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1년 12월
구판절판


바닥이 가로 세로 8.4미터 3미터에, 높이가 2.5미터가 약간 넘는 방이 있다고 해 보자. 여기에 세로로 1.2미터 폭의 통로를 낸다. 이 통로의 양끝이 벽 선 너머로 30내지 40센티미터 튀어나오게 한다. 통로 끝에는 창문이나 유리문을 단다. 방에 가로로 24쌍의 궤도를 깐다. 그 위에 56개의 책장을 올려놓는데, 이것은 통로에 의해 구분되며 천장까지 닿는다. 책장 각각은 90센티미터 넓이에 깊이는 30센티미터이며, 옆의 책장과 5센티미터 간격을 두고 있다. 이 책장들 밑에는 작은 바퀴나 도르레나 롤러가 달려 있어 궤도 위를 움직일 수 있다. 각 책장의 안쪽 면에는 강력한 손잡이가 달려 있어, 그것을 잡고 책장을 통로로 끌어낼 수 있다. 이 책장들 각각이 8절판 크기 책 500권을 보관할 수 있다. 가로 세로 각각 8.4미터 3미터의 방이면 25,000권이 들어간다. 12미터, 6미터(그렇게 큰 방이 아니다)짜리 방에는 60,000권이 들어간다.-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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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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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조카는 온순하고 사랑이 넘치며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다.
언니는 조카를 임신했을 그 당시가 가장 행복했었노라고, 열 달 내내 속상했던 적도 없었고, 스트레스 받은 적도 없었고 하루 하루가 행복 그 자체였다고 회상한다.
그렇게 열 달을 엄마 뱃속에 있다가 나온 조카는 또 그 만큼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온순함과 평화로움은 아직도 그대로다.
큰 녀석 이후로 나온 녀석들은 어찌 그리도 다른 모습인지,
온순함과 평화로움은 뱃속에서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고, 3명의 아이들을 3명의 어른들이 키우는데도 버거울 정도다.
물론 첫 아이 때와는 달리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지만,
우리는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다.
첫 아이의 반만큼도 신경을 쓰지 못한 태교에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다섯째 아이>를 읽는 내내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지독한 두려움속에서 읽은 <다섯째 아이>는 '태교'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신시킨 책이다.
여기 그저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는 부부가 있다.
그들은 행복한 가정의 울타리에서 많은 아이들이 뛰어 놀길 원했고, 그들의 가족들이 행복하게 생활하길 바랬다.
그런 의무감(?)으로 그들은 아이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태어날 때마다, 기쁨과, 축복의 눈물로 아이들을 맞이했다.
첫째, 둘째, 셋째, 넷째.
그렇게 네번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들은 이젠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짧은 휴식의 시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에게 다섯번째의 아이가 생겨나고,
원치 않는 임신에 그들은 당황하게 되고, 기쁨이 아닌 혼란, 두려움, 원망을 아이에게 전달한다.
심지어, 혼란을 감지한 아이가 엄마에게 보내는 존재의 손길을 거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아이의 존재 알리기와 엄마의 거부.
그로 인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사건이 발생하는데......

프랭크 길브레스의 <못 말리는 아빠와 한 다스의 아이들>과 비교하며 읽어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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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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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 있어 '폴 오스터'는 꼭 손대야 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폴 오스터'의 또 다른 작품들을 그냥 넘겨 버리면 뭔가 켁~하고 목에 걸린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또 다른 작품인 '타자기를 치켜세움'이 내 손에 들어 왔다.

80쪽의 가냘픈 두께의 '타자기를 치켜세움'은 제목에서 보여주는 그대로 '타자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책 곳곳에 온통 타자기 천지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유화 냄새가 물씬 풍기는 타자기를 그린 그림하며,

어느 날 우연히 손에 넣어서 10년을 넘게 곁을 지키고 있는, 이제는 자신의 분신처럼 되어 버린 타자기를 얘기할 때의 그 글 까지도 타자기로 쳐서 타자기 특유의 독특한 서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이젠 마음을 갖게 된(나로 말미암아 마음이 생긴) 타자기의 감정이 실린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거기다 보너스로 곳곳에서 등장하는 폴 오스터의 초상화.

그렇기에 이 책은 읽는 재미보다는 보는 즐거움이 더 크다.

휘리릭~ 넘기면서 타자기의 감정 변화를 느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 지는 책.

이것이 바로, 폴 오스터만의 특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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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절판


그들에게 좋은 것이 반드시 내게도 좋은 법이라고는 없는데, 무슨 이유로 내가 있는 그대로도 완전히 행복할 때 변화를 해야 할까?-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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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5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0월
구판절판


조제는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간을 잘 맞춘 음식을 츠네오에게 먹이고, 천천히 세탁을 해서 츠네오에게 늘 깨끗한 옷을 입힌다. 아껴 모은 돈으로 일년에 한 번 여행도 떠난다.
'우리는 죽은 거야. 죽은 존재가 된 거야.'
죽은 존재란, 시체다.
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츠네오가 언제 조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그것을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
'우리는 물고기야. 죽어버린 거야'
그런 생각을 할 때, 조제는 행복하다. 조제는 츠네오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깍지 끼고, 몸을 맡기고, 인형처럼 가늘고 아름답고 힙없는 두 다리를 나란히 한 채 편안히 잠들어 있다.-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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