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빛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내일의 빛]'집으로 가는 길' 그 두 번째 이야기, 심장이 펄떡이게 해!

 

저자는 아프리카 서쪽의 시에라리온출신의 이스마엘 베아다. 시에라리온은 세계 제일의 다이아몬드 산지지만 이로 인해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저자는 어릴 적에 이웃 마을 장기 자랑에 갔다가 전쟁터에 끌려갔고 그렇게 소년병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전쟁의 광풍에 휩쓸리다가 17 살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니세프 대사이며, 이스마엘베아재단 회장, 전쟁 피해 아동들의 인권 수호자, 휴먼 라이츠 위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집으로 가는 길>이 있다. 이 책은 <집으로 가는 길>의 두 번째 이야기다.

평온하던 임페리 마을에 총탄이 날아들면서 마을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은 마을을 떠났다. 전쟁이 끝나자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오게 되는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마마 케이디와 파 모이와는 먼저 돌아와서 다른 이들을 위해 널려진 시체더미를 치우고 있다. 아이들이 시체를 보며 상처받지 않도록, 다른 이들이 좀 더 편하게 자리를 잡도록 배려를 하는데……. 마을 사람 모두에게 고향은 영혼의 안식처요 희망이었다. 두 노인은 상처 입은 몸으로 돌아온 사람들에게 깨끗이 정리된 집을 제공해 주었다.  한 가족처럼.

 

옛 시절, 숲을 뒤덮었던 그 신선한 향기는 멀리 떨어진 방문객들의 코끝까지 날아들곤 했다. 그것은 여행자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지친 몸을 쉬게 하고, 갈증을 풀고, 길을 물을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약속이었다. (10쪽)

 

내일을 위해, 남은 날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말하지 않고 남겨두었다. 포옹과 악수로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한, 어떤 것들은 말하지 않은 채 두는 편이 더 나았다. 목소리가 입을 떠나 기억의 껍데기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낼 힘을 찾게 될 때까지. (17쪽)

 

소설에서는 전쟁을 통해 마을이 폐허가 되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마을 노인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그려지고 있다. 유교전통의 경로사상인 우리보다 더 철저히 마을어른들을 공경하며 따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마을 어른들이 전쟁의 아픔을 다독이며 마을의 평화와 질서를 잡아가는 모습은 감동을 더하는데…….

 

언제라도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어. 오늘 하루 모든 부정적인 목소리에 귀머거리가 되기를. (38쪽)

 

아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는 모습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지 말고 아물게 하자는 일종의 암묵적 동의 같다. 상관의 명령에 따라 가족의 팔을 잘라야했던 어린 단검 병장, 그 단검 병장에 의해 온 가족의 팔이 잘리는 수난을 당한 실러 가족들 모두는 전쟁의 희생양이었다. 마을어른들은 단검 병사나 실러 가족을 모두 따뜻하게 맞아준다.

 

-모두가 환영받아야 해요.

-전쟁이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것도 있지만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를 바라요. (42쪽)

 

전쟁은 모두의 마음에 불신과 상처를 가져왔지만, 전쟁의 광기가 스치면 이전의 평화를

회복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마을 사람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절망을 표현하지 않고, 살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준다.

전쟁터에서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을 위해 안정을 찾고 올바른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해 간다. 그리고 예전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품성을 회복해 간다.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정상화하게 되고......

 

마을이 안정되어갈 무렵 새로운 외국인들이 물려오게 되면서 새로운 위협이 나타난다. 이들은 다름이 아닌 금홍석, 다이아몬드, 철광, 보크사이트를 캐러온 자들이었다.

탄광회사에서는 일자리를 명목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갔다. 예상대로 소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학교를 떠났고 마을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탄광회사를 위해서 길이 생겨나고 술집이 생겼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로 사람들도 죽어갔다. 마을의 강은 오염되어 식수가 부족했고, 마을 여자들은 농락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잠자다가도 그들에게 돌을 맞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

이럴 때일수록 앞장서는 사람은 마을의 어른들이었다.

 

-기적마저 바닥났다 할지라도 우리는 아직 살아 있어. 그러니 힘을 내자고! 그래도 매일 해가 뜨고 있으니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어.(219쪽)

 

마을에서는 인권단체나 지역 방송국에 호소해 봐도 뾰족한 방법이 없게 되자, 마을을 떠나자고 하는데…….마을을 떠나자는 사람들에게 파 카이네시의 말이 인상적이다.

 

-여기는 내 땅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건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누군가는 여기 남아서 우리 역사를 살펴야 해. 그리고 그것을 전하는 방법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다. 이야기가 의미 있고 효과가 있으려면 결국 그것을 오롯이 겪는 수밖에 없어.(221쪽)

 

어른들이 앞장서서 마을을 지키려는 모습, 젊은이들을 설득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노인의 지혜를 발휘하며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게 돕는 장면들이 훈훈하게 그려지고 있다. 임페리 마을사람들에게는 마을이 그들의 안식처임을, 집이 그들의 펄떡이는 심장임을 느끼게 된다. 전쟁을 통해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과 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설이다. 노인의 지혜를 존중하는 모습, 노인이 솔선수범하며 마을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읽는 내내 감동,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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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빛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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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빛]'집으로 가는 길' 그 두 번째 이야기, 심장이 펄떡이게 해!

 

저자는 아프리카 서쪽의 시에라리온출신의 이스마엘 베아다. 시에라리온은 세계 제일의 다이아몬드 산지지만 이로 인해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다. 저자는 어릴 적에 이웃 마을 장기 자랑에 갔다가 전쟁터에 끌려갔고 그렇게 소년병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전쟁의 광풍에 휩쓸리다가 17 살에 미국으로 건너갔고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한다. 지금은 유니세프 대사이며, 이스마엘베아재단 회장, 전쟁 피해 아동들의 인권 수호자, 휴먼 라이츠 위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집으로 가는 길>이 있다. 이 책은 <집으로 가는 길>의 두 번째 이야기다.

평온하던 임페리 마을에 총탄이 날아들면서 마을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은 마을을 떠났다. 전쟁이 끝나자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오게 되는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마마 케이디와 파 모이와는 먼저 돌아와서 다른 이들을 위해 널려진 시체더미를 치우고 있다. 아이들이 시체를 보며 상처받지 않도록, 다른 이들이 좀 더 편하게 자리를 잡도록 배려를 하는데……. 마을 사람 모두에게 고향은 영혼의 안식처요 희망이었다. 두 노인은 상처 입은 몸으로 돌아온 사람들에게 깨끗이 정리된 집을 제공해 주었다.  한 가족처럼.

 

옛 시절, 숲을 뒤덮었던 그 신선한 향기는 멀리 떨어진 방문객들의 코끝까지 날아들곤 했다. 그것은 여행자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지친 몸을 쉬게 하고, 갈증을 풀고, 길을 물을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약속이었다. (10쪽)

 

내일을 위해, 남은 날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말하지 않고 남겨두었다. 포옹과 악수로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한, 어떤 것들은 말하지 않은 채 두는 편이 더 나았다. 목소리가 입을 떠나 기억의 껍데기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낼 힘을 찾게 될 때까지. (17쪽)

 

소설에서는 전쟁을 통해 마을이 폐허가 되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마을 노인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그려지고 있다. 유교전통의 경로사상인 우리보다 더 철저히 마을어른들을 공경하며 따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마을 어른들이 전쟁의 아픔을 다독이며 마을의 평화와 질서를 잡아가는 모습은 감동을 더하는데…….

 

언제라도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어. 오늘 하루 모든 부정적인 목소리에 귀머거리가 되기를. (38쪽)

 

아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는 모습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지 말고 아물게 하자는 일종의 암묵적 동의 같다. 상관의 명령에 따라 가족의 팔을 잘라야했던 어린 단검 병장, 그 단검 병장에 의해 온 가족의 팔이 잘리는 수난을 당한 실러 가족들 모두는 전쟁의 희생양이었다. 마을어른들은 단검 병사나 실러 가족을 모두 따뜻하게 맞아준다.

 

-모두가 환영받아야 해요.

-전쟁이 우리의 모습을 바꾸어 놓은 것도 있지만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를 바라요. (42쪽)

 

전쟁은 모두의 마음에 불신과 상처를 가져왔지만, 전쟁의 광기가 스치면 이전의 평화를

회복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얻은 마을 사람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절망을 표현하지 않고, 살겠다는 의지를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서로 도와준다.

전쟁터에서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을 위해 안정을 찾고 올바른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해 간다. 그리고 예전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품성을 회복해 간다.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정상화하게 되고......

 

마을이 안정되어갈 무렵 새로운 외국인들이 물려오게 되면서 새로운 위협이 나타난다. 이들은 다름이 아닌 금홍석, 다이아몬드, 철광, 보크사이트를 캐러온 자들이었다.

탄광회사에서는 일자리를 명목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갔다. 예상대로 소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학교를 떠났고 마을 사람들도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탄광회사를 위해서 길이 생겨나고 술집이 생겼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로 사람들도 죽어갔다. 마을의 강은 오염되어 식수가 부족했고, 마을 여자들은 농락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잠자다가도 그들에게 돌을 맞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

이럴 때일수록 앞장서는 사람은 마을의 어른들이었다.

 

-기적마저 바닥났다 할지라도 우리는 아직 살아 있어. 그러니 힘을 내자고! 그래도 매일 해가 뜨고 있으니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어.(219쪽)

 

마을에서는 인권단체나 지역 방송국에 호소해 봐도 뾰족한 방법이 없게 되자, 마을을 떠나자고 하는데…….마을을 떠나자는 사람들에게 파 카이네시의 말이 인상적이다.

 

-여기는 내 땅이고 무슨 일이 일어나건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누군가는 여기 남아서 우리 역사를 살펴야 해. 그리고 그것을 전하는 방법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다. 이야기가 의미 있고 효과가 있으려면 결국 그것을 오롯이 겪는 수밖에 없어.(221쪽)

 

어른들이 앞장서서 마을을 지키려는 모습, 젊은이들을 설득하는 모습이 감동이다. 노인의 지혜를 발휘하며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게 돕는 장면들이 훈훈하게 그려지고 있다. 임페리 마을사람들에게는 마을이 그들의 안식처임을, 집이 그들의 펄떡이는 심장임을 느끼게 된다. 전쟁을 통해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과 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소설이다. 노인의 지혜를 존중하는 모습, 노인이 솔선수범하며 마을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읽는 내내 감동,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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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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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태]이외수의 단편 소설집, 처음 만나다.

 

이외수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한다. 표지의 설명처럼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 작가의 글맛을 여태 맛본 적 없다. <글쓰기의 공중부양>이라는 책만 읽었을 뿐이다.

작가가 9년 만에 내놓았다는 소설집 <완전변태>. 장편소설인가 싶었더니 단편 소설집이다.

첫 번째로 나온 <소나무에는 왜 소가 열리지 않을까> 무슨 화두 같기도 하고, 아이들 말 장난 같기도 한 제목이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듯, 소나무에 소가 열리고 은행나무에 돈 만지는 은행이 달린다면, 모두 부자가 된다며 우스갯소리로 해 본 이야기인데…….

 

주인공은 누나 둘을 둔 집에 막내아들로 태어나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귀한 아들이기에 부모님은 판검사가 되라는 노래를 부르며 키웠다. 아들이 판검사 되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고 인생의 진리였다. 아버지는 새끼손가락을 자르는 투혼까지 보이며 아들의 고시패스를 기원했고 그 덕분에 아들은 독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결국 3년의 공부 끝에 고시합격의 영광을 안았고 그 소식을 알리려 집으로 가던 길에 이상한 노인을 만난 것이다. 무덤 옆에 우두커니 앉아 있던 노인은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도인일까.

 

-큰 벼슬을 하셨구만.

-법복이 눈에 보이네.

- 밤나무에서는 밤이 열리고 배나무에서는 배가 열리고 감나무에서는 감이 열리는데 왜, 소나무에서는 소가 열리지 않을까. (책에서)

 

언어의 유희 같고 난센스 같고 말장난 같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보게 된다. 솔나무에서 'ㄹ'이 탈락한 음운현상이라느니, 그런 문법적 해석 말고, 진지한 철학적 물음말이다.

 

<해우석(解憂石)>에서는 수석을 채집하는 탐석광(探石狂)이야기가 나온다.

보석 같은 수석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집에 가는 날은 1년에 한두 번 정도여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못하는 주인공. 그는 탐석을 통해 도에 이르고 싶은 사람이다. 그의 수석수준의 수준급이었고 그래서 늘 탐석회 회원들의 부러움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찾고 있는 것은 해우석이다. 말 그대로 해탈석이라는 해우석은 보기만 해도 근심이 사라지게 하는 신비의 돌이었고 그가 꿈꾸던 돌이었다.

 

어느 날, 집에 돌아온 그는 충격적인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자신이 손질하던 돌에 대해 관심을 표시하던 아들과의 대화에서 진리를 깨치게 된다.

 

-아빠, 그게 뭐예요.

-돌이란다.

-그거 돌 아니에요.

-이게 진짜 돌이야.

-이게 돌이에요. (책에서)

 

다섯 살배기 아이가 내민 것은 길바닥에 흔하게 굴러다니는 작은 돌멩이였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뛰어나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치게 된 것이다. 잡석에서 진정한 돌의 의미를, 해우석의 의미를 깨친다면 도인의 경지 아닐까. 짧은 이야기 속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완전변태>에서는 교도소와 조폭, 교도관의 이야기여서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탈피하는 과정들이 그려져 잘 그려져 있지만 조폭영화, 폭력영화 등을 워낙 싫어하기에 읽기가 불편했다.

 

어쨌든 10편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이외수를 처음 만났다. 짧은 단편들이기에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사회비판을 담은 글들이 많아서 잠깐씩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하는 책이다.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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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중 야구부
김형주 지음 / 책에이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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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중 야구부]폐교위기의 시골학교에서 우승의 기적을!!

 

폐교위기의 시골학교에서 야구단 창단 3년도 되지 않아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일궈 내다니!

이보다 더한 감동과 기적의 짜릿한 역전드라마가 어디 있을까.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있는 원동중학교.

한때 400명이던 원동중학교는 4대강 개발로 논밭이 점점 줄어들면서 주민도 줄고 학생도 줄어 작은 학교가 되었다. 급기야 2010년에는 전교생이 21명으로 폐교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야구특성화 학교인데다 야구부창단 2년을 지나자 전국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학교다. 기적을 이룬 학교가 된 것이다.

전교생 50여 명에 야구부원 20명의 원동중학교는 이제 29만 양산시민의 자랑이라고 한다.

 

이들의 우승에는 어떤 노력, 어떤 이의 헌신이 숨어 있을까.

양산대표 야구팀이 경남 도민체전에서 우승하고, 양산리틀야구단이 용산구청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중학교 야구부가 필요했던 양산시.

 

한화 이글스 출신의 신 감독은 원동중학교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테니스 공으로 즐겁게 야구하는 모습을 보며 원동중학교에서 중학야구팀을 키우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전교생 38명이 전원 대한야구협회에 등록한 야구특성화 학교를 만들어 간다. 학교에서는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는 모범학교를 만들고자 아이들에게 기본교육과정과 별도의 야구전문 교육과정까지 이수하도록 한다. 특히 교과 성적이 평균 70점 미만인 과목이 3과목 이상인 아이들은 시합에 나갈 수 없도록 했다.

 

야구하고 싶어서 모여든 아이들은 해운대 리틀야구단과의 연습게임에서 대패하면서 6개월간 기본기 훈련만 받는다. 이에 불만을 품은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기도 한다.

 

야구부는 지역주민들의 도움으로 헬스장 연습도 하게 되고, 미국교포 여인의 후원금으로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감독에 대한 학부모들의 오해와 그로인한 학교와의 갈등으로 결국 감독은 사임하게 된다. 그 빈자리를 신 감독의 아버지가 맡게 된다. 신 감독의 결백을 깨달은 학부모들은 탄원서를 냈고 신 감독은 이젠 감독으로 야구부를 맡게 된다. 아빠 미소의 큰 감독님과 삼촌 미소의 작은 감독님, 두 부자 감독의 열정은 아이들과 함께 역사를 만들기 시작한다.

 

야구단은 거제도 전지훈련이후로 자신감이 상승하게 되고, 다른 중학과의 연습경기에서 우승하기도 한다. 하지만 2013년 1월 첫 공식대회인 경주시장배 야구대회에서 대구중에 역전패하게 된다.

 

-너희들이 실력이 모자라서 지는 건 괜찮다. 그러나 노력이 부족하고 의지가 모자라서 지면 그건 1패가 아니라 2패다. 경기에서도 지는 것이고 인생에서도 지는 것이다. 오늘은 왜 졌는지 너희들 스스로 생각해보면 알 거다. (206쪽)

 

다음날, 원동중은 삭발을 하며 투지를 불살랐고, 삭발투혼의 정신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서울 영동중학교를 콜드게임으로 이기게 된다.

원동 중학교는 1학년 3명, 2학년 11명, 3학년 6명 총 20명으로 구성해서 전국대회에 나가게 된다. 2013년 제 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 이 대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산 개성중학교를 5 대 4로 누르고 역전의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결승전에서 실력자 개성중학교와 팽팽한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대통령기 전국중학교 야구대회는 전국체전, KBO총재배 전국중학교야구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라고 한다.

 

이제는 양산시는 중학야구를 잇는 고교야구부 창설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작은 양상중학교가 이룬 꿈의 결과물인 셈이다.

양산중학야구단의 전국 우승에는 지역주민과 동창, 학교와 지도자의 노력이 시너지 작용을 일으킨 것이리라. 무엇보다도 시골 지역을 위해 헌신하려는 감독 및 코치의 열정과 아이들의 정신력이 빚어낸 쾌거가 아닐까.

 

야구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이끈 놀라운 실화, 감동의 이야기다.

양산중학야구부들이 자라면서 실력을 키워 소원대로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길~

미래의 류현진 선수, 추신수 선수, 박찬호 선수가 되길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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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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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연습]위탁가정, 가족이 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가족연습. 제목이 절묘하다. 입양가정이든, 위탁가정이든, 원래의 혈연으로 이뤄진 가정이든 준비와 연습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 가족이 되려면 연습이 필요한 것, 맞다.

 

사춘기 소녀에게 위탁가정은 어떻게 다가올까. 사랑으로 품어줄 때 어떻게 변하게 될까.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까칠 소녀 칼리 코너스.

양아버지에게서 폭행을 당한 칼리는 엄마마저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그래서 위탁 가정인 머피의 집으로 가게 된다. 머피의 집에는 남자 아이가 셋이다. 아담, 에릭, 다니엘. 머피 씨는 소방관에 야구광이고 가정적이다. 부인은 전업 주부이며, 온화하고 다정다감하다. 사춘기 소녀 칼리는 위탁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말장난과 독설을 즐기는 칼리는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 더 독설을 내뱉는다. 칼리는 요상한 말투와 기이한 행동으로 머피 가족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머피 부인은 화를 내기는커녕 똑 부러지는 말투, 재미있는 표현이라며 웃음 짓는다. 칼리는 야단도 치지 않고 웃음만 짓는 부인에게 적응되지 않는다.

 

-이 여자 언제쯤 화를 낼까.

-아래층에서 행복한 가족들 사이에서 나는 웃음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책에서)

 

칼리에겐 모든 게 낯설다. 낯선 언어, 낯선 장면을 이해하려 안간 힘을 써보지만 자신의 가족과 달라도 너무 다른 환경이다.

따뜻한 가정의 웃음소리,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이질감을 느끼는 칼리는 자신이 오렌지 주스를 먹고 싶어 했다는 말을 듣고 밤중에 주스를 사러 간 부인을 이해 할 수 없다. 가족끼리는 서로 돌봐야 한다는 말에서는 갑자기 설 자리를 잃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들이 그릇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다는 듯 바라보는 부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외계에 온 기분이다. 전혀 겪어보지 못한 장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칼리는 학교 가기도 싫고, 머피가족과 섞이는 것도 싫고, 같이 밥 먹는 것도 싫다. 다정한 웃음도 싫고 토닥이며 격려하는 것도 싫다.

자신을 기다려주거나 따뜻한 시선을 받아본 적이 없고, 자신을 염려해주는 이를 만난 적이 없기에 머피가족과의 생활은 너무나 어색할 뿐이다. 따뜻한 배려가 익숙지 않아 되레 고통스럽다.

 

하지만 칼리는 점점 머피네 가족들이 좋아지면서 동시에 점점 두려움도 느끼게 된다. 이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지……. 머피 부부의 딸이 될 수도 없고 아이들의 누나가 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원한다고 되지도 않지만 그들이 원하는 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에릭의 발작으로 응급사태가 벌어지면서 아이들을 맡게 된 칼리는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부인의 볼 키스를 처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유일한 기린 인형 길쭉 씨를 에릭에게 안겨준다. 무심결에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누군가에게 영웅이 되라.(149쪽)

-넌 정말 우리에게 선물 같은 존재야 칼리(280쪽)

 

칼리는 머피 부인이 부활절 선물로 준비한 것들을 보면서 속으로 얼마나 감동했을까. 정말 갖고 싶은 것을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인데.... 부인은 모두 귀담아 두었다니!

도서관에서 연체된 책 <입양절차 안내서>를 보면서 자신을 입양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게 되고…….

완전체로 보이던 머피가족의 허점도 알게 되면서 점점 가족이란 완벽하지 않음을, 그래서 맞춰가야 함을 느끼게 된다.

 

-넌 벌써 우리들의 영웅이야.

-엄마라도 불러도 될까요?

 

 

톡톡 튀는 칼리의 말과 행동은 머피가족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이들과 놀아줄 때의 칼리는 무슨 여전사 같다. 아수라장 행성에서 온 슈퍼 하이탑 걸, 슈퍼 똥싸개맨, 슈퍼 방귀맨, 초강력 독가스 발 냄새, 불꽃 총, 얼음 총...... 칼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어록이 된다. 남자 꼬마들만 있는 세상에 괴상망측한 말투와 거침없는 행동을 하는 누나가 별똥별처럼 떨어졌으니......

 

살면서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살면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살면서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살면서 누군가의 선물이 될 수 있을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문제아의 행동 이면에는 관심과 사랑에 대한 호소가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사춘기 소녀였기에 칼리의 위탁가정 적응도 쉽지가 않았으리라. 자신의 부끄러운 이면을 감추고 싶어 더욱 아무렇지도 않은 척, 용감한 척 하는 칼리의 말과 행동이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한다.

 

우는 건 패배자가 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무심한 듯, 용감한 듯 살던 칼리의 마음에  훈풍이 부는 심상찮은 소설이다. 겉으로는 용감한 척하나 속으로는 두려운 마음 투성이 사춘기 아이들…….사춘기 아이의 위탁가정 이야기다. 가슴으로 낳은 자식, 사랑으로 연결된 부모의 이야기다.

어디든 정들면 가족이다. 마음과 마음으로 통할 수 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사랑으로 연결된 부모들도 있다. 세상에 완벽한 가족은 없다. 서로 맞춰갈 뿐이다. 그렇게 연습할 뿐이다.

 

위탁아동은 늘고 있고 돌볼 부모는 적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위탁가정이란 입양되기 직전에 잠깐 머물 수 있는 곳이라고 알고 있었다. 부모가 존재하지만 부양 능력이 없는 경우도 자식을 위탁가정에 보낼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한국에서도 보건복지부 산하에 가정위탁지원센터가 있다고 한다. 위탁부모가 되고 싶다면 일정한 자격, 일정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친인척 가정위탁, 일반가정위탁도 있다고 한다. 처음 알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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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19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했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봄덕 2014-05-20 06:11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문학소녀 2016-08-1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고2 학생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이 책을 되게 감명 깊게 읽었었는데 도통 제목이 기억이 안 나 해매고 있었어요. 지금에서야 찾았네요. 가족연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