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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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병원에 자주 가시나요? 저는 웬만하면 병원에 잘 안 가고 약으로 해결하는데요. 어릴 때는 꽤 많이 갔었습니다. 아직도 그 병원의 구조가 또렷하게 생각나기도 해요. 지금은 항생제 오남용의 심각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지를 하고 있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주사를 맞았던 걸 보면요.


학창시절의 어느 날에는 TV에서 다큐멘터리 하나를 본 적이 있습니다. 미국 병원에서는 어떻게 약을 처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항생제를 처방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떤 환자에게는 의도적으로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 환자의 증상이 없어졌다는 거예요. 항생제 없이도 아픈 게 나았다는 거죠. 항생제의 남용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 충격적인 다큐멘터리였습니다.


항생제가 지금 당장의 아픔은 없애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쓰게 되면 점점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박테리아가 나타나면, 그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슈퍼버그》는 이처럼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인 슈퍼버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감염병을 연구하고 그것을 물리칠 방법을 알아내는 데에 남은 생애를 쏟아붓기로 한 의학박사 맷 매카시가 쓴 책이에요. 그가 새로운 항생제인 달바반신의 연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여곡절 끝에 임상시험을 하게 되고 그 결과를 보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소설처럼 담아냈습니다.


이 책이 어려운 과학책이 아닌 소설처럼 느껴진 이유는 소설 속에서 장면이 전환되는 것처럼 실제로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의 이야기들이 이어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또 맷 매카시 박사가 그들과 나눴던 대화들을 큰 따옴표 안에 적어서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사람의 생명을 위한 일인데도 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경제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어렵게 개발에 성공을 했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또 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가 나타날 것이며, 이러한 과정이 끝없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거라는 것이죠.


현재 한 달 넘게 진행중인 코로나19 상황은 바이러스의 문제이긴 하지만 슈퍼버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면역력을 높이고, 위생에 신경쓰며, 항상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 기본적인 게 제일 최선의 방법이죠.


이 책은 최근의 이야기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항생제의 역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부터 적혀있으니, 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그 내용을 접하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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