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서 짧은 작문 질문으로 쓰는 "내가 시민 시험을 출제한다면?"
은 실은 Entitled Opinions에서 소로우가 주제였을 때 로버트 해리슨이 하던 말에서 착안한 것이다.
나는 가끔 우리의 이 공화국이 가져야 마땅한 시민은 누구라도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한 시민 시험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험이 있다면 반드시 출제되어여할 사람이 소로우다. <월든>의 몇 문단, <시민불복종>의
몇 문단은 암송하도록 해도 좋겠다... : 대략 이런 말을 한다. 이보다 더 세련된 말들이었는데, 정확히 옮기기 위해 찾아서 다시 들어보려면 Entitled Opinions에는 에피소드도 너무 많고 소로우로 검색한다 해도 찾아지지 않을 수도 있겠고.
먼저 수업에서 토론 질문으로 쓰고 시험 문제로 내는데
질문의 취지를 설명할 때 어려움 겪는다. 해리슨의 취지는 그대로 가져오지만 (공화국의 이상에 걸맞을 시민)
거기서 조금 확장하기도 해서, '이 지식은 모두가 알 가치가 있는 지식이다' '이건 너무 좋고, 나만 알 수 없다'
같은 지식이 있다면, 그런 것도 출제 가능하다고 상상하자. 아니면 '이걸 알면 사람이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이 된다'
고 말할 수 있는 지식은 없는가. 그렇게 생각하게도 되는 무엇이 있다면, 그런 것. 진지하게 접근해도 좋지만, 장난치듯 접근해도 좋다.
거의 반드시 반발이 있게 되는 지점은, 지식과 좋은 삶(사람)의 연결.
지식이 사람을 좋게 만드나요? 지식과 좋은 사람 사이에 관련 없는 것 같아요. : 이 방향으로.
이거 정말 사실 무궁무진하게 탐구할 수 있는 주제 아닌가.
좋은 삶, 좋은 사람은 반드시 지식으로부터. 이걸 가장 강력히 주장하고 옹호하는 책으로
<미니마 모랄리아> 꼽고 싶다. 저학년 영어과목에서 <미니마 모랄리아>를 예로 들며 이 편에 서고
옹호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게 애석함.
그런데 어쨌든 이 주제로 얘기해 보면, 좋은 흥미로운 답들도 많이 나온다.
시민은 고립된 삶을 살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인간은 변화 성장하기 때문에
당신은 일상에서 얼마나 대화하는가, 어떤 대화를 하는가... 에 관한 질문이 출제되면 좋겠다. 이런 답을
어제 들었는데, 말들이 (그 의미가) 확장되고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인식'의 본질에 대한 얘기 같아지고
인식과 삶의 연결이 바로 일어나는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