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이용마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민주정부, 바로 그 이유로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지만

민주정부의 철학적 빈곤과 준비 부족 또한 개혁의 발목을 잡았다.(6)

 

이제 그런 반성을 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용마 기자의 유언과 같은 책이다.

쌍둥이 아이들에게 남겨줄 이야기...

나보다 2년 후배이니 살아온 세월은 비슷하였을 것이고...

 

유독 호남 사람들이 비난당하는 현상은

호남 사람들이 그만큼 밑바닥층을 형성하며

어렵고 독하게 살았다는 반증(40)

 

전라도 또는 '라도'라는 말로 호남을 비난하는 것은

영남권 세력이 계속 집권하여

차별로 이권을 챙겼기 때문이다.

 

김영란 법이 시행된 뒤의 결과를 보면

당초 우려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신문 기사를 무조건 사실이라 믿으면 안 된다는 걸

신문사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부끄러운 일.(57)

 

문화방송 기자였던 이용마.

방송의 그림자를 잘 그리고 있다.

 

이승만, 박정희~ 이후 현대사를 아예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91)

 

아니다, '한국 근.현대사'라는 과목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 때 만든 교육과정에 있었고, 2007년까지 가르쳤다.

다만, 이명박이가 2009년  없앴을 뿐이다. 죽일놈이다.

 

기업들은 똑똑한 사람을 원한다고 사면서도

'조직의 지시를 잘 따르는' 똑똑한 사람이 필요.(128)

 

참 부끄러운 현대사의 기록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견딘 시대는 그랬다.

 

한국 전쟁을 통해 친미파들이 득세하고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경제성장까지 이루자,

미국을 신의 나라로 간주하고

자기나라 국민들은 개나 돼지처럼 통치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일상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온 배경.(131)

 

쓰레기 수구의 배경을 잘 짚은 대목이다.

80년대 해방전후사를 공부한 보람이 있다.

 

기자도 피곤한 직업이다.

경제부로 옮기면 경제 공부를 해야하고,

문화부로 옮기면 또 인맥을 찾아 넓혀야 하고..

 

김재철 사회부장은 절대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다.

00씨 어제 리포트 좋더라 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부장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통해 인정받을 일이 없으니

후배들에게 단순한 인상비평을 하며 점수를 따는 것.

당연히 선배들에게도 잘했다.

물론 콘텐츠는 없었다.

이런 처세술 덕분에... 보도제작국장, 계열사 사장, 본사 사장까지...(153)

 

김재철이도 이제 곧 무상급식 하게 생겼다.

세상이 이렇다. 능력보다는 처세가 앞선다. 치사하고 더럽다.

 

거기서 타협하지 않는 이용마 같은 사람은 갈등 속에서 살아야 한다.

결국 시한부 판정을 받는 병을 얻는다. 슬프다.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으로 몰입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옳다.

 

일본인은 외국어를 못한다.

일반인들이 굳이 외국어를 못해도 전혀 불편이 없도록 만든 것.

따라서 번역, 통역을 할 사람들,

외교업무 관계자 등은 처음부터 몰입교육으로 전념한다.

일반인들은 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다.(311)

 

서울대 박사가 거의 미국 박사라는 연구가 있다.

유학하면 유럽인데, 한국의 기형적 구조가 영어 몰입에 대한 신화를 만든 것.

성조기 들고 나올 만 하다.

 

선진국이 되는 최고의 조건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고 사회가 제대로 굴러간다.(332)

 

국정원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청와대가 그것을 조장하고 지시하고,

권력은 국민위에 군림만 하고 물대포로 사람을 죽일 때, 기본이 없는 것이다.

 

온갖 시사 프로는 없애고, 신경민 앵커를 자르고... 기본을 지키지 않은 나라다.

 

2017.3.11

박근혜 탄핵 뒤 촛불집회에서 이용마가 말했다.

"사회적 적폐의 청산은 무엇보다

검찰과 언론을 바로 세우는 데거 출발해야 한다."고.

 

그의 유언은 그리하여 이것이다.

촛불을 끄지 말고 언제까지나 두눈 뜨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지금도 수구세력은 정부의 헛발질을 간절히 기다리고

권토중래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용마 기자의 건승을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을 독립운동 하는 마음으로 다들 사서 읽기를 바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1-02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7-11-02 18:26   좋아요 1 | URL
돌,마,고...가 정상화 될 것입니다.

오늘 고영주가 짤렸습니다. 역사적인 한 발자국입니다.
 
윤지경전 : 아내 사랑하는 놈에게 죄를 물으신다면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5
김풍기 엮음, 김종민 그림 / 나라말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묘사화와

중종과 경빈 박씨

그의 딸 연성 옹주

강제로 결혼하게 되는 윤지경과

그의 조강지처 최연화.

 

러브 스토리라고 여겼는데

전체를 읽어보니 기묘사화를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경빈 박씨와 복성군을 둘러싼 세력 다툼이 배경이다.

 

권력을 다투고 재주 있는 사람을 미워해

군자를 잡아들이려 사화를 일으켰기 때문에

심정, 남곤 등을 소인이라 한 것입니다.(98)

 

조선의 고전소설들은 참 다종다양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베개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쿠라(枕)’는 베개란 뜻이고 ‘소시(草子)’는 묶은 책을 말한다.

따라서 제목 ‘마쿠라노소시’는 몸 가까이에 은밀히 써놓은 비망록이라는 의미로,

‘베갯머리 서책’ 정도가 된다. 이는 당시 남성들의 공적인 기록과는 다른

여성들의 사적인 감상록이라는 뜻이 배후에 깔려 있는 것으로,

여성의 사회를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성적 감각에 의해 썼다고 볼 수 있다.(알라딘, 마쿠라노소시 해설 중)

 

소세키의 풀베개는 일본의 근대 문명에 대한 비평서이자,

일본만의 문화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아련함(아와레)'의 정서에 대한 기록을 위해 쓴 책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마쿠라노소시의 아와레에 근접한 내용을 남기려

화가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근심을 없애고,

살기 힘든 세계를 눈앞에 묘사하는 것이 시고 그림이다. 음악이고 조각이다.

이렇게 인간 세상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번뇌를 해탈하는 점에서

이렇게 청정한 세계에 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이 특별하고 유일한 천지를 세울 수 있는 점에서,

속세의 모든 총아보다도 행복하다.(16)

 

예술에 대한 생각을 수필체로 써 내려간다.

나미 같은 여인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소설로도 볼 수 있으나,

주된 것은 화자의 상념이다.

 

나미 씨는 망연히 떠나는 기차를 바라본다.

그 망연함 속에는 신기하게도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연민'이 가득 떠 있다.

'그거예요, 그거, 그게 나오면 그림이 됩니다.'(185)

 

화자가 잡아채려하는 연민의 감정.

인간의 마음에서 움직이는 아련한 표정을 잡아내고자 하는 글솜씨.

 

사람들은 기차를 탄다고 한다. 나는 실린다고 한다.

사람들은 기차로 간다고 한다. 나는 운반된다고 한다.

기차만큼 개성을 경멸하는 것은 없다.

문명은 개인에게 자유를 주어 호랑이처러럼 사납게 날뛰게 한 뒤

다시 우리 안에 던져 넣고 천하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현대의 문명은 이 위험이 코를 찌를 정도로 충만해있다.

분별없이 함부로 날뛰는 기차는 위험한 표본 가운데 하나다.(183)

 

문명은 위험하다.

일본에게 문명은 일.러 전쟁의 승리지만,

인간에게는 병신과 시신을 가져다 줄 뿐.

그 위험을 말하는 작가.

그가 추구하는 예술의 세계는 '마쿠라노 소시'의 아와레의 세상과 연결된다.

 

나는 깊은 산속의 동백을 볼 때마다 늘 요녀의 모습을 연상한다.

검은 눈으로 사람을 낚아채고 아무도 모르게 요염한 독을 혈관에 불어 넣는다.

속았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다.

건너편 동백이 눈에 들어왔을 때 나는

아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했다.

저 꽃의 빛깔은 단순한 빨강이 아니다.

눈을 번쩍 뜨게 할 만큼의 화려함 속에 말로 할 수 없는 차분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초연하게 시들어가는 빗속의 배꽃을 보면 그저 가련한 느낌이 든다.

차갑고 요염한 달빛 아래의 해당화를 보면 그저 사랑스러운 마음이 인다.

차분히 가라앉아 있는 동백과는 전혀 다르다.

거무스름하니 독기가 있는, 어쩐지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를 속에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어디까지나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도 없고

특히 사람을 부르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확 피었다가 툭 지고, 툭 졌다가 확 피고,

수백년 성상을 사람들 눈에 띠지 않는 산그늘에서

태연자약 살고 있다.

단 한 번 보기만 하면 그걸로 끝!

본 사람은 그녀의 마력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보고 있으니 빨간 것이 물 위로 뚝 떨어졌다.

고요한 봄에 움직인 것은 그저 이 한 송이 뿐이다.

잠시 후 다시 뚝 떨어졌다.

저 꽃은 결코 지지 않는다.

무너진다기보다는 단단히 뭉친 채 가지를 떠난다.

가지를 떠날 때는 한 번에 떠나기 때문에 미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떨어져도 뭉쳐있는 것은 어쩐지 독살스럽다.

또 뚝 떨어진다.

저렇게 떨어지는 동안

연못의 물이 붉어지리라 생각했다.

꽃이 조용히 떠 있는 근처는 지금도 약간 붉은 듯하다.

또 떨어졌다.

땅위에 떨어진 건지, 물 위에 떨어진 건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조용히 뜬다.

또 떨어진다.

저것이 가라앉는 일이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런 곳에 아름다운 여인이 떠 있는 장면을 그리면 어떨까...(137)

 

오필리아가 수면에 떠서 흘러가는 그림을 오버랩시킨다.

 

취미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풍류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리큐(16세기 일본 다도의 완성자) 이후의 규칙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렇게 하면 풍류겠지, 하며 오히려 진짜 풍류인을 바보로 만드는 재주가 바로 다도.(68)

 

기계적인 풍류, 예술에 대해 시니컬하다.

이런 것이 소세키의 멋진 점이다.

그의 소설 <마음>에서처럼 끝까지 캐들어가는 치열함과,

모두가 흐르는 방향을 고찰하는 통렬함.

 

단정이란

인간의 활력이 움직이려 하면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은 모습.(54)

 

정중동의 모습이다.

단정에서 여운이 남고 정취가 전해진다.

천박하지 않으려면 단정해야 한다.

 

다시 예술로 돌아가서,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가도 살기 힘든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15)

 

소세키 전집을 사 두고 학교를 옮겨 버렸다.

이 학교에는 아직 없다.

이제 소세키를 만날 때가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임진록 : 겨레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이라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6
장주식 지음, 한동훈 그림 / 나라말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임진록의 사명당 부분을 문제풀이 시간에 자주 접했는데

전체를 읽어보니, <조선의 영웅들>이 맞다.

내가 읽은 2008년판의 제목은 <조선의 영웅들, 천하에 당할 자 없으니> 였는데,

이후에 <겨레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이라>로 바뀌었다.

 

임진왜란은 선조와 조선 성리학의 허구성을 여실히 증명한 역사적 사실이요

(그런데 아직도 지폐에 성리학자들이 있다는 우스운 현실이라니...)

봉건 왕조 국가에서 앞가림은 각자도생이라는 슬픈 현실을 깨닫게한 전쟁이었다.

 

이 책에서 지적하였듯, 이충무공을 과대포장하여

세종로 한복판에 세운 것은 군사독재 박정희의 아바타였을 뿐이다.

 

임금의 대가를 따라 도망가는 판부사에게 백성이 꾸짖는다.

"네가 힘을 다하여 이 성을 지키지 않고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느냐.?

노직이 중상을 입자, 평안 감사가 군사를 호령하여

소동을 부린 괴수를 잡아 목을 베고 나서야 흩어졌다.(60)

 

백성을 버리고 짓밟은 행태는 지난 두 정권이나 같다.

치졸하고 더럽다.

 

임진록에서 <김덕령>과 <사명당>에 대한 부분은

백성의 애정과 분기가 잘 드러나 있다.

백성들은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는 국가에 대하여 분노하면서

이런 인물들을 통하여 정신적 승리를 보였다.

 

유성룡의 징비록과 함께

두고두고 연구해야 할 책들이다.

 

111쪽의 유성룡이 이여송에게 말하는 그림이 틀렸다.

붉은 옷은 임금만이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신하는 주로 청색 등을 입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알쓸신잡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으나,

역시 나영석은 천재다.

시즌2도 만든다 하니 나영석의 기획력과 창의력은 굉장하다.

 

김영하가 거기 나온 모양이다.

이 소설이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유명해졌다.

소설의 아이디어는 신선한데, 그리고 술술 읽히는데, 좀 엉성하다.

 

치매는 늙은 연쇄살인범에게 인생이 보내는 짖궂은 농담.(35)

 

뭐 그리 치자면 인생 자체가 농담 아닌가.

어제 교통사고로 김주혁이 고인이 되었다. 그야말로 농담같다.

 

죄책감은 본질적으로 약한 감정이다.

공포나 분노, 질투 같은 게 강한 감정이다.

공포와 분노 속에서는 잠이 안 온다.

죄책감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는 웃는다.

인생도 모르는 작자들이 어디서 약을 팔고(44)

 

주인공은 늙은 연쇄살인범이다.

늙어 치매가 걸린다.

뭐, 치매가 걸렸다고 스토리가 엉망이어도 되는건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 반전이 영 엉성하다.

아직도 한국 장르 소설은 이런 부분이 약하다.

 

하긴, 지독한 도덕을 강조한 독재국가였으니

만화도, 영화도, 휴가조차도 즐기지 못했던 현실이었으니,

휴가지에서 장르소설 뒤적이는 외국인들 보면 신기할 따름이니, 수준은 아직 멀었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아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98)

 

소설이라기보다, 수상록에 가깝다는 느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utErSider 2017-10-3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장르 소설은 마무리가 정말 약하죠. 적극 공감. 오로지 마무리의 층격을 위해서만 달려가는 외국 소설하곤 좀..

글샘 2017-10-31 11:51   좋아요 0 | URL
네. 미국이나 일본, 독일이나 북유럽의 장르 소설에 비하면...
뭐, 노는 문화가 없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좀 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