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심심하면 책이라도 읽으렴. 게임만 하지말고 책을 좀 읽어. 책 안 읽으면 바보된다? 


무한 반복. 


집에서 심심해서 진짜 몸을 배배 꼬더라도, 의미 없는 유투브 영상을 틀어 놓고 굴러다니다가 괜히 아령을 두어번 들어 보고 푸쉬업을 하.....나.... 두울.... 하고 배의 군살을 확인할 지언정 책은 최후의 보루로 아껴두나 봐? 너무 소중해서? 


막둥아, 안 그래도 되는데. 그냥 착, 펴서 그냥 읽어. 책이 정말 재미있거든. 위험한데 그거 한 번 시작해서 빠지면 정신 없지만. 없는 인물 상상해서 막 울고 그러기도 하고, 엄마 우는 거 많이 봤지? 괜한 상상에 빠져서 꿈도 꾸고 어쩔 땐 잠도 안 오거든. 엄만 연애도 책으로 배웠다. 재미 없니? 그래도 한번 해바바바. 엄마가 너한테 나쁜거 권하든? 다 너 사랑해서 그러거든? 야, 저기 벗어놓은 옷 좀 치워. 


참, 미쿡에서도 애들이 징그럽게 책 안 읽고 그래서, 라기 보다는 집안에 갇혀있어 너무 지루하고 힘들어해서 전 영부인이 나서서 그림책을 읽어주드라. 표정이 정말 재밌지?!!! 그거 영상 여기 8분도 안됌. (클릭이 안된다면 유투브에서 obama reading monday 검색하면 나옴)


https://www.youtube.com/watch?v=WyhgubvRYF4&t=2s




여기 갈색 쥐 한 마리가 어떻게 '상상력'과 깡으로 적들을 물리치는지 세상에 이런 개뻥이? 하지만 정말 재밌어. 언뜻 우리나라 옛 이야기랑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지? 미셸 오바마 발음도 정확하고 따박따박 읽어줘서 좋드라. 한번 바바바. 이렇게 해서 오늘 영어 원서 한 권 읽은거야. 어때? 엄마 말 들으니까 좋지? 책 더 뭐 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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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4-22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재밌게 읽었어요.
제가 유부만두 님의 딸로 태어났더라면 엄마좋고 딸좋고 했을텐데...
아들들은 책을 읽는 인연이 늦게 오는 것 같아요.
제 큰아들 엔군은 뭐 이제야 쪼끔? ㅠㅠ
암튼 저 비디오 봐야겠어요.ㅎㅎ

유부만두 2020-04-22 13:23   좋아요 0 | URL
영상 재미있어요. ^^

라로님이 제 딸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요.
큰딸 라로님, 둘째는 프시케님, (혼자 막 상상) 그리고 엄마인 저는 놀아도 되고 ㅎㅎㅎ

아이들이 책을 안 좋아해서 섭섭하지만 그건 강요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가봐요.
엔군이 멋지게 크는 모습은 부럽고요, 첫째는 이미 넘사벽(이런 표현 아시나요? 절대 넘볼 수 없는 절대적 완벽하다는 의미)이고요. 해든이도 그렇고.
아 남의 집 애들 잘하는 건 차라리 모르고 싶어요.

너무 오래 붙어있으니 아이들이랑 올 봄 사이가 아주 나빠졌어요.

단발머리 2020-04-22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랑 미쉘 표정이 똑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아이들도 어른들도 저런 표정으로 읽어주면 완전 집중할 것 같아요^^

유부만두 2020-04-22 13:24   좋아요 0 | URL
네 집중하게 만들어요. 재밌게 읽어주네요.
심지어 전 영부인이고요. ㅎㅎ

psyche 2020-04-24 0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미쉘 오바마 너무 재미있게 읽어주네! 역시 멋진 미쉘 오바마.

나는 책 읽으란 말은 안 한지 오래...ㅜㅜ 말해봤자 읽지도 않는 데 괜히 서로 인상만 쓰게 되니 그냥 포기했어. 근데 걸어다니면서도 책을 읽던 제이양도 지금은 책 거의 안 읽고, 엔양 역시 안 읽더라. 이번에 내내 집에 있으니 내가 이 책 저 책 추천하면서 도서관 이북까지 빌려서 대령해주었으나 안 읽더라고. 요즘 아이들이 그런 건가...

유부만두 2020-04-24 15:17   좋아요 0 | URL
그쵸. 참 맛깔 나게 읽죠?

언니넨 다들 커서 책 이야기가 안 통하나봐요. 하지만 중딩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저도 누가 책 추천해도 막상 제가 읽을 맘이 생길 때 까진 시작하지 않게 되던데요. 무슨 고집인지...^^

psyche 2020-04-25 03:56   좋아요 0 | URL
그건 나도 그래. 추천 받은 책도 읽을 맘이 생길 때까지 시작 안 하지 ㅎㅎ
근데 제이랑 엔은 그런 거 아니고 그냥 책을 안 읽어!!! 엠군 안 읽는 거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데 제이양이 책을 안 읽다니??? 엔양도 처음에 지루하네 어쩌고 하길래 집에 책 많잖아? 그거에서 골라보라고 아니면 도서관 이북 읽으라고 도서관 카드까지 내 주었건만 한 글자도 안 읽어. ㅜㅜ
 

중학생은 애매하다. 아직 초등학생 태를 벗지 않았는데 덩치는 비율을 무시하며 자라나고 모든 걸 다 알아서 세상이 걱정이다. 세계를 챙기느라 내 물건을 자꾸 흘리고 다닌다. 지구 온난화도 걱정인데 게임 레벨 근심으로 잠이 오질 않는다. 주변의 고민들을 나누려는 마음도 크지만 정작 가족에겐 무심하다. 이 아이들 처럼.

 

승지는 중1, 바닷가의 소도시에 산다. 셜록처럼 명탐정이 되고 싶지만 성姓이 '맹'이라 안타깝다. 승지 주변 후배(초5), 선배(중3), 친구들의 사건이라기 보다는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그 와중에 본인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간다. 이야기 속 가족의 모습이 다양하고 저마다 크고 더 큰 고민들을 안고 있다. 모두 해결을 할 수도, 정답이 하나만 있지도 않다. 승지와 할머니의 쿨시크한 대화는 언뜻 '여름의 책'의 소피와 할머니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승지의 마음처럼 이야기는 널을 뛴다. 읽는 내내 승지의 성격이 신기했다. 정말 사람들이 아이에게 자신의 고민, 부모와의 문제를 상의할까. 특히 마지막 챕터 용우의 고민은 더 세심하게 다루어야하지 않나 아쉽다. 고정관념과 전형적 모습을 벗어나려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이지만 그만큼 인물과 이야기 전개 방식이 거칠다. 결국 명문대와 의사, 건물주는 인생의 선택에서 얼마나 수월한가. 앞으로도 승지 가족은 계속 변화를 겪겠지. 승지 본인도 성장할테고.

 

중1 탐정은 승지 말고 또 있다. 이번에도 여학생, 율무다. 율무는 1학년 2학기에 전학 온 독고솜을 주의 깊게 관찰(탐정의 덕목이자 자세)하고 '여왕' 태희'와 아이들이 솜이를 괴롭히는 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사건'에 개입하며 솜이와 친구가 된다. 솜이가 좋아서. 율무는 솜이의 정체와 태희와 얽힌 감정의 타래를 무리해서 풀려 하지 않는다. 결자해지. 태희는 태희대로 솜이는 솜이 대로 이해하고 행동한다. 승지 이야기보다 율무 이야기는 더 매끄럽고 있을 법한 흐름....이기는 커녕 이번엔 마녀가 나온다니까?! 정말로. (프란체스카! 돌아왔는가요?!)  맹탐정 과는 다르게 혼자 일하는 스타일의 율무는 더 세심하게 움직인다. 선뜻 손을 내밀지만 무리하지 않는다. 조용한 친구 영미의 사정을 알듯 말듯 기다린다. 이 이야기에도 가족의 고민, 더 구체적으로는 폭력,이 나온다. 그 해법이 이리 '마술'처럼 생겨나지 않을 건 모두가 안다. 그래도 아이들이 다치지 않으면 좋겠다. 여기엔 설명하지 않고 슬쩍 놓아두는 이야기 조각들이 많다. 그걸 굳이 다 짹짹거리지 않아도 율무나 그 친구들, 그리고 독자 (아줌마)는 다 알고 있지. 아이들이 커플처럼 둘씩 짝지어 움직이는 것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여왕, 이라거나 아줌마들의 패거리 '자기야' 문화 묘사는 아쉽다. 스카이 캐슬은 어디나 있는 건가요. 긴장 요소 (태희의 오빠)가 극으로 치닫지않아서 안심했다. 승지네에서도 긴장은 남성 인물이 만들어냈는데 흠.... 그런데 요즘 중학생들이 탐정 놀이를 이렇게 표나게 할까, 싶다. 그게 자꾸 거슬리던데. 하지만 나는 그러니까... 솜이가 손을 잡아준다면 잠시, 어쩌면 1분 기록을 세우면서 내 마음도 편안해지지 않을까. 오늘 아침은 솜이가 좋아하는 고구마. 


 

덧: 사건(고민) 해결 보수로 문화상품권을 받은 승지는 책을 사려고 했던 마음을 바꾼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 있는 책을 굳이 문화상품권을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주인공이 나오는 청소년 도서라 더 정이 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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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4-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솜이 이메일 주소로 저주 주문 보내볼까?;;;

라로 2020-04-20 09:51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사용하는 찜기랑 너무 비슷해요!!
어쨌든, 저희집 중 1은 탐정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좀비나 유령이야기가 더 재밌나봐요.
학교 숙제로 빈집이라는 소설을 썼는데,,,뭐 그랬다고요.
맹탐정,,,난감하네요.ㅎㅎ

솜이에게 이메일은,,,

유부만두 2020-04-20 14:48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아이들은 탐정으로 활약을 하거든요. 특이하게요.
승지는 책은 안 읽나봐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물론 셜록의 저자도 몰라요. ;;;

 

이 책엔 없다. 

술마시고 주정하는 아빠 

빠마 머리에 쇼핑광이면서 아이는 학원에만 보내는 엄마 

폐지 줍는 할머니와 캐셔 엄마 

반지하에서 라면 먹으면서 게임하는 아이 

전업주부 아줌마들 끼리 소문 만드는 모임


대신 있다. 

운전하는 할머니 

전문직 여성들 (목사, 약사, 변호사 등) 

어린이 말 들어주는 어른들 

약한 모습 드러내는 어른들


문제를 해결하는 어린이들. 겁 나지만 용기내는 어린이들. 

힘쎈 어린이들. 그리고 반전. 추리하게 만드는 작은 디테일들. 씩 웃게 만드는 장면장면들. 

홍쾌 통쾌 나쁜 넘 잡았고요. 


내 나이는 묻지 마세요. 

책 읽는 데 어디 나이 제한이 있나요. 


(나도 힘쎄고 싶다!) 오학년의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눈은 노안이라 돋보기를 썼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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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탐사 로봇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글은 이현 작가님이 쓰셨는데 넓고 덤덤한 화성을 묵묵히 탐사하는 로봇을 슴슴, 혹은 탄탄 아니, 꾿꾿하게 그려냈다. 


그저 그런 과학 교육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장을 읽고나면 눈물도 나는 나는 감성 덩어리. 감동적이라는 말은 너무 상투적이라 쓰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감동적.  


묵묵히 탐사하고 도망가지 않는 로봇. 

불쌍해, 라고 하면 안되겠고

힘내라, 하기도 미안하고 

난 그저 감탄하면서 박수를 쳐주고 싶은데 

오퍼튜니티는 으스대지도 않고 

아직 저 멀리서 기다리고 있겠지. 


나는 화성이 어느쪽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하늘을 쳐다봤는데 보이는 건 학원 간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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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보고 아, 이건 구스범스 류의 시리즈구나,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만든다는데 흥미를 위한 그렇고 그런 동화.... 구나 하기엔 표지에 책이 많아, 예쁘게 저 위에 몇 층으로 책이 있고 뒷모습만 보이는 소년은 어쩐지 외롭지. 그래서 샀는데요.

 

반양장인데도 겉이 반질거리고 어쩐지 예전에 읽은 책 생각이 났습니다. 비슷하게 다크하지만 달라요.

 

'나이트 북'의 주인공 알렉스는 열두살 어린이. 공포 이야기와 영화를 좋아하는 '순수한' 어린이죠. 오랫동안 혼자 '나이트 북'이라 이름 붙인 노트에 공포 이야기를 쓰는데 이게 넷플릭스의 단편 공포 영화 컨셉이랑 어울릴만하죠. 그런데 이 아이가 마녀에게 잡히고....동화라니까요.

 

그런데 뉴욕의 한 복판 아파트에서 마녀에게 갇히는 아이는 알렉스 혼자가 아니고,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자기가 지어두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마녀에게 들려줍니다. 천일야화의 오마쥬. (그런데 알렉스는 세라쟈드를 몰라) 여기까지는 쫌 평이하고 후질뻔했는데 후반부에서 알렉스의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깨어나고 우정도 샘솟고 용기가 피어나고 .... 마녀가 하나 더 나오고.... 그럽니다. 그래도 아이가 납치당하다니, 마음이 좀 무겁고 그랬지만. 재미있으니까요. 작가가 시리즈로 쓸 분위기던데 이번엔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면 좋겠어요. 재밌어요. 막 문학적으로 위대하고 그런? 건 모르겠고요. 알렉스가 마지막에 마녀에게 미끼 처럼 던지는 문장들의 이야기들이 너무 너무 궁금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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