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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7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읽을 때는 별로 재미있는지 몰랐다. 어린 시절 읽은 TV극 덕에 재미가 조금 덜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는 마음은 조금 다르다. 나도 어느 새 우리 반 아이 민식이처럼 린드그렌 선생님의 팬이 되었고, 그녀의 글 속에서 만나는 환상 나라 여행을 마음껏 즐기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 책에서도 전편에서와 같이 삐삐의 대활약이 벌어지며 아이들은 삐삐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대리만족할 것 같다. 때로 어른들이 당하는 통쾌한 이야기들은 어른들 때문에 억울한 것 많은 아이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도 해 주겠지?
어느 날 생각 해 낸 '스핑크'라는 단어. 그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떠나는 모험은 참 웃기다. 스핑크는 작은 벌레(분명히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벌레, 그 벌레를 만나고서는 스핑크는 그 벌레의 이름이라고 결론 짓는다. 삐삐도 스핑크를 찾아다니는 일에 조금 지쳤나?) 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스핑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는 어른들의 위선이 익살맞게 묘사되고 있다.
로센블롬 할머니-할머니의 자선은 일종의 과시이며 그 속에는 할머니의 자선의 혜택을 받지 못해 상처 받는 아이들이 있다. 삐삐는 이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려 준다. 할머니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해 가족들이 기다리는 선물을 가지고 갈 수 없어 눈물 흘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풀어주고, 그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고 금화를 주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만 답을 맞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문제를 통해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우리의 대단한 주인공.
아빠를 따라 쿠르쿠르두트에 머물면서, 토미와 아니카와 함께 섬 아이들과 함께 펼치는 모험 이야기도 정말 읽을 만하다. 동굴에 모아 둔 진주로 구슬치기를 하는 섬 아이들. 아이들의 진주를 뺏으려는 악당들(어른들이다.) 그들에게 삐삐가 한 말 중 하나가 나를 피식 웃게 만든다. "아저씨들은 정말 운이 좋네요." "왜?" "소나기가 퍼붓기 전에 이미 흠뻑 젖었으니 얼마나 운이 좋아요. 안 그랬다면 비에 쫄딱 젖었을 거 아녜요."
섬에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놀이를 하고 사냥을 떠난 어른들 덕에 아이들만의 천국에서 엄청난 자유를 누린다. (물론 삐삐의 아빠는 함께 있어도 삐삐에게 그 모든 것을 허락했겠지만.) 바닷물에 빠져서 상어의 밥이 될 뻔한 토미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 들어 상어를 번쩍 들어 올려 항복 시키는 삐삐(물 밖에서 숨을 쉴 수 없는 상어가 택할 길은 항복뿐!)는 평소의 모습답지 않게 엉엉 우는데 (토미를 놓쳐서) 아침도 못 먹고 배고파할 상어가 불쌍했대나 어쨌대나!
허풍쟁이 삐삐가 곱하기를 코파기로 약품을 약풍으로 잘못 말할 때 아니카는 이를 매번 바로 잡아 주지만, 삐삐가 이렇게 엉터리로 말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것을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음에 그 매력은 더욱 커지고.
삐삐 롱스타킹이 펼치는 모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확 풀어 보시라. 정말, 대단히 재미있게 읽을 만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참, 이야기 속에서 섬 아이들과 삐삐가 함께 구워 먹는 빵나무가 궁금해졌다. 무식이 죄이니 찾아보는 수밖에.
빵-나무
학명 : Artocarpus communis
[식물]
뽕나뭇과의 상록 교목. 높이는 15미터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딱딱하며 가장자리가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진다. 꽃은 단성화(單性花)이며 작아 눈에 잘 뜨이지 않고 꽃이삭에 붙어 있으며, 섬유질의 과육(果肉)은 굽거나 쪄서 식용한다. 열대 지방에서 과수로 널리 재배하고 식량 자원이 되기도 하며, 나무껍질은 섬유로 목재는 건축재로 쓰인다. 태평양의 여러 섬에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