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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읽고 싶었던 책이다.
췌장암 진단을 받고 남겨진 3~6개월간의 생을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특히 자라는 동안 아버지의 가르침과 추억을 가지지 못할 자신의 어린 아이들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인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을 것이다.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살아서 들려주어야 할 부모로서의 가르침, 예를 들어 옳고 그름, 현명함, 인생을 살면서 부딪히는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등에 관한 것을 해 줄 수 없는 그는 카네기멜론대학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면서 정직함, 고결함, 감사할 줄 아는 마음, 평소 그가 귀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것들은 비디오 테이프로 녹화되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며 이 책은 그 강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랜디포시는 이야기 한다.
부모제비뽑기에 승리했다고 이야기 하는 그는 부모에게서 받은 가르침들을 자신의 생활 속에 잘 담아내고 있다. 모든 어른들 또한 자신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들이 부모에게서 왔다는 것을 알 것이다. 랜디포시 교수의 자녀들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자신들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렇게 노력한 아버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려고 애쓴 아버지를 기억 할 것이다. 비록 너무 어리기는 하지만, 그 어린 시절에도 지워지지 않을 몇 장면이 있으리라. 18개월 막내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제비뽑기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리라. 그리고 감사하게 되리라.
그의 부모는 그에게 많은 자유를 허락했다. 그 자유는 방임과는 다른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자유였다. 우리 아이가 자기 방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면 나는 과연 그러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는 학교 게시판 같은 커다란 판 하나를 붙여 주는 것이다. 그는 혹시 방 벽에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가 있다면, 나에게 베푸는 호의라고 생각하고 허락하라. 그래도 괜찮다. 고 이야기 한다. 쉽게 허락할 수 있지는 않겠지만 깊이 생각은 해 보게 될 것이다. 그를 위해서 말이다.
기초부터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그 어떤 화려한 것도 해내지 못하며, 자신감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조언. 그가 말하는 헤드페이크. 과정에 푹 빠져 들 때가지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진정 배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는 속임수로 스포츠를 배우면서 팀워크, 인내심, 스포츠맨십,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을 익히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말은 내게 무척 의미있는 말이니 기억해 두어야겠다.
가능한한 긍정적인 문장 구사하기. 그를 진단한 울프 박사는 "죽기까지 얼마나 남았지요?"라는 질문에 "아마도 석 달에서 여섯 달은 좋은 건강을 유지할 것입니다."라고 했고 디즈니 월드의 사람들은 "공원은 언제 닫아요?"라고 물으면 "놀이공원은 여덟시까지 '열려'있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는 교수 안식년에 어릴 때부터의 소원인 '디즈니에서 일하기'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 목표는 저절로 이루어졌냐고? 그럴 리가!) 그는 죽어가는 마지막까지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오늘과 여기를 살아낸 사람이다.
네덜란드 삼촌이라는 아주 오래 된 말이 있다고 한다. 타인에게 정직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한다. 그에게는 앤디 밴 덤이라는 네덜란드 삼촌이 있었다. 그는 "랜디, 사람들이 너를 거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안된 일이야. 그렇게 되면 네 인생에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니까."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넌 멍청한 놈이야."라고 알아들으면서 랜디는 자신의 멘토인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노라 이야기 한다.)
<뒷자석에 음료수 쏟기>를 읽으면서 또 한 번 대단한 그에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새 차에서의 규칙을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누나를 보며 멋진 이 총각 삼촌은 음료수 캔을 따서 뒷자석 천 시트에다 쏟아 버렸다고 한다. 사람이 물건보다 소중하기 때문에. 그는 음료수를 쏟은 일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했다. 독감에 걸린 크리스(조카)가 뒷자석에 먹은 걸 다 토했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12년 전쯤 그의 조카들이 일곱살, 아홉살이었을 때니, 그 때의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 아이들에게 자신이 한 것처럼 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자신이 죽고 나면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주말마다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함께 해 달라고. 생각나는대로 재미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달라고 부탁했다. "너희 아버지는 그가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도 너희들과 시간을 보내주기를 부탁하셨어."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가 쏟아내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
*우리가 불평하는 데 쓰는 약간의 시간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어릴 적'과 '꿈'이란 단어를 같은 문장에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든 내 관심을 끈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해라. 공통점을 찾아라. 최적의 만남 조건을 만들어라. 모두가 이야기하게 해라. 문 앞에서 나를 버려라. 서로를 칭찬해라. 대안을 내놓으려면 질문 형식으로 해라.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생기는 것이다.(세네카)
*첫 번째 펭귄이 되어라. 적이 은밀히 잠복해 있을지도 모르는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 반드시 어느 하나는 첫 번째 펭귄이 되어야 한다. '최고의 실패상'보다는 더 나은 '첫 번째 펭귄상'. 빛나는 실패에 주어지는 상을 일컫는 말로 참 근사하다.
*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은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은 인간들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행위 중 하나다.
*나는 최고의 지름길은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은혜에 보답하라 : 누군가 당신을 위해 했던 일을 당신도 다른 이들을 위해 하세요.
*준비를 생활화하는 다른 방법은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오버헤드 프로젝터에 쓰일 여분의 전구를 가지고 온 친구 이야기)
*무성의한 사과는 아예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가끔씩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때때로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되고 그것이 당신이 일생 동안 품어왓던 꿈을 이루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하라. 그저 묻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자주 당신이 듣게 될 대답은, "물론이죠."가 될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왜? 왜? 왜?" 하고 묻는다. 우리 집의 규칙은 한 단어로 된 질문은 하지 낳는 것이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느 ㄴ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랜디 포시 교수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원에도 불구하고 2008년 7월 25일 새벽에 생을 마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