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진이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단다.
"엄마. 오늘 학교에서요 동영상도 보고..성교육 받았어요"
"그래?"
"주절주절~~~~~~~~~~"
임신은 어떻게 되고, 쌍둥이는 어떻게 되고,
술과 담배를 안해야 건강한 아기를 만들수 있고 등등
난자는 가장 큰 세포고 정자는 가장 작은 세포에 속한다는둥..재미가 있었다고 다 이야기 한다.
3학년때 구성애의 아우성을 샀다가 적나라한 그림에 놀라서 몇달을 아이에게 안주다가
성에 대해 물어오기에 과감하게 보여주고 이야기 했던지라
재진이는 잘 아는 내용을 또 공부하니 좋았나 보다.
마지막에
"엄마. 제가 아는게 나와서 발표했어요. 선생님이 아기를 만들려고 엄마가 준비했다가
아빠씨랑 못만나서 아기가 안되면 엄마들이 한달에 한번하는게 뭘까요 물어보셔서
손들고 생리요 했더니 똑똑한 친구가 있구나 칭찬해주셨어요"
난 생리대도 아이에게 보여주고..엄마가 기저귀를(?) 한달에 한번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잘 설명은 해주었지만...아들이 손들고 생리라고 발표했다니 웃기기도하고..
4학년 여자아이들이 뭐라할까봐 걱정도 돼서
"재진아. 혹시 니네반 여자아이들이 변태라고 안놀리든? (4학년 여자아이들도 까칠한데)
혹시 그러면 난 건강한 아빠가 되려고 공부한거라서 아는거야. 라고 당당하게 말해"
"네~~~"
뭔지도 모르는 아들,딸 앉혀놓고
"아빠씨와 엄마씨를 만드는 몸은 소중한거야. 혹시 누군가가 만지려고 해도 싫다고 말해야해"
단속을 했다.
재진왈
"엄마. 아기가 나팔관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구요. 질에서 큰데요.
그리고 고추가 아니라 음경이 맞구요"
"재진아. 음경은 한자어고, 고추도 맞아.
그리고 우리말로는 자지와 보지라고도 해. 그런데 딴사람앞에서 말하려면 거시기하니까
그냥 고추라고 하는게 무난한거야"
난 첫 생리할때까지 엄마에게도 성교육 받은적이 없었는데..
친구들은 중학교 가서 첫생리하는게 보편적인 그때 5학년 2학기에 첫생리를 했다.
그래서인지 키도 안크고.ㅠ.ㅠ
문자중독증이 있었던 나는 시골 할머니집에 놀러간 4학년 겨울방학때 오빠와 몇살 차이 안나는
막내고모가 배우던 교과서가 남아 있기에 읽었었는데..
아마 가정교과서인듯..생리에 대해서 나왔었는데..
책을 읽고 혼자 고민을 했다.
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만날까? 그리고 깨달음이.ㅠ.ㅠ
혹시 남자의 고추가 여자의 몸속에 들어와야 하는걸까?
누군가에게 물어보지도 고민을 했었다.
무식한 나는 중학생때도 버스에서 남자가 앉은 자리에 앉았다가
내 몸에 정자가 들어오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다.
생리에 대한 이론은 알고 있었지만 엄마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던 나는 덜커덕 생리를 하자
엄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결국은
"엄마. 나 죽을 병에 걸렸나 봐. 몸에서 피가 나와"
깜짝 놀란 엄마는 생리대를 주시면서 괜찮다고 하시고는 맛난 음식을 차려주신 기억이 난다.
이제 내가 엄마가 되서 아들과 임신과 생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니..
은영이가 생리를 할때면 나는 완경이 되겠지.
백설공주의 못된 새엄마 마음이 이해가 되는 나이가 다가 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