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진이네 학교가 기말고사를 본다.
대구에 있는 학교는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지 중간고사는 국,수,사,과학 네과목을
기말고사는 국,수,사,과에 미술,음악,도덕,체육까지 시험을 본다.
중간고사를 대충 공부 시켰다가 아이 성적이 기대보다 못해서 이번엔 그때보다 조금 더 공부를 시켰다.
엄마가 책상 앞에 앉아서 하나하나 가르치고 문제 풀리고 채점해서 오답 수정하고..
예체능은 처음 공부 시키다 보니 엄마는 헤매고 아들은 아무 생각 없고..ㅠ.ㅠ
평소에 문제집 풀리며 복습을 시켰기에 지난 주말부터 주요과목 정리문제지 풀리고..
월요일은 음악,화요일은 도덕, 어제는 미술과 체육을 한번 훝어주었다.
문제라고 몇문제 안나올텐데...그래도 싶어서 예체능 정리 문제 조금 풀리고
재진이가 과연 제대로 풀고 올지 걱정이다.
일주일간 기합 들어 갔던 엄마도 아침부턴 그로기로 뻗었다.
초등학교 성적이 뭐가 중요하냐??고 큰소리 치며 대범해 지고 싶지만
아이 성적이 부모 성적인 관계로 나 몰라라 할수도 없고..
아이도 어릴때 잘해야지 탄력 받아 공부를 할것 같고..
일주일간 나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었다.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엄마는 발을 동동 구르는데..
아이는 잠시라도 쉬는 시간이 생기면 그림책 읽고 만화 그리면서
"은영이는 좋겠다"를 외친다.
평소에 읽지 않던 그림책을 꺼내서 읽는것을 보니 엄청 공부 하기 싫은가 보다.
"엄마 공부는 왜 해야 해요?"
"엄마 시험은 왜 봐요?"
이런말로 엄마 복장 터지게나 하고...
공부 잘해서 시험 잘봐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 얻어야 하는거다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공부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배울때 필요한것을 미리 채워 놔야하는거고..
시험은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알고 넘어가라고 보는거야. 시험 안보면 너도 공부 안하잖아?"
했더니
"선생님하고 학교에서 공부하잖아요? 그럼 되는데..."
으이구...
색의 삼원색, 야묘도추란 그림의 설명, 백제시대 도깨비 벽돌이 부조라는것..
맨손체조의 좋은점. 청결한 생활의 필요성..바른 걷기 자세란..
자진모리가 어떻고 차이코프스키의 아라비아 춤곡까지...
내가 공부해서 시험 보는 것이 편하겠어..
아들 공부 시키기 너무 힘들어~~~~~~~~~~~~~~~~~~~~
닭꼬리) 내 학창 시절의 황금기가 국민학교 3학년이었다.
여자중에 일등이라 이학기 반장도 했다는 (그때는 선생님이 반장을 성적순으로 정했다)
왕년에 반장 한번 안해본 사람 없겠지만 난 이때 딱 한번 했다.
어제 쉬는 시간에 아들이 퉁퉁거리며 공부 하기 싫어해서
내 상장과 성적표가 들은 통을 꺼내서 보여주었다.
엄마 3학년때 받은 상장, 반장 임명장..거기에 6학년 졸업식에서 받은 효행상 메달도 있어서
(이것도 성적순으로 준것..ㅋㅋ) 은영이도 '엄마 금메달이다' 하면서 목에 걸어 보고..ㅎㅎ
그나마 착실했던 중학교때까지의 내 경력이 다 들어 있다.
국민학교때 달마다 시험 봐서 탔던 상장들...
재진이는 엄마가 3학년때 공부 잘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자 조금 수그러드는 눈치다.
"엄마는 밤새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 했는지 알아?
엄마가 혼자 공부하고 시험 보고 다 했어. 그런데 너는 엄마가 이렇게 도와줘도 공부 안하냐?"
재진아. 사실은 엄마 그때 그룹 과외 했거든..거짓말 해서 미안하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