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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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은 완전 구라이며

여기 등장하는 멋진 똥폼 잡는 남자들은 세상에 없는 인간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21세기에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딘가에 그 설계자들과 도살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이나, 각종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 등을 본다면

이런 소설들이 픽션인건지 의문이다.

 

책이 있어서 이 세상이 더 행복해졌을까?

글쎄 난 잘 모르겠어.

제대로 된 것들은 모두 책밖에 있는데 말이지.(395)

 

킬러들의 본산지가 도서관이라니, 이것부터가 낭만적이다.

 

깨어나서 5일만에 먹는 이 따뜻한 음식이,

염치없게 너무나도 맛있었다.

래생은 죽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다시 잠이 들었다.(349)

 

다음 생에나 있을 법한 멋진 인간, 래생은

멋진 킬러이지만 생각이 많다.

 

푸주는 결코 감옥에 갇히지 않는다.

푸주는 감옥보다 훨씬 더 큰 세상이고

사실상 감옥 역시 또 다른 푸주이기 때문.(195)

 

세상은 재단될 수 없다.

악한 세력을 가둘 수도 없다.

악을 처벌할 기준 역시 만들기 힘들다.

세상은 그런 의미에서 푸주이고, 다들 푸주한들이다.

 

누구나 인생에는 한 방이 있대요.

웃기는 소리다.

인생은 멀리서부터 복잡하게 꼬여온다.

그러므로 그것은 한 방에 풀리지 않는다.(197)

 

그렇다.

인생은 한 방에 꼬이지도 한 방에 풀리지도 않는다.

복잡하게 꼬인 인생을

재미있게 풀어보려는 시도가 소설이다.

그리 본다면 몇 시간 래생과 함께 재미있게 즐길만 하다.

현실에서 나에게 닥칠 일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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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척전 : 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7
황혜진 지음, 박명숙 그림 / 나라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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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남원부터다.

임진왜란 최대의 피해처는 진주와 남원이었다.

남원의 학살 이후 각자 도생, 민중은 뿔뿔이 흩어지고...

 

최척과 옥영은 만나고 헤어지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우연한 만남의 배경은

중국에서 안남까지 이어진다.

 

글로벌 시대는 이때부터 전개된 듯,

아이들 몽석, 몽선의 인연까지

슬프면서도 애절한 이별과 재회의 이야기다.

 

어지러운 세상이라 해도

다사로운 정을 나누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아무튼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힘없는 백성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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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나만의 질문을 찾는 책 읽기의 혁명
김대식 지음 / 민음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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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좋은 구절도 남기고 있다.

적절한 사진과 도판도 넣어 준다.

다만, 좀 비싸다.

 

질문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문지방이며

미지의 세게로 진입하게 해주는 안내자다.(배철현, 신의 위대한 질문, 38)

 

좋은 질문은 좋은 사고를 이끌어 준다.

좋은 책이다.

 

문제는 여러분이 본래의 질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데 있는 것 같습니다.(은하수 히치하이커, 97)

 

깊은 생각이 답한 인생의 해답은 42였다.

왜 42냐는 질문에 대한 답.

니가 질문을 못했다는 것.

 

미쳐버릴 정도로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울 정도로 어리석은 세상.

에코에게 서재는 자신만을 위한 영원한 피신처였던 것.(167)

 

때로 책은 길이기도 하고, 피신처이기도 하다.

 

'율리시즈'의 주제가 행동과 계획과 후회와 희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긴 하루였다면,

'피네간의 경야'는 우리의 밤을 소개한다.

비이성과 비합리로 가득한 인간의 밤.

그만큼 책은 이해 불가능한 문장과 단어들로 가득하다.(303)

 

조이스의 이야기를 이렇게 명확하게 하기도 쉽지 않다.

이제 이 정도의 등대를 가지고 조이스를 읽어봐야겠다.

 

'축복받은 집'에는 그다지 큰 불행도 행복도 없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슬퍼진다.

아니, 슬픔이 아니다.

단지 행복의 불가능을 느낄 뿐이다.

라히리의 책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인간의 행복을 노래한다.

그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로.(313)

 

그렇다.

라히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책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인생은 질문이고, 더 적절한 질문을 하는가 아닌가의 문제이므로

책을 읽는 것은 그런 정도의 중요함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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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 우리 시대의 질문 1
노명우 외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 현실문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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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고가 나고 1년만에 나온 책이다.

아직 닭 정부의 행태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때였는데도,

그리고 국민의 분노가 표출되기 전인데도, 문제 의식은 비슷하다.

 

요즘 뉴스를 보면 그들은 늘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국정원이란 비밀 집단을 통해서 온갖 추악한 짓을 저질렀고,

그 비밀을 대통령 기록물로 감추었다.

 

세월호는 이제 대한민국 민주주의 상징적 사건이 되었다.

사건은 그것을 어떻게 상속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결정된다.(154)

 

결국 닭은 파면되어 구속되고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세자>로 여기던 삼성은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아직도 <법원>의 카르텔은 검사들의 영장을 기각하고 있다.

촛불을 들었던 지난 겨울은 계속 되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위정자를 위해

자신의 유일하고도 참된 주인인 국민을 저버리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는

근대 민주주의의 기본인 시민 사회 계약을 근본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로서

이런 자들은 국가의 공적이자 국가 반역자, 나아가 국기를 문란케한 이적행위자로서

가장 무겁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303)

 

국정원, 당시의 정무직 공무원들 모두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조윤선도 다시 처넣어야 하고, 닭이나 김기춘, 우병우도 극형에 처해야 한다.

 

기업에게는 과도한 주권이 부여되는 데 반해

노동자와 약자에게는 과소 주권이 부여되었다.(163)

 

재벌만 배불리는 불평등 국가의 결말이 이런 것이다.

 

지배권력은 시민들의 분노가 정치세력화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240)

 

그래서 온힘을 기울여 방송사의 입을 틀어막았다.

정부가 바뀌고 6개월된 이제서야 방문진이 고영주를 해임했다.

그러나 국민은 끈질기게 촛불들고 요구했고 권력을 바꿨다.

 

모두가 몫없는 자들로 밀려나고 있고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외부를 만들어 냄으로써 작동하려 들고 있다.(276)

 

4.16을 낳은 국가 없는 권력체제는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

사익 추구를 국민의 생명과 공익적 가치 앞에 내세울 수 없도록

국가 시스템을 온전히 구축해야 하는 과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5, 홍세화)

 

과제는 요원하다.

몫없는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로

내부의 범죄를 파헤쳐야 한다.

그래서 지나간 책이지만, 이 책은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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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1 - 꽃이 지기 전, 나는 봄으로 돌아갔다 샘터만화세상 3
다니구치 지로 지음 / 샘터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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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로 돌아간 아저씨. 사라진 아버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아버지를 잡지는 못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돌아온 세상에서... 스치듯 만나는 아버지의 뒷모습... 인생의 나그네에게 주는 다니구치 지로의 따스한 내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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