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이런 글 안 쓰고 싶었다. 지난 번 페이퍼에 이달의 당선작 문제를 어렵게 짚어 보았기에, 알라딘이 신경을 좀 써 줄줄 알았다. 순진한 생각이었나 보다. 9월 당선작을 보면서 ‘이건 뭐지?’라는 당선작들이 대거 등장했기에.

 

 

지난 번에도 분량 얘기를 했었는데, 점점 당선작 리뷰 분량이 줄어드는 듯싶다. 내용 요약하는 게 과연 좋은 글인지,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에 뽑히려면 다음처럼 쓰면 될 듯싶다.

 

 

먼저 가장 최근에 나온 핫한 책을 읽는다. 읽고 삼박하게 책 내용을 요약한 후(네이버 책 소개건 뭐든 상관 없다.) 책에 있는 몇 문장 인용한다. 그리고 자기 감상을 몇 줄 부가한다. 분량은 A4 1장을 채워도 되고 약간 넘겨도 된다. 신간이니까. 아무렴~

 

 

퀄러티? 퀄러티를 판단하는 건 무관하다. 내용 요약 들어있겠다, 중요 문구 있겠다, 읽은 이의 감상까지(이 책 좋아요~!) 덧붙여 있으니 말이다. 리뷰가 갖추어야 할 기본은 되니, 신작 소개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신간에 대한 노출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알라딘 당선작이다. 어느 정도의 분량은 기본이다. A4 한 장으로 책의 내용을 절묘하게 담아내어 그 책의 가치를 드러내는 리뷰라면 분량이 무슨 문제일까. 하지만 현재 당선작들은 이런 글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분량이 필요하다.

 

 

알라딘 리뷰 당선작에 매번 오르는 사이러스 님, 시이소오 님, 다락방 님, 헤르메스 님의 리뷰는 기본적으로 A4 3~4장 분량이다. 한데 9월 당선작 중 일부는 A4 1장 정도밖에 안 된다. 적은 분량으로 당선된 분들을 열거해 보면 아래와 같다.

 

 

중동이 님의 리뷰...A4 1장. 약 1800자

세실 님의 리뷰...A4 1장. 약 1800자

드림모노로그 님의 리뷰 ...A4 1장 약2000자

고귀한 수영이 님의 리뷰...A4 1장 미만. 약 1600자

오쌩 님의 리뷰...A4 1장. 약 1700자

앤드류 대디 님의 리뷰...A4 2/3장. 약 1100자

사랑지기 님의 리뷰...A4 3/4장. 약 1400자

고양이라디오 님의 리뷰...A4 1/2장. 약1000자

 

 

8월 당선작 25편 중 무려 8편이 적은 분량으로 당선작이 됐다. A4 1장 분량밖에 안 된다. 그 압권은 고양이라디오 님의 리뷰다. 1000자도 안 된다. 고양이라디오 님의 무수한 좋은 리뷰 중 왜 하필 이 리뷰를 당선작으로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매우 죄송한 말이지만, 이 리뷰는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책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도 없다. 그냥 느낌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양이라디오 님이 쓴 다른 리뷰에 비해 이 리뷰는 당선작으로 되기에는 함량미달이다. 라디오 님도 의아할 듯하다. (다른 좋은 리뷰 놔두고 왜 이 리뷰를 당선작으로 했는지..)

 

 

앤드류대디 님, 사랑지기 님의 리뷰 역시 마찬가지로 A4 1장이 안 된다. 왜 이런 짧은 리뷰가 당선작이 되는 걸까? 아주 놀라운 사실은 앤드류대디 님이 <숨결이 바람이 될 때>를 읽고 작성한 리뷰에 있다. 이 리뷰는 책 내용에 근거해 추천하는 게 아니라 막연한 인상을 통해 책을 추천하고 있다. 그 흔한 인용조차 없다. 더군다나 문장도 비문이 많다.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책 정보를 훑어 보는 게 이 리뷰를 보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이 책에 대한 리뷰가 8월에 27편이었다. 앤디류대디 님의 리뷰보다 훨씬 성실하고 알찬 리뷰가 대여섯 개는 되었다. 그 중에서 카일라스 님, 은솔 님, 가고파 님의 리뷰가 눈에 띄었다.

 

 

알라딘 당선작 선정 위원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앤드류대디 님의 글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는지 묻고 싶다. 왜 카일라스 님, 은솔 님, 가고파 님의 리뷰는 앤드류대디 님의 리뷰에 밀렸나? 만연체로 안 써서? 강력 추천을 안 해서?

 

 

분량상으로 보나 내용의 충실도로 보나 이 책에 대한 당선작을 선정한다면 이 세 리뷰 중 하나가 선정돼야 한다. 죄송하지만 앤드류대디 님의 리뷰는 평타 이하다. 알라딘에 걸려있는 책소개(정말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보다 못하다. 죽음에 대한 어떤 참신한 생각도 엿볼 수 없다.

 

 

고양이라디오 님의 리뷰 역시 문제가 있다고 위에서 언급했다. 내가 전에 리뷰 문제제기 할 때 리뷰가 하나 있는 걸 당선작으로 선정할 시 분량과 내용을 좀 더 꼼꼼히 봐 달라고 요청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런 선정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무시 당하는 더러운 기분이다.

 

 

나는 공식적으로 제기한다. 왜 앤드류대디 님의 글이 이달의 당선작이 됐는지 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카일라스 님, 은솔 님, 가고파 님의 리뷰와 비교해서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주시라! 그리고 고양이 라디오 님의 리뷰가 제일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당선작이 된 이유도 해명해 달라!

 

 

선정위원회의 잘못된 당선작 추천으로 인해 보다 좋은 리뷰를 쓰는 분들에게 돌아갔어야 마땅할 장려금이 엄한 데에 돌아갔기 때문이다. 부당한 조치(성차별 같은 문제)나 잘못된 평가(예컨대 신경숙 문제)는 쌍심지를 켜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라딘 당선작의 부당한 문제점은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지 모르겠다. 뻔히 보이는데 말이다.

 

 

내가 왜 이 지랄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거다. 거기에 대한 답변이라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알라딘이 한 달 주기로 당선작을 내 주는 것은 내게 정말 유익한 정보다. 나같은 경우는 이달의 당선작에 올라온 책을 위주로 신간을 구경하기 때문이다. 좋은 리뷰를 써주시는 많은 분들로 인해 신간 책들 중 읽을 만한 책들을 추릴 수 있어서다.

 

 

헌데 내가 애용하는 그 보고가 그저 그런 리뷰로 넘친다? 짜증이 안 날 수가 없는 거다. 생각해 보시라, 나 같은 넘이 안 짖을 수 있는지. 자주 짖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아 근데 진짜로, 담달의 당선작이 A4 한페이지도 안 된 글이 보이면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지겠다. 진짜다! 강도 높게 비판할 거다!

 

[덧]

내가 알라딘에 개무시 당하는 것 같아, 좀 거시기 하지만 리뷰 쓴 분들을 실명으로 거론해 봤다. 헌데 당선작을 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어서 굳이 가명으로 비판할 필요를 못 느꼈다. 그냥 정의를 위해 분노한 것이라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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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들을 내리깐다고 우뚝 서는게 아니라는 걸 깨닫다
    from Insure safety distance 2016-09-12 14:24 
    요즘 힙합이 대세란다.그동안 난 힙합에 대해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몸에 금붙이를 주렁주렁 달고, 바지는 똥싼 바지를 입어줘야 하며, 머리엔 스냅백을 써주는데,그걸로 끝이 아니고 '힙합 뮤지션이 잘난 척을 하거나 으스대는 걸 가리키는 swag'을 구사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이 스웩(swag)이라는 것이 힙합에 관해 일자 무식인 내가 보기엔,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냥 다른 사람들을 디스(dis)하는 것처럼 보여 완전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yureka01 2016-09-1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작이런거에 크게 신경써본적은 없었는데요..이렇게 문제제기에 있어서 읽어 보니 당선의 기준이 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yamoo 2016-09-12 21:08   좋아요 0 | URL
당선작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면 그 기준이 정말 궁금해 집니다. 유레카 님두 당선작들에 관심을 갖고 보세요. 당선작을 보면 신간에 대한 좋은 책들을 추릴 수 있어 좋습니다.

아무 2016-09-1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이달의 당선작 선정위원회(?) 모집한다는 공지를 본 적이 있어요. 그걸 토대로 추측해보면 알라딘 회원 중 선정위원회에 뽑힌 분들이 `좋아요`를 누른 걸 통계로 내는 듯합니다. 그러면 분량은 중요한 기준이 안 될테고 당연히 신작 중심으로 당선작이 모이겠죠 아마.. 그동안 성실하게 써왔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yamoo 2016-09-12 21:20   좋아요 0 | URL
좋아요가 적어도 선정되는 리뷰가 있어요. `좋아요`를 많이 받아도 선정 안 되는 분들도 많아요~

불편한 글로 인해 알라딘 당선작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별족 2016-09-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북플에서 보기에는 A4 한장도 충분히 길다는 생각이^^

yamoo 2016-09-12 21:20   좋아요 0 | URL
북플의 영향이 상당한 듯합니다. 그럼 100자평에 대한 당선작도 심각히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2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하지만 항상 정당한 질문을 던져주시는 야무 님이십니다. 선정 기준이 모호하죠.. 선정 기준을 못박으면 이런 의문도 생기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yamoo 2016-09-12 21:25   좋아요 0 | URL
이 불편한 글을 정당한 문제제기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몇 이나 될지 몰겠습니다. 불편해요, 유감이에요, 너무했어요....이런 비난들...제게 쏟아진다해도 괜찮습니다. 알라딘 당선작들이 좀더 좋은 글들로 채워진다면 뭔 상관이겠습니까. 분량이 작아도 곰발 님이나 falstaff 님 정도의 리뷰들이 많아져 꾸준히 당선으로 채워진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요!

stella.K 2016-09-1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되면 알라딘 운영진측에서 뭔가의 해명이 필요할 듯한데
언제까지 침묵하려는지 모르겠어요.
해택을 여러 사람이 골고루 나눠야 할 텐데 고르지가 못해요.
저는 글도 만연체로 쓰고, 추천도 높은 편인데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솔직히 되면 정말 되야할 사람이 나 때문에 안 된 건 아닐까 미안하고,
안 되면 내 글이 어디가 어때서 그런 생각이 들고,
계속되는 사람은 열열히 되고, 뭐 이런 기형적 당선제도가 있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이러고 저러고 알라딘에 꾸준히 많이 글을 올리는 사람이 당선이 되야하는 거 아닙니까?

저는 야무님의 문제 제기 적극 지지합니다!!!!

yamoo 2016-09-12 21:26   좋아요 0 | URL
지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불편한 페이퍼로 인해 당선작들이 좋은 글로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별족 2016-09-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당선작은 이달의 당선작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하는 거니 운영진보다 위원이신 알라디너 분들이 댓글 달아 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아시지 않나요?
사람들마다, 기준이 다르니, 그런 다른 좋아요,의 기준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거 같구요. 선정기준,을 못 박으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문예창작과에, 당선작 쓰는 법을 가르친다는 헛소문에도 귀가 팔랑거리는 축이라, 이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게다가 글,이란 것에 못박을 수 있는 선정기준이 뭐가 있을까 싶어요.

yamoo 2016-09-12 21:28   좋아요 0 | URL
선정 기준을 안 밝혀도 남득할 수 있을 정도의 글이 꾸준히 당선작을 채운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제 글에 많은 비난이 있더라도, 그로인해 당선작이 향상된다면 전 소기의 목적을 다해, 매우 고무적일 것입니다!^^

별족 2016-09-13 07:17   좋아요 0 | URL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정의할 수 있을까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정하기 위해 늘 같은 사람의 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할까요? 글의 수준을 높여 초보자의 진입이 어려운 것은 바람직할까요?

22c 2016-09-1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운영진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한명이 글 남깁니다.

제가 좀 황당해서요.

분량이 무슨 말인가요. 앤드류대디님의 리뷰 읽고 책 구매했습니다. 근래에 책 사게 만든 글은 그 리뷰가 유일합니다. 막연한 인상이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저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왜 그렇게 인용해가면서 A4 3-4장 분량을 쓰는지.. 물론 이것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리뷰가 될 수 있겠지요. 리뷰란 그런 것이 아닐까요. (저 같은 사람은 책 요약한 리뷰가 질색입니다. 문학을 요약하려는 그 시도라니!)

적어도 예의는 갖춰주시기를.

yamoo 2016-09-12 21:32   좋아요 0 | URL
뭐, 님같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거겠죠. 좋은 리뷰는 책 요약한 게 아닙니다. 작은 분량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책을 추천할 수 있지요. falstaff님의 리뷰를 아무 거나 하나 읽어보시면 어느 정도 제가 말한 의도를 알 수 있을 겁니다.

문학을 요약하는 리뷰가 좋은 리뷰라고 말 한 적 없어요. 앤드류 님의 리뷰는 그 인상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한 겁니다.

예의는...뭘 말씀하시는 건지...텍스트에 대한 비판과 리뷰 글에 대한 비판을 한 건대....제가 인신공격 한 것이 있나요??

다락방 2016-09-1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야무님. 이 글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선작에 적립금이 걸린 만큼 선정 기준을 알고 싶고 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으나, 이렇게 공개적으로 누군가의 글은 부족하다고 지명하시다니요. 제가 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일단 저는 분량이 적다고 당선작에 이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요, 짧아도 충분히 내공있는 글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의 조건에 `반드시 긴 글`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너무 길면 가독성이 떨어져서 중간에 읽다 말기도 하지요.

지난번에도 다른 분과 함께 `선정작들에 문제가 많다, 당선작이 당선작답지 못하다` 글 쓰셨을 때도 사실 불편했었습니다. 문제 제기 자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누군가로부터 글을 못쓰는데 뽑혔다는 비난을 받게 됐으니까요. 당선작에 뽑혀본 적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저마다 `내 얘기 하는건가?` 했을 겁니다. 그런 식의 저격글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글은 숫제 그냥 빵- 하고 쏴버리셨네요.


알라딘 당선작에 대한 문제제기를 꼭 이렇게 하셔야 했는지 유감입니다.

yamoo 2016-09-12 21:35   좋아요 0 | URL
아....지나치다는 그 느낌...저도 인정합니다. 다락방 님께서 유감이라니, 저도 좀 거시기 합니다..하지만 제 불편한 글로 인해 알라딘 당선작이 좋은 글들로 채워진다면 제게 비난이 쇄도한다 해도 전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입니다.

관점을 바꿔서 그 못쓴 글을 선정한 위원단의 책임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비판한 님들이 망신을 당한 것이라면, 그런 글을 선정한 위원단도 다락방 님의 유감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cyrus 2016-09-12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이 언급하신 분들 중 몇 분은 저와 알고 지내는 분이라서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알라딘 당선작 선정 문제를 `글의 수준`까지 언급하면서 논의되면 회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적절한 타협안을 찾기가 힘듭니다.

제가 몇 달 동안 글을 쓰면서 A4 용지 3장 이상은 넘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 항상 한글 워드로 작성하는데요, 많이 써봤자 2장 채우고, 대부분은 1장 반 분량입니다. 별족님 말씀처럼 1장 채우는 분량도 북플에서 보면 길게 느껴져요. 그래서 저도 최대한 글의 분량을 줄인 게 1장 반 정도로 나온 겁니다. ^^;;

사실 저도 가끔 리뷰라고 보기 힘든 제 글이 당선작이 되면 의아스럽고, 저 혼자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http://blog.aladin.co.kr/haesung/8006201

yamoo 2016-09-12 21:37   좋아요 1 | URL
저와 알고 지내는 분도 계세요. 글의 수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이 선정되어 부득이 그 부분을 건드리게 되었네요. 많은 비난이 제게 향한다하더라도 이로 인해 당선작 글이 좋아진다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아온 사이러스 님의 리뷰들은 상당한 분량이라 아무 문제거리가 없는 듯합니다. A4 1장 반의 분량이면 충분할 듯!

cyrus 2016-09-12 21:48   좋아요 0 | URL
야무님 덕분에 은솔님, 가고파님의 서재를 처음 알았습니다. 항상 즐겨찾는 이웃의 서재만 보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교류는 없지만, 묵묵히 리뷰를 남기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좋겠어요. 글 잘 쓰는 것 떠나서 이런 분들을 만나면 더 열심히 쓰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oren 2016-09-1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어 보니 아직도 yamoo 님께서는 알라딘에 대해 여러모로 참 애정이 많으신 듯합니다. 그리고, 이 글 속에 담긴 눈에 번쩍 뜨이는 단 한 줄, `하지만 그래도 알라딘 당선작이다` 라고까지 표현하신 대목에서는 부질없는 자부심과 까닭모를 서글픔이 뒤섞인 듯해서 저로선 이래저래 착잡한 마음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알라딘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당선작`이 갈수록 열등화되고 왜소화되는 걸 온전히 부정할 사람은 이제 그리 많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한낱 북플이라는 어플한테 엉뚱하게 뒤집어씌우는 일조차도 참 낯설어 보이고요. 아무튼 이래저래 참 씁쓸합니다. 진정성이 담긴 어엿한 주장이 이상스레 핍박받는 모습조차도 더더욱 이상하고요. 이게 다 알라딘이 요술램프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탓일까요?

* * *

평범한 시인들의 소동

사람도 신도 서점의 기둥도
시인이 평범하게 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 호라티우스, 《시론》

이 평범한 시인들의 소동이 자기들과 타인의 시간과 종이를 얼마나 망쳐 놓으며, 또 그 영향이 얼마나 해로운가 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한편으로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붙잡으려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기들과 동질인 불합리한 것과 범속한 것에 기울어지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평범한 작가들의 작품은 대중을 참다운 걸작에서 멀어지게 하고, 그러한 작품들로 대중의 교양을 억제한다. 따라서 천재의 좋은 영향을 정면으로 방해하고,좋은 취미를 점점 해쳐서 시대의 진로에 역행한다. 그러므로 비평이나 풍자를 할 때는 용서나 동정을 하지 말고, 평범한 시인들에게 혹평을 가해서, 그들이 졸작을 쓰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읽는 데에 여가를 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천재적인 재능이 없는 시인들의 졸렬한 작품은 온화한 시신인 아폴론까지도 마르시아스의 껍질을 벗기게 할 정도로 격노하게 한다. 나는 평범한 시가 관용을 요구하는 것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알 수 없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yamoo 2016-09-17 16:2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렌 님의 댓글은 언제나 심오합니다! 호라티우스의 <시론>에 이런 시의적절한 글이 있다니, 새롭게 배웁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읽었는데도, 저런 내용이 있었는지 깜깜입니다^^;;

저로 인해 이달의 당선작 글들이 좀더 좋아졌으면 바랄게 없습니다!ㅎ

추석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

cyrus 2016-09-1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yamoo 2016-09-17 16:26   좋아요 0 | URL
사이러스 님,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2016-09-24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4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4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1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1 0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 주말에 예스24 목동점에 갔다 왔습니다! 금욜 오목교역 현대백화점에 들렀다가 오면서 보니 예스24 중고서점이 오픈을 했더라구요~ 들어가서 구경했는데, 우와! 강남점 보다 더 잘 해 놓은 느낌?! 역시 인테넷 서점 1위 업체 답다는 생각을 약간 했습니다.

 

강남점보다 앉아서 보는 곳도 훨씬 많아진 느낌. 20명 정도 앉는 긴 책상을 공간 끝과 끝에 놓아 사람들이 책을 볼 수 있게 했죠. 한데, 어제 가서 보니, 자리를 맡아 놓고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 앉아서 아이들 공부가르쳐주는 사람도 있더이다..ㅋㅋ 아버지가 아들 수학 선행학습 도와주는 모습..

 

목동점은 아동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젊은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로인해 서점 안은 아주 시끌버쩍 했습니다. 대학생들로 보이는 학생들도 꽤 많았구요. 강남점보다 아동들이 배 이상 많은 거 같습니다. 광화문 교보 일요일 풍경을 보는 듯해요. 책 사는 사람보다 앉아서 읽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 같다는...앉는 자리는 만원이며, 빈 곳에 그냥 털썩 앉아서 만화책을 보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책 값은 알라딘보다 비싼 책도 있고 싼 책도 있더이다. 비싼 구간들은 대체로 50% 선. 인기있는 책들은 할인율이 매우 적더군요. 예컨대 아들러 심리학은 정가 대비 20%정도 할인한 정도. 뭐, 이는 알라딘도 비슷하여이다. 헌데, 예스24의 한가지 단점은 절판된 희귀본을 만날 확률이 극히 드문거 같습니다. 절판 희귀본은 아예 매입을 하지 않는 듯합니다. 예스 본사에서 직배송으로 중고서점에 보내지 않나 봅니다. 3시간 여 동안 꼼꼼히 찾아 봤는데, 희귀 절판본은 없는 듯했습니다.

 

예를 들어 알라딘 중고서점에는 검색을 통해 시공 로고스 총서나 한길 로로로 총서 등 절판 총서본을 심심찮게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고 구할 수 있는데, 예스24는 좀처럼 검색할 수 없습니다. 강남점이나 목동점이나 매한가지인듯...근데, 새책이나 구간 인기 도서들은 알라딘보다 약간 가격의 유리함이 있는 듯합니다. 인기 세계문학 책들이 알라딘보다 싸더군요. 예컨데, 문학동네 세계문학 시리즈나 민음사 모던 클래식의 경우 알라딘은 50% 이상의 가격이 붙던데, 예스24는 거의 50% 미만의 가격이 책정된 것 같습니다. 권당 700원 ~ 1000원 정도 예스가 싼 듯합니다.

 

어쨌거나 전체적인 책의 소장 도서와 분위기는 예스가 알라딘 보다 더 잘 꾸며 놨습니다. (단, 카페는 알라딘이 낫더군요) 매장 크기는 예스 강남점과 목동점 대동소이 한 거 같구요, 검색 시스템은 아직도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서가의 몇째 몇번 째 칸에 있는지 알려두는 검색 서비스는 아직 갖춰지지 못한듯합니다. 그 외에는 알라딘의 모든 서비스와 거의 같습니다. 아, 알라딘은 비닐 봉지에 책을 담아주지만, 예스는 종이 봉투에 담아주는 거, 고건 예스가 더 낫더군요.ㅎ

 

아직 오픈 한 지 얼마 안 돼서(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8월 중순 쯤 오픈 한 거 같습니다.) 책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10%를 적립해 주고 10% 할인 쿠폰을 발급해 주는 이벤트를 하더군요. 예컨대 5만원 어치 책을 사면 5천원이 적립되고, 다음 방문시 10% 할인쿠폰을 받습니다. 책은 무료로 택배 서비스가 가능하고요. 5만원 이상은 무료 택배도 가능합니다. 책 읽는 공간이 많아 종종 도서관으로 활용해야 겠습니다..ㅎㅎ

 

내부 공간 찍은 사진 몇 장을 첨부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방분해 보심 좋을 듯합니다.

오목교 역 1번 출구로 나오시다 보면 바로 눈에 보입니다~

 

 흠..사진 상으로 다시 보니, 강남점 보다 좀 작은 거 같네요..ㅎ

 

들어 가는 입구 바로 오른쪽에 마련된 책상. 사람들이 앉아 책을 보고

있습니다. 금욜에 사진을 찍어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저기 보이는 책들만

2000권이 넘더군요~ㅎ

 

알라딘에 비하면 매우 허접한 카페. 들어가면 입구 오른편에 있습니다. ㅎ

 

아래는 제가 여기서 구입한 12권의 책들..ㅎ(이미지 없는 책들도 있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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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2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모르셨구나.
카페가 있다는 게 강남점 보다 좋은 것 같아요.
강남점엔 그런 거 없던데...
예스도 자리를 잡으면 나름 희귀본도 건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야무님 댁에선 가깝나요?
저는 뭐 가까운데 나두고 먼곳까지 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16:16   좋아요 0 | URL
모르셨구나. 야무 님이 책이 있는 곳이라면 북한도 갔다 오실 분이십니디ㅏ..

stella.K 2016-08-29 16:20   좋아요 0 | URL
북한산에 서점 있다는 소리 못 들은 것 같은데요...ㅎㅎ

yamoo 2016-09-01 11:17   좋아요 0 | URL
헛! 그렇군요. 가남 생각하니, 강남점에는 카페에 없었던 거 같습니다.

자리를 잡으면 희귀본도 건질 수 있을까요? 전 좀 회의적이지만 그렇게 되길 희망해 봅니다^^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이니, 가깝다고 해야 겠지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북한과 북한산은 하늘과 땅 차이죠..ㅎㅎㅎㅎㅎ

stella.K 2016-08-29 16:33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군요. 왜 똑바로 못 보고...
근데, 설마 야무님이 북한까지...?ㅋㅋ

yamoo 2016-09-01 11: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때문에 쓰러지겠네요...ㅎㅎㅎ

그나저나 곰발 님, 넘 심한 표현 아닌감요?? 제가 아무리 책을 밝히기로소니, 북한도 간다뉘...뭐, 통일이 되면 몰겠습니다만...ㅋㅋ

루쉰P 2016-08-29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알라딘 중고서점과 필적하네요 ㅋ 이제는 중고서점까지 다들 진출하는구낭...책 싸게 사면 좋을 듯 싶어요 ㅋ

yamoo 2016-09-01 11:19   좋아요 0 | URL
요즘 알라딘과 예스 중고서점은 좀 비싼듯합니다. 뭐, 새책 사는 거 보다야 싸지만, 과거보다 책값이 많이 올라 좀 거시기 합니다요~^^;;

오거서 2016-08-29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번째 사진을 보고 북플에 뭔가 이상이 생긴 줄 알았어요. 예스24 보이길래~ ㅎㅎ ^^

[그장소] 2016-08-29 22:28   좋아요 0 | URL
전 하다못해 버젓이 ㅡ예스24에서 가져온 글이라고 밝혀요 . 아직 어떤 제재를 안 받고있는데 좀 신기하고 고마워요 .
머리는 하난데 둘을 쓰라면 피곤하니까요 .
저만 그런걸까요? ㅎㅎㅎ

yamoo 2016-09-01 11:21   좋아요 1 | URL
알라딘 오픈 정보가 아닌, 예스 중고서점 오픈 정보를 알라딘 서재에다가 쓰고 있는 야무...ㅎㅎ 책 값이 비싸니, 이런 정보는 공유해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대로...이런 글을 싸지르고 있네욤..ㅎ

yureka01 2016-08-29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서점들이 치열하게 쌈빡질로 서로가 1등 2등 따질때가 아니라 서로 공생해도 모자를 판이거든요..알라딘에서 예스소식 신선합니다...ㅎㅎㅎ

yamoo 2016-09-01 11: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종종 다른 헌책방 소식도 올려보갔습니다요^^

cyrus 2016-08-2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대구 동성로점과 대구 상인점 두 곳 다 가보면서 느낀 점이 가끔 매장 크기가 적으면 책 고르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걸 느껴요. 이번에 새로 생긴 대구 상인점의 전체 내부 크기가 동성로점보다 적습니다. 매장 전체를 둘러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요, 좋은 책들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큰 매장에 책 고르느라 오래 서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져요. ^^

yamoo 2016-09-01 11:23   좋아요 0 | URL
흠....그렇긴하네요. 공간이 넓으면 그만큼 책고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 같아요. 알라딘 분당점과 일산점은 그 면적이 타 매장보다 훨씬 커서 책을 제대로 골라 오기가 힘듭니다. 둘러보면 2시간히 훌쩍 가요~
반면에 건대점같은 경우는 아주 금새 둘러보고, 아주 잽싸게 책을 사서 나오지요..ㅎㅎ 큰 매장에서 오래 서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말, 완전 공감입니다요!!ㅎ

고양이라디오 2016-08-3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서점 부럽습니다ㅠ

yamoo 2016-09-01 11:24   좋아요 0 | URL
고양이라디오 님두 중고서점가서 득템하시길 바랍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16-09-01 11:27   좋아요 0 | URL
지방이라 저런 대형중고서점들이 없습니다ㅠ

yamoo 2016-09-01 11:54   좋아요 0 | URL
서울에 오시면 한 아름 골라, 택배로 받으시는 방법도 있어요~~ㅎ

페크pek0501 2016-08-3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꼭 사지 않더라도 책 구경은 언제나 즐겁죠. ^^

yamoo 2016-09-01 11:24   좋아요 1 | URL
전, 그렇지 않던데요..ㅎㅎ 살 마음 없다가도 책 구경하면 금새 한아름...미쳐요..ㅠㅠ

고양이라디오 2016-09-01 11:27   좋아요 0 | URL
저도 책구경은 무서워서 못합니다ㅎ 견물생심이라서요

페크pek0501 2016-09-02 13:50   좋아요 0 | URL
ㅋㅋ 저는 절제력이 뛰어난 건가요?
매장에서 충동 구매는 한 권 정도만 했지 거의 시간을 두고 온라인 구매를 하거든요.

어쨌든 두 분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무엇에 관심이 많다는 건 삶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거든요... 두 분 좋은 하루 되세요...

transient-guest 2016-09-0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24도 중고서점이 있군요. 많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헌책방만 제대로 돌아보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 합니다. 한국의 헌책방을 자유롭게 오가시는 야무님이 부럽네요.ㅎ 제가 한국엔 안 나간지도 벌써 4년이 되어갑니다.ㅎ

yamoo 2016-09-03 18:14   좋아요 0 | URL
미쿡에서 지내시는 게 훨씬 좋습니다. 헌책방을 자유롭게 오갈수는 있지만 그 외적인 환경이 헬입니다~ 미쿡이 훨씬 좋습니다!ㅜㅜ
 

어제 밤, KBS스페셜 ‘청년 탈출, 꿈을 찾아서’를 시청했다.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한국은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라는 거.

 

 

올 해 5월 말인가, 공중판 방송에서 네덜란드 이민 가족을 조명한 다큐를 방영했었다. 요점은 여유를 찾고 싶어 이민을 결심했다는 사람들의 얘기였다. 한국은 과도한 경쟁과 근무조건으로 가족과 같이 지낼 여유가 없다고. 말미에 다큐 주인공 부부는 말했다. “물론 타향살이가 힘들지만, 5시 이후에 여유가 있는 삶,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적게 일하면서도 소득은 배로 벌 수 있는 나라를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갈 이유는 없다”고.

 

 

어제 본 ‘KBS스페셜’은 이의 청년 버전 쯤 된다. 헬조선을 탈출한 20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현재 알바 최저 시급은 6470원. 학자금 대출받아 학교를 다니고, 알바 뛰어 대출금을 갚아도, 살아갈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한 달 풀타임으로 알바를 뛰어도 100만원이 안 되고, 이 돈으로 학업과 생활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저축은 언감생심이고, 미래를 그려볼 수조차 없다니, 이게 무슨 OECD 회원국의 삶이란 말인가.

 

 

헌데, 한국을 탈출하여 주요 선진국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이거 보다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이 희망이 없는 ‘무력감’이었다고 전한다. 이력서를 넣고 떨어지는 무한 루프 속에서 내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버러지 같은 존재가 되어 간다는 것이 무섭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건만 택배 알바조차도 떨어지는 삶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니, 이들의 고충을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택배 알바에 그리 높은 스펙을 가진자들이 지원한다는 자체가 매우 이상하다고. 미친 사회 맞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여 '네가 잘 못하고 있어서다, 네가 문제다.'라는 게 결정타였다고.

 

 

다큐를 보면, 해외에서 알바를 하는 이들이라고 삶의 패턴이 한국에 있었을 때와 달라지지는 않았다.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식당과 호텔 정리 알바를 하지만, 이들은 한국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노동 강도는 한국보다 세지 않지만, 임금은 거의 두 배 이상을 받는다. 야근 수당을 꼼꼼히 챙겨 받고, 늦게 귀가 시 교통비도 지급받는다. 휴식은 법적으로 기본. 이들은 알바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저축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서 용접공의 대우를 눈으로 확인한 32세의 한 청년은 그 길로 용접을 배워 캐나다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용접 보조로 일을 한지 5년 만에 해당 자격증을 2개나 따고, 능력으로 인정받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청년의 연봉은 7천 만원. 캐나다인 용접 매니저의 말이 인상 깊었다. 우리 캐나다는 직업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직무와 능력으로 사람을 대우하기 때문에 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성공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선진국이라는 호주, 캐나다, 일본. 비록 자본주의 사회였지만 한국 청년들이 ‘행복’이라고 느끼고 삶의 ‘희망’을 발견한 곳이다. 결코 편하다고 볼 수 없는 기술직이거나 비정규직이었지만, 이들은 여유 있는 삶이 좋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그 나라에 머물겠다고 다짐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국은 열심히 살아도 그 대가가 정당히 주어지는 나라가 아니라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미래를 그려볼 수 없는 나라라고.

 

 

헬조선이라는 말이야 언론과 책에서 많이 듣고 알았지만,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20대에게 생생한 말을 전해 들으니, 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 그들이 한국을 향해 ‘애처로운 나라’라고 했을 때, 오로지 하나의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바로 정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나라의 청년들이 나라를 등지고 해외로 떠나간다. 두뇌유출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기성세대가 될 그들이 한국을 ‘애처로운 나라’라고 표현한다는 사실이 비극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인구절벽을 감당해야 한다고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황을 기록할 시기가 확실히 도래한단다. 이 와중에 나라 경제의 근간을 부양할 20-30대 층들이 해외취업과 이민으로 한국을 등지고 있다. 엑소더스 헬조선이다. 이 추세가 10년만 지속되어도 우리는 그리스 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기성세대의 정치를 바로 잡지 못하고 한국을 탈출하는 청년들. 그들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신의 꿈을 찾아 스스로 개척하는 길까지 ‘비겁하다’고 말하기는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가 그래도 굴러간다면, 그게 고작 몇 년을 버티겠는가? 수많은 비리와 갑질 위에 서 있는 나라. 머리가 텅 빈 대통령이 국가의 주요 인사와 정책을 마음대로 획책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창조의 희망이 있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뭐, 정치에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이미 있는 기본 제도만 제대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거다. 세금 걷으면 투명하게 쓴 거 공개하고, 현장을 체험한 후 정책을 기획하고, 퇴근 후 근무지시 하지 말고, 야근 하지 말고, 야근 하면 수당 제대로 주고, 직무 능력으로 역량 평가하고, 생활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면, 최소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삶은 되지 않을까.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준수하라고!)

 

 

이명박근혜 10년 치적의 결과가 ‘헬조선이요, 국민이 꿈을 찾아 그 헬조선을 탈출’하는 것이다. 이 인과관계를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새누리 빠 아니면 외국인일 듯. 이제 1년 남았다. 대통령을 잘 못 뽑으면 국민 생활이 어떻게 파탄나는지 우리가 똑똑히 보고 있다. 우리가 아직 희망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기본이 바로 서는 정치뿐이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구조적 모순점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정치가 제대로만 작동하면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BS 자본주의 다큐가 책으로 묶였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 가’를 잘 파헤친 다큐였다. 이는 자본주의에 내재한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얘기였다. ‘KBS 스페셜’ <청년 탈출>의 경우에는 여기에 정책의 부재가 더해져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듯. 내게는 청년 실업 문제가 ‘세월호 사태’의 경제 버전으로 읽힌다. 정부가 젊은 층의 얘기를 현장에서만 파악했더라도 현재와 같은 ‘공황적 엑소더스 사태’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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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16-08-26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ㅠㅠ..

yamoo 2016-08-27 17:37   좋아요 0 | URL
우끼 님 반갑습니다!^^ 청년 이시라면 홧팅 하십시요!

[그장소] 2016-08-2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이 동치미 국물 들이켠듯 덜덜덜 ~~^^

yamoo 2016-08-27 17:38   좋아요 1 | URL
이거 재방 시청 가능하시다면 봐 보세요. 진짜 뚜껑 열립니다. 청년들에 대한 정부 정책은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는 것과 똑같아 보입니다~

[그장소] 2016-08-27 17:40   좋아요 0 | URL
찾아봐야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고무마 10000개 물 없이 먹는 기분입니다..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표현이 참 곰발 님스럽습니다! 이런 창의적 표현이라뉘!!^^

시이소오 2016-08-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접 배우고싶네요 ^^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용접 배우고 싶어, 동생에게 말하니 나이제한이 있답니다..ㅜㅜ

stella.K 2016-08-27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외국의 알바 사례를 접하면 좀 놀랄 것 같아요.
헬조선에 찌들어 사느라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당황하지는 않을지...

오늘 아침 SBS 시사 프로 봤는데 30대 기혼자들이 서울을 떠난다더군요.
기혼자들이 자기 자녀를 데리고 서울에서 전세살이하는 거 지옥이라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그나마 위로가 되더군요.
사람이 일단 사는데 걱정이 없어야지 2년마다 전세값은 얼마나 오르나
어디로 가야하나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그래놓고 인구감소나 걱정하는 탁상행정이나 하고 앉았고...
어찌보면 우리나라는 진짜 인구가 더 감소해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봐요.ㅠ

yamoo 2016-08-27 17:43   좋아요 0 | URL
20대는 알바로 해외 취업....30대는 이민으로 탈출....대세가 그렇다네요. 30대 이민이 급증하고 있답니다. 기술만 있으면, 해당 나라의 외국어만 할 줄 알면 대우가 꽤 좋다네요..

우리나라...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헬조선 상황을 계속 죽을때까지 겪어야하지 않나...하는 우려가 듭니다. 진정한 사회개혁을 일으키는 정권 창출이 되어야 합니다..그리스 사태와 같은 공황상태가 오기 전에요..

페크pek0501 2016-08-3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생기는 나라가 되기를...

yamoo 2016-09-01 22:17   좋아요 0 | URL
바뀌지 않으면 끝인거 같아요. 정치가 바뀌기를 희망해 봅니다~~^^

transient-guest 2016-09-02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선진국의 인구절벽은 기정사실이고 미국의 경우 이민으로 이를 상당히 많이 해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같은 놈들에게 놀아나기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지금의 미국으로 남아있게 된다면 이민으로 인한 인구증가 덕분일 겁니다. 우수인력도 많이 들어오지만, 기초노동력 인구를 확보하고 이는 세금을 낼 수 있고, 구매력이 있는 인구증가의 측면에서 적어도 미국은 유럽보다더 훨씬 더 외래이민자에게 개방된 사회입니다. 프랑스의 리버럴리즘에 반해서, 또는 다른 이유로 유럽을 칭찬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만큼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활발한 국가도 드물죠.

벌써 십 수년전에도 택시기사님들하고 얘기해보면 한국은 참 살기 힘든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에 14시간씩 일해도 밥먹고 살기 어려운 현실이 말이죠...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살면 이곳에선 뭐라도 하고 살 수 있어요. 또 돈없다고, 힘없다고, 덜 배웠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게 사회보편의 통념이라서 한국에서 겪는 이상한 일은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별별 사람이 다 있지만, 지금의 한국은 모든 가치관이 무너지고, 뒤죽박죽이 된 무질서한 사회에서 정글같은 경쟁만 90%들이 무한반복하고 싸우고, 그 위에 10%가 군림하는 형태라서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향후 5-10년 간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아요. 정치개혁이 일어나도 사회 전반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확장되지 않는 한 어렵다고 생각해요. 갑갑합니다.

yamoo 2016-09-03 18:18   좋아요 1 | URL
그렇죠~ 좋은 두뇌의 지속적인 미국 이민이 미국을 계속 부강하게 했던 거 같습니다.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미국만큼 활발한 국가도 별로 없지요. 시민이 의원을 만나기가 한국보다 10배는 쉬운 나라이니까요..ㅎ

지금은 십 수년 전보다 훨씬 안 좋습니다. 혹시 조만간 한국 나오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피부로 느끼실 듯...정말 전반적인 사회의식 수준이 높아지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국민 개돼지 발언은...어느 정도 사실이니까요..하~ 저도 갑갑하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6-09-04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멀리서 보면 신기하고 가까이서 보면 이상한 곳 같아요. 언젠가 저의 모친께서 남긴 말이 딱 들어맞아요.
되는 거 하나도 없고, 안되는 것도 하나도 없는 나라다, 한국은.
야무 님의 글이 참 좋아요.

yamoo 2016-09-11 12:19   좋아요 0 | URL
우왕~ 쟌느 님이시당~~^^
모친 께서 하신 말씀이 참 인상깊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알라딘에서 쟌느 님의 페이퍼를 좀 많이 볼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ㅎ 고양이들 사진글 말구, 예전에 가끔 올려주시던 리뷰 비슷한 예전 글...많이 그립네요~
 

검색무력화 도서(7)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루이스.A. 코저 / 방근태 역, 태창문화사, 1980 / (2,200원)

 

 

 

책소개

 

원저 명 <Men of Ideas; A Sociologist's View>은 1980년대 미국 사회학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Lewis A.Coser 교수가 지식인 문제를 역사사회학적 방법으로 분석·고찰한 괄목할만한 역저다. 오늘날과 같이 지식이나 정보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가는 정보사회에서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코저 교수는 18세기 이후 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현대지식인의 원형을 찾고 이러한 과점에서 지식인이 차지하는 위치와 기능을 날카롭게 제시하고 있다.

 

 

차례

 

서문 / 13

제1부 지적 생활의 사회적 환경 / 23

제1장 서론 / 24

제2장 프랑스의 로코코 살롱 / 32

제3장 18세기 런던의 커피하우스 / 43

제4장 왕립 학사원과 근대과학의 발흥 / 50

제5장 18세기 영국의 저술업 / 57

제6장 저술의 상품화 / 71

제7장 19세기 영국의 평론지

제8장 관제 제도 / 101

제9장 정치 당파 / 115

제10장 보헤미안 문사의 사회 / 124

제11장 동인지 / 137

 

제2부 지식인과 권력의 장 / 149

제12장 서론 / 150

제13장 권력의 자리에 앉은 지식인 / 152

제14장 지식인으로 인한 권력의 붕괴 / 182

제15장 권력의 합법화와 지식인 / 202

제16장 지식인의 권력 비판

제3부 현대 미국의 지식인 / 235

제17장 서론 / 236

제18장 현재의 상황과 전망 / 239

제19장 독립 불기의 지식인 / 252

제20장 대학의 지식인 / 268

제21장 워싱턴의 지식인 / 285

제22장 대중문화 산업의 지식인 / 297

제23장 요약 / 311

 

역자의 말 / 327

 

 

 

 

 

야무의 간단평

 

사회학자들은 자기 이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기 색깔이 완연히 담긴 책을 출간하기 시작하는데, 그 신호탄이 대체로 ‘지식인 론’에 관한 책인 듯하다. 에세이와 논문의 중간 형태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개진할 수 있기에. 이전에 에드워드 사이드의 <권력과 지성인>, 한완상 교수의 <민중과 지식인> 등을 읽어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아니면 말구^^;;)

 

코저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역시 내 생각이 터무니없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론 코저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1956년 출간된 <사회적 갈등의 기능>이지만, 코저의 저서 목록 중 역저라고 칭할 수 있는 책은 이 책이라고 코저 전공자들이 전하기 때문. 사회학 이론에 새로운 접근방법을 취했던 1963년 작 <문학을 통한 사회학>의 기본 뼈대가 <지식인이란 무엇인가>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라는데).

 

(코저 저서 중에서 <문학을 통한 사회학>이 가치를 갖는 이유는, 사회학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해 문학작품 속에서 사회학 기본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적용하는 방식을 택해서 였다.)

 

사실 이게 이 책의 가장 빼어난 점이기도 한데, 이를 부연하면 이렇다. 19세기 후반 미국 사회학계(소위 베블런과 쿨리 등을 주축으로 한 구조적 개혁론자와 샘너, 기든스 등을 중심으로 한 부분적 개혁론자 등)는 순수 이론적 방향보다는 개혁적인 방향으로 그 관심을 쏟고 있던 시절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코저 역시 사회에 불만스런 점이 많았다. 그래서 독일 출신답게 형식 사회학의 창시자인 게오르그 짐멜이나 지식 사회학의 중요 학자였던 칼 만하임의 이론적 틀로 무장하여, 좀 더 일반적이고 문학적 함축성을 띤 비판적인 시각을 띠게 된 것.

 

코저는 이 책에서 이를 심화시킨다. 그는 지식인 중에서 주로 문인들의 역사가 현대 미국의 지식인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하면서, 오늘의 지식인의 본성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규명하고 한다.

 

이를 통해 코저는 사회 주류에 완전히 흡수되는 지식인(쉽게 말해서 정부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학자군)과 이와는 거리를 두는 지식인(비판적 지식인)의 대립을 지양하고, ‘있어야 할 지식인’이라고 하는 새로운 지식인 상을 제시한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의 저자 루이스 코저에 대해 :

 

우리나라에서 루이스 코저는 <사회사상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주저는 1956년 버나드 로젠버그와 함께 집필한 사회학 교과서 <사회적 갈등의 기능(The functions of Social Conflict)>과 1963년 사회학 이론에 새로운 접근방법을 취한 <문학을 통한 사회학(Sociology Through Literature)>이다. 그리고 <지식인이란 무엇인가(Men of Ideas; A Sociologist's View)>.

 

루이스 코저는 1913년 독일 베를린 출신으로, 1935년 ~ 1938년 까지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배운 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50년부터 2년 동안 콜롬비아 대학의 사회학 연구원으로 종사했고, 그 동안 로머트 머튼의 영향을 받아 사회체계의 기능 분석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구상하여, 이후 <사회적 갈등의 기능>을 출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으로 코저는 학자로서 자신의 이름을 미국에 알릴 수 있었고, 미국 사회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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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헌책방 가면 출간한 지 얼마 안 되는 책보다는 아예 절판된 책 위주로 사게 되더군요. 출간한지 얼마 안 된 책은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니 말이죠.. 그런점에서 알라딘 중고서점은 좀 아쉽더군요. 대부분 출간된지 얼마 안 된 헌책들이잖습니까..

yamoo 2016-08-23 11:55   좋아요 0 | URL
헌데 요즘 헌책방들은 절판된 책은 검색해서 가격을 아주 높게 부르더이다...그래서 헌책방은 맨날 가는데만 가게 된다는..^^

알라딘 중고서점의 경우에는 요즘 부쩍 가격이 높아졌지만, 그래도 절판된 책은 가격이 무지 착해 고르는 재미가 있지요..ㅎㅎ 정말 잘 골라야 한다능~

cyrus 2016-08-2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 코저의 책을 본 적이 있어요. 그 책의 제목에 `갈등`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어요. 저자의 활동을 몰라서 책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

yamoo 2016-08-23 11:57   좋아요 0 | URL
에구야, 그 코저의 주저를 놓치셨군요! 담번엔 꼭 건지시길...중고서점에서 코저의 저서들이 눈에 띄면 무조건 건지세요~

저는 유명한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잘 몰라 감춰져 있는 문학작품들을 그대로 지나친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사실..ㅎㅎㅎ

루쉰P 2016-08-2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옵 ㅋ 읽고 싶어라 ㅋ 예전에 헌책방 일 할때 책이 하도 많으니 좋은 책이라 해도 지나치기 일쑤였어요 ㅋ
그나저나 알라딘 무력화라니 ㅋㅋㅋ 뭔가 혁명가 같아요 ㅋ

yamoo 2016-08-23 11:59   좋아요 0 | URL
헐~ 헌책방에서도 일하셨군요!

혁명가....ㅋㅋ 그런 뜻이 아니구...알라딘에서 검색하면 검색 안되는 책들을 주로 모아 놓는 곳이라서뤼.....작명이 잘 됐나 시펐는데....혁명가 같다니...그래도 실패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ㅋㅋ
 

어느 순간부터 신간을 거의 사지 않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신간 구매는 올재 클래식이 발매될 때만 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중고서점을 둘러보다가 구매합니다. 알라딘 중고서점뿐만 아니라 황학동, 낙성대, 신림, 천호 등 시간 날 때마다 중고서점을 찾아갑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책이 탑으로 쌓이고, 그 중에서 걸출한 책들을 골라왔다는데 뿌듯함을 느낍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보면 미친 지랄도 가지가지 한다고 할 것입니다. 누렇게 뜬 책들을 보고 히죽히죽 웃거나 더러운 책을 스담스담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지요. 하지만 책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가 하는 행동에 충분히 공감을 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수집가는 수집가를 알아보죠.   

 

책이 쌓이니, 당장 읽지는 못해도(지금은 베르그손의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읽을 만한 걸출한 책들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합니다. 이런 책들이 왜 지속적으로 발간되지 못하고 대부분 절판되고 있는지 참으로 의아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계속 출간되는 책이 있지요. 복잔 되는 책도 있습니다.) 좋은 책인데 말이죠. 다시 재판되면(절판된 책들) 장정을 갈아입고 매우 비싼 가격을 몸에 달고 나올 거 같습니다. 이미 검증되고 있는 현상.       

 

이 페이퍼는 이런 책들에 대한 소개 내지 ‘자랑질’ 정도가 되겠습니다. 읽은 지 오래 되었고, 스담스담했던 책이라 자랑질은 충분히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본격적으로 다시 읽는 건 올 겨울이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뭐, 신간 마실은 서점에서 둘러보고 혹하는 책들을 즉시 살 수 있지만, 절판된 걸출한 책들은 당장 구할 수 없는 그 희소성에 가치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어쨌거나, 다시 들춰봐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들입니다. 보통 2000년대 초반 출간 됐거나 10년 전에 나온 책들 중 다시 간행되는 책들이 있습니다만, 내용 변화 없이 가격만 올리는 경향이 있어 좀 거시기 합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가, 중고서점에서 눈에 띠어 구매하게 된 책이 대부분. 혹시 중고서점에서 아래 책들이 보이걸랑 냉큼 구입하시면 좋겠습니다!

 

 

<세계문학비평 용어사전>, 이명섭 편저, 을유문화사, 1998

용어사전류는 어느 정도 레벨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책이다. 요즘 문학용어 사전들이 꽤 많이 번역‧출간되고 있는 듯하다, 그 중에서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책이 을유문화사판 <세계문학비평용어사전>이 아닐까 한다. 갖고 있는 문학용어사전 책이 몇 권 있는데, 대부분 하드커버에 어느 정도의 분량이 되기 때문에 좀 비싸다. 2만 원을 가뿐히 넘는 책이 대부분. 하지만 이 책은 정가가 12000원밖에 안 한다. 최고디! 두깨는 여타 문학용어사전과 비슷한 정도. 물론 편자가 외국 저자 책을 번역하고, 여기다가 임의적으로 용어를 추가하여 짜깁기 비슷한 책이 됐지만, 내용 자체는 꽤 좋다. 문학용어 사전 한 권 사 놓을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건져야할 아이템이라 하겠다. 중고서점에서 건지면, 5천원 미만으로 데려올 수 있어,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책이다. (알라딘은 책 이미지를 확보하라! 사진찍어 올려야 하다뉘!)

 

 

 

<20대 경제생활 첫걸음>, 양석조 & 김신욱, 북스토리, 2010

흠, 이 책으로 말할 거 같으면, 자신이 실물 경제에 대해 잼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 둬야할 경제 실용 지침서다. 특히 자신이 직장인이라면, 거기다가 경제에 문외한이라면 이 책보다 더 유익한 책은 없을 듯. 사회 초년생인 20대에 타겟을 맞춘 책이지만, 경제를 잘 모르는 30, 40대가 봐도 무방한, 아주 강력한 책이다. 세금(세금 적게 내는 방법), 보험(줄줄 세는 내 보험료), 연말정산, 부동산(임대체 계약에서 부동산 매매까지), 주식, 회계(회계 장부를 보고 작성하는 법), 어음, 수표 등 회사생활과 일상 경제생활에서 모르면 손해 보는 알짜 정보가 아주 옹골차게 들어찬 책!

 

 

 

 

<복식의 역사>, 블랑쉬 페인, 까치, 1997

복식사 책을 꽤 많이 들춰 봤지만, 이 책만큼 알찬 책은 드물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20세기까지 복식의 역사를 밀도 높게 알려주는 일종의 교과서. 하지만 일반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다. 근데 하도 분량이 많아(글자가 깨알같이 작게 편집되어 있다) 읽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삽화도 상당수 들어가 있다! 최대한 많은 내용을 한 권에 담으려고 노력한 듯(그만큼 알찬 내용이 갑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다른 복식사 책에서는 볼 수 없는 기본적인 의류 도식이 부록으로 대거 첨부되어 있다는 점. 거지같은 편집에 비해 가독성은 좋은 편인데, 도판과 그림이 모두 흑백이라 그게 매우 아쉽다. 이 책이 올 컬로로 재단장해서 나오면 아마도 5만원은 가뿐이 넘을 듯하다.

 

 

 

 

<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 문학동네, 2007

커트 보네거트가 절필을 선언한 이후 발간한 에세이집. 방송인이자 작가인 스터즈 터클이 이 책이 출간되자 “하느님, 감사합니다! 다시는 책을 내지 않겠다던 보네거트가 약속을 깨뜨리게 해 주셔서.”라고 말했다니, 영미 문학계에서 보네거트의 위상을 짐작하게 해 준다. 보네거트 하면 신랄한 풍자와 품격 있는 유머 그리고 날쌘 재치로 유명한데, 이 책을 펴서 한 페이지만 읽어 보아도 보네커트에게 회자되는 저 명성이 빈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보네거트 소설을 많이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이 에세이집은 정말 최고다! 이걸 이렇게나 늦게 만나다니...

 

 

 

 

 

<퍼스의 미완성 체계>, 정해창, 청계, 2005

쇼펜하우어, 키에르케고, 베르그손, 후설 등의 공통점은 아마도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한 철학자라는 사실. 여기에 찰스 샌더스 퍼스를 올려놓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는 철학자다. 철학보다는 기호학에서 더 많이 연구되는 학자인데, 그만큼 퍼스의 인식론을 연구하는 철학자가 우리 학계에 별로 없기 때문일 거다. 어쨌든, 미국에서(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라고 평가받는 문제의 철학자다. 사실 미국에서 철학은 건국초기부터 ‘독창’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뭘 하든 영국의 따라지신세를 면치 못했는데, 퍼스로부터 미국은 사상사에서 한 획을 긋는 철학사조를 태동하게 된다. 그게 바로 프래그머티즘. 퍼스는 프래그머티즘을 잉태시킨 시조다. 철학사 어떤 책을 펴도 미국철학은 프래그머티즘이고 이는 퍼스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미국 철학의 ‘숨겨진 영웅’ 퍼스를 일대기부터 시작하여 중요 사상에 이르기까지 알기 쉽게 훑어 주는 고마운 책이다. 퍼스 입문서로 민음사에서 출간된 <퍼스의 기호사상>(민음사, 2010)이 유명한데, 정해창 교수의 이 책이 훨씬 더 쉽고 퍼스의 체계를 넓게 조감할 수 있다. 퍼스의 사상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강추할 수 있는 책이다.

 

 

 

<장엄한 불교 경전의 세계>, 김정빈, 책이있는마을, 2005

아주 옛날, 고려원이 망했을 때 김정빈의 ‘만화로 보는 불교이야기’ 5권을 구하지 못해 땅을 치고 후회한 적이 있다. 오, 근데 고려원이 망한 후 판권이 ‘책이있는마을’로 넘어갔다 보다. ‘책이있는마을’에서 출간된 김정빈의 ‘만화로 보는 불교이야기’ 5권 세트는 배판도 커지고 편집도 산뜻해(2색 인쇄)져서 보기 시원시원하다. 내용은 고려원판과 똑같다. 이 책은 불교이야기 시리즈 중 마지막 권으로 불교 경전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만화로 된 불교 입문서 중 황금가지에서 나온 ‘만화로 보는 불교’ 시리즈와 더불어 그 체계와 내용이 매우 탁월한 교양 불교 만화다. <장엄한 불교 경전의 세계>에는 불교의 주요 경전들이 모두 다루어진다. 아함경, 법구경,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 등 핵심 경전을 아주 간결하게 스케치한다. 다소 깊이는 부족하지만, 교양으로 읽어두기 그만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 교양서로도 부족함이 없는 멋진 책이다~

 

 

 

 

<현대물리학의 위대한 발견들>, 에드워드 스파이어, 범양사출판부, 1998

범양사라는 출판사가 있다. 주로 과학 교양서를 주로 출간하던 출판사인데, 이곳에서 총서 시리즈로 기획한 책들이 있다. 범양사 '신과학 총서'. 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간된 이 총서는 실로 1급 이론서를 포함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외국 석학의 과학 교양서를 잘도 선별하여 출간해 왔다. 내가 소장한 책만도 한 10여권 이상 되는데, 정말 걸출한 과학책이 많다. 아서 케슬러의 <야누스>를 비롯하여 주커브의 <춤추는 물리>, 레더만의 <쿼크에서 코스모스까지>, 부어스틴의 <발견자들 1,2,3>, 브로노프스키의 <인간등정의 발자취> 등등. 프리초프 카프라의 주저(<현대문명과 동양사상>,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들도 범양사 이 총서에 들어있던 책이다. 아쉽게도 현재는 더 이상 출간되지 않는 듯하다. 어찌됐건, 표지는 안타까울 정도로 궁하지만, 내용은 매우 빼어나다. 이 시리즈 대부분이 일정 정도의 퀄리티를 갖고 있어, 총서 명만으로 구매해도 기본은 한다. 스파이어의 이 책 역시 뉴턴 이후 물리학에서 일어났던 기념비적인 여섯 분야의 발전(파동이론, 장이론, 통계물리학, 양자론,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들을 명쾌하고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다. 상당히 난해한 이론들이지만, 일반인들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 밀도 있지만 쉬운 물리학사 책을 찾는 이들에게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책.

 

 

 

 

<에로틱한 발>, 윌리엄 A.로시, 그린비, 2002

원제는 <The Sex Life of the Foot and Shoe>. 타이틀 밑에 부제로 ‘발과 신발의 풍속사’를 달았는데, 그냥 부제를 책 타이틀로 달았으면 좋았을 책. 문화사(풍속사)로 분류할 수 있는 책들은 대체로 읽어두면 유익하다. 이 책의 미덕은 우리 신체의 가장 외진 곳이라 할 수 있는 발에 관한 성풍속 자료가 예상외로 많다는 거. 무엇보다 저자가 성풍속 자료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무게감 있는 학문적 내용에 재미와 유머가 깨알같이 섞여 있다. 그래서 책 읽는 맛이 그만. 이 책을 읽으면 여자들이 왜 실용적이고 발이 편한 신발을 신기보다 불편하지만 섹시한 구두에 발을 우겨넣고 있는지, 문화사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아내나 여자 친구가 발 아프다고 하면서 하이힐을 신는다고 타박하지 않게 됨.) 발에 관한 전문가(저자 로시는 발치료 전문의)가 들려주는 이야기라 절대 흘려들을 수 없다. 패션과 건강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발과 신발. 이에 대한 문화사적 고찰이라 일독할 가치가 충분한 책. <구두, 그 취향과 우아함의 역사>(작가정신, 2005)와 같이 읽으면 금상첨화!

 

 

 

 

<한국전통사회의 정신문화구조양상>, 정종화, 고려대출판부, 1995

이거, 아주 걸출한 책이다. 혹시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보신다면 닥치고 구매하시길! 부제가 ‘속담을 통해 본 가치관의 비교문화적 접근’. 저자인 정종화 교수는 영문과 교수이다. 영문과 교수가 한국적 가치관의 실체를 찾고자 우리나라 속담을 모아 연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한국적 성격이 어떻게 형성됐고, 남녀 관계와 기타 인간관계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모두 속담을 통해 보여준다. 영문과 교수인 만큼 영어 속담과 우리 속담과의 비교는 자연스럽게 문화적 차이로 귀결된다. 리처드 니스벳 교수의 책과 같이 보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부록으로 정리된 ‘우리 속담’, ‘외국 속담(원어 그대로 실려 있음)’과 이를 번역한 ‘외국 속담 번역’은 [간이 속담 사전]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해당 페이지를 찾으면 용례와 의미를 빠르게 찾을 수 있으니까. 정말 희귀한 학술서다!(학술서인데 재밌기까지 함) 가격적인 면에서도 대박. 정가가 8500원밖에 안 해, 4천원 미만으로 데려올 수 있다. 이 책이 재간되면 아마도 2만원은 가뿐히 넘지 않을까. (다른 인터넷 서점에는 이미지가 있는데, 왜 알라딘에는 없을까?!)

 

 

 

 

<지명으로 보는 세계사>, 21세기연구회, 시공사, 2002

이 책을 읽고 21세기연구회가 펴낸 역사서를 모두 소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명으로 알아가는 역사 지식이 매우 쏠쏠하다. “지명은 도로 한쪽에 세워진 단순한 표지판이 아니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도 자신만의 역사가 살아 숨쉬듯 그 곳에는 수천 년 인류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명은 전쟁과 민족의 대이동, 대항해가 만든 장대한 역사의 대사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지명에 얽힌 역사적 이력과 그 의미를 아는 재미는 이 책을 읽는 사람만의 몫일 게다. 미국의 시카고는 ‘야생 양파가 있는 곳’이라는 의미이고, 아프리카의 국가 짐바브웨는 ‘커다란 돌집들’을 의미한단다. 고대의 석조 유적, 대 짐바브웨에서 따왔다고. 우리나라 제주도의 의미도 소개돼 있다. “제주도의 ‘제’는 ‘물을 건너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주’라는 행정구역의 단위를 붙여 고려왕조는 ‘바다 저편에 있는 주’라는 지리적 감각에서 제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p120) 제주도가 고려시대에 붙여졌다는 사실은 알았는데, 저런 의미가 있는 줄을 몰랐다. 전 세계 주요 나라와 도시 그리고 강, 바다, 산맥, 민족 등등 그 명칭에 내포된 역사와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는 그만이다. 읽고 나면 세계 지리와 세계 역사에 대해 막 아는 척 하고 싶어진다. 그만큼 유익한 책.

 

 

 

 

<사이언스 퍼스트>, 로버트 E. 아들러, 생각의나무, 2003

고대에서 현대까지 최초의 발견을 이루어낸 35명의 과학자를 다룬 과학사 책. 기원전 6세기 탈레스에서부터 20세기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까지 지난 2600년 동안의 멋진 과학적 사건들과 발견들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과학 교양서. 저자는 과학사 전문 저술가다. 과학자가 아닌, 네이처지에 기고하는 출판물 전문 저술가이기에, 이런 책은 이론의 깊이를 기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밀도 높은 과학 전문 이론서는 이해하기 너무 버겁다. 그래서 핵심 과학자와 그들의 업적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이런 책이 인기 있는 건 당연한 일. 쉽게 과학사를 정리할 수 있으니까. 물론 빠진 간극은 어찌 할 수 없다. 보통 밀도 있는 과학사 책은 시대순으로 과학자 10여 명이나 10여 개의 주요 과학 원리들을 다룬다. (보통 도서관에서 확인해 보니 그렇더이다.) 400페이지 내외. 이런 책들은 읽기 쪼금 빡빡하다. 그에 비해 <청소년을 위한 과학자 이야기>(신원, 2002)같은 책은 30명의 과학자를 다루지만, 매우 쉽다. 대상이 청소년을 위한 과학사이기에. <사이언스 퍼스트>는 밀도 높은 이론서와 청소년용 과학책의 딱 중간 정도 수준인 듯. 과학 교양서로는 아주 그만인 책이다. 보통 과학자를 다룬 과학사 책은 아주 유명한 과학자들로만 채워진다. 뉴튼, 갈릴레오, 패러데이, 돌턴, 코페르니쿠스, 멘델, 왓슨, 케플러, 허블, 아인슈타인, 괴델, 라부아지에, 다윈, 플랑크 등의 학자 가운데 저자가 10여 명을 선별한다. 대체로 그렇다(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꺼내보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생소한 과학자가 꽤 많이 등장한다. 레우 키포스(우주는 원자와 공간으로 구성된다), 아리스타르코스(잊혀진 태양중심이론), 이븐 알하이삼(시각의 비밀), 안토니 반 레벤후크(미생물 탐험가), 험프리 데이비(웃음가스), 레이먼드 다트, 바바라 매클린턴, 디디에 퀼로즈, 키스 캠벨 등등. 과학사에 많이 다루어지지 않는 학자들이 꽤 포함되어 있다. 이 책과 함께 <과학의 열쇠>(교양인, 2006)을 함께 읽으면, 과학사가 손에 꽉 잡히지 않을까 한다.

 

 

 

 

<미국 문화의 몰락>, 모리스 버만, 황금가지, 2002

버만의 논의대로라면, 미국은 얼마 가지 않아 초강대국의 힘을 잃을 거다. 원제는 <The Twilight of American Culture>이고, 부제는 ‘기업의 문화 지배와 교양 문화의 종말’. 버만은 로마 제국의 몰락으로부터 미국의 운명을 예견한다. 저자는 로마의 멸망을 몇 가지로 제시하는데,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정신의 타락과 지식의 몰락’ 등이 그것이다. 버만은 이런 요인들이 미국 사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소비주의의 만연으로 일반교양 문화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그 예로 미국 엘리트 층의 처참한 교양 수준을 알린다. 버만은 1999년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제이 리노가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리노는 당시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포함되었다면서, 8개의 질문을 던졌다. 이중 가장 충격적인 질문만 거들떠보겠다. [문5. 숫자 3의 제곱은 무엇입니까? 한 학생은 27이라 답했고, 다른 학생은 6이라 답했다. / 문6. 물이 끓는 온도는? 학생 중 섭씨 46도라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 / 문7. 지구가 자신의 축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리노가 받은 두 가지 답변은 광년과 24개의 축. / 문8. 지구에는 달이 몇 개 있는가? 질문 받은 학생은 2,3년 전 천문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고 A학점을 받았지만 모르겠다고.] 1/5과 1/2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모르는 학생도 많았단다. 글을 왜 읽느냐고 되묻는 학생들도 있었다니! 이로부터 버만은 미국의 몰락이 멀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는데, 타치바나 다카시가 일본 청년을 진단한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와 그 내용이 비슷하다. 우리나라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 여튼 이 책은 아주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흥미진진하다. 아직 읽지 않은 분이라면 얼른 데리고 오시길! 알라딘 중고서점에 자주 출몰하고 있으니까~

 

 

 

 

<대중매체의 기호학>, 박정순, 나남출판, 1997

기호학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고자 책을 찾다 보면 죄다 어려운 책들만 보인다. 뭐가 개론서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는 거. 일단 번역본은 번역 자체의 장벽 때문에 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한길 크세주 총서 중 한권인 <기호학사>가 나름의 쉬운 입문서 구실을 한다지만, 그래도 번역서라 조금은 짜증이 날 수 있다. 우리나라 학자가 쓴 기호학 입문서를 찾아 다녔지만 계속 허탕을 쳤다. 논문 모음을 제외하고, 한 학자가 단행본으로 출간한 ‘기호학에 대한 입문서’ 구실을 하는 책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번역서와 논문 모음집을 제외하고 쉽게 정리된 '기호학 입문'서는 검색조차 안 된다. 헌데, 아주 우연히 대학 교과서 코너를 두리번거리다가 박정순 교수의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신문방송학 코너에 있는 책이라 손에 쥐기 쉽지 않았는데, 책을 열어보니 알고 싶던 내용들이 죄다 들어있던 거! 총 9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서론과 1, 2장은 안 봐도 무방. 커뮤니케이션 접근방법과 모델에 대한 내용이기에 없는 셈 쳐도 된다. 3장부터 알고 싶은 기호학 일반 이론들이 펼쳐진다. 저자는 대학원생들과 미디어 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기호학 개론서로 딱이다. 일반 기호학의 기초 개념들을 소개하고, 이 개념들이 텍스트 분석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소개하는 내용이기 때문. 3장에서 9장까지의 내용은 정말 기호학 입문에 대한 알찬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기호학이 뭔지 알고 싶은 분들은 이 책 한 권이면 한 방에 정리될 거임. 개인적으로는 기호학 이해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됐다. <기호학으로의 초대>같은 책이 매우 빈약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이전 판 이미지도 올려주시길!)

 

 

 

 

<역사를 보는 눈>, 호리고메 요조, 개마고원, 1998

역사철학에 대한 가장 유명한 책은 아마도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일 게다. 헌데 번역으로 인해 읽기 쪼금 힘든 게 사실. 이 책을 추천해 줬다가 어렵다는 평을 하도 많이 들은지라, 이제는 좀 조심스럽다. 책과 별로 친하지 않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면 욕을 바가지로 먹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역사철학 분야는 읽어 줘야 한다. 관점을 넓히기 위해서도 필요하니까. 역사철학 분야는 유명한 책이 꽤 된다.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이나 개디스의 <역사의 풍경>, 에릭 홉스봄의 혁명 3부작 등. 읽으면 매우 유익하다. 역사를 보는 자신만의 눈을 형성할 수 있기에. 하지만 읽기 만만치 않다. 호리고메 요조의 <역사를 보는 눈>은 이 모든 난관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책이다. 부제가 ‘역사를 알고, 역사를 배우려는 교양인의 필독서’인 만큼,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배울 수 있는 최적의 역사철학 입문서 구실을 한다. 이 책에는 ‘역사의 주관성과 객관성’, ‘역사의 시대구분’의 중요성, ‘역사의 필연과 우연’, ‘역사와 자연과학(역사는 과학인가)’, ‘역사와 역사관’ 등 아주 굵직굵직한 역사철학의 주요 주제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하지만 읽으면 바로바로 머리에 꽂힐 정도로 쉽다. 저자가 그만큼 내공이 아주 깊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250페이지도 안 되지만 역사철학의 주요 주제는 거의 훑을 수 있는 아주 알찬 책. 개정판도 있는데, 구판을 사는 게 유리하다. 내용이 거의 똑같기에. 중고서점에서는 3천원 미만으로 데려올 수 있으니, 완전 대박이다~(이전 판본 이미지는 왜 없는 거지??)

 

 

 

 

<세계의 종교 이야기>, 폴 발타 외, 미래M&B, 2007

보통 ‘종교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펼치면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다다. 뭐, 종교도 서양 중심이니, 이해는 한다. 근데, 위 3종교를 다룬 책들이 너무 많다. 타이틀이 ‘세계 종교’여도 매한가지. 헌데 이 책은 진짜 세계의 모든 종교를 다루고 있다. 더군다나 사전식이라 전 세계의 모든 종교에 대한 내용을 적게나마 모두 맛볼 수 있다. 컬러풀한 그림과 사진 그리고 지도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책의 편집 디자인 역시 빼어나다. 주제와 내용 그리고 그림과 지도가 3-4페이지(많게는 6페이지) 안에서 완결되기에 가독성이 아주 좋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이외에도 불교, 자이나교, 힌두교, 유교, 도교, 조로아스터교, 부두교 등 현재 예식이 거행되는 모든 종교를 다 담고 있다. 종교뿐만 아니라 역사 이전의 신화와 샤머니즘의 세계도 알차게 조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용의 체계성이 매우 빼어나다.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인 신과 신자, 기도와 제례, 봉헌과 계율, 신비주의 등 보편적 종교 주제를 책 앞에 배치했다. 그 다음 고대부터 현재까지 각 종교, 민족 그리고 지역별로 신앙의 기원과 체계, 교리, 제례 등을 흥미롭게 펼쳐 나간다. 앞부분이 종교사의 총론 격이라면, 뒷부분은 각론 격이라 할 수 있겠다. 고고학 자료에 기초한 탄탄한 구성과 동작 하나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은 삽화들은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종교사 개론 책으로 이 책만큼 쉽고 체계가 잡힌 책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정말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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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1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문학비평 용어사전을 책 표지로 봐선 쌍팔년에 나온 것 같아요. 요즘 출간연도가 오래된 책을 소개하는 글을 많이 보기 힘들어요. 제가 아는 분 같은 경우 블로그 활동이 뜸해져서 정보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야무님이 글을 남겨주시면 고마울 따름입니다. ^^

yamoo 2016-08-20 21:46   좋아요 0 | URL
흠, 그럼 `알라딘 검색 무력화 도서` 게시판을 활성화 시켜야 겠습니다. 출간 년도가 오래 되어 검색도 안되는 책이 알라딘엔 너무 많아서요....심지어 예스와 교보에도 있는 책 정보가 알라딘에만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런 책에 대한 정보는 별로 인기가 없는지라...쿨럭~

그래두 열심히 활성화 해 보겠어요! 불끈~~!!

고양이라디오 2016-08-1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이렇게 좋은 책들을 소개해주시다니요!!!
한꺼번에 너무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당이 안됩니다ㅠㅋ

yamoo 2016-08-20 21:47   좋아요 1 | URL
헐~~~감사합니다!
좋은 책이라 생각되시면 차근차근, 생각날 때 한 권씩 보시면 될 거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이 진정한 페이퍼입니다. 이달의당선으로 추천합니다.
신간보다는 잊혀진 좋은 책을 소개하는 페이퍼가 저는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다만, 절판된 책이 많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지명으로 보는 세계사 정말 가지고 싶네요...

yamoo 2016-08-20 21:50   좋아요 0 | URL
감솨 합니다! 곰발님~

잊힌 책에 대한 소개를 꾸준히 해야 겠습니다. 물론 절판된 책이 대부분일 거라...쫌 헛불 켤 수 있는 페이퍼(읽는 분들이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는지라..--;;)가 될 수 있는 공산이 커서 우려는 있습니다. 그래두 꾸준히 올려봐야 겠슴돠!ㅎ

지명으로보는 세계사....이거 중고서점에 눈에 띄면 얼른 구하세요. 재밌고, 유익합니다!^^

릴케 현상 2016-08-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세계비평문학용어사전은 아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장도서 중 하나예요 서재결혼식을 통해^^ 저도 자주 뒤적이는 책이 되었죠 반갑습니다

yamoo 2016-08-20 21:52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일요일의마음 님! 반갑습니다^^

오, 이명섭 편저자의 위 책을 사랑하는 분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서재결혼식을 통해 일요일의마음 님도 자주 뒤적이는 책이 되셨다니!! 좋은 책인건 분명하군요!ㅎ 제가 한 건 한 기분이에요^^

stella.K 2016-08-1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아~! 커트 보네거트 외엔 하나도 모르겠네요.
저 <에로틱한 발> 눈에 들어오네요.
가끔 예쁜 발이 있긴 하죠. 그런데 에로틱까지는 글쎄요...
암튼 읽어보고 싶네요.^^

yamoo 2016-08-20 21:53   좋아요 0 | URL
흠...모를 수 있습니다. 출간된지 오래된 책들이니까요.
문화사에 관계된 책들은 좋은 책들이 널려있는 거 같은데, 모두 소리소문 없이 절판되고 있는 듯해요.

어쨌거나 `에로틱한 발`과 `구두, 그 취향의 역사`는 강추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