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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글쓴이들은 이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돌이켜보면, 아주 가난했던 나라에서 방황했던 어린 시절을 겪었고,
젊은 시절, 세상은 캄캄해서 뭘 해야할는지도 몰랐지만,
어느덧 나이가 들고 보니 자기가 하는 일에서 '운 좋게' 무언가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조수미 같은 예고, 예대, 예술가 인생을 사는 사람은 오히려 예외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래서 별로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효리가 '뭔가 될 필요는 없어.'라고 해주는 한마디에 더 공감할는지도...
뭐, 이효리도 뭔가 된 어른이긴 하지만...
별은 흔들리기 때문에 빛나는 게 아니다.
'나'가 그렇게 보기 때문인데, 세상 만사 참 주관적이다.
나이 쉰이 넘은 나도 '지천명'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어려서 성적이 우연히 좋았고 사범대를 나와서 교사가 되었지만,
'죽어도 좋을 나이' 지천명인데도, 삶이 뭔지 모르겠다.
아니, 이젠 몰라도 좋다~는 느낌이다.
열다섯, 스물은 불안해도 그 당시 '좋을 때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었고,
지금도 나는 충분히 '좋을 때'를 살고 있다.
좌절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좌절을 자기를 괴롭히는 구실로 삼는 것이 부끄러운 것.(29)
그런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한 말은, 아이들이 어찌 들을지 모르겠다.
참 갈수록 어려운 시대다.
십대 시절엔 구름 밑의 비만 보지 말고
구름 위의 태양을 볼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구름 위에 태양이 빛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34)
정말 태양이 있을까? 매일 구름이 껴 있는데도... 짙은 먹구름인데도... 휴~
시력을 잃은 '이동우'에게 루게릭 환자가 '안구 기증'을 하려 했다 한다.
나는 하나 잃었을 뿐 아홉 가지는 멀쩡한 사람인데...(50)
한 면만 보는 것은 이렇다.
삶의 힘겨움이
다소 오래 지속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기 인생의 '꽉 막힌 동굴'이 아니라,
'지나가는 터널'임을 기억해 주었으면...(59)
그럴 것이다.
인생 극장, 이것이 인생이다~ 같은 데 나오는 사람들의 고난은
극복이 힘들 만큼 먹구름이다.
꽉 막힌 동굴에 천근만근 어려운 일이 겹친다.
그러나 지나고 웃을 날도 있으리라는 희망이 그런 프로그램을 만든다.
그치만, 그런 프로그램 보면서 더 좌절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지적도가 1천 2백분의 1 축척으로 작성될 때
1밀리미터 정도 잘못 그어졌고,
실제 건축에서는 1천2백배의 오차가 생겨,
건물이 도로를 0.5~2.5미터나
침범하여 건물들을 철거했답니다.
보상 비용이 20억을 넘어서...(122)
그렇다. 청소년기는 축척이 적용된 지도와 비슷하다.
조금 엇나가면 회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요즘 새정부에서 '고교 학점제'를 검토한다 한다.
아~ 좀 걱정이다.
쓰레기 치우는 데 열심이던 정부가,
의욕적으로 하는 일이 좀 전국민적인 호응을 얻었으면 좋으련만,
많은 시설과 투자, 인프라가 필요한 고교 학점제만 건드리면,
기본적인 대학 서열, 사회의 불균등은 그대로인데,
학교는 또다시 공황 상태를 경험해야 하는 것이나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되지도 않을 경쟁을 반복하고,
만점자가 뉴스거리로 나는 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학점제는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과연 얼마나 멀리 보고 까는 포석인지가 걱정이다.
남보다 못한 자신이 아니라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시간을 완전히 사용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 고유한 생명으로 보내졌기 때문에...(182)
김제동이 어떤 프로그램에서 청소년을 위로해 준 일이 있다.
어설픈 위로는 위로가 안 된다.
십대들을 위한 쪽지는 진심으로 청소년들을 위로하기 위한 쪽지였다.
누군가는, 글 한 구절로도 평생을 살 힘을 얻었을 수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프면 환자라는 개그처럼,
흔들려서 별이 빛나는 게 아니라,
별을 바라볼 때 비로소 별이 빛나는 걸 알게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