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메이커
로잘리 햄 지음, 정미나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드레스메이커, 복수, 살인사건 등의 표지에 나타난 단어가 이 책에 큰 기대감을 갖도록 해줬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드라마나 영화 등으로 많은 복수극을 봐왔지만 '드레스메이커'라는 직업에 맞게 '옷으로 복수를 한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신선한 내용일 것 같아 더 기대가 됐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소설이어서 많이 아쉽다.


호주의 신예 작가인 로잘리 햄이 쓴 《드레스메이커》는 1950년대의 호주를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 소설이다. '복수'라는 단어에 스릴러나 미스터리 느낌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생각했던 느낌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작년에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으며 올해 2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을 했다.


《드레스메이커》는 1부부터 4부까지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주로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되어 있다. 호주의 한 마을에 관한 이야기다보니 등장인물도 꽤 많다. 나는 1부를 읽을 때부터 약간 혼란스러웠다. 외국소설이라 이름도 좀 헷갈리는데, 등장인물도 많아서 더 헷갈렸다. 책 앞 쪽에 등장인물 관계도가 적혀있으면 좋았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종이에 인물을 적어가며 관계도를 직접 그리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릴 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으며 쫓겨나다시피 마을에서 나오게 된 틸러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어릴 적을 알고 있는 마을 사람들은 수군 거리기 시작하고, 그 중에 테디라는 사람만이 틸리를 믿어주고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틸리는 자신과 엮이는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그와 가까워진다. 마을 사람들 또한 틸리를 매우 경계하다가 틸리의 훌륭한 옷 만드는 솜씨에 반해 하나 둘씩 그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틸리는 그렇게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진 후 큰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일단 내용 전체를 보면 틸리가 복수를 하게 되는 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하지만 틸리가 어릴 적 겪었던 사건에 대한 묘사보다는 마을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조금 지루했고,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녀의 복수가 조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복수에 대한 부분은 끝에서 급하게 마무리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복수극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아쉬웠다.


'블랙 코미디'라 내가 읽기에 재미가 없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화 평점도 8점 정도로 나쁘지 않은 편인데, 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는 다르게 영화가 더 잘 만들어졌나 싶기도 하다. 나는 보통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소설을 먼저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은 영화를 먼저 보고 흥미가 생기면 책을 읽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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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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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이다보니 영화 뿐만 아니라 소설도 스릴러 소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는 공포 영화를 보지 못해서 이렇게 소설이라도 읽으려고 한다. 그런데 루스 웨어의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이 책... 글로만 읽어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소설이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니 영화를 다 보지는 못할 것 같고,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면 거기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겠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저자 루스 웨어의 데뷔 소설이다. 데뷔 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인물들 간의 관계, 내용 전개가 굉장히 짜임새가 있다. 벌써부터 그녀의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된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노라가 10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친구 클레어의 싱글 파티에 초대한다는 이메일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싱클 파티 초대 이메일은 클레어가 보낸 게 아니라 그의 친구인 플로가 보낸 것이었다. 노라는 클레어 결혼식 초대장도 받지 못했는데 싱글 파티 초대는 왜 받았는지 의문이고 내키지 않았지만, 같이 초대 받은 친구 니나와 함께 참석을 하기로 한다.


클레어의 싱글 파티가 열리는 곳은 초대장을 보낸 플로의 고모의 별장. 흔히 별장이라고 하면 산 속에 오두막처럼 나무로 된 집을 생각하는데, 이들이 본 것은 유리로 된 별장이었다. 안에서 밖을 보면 가득찬 큰 나무들만 보여 그 위압감은 대단했다. 싱글 파티의 주인공 클레어, 싱글 파티를 꼭 성공적으로 마쳐야 한다는 플로, 오지 말았어야 하는 곳에 온 것 같은 노라, 그리고 함께 초대 받은 친구 니나, 톰, 멜라니 이 6명은 이 곳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이 책은 노라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내가 노라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고, 노라를 따라 사건의 의문점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가며 소설을 읽었다. 소설의 앞 쪽에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계기가 복선으로 깔리고, 그 복선이 무서운 결말을 만들게 된다.


엄마가 내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인간 관계에 있어서 적을 만들지 말라'고. 좋은 관계여도 배신을 당하고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데, 괜한 적을 만들었다간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게 인간 관계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인간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올 여름 나처럼 공포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분들, 등골이 오싹한 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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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퍼즐
김은정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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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거짓말 퍼즐, 테라스북, 2015


예쁜 색채감의 깔끔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표지에 반한 책. 그냥 '퍼즐'도 맞추기가 힘든데, '거짓말'이 있는 퍼즐은 어떨까? 어떤 '거짓말'이 주인공을 혼란에 빠뜨리고,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게 될 지 궁금해하며 이 책을 펼쳤다.


김은정의 《거짓말 퍼즐》은 2015년에 네이버 웹소설에 연재된 작품으로써 미스터리 인기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별점을 보니 무려 9.93이라는 아주 높은 평점을 받은 김은정의 《거짓말 퍼즐》.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의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만약에 드라마로 만든다면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혼자서 상상을 해봤다. 그러다가 검색을 통해 네이버 웹소설을 보니 삽화 몇 개가 그려져 있어서 '아~ 이런 느낌이구나'하고 책 내용을 다시 되짚어서 생각해보았다. 많은 삽화가 있진 않지만 그래도 그림과 함께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은 네이버 웹소설에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완결이지만 7화까지만 무료로 볼 수 있고, 그 이후는 대여나 구매를 해서 봐야한다.)


《거짓말 퍼즐》은 유산 전문 변호사인 조윤건이 얼떨결에 두 명의 후견인이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후견인 중 한 명은 재산이 많은 한 노인, 나머지 한 명은 생활지도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소년 안단테이다. 안단테의 후견인으로 조윤건을 지목한 사람은 담당 판사인 미향이고, 미향은 조윤건의 첫사랑인 은제의 대학동기이다. 또한 이 소년의 담당 검사는 연수원 시절에 만났던 여자 나인영이다. 이렇게 조윤건 한 남자를 중심으로 얽혀져 있는 등장인물들. 그들 사이에는 어떤 일이, 어떤 과거가 있었을까?


나이가 든다는 건 단순히 피부가 늙고, 대신 머리가 영그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쌓이는 과거가 점점 많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두 사람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조윤건이 알지 못했던 사실들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장면들을 읽는 재미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드라마 같은 느낌이라 책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에는 읽다가 눈물도 날 뻔 했다. 하지만 장르를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반전 아닌 반전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말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약간 진부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책인 것 같다.


더운 여름,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지만, 가볍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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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프레야 시리즈
매튜 로렌스 지음, 김세경 옮김 / 아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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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로랜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 아작, 2016


이 세상에 정말 신이 있을까?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어릴 때 그리스로마신화 책 마저도 읽지 않았던 나에게 북유럽신화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 프레야는 더욱 더 생소할 뿐만 아니라 정말 처음 들어보는 신이었다. 신이라면 항상 인간을 이기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왜 그녀가 정신병원에 있었고 그 곳을 어떻게 탈출했는 지, 탈출해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궁금해져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는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정신병원에 살고 있는 여신 프레야의 모습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스스로 정신병원에 살겠다고 선택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정신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잘 곳, 먹을 것 다 지원해줘서 큰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정신병원을 탈출하게 된 계기는 어느날 불청객으로 찾아온 가렌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가렌은 신을 다뤄본 적이 있는 듯 프레야를 초인적인 힘으로 제압한다. 프레야는 가까스로 가렌을 따돌리고, 운전을 시킬 나단과 함께 정신병원을 빠져나온다.


신은 그저 멀리서 인간과는 접촉하지 않은 채 보이지 않은 존재라고만 생각했는데,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정말 내 곁에 신이 있을 것만 같다는 어린아이같은 생각도 하게 됐다. 판타지 소설이라 그런 지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소설의 절정에 다달았을 때는 책만 읽어도 스펙타클한 영상들이 그려지는 듯 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는 이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프레야 시리즈의 그 첫 번째 책이다. 아직 책 한 권만 나왔지만 '헝거게임 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시리즈 전체가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영화로 나와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지루하지 않은 판타지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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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정원 - 제15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7
시바사키 도모카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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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사키 토모카, 봄의 정원, 은행나무, 2016


요즘은 만남과 이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옆 집에 누가 이사오고 누가 이사가는 지 모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이고, 심지어 오랜 연인 관계도 스마트폰이 더욱 발달하면서 문자 하나로 끝내는 '인스턴트 사랑'도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반면에 몇 년이 흘러도 잊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생물 선생님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생물 선생님을 좋아해서 칭찬받기 위해 생물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한 때는 생물 교사가 되는 게 꿈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전근을 가시면서 그 이후로는 뵙지를 못했다. 이 책을 읽기 전 표지에 써 있는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이라는 문장을 보고 제일 먼저 선생님을 떠올리고 뵙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펼쳤다.


시바사키 토모카의 《봄의 정원》은 철거 예정인 오래된 연립주택에 이사 온 다로가 이웃 여자인 니시와의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다로는 어느날 니시가 남의 집에 불법 침입하려는 것을 목격하고 처음에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의 동기를 듣고나서는 자신도 모르게 관심이 생겨 그 둘은 함께 그 집에 들어가기로 계획을 한다.


《봄의 정원》은 책 제목처럼 봄에, 특히 책 속 시간 배경이 딱 5월이어서 지금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 표지에는 "꼭, 천천히 읽어주세요!"라는 문장이 써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왜 천천히 읽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봄의 정원》은 다로가 살고 있는 연립주택부터 니시가 가고 싶어하는 물빛집까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배경 묘사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읽어야만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마치 나도 그들의 이웃인 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는 원래 책을 빨리 읽으려고 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책들도 천천히 읽어볼까 한다.


모두가 떠나고, 곧 떠날 다로 혼자 지키고 있는 철거 예정인 연립주택의 모습은 매우 쓸쓸하게 다가왔다. 북적북적하지는 않았어도, 많은 대화를 하지는 않았어도 짧은 대화라도 소통을 하며 살았던 이웃들이 없으니 그렇게 예뻤던 봄의 정원도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멋진 풍경과 자연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아무리 멋진 풍경과 자연이 있어도 그것을 함께 보고, 감정을 나눌 누군가가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생물 선생님을 생각했었는데, 이웃 간의 이야기가 담긴 내용을 읽으니 초등학생, 중학생 때 살던 아파트에서 만났던 옆집 가족들도 떠올랐다. 그 때는 애기였는데 지금은 몇 살일까. 어디에 살까. 뭐하고 있을까. '기억과 만남,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소설'이라는 책 표지의 짧은 문장이 이렇게 마음 속에 크게 다가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던 사람을 떠올리고 싶다면 시바사키 토모카의 《봄의 정원》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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