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마이너스(Miners) 옮김 / 해밀누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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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여명>은 그의 방대한 사유 여정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람들은 종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나 <선악의 저편>을 니체 철학의 결정적인 텍스트로 떠올리지만, 사실 니체 자신의 표현을 따르면 철학적 '대전환'은 바로 <여명>에서 시작되었다. - '작품 해설(니체가 도덕을 해부하는 네 단계)'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19세기 후반 유럽 철학의 전환을 이끈 사상가이며, 전통 도덕과 형이상학을 해체하고 인간 존재의 역동성과 해석의 힘을 강조한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젊은 시절 고전문헌학자로서의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바젤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초기 연구를 이어갔다. 


총 세 개 파트로 구성한 책은 도덕적 편견, 도덕 감정의 역사, 종교적 삶 등의 주제로 니체가 펼친 철학적 사유 중 초반의 핵심 사상을 엮었다. 이는 우리들에게 널리 읽혔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지나 본격적으로 장기간 유럽을 지배해 온 도덕에 관한 비판적 사유를 정교화시켰던 작품이다.


(사진, 책의 목차)


그는 도덕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몇 가지 질문들을 던진다. 즉, 우리들이 이미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도덕道德'이란 것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묻는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아마도 별다른 의심 없이 그냥 수용했을 듯한 그런 내용들이다.   


도덕은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왜 이것을 선善하다고 느끼는가? 

도덕 감정은 왜 이런 모양을 하고 있는가? 


니체의 <여명> 원본은 다섯 권이라고 알려진다. 지금 읽고 있는 <여명1>은 원본의 1~3권을 한 권에 모아 엮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니체의 철학적 사유 흐름을 정확하게 따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인 듯하다. 먼저 도덕적 편견(파트1)에선 당연시하는 도덕적 감각은 사실상 편견의 역사를 추종하는 것이라는 사유이다. 


이어서 도덕 감정의 역사(파트2)에선 '도덕 감정'은 어디서 유래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으로 종교적 삶(파트3)에선 도덕의 뿌리를 더욱 깊게 파고들어 종교의 심리학으로 확장되었음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니체 철학을 만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도덕적 편견 


니체는 이 책에서 우리의 판단 기원을 물고 널어진다. 우리들이 별로 의심하지 않는 대상인 '도덕道德'에 관해서 지금껏 우리들이 배워서 그렇게 알고 있는 '좋은 것, 아름다운 것,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란 전제前提 자체에 대해 의심을 표하며 오히려 묻는다. 즉 정말로 '좋은 것'인가?, 단지 익숙해서 의심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그는 자연스럽고 익숙한 도덕을 문제 삼은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인 태도 자체를 비판하는 셈이다. 우리는 도덕을 자연의 일부처럼 "주어진 것"으로 여기지만 니체는 바로 이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건다. 도덕은 자연 현상이 아니라 '역사적 산물'이란 것이다. 


도덕을 자연적인 것,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수용하는 태도를 깨뜨리고 도덕이란 '만들어진 것'으로 보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니체가 사용한 방식은 계보학이다. 이는 일종의 족보 내지는 혈통을 추적하는 것으로 "어떤 가치나 관념이 어떤 과정과 사건을 통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다. 그래서 이렇게 묻는다. 


언제 이런 도덕 개념이 등장했는가? 

어떤 필요에서 생겨났는가? 

후대 사람들은 도덕 개념의 출생 비밀을 어떻게 잊어버렸는가? 


(사진)


계보학은 "더러운 역사"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즉 도덕, 진리, 양심, 죄책감, 형벌 등의 단어를 뒤따라가면 항상 피, 폭력, 강제, 오해, 우연, 욕망 등이 엉켜 있다. 그렇다. 니체는 이런 역사의 더러운 모습을 숨기는 대신에 우리들 정면에 드러낸다. 이런 과정을 밟는다.


당연하게 사용하는 가치 하나를 고른다(이타심, 양심, 죄, 책임 등) 

그 가치가 등장한 역사적 자리와 사회 구조를 살핀다(귀족과 노예의 충돌)

도덕 개념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오늘날 그 개념을 얼마나 '무구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니체의 계보학은 도덕을 없애려는 파괴 작업이 아니라 도덕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다르게 만들 수도 있고, 지금까지의 도덕이 특정 시대와 급, 종교의 필요에 맞게 형성된 것이라면 다른 시대, 다른 인간 유형을 위한 새로운 가치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니체에게 도덕 감정은 인간 본연의 목소리나 신성한 계시가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훈련된 결과물이며, '도덕적 편견'이란 이런 훈련의 산물을 '본능' 또는 '양심'이라고 착각하고 그 기원과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는 태도 그 자체를 말한다. 그래서 그는 도덕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둔갑하게 된 수천 년의 철학적, 종교적 전통을 먼저 해체한다. 


플라톤의 전통은 도덕을 '선의 이데아'와 연결하며 영혼의 질서로 규정했다. 기독교 전통은 '선의 이데아'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재해석했다. 도덕적 선악은 신의 법, 계율, 양심과 직결되고 인간은 '내 안의 신의 목소리'를 더 신뢰하도록 훈련받았다. 근대로 넘어와 칸트적 전통은 종교를 이성理性으로 대체해 구조를 유지했다. 칸트에게 도덕은 절대적이고 무조건 복종해야 할 '이성의 명령(정언명령)'이었고 이로써 인간의 의무와 복종은 최고의 가치로 격상되었다.


반면 니체는 '이타적 행동은 선하다', '동정심은 착한 마음이다' 같은 감정적 확신들은 집단의 생존 전략, 종교적 규율, 국가의 형벌 체계가 반복되면서 굳어진 역사적 훈련의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니체는 해체 작업을 통해 도덕적 개념의 숨겨진 기원을 폭로한다. 우리들은 수천 년간의 전통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되도록 이끄는 철학적 해방의 출발점을 맞이한 셈이다.


도덕 감정의 역사 


니체의 핵심 명제는 우리가 본능처럼 느끼는 도덕은 사실 자연이 아니라 역사이며, 진리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것이다. 그는 도덕 감정들이 수천 년에 걸친 관습과 규율의 반복 속에서 굳어진 것임을 드러내며, 도덕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이해를 뒤흔든다.


 "도덕은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보통 우리들은 어떤 행동을 보고 선하다고 느끼거나, 잘못을 저지른 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으로 이해하는 감정 자체를 자연 발생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니체에게 감정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문화적 산물인 것이다. 그리고 니체는 이를 밝혀낸다. 도덕 감정이 심리적 작용으로 굳어지기까의 과정을 설명한다. 


우선, 한 집단이 생존을 위해 특정 행동(협력, 복종, 희생)을 필요로 한다. 

이 행동을 강제하거나 장려하기 위해 규범과 제재가 만들어진다. 

이 규범이 장기간 반복되고 내면화되면서 좋고 나쁘다는 감정이 발생한다.

행동의 본 목적은 사라지고, 협력 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감정만 남는다. 


도덕 감정의 변질 과정 


첫째, 선명한 단계

둘째, 희미한 단계

셋째, 자연화 단계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고대 사회에서 복종은 군주의 힘을 유지하는 수단이었고, 희생은 종교적 권위를 확립하는 장치였다. 원래의 목적이 희미해지고 옛날부터 그랬다는 관습만 남는다. 사람들은 이유도 모른 채 규범에 따른다. 자연화 단계에 이르면, 도덕 감정은 마치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것(본능)처럼 경험되는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도덕 자체를 본능이나 진리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도덕을 변화시키려는 시도는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니체의 계보학적 분석을 통해 '도덕은 습관이다'란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근본적인 질문이 부활한다. '이 도덕은 나에게 어떤 인간을 요구하는가?', '이 도덕은 나의 힘을 자라게 하는가, 약화시키는가?', '나는 다른 도덕을 만들 수 있는가?' 등의 질문들 말이다. 



종교적 삶 


그 감정들이 궁극적으로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우리가 느끼는 죄책감, 양심, 희생 등의 감정은 종교적 삶의 구조 속에 그 뿌리를 박고 있다는 사실이다. 니체에게 종교는 단순히 신을 믿는 교리 체계가 아니다. 인간의 감정, 욕망, 두려움, 고통, 위안 등을 조직하는 거대한 감정 기계인 셈이다. 


오랜 세월 동안 종교는 죄책감을 느끼는 방식, 자기희생을 고귀하게 보는 시선, 복종을 덕으로 여기는 습관을 사람들의 마음 속에 반복적으로 새겨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란 속담처럼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행위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고 만 것이다. 나아가 니체는 오늘날 우리가 도덕적이라고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들이 실은 종교가 만들어낸 감정 구조의 세속적 잔재라고 진단한다.



희생~ 나를 버려야 한다, 내 욕망을 죽여야 한다

죄책~ 근본적으로 나는 잘못된 존재로 인식

속죄~ 죄를 씻고자 고통, 보상, 봉사를 해야 한다

구원~ 언젠가 최종적으로 정당화될 거라는 약속의 감정 


니체가 도덕의 뿌리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유는 '도덕을 만들어진 양식'으로 인식시킴으로써 다른 도덕의 가능성을 열고자 함이다. 종교적 삶에 관한 계보학은 니체가 이루 전개할 철학의 가장 핵심적인 기초 공사이며, 기존의 도덕에 종속되지 않는 새로운 인간형의 탄생을 준비하는 필수적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여명(새벽빛)을 열다


니체가 말하려는 여명은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바뀌는 전환의 순간을 상징한다. 그렇다. 니체는 반도덕주의를 주장하는 게 아니다. 그의 목적은 도덕을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도덕은 '자연스러운 것, 영원한 것, 신에 의해 보장된 것'처럼 여길 게 아니라 이는 하나의 역사적 결과물이므로 우리들에게 '사유의 시간'으로 나아가길 권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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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중용 - 2,400년간 내려온 잘 사는 삶의 이치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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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단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하늘은 언제나 우리에게 더 크고 귀한 것을 기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기대는 무거운 짐이 아니라 우리를 지탱하고 단단하게 해 주는 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삶이 원하는 길에 귀 기울이고 그 부름에 성실과 정성으로 응답할 때, 비로소 우리는 흔들리지 안는  삶 그리고 더 깊은 기쁨 속에 설 수 있습니다. <중용>은 그렇게 2,000년 이상을 전해 내려왔습니다. - '시작하며' 중에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최종엽은 카이로스경영연구소 대표로 고전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인문학 명강사다.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오십의 소명, 오십의 태도, 오십의 인생, 오십의 정성 등을 주제로 고전 <중용>에 담긴 지혜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우리들의 학창시절,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묻는 주관식 문제 또는 이를 고르거나 이에 포함되지 않는 걸 고르는 사지선택형 문제가 시험문제에 종종 출제되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를 교양지식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듯한데, 이 기회에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해 보기를 권한다. 


사서四書~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삼경三經~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주역)> 


그런데, 이 책 <오십에 읽는 중용>을 읽으면서 왜 그동안 이 책의 의미를 잘 모른 채 그저 '중간의 지혜' 정도로 알고 지내왔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나이 오십은 100세 인생에서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뉘는 분기점이 되는 특별한 시기이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던 전반부와는 달리 책은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중요시한다. 


<중용中庸>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집필한 경서로 자신의 생각과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공자 사후에 중국은 격변기였던 전국 시대가 시작되어, 공자가 널리 가르쳤던 유학은 시들해지고 시대사상은 겸애설을 주장한 묵자 또는 도가道家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에 자사는 세상의 혼란 속에서도 인간이 잃지 말아야 할 중심을 제시했다. <중용>은 공자 말씀 17개 장과 자사 말씀 1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의 명을 성이라고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한다."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 <중용>, 제1장

오십의 소명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비록 작고 소소하더라도 그 일에 정성을 다한다면 분명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즉 마음을 다해 성실히 임하면 내면의 방향이 분명해지고, 그 방향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변화로 이어진다.


(사진, <중용> 23장) 

영화 <역린>(2014년)은 조선 22대 왕 정조의 암살 시도를 둘러싼 사극이다. 이 영화에 등장했던 이 구절은 많은 관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상책의 목소리를 통해 정조가 지닌 믿음, 즉 정성이 쌓이면 마침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변화는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바꾸고, 주변인들에게까지 확산된다. 

사람과 하늘은 같은 본성을 지녔다. 바로 '성실함'
이다. 자연은 성실함을 따라 움직이기에 어김없이 사계절이 이어지고 만물이 번성한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본성인 성실함을 따라 살면 번성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원래 성실하게, 잘 살아가도록 설계된 존재이다. 성실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하늘이 준 본성이며, 인생을 살아가는 근본 법칙이다. 

오십에는 말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한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한마디 말이 관계의 방향을 바꾼다. 특히 이 시기의 말은 경험이 쌓여 권위를 지녔기에 누군가의 마음을 살릴 수도, 꺾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홀로 있을 때 신중하고 삼가며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를 신독愼獨이라 말한다. 보는 이 없고 듣는 이 없는 완전한 고요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 그래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까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오십의 태도

자사는 감정이 일어나되 지나치지 않고 조화롭게 절도가 있는 상태 또는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정의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정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드러날 때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절도에 맞게 조화를 이루는 상태이다.

자사는 중과 화를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중中’은 천하의 큰 근본이며 ‘화’는 천하가 나아가는 큰길이라고 한 것이다. 중용은 인간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없애라고 말하지 않는다.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반드시 일어나므로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도 지나치지 않게,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사진, <중용> 1장)


오십을 넘어서면 한쪽 끝에만 매달리던 젊은 날과 달리 이제는 양극단을 바라볼 줄도 알고, 그 사이에서 가장 알맞은 자리를 찾을 줄도 알아야 한다. 즉 흔들리지 않는 균형감을 잡는 자세가 요구된다.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했던 것들, 옳음을 알고도 지키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며 ‘집중’이라는 이름의 지혜를 마음에 품어야 할 때다. 중심을 잃지 않고 균형을 지키는 일, 그것이 집중이다.

오십의 인생

자사는 공자의 말씀을 들어 인간의 도리 자사는 <중용> 제1장에서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으니, 도가 떠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는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으니, 사람이 도를 행한다고 하면서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면 도를 행한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도리를 행하는데 그 이론이 너무 복잡하여 우리의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다면 그것은 올바른 도가 아니다. 이론을 위한 이론이거나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또 사람의 네 가지 도리를 이렇게 말한다. 

부모님을 섬길 때는 자식에게 바라는 마음으로 섬기고 
임금을 섬길 때는 신하에게 기대하는 마음으로 섬기고 
형을 대할 때는 동생에게 바라는 마음으로 섬기고 
친구를 대할 때는 내가 친구에게 바라는 마음으로 섬기라고 말이다. 

오십의 정성

성실과 정성은 자신을 완성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이다. 성실하지 않으면 어떤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 어렵기에 리더들이 언제나 성실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실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거창한 목표보다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완수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사무실에 출근한 후 오늘 내가 해야 할 일 중 한 가지라도 완벽히 해낸다면 이런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자신감이 된다.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결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성실한 하루하루가 쌓여서 결국 더 큰 성과를 이루어 냄을 믿어야 한다. 또 자기 자신에게도 진심이어야 한다. 스스로 세운 약속을 지키고 자신의 성장에 마음을 기울일 때, 성실과 정성이 자연스레 몸에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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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질서 - 의도를 벗어난 모든 현상에 관한 우주적 대답
뤼디거 달케 지음, 송소민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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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리 요법 의사로 거의 30년간 일하면서 운명을 속이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회사나 가톨릭교회사에서 운명을 주무르려던 일이 끝까지 성공한 예는 단 한 건도 없다. 각 민족의 신화와 설화는 오직 하나의 진리를 이야기한다. 즉, 마지막 총결산에 이르면 모든 것이 제 권리를 찾게 된다. 기만과 술수는 장기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다. 모든 체계는 완전성을 추구하고, 위반을 벌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얼마나 자주 신탁을 거스르려 애썼던가? 하지만 시도는 모두 헛되이 끝나고 말았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뤼디거 달케는 의학을 전공했으며 1978~2003년까지 정신 요법 의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단식 요법 의사, 세미나 책임자, 강연자 등로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적인 주제를 다룬 심신 상관 의학 저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22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총 열두 개 장으로 구성한 책은 대립의 법칙, 공명의 법칙, 공명과 대립성 체험하기, 인지, 인식법, 동시성, 파르스프로토토 법칙, 소우주와 대우주가 같다, 형태 발생의 장, 수직적 사고와 세계상, 사랑을 위한 법칙과 태초의 원칙, 원이 이루어지다 등을 통해 성공을 원하다면 먼저 공명의 법칙을 따르고 대립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립성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의 삶 그 자체다. 돌을 던지려는 사람은 반대 극의 진동을 불러일으킨다. 즉 돌을 최대한 멀리 던지기 위해선 우선 돌을 뒤로 쳐들지 않는가 말이다. 이런 동작은 창 던지기와 포환 던지기에서도 익숙한 모습이다.

무언가를 파악하는 것도 대립성을 이용해야 가능하다. 만일 큰 것이 없다면 어떻게 작은 것을 생각할 수 있으며, 낮은 게 없으면 어떻게 높은 것을 생각하고, 가난이 없으면 어떻게 부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반대 극이 있다. 바로 대립의 법칙이다.

우리는 바퀴에 살을 끼워 넣지만.
바퀴 가운데에 구멍이 있고
구멍이 마차를 움직이게 한다.

우리는 나무로 집을 짓지만,
살 수 있는 터로 만드는 것은
안의 비어 있는 공간이다.

우리는 형체를 이루려 일하지만,
형체를 이루지 않은 것이 쓰임새를 만든다. 

- 노자, <도덕경> 중에서

선善과 악惡이라는 대립을 살펴보자.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그를 따르는 호전가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벌여 악을 징벌하는 선한 행동으로 규정했지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에 테러를 최소 다섯 배나 증가시켰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수 있듯이, 싸우는 문제는 대부분 싸움을 통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대립의 법칙을 전혀 모르는 단순한 기분파들의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세계에서 현실의 한 극極을 제거하려는 자는 모르는 사이에 극을 더 강화한다. 다시 말해 제거를 꾀한 사람은 극을 그림자로 만들어 한층 더 위험한 영역으로 밀어 넣는다. 우리는 그것을 '악惡'이라 부른다.

공명共鳴의 법칙이란 공명하는 대상만 인식하고, 공명해야만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뜻한다. 소리굽쇠에는 그것만이 내는 고유한 음이 존재하며, 그 음으로만 진동하고 공명한다. 우리도 어떤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중요하게 인식하지도 못한다. 

우리의 눈은 가시광선 스펙트럼에 공명하고, 귀는 귀가 감지할 수 있는 소리에 공명한다. 다른 생물은 우리와 다른 것에 공명한다. 예를 들어 박쥐는 초음파를 들을 수 잇고, 개와 고양이는 고주파를 들을 수 있지만 우리들은 이를 들을 수 없다. 개에게만 들리는 '도그 휘슬'이 있는 것이다.

공명도 마음가짐의 문제다. 우리는 불만과도 쉽게 공명할 수 있고 불만이 퍼진 장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공명에 든다는 뜻이다.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은 공명의 결핍을 느꼈다는 뜻이다. 고통은 불만과 공명해서 생겨난다. 반대로 만족과 공명을 이루면 거의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오누이처럼 점점 닮아가는 노부부도 많다. 또 맹인과 안내견 사이의 공명도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 경계를 없애고 둘에서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하나가 된 이들은 각자 겪은 일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서로가 느끼는 감정을 교환하고, 완전히 새로운 일이 가능해진다. 둘이 있으면 더없이 강해진 느낌이 들고,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잊을 만큼 벅찬 충만함을 느낀다. 이런 기분은 두 사람 사이에서 생긴 공명의 결과다. 

맨눈으로는 적외선과 자외선 사이의 매우 협소한 부분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위험해질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모두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그 예로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화상火傷을 입는 정도에 그치지만, 스펙트럼에서 자외선 바로 옆에 존재하는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암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사진, 말을 탄 사람) 

위 사진 속 말을 탄 사람은 다가오는 걸까, 아니면 떠나가고 있는 걸까? 둘 다 맞다. 이 그림은 두 모습을 함축한 것이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낙관주의자는 공명에 의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모습을 본다. 반면 비관주의자는 자신을 떠나는 사람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작의 법칙은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법칙 중 하나다. 이는 시작에 모든 것이 있음을 뜻한다. 앞서 살펴본 대립의 법칙과 공명의 법칙의 아래에 있지만 그래도 그 의미가 매우 크고 또 모든 법칙과 관련되어 있다. 새해를 맞아 운세를 보고 한 해를 또 미래를 점쳐보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생물학에선 오래전부터 유전자 연구를 통해 씨앗 안에 이미 나무 전체가 들어 있고, 알 속에도 존재 전부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은 한 사건이 시작될 때 그 안에 이미 사건의 추이가 뚜렷하게 담겨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안다.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사고思考를 살펴보았다. 대립성은 인과적 사고와 유추적 사고 사이에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 분석적 사고와 상징적 사고 사이에 존재한다. 학문적 사고는 인과적이고 분석적이다. 반면 영적인 철학의 사고는 유추적이다. 

정신 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수만 명의 어머니와 아들에게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문제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설명했다. 심층 심리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종교의 세계가 나온다. 결국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선과 악에 이른다. 선과 악에 다다르면 다시금 대립성에 이른 것이다. 이 지점에 이르러야 비로소 대립성의 극복이 암시된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가 최종적으로 약속하기를 우리가 신처럼 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도道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도가 아니다.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 없는 것이 천지의 처음이다.
이름 있는 것은 만물의 근원이다.

비밀과 현상 형태도 같은 근원에서 나온다.
이 근원을 암흑이라 부른다.

암흑 한가운데에 있는 어둠이
모든 이해에 이르는 문이다.

- 노자, <도덕경> 중에서

#인문 #인문교양 #보이지않는질서 #뤼디거달케 #터닝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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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 1702년, 제주를 돌아보다 온그림책 26
윤민용 지음, 샤샤미우 그림 / 봄볕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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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년 11월, 경상도 영천 금호강 변 호연정에서 조용히 지내던 이형상은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에 임명하는 임금의 명령이 담긴 문서를 받았다. 제주도를 다스리고 제주도의 병사들을 지휘 통솔하는 일을 수행하라는 것이었다.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머나먼 섬 제주도는 음식과 풍속 등이 육지와 무척 다르기에 주변 사람들은 '제주도라니, 유배를 가는 거나 다름없다'라고 걱정했다.


(사진, 책표지)


1702년 3월 7일, 그는 한양으로 올라가 임금께 인사를 올리고 부임길을 떠났다. 한반도 땅끝인 전라도 강진항까지 말을 타고 이동한 다음, 거기서 다시 배를 타고 제주도로 향한다. 바람이 잔잔할 때를 기다렸다가 출항했음에도 풍랑 때문에 보길도에 오래 머물었다. 3월 25일 늦은 오후에야 제주도 북쪽 조천항에 도착했다.


제주목사직을 수행하며 머무르는 제주목 관아는 제주도 북쪽 바닷가에 있는데, 입구엔 관덕정이란 정자가 서 있다. 1448년에 지어진 제주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건물이다. 이곳 앞마당에서 과거 시험이나 잔치 등을 열고 죄인들을 벌 주기도 한다. 관아 가장 북쪽엔 망경루가 있고 제주도 북쪽 바다가 훤히 보여 왜구의 침범을 감시하는 망루 역할도 한다.


(사진, 제주 읍성 성곽)


제주도에 도착한 지 한 달이 넘은 1702년 4월 15일, 제주도의 지형을 파악하려고 관리들과 함께 한라산에 올랐다. 초여름 날씨임에도 산 정상은 아직 춥고 눈雪이 남아 있었다. 산 아래로는 초록 들판과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오름이 곳곳에 솟아 있다. 해안가를 따라 지하수가 솟아 나오기 때문에 해안 주변엔 민가가 몰려 있다.


제주도에선 뱃길로 여러 나라에 도달할 수 있다. 제주목 서북쪽으로 배를 타고 나가면 청나라의 등주, 항주가 나오고 남서쪽으로 가면 안남국과 섬라국, 남동쪽으로 가면 여인국이, 정남쪽으로 가면 대유구, 동쪽으로 가면 일본에 닿는다. 거센 풍랑이 치면 제주도 사람들이 이런 나라들에 표류하기도 하고, 외국 뱃사람들도 제주도에 표류한다.


(사진, 제주도 지도)


6월 7일엔 관덕정 마당에서 한양에 공물로 보낼 말 馬를 점검했다. 제주도엔 나라에서 설치한 10곳의 목장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병사들과 말을 보살피는 말테우리들이 수백 마리의 말을 끌고 왔다. 검은색, 갈색, 흰색 등 말 색깔도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건강하고 힘센 말을 골라 한양에 보내는 일은 제주목사의 임무 중에서 아주 중요하다. 배에 태우기 전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참고로, 2026년도는 '흑마黑馬'의 해라고 한다. 


(사진, 말을 점검하다)


부임한 지 넉 달이 지난 윤달 6월 17일에 유학을 공부하는 제주도 유생들을 위한 특별 과거 시험을 치렀다. 목사인 나는 붉은색 관복에 사모를 쓰고 관덕정 중앙에 앉아서 시험을 치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총 12명이 응시했는데, 시 짓기와 글짓기에서 1명 씩 합격했다.


과거는 보통 3년에 한 번 열린다. 제주도 유생들이 과거 시험을 보려면 배를 타고 전라도를 거쳐 육로를 이용해 한양까지 올라가야 한다. 과거 시험엔 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만약에 풍랑을 만나면 청나라나 안남국 등으로 떠밀려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관덕정 앞에서 치르는 시험은 정말 의미가 깊다.


(사진, 특별 과거 시험)


7월 13일, 제주도 동쪽 우도 목장에 말을 점검하러 길을 떠났다. 우도로 건너기 앞서 이른 아침에 성산일출봉에 올랐다. 성산은 이름 그대로 성곽을 쌓은 것같이 돌무더기가 삐죽삐죽 솟아오르고 나무와 덩굴이 우거져서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껏 성산을 지명으로만 이해했는데, 이런 뜻이 있을 줄이야.  


돌을 깎아서 계단처럼 만든 다리를 겨우 기어 올라서 정상에 도착했다. 붉게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하산해서 배를 타고 우도 목장으로 건너갔다. 우도는 한쪽이 소머리처럼 삐죽 튀어나온 섬이다. 사람은 살지 않고, 1697년에 만들어진 목장에서 임금께 바칠 품종이 우수한 말 26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사진, 성산일출봉과 우도)


이밖에도 책은 선별한 감귤을 한양에 보내기, 한라산 중턱에서 임금께 올릴 짐승 사냥하기, 한라산 중턱 국마 목장의 말 점검하기, 제주 순력 시작하기, 별방진성을 점검하기, 정의현성에 도착, 정방폭포에서 잠시 휴식, 천지연폭포에서 활쏘기 구경, 산방산에서의 음주 즐기기, 대정현성 도착, 차귀진성 점검, 명월진성 점검, 용연에서 뱃놀이하며 해녀들을 물질 감상, 호연정으로 돌아가기 등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펼쳐진다.


1703년 여름, 이형상 제주목사는 화공 김남길에게 가을 순력을 비롯해 제주도에서 벌였던 여러 행사들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이를 엮어 만든 화첩이 바로 <탐라순력도>이다. 이 화첩을 만들기까지 제주에 유배 중이던 오시복 대감의 조언이 한 몫 거들었다. 죄인과 가까이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어 이 일로 제주목사직에서 물어나게 되었다.



역사로 남긴 옛 문헌


<탐라순력도>는 오시복의 제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당시 명필로 이름을 떨치던 오시복은 제주에 유배중인 인물이었다. 화첩 제목과 서문, 각 그림의 글씨를 부탁한 듯하다. 원래 그림 40면으로 기획했으나, 화첩 마지막에 제주도를 떠나는 내용의 <호연금서>가 추가되었다. 원본(1703년)은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보물로 소장하고 있다. 


#역사 #탐라순력도 #1702년제주를돌아보다 #윤민용 #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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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자 - 나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를 확장하는 전달의 힘
유영만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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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력은 전달자의 삶과 무관하게 진공관과 같은 실험실에서 전달 기법을 익힌다고 생기는 능력이 아니다. 삶이 곧 메시지인 사람이 전달할 때 전달력은 전달 기법이나 기교와 관계없이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간다. 전달력은 전달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자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다. 내가 살아 본 삶만큼 전달할 수 있다. 어제와 다르게 전달하려면 어제와 다르게 살아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유영만 교수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경험과 낯선 개념을 융합, 날선 언어로 빚어낸 의미를 심장에 꽂아 의미심장한 전달력을 개발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삼성에서 5년간 근무하며 깨달은 교훈은 책상에서 배운 관념적 지식이 현실 변화에 무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지행합知行合一의 철학을 몸의 언어로 번역해서 전달하는 전달자로서의 사명을 소명으로 추구해 왔다.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왜 지금 전달력이 문제일까?(파트1), 전달력이란 무엇인가?(파트2), 나를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가>(파트3), 전달력,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파트4), 마스터리에 이르는 길은 왜 미스터리일까?(파트5) 등을 통해 살아온 삶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 대체 불가능한 사람, 즉 휴먼 브랜드가 된다고 말한다.  


고전에서 배우는 전달자

10가지 전달자 유형

관찰자~ 일상의 관찰
도전자~ 도덕/가치 판단 기준이 올바른지?
파괴자~ 기존 가치 체계를 파괴
창시자~ 새로운 이정표
수행자~ 꾸준히 삶을 변화시키는 내적 수행
지도자~ 리더십으로 꿈과 비전을 제시
해석자~ 세상의 모든 기호를 해석
철학자~ 이면의 숨은 의도 찾기
교육자~ 배움의 의지 촉발
동반자~ 꿈꾸는 미래로 함께 간다



(사진, 10가지 유형)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를 결정한다. 전달자는 언어를 버리면서 외부 세상에서 보고 느끼며 깨달은 바를 창의적으로 표현, 후세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전달자가 아무리 좋은 경험을 많이 했을지라도 이를 색다른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면 스스로 타성에 젖은 언어로 전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전달자는 언어의 연금술사여야 한다.

전달 과정에서 말문이 막히는 까닭은 스스로 가진 언어 꾸러미에 들어 있는 어휘력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달자의 품격은 전달자가 사용하는 언어의 격에 직결되기에 가장 중요한 무기는 언어라는 점이다. 따라서 틀에 박힌 언어로 익숙한 표현을 하기보다 자기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 진정한 전달자다.

전달의 고수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자신의 저서 <파는 것이 인간이다>에서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다른 아이디어나 상품 도는 서비스를 파는 세일즈맨이라고 주장한다. 전달자 또한 자신의 콘텐츠를 파는 세일즈맨이다. 이를 다니엘 핑크 식으로 말하자면 '파는 것이 전달자'이다. 

전달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즉 비전문가에게 자신의 전문적 지식이나 노하우를 파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전달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잘 팔고 있을까?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여 비전문가에게 전문적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전문적인 설명을 비전문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문제는 전문가가 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즉 전문가의 전문적인 설명을 비전문가는 모른다는 그 마음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유일한 원본을 추구하라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나만의 이름값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책의 저자 유영만이 가진 대학교수는 퍼스널 브랜드이다. 또 달리 그는 지식생태학자라는 휴먼 브랜드를 갖고 있다. 자기 이름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칭찬은 무엇일까? 그렇다. 그 사람 자체가 브랜드라는 말이다. 시장에 출시된 많은 제품들이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전달력을 키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기다움을 증명하는 열정과 혁신, 신뢰와 도전, 그리고 행복이라는 핵심 가치 단어대로 살아오며 겪어 내는 스토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원본으로 자기다움을 브랜딩하면서 세상에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과정이 바로 전달이기 때문이다.(162쪽)

메시지 파워를 드높이는 비밀

책은 30여 년의 강의 경험에서 건져 올린 저자의 전달 전략을 이렇게 소개한다.

"니 얘긴인 줄 알았지?"
"그래서 나한테 뭐가 좋은데?"
"아, 그랬구나!" 
"눈물 찔끔, 웃음 빵!" 
"까놓고 말해 봐?" 
"이거 하나만 기억해!" 
"네 맘 다 알아" 
"그림 그리듯 말해 봐" 
"그래서 다음은 뭔데?"
"나 진짜예요"

난 책의 이 부분에서 한참 머물러 있었다. 지금 내가 수행하는 일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처해 있어서다. 이미 오래 전에 현직 경영인에서 은퇴한 나에게 대학 후배가 '재능기부' 의사를 타진해 왔었다. 은퇴한 후 벌였던 사업이 망해서 건강도 돈도 잃고서 독거노인으로 지내는 나에게 삶의 돌파구를 만들어주려는 제안이었다. 강의가 있는 날에 차량을 제공한다니 내 귀에 솔깃했다.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를 진행하면서도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늘 궁금했다. 내 머리를 탁 치는 대목이 있었다.       


사람들은 늘 궁금해한다.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소중한 시간을 내어 강연을 듣는다면, 과연 무엇을 얻어 갈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맨 처음부터 그 이유를 확실하게 던진다. 듣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마법, 바로 ‘이 강연, 안 들으면 손해네!’ 싶도록 만드는 한 방을. 일단 강연 첫머리부터 가장 크고 매력적인, 이 강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급 혜택을 제시한다. 예컨대, "이 스킬만 익히시면요, 바로 이런 혜택이 따라옵니다"하는 식의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혜택을 전달한다.(218~9쪽) 

강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다 

학문이나 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여 가르치고 이해시키는 강의는 높은 전달력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케이스 중 하나다. 강의는 한 사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치는 게 아니라 청자聽者와 상호 작용을 통해 이들의 목마름을 자극하고 가 보고 싶은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일이다. 

강의가 청중에게 하나의 사건이 되려면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이색적인 경험의 장이 되어야 한다. 색다른 경험의 장이 되려면 청중이 해석해야 하는 낯선 기호가 필히 발산되어야 한다. 이 낯선 기호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청중은 그 강의에 몰입해서 들을 수밖에 없다. 이에 저자는 강의는 칼이고 피클이며 등대이자 망치이고 길이라고 말한다. 

대체 불가능 강의를 위한 조건 

강의 콘텐츠는 내가 살아온 경험이다 
표현하는 언어가 부실하면 강의도 부실해진다 
강의는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기다움을 연출한다 
언어유희를 통해 강의의 재미와 의미를 극대화


(사진)

#전달자 #유영만 #자기계발 #전달력 #동기부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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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12-27 0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시우행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