸淸腦淸이란 말이 있다. 이는 '장이 깨끗해야 뇌가 맑다'는 옛말이다. 아이들의 장이 편안하고 기도가 깨끗하게 열려 있어야 산소가 뇌로 펑펑 공급된다. 잠도 푹 자고 아침에 기분 좋게 기상한다. 이렇게 쌓여서 성격이 되고 성적으로 나타나는 거다.

한숨은 폐가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이다. 어른들 눈치 본다고 아이가 한숨을 억지로 참으면 폐포가 펴지지 않아서 만성적인 산소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의학용어로 '폐포 재확장'이라고 한다. 한 숨 한 번이 찌그러진 폐포들을 팡팡 다시 펼쳐주는 거다. 이리되면 머리가 맑아진다. 뇌가 리셋되기 때문이다.

주말 3시간이 아이의 뇌를 살린다

주말 아침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수목원을 찾아보자. 아이들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탁한 공기와 스트레스 속에 갇혀 있던 뇌에 신선한 산소와 숲의 피톤치드가 공급되면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날카롭던 신경은 부드러운 웃음으로 바뀐다. 아이 스스로 책상에 앉아 공부에 몰입한다. 책을 덮는 순간, 이걸 왜 몰랐지란 후회감이 몰려왔다.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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