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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를 졸업하고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지인의 자식들이 미대에 진학하겠다고 하면 열일 제쳐두고 말린다고.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 작가가 되는 길이란 서서히 패가망신하며 가족들을 괴롭히다가 죽어가는 일이라고 한다.

 

내 부모님들도 내가 학창 시절에 미술에 소실이 있어 미술 전공하겠다고 하면 마구 화를 내시며 반대를 하셨을 거다. 미술 전업 작가란 작품을 팔아 생활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미술 작가로 돈을 벌 확률이 너무 미미하다.

 

보통 미술 작가라는 사람들을 보면 미대 나와서 국전에 20살에 입선하고 이후 공모전에 여러 상을 타며 개인전과 단체전을 쭉~ 해나가다가 40살이 되면 그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며 50살 이후에 그림을 팔아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다.

 

그러니까 25살에 대학을 졸업하여 약 20여 년 동안 돈 한 푼 벌지 않고 작업을 이어나가야 전업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거다. 이걸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몇 명이나 될까? 미술은 돈이 아주 많이 든다고 하는데, 그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도 너무 길다.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는 청년 작가들이 부지기수로 많다고. 끝까지 존버하면 살아남는다는데 20년 이상을 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서포트 해 줄 수 있는 재력이면 미술을 전공해도 되겠다는 결론. 물론 작품의 퀄러티는 보장되어야 할 거다.

 

이게 아주 먼나라 얘기인 줄 알았는데, 작가 입문기를 거치고 있는 내가 벌써부터 돈의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 물론 나는 그림이 팔리지 않아도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니 아쉬울 게 없긴 하지만, 미술 작가 활동을 하면서 돈이 너무 깨지는 중이다.

 

이걸 내가 대학 졸업하고 시작했다? 등에 식은땀이 흐를 일이다. 비록 내가 아마추어 작가를 막 벗어나긴 했지만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작가 생활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이 페이퍼를 빌어 좀 얘기 해 보려고 한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거 한 가지. 작업실이다. 작업실!! 첨엔 작가들이 왜 작업실을 그리 중요시 하는지 몰랐다. 집에서 그리면 되지 무슨 작업실 타령이지 했다. , 근데 내가 해 보니 작업실은 작가에게 알파요 오메가였다. 작업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니 작업실은 작가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집에서 작업을 하면 온 집안이 물감 자국이 남고 미술 도구 때문에 집 실내 환경이 열악해 진다. 무엇보다 쌓이는 작품을 보관해야 하는데 이게 큰 걸림돌이 된다. 50호 작품 10여 점만 되어도 움직일 공간이 없게 된다. 그러니 작업실은 필수.

 

서울에서 작업실을 구하려면 아무리 비루한 지하 월세라도 5천에 월30 이상은 깨진다. 이걸 수입이 없이 견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수많은 천재적인 청년작가들이 다른 길을 찾아 떠난 것이다. 이건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의 문제다. 다시 말해 미술작가를 하기 위해서는 재능이 아니라 자본이 갖추어 져야 한다.

 

보통 미술작가는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이 가는 길로 대부분 생각하는데 그랬다가는 자식의 원망만 들을 수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건 기본이고 여기에 아빠의 재력이 아주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작가의 길을 갈 수 없다.

 

그리고 그림을 잘 그린다는 건 작가가 되는 것과 전혀 별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 듣는 건 대상을 그대로 잘 재현하는 걸 말한다. 사진과 똑같이 명화와 똑같이 잘 복제하는 그림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림 잘 그리는 척도다.

 

근데 그림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똑같이 모사하면 절대 안된다. 그건 작가가 아니다. 작가는 자신만의 화풍으로 대상을 그려내며 거기에 감정을 담아야 한다. 구상 그림은 그래야 좋은 그림이 되고 작가로서 인정받는다. 그러니까 대상의 복제는 작품이 아니라는 거다.

 

잠깐 주제가 옆으로 샜는데, 이 얘기는 다음 페이퍼에서 좀 다룰 예정이다. 어쨌든 작업실 확보가 돈 잡아먹는 제1 귀신이다. 그 다음은 재료값이 아니라 출품비다. 작가는 수상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여 공모전 이력을 넓혀야 한다.(개인전은 이 다음 얘기는 패쑤하자. 개인전 비용은 정말 어마무시하다.)

 

근데 이넘의 공모전 참가비가 꽤 비싸다. 보통 미술대전이라고 회자되는 신진작가의 등용문은 참가비가 1점당 5-6만원 정도(대체로 6만원) 된다. 캔버스 크기가 지정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100호 이내다. 100호 이내면 100호를 내라는 말과 비슷하다.

 

전문가용 100호 캔버스 가격이 보통 20-30만원 정도 한다. 가장 싼 캔버스를 구하느니 판넬에 주로 그리는데 판넬 가격도 10만원 정도 한다. 여기에 유화를 두껍게 올린다고 하면 유화 물감 값만 10여 만원 이상이 투여된다.

 

여기에 도록비가 추가된다. 도록비는 비싸면 15만원 싸면 5만원 정도 한다. 평균 7만원 잡으면 된다. 집이 서울이면 여기서 끝날 수가 있지만 집이 지방이면 교통비가 든다


보통 권위 있는 미술대전은 거의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그림 반입처도 서울이 대부분이다. 실물을 접수하기 때문에 서울까지 그림을 들고 접수해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돈과 비용이 든다!(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비용을 생각하자)

 

, 공모전 1회 참가하는데 비용을 최소한으로 계산해 보자. 교통비를 제외하면 참가비 6, 도록비 7, 캔버스 10, 도합 23만원이다. 여기에 물감 값이 추가되는데 자신이 유화를 그린다면 10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나는 아크릴로 그리기 때문에 100호 그리는데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자신이 연간 5회를 참가한다고 하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 와중에 소모품인 붓과 물감, 보조제 등은 계속 사야 한다. 버는 돈이 없이 계속 돈을 써야 한다. 다양한 재료로 그림을 그려야 하기에 재료 값도 상당하다. 하지만 작업실 월세에 비하면 새발에 피다.

 

나는 전업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아니기에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좋은 작업실을 구하고 유럽 일류 재료를 쓰면 한 달에 200 깨지는 건 아주 우스울 거라 생각한다. 작품이 팔리면 좋지만 안 팔리면 이 생활을 지속해야 한다.

 

작가를 하면 돈을 모은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 결혼? 그런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을 거다. 돈을 안 벌면 돈만 축내는 몹쓸 인간이 되는 거다. 나처럼 돈을 벌면? 그냥 노후 대비 없는 병신이 되는 거지. 작품이 팔리는 대가? 그런 건 천운이 따라 줘야 하는 거고..

 

이런 생각이 드니 단지 크리에이티브한 삶을 살고 싶어서 작가의 삶을 시작했는데, 좀 잘못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좀 적당히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지인인 미술 작가가 왜 그림을 시작했는지 진지하게 물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좀 쉬어가야 할 때인 듯 하다. 주역이나 읽어야 겠다. 

 

 

 





>> 다음에는 우리나라 미술 교육의 병폐에 대해서 좀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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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9-06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글프군요. 뭐 미술만 그러겠습니까?
글 써서 돈을 벌겠다는 것도 그렇고.
다 투잡하거나 집안 살림 맡을테니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사정하고
가사도우미 자처하면서 근근히 버티거나 뭐 그런 거죠.ㅠㅠ
근데 다음 글 기대되네요.ㅋ

yamoo 2023-09-08 09:36   좋아요 2 | URL
예술은 다 비슷비슷 한듯합니다.
그래도 미술은 훨씬 더 심각한듯해요. 글 써서 돈을 벌겠다는 사람은 진짜 많이 못 봤어요. 뭐, 글쓰기 배우는 건 그래도 돈이 적게 드는데 예술 배우는데 드는 비용은 정말 어마무시합니다. 음악은 말할 것도 없구요.

기대 하신다니 의욕이 불끈!ㅎㅎ

cyrus 2023-09-07 0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가 본인 작품 한 점을 전시회에 출품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는데도 대부분 사람은 부유하고 한가한 사람만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오해하죠.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에 엄청난 돈이 투자된다는 사실을 알면 돈(세금) 아깝다고 불만을 표출해요. 이런 상황을 보면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yamoo 2023-09-08 09:40   좋아요 0 | URL
부유하고 한가한 사람이 미술하는 게 맞아요. 그런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한계급이기 때문에 그래요. 오해라고 보긴 어려워요.^^;;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에 엄청난 돈이 투자된다는 걸 대중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요. 폴록의 그림은 미국이 정책적으로 미뤄줘서 비싸진 거에요. 유럽에 대항하기 위해서 미국 예술이 정체성이 필요했기에, 폴록의 작품들이 어마무시하게 비싸진 거죠.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냥 문화재라고 생각하면 쉬우릇합니다. 당시 미국 미술의 정체성을 확립해준 작가의 그림..ㅎㅎ

답답하고 속상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

새파랑 2023-09-07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을 하려면 일단 돈이 많이 든다고 하던데 진짜인가 봅니다. 그래도 yamoo님은 전업이 아니셔서 그나마 다행인거 같아요. 천운이 많이 따르시길 바라겠습니다~!!

yamoo 2023-09-08 09:42   좋아요 0 | URL
네, 진짜 많이 들더군요. 저기 페이퍼에는 액자 값이 빠졌는데, 액자 가격이 정말 후덜덜 합니다~ 액자를 해서 내랴는 미술대전이 있긴합니다만...그렇지 않은 대회도 거의가 액자를 해서 출품들하더군요. 100호 액자값만 50만원이 넘어요..ㅜㅜ

감사합니다~~^^

잉크냄새 2023-09-07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흐도 살아 생전 단 하나의 작품만이 400프랑에 팔렸다고 하더군요. 귀를 자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긋지긋한 가난과 끝 모를 절망도 한 원인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yamoo 2023-09-08 09:46   좋아요 1 | URL
당시 고흐는 그림을 늦게 시작했기에 기본기가 시망이었죠. 그래서 당시 아카데미풍의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자신이 그림고 싶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고흐의 그림을 저열한 그림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니 고흐가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ㅎㅎ 당시 대중적 인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봤을 때 기본기가 없는 듯한 그림을 그렸으니 끝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죠.
당시 그림과 다른 고흐만의 개성이 담긴 그림을 알아본 사람들은 고흐가 죽은 다음에 나타나게 되서 현재는 대가가 되었죠.

그렇다고 고통받는 작가가 고흐처럼 될 수는 없다는 게 함정..ㅎㅎ

얄라알라 2023-09-12 15: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대 입시에 월 천 단위로 쏟아붓고도 성과를 못내서 다시는 미대를 입에 올리지도 않는 이들도 많잖아요....정말 치열하네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yamoo님 글 읽으며, 상상이라도 해봅니다.

yamoo 2023-09-12 19:22   좋아요 2 | URL
미대잆시 학원의 한학기 수강료가 400이랍니다!! .개인교습 받는 강남학생들은 기본이 월 천이란 소실 들었습니다만...진짠가 보네요..

미술 외부에서 볼 땐 돈이 많이 드는가 했는데...직접 해보니 장난 아닙니다. 단체전도 돈을 내야하고 개인전 2주는 저렴한 게 200정도 드네요. 그것도 공모해서 당첨되는 게.. 캔버스값, 액자값 장난아니에요. 보통 개인전 하려면 30호 크기로 최소 20점은 되야 하는데 전부 액자해야합니다. 팜플렛용 소책자 도록도 몇백해요. 100퍼센트 지원받는 선정작가가 되지 않는 이상 개인전 1회 할때마다 5백은 아주 우습게 깨지는 듯해요. 여기에 30호 액자비...20개. 개당 20만원..ㅠㅠ 작업실 월세에 재료비에 운송비에 해도해도 끝이 없는데 그림은 잘 팔리지 않아요. 그러니 부자들만 미술을 해야지요..ㅜㅜ
 

요즘 식음만 해결하고 짬이 나면 무조건 그림을 그립니다. 최소 20호 대개는 40호 작품을 그리기에 시간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이전에 머릿속에서만 구상했던 이미지들이 그림으로 완성되니, 아주 많이 뿌듯합니다.


아무도 그리지 않는 주제를 그리기 때문에 내가 그리는 비구상 그림이 아마추어적인 게 아닌지 끊임없는 회의감이 듭니다. 그래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나의 주제를 두 개 그려서 전국규모 미술대전에 응모해 봤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응모한 두개 대회 모두 입상했습니다. 정말 예상치 못했지만 내 그림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는 인정을 받은 느낌이라 더 열심히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제 그림 주제는 여기서도 올렸다시피 말할 수 있지만 이미지화 되지 못한 것, 또는 말할 수 없는 것들 입니다.


작품이 쌓이니 태어나서 처음 포트폴리오라는 것도 만들어 봤습니다. 작가노트와 그림설명을 하니 20여 페이지가 훌쩍 넘는군요! 어쨌거나 요즘 아마추어리즘을 넘어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헌데 요즘 전시회를 다니면서 드는 의문점이 있어 페이퍼를 쓰게 됐습니다. 물론 예술에는 정답이란 게 없다는 거, 충분히 인정합니다만, 이상하게도 미술 작가들은 자기 얘기를 주구장창하더군요. 자기의 심리적 상황이나 자기의 애환을 그림에 담습니다.


이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문학 세계와는 많이 달라서 재미가 없다랄까요. 문학에서 자기 얘기하는 소설들 손절한지 오래됐습니다. 기애란을 필두로한 요즘 젊은 작가들은 전부 자기 얘기. 서사는 없고 심리적 묘사와 아름다운 문체만 넘칩니다.


자기 얘기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화두나 담론을 캐릭터에 녹여내는 작품들이 자기 연민에 빠진 내러티브 작품보다 훨씬 읽을 맛이 나고 소설적 가치도 음미해 볼 수 있는 듯합니다.


뭐, 문학 쪽에서는 이런 평들이 부지불식간에 형성되어, 좋은 작품들을 알아서 잘 읽는데, 회화 쪽은 아직도 자기 얘기하는 작가들이 대세인듯합니다.


독창적인 기법으로 자기 얘기를 하는 것보다 시대가 지향하는 담론들을 자기가 처한 상황에 기반하여 창작활동을 하면 평면 회화의 주제가 다채롭고 깊이가 더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이런 작가층이 있긴 하지만 매우 얇고 공모전에 선정되는 작가들도 어떤 거시적 담론이나 논해질 수 없는 것을 이미지화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선호하는 그림을 그리거나(동물이나 식물) 기법에 특화된 창작품을 주로 내놓는 듯합니다. 


요즘 잘나가는 젊은 작가들의 대다수가 환상적인 그림은 보여주지만 어떤 담롣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의식이 없는 작가군이 많아 좀 아쉽습니다. 그림을 보고 '그래,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거지'라는 생각이 튀어나옵니다. 


단순하지만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그림을 감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나고 싶은 바랍입니다. 


이상 초짜의 현대 젊은 작가들에 대한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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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6-01 19: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전국규모 미술대전에서 입상이요?
그것도 하나도 아닌 두 개나?! 축하해요!!!
정말 대단하심다!
초짜는요? 프로의 스멜이 느껴집니다.ㅎ
문학에 대한 야무님의 생각에 동의하는데 미술계도 그렇군요.
예리하시네요. 한편 걱정도 되구요.
근데 입상하시면 상금과 특전이...? ㅎㅎ
암튼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yamoo 2023-06-02 11:08   좋아요 2 | URL
이게 우연인지 실력인지 계속 전국규모 공모전에 응모해 보려고 합니다~~ㅎㅎ

초짜죠. 프로가 되려면 갈길이 멀어요~~ㅎㅎ

요즘 신진작가들 전시회 그림들을 보면 팝아트 아니면 식물 또는 동물그림이에요. 대기업에서 선정된 작가들은 기법면에서 아주 탁월한 면을 보여주긴 하는데, 자기 얘기라서 좀 거시기 합니다..^^;;

새파랑 2023-06-02 22: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역시 대단하시군요. 입상한 그림사진도 첨부해주세요 ~!!
절대 초짜가 아니십니다 ㅋ

자기 애기를 많이 그리는건 아마 자기 애기가 가장 그리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요? ㅋ

yamoo 2023-06-04 18:09   좋아요 1 | URL
나중에 종합적으로 입상작과 그림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초짜여요~~ 이제 발걸음을 뗀 초보 작가입니다. 사실 작가라고하기도 애매하죠. 딱 1작품 작은 사이즈 판매한게 전부이니..

그렇죠. 그게 잴 쉽죠. 근데 제재가 몇년 간의 작가적 천착 끝에 도달한 게자기 얘기라는 게 좀 거시기해요. 근데 이런 작가가 대부분이라는 거에 놀랍니다~~

페크pek0501 2023-06-03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개의 입상을 축하드립니다. 본인이 좋아하고 열심히 하면 그런 성과가 있나 봅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일치! 이것 행운 아닙니까?
저는 잘하는 게 아니라 좋아해서 잘하고 싶은 것에 마음이 쏠려 있어요.ㅋㅋ

yamoo 2023-06-04 18: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림으 컬렉팅하다보니 그리고 싶어졌고...기법을 학원에서 몇 달 배우니 그리고 싶은 제재와 주제가 계속 찾아져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리게 됩니다. 이게 좀 미친 거 같아요. 밥만 먹고 그림그릴 생각만 한다니까요..ㅎㅎㅎ 물론 책은 가끔 읽습니다. 영화도 넷플 통해 가끔 보구요..ㅎㅎ
계속 잘해서 상도 많이 받고 그림고 많이 팔았으면 좋겠어요!! 음히하~~~

얄라알라 2023-06-13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식음을 (전)폐 혹은 축소하고 그림만 그리시고, 상도 받으시고

근데 담담하게 이야기하시다니!!

대단하신데요. 넘 겸손하십니다!

얄라알라 2023-06-13 10:05   좋아요 0 | URL
축하드려요^^ yamoo님 축하인사는 정작 빼놓았네요 ㅎ

yamoo 2023-06-24 15:31   좋아요 0 | URL
검사합나다!!^^
 

연속해서 페이퍼를 쓰는 게 진짜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작년과 재작년은 알라딘과 거의 담 쌓고 지냈고 책도 많이 읽지 못했다.

 

작년인가(아니다, 2년도 넘었구나!) 시계에 빠져 열심히 시계 공부에 매진했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아버지가 시계 명품에 대해 읖조리기 시작하셨는데, 브랜드를 모른다고 은근히 무시하시는 거다. ㅎㅎ

 

그래서 시계의 세계를 탐구했고, 책도 많이 봤는데, 책이 디게 비싸고, 출간된  책이 별로 다양하지 않아 공부에 한계가 있긴 했다. 그래도 번역되어 나와 있는 책은 모두 구해서 보았다.

과거에 나왔던 책도 다 구해서 보았는데, <시계입니다>가 갑이었다. 전문가의 품격이 느껴지는 책이었고 아주 심플한 시계 안내서였다. 이 외의 책들은 나열식이라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시계는 자동차보다 비싼 브랜드가 많고,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경제력의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자기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아버지에게 모른다고 무시당한 브랜드가 바로 바쉐린 콘스탄틴(또는 바쉐론 콘스탄틴)이라는 회사인데, 최소 가격이 5천만원 정도 된다. 부동의 원탑은 파텍 필립.

 

참고로 가장 비싼 시계 브랜드 5대장은 파텍 필립, 바쉐린 콘스탄틴, 오데마피게, 브레게, 랑에 운트 죄네(또는 랑게 운트 죄네)다. 앞 2개는 부동의 3대장이고, 나머지 브랜드들이 후순위를 장식하는데, 가장 일반적인게 바로 이 순서다.

 

브랜드 다음으로 디자인 별로 그리고 상황별로 매우 다양하게 갈리는데, 이건 뭐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더 자세히 야부리 털기로 하고...

 

 

오늘은 내가 그림을 계속 그리는 이유에 대해 좀 말하고 싶다. 시계 공부가 시큰 둥해지는 시점에서 나를 사로 잡은 게 아트테크라는 거였는데...

 

그림 수집과 아트테크에 관계된 책들을 읽다보니, 소위 아트테크라는 건 거의 사기에 가까웠다. 물론 돈이 억대로 많아 몇 천만원 씩 투자를 할 수 있다면 아트테크라는 게 맞다.

 

근데 일반 샐러리맨들에게 아트테크라는 건 주식보다 못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을 읽고 공부하여 얻은 결론이, 그림에 투자를 하려면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사야한다는 거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돈이 되는 것은 나중 일이다. 그래서 한 점당 몇 백만원씩 하는 그림을 사면 안된다는 거. 아트페어나 갤러리 전시회에서 그림을 사면 망한다는 거다. 대부분.

  

그리고 그림을 감상하면서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하지만 따라 그려보는 행위를 하느냐 안하느냐는 차원이 다르다. 꽤 진입장벽이 높아 실행 빈도가 많지는 않은 듯하다.

 

미술은 어느 정도 재능과 경험 그리고 아우라를 가진 몇 안되는 분야이기에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다. 아니, 그렇게들 많이 느끼고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따라 해 보면 재능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미술 전문가들의 전언이고 미술 전공자들의 전언이다. 마찬가지로 이 분야도 시계분야처럼 공부해 보면 별거 없다는 걸 알게 된다.ㅎㅎ

 

나처럼 뭔가 형이상학을 탐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림은 하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는 매체인 듯하다. 글로 쓰면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미술홀동은 1-2시간이면 3호 크기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망치면 물감으로 덮어 새로 그리면 된다.ㅎ 그리면서 온갖 잡생각이 사라지고 그리는데 집중하게 된다. 완성된 작품은 의도한 것을 구현한 것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후자가 보기엔 더 좋다.

 

물론 타인이 볼 때는 내가 이상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내 추상 드림들이 애들 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근데 그게 추상미술의 묘미다.

 

그리면서 스트레스가 풀리고 힐링이 된다는 걸 체험하니, 이 행위를 지속하게 된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보다 그림 한 점 그리는 게 더 효율적이니 리뷰를 별로 안 쓰게 된다. 무엇보다 더 재밌다!ㅎ

 

새로운 도구로 질감과 색감을 표현해 보는 게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어, 딴 걸 할 생각을 별로 안하게 된다. 이건 뭐 재미의 다른 차원이다..ㅎㅎ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작업을 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걸 제대로 느낀다.ㅎ

 

(기억의 편린, 2022, 캔버스에 아크릴, 3호s)

 

위 작품은 기억의 편린 시리즈 중 제일 첫번째 작품인데, 아크릴 물감에 미디엄을 섞어 물감을 되게하여 캔버스에 올린다. 아크릴 물감에 퍼티(목공 공구)를 섞어도 저런 효과가 나타나는데, 매우 신기하다.

 

새로운 걸 시도하고 새로운 효과가 나타나는 걸 바로바로 목도할 수 있어, 미술 작업 활동은 매우 즐겁다. 엄마와 함께하는 미술놀이...이런 활동이 많은데, 본질이 이거와 거의 비슷한듯..ㅎㅎㅎ

 

아크릴 물감, 유화 물감, 수채 물감, 오일 파스텔, 크레파스, 마카 등을 이색적인 방법으로 다양하게 믹스하여 표현해 볼 수 있다는 자체가 매력적이다. 활자로 타자만을 칠 때와는 차원이 다른 재미를 준다고나할까..ㅎㅎ

 

이런 재미를 몰랐다니...그래서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론 내가 전업작가라면 아찔할 것 같기도 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작가들은 너무도 많으니까.

 

취미활동이라도 일반적인 독서와는 많이 달라 실물 작품이 쌓여간다. 책을 읽고 리뷰가 쌓여 가는 게 아니라 캔버스가 쌓여간다. 한 달 동안에 50점 정도 작업한 거 같다. 물론 스케치북에 그린 것까지 더하면 100점도 넘을 듯...ㅎㅎ

 

혹시 새로운 걸 추구하시는 분들이라면 미술활동을 강추드린다~ 아주 신선하고 재밌다. 진입장벽은 액션을 취하느냐 마느냐인데, 무조건 해보면 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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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07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언제 또 시계의 세계를 유영하셨습니까? 뭐든지 한번 꽂히면 열심인 야무님이 참 부럽슴다.
그러쵸. 이 더운 날 리뷰 쓰는 건 고행이죠. 수도하는 것도 아니고. 고저 더운 날엔 자기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는게 장땡이라고 생각합니다.^^

yamoo 2022-07-08 08:21   좋아요 2 | URL
음...제가 그게 문제예요~ 한번 빠지면 그냥 버닝한다는 거...시계책이 무척 비싸서 발품팔아 구했는데 잡지책마냥 큰책들이라 한번 보고 쌓여있는 책이 좀 됩니다. 이게 골칫거리네요. 아레나 잡지크기에 잡지보다 많은 페이지로 매우 무거워요. 아, 이거 처치곤란입니다..

리뷰 쓰는 건 최소 3시간 이상 투자해야 초고를 쓰죠. 그리고 계속 고쳐야해서 어지간하면 잘 안 쓰게 됩니다. 근데 추상화는 그리기가 너무 쉬워요. 생각하는 단계까지 시간을 할애해야하는데, 그냥 평상시에 생각한 거 어덯게 표현할지 결정만하믄 되거든요~~ㅎㅎ 네, 맞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빠지는게 장땡이죠~ㅎㅎ

얄라알라 2022-07-08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해주신 시계들은 하나같이 발음이....아주 입에 붙지 않는군요^^;;; 외우기는 더구나 어려울듯요

yamoo 2022-07-11 11:19   좋아요 0 | URL
저두 첨엔 그랬어요..ㅎㅎ
탑티어 시계브랜드만 100개가 넘어요.
시계 빠끔이들은 그냥 좔좔 읖더라구요..ㅎㅎ

근데 몰라도 상관없어요~

transient-guest 2022-07-09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텍 필립은 들어봤지만 다른 녀석들은 처음 듣네요. 전 까르띠에나 롤렉스가 젤 비싼 것들인줄 알았는데 그 분야도 그야말로 천상천이네요. 그림은 여전히 모르지만 이번에 올리신 건 뭔가 묵직해보입니다. 딱 그 정도까지게 제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입니다.ㅎ

yamoo 2022-07-11 11:24   좋아요 2 | URL
롤렉스와 까르띠에..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죠. 까르띠에도 명품이지만 시계 브랜드로서는 롤렉스를 더 쳐주죠. 같은 값이면 럴랙스에요. 그리고 롤렉스 일부 모델은 중고가가 처음 구입할 때의 가격을 훌쩍 뛰어 넘어요~~

뭐..추상화는 보고 느끼는 게 장땡이랍니다. 묵직하다고 느끼셨으면 된거애요. 뭘 더하겠습니까. 이게 뭐야?..러고 느끼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ㅎㅎ

희선 2022-07-15 0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주 비싼 시계가 있다는 것만 아는군요 시계 싼 것도 잘 움직이는데 하는...

그림 많이 그리시는군요 그렇게 그리시다보면 그쪽으로 가실지도 모르겠네요 즐겁게 할 때가 더 좋기는 해도, 취미로 하는 거여도 많이 그리시는 듯합니다 그림 그리기를 아주 좋아하게 되셨나 봅니다


희선

yamoo 2022-07-16 10:54   좋아요 1 | URL
시계의 세계는...뭐 그렇지요..
아는 사람들만의 리그랄까요..
몰라도 아무 영향이 없어요..ㅎㅎ 사는데말이죠..^^

scott 2022-07-18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뭐든 결심했다면 액션을 취하고
그리고 결과물들이 쌓여 가는 기쁨이!ㅎㅎㅎ

야무님의 작품 팬이 되어 가고 있는 중 ~~ㅎㅎㅎ

yamoo 2022-07-18 17:03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ㅎ
그림은 캔버스에 결과물이 바로바로 쌓여가기에 하루 열심히 한 작품씩 그리면 한달이면 20작품이 넘게 됩니다.^^;; 그럼 망친 그림을 선별해서 물감으로 덮고 다시 그립니다..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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