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디아의 비밀 비룡소 걸작선 2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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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이유는, 제 생각에 나머지 이유는, 일단 말해 버리면 모험이 끝나버릴 게 확실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는 할만큼 했다는 느낌이 들기 전에는 모험을 끝내고 싶지 않아요-176쪽

모험은 끝났어. 모든 것은 끝나게 마련이고, 어떤 것도 할만큼 했다고 느껴지지 않는 법이지. 네가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건 휴가를 보내는 것과 똑같단다. 어떤 사람들은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즐겁게 지냈다고 자랑하려고 휴가 기간 내내 사진을 찍지. 느긋하게 쉬면서 휴가를 자기 안에 받아들이고 그걸 지닌 채 돌아갈 생각들은 하지 않고 말야.-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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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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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깊이'는 공부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의 두뇌는 인간 특유의 폭넓은 사고의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는 힘, 즉 '지혜의 깊이'가 키워지지 않는다.-50쪽

지혜에는 '넓이'가 있고, '깊이'가 있고, '힘'이 있다. '지혜의 힘'이란 결단력을 말한다.-50쪽

우리가 인생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퀴즈나 테스트처럼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문제는 상당한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진정한 해결이 불가능할 뿐더러 문제 그 자체의 진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을 들여서 모든 것을 알아내기 전에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겠다는 태도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50쪽

현대 의학의 수준으로는 몇 퍼센트밖에 해명되어 있지 않은 어떤 난치병일지라도 의사는 눈앞에서 고통받는 환자에게 무엇인가 처방을 내려야만 하는 것처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순간에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50쪽

그리고 한 단계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가는 비약을 해야 한다. 불연속적인 것을 연속적인 것으로 유도하는 두뇌의 관용성은 비약하는 것을 비약이 아닌 것같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사람은 비약할 수 있다. 이것은 컴퓨터나 로소에는 없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51쪽

결단할 수 있는 힘, 어느 순간에 '얏!'하고 비약할 수 있는 힘, 이러한 지혜의 힘은 인생과는 직접 관게가 없어 보이는 공부하는 가운데서 키워지는 것이다.-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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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용법 - 소설들(Romans)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9월
구판절판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저녁 8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다.-812쪽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조금 있으면 저녁 8시가 될 것이다.-812쪽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저녁 8시가 가까워오고 있다.-813쪽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저녁 8시가 거의 다 되었다.-813쪽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잠시 후면 저녁 8시가 될 것이다.-814쪽

지금은 1975년 6월 23일이고, 이제 저녁 8시가 되려고 한다.-8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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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용법 - 소설들(Romans)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인생 사용법'을 다 읽었다.
읽는 내내 기분 좋았고, 읽고 나서도 황홀함에 며칠은 더 부여잡고 있던 책.
나를 황홀경에 빠지게 해 준 책이기에 리뷰도 멋드러지게 쓰고 싶었다.
그래서 며칠을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이 들뜸, 황홀함, 포만감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써 봤지만, 성이 차지 않았다.
왜??? 왜 난 남들처럼 느낌 팍~ 나게 쓰질 못하는 걸까?
그래, 나도 안다.
나는 글을 써 본적이 없다.
매일, 책을 읽지만, 난 내 느낌을 글로 표현한 적은 없었다. (알라딘 서재를 알게 된 2004년 8월까지는....)
대학때 독서록을 만들긴 했었지만, 인상 깊은 구절을 적어 놓거나, 한·두 줄 짜리 감상이 고작이었고,
지인들에게 책을 소개할 때도, 그 이상의 말을 해준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알라딘에 리뷰를 쓰는 게 제일 어렵고, 자주 올리려고 노력하지만, 소설가 뺨치는 알라디너들의 글 솜씨에 기가 죽어서 매번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는다.
'그분들도 처음부터 일필휘지하진 않았겠지' 라는 믿음 때문에....
계속 쓰다보면 그들의 경지까지 오르진 못할지라도 나의 느낌을 반은 표현 할 수 있을꺼라는 기대감으로 오늘도 나는 리뷰를 작성한다.

919쪽의 결코 만만찮은 분량의 '인생 사용법'은 그 분량 만큼의 감동으로, 읽는 내내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또한 '묘사'만으로 919쪽을 다 채운 솜씨는 탄성을 자아내며,
인물, 사건, 배경의 완벽한 조화와 문학·예술에 대한 깊은 조예는 부럽기까지 하며,
거기다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은 내 편협한 사고에 일침을 가해 준다.

'시몽 크뤼벨리에' 거리에 위치한 9층 건물.
그곳에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책장을 넘기자.
행마법, 계열 같은 어려운 말을 몰라도 충분히 감동 받을 수 있고, 건물 도면을 직접 그려보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받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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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kg짜리 희망 덩어리
안나 가발다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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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호기심과 표지 그림의 사랑스러움, 그리고 청소년 소설이라는 기대감으로 선뜻 집어 든 소설 <35kg짜리 희망덩어리>
이런 기대감과 함께 이 소설이 사랑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이렇다.
읽기 좋은 큼직큼직한 크기의 글자들.
휑~해 보일 정도의 여백.
표지와 첫 장을 장식한 밝은 컬러의 그림.
휘리릭~ 하고 한숨에 읽기에 어려움이 없는 108쪽의 짧은 이야기.
거기다 꽉 찬 알맹이까지....
이러니 어찌 사랑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이것 좀 봐라!!!
몸무게 35kg의 열세 살 골칫덩어리가 하는 짓을.

학교가 자기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학교 갈 때마다 생떼를 부리질 않나,
국어도 꼴찌, 수학도 꼴찌, 사회도 꼴찌
거기다 운동신경도 젬병.
알림장에 수두룩 빽빽하게 붙어 있는 벌점 딱지들
할 줄 아는 거라곤 딸랑 만들기 하나.
아니,
할 줄 아는게 하나 더 있다.
광대짓으로 친구 만들기.
그러다 끝내는 퇴학.
더 이상 나빠질래야 나빠질 수도 없는 상황.
이런 골칫덩어리가 희망덩어리로 변할 수 있었던 건 할아버지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그래, 난 정말이지 널 이해할 수가 없구나.
어쨌든 더 이상 이 늙은 할애비한테 기댈 생각 같은 건 하지 말아라.
난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 좋다!
불평이나 해대고 규칙 위반으로 퇴학이나 당하는 게으름뱅이는 싫단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일 아니냐!
처음엔 낙제, 그 다음엔 퇴학이라니.
잘했구나! 훌륭해. 축하라도 해야겠구나.
난 언제나 네 편을 들어줬으니… 매번 말이다!
난 네 엄마 아빠에게 널 믿어주라고 하면서, 그럴싸한 구실을 찾아 주곤 했지.
내가 널 부추겨온 거야!
이제 너한테 한마디 해야겠다, 얘야.
행복해지는 것보다 불행해지는 편이 더 쉬운데, 난 그렇게 쉬운 길을 택하는 이들이 싫다. 난 불평꾼이 싫다!
행복한 사람이 되란 말이다, 제기랄!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란 말이다!" (한마디 치곤 좀 길다 ^^)
우리의 그레구아르 이 말 한마디에 짜잔~ 하고 변했냐고???
설마~~~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한다.
그레구아르가 어떤 흥미진진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지 자, 책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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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2-1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눌렀어요. 솔깃한 리뷰네요. 제목도 끌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