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 시리즈 세트 - 전6권 신영식 오진희의 고향 만화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교실에는 만화책을 두지 말라. 이것은 아침독서를 하면서 지키고 있는 원칙이다. 왜냐? 만화책은 굳이 읽으라고 자리 펴 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잘 읽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아이들 생일 선물로 제공한 유일한 만화책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짱뚱이 시리즈다. (아니다, 하나 더 있다. 아이들의 눈에는 절대로 만화책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 어떤 친구는 우리 교실에는 만화책이 있긴 한데 전부 재미없는 것들 뿐이라고... 짱뚱이는 재미있는데! 아이들은 그걸 잘 모르는 듯.)

추석 때 가족이 모였을 때 '짱뚱어탕'이 그렇게 맛있더라고, 전라도 쪽으로 맛기행을 떠났던 형부가 입에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하는 덕에 갑자기 이 책이 생각이 났다. '아, 나도 짱똥어탕 먹어 보고 싶다.'

이 책은 어른들이 읽으면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해 준다. 재미도 있어 책을 보면서 타임머신 여행과 함께 키득키득 거릴 수 있다. 하지만,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물도 함께 있다. 짱뚱이의 장애를 가진 자매에 대한 이야기는 코끝을 찡하게 한다. 놀이에 얽힌 이야기, 아빠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옛날 이야기 들려주시는 할머니 이야기... 참 좋은 만화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그런데, 올해 아이들은 이 만화책에 흥미가 별로 없는 듯하다. 재미있는지 모르나 보다. 한 번 읽어 보라고 말 한 마디 보태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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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은 이런 환경과 놀이를 이해 못하죠~ 부모들이 좋아할 추억이지만, 젊은 부모들은 모를걸요.
나야 바로 내 얘기로 읽히지만요~ 학교 도서실과 애들 친구집에서 빌려다 봤는데 사고 싶은 책이에요.^^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들어가며

앞서 읽은 <<연을 쫓는 아이>>가 남자들의 이야기라면 그리고 떠나는 자의 이야기라면 이 책은 여자들의 이야기이며 남겨진, 아니 남아 있는 자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한없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리고 여자로 태어난 것이 무척 억울하게도 만든다.

중반부까지는 책이 조금 지겨운 감이 있다. 마리암의 이야기가 나오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이어지는 라일라의 이야기. 그 두 이야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언급은 어느 부분에서 나타날지... 하지만 호세이니라면 책 내용 속에 필요없는 군더더기는 하나도 넣지 않으리라 믿었기에 계속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책을 다 읽은 느낌은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했다는 것과 아프카니스탄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했다는 것.

1. 아버지들

-잘릴

그의 삶은 인상적이지 못하다. 아버지로서의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리암과의 관계에 있어 균형을 이루지 못하였고, 딸의 행복을 책임지지 못한 무책임한 아버지다. 모든 것을 주는 척했으나 아무 것도 주지 못한, 그래서 마리암을 불행한 여인이 되게 한 책임을 잘릴은 져야 한다. (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속죄의 시간을 가진 듯하여 그것은 다행이다.

-바비

이상적인 아버지의 전형이다. 딸 아이의 가치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그런 아버지다.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무시당하며 사는 유약한 면도 보였으나 그래서 아버지가 초라해 보인다거나 불쌍해 보인다고 라일라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바비가 준 그 사랑만큼 라일라는 제대로 클 수 있었다.

-라시드

이 책에서 가장 큰 악역으로 등장한다. 역겹고 추한. 아버지로서의 자격을 갖지 못한 채 아버지가 된 자다. (그리고 아주 나쁜 남편이다. 라시드가 한 일을 보면서 새삼 나의 남편이 고마워졌다. "여보, 나를 때리지 않아서 정말 고마워."라는 말을 하니 남편이 웃는다.) 그의 못된 행동들에 맞게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타리크

라일라의 연인이며 아지자의 아버지. 그리고 잘마이의 새아버지가 된다. 타리크가 그 아이들의 좋은 아버지가 되어 주리라는 것은 의심되지 않는다. 라일라와 행복해지기를.

2. 어머니들

-나나

잘릴을 통해 하라미(사생아)인 마리암을 낳게 된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불행함을 한탄하며 평생을 산다. 마리암에게 어머니의 따뜻함을 전해주지 못하고 죄의식을 심어주고 자살하고 만다. 잘릴을 찾아 나선 딸 아이에게 네게 가면 나는 죽을 것이라 말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 해도 너무 한 어머니

-파리바

전쟁터에 나간 아들들 걱정에 집안에 남아 있는 딸을 보살필 줄 모르는... 자신을 위해서도 살아야 하지만, 자식을 위해서도 살아야 하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해서 빚어진 결과겠지만. 바비와 함께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 결국 라일라를 끝까지 책임질 수 없게 되고, 라일라의 인생은 고통 속으로 던져지게 된다.

-라일라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었지만, 엄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실인 아지자의 엄마로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미워하는 자의 자식인 잘마이의 엄마로서도 최선을 다한다. 엄마는 모두(아니, 대부분) 라일라의 모습이 아닐까?

-마리암

자식을 낳지 못했다. 자식을 몸에 가지기는 하였으나, 모두 유산이 되었다. 하지만, 마리암은 진정한 어머니다. 라일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 놓았으니. (하지만, 마리암의 일생은 너무나 불행하였다. 더 이상 불행할 수 있을까 하는...마지막은 행복했을까? 진정한 어머니의 마음을 알았으니 말이다.)

3. 아프카니스탄

전쟁, 고아, 억압받는 여자들, 탈레반.

어쩜 우리의 역사의 한 부분과도 무척 닮아 있는 나라. 이 미지의 나라에 대한 여행을 백과사전이나 네이버 지식 검색으로가 아니라 이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잘 돌아가고 있는 세상인 듯하지만, 얼마나 많은 눈물이 같은 시간 속에 숨겨져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확실히 만날 수 있다. <<연을 쫓는 아이>>와 이 책<<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통해 한 나라의 이름을 확실하게 새길 수 있었다.

나오며

이 책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리암과 라일라의 남편에게서 받는 억울한 대우에 분개하다 보면 마치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인듯 여겨지고, 라시드에게 욕을 퍼붓고 나면 나름의 카타르시도 느껴진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사람들은 과거를 이야기 할 수 있으리라. 타리크와 라일라 사이에서 태어날 아지자와 잘마이의 동생으로 인해 이 책은 새희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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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 가로등을 켜는 아이 열린어린이 그림책 10
일라이자 바톤 지음, 테드 르윈 그림, 서남희 옮김 / 열린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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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고학년에게 권하고 싶다. 생각거리가 있는 동화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수채화 기법으로 그려져 있고,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어두워 보인다. 그래서 가로등을 밝히는 밤에 관계되는 장면의 어두움은 가로등 빛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가족은 많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아프시고... 그래서 페페는 어리지만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아무도 페페에게 일자리를 주려 하지 않고... 그러던 중 가로등지기 도메니코 아저씨가 아내를 데리러 이탈리아에 가는 동안 가로등을 대신 켜 줄 것을 부탁한다.

가족들은 모두 페페의 새로운 일자리를 환영하지만, 단 한 사람, 아버지는 이를 무척 못 마땅해 여기신다. 페페에게 화가 났다기 보다는 자식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무능한 가장으로서의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겠지. 그리고 페페가 가로등을 켜는 하찮은 일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어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페페는 가로등을 하나하나 켜면서 교회에 촛불을 켜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위한 소망을 하나씩 기도하고, 그리고 마지막 가로등에는 자신을 위한 소망(사실은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게 해 달라는, 가족들을 위한 이 일을 계속하게 해 달라는 소망이니 엄밀하게 말하면 자신을 위한 소망도 아니다.)을 빈다.

하지만, 그 딴 일을 하다가는 앞으로 바닥일이나 하면서 살게 되리라는 아빠의 악담을 듣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아 가로등을 켜지 않게 되는데... 거리는 깜깜해지고 사람들은 가로등지기 페페를 찾는다. 그리고 그 와중에 동생 아순타가 돌아오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족들은 모두 걱정을 하게 되고 아순타가 무서움에 떨지 않도록 불을 켜 줄 것을 아버지는 아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게 된다. "오늘 밤 우리 아순타를 무사히 지켜 주세요."라는 기도와 함께 페페는 가로등을 하나씩 켜고... 그리고 자신을 위한 마지막 가로등에서 무서움에 떨고 있는 아순타를 발견하여 집으로 데려 오게 된다.

그리고 아빠는 말씀하신다.

"네가 하는 일은 좋은 일이로구나. 페페, 가로등을 켜라. 난 네가 자랑스럽다."

자신이 머문 자리에서 자신의 빛을 낼 줄 아는 사람,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이 동화책에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누가 페페가 하는 일을 하찮다 할 수 있을까? 일의 가치는 보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것을. 우리 아이들도 많이 벌지는 못해도 가치로운 일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아니, 많이 벌면서 가치로운 일을 하면 더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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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괜찮은데요~ 찜!!
이런 생각거리를 주는 책은 그림동화라도 세대를 초월해 볼 수 있겠죠~~ 좋아요, 리뷰도 훌륭하고요.^^

2008-09-12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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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서관은 인기짱일 것이다. 사자를 쿠션 삼아 기대어 책도 읽고, 이야기 방에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면, 지나가는 사자의 갈기를 만질 수 있다면(그래도 위험하지 않다면),  사자의 등에 올라 서서 높은 곳의 책도 아이의 힘으로 혼자 꺼낼 수 있다면... 아이는 도서관에 가자고 매일 조르겠지?!

도서관에서는 절대로 뛰어선 안 되며, 요란한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는 도서관의 규칙을 잘 따르던 사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도서관장(팔부상)을 위해 큰 소리로 으르렁 거리고 그 때문에 도서관의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도서관 문을 나서서 더 이상 돌아오지 않게 된다.

제 자리에 있어야 할 어떤 것이 그곳에 없을 때의 허전함이란. 도서관은 조용하고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안정이 되지 않는다. 규칙을 중시하는 도서관장님에게서도 생기가 사라지고.

이를 보다 못한 (사자를 썩 좋아하지 않는 듯했던) 맥비씨는 사자를 찾아 나서고 사자에게 새로운 도서관 규칙이 생겼음을 알린다. "네가 알면 기뻐할 일이 있어. 도서관에 새로운 규칙이 생겼단다. 으르렁거리면 안 됨. 단,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그러니까 다친 친구를 도와야 할 경우 같은 것 말이지."

다시 도서관에 나타난 사자. 그 사자를 보기 위해 달리는 도서관장님.

때로는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아무리 도서관이라 해도 말이죠.

1, 2학년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도서관의 분위기도 그림책에 잘 묘사되어 있고, 그 곳에서 책을 보는 일이 참 행복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그림책이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사자의 모습도 분명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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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웃 엄마한테 소개받았는데 책은 아직 못 봤고 알라딘에서 미리보기로만 봤어요. 중고샵 기웃거리는 중~ㅎ
보물창고에서 나온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도 재미있어요. 도서관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죠.^^
 
이상한 화요일 비룡소의 그림동화 84
데이비드 위스너 글.그림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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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응은 미처 살피지 못했다.

앞서 읽은 같은 작가의 <<구름 공항>>도 쉽지만은 않은 느낌이었는데, 이 책도 어려웠다.

화요일 저녁 8시쯤, 갑자기 개구리들이 연잎을 타고 붕붕 날아가고 물고기들이 그 모습을 놀라서 쳐다보고, 새들이 놀라서 달아나고, 식사하던 어른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텔레비전을 보다 앉아서 조는 할머니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계속 주무시고... 개구리들은 할머니들을 대신해 리모컨을 누르면서 TV를 즐기고, 개구리를 쫓던 개는 떼로 덤비는 개구리들에 기겁해서 달아나고... 그리고 개구리들은 다시 자기의 자리로! 여기저기 널려 있는 연잎을 보고 경찰들은 그 정체를 조사 하는데, (사건의 진상은 헤아리지 못한 듯하다.)

다음 주 화요일, 저녁 7시 58분에는 돼지가 날기 시작한다.

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어렵다.

시사하는 바가 뭘까?

책에 대한 설명은 책 속에서 찾기 어렵다. 먼저 읽은 다른 이들의 생각을 살짝 훔쳐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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