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이혼 1
모모세 시노부 지음, 추지나 옮김, 사카모토 유지 원작 / 박하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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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에서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을 보기에 앞서 원작 일본 소설을 미리 읽어보았다. 원작 소설은 1편과 2편으로 나뉘어서 출간될 예정인데, 그 중 나는 1편을 가제본으로 받아서 미리 읽어 보았다. 제목부터 꽤 심상치 않은 <최고의 이혼>. 책을 읽으면서 '참 일본스럽다.' 하는 생각이 절로 났는데, 우리나라 버전으로 리메이크 될 드라마는 우리나라 정서를 어떻게 담았을지, <최고의 이혼 2> 이야기 뿐만 아니라 방영될 드라마도 궁금해졌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전까지 그런 마음이 든 적이 없었으니까. 누구를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 연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이야 있었죠. 그런데 그제야 알았어요.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빠지는 거예요. 빠져버린 거예요. -p89


<최고의 이혼>은 네 남녀의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생각 차이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이야기다. 미쓰오(남)와 유카(여)는 부부 사이이다. 평소에 자잘한 다툼들이 쌓이다가 꽤 크게 화났을 때는 이혼신고서 얘기까지 나오는데, 그마저도 흐지부지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그러던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미쓰오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는데, 유카가 말한다. "이혼신고서 제출했어.".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얼떨결에 이혼을 하게 되어 당황스러운 미쓰오. 다음날 유카와 이야기를 다시 해보려 하지만 이미 친정에 갈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서는 유카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랬군요. 그럼 그거네요. 유카 씨는 앞으로 행복해지는 과정에 있는 거죠. 그렇잖아요. 결혼도 이혼도 둘 다 목적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닌가요? -p159


미쓰오의 이웃으로는 료(남)와 아카리(여) 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겉으로 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부부는 오히려 미쓰오, 유카 부부보다 더 사연이 많아보이는 부부이다. 료는 한 마디로 말하면 바람둥이이다. 밖에서 한 명의 여자가 아니라 여러 명의 여자를 만나고 있다. 아카리는 미쓰오의 옛 동거인이다. 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을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미쓰오는 아카리에게 말을 해야하나 고민을 하는데, 사실 아카리는 료의 그런 사생활을 알고 있다. 알면서도 지금이 좋다고 말하는 아카리. 아카리에게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이 부부의 이야기도 어떻게 흘러갈 지 이야기를 읽을수록 궁금해진다.


"평범한 가족이 뭔데……."

"제일 처음 떠오르는 사람이지. 제일 처음 떠오르는 사람들이 모인 게 가족이야." -p168


이 두 부부, 아니, 이제 부부라고 말할 수 없는 네 남녀. 네 남녀는 그렇게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애매한 사이인데, 넷이 만나는 일이 꽤 있다. 어쩔 때면 미쓰오와 유카가 한 팀이 되기도 하고, 또 어쩔 때면 같은 여자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유카와 아카리가 한 팀이 되기도 한다. 네 남녀의 이야기의 주제는 결국 결혼, 이혼인데, 결혼이라고 해서 달달한 얘기만은 아니고, 이혼이라고 해서 땅이 꺼질 듯한 느낌도 아니다. 어떤 이야기가 되었든 유쾌하게, 솔직하게 그려낸 게 이 소설의 특징이다. 그래서 중간중간 계속 피식 웃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도 아직 2편을 보지 않아서 이야기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결혼을 하든, 재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어쨌든 네 남녀가 찾아가고자 하는 본질적인 목표는 바로 '행복'이 아닐까 싶다. 2편의 결말은 네 남녀가 모두 행복을 찾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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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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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런 셈이지. 그래도 괜찮아. 내가 너를 선택한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으니까 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너는 훌륭한 숫자를 가진 사람이야. 너라는 사람은 잊더라도 친화수는 못 잊을 거야. -p15


내가 수학을 좋아해서 그런걸까?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줄거리도 읽어보지 않고 '이 책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으로나, 표지로나, 일본 소설의 느낌이 확 났다.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은 평소 믿고 보는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출간한 라이트노벨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라이트노벨을 처음으로 접해봤는데, 그동안 읽어왔던 소설보다 확실히 가벼운 소설이라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난 후의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기억은 심장에도 머물러. 인간의 마음은 문자 그대로 여기에 있으니까. -p32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의 이야기는 고등학교 교실에서 시작된다. 소설 속 '나'는 친구를 만들지 않고 혼자 지낸다. 그래도 불편하다거나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생활은 그럭저럭 할만했다. 소년의 반에는 그런 소년과 비슷하게 혼자 지내는 여학생이 있다. 소녀의 이름은 '아키야마 아스나'. 소녀는 학교에서 수학 천재로 소문이 나 있는 학생이다.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던 소녀가 어느 오후 소년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 "전향성 건망증.".


그래서 내가 수학을 좋아하는 거야. 현실 세계는 복잡하고 괴기스럽지만 숫자는 누가 풀어도 같은 답이 나오니까. -p80


소녀가 말한 전향성 건망증은 한 달을 주기로 기억이 리셋되는 병이다. 이런 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소녀는 친구를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친구가 되어줘."라고 말한다. 친구가 되고 싶은 이유는 소년이 갖고 있는 '친화수' 때문이다. 소년의 핸드폰 번호가 친화수라는 이유로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녀는 소년 자체보다는 소년이 갖고 있는 숫자가 좋은 것이다. 조금은 이상한 이유이지만, 친구가 되지 않을 이유도 없기 때문에 소년과 소녀는 서로 하나 밖에 없는 친구가 된다.


처음에는 아니라는 논리를 펼친 바 있지만, 나는 그녀의 말대로 2가 고독한 숫자라고 통감하게 됐다.

홀로 있었을 때,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품은 적이 없었다.

다만 그녀를 알게 된 후 고독을 알게 됐다.

1이 2가 된 순간, 고고함이 고독으로 바뀌었다.

사람과 접함으로써 혼자 있는 것은 외로운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p99


소녀는 리셋되는 기억들을 새로운 달에 알기 위해 매일 일기를 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달이 와도 소년과 계속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것도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기억을 잃는 주기가 1일씩 짧아지고 있다는 것. 이렇게 계속 지내다보면 어느 날부터는 단 하루도 기억을 유지하지 못한다. 기억을 잃는 소녀 때문에 더 자세히 기억을 해야하는 소년. 소년은 소녀와 시간을 보낼수록 소녀와의 추억이 쌓이고, 우정에서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내가 너를 잊더라도 너는 절대로 나를 잊지 마. 혹 내 기억이 너를 잃는다 해도, 이 마음이 너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p204


드라마, 영화를 보면 눈물 연기를 하는 배우들 때문에 나 또한 같이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반면 책은 글이기 때문에 영상보다는 감정이입이 덜 된다. 그래서 내가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은 딱 한 번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두 번이 되었다. 초반에는 소년과 소녀가 나누는 대화를 보며 그저 가벼운 미소만 지어졌는데, 후반에 가슴을 쿵하고 울리는 이야기가 전개되어 소설 속 소년이 받는 위로를 나도 같이 받았다. 쌀쌀한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예쁜 소설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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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델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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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꽤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어왔다. 그 중 '충격을 주는 소설 장르는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숨도 안쉬고 '스릴러, 공포 소설'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녀, 아델>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공쿠르상 수상작가 레일라 슬리마니의 데뷔작인 <그녀, 아델>을 읽고 '꼭 스릴러, 공포 소설이 아니어도 큰 충격과 울림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아델은 누구도 그녀로부터 제거할 수 없는 존중의 후광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그녀는 고통의 저녁에 몸을 숨기고, 방탕의 나날에 기댈 곳이 되어줄 피난처를 스스로 만들어나갔다. -p45


<그녀, 아델>은 내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의 성욕'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써낸 소설이다. 사실 이 부분이 강렬한 여성 모습의 표지에 뒤이어 내가 이 소설에 끌린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접해본 적 없는 주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성욕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받을 수는 없었을 것 같은데, 여성의 성욕을 그려내는 동시에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소설을 읽어나갔다.


아델을 유년에서 꺼내준 건 남자들이었다. 이 진흙투성이 시기로부터 그들이 그녀를 끄집어냈을 때, 그녀는 기꺼이 어린아이의 수동성을 게이샤의 외설성으로 바꾸어버렸다. -p171


아델은 신문사 기자이다. 그녀의 곁에는 돈을 잘 버는 의사 남편 리샤르가 있고, 그들 사이에는 아들 뤼시앙이 있다. 겉에서 보면 이들은 남들이 보기에 부러운 가족이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 뒤에는 아델의 욕망이 숨겨져 있다. 그녀는 상대를 만난 기간, 상대의 나이, 만나고 있는 장소 등을 모두 불문하고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고 한다. 아델은 자신이 만나는 모든 남자들을 단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은 없는 것 같다. 한 번 만나고 난 후, 혹은 관계를 맺기 전부터 상대방에게 싫증이 나는 경우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녀는 겉에서 볼 때는 오로지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남자들을 만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그녀의 참을 수 없는 고독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자신이 사랑 받고 있음을 아는 이들은 때로 이렇게 잔혹해진다. -p271


다른 사람들은 외로움을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면서 이겨내거나 친구들을 만나며 이겨낸다면, 아델의 방식은 성관계로써 해결하는 것이다. 아델의 이런 비밀스런 만남과 관계는 꼬리가 길어져 결국 남편인 리샤르도 알게 된다. 그저 착하고 완벽한 아내라고만 생각했던 리샤르는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아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아델은 지긋지긋한 고독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리샤르와의 관계가 틀어져 더 방탕한 생활에 빠지게 될까?


만족을 모르는 인간은 주위의 모든 사람을 파괴하는 법이야. -p276


<그녀, 아델>은 그동안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 그려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소설인 것 같다. <그녀, 아델>은 출간됐을 당시 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이 소설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여성의 성욕, 그녀의 고독함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사실 본질적인 이야기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색다른, 현실적인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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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즈 아르테 미스터리 16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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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더웠던 올여름. 처음 느껴본 더위였지만, 저는 여름을 좋아해서 가는 여름이 아쉬워 스릴러 소설 한 편을 또 손에 집었습니다. T. M. 로건이 쓴 <리얼 라이즈>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짓말'이 아주 중요한 소재입니다. 살면서 착한 거짓말이든, 나쁜 거짓말이든 거짓말을 단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거짓말이 무서운 점은 결코 한 번의 거짓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에서 시작했을지라도 이 거짓말이 좀 더 큰 거짓말을 부르고, 나중에는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수 있는 게 바로 거짓말이죠. <리얼 라이즈>에서도 처음에는 작은 거짓말이 밝혀지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게 삶이야. 삶은 원래 그래. 늘 롤러코스터 같을 수는 없어. 가끔은 그냥 타협하고 더 좋은 것들을 향해 나아가야지. -p134


<리얼 라이즈>는 조셉 린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조셉 린치는 아들 윌리엄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가던 중 테니스를 치러 간다던 아내 멀의 차가 한 호텔로 들어서는 걸 목격합니다. 조셉은 이 상황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아내의 차를 따라 호텔로 이동합니다. 잠시 후 아내를 발견하는데 그녀는 조셉도 아는 남자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아내 친구의 남편 벤이었죠. 아내와 헤어진 벤을 주차장에서 기다린 조셉은 벤이 나타나자 자신의 아내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따져 묻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은 몸싸움이 있었고 벤은 바닥에 머리를 박아 피를 흘립니다. 조셉은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들 윌리엄이 천식 발작을 일으킵니다. 차 안에 흡입기가 있나 찾아보았지만 없었습니다. 조셉은 결국 벤을 그대로 놔두고 아들을 위해 집으로 향합니다.


거짓말은 대부분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어렵죠. 문제가 꼬이며 일관성을 잃게 되거든요. '거짓말을 하려면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한 거짓말을 잘 기억하지 못하죠. -p180


아들이 안정을 취하고 조셉은 호텔 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온 벤이 떠오릅니다. 휴대폰으로 호텔에 전화를 먼저 하려고 했으나 벤과의 몸싸움 중에 떨어뜨린건지 휴대폰이 없습니다. 조셉은 다시 차를 몰아 그 호텔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없습니다. 벤도, 벤의 차도, 벤이 흘린 피의 흔적, 그리고 조셉의 휴대폰까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벤이 다행히 죽지 않고 집으로 간 것이라고 조셉은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조셉은 아내와 벤 사이의 일이 궁금해 아내에게 묻지만, 아내는 호텔에 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계속 추궁하자 아내가 결국 말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후회하는 것보다 미리 조심하는 게 낫지요. -p198


스릴러 소설을 꽤 많이 읽어봤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사건이 휘몰아치는 소설은 처음 접해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에 더 빨리 빨려들어 갔어요. '아직 읽어야 할 페이지는 많은데 처음부터 이렇게 사건이 터지면 뒷부분에 전개는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생각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걱정은 안해도 될만큼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항상 '스릴러 소설의 묘미는 반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하며 범인을 추론하며 읽습니다. <리얼 라이즈>는 이런 제 추론이 쓸데없는 것이라고 비웃듯이 반전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어요.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안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p222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아마 <리얼 라이즈>의 결말은 상상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결말을 알고 앞의 사건들을 떠올려봐도 사건의 실마리를 전혀 생각할 수 없도록 작가가 이야기를 교묘하게 잘 썼거든요. 스릴러 소설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리얼 라이즈>, 놓치지 말고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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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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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덥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역시 스릴러 소설이 최고죠! 제가 이번에 읽은 스릴러 소설은 JP 덜레이니의 <더 걸 비포>입니다. JP 덜레이니 작가는 처음 접하는 작가라 그 내용이 더 궁금했어요. <더 걸 비포>는 심리스릴러 소설입니다. 요즘 스릴러 소설은 심리스릴러가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요. 심리스릴러 소설을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폭력적인 스릴러와는 확실히 다른, 비교할 수 없는 숨막히는 느낌을 줍니다.

<더 걸 비포>는 과거의 에마, 현재의 제인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이 됩니다. 에마는 사이먼과 부부 관계에 있습니다. 어느 날 에마는 집에서 강도를 당하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닙니다. 무엇보다 안전한 집을 찾아 다니던 에마.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해 지쳐갈 때쯤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가 나타납니다. 빠듯한 예산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근사한 저택. 에마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안전 문제도 걱정이 없는 집입니다. 하지만 이 집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집을 설계한 건축가이자 집주인인 에드워드가 정한 200개가 넘는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즉 집주인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 거죠. 사이먼은 이 집에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에마가 좋아하기에 이 집에 살기로 결정합니다.

제인은 아이를 사산한 후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새로운 집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와 그 집의 집주인인 에드워드에게 반해 그곳에 살기로 합니다. 제인은 그 집에 며칠 살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몇 년 전 이 집에서 살던 세입자가 이 집에서 죽었다는 사실. 조금 더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었던 제인은 사건을 알아보다가 그 죽은 세입자가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외모까지 비슷한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제인은 그 사건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그녀와 같은 선택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제인은 그녀가 느꼈던 그 공포감 마저도 똑같이 겪습니다.

<더 걸 비포>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환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에마와 제인이 몇 년 차이를 두고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공포로 다가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 공포감의 중심에는 한 사람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의심가는 인물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늘어나고, 마지막에는 깜짝 놀랄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5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내용에서 사실상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는 원 폴게이트 스트리트 한 공간인데, 이 한 공간에서 이렇게 많은 공포감을 줄 수 있도록 한 JP 덜레이니의 필력도 감탄스럽습니다. 제일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나의 집이 제일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느껴지는 <더 걸 비포>. 무더운 여름 잠 못드는 밤에는 <더 걸 비포>와 함께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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