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스포일러라도 여기선 줄거리를 한 번 읽는 게 좋겠다. 그래야 이 애니메이션의 감상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기를 허락받은 외무성에서 각종 파괴 공작을 담당하고 있던 피스 브레이커란 부대가 있었다.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인간의 잔혹함을 지켜본 대장 토나미는 기가 질려 인간을 혐오하고 신을 찬양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피스 브레이커를 통솔하는 AI 제너럴을 떠받들며(마치 구호물품을 보내주는 운송기를 신으로 떠받드는 원시인과 같음. 종교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내 취향은 아니었음. 자기 무장이 너무 허접했음. 마키시마 돌아와... 아카네도 좋았지만 난 법에 대해선 잘 모르거든 ㅋㅋ), 그를 자신의 맹신으로 교묘히 세뇌시킨다. 토나미는 부대원들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 그들의 몸 속으로 빙의하기도 해서, 부대원들이 전투불능의 몸이 되어도 마치 좀비처럼 싸우게 만든다. 또한 마키시마가 철학으로 무장했듯이, 그도 신앙으로 무장했기에 범죄계수가 통하지 않는다. 아카네 일동은 이 부대 안에서 스파이 임무를 완수하며 끝까지 자신의 옳음을 지키려 하는 케이의 형, 카이의 희생을 보고 감명받는다. 신도 아라타의 아버지 신도 아츠시도 깊은 인상을 받아 자신의 안위와 승진을 위해 들어갔던 세력으로부터 자립하려 드나, 암살당하고 만다. 살아남은 이들은 어떻게든 토나미를 저지하려 한다. 아카네는 피스 브레이커의 범죄계수가 낮아 리스크가 높은 일을 떠맡으면서도 시빌라를 써서 잠입하려 한다. 결국 같은 AI이다보니 제네럴은 시빌라에 흡수될 수밖에 없었고, 토나미는 이에 절망하여 아카네를 해치려 하나 권총으로 코가미에게 제압당한다. 이전과 달리 좋아하는 아카네의 의견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겠다고 순순히 감옥으로 향하는 코가미. 그러나 시빌라를 옹호하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입장인 아카네는 이대로 시빌라가 커진 채로 일을 끝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보는 자신의 승진식에서 국장을 쏘았고, 경찰은 도미네이터를 그녀에게 향하지만 범죄계수가 낮은 그녀를 쏠 수는 없었다. 철학으로 무장한 마키시마, 종교로 무장한 토나미, 그리고 법으로 무장한 아카네. 시빌라가 심판할 수 없는 세 번째 인물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마키시마와 토나미와는 다르게, 시빌라의 치명적인 단점을 숨기지 않음으로써 여론을 들쑤신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사람들이 이 정보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인간의 도덕성을 믿으려 하는, 긍정적 관점의 끝판이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3기에서 아카네는 감옥으로 향하고, 빅슨 등 피스 브레이커의 남은 잔당들이자 진심으로 토나미에게 충성했던 인물들은 갈 곳을 잃은 채 광기에 차서 복수심에 소란을 일으키고, 신도 아라타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콤플렉스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시간대로는 1기->1기 극장판->2기->2기 극장판->시너즈 오브 더 시스템 케이스 1~3->프로비던스->3기->3기 극장판이 맞아떨어진다고 본다. 아카네와 코가미의 입장이 바뀌는 장면은 인상적이긴 했으나, 3기에서 이미 완벽히 마무리를 해놓았기 때문에 앞으로 사이코패스 스토리가 더 진행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 참고할 만한 책- 미요시 다쓰지 시 전집(이미 봤지요 ㅋ), 줄리언 제인스 의식의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