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비컨티뉴드의 연재 중인 만화 <도도 금지>에는 겉으로는 도도해 보여 말걸기 어렵지만 실제 마음은 소심하게 친구를 만들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 여고생 이름은 김도도. 

'1화. 내가 도도해 보여?' : 투비컨티뉴드 (aladin.co.kr)


그리고 이런 표리부동한 여고생 주인공은 다른 만화에도 있다. 따스한 마음을 가졌지만 사교술이 부족해 병적으로 남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하는 '커뮤증'에 걸린 코미양. 


그나마 우리의 도도양은 그 증세가 약한 편이라고나 할까. 주변에 그 증상을 알고 도와주는/이용하는 남학생도 일본 친구와는 매우 다른 캐릭터라 흥미롭다. 하긴 일본 만화/애니의 골때리는 B급 정서를 다른 식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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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1-16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도도양 ㅋㅋㅋㅋㅋㅋ 도도금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4-01-17 00:12   좋아요 1 | URL
도도해 보이지만 실은 순둥이래요.

은오 2024-01-17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비 연재만화까지 섭렵하고 계신 만두님 😳
만두님의 하루는 36시간이 아닐까

유부만두 2024-01-17 19:21   좋아요 0 | URL
어쩌다 눈에 띄어서 봤어요;;; 아줌마도 만화 볼 줄 압니다요! ㅎㅎ

- 2024-01-1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거 재밌게봤어요!
 

밑줄 정리

《일리아스》를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연결독서하면서, 스승아리스토텔레스는 《일리아스》 주석본에 어떤 주석을 써넣을지상상해봅니다. 아마 그 주석은 스승이 제자에게 보내는 애정어린 당부가 담긴 편지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요? 전쟁 영웅이 되고싶었을 것이 분명한 알렉산드로스 3세를 위한 주석은 진정한 영웅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라 추정해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보면 영웅은 힘 좋은 수컷이 아니라 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할 텐데요. 싸움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전투에 대한 자신감이 과도하게 넘치는 알렉산드로스 3세를 불길한눈으로 바라보는 스승은 《일리아스》를 《니코마코스 윤리학》의일종의 워크북이 되기를 기대했을 것 같습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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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재의 달인 선물을 받았다. 새해에는 건강하게 더 다양하게 또 더 새롭게 읽고 싶다.

가능하면 읽은 책 감상도 조금씩 남기고 싶다. 그게 꼭 요점 정리나 교훈 찾기일 필요는 없고.


"고전을 읽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은 '그래서 요점이 뭔데?'라고 묻는 데 있다."

_유재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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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2-16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점 좋아하는 1인이….. 웃으며 고개 숙이며 갑니다 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2-16 09:5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저도 찔려서 밑줄 그었어요.
 

잠자냥님 추천에 전자책으로 읽기 시작했다. 불어 교재라는 설명처럼 정말로 불어와 영어의 차이를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이 이어진다. 그러니 집중이 안돼버림;;;; 1층 2층 설명하는 부분에서 멈추고 불어 원서를 주문했는데 어제야 도착했다. 그런데 알랭 로브그리에의 소설을 향한 내 마음이 식어버렸다는 게 문제. 늘 이렇다. 종이책 원서는 주문 후 열흘이나 두 주가 지난 다음에 도착하니 그 사이에 내 마음은 다른 책들로 바쁘다. 


얇은 책이라 부담은 덜한데 뭣하러 원서까지 샀을까...응? 과거의 나여? 


그나저나 1980년대의 미국 시카고 딸부자집 이야기 Hello Beautiful은 생각보단 다양한 색채의 인생사를 담고 있다. 생로병사 희노애락 다 있음. 일단 진djinn은 미뤄두고 조용한 키꺽다리 윌리엄, 야무진 쥴리아와 그 세 여동생 이야기를 이어서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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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13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집중이 안돼버림;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2-13 13:22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이 문장이 뭘지 짐작이 쬐끔 되니까 너무 궁금하면서 이 탐정(들)이 만나서 미행하고 어쩌고가 다 엉키더라고요. 차라리 모르고 읽을걸!!!!

잠자냥 2023-12-13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불어판 표지 이쁘네요!

유부만두 2023-12-13 13:20   좋아요 1 | URL
책이 작고 예뻐요. 아이패드 미니랑 놓아서 비슷해 보이지만 크기도 아담하고요.
그런데 언제 읽을지 .... ㅋㅋㅋ

건수하 2023-12-13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어 책도 안 샀지만) 이럴 땐 불어를 몰라서 다행입니다...?

독서괭 2023-12-13 14:02   좋아요 1 | URL
저도요 ㅋㅋㅋ

새파랑 2023-12-13 14:08   좋아요 1 | URL
전 영어도 못해서 ㅋㅋ 이럴때는 좋군요~!!

유부만두 2023-12-13 16:20   좋아요 1 | URL
엉뚱한 책 쇼핑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매번 깨닫지만 곧 잊는 사람이 드리는 말씀)

페넬로페 2023-12-13 17: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은 영어뿐만 아니라 불어 원서도 읽기 가능하시군요.
존경해요^^
불어뿐만 아니라 영어도 잘 못하니 그냥 한국어만 열심히 파야할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23-12-14 09:17   좋아요 1 | URL
전공 공부를 오래 했어요. ^^
아는 게 병이라고 번역서에는 더 찾아보는 버릇이 있어서 책을 많이 사게 됩니다...만 ... 다 읽는건 아니라 ㅜ ㅜ

꼬마요정 2023-12-13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어를… 멋져요!!! 제가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가 불어였거든요. 그 땐 여자는 불어 남자는 독일어 이랬던 거 같은데(왤까요??) 시험에서 나는 무엇이다 이런 문장 만들라고 했거든요. 저는 C’est 머시기 적었던 기억이… Je로 시작해야 하는거죠? ㅋㅋㅋㅋㅋ 친구가 너 물건이야? 이랬던 기억이… ㅋㅋㅋ

알랭 로브그리예는 여전히 머뭇거려집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3-12-14 09:18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귀여운 요정님! 맞아요, 제가 고등학생 일 때도 여학교는 불어 선택이 많았어요. 요즘은 스페인어가 많더라고요.

단발머리 2023-12-13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ello beautiful 이쁘네요.
이쁘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12-14 09:18   좋아요 0 | URL
이쁘죠. 글자가 커서 더 이뻐요. 줄편집도 넉넉해서 노안에 부담이 덜합니다.
컴온 컴온.
 
롬펠슈틸츠헨

제목도 살벌한 이 책은 조이스 캐럴 오츠, 셜리 잭슨, 닐 게이먼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다시 쓴 옛 이야기 후속편 모음집이며 앤절라 카터에게 헌정되어 있다. 41편의 단편 중 두 편이 롬펠슈틸츠헨 이야기다. 


"로라 시티"의 작가 케빈 브록마이어가 쓴 "반쪽 룸펠슈틸츠헨의 어느 하루"는 옛 이야기 결말에서 반으로 쪼개진 한 쪽 룸펠슈틸츠헨의 그 이후 이야기다. 


아침에 그는 꿈을 꾸다 깬다. 자신의 지푸라기 몸 오장 육부가 물레를 통과해 금실이 된다. 곧 금실 뭉치만 남고 지푸라기는 없다. 그리고 그 자신 룸펠슈틸츠헨도 없다. 놀라서 깬 그는 그야말로 반쪽, 별을 반 접은 꼴이다. 몸을 굴리거나 한쪽 발로 깡깡이를 하며 움직인다. 어려운 몸 동작으로 세수를 하고 아침을 챙겨 먹고 직장에 가서 창고 정리를 하거나 마네킹 옆에 서있다가 그의 반쪽 몸을 만지는 껄렁한 십대 청소년을 놀라게 만든다. 직장 상사에게 핀잔을 듣고 퇴근 후 먼 곳에 따로 떨어져 사는 다른 반쪽의 롬펠슈틸츠헨이 보낸 편지를 읽는다. 그곳 삶도 녹녹치는 않다. 지역의 여성개발센터에서 강연을 한다. 여성 청중들은 동화의 결말과 그 디테일에 관심이 많지만 정작 그와 숲속의 늑대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들은 왜 그가 개명하지 않는지 묻는다. 그는 자신이 룸펠슈틸츠헨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반쪽일 지언정. 


그는 반쪽이다. 지금 여기 오른쪽 몸만 있으니 다른 곳에 있는 왼쪽 뇌와 연결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그가 가진 오른쪽 뇌가 느끼는 건 저 먼 곳의 왼쪽 몸일테고 그것이야 말로 진짜 그의 정체성인가. 그는 소외되고 길을 잃은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묘기하듯 큰 솥 주변을 구르고 뛰며 음식을 하고 먹고 노래를 부르고 TV를 보고 "영원히 파편적인 인간에 지나지 않"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잠에 든다. 


우습고도 슬프게 쓸쓸한 이 반쪽이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순간, 이야기의 그 왕비는 잘 살고 있냐?! 궁금해진다. 그리고 그 약간의 분노를 "너스 베티"를 감독한 닐 라뷰트는 조금, 아니 아주 많이 키워서 그 여인과 대면시킨다.


"금실로 자은 머리카락"은 롬펠슈틸츠헨 옛이야기를 현대로 가져왔다. 옛이야기의 롬펠슈틸츠헨, 금을 만들어주고도 배신당한 '작은' 남자가 왕비를 찾아왔다. 화자는 바로 그 과거의 남자다. 어때? 놀랐어?라며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는 Instant karma라는 존 레논의 노래를 인용한다. 열여섯의 청소년은 고등학교 상담 여교사에게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혹은 눈을 뜨게 되며 사랑에 빠지고) 함께 하는 미래를 믿고 여자가 간절히 원한 '그것'을 주었지만 여자는 떠나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남자는 여자를 찾아냈고 여자의 남편과 아이가 모르는 비밀을 들이민다. 


"인터넷, 거기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공간이에요. 당신과 나 같은 사람, 이 세상의 거짓말쟁이, 허풍쟁이, 유령 같은 존재들을 위한 공간이죠. 몸을 숨기고 자신을 가장하기에 참 좋은 장소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도 그렇게 했지요. 나는 금실로 자은 듯한 머리카락이 돋보이는 서맨사라는 이름의 귀여운 10대 소녀로 가장했어요." 


이제 여자가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할 일은 단 하나, 자신의 과거와 거짓말이 탄로나 지금의 행복을 흔들지라도, 이 작은 남자의 이름 롬펠슈틸츠헨을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 그의 정체를 알려야 한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까? 존 레논의 노래처럼 업보인데? 그러면 이야기처럼 이 남자도 분에 못이겨 둘로 쪼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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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12-09 2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니까요, 우리 시대의 진정한 고딕의 여왕은 앤절라 카터라니까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23-12-10 16:54   좋아요 2 | URL
그쵸. 피로 물든 방을 반쯤 읽고 놔뒀었는데 제대로 완독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