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 :  Marenne
Album : The Past Prelude
Type : Studio
Release Date : 2009
Country : Finland
Genre(s) : Melodic Metal


Janne Tolsa : Keyboard 
Marenne : Vocals  
Jukka Jylli : Bass  
Zachary Hietala : Guitar
Tom Rask : Drums 

Track List
1. The Stone
2. Cold Mornings
3. Frozen Tears
4. I Wished (Who Can Tell Me)
5. My Time
6. Dream
7. Slow Your Steps
8. Under My Hand
9. Do You Think of Me
10. Land of Misery


2007년에 결성된 핀란드발 5인조 멜로디 파워 메틀 밴드 이다. 09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이들의 데뷔앨범으로서 힘있는 사운드에 듣기 좋은 멜로디 라인이 강점이다. 팝적인 요소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귀에 쏙쏙들어 오는 곡들이 아주 좋다.

그렇다고 비슷한 곡들만 있냐...그렇지 않다. 멜로디 파워 메틀이라는 장르 내에서 이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다 해보고 있는 듯하다. 듣기 좋은 멜로디 단위를 반복하고는 있지만 여타 다른 밴드에서 들을 수 없는 곡의 전개를 보여준다. 언어로 표현하기가 참 난감하다. 어떻게 독특한지는 들어봐야 알 수 있다. 변주가 많고 복잡하며, 드라마틱한 곡의 구성은 아니지만 각각의 곡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시도하고 있어 색다른 음색을 즐길 수 있다. 전 곡이 그렇게 혼절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별3개 이상은 충분히 줄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단 5번 트랙인 my time만은 예외다. 이 앨범의 킬링 트랙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밴드들이 어느 계열에 속한다고 하면, 첨 접하는 밴드들의 앨범이라도 몇 곡만 들으면 금방 아하~ 멜스멜 이구나, 고딕 이구나..하고 감지할 수 있다. 그만큼 밴드들이 자신의 노선을 잘 따른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계열에 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레네 밴드는 그런 면에서 참신하고 독특하다. 만일 밴드의 독창성을 운운할 수 있다면 이들에게 그 평가 기준을 부여할 수 있겠다.

멜스와 멜파 계열의 밴드 에서 이런 음악을 처음 접해서 인지 신선하고도 재미있게 감상했다. 전체적인 느낌이 밝고 역동적이다. 결성된 지 얼마 안 된 밴드인데 정말 앞으로가 기대되는 밴드이다. 들어서 나쁠 거 하나 없는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itle : Dawn Of The New Athens
Artist : Aesma Daeva

장르 : Extreme / Rock Opera / gothic
음반사 : The Root Of All Evil
발매일 : 2007

1. Tisza's Child (6:36)
2. The Bluish Shade (5:14)
3. Artemis (6:22)
4. Hymn to the Sun (4:21)
5. D'Oreste D'Adjace (3:25)
6. The Camp of Souls (5:36)
7. Ancient Verses (4:32)
8. Since the Machine (6:49)
9. The Loon (6:32)

07년 쎄리온 투어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면서 한눈에 반해버린 로리 루이스. 고딕메탈 장르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이 되어 잠을 설친지가 엊그제 같다. 세리온의 투어로는 성에 차지 않아 그녀가 참가하고 있다는 밴드 Aesma Daeva의 2007년 앨범 Dawn Of The New Athens을 찾아다녔는데, 구하질 못했다. 거의가 다 품절이라서 아마존에 들어가 비싼 배송료를 물고라도 기어코 앨범을 구하리라 다짐하던 찰라, 자주 가는 음반사이트에 입고가 되어 구매가 가능했다.

고딕의 광팬이라 이들의 1집 앨범 Here Lies One Whose Name Was Written In Water (1999)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별로다. 이 밴드 자체가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심포니 지향의 고딕음악을 들려주고 있지만, 사운드가 밋밋하고 멜로디라인드 맛깔스럽지 않아 기대 이하였다. 보컬인 레베카의 환상적인 목소리가 에스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다고 한 평에 혹해서 입수했는데 결과적으론 실패한 선택이었다.

07년 이 앨범은 보컬인 레베카가 탈퇴하고 새로운 보컬 로리 루이스를 맞이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애스마데바의 야심작이다. 07년부터 새롭게 보컬로 참가하는 로리 루이스는 미국 미네소타 출신의 실력파 오페라 싱어이다. 성악을 전공하고 미국의 여러 지방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1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밴드의 음악적 색깔이 확 바뀌었다. (99년 1집 앨범만 듣고 2, 3집을 듣질 못해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3집까지 보컬이 레베카였기 때문에 대동소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앨범을 구입한 사이트에 애스바데바 4집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있다. 그대로 옮겨 보면, “심포닉과 다크웨이브를 고딕메틀로 승화시킨 앨범”이라고 평하고 있다. 음반을 3번 들어본 결과 ‘글쎄다~’ 라는 생각이다. 전체적으로 심포닉한 면은 약하다. 기껏해야 간간히 들리는 바이올린과 첼로소리가 전부다. 다크웨이브는 무슨~! 다크웨이브를 elend음악이라고 이해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이런 평가는 정말 무책임한 망발이다.

이 앨범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고딕메틀을 오페라로 승화시킨 단 한 장의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07년 쎄리온 미슈콜츄 락 오페라 페스티발에서 바그너의 곡을 연주할 때 로리가 솔로로 불렀던 Second part of 'Der Tag ist da' from Rienzzi와 First part of 'Herbei! Herbei!' from Rienz의 곡과 비슷한 곡이 3곡이나 된다. 5번, 7번, 8번 트랙이 그렇다. 특히 5번과 8번은 락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오페라 가수가 아니면 절대 소화할 수 없는 곡들이다. 메탈의 헤비한 사운드와의 절묘한 조화가 정신을 차릴 수 없게 하는 최고의 트랙이다.

전체적인 곡의 구성이 아테네 신화와 아테네 고대사를 새롭게 해석한 컨셉앨범 형식을 띠고 있다. 곡을 들어보면, 애절한 곡과 격정적인 곡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빠르게 달리는 헤비한 사운드가 끝나면 눈물을 쏟을 만큼 서정적인 곡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어 긴장감의 이완으로 이어지는 카타르시스의 체험이 백미이다.

이 한 장의 앨범은 고딕메탈 계열에 큰 획을 긋는 명반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 분명하다.(아님, 말구~^^) 클래식과 메틀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밴드라고하면 누구든지(메탈팬이라면) 해거드와 쎄리온을 든다. 이들을 높게 쳐주는 이유는 어는 누구도 그러한 장르의 크로스를 시도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있다 해도 완성도 높게 소화한 뮤지션은 거의 없다.  

애스마데바의 07년 앨범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고딕메탈의 형식을 빌려 오페라 사운드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락오페라라고 하는 장르가 있긴 하지만 앨범으로 한 밴드가 이를 구현한 것은 이 한 장의 앨범이 유일할 듯싶다. (대부분의 락오페라 장르가 대규모 협연으로 이루어 진다. 그도 그럴것이 락과 오페라를 하는 뮤지션들이 모여야 하지 않겠는가)

07년의 애스마데바는 원 레이디 밴드라 할만하다.(물론 곡을 쓴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아쉽겠지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이들 곡을 표현해 내는 오페라 싱어가 없다면 앨범의 가치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곡이 철저히 오페라, 특히 소프라노 솔로의 오페라 지향적이라서 그렇다.  

따라서 리브즈 아이즈의 리브 크리스틴이나 에덴 브리지의 사비네 에델스바허가 여기 있는 곡들을 부르는 것은 상상조차도 할 수 없다. 오페라 싱어만이 곡을 소화할 수 있다. 곡도 보컬이 소화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현란하다. 고음으로 한 번에 올라갔다가 바로 저음으로 내려오고, 느렸다가 빨라지고 격정적이었다가 갑자기 서정적으로 돌변하는 곡의 변화무쌍함이 싱어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러닝 타임 49분 30초의 시디 한 장이다. 9곡밖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는 발라드, 메탈, 락, 오페라적 요소가 모두 들어있다. 드라마틱한 곡의 구성과 이를 표현해 내는 소프라노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단 한 장의 락오페라 앨범이다. 클래식함을 지향하는 고딕팬들이나 쎄리온의 사운드를 동경하는 사람들이라면 필청해야할 명반이라 생각한다.

 

덧붙임
다크생츄어리(Dark Sanctuary), 씨터오브트래지디(Theatre Of Tragedy), 마이다잉브라이드(My Dying Bride), 파라다이스 로스트(Paradise Lost), 에스타틱 피어(Estatic Fear)의 팬이라면 이 앨범을 비껴가는 것이 상책이다. 이 앨범을 파는 사이트에서는 다크생츄어리, 씨터오브트래지디, 마이다잉브라이드의 팬이라면 필청해야하는 앨범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들의 음악과 애스마데바의 07년 앨범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위에서 지적한대로 쎄리온 09년 미슈콜츄 익스피리언스의 음악에 근접해 있다. 따라서 다크웨이브나 둠 데쓰 계열을 주로 들으시는 분들이 들으시면 다량 실망할 수 있는 앨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일명 우리말의 ‘노래’는 시에 곡을 붙인 것이라 알고 있고, 또한 이것이 널리 알려진 속설이기도 하다. 중세의 음유시인들은 즉석에서 시를 짓고 거기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은 노발리스의 <푸른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작금의 노래 가사들(lyrics)은 격조 높은 시와는 엄격히 분리되어 노래를 위한 단순한 수단에 그치고 있다.

한국 가요를 신해철의 2집이후 거의 듣질 않는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신해철의 2집을 아우르는 가사 때문이다. 속칭 가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심호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지금 읊조려 보아도 가슴을 후려치는 뭔가가 느껴진다. 참으로 사색적이고 철학적 성찰이 담겨 있는 곡들이다. 이건 노래말이 아닌 시였다.

나에게 있어 신해철의 2집 앨범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이 앨범의 곡을 뛰어넘는 한국의 음반을 들어보질 못했다. 뭐, 참으로 대단한 가수들이 많고, 한국 100대 명반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많은 앨범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다. 한국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수많은 앨범들의 가사는 대부분 그렇고 그런 내용들이다. 개인적으로 결코 높게 쳐줄수가 없다.

물론 음반을 평가하는 기준에 가사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다. 음색(사운드)이라든가 곡의 구성 그리고 보컬의 음악적 자질이 모두 녹아 있기에 음반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지언정 전부는 아닐 것이다.

허나 개인적으로 좋은 음반은 사운드와 곡의 구성 수준이 어느 정도 된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음반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가사를 들먹일 수밖에 없다.

가수가 가사를 정확히 노래로 표현할 수 있어야 좋은 가수이고 좋은 노래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신해철의 2집은 가사의 아우라가 음색과 보컬을 모두 미미하게 만든 단 하나의 앨범인 듯싶다. 더 이상 이 앨범을 뛰어넘는 한국 뮤지션을 만날 수 없기에 해외로 눈을 돌려 락 음악에 심취했는지도 모르겠다.

아, 서설이 너무 길었다. 왜 신해철의 2집 얘기를 꺼넸냐 하면, 바로 지금 열성적으로 듣고 있는 고딕메탈 밴드들의 가사와 사운드가 너무도 빼어나기에 그걸 좀 얘기해 보고 싶어서다.

솔직히 듣고 있는 고딕메탈의 가사들은 흡사 신해철의 2집 앨범을 들으면서 느꼈던 충격 그 이상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사에 넋을 잃고 듣는 곡이 수도 없이 많지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두 밴드의 3곡만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 가사들은 노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벽한 소넷이라 할 수 있다.

하나는 독일의 고딕-프로그레시브 밴드인 L'Ame Immortelle이고, 다른 하나는 단 두 개의 앨범만 내고 해체한 그리스의 고딕메탈 밴드인 Odes of Ecstasy이다.

밴드 소개는 생략하겠다.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을 하면 쉽게 밴드의 이력과 앨범 정보를 알 수 있기에.

이 두 밴드의 가사를 쓴 사람은 정말 재능이 출중한 시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사가 얼마나 빼어난지 음미하지 않고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밴드의 보컬이 감정을 실어 노래를 부를 때면 거의 혼절할 지경이 된다.

가사를 음미해 보자. 먼저 람므 이모탈의 두 곡이다. <10 jahre>(2006)에 수록된 곡들이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찾아서 들어보길 권한다.



FIGURE IN THE MIRROR


Every time you put this mask on your face

A little piece of your soul dies away


The figure in the mirror's not me

A different reality

It's just a picture that you see

From my true self, I do flee


What I feel and what I see

I do through eyes of an enemy

Forced by powers pushing me

Resulting in fear and misery


I change myself to fit the needs....

During this Mutation my heart bleeds

Trying to adjust to Society

Not anymore I want to be free


The figure in the mirror's not me

A different reality

It's just a picture that you see

From my true self, I do flee


Only a few could break the shell

Surrounding my soul's polluted well

Drink from it and you will see

All the pain that rests in me


It's like Pandora's box

With a number of haunted locks

The one who sees deep inside

knows all the feelings I do hide


The figure in the mirror's not me

A different reality

It's just a picture that you see

From my true self, I do flee


Once you took a look inside of me

You decide between joy and misery

If you abuse the things you know


The figure in the mirror's not me

A different reality

It's just a picture that you see

From my true self, I do flee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On snow covered mountains

My soul lies to sleep

Silent crying inside

My pain is so deep


Counting the days

As time passes by

Thinking of past times

I break down and cry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Counting timeless tears

Which I spillt for you

You are my obsession

I don't know where you're gone to

I dream a dream of Hope

Under Moonlight stars

Tortured by reality

Which has left it's scars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In a World without feelings

My dreams are all dead

No one beside me

I know where I am at


Embracing the Silence

In my loneliness

Trying not to fear

All the things I posses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두 곡 모두 실연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그저 그렇고 그런 실연의 아픔을 노골적으로 들이대지 않는다. 대부분의 노래들은 네가 떠나서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느니, 네가 없는 세상은 회색빛이라는 등 뻔한 내용을 듣기 좋은 멜로디로 포장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특히 한국의 가요가 그렇다~)

마이클 런투 런의 발라드나 리쳐드 막스의 발라드 곡들 대부분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람므 이모탈의 가사는 전혀 딴판이다. 외편의 FIGURE IN THE MIRROR의 경우는 들으면서 라캉의 거울 이론이 생각나기도 했다. 거울의 이미지로 이렇게도 실연을 표현해 내다니~ 정말 대단하다.

전체적으로 바이올린 음이 몽환적으로 지배하는 가운데, 남성 그로울링과 여성보컬의 주고 받는 대구가 내면의 아픔을 극적으로 갈무리하고 있다. 사랑했던 내 존재의 정체성을 문제시하는 가사가 그대로 마음에 꽂힌다.

두 번째 곡인 LIFE WILL NEVER BE THE SAME AGAIN은 전자보다 좀 더 실연의 아픔을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내면의 아픔에 대한 외부 사물의 비유가 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진짜 절묘하다. 과거를 추억하며 흘러가버린 시간들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세어본다거나 널 위해 흘렸던 무한히 많은 눈물방울을 세어본다는 표현이 그렇다. 너무도 멋지고 참신하다.

피아노 선율이 지배하는 이 발라드 곡은 보컬의 절제미가 돋보이다. 실연의 아픔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되는 여성보컬은 애수에 차 있지만 후렴구에 보이는 남성 그로울링과 여성 보컬의 대비는 마지막의 단호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외로움 속에서 침묵을 감싸 안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노력할 거야’라는.

정말 시에다가 곡을 붙인 노래라 아니할 수 없다~

람므 이모탈의 실연과는 달리 오즈 오브 엑스터시는 색다르게 절망을 노래하고 있다. 지금까지 봐온 그 어느 곡보다도 절망의 극단을 노래하고 있다. ‘빛의 완전한 소멸’속에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퇴폐미의 극치를 표현하고 있다. 두운과 각운의 호응은 미학적 완성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곡은 98년 1집인 Embossed Dream In Four Acts에 수록된 2번째 곡으로서 컨셉앨범의 1악장에 해당하는 싱글이다.




The total absence of light


I'm the cries

The cries of all the weak

I'm the lies

The lies that feed you (for) years

I'm the dreams

The dreams that fade as time pass


I'm the drug

The drug that fondles your grief

I'm the hope

The hope that never lived

I'm the storm

The storm you fear to deal with


In your minds

The death of sanity

In your lifes

The misery always reigns

In your eyes

The total absence of light


Death is my

My reason to exist

Time is my

My worst of (all) enemies

Life is my

My doom for (the) years to come


The cries of all the weak

The lies that feed you (for) years

The dreams that fade as time pass

The drug that fondles your grief

The hope that never lived

The storm you fear to deal with

The death of sanity

The misery which reigns

The total absence of light


"We are like certain senses scattered wide

That have no hope of ever reuniting

All nature in our nerves falls in confusion


We ache in both our body and recollection

All things reject us, and all poetry

Fills us with envy as our last asylum"


<국역> 빛의 완전한 소멸


나는 모든 나약한 이들로부터 터져나오는 절규.

나는 지난 몇년동안 그대를 먹여 살린 거짓.

나는 시간이 니자면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꿈.


나는 그대의 슬픔을 어루만져주는 마약.

나는 한번도 살아 숨쉰적 없는 희망.

나는 그대가 처리하길 두려워하는 폭풍우


그대의 마음 속에서 광기는 사드러들었고

그대의 삶은 언제나 고통에 지배받고 있네.

그대의 눈동자 속에서 모든 밝은 빛은 사라져버렸네.


죽음은 나의 존재의 이유.

시간은 내 적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존재.

생명은 세월이 흘러간 후 내게 찾아올 파멸


모든 나약한 자들의 절규

몇 년간 그대를 먹여살린 거짓

시간이 지나갈수록 희미해져가는 꿈

그대의 슬픔을 어루만져주는 마약

한번도 살아숨쉰적 없는 희망

사그라든 광기

지배하는 고통

모든 밝은 빛은 사라졌네.


우리의 육신과 추억 모두가 아파오네

모든 것이 우릴 거부하고

모든 시의 운율은

마치 우리게게 남겨진 마지막 수용소와도 같이 질투를 채워넣네.




지금까지 들어온 앨범 곡 중에서 가장 절망의 미학에 근접한 멋진 가사다. 하나의 완벽한 시로도 손색이 없는 이 곡은 귀로 들으면 환상 그 자체다. 남성 그로울링과 여성 소프라노의 극적 대비는 절규, 거짓, 마약, 고통, 파멸이라는 절망의 키워드를 몽환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삶 속에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죽는 바로 그 순간이라고 한다. 키에르케고르가 말한대로 절망은 그 죽음의 순간이 영원토록 계속되는 시간이다. 이 곡은 절망이라는 것을 음악적으로 가장 완성도 있게 표현한 불후의 명곡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사를 보고 들으면 혀을 내 두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곡들을 익스트림 메탈을 듣는 사람이 아니면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세곡 모두 격조높은 시라고해도 손색이 없는 미학적 완성도를 갖고 있다. 이런 시에 걸맞는 음악을 듣을 수 있다는 자체가 하나의 행운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하루키 작품을 꼭 읽어 보라고 신신 당부하는 사람이 있었다. 왠지 <상실의 시대>는 읽기 싫었고 <해변의 카프카>는 분량이 넘 많았다. 그러던 중 눈에 띈게 <어둠의 저편>이었다. 순전히 아주 멋진 하드커버 책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타이틀도 멋지다. 어둠의 저편이라니...책 타이틀 맨 위에 "세계적인 작가로 떠오른 무라카미 하루키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으로 돼있다. 순전히 책 선전인 줄 알면서도 특별함을 부여했다. 내가 접하는 하루키의 첫 작품이니.. 그리고 읽기시작했다. 첫장을 편지 5시간 동안 꼼짝않고 마지막 장을 덮었다. 별 내용은 없는거 같은데 뭔가가 발목을 잡는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랄까..
 
먼저 눈길을 끄는게 독특한 구조적 형식이다. 오후 11:56부터 다음 날 오전 06:52사이, 약 7시간의 서로 다른 공간을 하나의 시간 축과 하나의 카메라 시선을 통해 연결시키고 있다. 중요한 것은 7시간이 밤이라는 사실. 밤은 수면 시간이다.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에 우리의 주인공들인 아사이 마리, 아사이 에리, 다하하시 테쯔야, 시라가와, 카오루 등은 서로 얽힌 관계속에 공허한 담론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에게 밤은 부조리를 쏟아내는 안식처였다.
 
<어둠의 저편>은 서로 다른 공간속에서 동일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용이 전게되고 있다. 서로 다른 공간은 마리와 테쯔야가 머무는 어둠의 도시 그리고 언니 에리가 잠든 어둠의 방이 이분화 되어 교차하고 있다. 하루키는 카메라 영상기법을 도입하여 어둠의 방과 어둠의 도시를 번갈아 보여주고 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우리는 어둠의 도시에서의 낯선 사건들은 아사히 에리가 꿈꾸는 도시라 보아도 무방하겠다. 


2. 

밤에 잠을 안자고 활보하는 인간들은 어떤 족속들일까? 직업이 없는 한량이거나 시간이 남아도는 대학생, 아니면 조폭 그도 아니면 야근하는 샐러리맨들 그리고 러브호텔을 찾는 인간 군상일 것이다.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다음 날을 위해 잠을 자야 한다.) 밤은 일탈을 부추긴다. 밤은 모든 사악함과 부조리를 어둠으로 덮는다. 나약한 인간들은 그 어둠속에서만 잠시나마 위안을 찾는다. 

<어둠의 저편>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는 나약한 인간들이다. 자기의 약점을 감추고 근근히 살아가는 사람들. 에리에게 깊은 외모적 열등감을 갖는 동생 마리, 유명한 잡지 모델인 언니와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어둠속에서 방황한다. 다카하시 테쯔야, 전과자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음악에 침잠한다. 밤에 주로 연습하는 도중 아사히 에리를 만난다. 카오루, 전직 여자 프로레슬러. 돈에 대해 밝지 못해 궁지에 몰리게 되고 결국 러브호텔 알파빌에서 지배인을 하는 심야형 인간. 알파빌에서 중국인 소녀 접대부를 폭행하고 그녀의 모든 소지품을 빼앗아간 야누스적 인물 시라가와.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시스템설계자 이자 이 소설에서 사건을 일으킨 유일한 장본인. 그외 아픔을 간직한 요모기와 아오모기. 이렇듯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밤이 필요한 인간들이다. 그들은 밤에 활동하고 말하며 증폭된 에너지는 폭행을 가할정도로 넘쳐난다. 하지만 아침이 밝아올수록 그들의 에너지는 고갈되고 이야기는 소원해지며 관계는 절연된다. 아침이 올수록 밤의 사건은 기억의 저편을 사라지고 추억이 된다. 아침을 맞는 인간은 밤의 추억-어제의 기억 으로 삶의 의지를 얻는다.
  

  
3.


 인간에게 있어 밤은 생의 절반이다. 꿈을 꾸건 밤새워 일을 하건 술을 마시든 밤은 밝아오는 아침과 함께 과거가 된다. 생의 절반인 밤은 순간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어둠의 저편'은 '밝음의 이편'과 함께 사라져가는 '기억의 저편'이다. 아침에 일어난 나는 모든 기억을 <어둠의 저편>에 묻어두고 온 나이다. 나는 나이되 어제와 똑같은 나는 없다. 나는 힘차게 '밝음의 이편'을 살것이고 그리고 나서 밤을 맞을 것이며 밝음의 세계의 부산물을 어둠의 저편에 쏟아낼 것이다. 나의 나약함, 증오, 좌절, 번민, 집착 등의 부조리. 어둠은 나의 부조리한 모든 것을 덮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다시 아침이 밝아오고 밤과함께 이전의 나는 <어둠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인적으로 메탈 음악 매니아입니다. 메탈도 그냥 메탈이 아니라 클래식과 오페라 그리고 헤비한 사운드가 절묘하게 만나는 고딕 음악 광팬이죠~ (소위 익스트림이라고 불리우는 음악들~)

이런 음악을 듣다보면 필이 꽂히는 밴드를 알게되고, 또 여러 앨범 정보를 보다 보면 관심이 가는 밴드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특히 이러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 공간이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앨범 평을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넘 좋다는 평들이 지배적이고 명반이니 들어봐라...이런 추천~ 그래서 저도 도움을 아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추천해 주시는 분들의 안목이 꽤나 휼륭하더라고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도대체 개념을 모르겠다는 겁니다. 소위 잘 모르면서 개념 차용하기로는 패션계가 유명하던데, 이쪽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모 유명 사이트에서 알케스트 음반을 너무나 멋지게 평을 해 놨길래 찾아보니 다크웨이브 계열이라네요..다크웨이브??

블랙메탈쪽인가? 웨이브라..웨이브는 뭐지?? 라는 의문점이 뭉게뭉게 피어납니다..그래서 검색을 해보니...저같은 사람이 많은지 포털 사이트에 많은 질문들을 해 놓으셨더라구요..

질문은 뭐, 저랑 매한가지로..다크웨이브의 의미가 뭐냐? 라는 물음...헌데, 대부분의 대답이 아래 대답과 대동소이 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아래의 답변을 보면..

 
설명하기가 좀 그렇지만..대충 설명하자면은
다크웨이브는 앰비언트란 이름으로 불리워지게 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앰비언트에 중세성이 더해지고 고딕 양식의 도입을 가지게 되죠..
그러한 식으로 변화하던 것들이 다크 앰비언트라는 형태로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거죠..
중세성에 입각한 고딕적인 면이 최고로 표현된 형태가 다크웨이브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쪽 계열에 대표적인 밴드로는
Elend, Dark Sanctuary, Autumn Tears, Burzum 등등이 있습니다.. 

 
답변을 보면 다크웨이브가 뭘 의미하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다크웨이브는 앰비언트라는 이름이다. 이것의 의미는 아래 줄친 부분이다....라는 것이 답변의 요지인데요..완전 순환논증의 오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세성은 뭐고, 고딕적인 면은 뭔지...거기다가 그러한 면이 최고로 표현된 형태가 다크웨이브라네요!

완전 뻥~ 터졌다는..

그런데, 웃기는 건 앨범을 사면 들어있는 음악 평론가의 글도 거의 대동소이 하다는 겁니다. 개념의 나열만 있지 설명이 도통 없습니다. 분명히 앨범을 사는 사람을 위해서 그 밴드와 앨범을 소개하는 글인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개념 투성이입니다~

아~ 돌겠습니다..

고딕이라는 계열의 개념도 알고보니 확실히 개념 정리된게 없더군요. 그런데도 마구 쓰입니다. 혼동스러워 어지러울 지경인데, 다크앰비언트, 다크웨이브 까지 추가되니..환장할 지경이군요..ㅎㅎ

다크웨이브가 뭔지 느껴보기 위해 음악을 들으니 보컬이 없는 아주 서정적인 음이더군요~ 명상 음악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근데, 왜 다크가 붙었는지 도통 모르겠다는...그런데, 이러한 개념들은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요?  

 너무나 익숙하게 쓰여지는 음악의 개념들...정확히 알고 쓰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음악이 매니아 지향적일수록 더더욱! 아니면 아얘 쓰질 말던가...이외에도 여러 평들을 보면 모르는 개념들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익스트림 음악의 매니아 한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통탄스러울 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