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 꿈나무 파워 클래식 꿈꾸는소녀 Y 시리즈 2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꿈꾸는 세발자전거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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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고전 명작도 읽고, 어휘와 독해력도 향상 시키고~

 

소설을 읽으면서 감성도 키우고 꿈도 키우면서 어휘력까지 키울 수 있다면…….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뒤적이지 않아도 바로바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면……. 게다가 독해력 향상까지 키울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 분명 재미와 도움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한국과 세계 대표 고전 속에서 수능 국어영역 필수 어휘를 익힐 수 있다. 초중고 교육과정과 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출제 경향을 분석해 선정한 필수 핵심 단어도 배울 수 있다. 반의어, 유의어, 동의어, 한자공부도 있다. 문맥으로 단어의 듯을 유추해봄으로써 독해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필수어휘 심화학습에서는 본문 속 예문을 통해 단어의 뜻을 익히고 응용 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배경, 주요 등장인물의 성격, 작가에 대한 설명까지 세세하다.

작은 아씨들.

어릴 적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4자매가 펼치는 꿈과 사랑의 성장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다. 더구나 우리 집도 4자매이기에, 읽으면서 감정이입이 더욱 쉬웠다고 할까. 함께 바느질을 하고, 연극을 하고, 음악회를 여는 모습이 훈훈해서 좋았는데…….

 

이 작품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의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의 마치 가이다.

마치가의 장녀인 마가렛(메그)은 우아하고 온화하며 포용력도 있다. 둘째인 조세핀(조)는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당차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셋째인 엘리자베스(베스)는 내성적이지만 따뜻한 마음과 동정심을 가졌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만 본인은 알지 못한다. 막내인 에이미는 귀엽고 깜찍하지만 응석을 부리거나 고집을 피우기도 한다. 화가가 꿈이다.

아빠는 목사이며 남북전쟁에 참전 중이다. 엄마는 어려운 살림에도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돕고 있다.

 

어느 날, 이웃 로렌스 가에 손자 로리가 등장하면서 마치 가는 활기를 띠게 된다. 게다가 로리의 가정교사 존 부룩이 등장하면서 두 집의 왕래는 잦아진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사랑과 우정, 시기와 질투가 불붙기 시작한다.

 

스케이트 타기, 연극하기, 음악회 열기 등 소소한 것에서 힘을 모으는 자매들을 보며, 요즘 아이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자발성을 보게 된다. 메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청혼하는 부룩, 친구인 조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만 거절당한 로리, 결국 유럽에 공부하러간 에이미와 결혼하게 되는 로리, 작가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가 사랑을 찾은 조의 이야기가 풋풋하면서 생기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각자의 취향과 삶의 방식이 점점 달라지지만 변하지 않는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이웃 간의 온화한 정이 따뜻하게 흐르는 소설이다.

 

조가 대본을 쓰고 자매들이 연극하는 모습, 음악회를 준비하는 모습,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로 뜨개질 하는 모습,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이겨내려는 모습 등이 모두 감동이다. 이들이 던지는 에피소드들은 그대로 유쾌한 행복 바이러스를 선사한다.

예나 지금이나 명작의 감동은 그대로임을 느낀다.

 

이 책은 공부도 잡고 감수성도 잡는 <꿈꾸는 소녀 Y시리즈>다. 세계 고전 명작을 읽으면서 동시에 국어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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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장애재활클리닉
한차현 지음 / 박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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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장애재활클리닉]슬픔장애증후군에 대처하는 소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준다고 한다. 하지만 기쁨 바이러스처럼, 슬픔 바이러스도 전염성이 강해서 더 확산되는 건 아닐까. 세월호의 참사를 보며 전 국민이 우울 모드에 빠지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도 슬픔을 나누어 작은 위로가 된다면 기꺼이 나누고 싶다. 우린 이웃이니까.

 

어쩌면 일생동안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 삶이란 축복이면서도 고통이기도 하니까. 행복이면서도 슬픔이기도 하니까. 각본 없는 드라마기에 하루에도 여러 번 기쁨과 슬픔이 교차 한다.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타인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린 인생을 살고 있다.

만약 오랜 슬픔을 간직한 슬픔장애인이 있다면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 어디에 전화를 해서 비상위로든 긴급위로든 받아야 할까. 소설에서처럼, 애위사.

애위사. 애도와 위안의 사람들. 슬픔을 넘어서는 마음의 힘. 명함에 있는 이름은 한차연. 작가랑 닮았다. 훗~ 작가의 의도일까. 나중에 한차현도 등장한다. ㅋㅋ

 

사랑하는 이를 갑자기 잃었을 때,

그 슬픔 그 허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세상 누가 우리의 고통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슬픔을 넘어서는 마음의 힘.

애도와 위안의 사람들.(책에서)

 

애위사가 하는 일은 이런 거다. 6살 민서가 유치원 승합차를 탔다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자 그 가족들에게 민서를 위한 진혼의식을 치러주는 일이다. 장례식장에서 밤샘을 해주는 아르바이트는 기본이다. 우울증으로 자살한 부인을 위한 위로제를 하기도 하고, 유명 아나운서의 자살의 원인이 된 야구선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첫 부분이 눈길을 끈다. 손예진을 닮은 문상객…….<클래식>의 손예진이 아니고,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을 닮았다. <오싹한 연예>의 손예진이 아니고 <무방비도시>의 손예진을 닮았다. 그렇다면 소설의 분위기도 그렇다는 얘기다.

장례식장 103호의 31세 남성은 차에 연탄불을 피워 자살했고 개인 부채가 8천만 원이라는데……. 남색치마에 하얀 이마, 손예진을 닮은 문상객은 혼자서 밤을 새는 이유가 무엇일까.

애위사 명예를 걸고 장례식장 투어를 하고 있는 차연은 104호에서 밤샘을 한다. 병원을 나오면서 손예진을 닮은 여자를 쫓아 아침을 함께하게 된다.

손예진을 닮은 여자는 누구일까, 차연의 직업적인 애도와 위로가 슬픔을 가진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슬픔은 삭히는 게 아니라 떠나보내는 거라고.(62쪽)

 

네일 아티스트 원형과 애위사 직원 차연의 만남.

카페 페이스에서 만난 슬픔장애재활클리닉 멤버들.

원형이 간직하고 있는 보석함이 든 상자와 구형의 은색 애니콜 폴더 전화기.

죽은 이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의뢰인 성이연. 하지만 정작 위로가 필요한 건 그녀였으니……. 진정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그녀 자신이라니! 죽은 이보다 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남은 자들이었다니! 죽음은 삶의 완성인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인가. 성이연과 원형은 동일 인물일까.

자살 안내자들의 이야기, 자살 클럽 이야기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자살은 클리닉의 한 방법이 아닐 텐데…….

 

마지막에 펼쳐지는 차연과 성이연, 흰 와이셔츠 남자 이야기는 그대로 스릴러다. 죽음을 막기 위한 숨 막히는 접전! 이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이야기가 무슨 미스터리 같다.

깊은 슬픔도 오래가다 보면 슬픔장애가 된다. 치유가 힘들거나, 헤어나기 힘들거나……. 그래서 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애위사. 이런 직업이 실제 있을까. 일본에서는 인생응원단이 있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인생응원단은 은퇴 노인들이 주축이 되어 기운 잃고 힘든 이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는 일을 한다.

모두가 위로가 필요한 세상. 누가 누구에게 위로를 해야 할까.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죽음은 늘 곁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담담하게 맞을 수밖에.

 

삶이 호락하지 않듯, 죽음 또한 호락하지 않다. 생도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죽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법이다. 물론 더불어 함께하는 위로하는 이가 있다면 더욱 힘이 되겠지. 그래도 애초에 생을 사는 동안 결국 슬픔도 오롯이 홀로 견딜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남은 자들의 슬픔도 위로해야 하는데…….

 

과학이 해결해 줄 것인가. 종교가 해결해 줄 것인가. 우린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방황하다 삶을 완성한다. 과학이 좀 더 발전한다면 이생과 저승을 연결하는 화상통화가 가능해질까. 아니면 웜홀을 타고 이승과 저승을 왕복할 수 있을까.

슬픔장애에 대처하는 소설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한다. 밥 잘 먹고 잘 자고 마음껏 웃자. 억지로라도......

처음 읽는 저자의 소설이지만 글맛이 있다. 다음 소설도 기대가 된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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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교회 잔혹사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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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교회 잔혹사]한국 교회의 민낯 또는 자화상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문제는 발생한다. 그러니 교회라고 문제가 없을까. 하지만 똑같은 문제라도 사회보다 교회가 보여주는 문제들이 더 실망스럽게 비쳐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선의로 세워진 교회이기에 절대 나쁜 일은 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 아닐까.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불편한 소설을 만났다. 한국사회의 대형교회를 날카롭게 파헤쳤기 때문이다. 소설은 물론 허구다. 하지만 내용은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고 들어 왔던 이야기들 아닌가.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들의 부정과 부패, 비리와 축재는 직·간접으로 듣고 있지 않은가.
 
주인공은 서초교회의 간사 및 부목사로 13년을 봉사한 장세기다. 창세기랑 비슷한 느낌이다. 그는 평신도로 교회에 들어와서 청년부 간사를 맡았다. 이후 신학대학원을 다녔고 청년부 담당 목사가 되었다. 결혼을 하게 되면서 그는 그저 청년부 목사로 은퇴하고 싶다는 소박한 로망을 가지게 된다.
 
문제는 서초교회를 개척한 정지만 원로목사의 은퇴로 사건이 시작된다. 서초교회의 목사 자리는 한국 교계의 막강한 파워를 지닌 자리였다. 그래서 후임자에 대한 이목이 쏠리게 된다.
하지만 느닷없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한인교회를 운영하는 김건축 목사가 오게 된다. 자기편을 구분하는 살생부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교회의 목사들은 떠나거나 불안에 떤다. 김 목사의 살생부에는 핵심 요원, 잉여 요원, 건전지 요원들이 있다는 소문이 퍼진다. 핵심 요원은 서초교회에 남아야 하는 목사, 잉여 요원은 김건축 목사가 부임하기 전에 나가야 하는 목사, 건전지 요원은 있어도 되지만 없어도 별 상관이 없어 언제라도 대체 가능한 목사를 말한다.
특히 남들보다 인지도가 약하고 학벌도 상대적으로 낮은 장세기 목사는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더구나 막강한 학벌과 실력을 갖춘 목사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면서 교회는 더욱 어수선해진다.
 
자기 취향의 목사들을 부장목사, 과장목사라는 명복으로 추대하거나 데려오는 김건축 목사. 교회는 김건축 목사에 충성하려는 자와 그의 비리를 캐는 부류로 갈라지면서 목사들 간의 이간질은 심해진다.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는 물론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김건축 목사와 그 주변인들.
김건축 목사는 미국에서 개척교회를 실패하고 아프리카로 사자사냥을 떠났다가 그곳에서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일종의 아프리카 선교인 셈이다. 하지만 그는 불법인 사자사냥에 더 열을 올렸다는 소문만 무성하고......
김건축 목사는 세계 선교와 글로벌 교회를 지향한다며 아프리카 요루바족의 언어로 자신이 만들었다는 찬양을 하게 한다. 뜻도 모르면서 부르고 있는 모습에 헛헛한 웃음이 나온다. 진짜 아프리카 언어는 맞는 건지……. 세계선교를 위해 이중 언어가 필요하다며 교역자 회의를 영어로 진행 하거나 목사들에게 토익 시험을 치르게까지 한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고, 언젠가 진실은 알려지는 걸까.
김건축 목사의 영어기도 립싱크가 드러나고, 자신이 쓰지 않은 책을 자신의 이름으로 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이후에는 독단적인 토지 매입 등의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거대 기업처럼 대형화된 한국 교회의 모습은 기업의 이미지가 강해 보인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목사들의 권력남용, 부정과 부패는 교회 사회를 어둡게 할 것이다.
이 소설은 신은 없고 인간이 득실대는 교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신의 이름을 빌렸으나 신은 허수아비인 교회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상처투성이의 현대 교회를 비춘 교회들의 민낯, 일그러진 자화상이 아닐까. 몇 %만 사실일 거야라는 추측은 이미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읽는 동안 엄청 불편했던 소설이다. 선의의 교회들, 선량한 신자들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속화된 교회의 비리, 타락한 종교의 부정부패는 다르기 힘든 성역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니었을까.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저 순수한 교회의 모습으로 정상화되길 빌 뿐이다.
교회를 비롯한 모든 종교 단체들이 순수한 봉사의 마음이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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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프로젝트 프로젝트 3부작
다비드 카라 지음, 허지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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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프로젝트]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그린 팩션 스릴러!~

 

전작인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에는 독일 나치 생체 실험을 다루었다.

나치 치하에서 인간 돌연변이 단체의 수장이 되어 초인을 연구하던 블레이베르크 교수는 자신이 유태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구에 동족인 유태인을 모르모토로 사용한다. 일본이 행한 생체실험인 마루타실험처럼 말이다.

방사능 연구로 인체 변화를 연구하는 미친 과학자 블레이베르크 박사는 자신의 연구를 위해 실험용 쥐가 아니라 동족인 유태인들을 모르모토로 이용했고 많은 이들의 죽음 위에 연구는 발전해 간다. 드디어 그의 실험에 수많은 실험인간들이 죽어 나가지만 결국 딱 한 명, 302호만 살아남는다. 302호라 불리는 한 유대인 아이가 돌연변이에 적응을 성공하면서 뛰어난 지능과 탁월한 신체적 능력을 가진 채 살아남는다. 박사는 그 아이와 연구기록들을 다른 조직에 넘기려하지만 아이가 폭탄을 던지고 모든 기록물을 가지고 도망감으로써 난관에 빠진다. 결국 그 아이는 에이탄이라는 초인이 되어 활약하게 된다.

시로 프로젝트.

1957년 미국의 미 육군 세균전 비밀 무기 프로그램 본부인 디트릭 요새가 배경이다.

이십대의 젊은 남자에게 생체실험을 하던 중에 바이러스가 번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 편, 체코공화국 파르두비체 근교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우연히 부모님을 찾아가던 중 기자인 브라니슬라프는 근처를 지나면서 사건에 개입된다. 이 사건은 731부대의 아류가 저지른 것으로 추측되는데......

 

모사드 요원 에이탄은 자신의 동료이자 멘토인 엘리가 납치되면서 엘레나와 손을 잡게 된다. 엘레나 역시 블레이베르크가 개발한 돌연변이 유발물질 실험을 견뎌낸 초인이다.

의문의 생화학전이 발생하면서 체코와 아일랜드, 이스라엘, 모스크바, 하얼빈 731부대 연구소, 미국, 동경을 오가는 이야기들, 전범 재판, 이시이 시로와 맥아더 장군, 미국의 개입 등이 긴박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시로의 마루타실험이 제법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은 731부대에서 생체실험을 주도했던 일본 병리학자인 이시이 시로의 이름을 딴 것이다. 731부대의 마루타실험은 가스실험, 산채로 해부 실험, 극저온에 노출된 동상실험, 강제 낙태, 임산부의 배에서 꺼낸 태아에게 행해진 실험, 세균 주사, 등이었다. 마루타 대상은 조선인, 중국인, 몽골인, 러시아인. 필리핀인, 영국인, 연합군 포로 등 민족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개발된 생화학 무기를 직접 중국 각 지역에 1600여 차례나 살포했고 57만 명의 희생자를 냈다고 한다. 이런 광기어린 생체실험이 시로 개인의 욕심이나 충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지도층의 지시 하에 자행되었으리라.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른 이시이 시로는 전쟁 후 전범 재판에서 가장 관심을 받은 전범이었다. 하지만 그는 무죄로 풀려나게 되었고 많은 보상을 받기까지 했다. 그리고  67세에 식도암으로 사망하기까지 한 번도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고 한다. 더구나  그는 녹십자 활동을 통해 부와 명예까지 누렸다는데……. 그가 전범재판에서 이긴 이유는 그가 가진 방대한 생체실험 자료 덕분이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연구 자료가 엄청남을 알고 탐이 냈고  그와 거래한 것이다. 세계 의학계의 선두에 서고 싶었던 미국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던 걸까.

국가의 이기심과 의학자의 비양심이 만나서 이룬 잔인한 생체실험의 이야기가 잔혹하고 끔찍하다. 미국의 야망과 일본의 만행이 만나 어이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며 강대국의 이기주의에 치를 떨게 된다. 세계를 주무르고 싶어 날뛰던 강대국의 욕망과 인간의 양심마저 저버린 의학자의 광기가 빚어낸 무섭도록 슬픈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역사를 고발한 용기 있는 스릴러다. 이 책이 전작보다 술술 읽히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선조들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모험소설분야에서 인정하는 괴물 작가의 작품이기에 3편인 <모르겐스테른 프로젝트>도 궁금해진다. 1편은 이미 영화제작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영화로는 어떻게 그려질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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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최재형 - 시베리아의 난로 최 페치카
문영숙 지음 / 서울셀렉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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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최재형]안중근의 배후엔 독립운동가 최 페치카가 있었다!

 

조선의 국운이 기울어가던 시절의 선조들의 이야기엔 언제나 목이 멘다. 게다가 일제의 탄압에 시달리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라면 읽기도 전에 눈시울이 붉어지곤 한다.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최재형을 만나면서 코끝이 찡해져 한바탕 눈물을 뿌린 뒤에야 읽었다. 힘겨웠던 그의 삶이 느껴져, 나라를 찾으려는 그의 애국충정이 느껴져 안타깝고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최재형(1860~1920)

그는 함경북도 경원에서 가난한 노비로 태어났다. 기근과 배고픔에 시달리다 가족들은 러시아 연해주로 도망쳤고 황무지를 개간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배는 고팠고 삶은 궁핍했기에 10살이 되던 해에 최재형은 가출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운 좋게도 러시아 선장 부부를 만나게 된다. 그들과 함께 세계를 다니며 견문을 익히고 그들의 배려로 최초의 러시아 한인 학생이 된다.

(사진은 저자인 문영숙작가의 블로그에서 퍼옴)

청년이 된 그는 러시아와 중국어에 능통했기에 시베리아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책임자가 된다. 도로건설에 성공을 하고 인정받게 되면서 러시아 훈장을 받고, 러시아 행정기관의 읍장(도헌)도 된다.

그는 성공한 한인으로서 러시아 한인사회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배움이 성공의 발판이라 체득한 그는 한인 후손들을 위해 32개의 학교를 세우고 유학까지 보내기도 한다.

 

1906년 간도간리사 이범윤이 의병을 데리고 자신을 찾아 왔을 때, 그는 무기와 군복, 숙식까지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동의회를 결성해서 자신은 총장, 이범윤은 부총장이 된다. 이곳에서 이위종과 안중근과도 인연을 맺게 되는데…….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그의 후원자였고, 안중근은 저격의 책임을 오롯이 혼자 책임지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는데……. 이후 그는 안중근의 식솔들을 책임지게 되고…….

시절은 어수선해서 1917년 러시아 혁명이 발발한다. 1920년 그는 러시아 국적을 지닌 채 일본군에게 체포되어 총탄에 스러져 간다.

 

그는 한인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유학까지 보낸 진정한 교육자였다. 연해주에 모인 의병들을 먹이고 무기와 군복을 제공했던 열혈 독립투사였다.

그의 업적이나 이름이 뒤늦게 알려진 이유에는 소련과의 국교, 그의 러시아 국적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딸 최올가의 자서전을 통해 비로소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고, 1962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뒷부분에는 최재형의 손자, 최발렌틴이 쓴 ‘우리 할아버지 최재형을 소개합니다.’가 실려 있다.

자서전 형태가 아닌 소설 형식이라서 술술 읽히는 맛이 좋다. 독립투사 최재형을 처음 알았지만 이런 선조들이 있었음에 지금의 이 땅에서 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감사하고 고맙고 죄송할 따름이다. 많은 작가들이 숨겨진 우리의 선조들 이야기를 찾아서 소설로 써 주었으면 했는데...... 잊히고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작가의 열정이 느껴져 읽으면서도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작가는 문영숙이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등이 있다. 올해 최재형장학회로부터 홍보대사라는 직함까지 받았다고 한다.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러시아 한인이주자들의 삶을 그려보고 싶다고 한다.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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