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굴뚝에서 솟아오르는 연기! 

마을과 하늘을 연결하는 하이픈!



<몽상의 시학>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이걸 인용하는 짧은 한 문단을 놓고 (왜 이 짧은 한 문단이 이렇게 어려운가) 고난 겪는 중이다. 

바슐라르에게는, (사실 저보다 더 웅장, 더 거창한 때가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저런 것이 삶의 "우주성"이었다. 

내 주변의 물질 세계, 내 주변의 자연이 단순 기억이 아니라 "전설"의 영역이 될 때.


삶의 우주성이 복원될 때, 삶이 품는 전설의 영역에서 우리가 "영웅"(.....)이 될 때 

그 때 복원되는 위대한 도덕이 있다. 


이런 내용을 바슐라르의 말로 직접 읽으면 

설득, 납득이 될 뿐 아니라 사실 바슐라르를 경배하게 된다. 

마을과 하늘을 연결하는 하이픈이라니.................. (웁니다. 무릎을 꿇습니다....) 


내가 해설, 논평, 하기 시작하면 

바슐라르 언어에 있던 그 매혹이 사라진다. 그 매혹이 없이는 (사실 그 매혹이 있어도지만) 

우주성. 전설. 영웅. 위대한 도덕. (......) 이것들을 이해할 사람이........ 


"시도하라.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 이것 정말 금언, 금처럼 귀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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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K. 밀러는 이런 책들을 썼다. 

오래 전 읽고 깊은 인상 받지 못했던 책이 오른쪽, But Enough About Me: Why We Read Other People's Lives. 

다른 두 권은 아직 본 적 없는데 그녀의 파리 시절 회고록이라는 왼쪽 책, Breathless: An American Girl in Paris, 이 책 궁금해진다. 사실 But Enough About Me, 이 책은 내게 아래의 책과 비슷했던 책. 





"navel gazing" 이 영어 단어. "배꼽 보기." 내 배꼽을 세상의 중심이라 여기기. 

아무리 그러지 않으려 해도 자기 세계, 자기 만족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함. 필리스 로즈의 다른 책들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책들은 그렇지 않을 거 같은데, 정말 이 책은 "navel gazing"이 어떤 것인가 알고 싶다면 가장 먼저 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함. 사실 프루스트가 어느 정도 그런 걸 자극하는 저자인 거 같기도 하다. 여하튼 낸시 K. 밀러의 위의 책은, 제목은 "내 얘기는 됐고!"임에도 실은 심오하게 자기만족하는 책이었다는 기억이 있다. 


그런데 My brilliant friends 이 책 들으면서 아마 잘못 보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였던 건 표면이었을 뿐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저 책 사서 읽은 책인데, 책이 지금 집에 있나 없나가 불확실하다. 

이사하고 나면 그러고 책 정리하고 난 다음에나 알 수 있을 듯. 


밀러의 책은, 십여년 만에 이메일로 연락하게 된 옛시절 선생님이 추천한 책이다.

그 샘 자신이 이 책에 중요하게 자주 등장한다. 낸시 K. 밀러의 아주 가까운 제자였다.  

나와 겹치는 시절의 얘기들이 있다. 그 대목들이 안기던 여러 생각들이 있다. 다시 갈 수 없는 그 시절, 그 세계. 


나는 Counterpoint, 이 책이 인생의 실패를 실패가 아니게 하는 법에 대해 아주 많이 알게 했다고 

이제 우리 모두가 회고록을 써야 하고 회고록 클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 


Counterpoint, 이 책 아직 종이책 받지 못했다 (오고 있는 중이다). 종이책으로 보면서 생각이 바뀌게 될까 

조금 두렵기도 한데, 어쨌든 이 책이 알게 한 그 많은 것들 중 "지성은 모두를 구제한다" 이런 것도 있다. 

정직하게 보았다면 무엇이든 이 삶의 옹호가 된다. 이 삶에 기여한다. (....)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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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K. 밀러의 My Brilliant Friends의 세 사람. 

캐롤린 헤일브런. 나오미 쇼어. 다이앤 미들브룩. 

이들 중 헤일브런은 영문학 전공자로 대학원 다닌 사람이면 (세부 전공 상관없이) 모르기가 힘든 분이다.

아닌데? 쉽게 모를 수 있는데? (...) 이견 예상되기도 하는데 아무튼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모르면서 현재 40대 이상이기 힘든 정도. 낸시 K. 밀러가 헤일브런을 회고하면서 헤일브런이 쓴 다수 책들도 

논의하는데 그 중 여럿을 내가 읽었다는 걸 알면서 한편 놀랍기도 했다. 오 지난 세기의 열정이여! : 바슐라르 풍으로 

이렇게 적어도 된다. 그녀의 책들을 열심히 읽던, 이제 갈 수 없는 다른 세계, 다른 시간. 


쇼어와 미들브룩은 내겐 '이름은 들어보았으나..' 저자들. 밀러의 책에서 헤일브런 장 다음이 쇼어 장.  

쇼어는 불문학자였다. 쇼어와 밀러는 둘 다 이십대 후반, 같은 시기에 파리에서 몇 년을 살았다. 이 시절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있는데 쇼어는 그걸 기억했지만 밀러는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 밀러는 남편과 같이 살았고 남편은 파리의 기업 고위 간부들 대상으로 한 영어 강습을 거의 사업 차원에서 하고 있었다. 쇼어에게 남자친구가 있었고 남자친구가 밀러의 남편의 부하 직원이었다. 밀러 남편은 자기 아래 사람들을 부부, 연인 동반으로 불러 파티를 열곤 했는데 그 파티에 쇼어가 온 적이 있고 거기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왜 그녀는 기억하는데 나는 기억하지 못했을까? 그녀는, 남자친구의 보스의 아내이기 때문에 내게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건가? 당시 나는 남편의 부하직원에게도 부하직원과 동반한 이들에게도 아무 관심 없었을 것이다. : 밀러는 이런 회고를 한다. 


삼십대 초반이 되어 이들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 이번엔 교수와 학생의 관계였다. 쇼어는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컬럼비아 대학 불문과에 조교수 임용되었고 밀러는 그 불문과의 대학원생이었다. 몇 년 전 보스의 아내 - 부하직원의 여자친구 관계였을 때는 자연스러웠던 나이 차이(밀러가 두 살 연상)가 어색해질 관계였다. 





쇼어, 밀러. 


교수와 학생으로 만났지만 

이 때부터 두 사람은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된다. 


헤일브런은 밀러보다 15세 연상이니 사실 두 사람 관계는 딱 좋게 "스승-제자"일 관계인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20년을 매주 식사를 같이 하는 사이였음에도 싸우기도 했고 미워하기도 했다. 

(밥 먹다가 싸웠던 얘기 나오는데 좀 웃긴다....... 싸움의 기록. 기록한 싸움은 더는 싸움이 아니게 되는 거 같다.) 


중년 이전의 삶과 중년 이후의 삶은 사실 완전히 다른 두 삶 아닌가? : 요즘 이런 생각 들 때 있다. 

이전의 삶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들이 이후의 삶에는 적용되고 이전의 삶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을 것들이 

이후의 삶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말하지 마세요'. 


이전 삶에서는 절대 제대로는 이해하지도 그러니 절감하지도 못했을 것인데

지금 그러는 것 중에, 생에서 일어나는 (하게 되는, 갖게 되는) 모두가 얼마나 다 한 번일 뿐인가.

오직 한 번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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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K. 밀러의 

My Brilliant Friends: Our Lives in Feminism 이 책은 어제 오디오북 구입했고 

자기 전 틀고 45분 정주행. 


자기 전 오디오북 들을 때 주로 30분 타이머 설정한다. 누워서 듣는데 한참 들은 거 같아도 확인하면 

15분이 안되었을 때가 많고 보통은 아무리 재미있는 책이어도 타이머 완료 전 자게 된다. 그러지 않았고 

45분, 아니면 1시간 설정했던 타이머를 끝나고 나서 연장하고 그랬던 책이 Counterpoint. Counterpoint 말고 그랬던 다른 

책이 있었던 거 같지 않다. 


아무튼. 사실 낸시 K. 밀러의 책에 아주 큰 기대가 있었던 건 아니다. 

오래 전 조금 읽었던 그녀의 글들은 지루했다.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글이 아니었다. 바로 멈출 수 있는 글. 

그러게,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글들의 비밀은 뭘까. 


그랬는데 이 책은 시작하자 멈출 수 없었음. 어제 유독 피곤했던 게 아니라면 

이어서 더 들었을 것이다. 


제목에 이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초상이 나와 있는 그녀의 세 친구, 캐롤린 헤일브런, 나오미 쇼어, 다이앤 미들브룩. 

이들 모두 세상을 떠났다. 00년대에 연달아 있은 일. 00년대는 그녀에게, 지속되었던 애도의 연대.   


그리고 지금 그녀는 폐암 말기. 

이제 세상에 없는 친구들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곧 세상에 없게 될 자기를 애도하기도 하는 상태에서 쓴 회고록이다. 


어제 들은 부분은 캐롤린 헤일브런과의 우정. 

헤일브런은 영문학자고 컬럼비아 영문과의 유명한 페미니스트였다. 

헤일브런이 이미 컬럼비아 영문과의 유명한 페미니스트일 때, 그녀보다 15세 어린 낸시 K. 밀러가 

불문학자로 그 대학에 임용되었다. "모두가 그녀를 무서워했다. 나도 그녀를 무서워했다." 이런 회고도 하고 


무엇보다 내 가슴을 녹인 건 

"헤일브런에게, 자신은 영문학 전공자답게 무던하고 수수하지만 

나 낸시 K. 밀러는 불문학 전공자답게 프랑스적 세련됨과 완벽함을 언제나 구현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프랑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그녀 뿐이었다."  : 이 대목이었다. 


헤일브런이 낸시 K. 밀러의 프랑스적 세련됨이라 파악하고 이해했던 것이 

실은 얼마나 그게 아닌가..... 에 대해서도 잠깐 말하는데, 가슴이 녹으며 웃게 된다. 


한편 이상한 일이다. 

왜 다른 사람들의 삶의 회고가 재미있고 

뿐 아니라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가. 


캐롤린 헤일브런은 77세이던 해에 자살했다. 

"Journey is over. Love to all." 이것이 그녀가 남긴 유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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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알라딘 중고 외서에 

사르트르 <존재와 무> 불어 원서가 6000원(6000원대. 6200원?)에 등록된 걸 보았다. 

상태 상. 새책 가격은 아마 3만원대. 두꺼운 책이다. 사실 영어판은 갖고 있다. 영어판도 두껍다. 


허영심에 안(못) 읽을 걸 알면서도 사들인 책이 수백권 (천권까지는 아니겠지) 되긴 하는데 

수백권 되기 때문인가, mmmm 가격 좋네.... 하지만 당장 구입하기엔. 잠깐만.... 하는 사이 

판매완료 되었다. 


이후 '거의' 특템이었을 책들... 에 대해 예민해지기도 했고 

또 뜻밖에, 허영심으로 구입한 책인데 가장 중요한 도움을 주는 일 있기도 해서 

수시로 알라딘 중고 등록 현황 보는 편이다. 


어제 구입하고 받은 책으로 저것이 있다. 제임스 왓슨의 자전 에세이 같은 것인데 

서두 "추천사" 같은 것을 시카고 대학 (제임스 왓슨의 모교였다) 재직 중인 누군가가 썼고 

그 두 페이지는 읽었다. 시카고 대학이 미국의 대학 교육에서 어떤 주도적, 선도적 역할을 했는가 

자화자찬 같기는 하지만 진실이 없을 리 없겠어서 감탄하며 보다가 "아니 이렇게 좋은 대학이 있는데..." 

"그게 이 대학 뿐인가..." "...... 그렇다면 시카고 대학의 모델도 실은 틀렸다는 뜻인가..."  


(.....) 시카고 대학은 아주 좋은 대학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제일 좋은 대학이다. 

his university might not be very good, but it was the best there was. 시카고 대학 총장이었던 로버트 메이나드 허친스의 시카고 대학에 대한 믿음이 이런 것이었다고 한다. 







이 책, 학부 upper division 우주론 교과서로 명성이 자자하다고 한다. 

이것도 알라딘 중고 등록된 걸 보았고 냉큼 주문했고 어제 받았다. 설마 학부 교과서인데 

아예 읽을 수 없는 책이지는 않겠지. 아직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표지만 보아도 흐뭇하긴 한데.... 

그런데 사실 바슐라르 독자, 연구자라면 우주론.... 이것도 (그의 시대 우주론에서 엄청난 도약을 

한 게 현재 우주론이라 해도. 그런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아마 그렇겠지만) 조금은 알아야 한다. 

그는 시학서에서도 그러지만 과학철학 책들에서도, 별안간 뜬금없는 인유, "--행" 자주 하는데 

우주론도 그 대상인 적 많았던 듯. 


오늘도 받을 책 세 권이 있다. 

지금 당장 기억도 나지 않지만 

아마 득템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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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7-0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왓슨의 저 책, 저 가지고 있어요 ㅋㅋ
말씀하신대로 자전적 에세이인데 나이도 된 양반이 어찌나 자세하게 조목조목 써놓았는지, 그 기록을 다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일단 놀라웠어요.

몰리 2020-07-09 15:07   좋아요 0 | URL
tmi 라는 혹평이 적지 않더라고요 ㅎㅎㅎ
뭐랄까 뭔가 좀 예상되기도 해요. 어떤 유형 과학자였을까 알 거 같은.

Joule 2020-07-10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카고 매뉴얼이 그렇게 멋지고 훌륭한 걸 보면 시카고 대학도 디게 훌륭할 것 같아요.

몰리 2020-07-10 13: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글게 말에요. 시카고. 이 세 자만으로도, 오.. (그냥 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