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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방통 독서감상문 쓰기 ㅣ 신통방통 국어 1
주미 그림, 유지은 글 / 좋은책어린이 / 2011년 1월
평점 :
이번에 읽은 신통방통 시리즈 중 희망이는 일기쓰기가 제일 괜찮다고 합격점을 주었지만, 나는 이 책이 제일 좋았다.
독서 지도를 하면서 그 목표를 '쓰기'보다는 ;즐겁게 읽기'로 잡고 있지만,
재미있게 읽은 책을 기록으로 남겨보게 하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일기쓰기와 아울러 독서감상문만 잘 써도 따로 논술학원을 다닐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독후감 쓰기는 정말 천편일률적이어서 많이 안타까운데,
이 책은 이런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의 말을 빌려 말해보자면,
독서감상문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한 책읽기'다.
나의 친구가 되어 준 책에게 답례하는 것이 독서 감상문.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글이 독서감상문이며, 독서감상문의 변신은 무죄라는 것.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운 독서 감상문쓰기. 얼마나 신 나는 일인지.
하지만, 이런 자유 속에서도 지켜 나가야 할 글쓰기의 3단계는 기억해야겠다.
모든 글을 쓸 때는 삼단구성을 잊지 말라고 교과서는 이야기 한다.
처음-가운데-끝으로 개요 구성을 먼저 해야 하는 것.
그렇다면 이 셋 중 가장 중요한 알맹이는 무엇일까?
어느 하나라도 빠짐이 없어야 완성도 있는 글이 될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꼽아 보라면 가운데가 되겠다.
처음과 끝은 글을 조금 더 맛깔스럽게 하는 장치인데, 그렇다면 어떤 내용들을 포함하는 것이 좋을까?
처음부분에는 책을 읽게 된 동기나 이유를 적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면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여서다.'라고 적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예를 살짝 들여다 볼까?
정말 심심한 하루였다. 민건이는 수원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 갔고 지우는 감기에 걸렸다. 마침 짝꿍 은지가 선물해 준 '피노키오의 모험'이 보였다. 표지에 있는 피노키오는 코가 길었다. 왜 그런지 궁금해졌다. (음... 짝꿍 은지가 왜 책을 선물해주었는지도 살짝 궁금해지네~)
그리고 가운데 부분에는 샌드위치처럼 줄거리와 느낌을 섞어 적으라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아, 내가 어릴 적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정말이지 "심봤다~"를 외치고 싶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줄거리를 잔뜩 쓰고, 나도 주인공을 본받아야겠다고 적었을 때,
나는 중요한 사건을 내 생활 경험하고 빗대어서 적으면서 내 이야기에 책을 줄거리를 자연스럽게 녹여갔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기특한 어린 시절이었네. ㅎㅎ)
그래서 항상 아이들에게도 그런 형식으로 쓰라고 이야기해 왔었는데,
이번에 너무나도 적절한 표현 하나를 찾았다. '샌드위치처럼!!!'
독후감 쓰기 할 때, 꼭 이야기 해 줘야겠다.
마지막으로 끝부분에는 전체적인 느낌을 정리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이 책의 예를 보자면,
피노키오가 무사히 할아버지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거짓말을 하고 말썽을 부렸지만 잘못을 깨달으면 착하게 살 수 있다. 피노키오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제페토 할아버지의 사랑이 참 감동적이다. 피노키오가 항상 행복하면 좋겠다. 그리고 난 거짓말을 하고 싶을 때는 피노키오의 코를 기억하고 꾹 참아야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선물해 준 은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이 책은 부산에 계신 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다는 연락을 받고 기차를 타고 내려 가던 중 심심해진 힘찬이가 다른 칸을 엿보았는데 그곳에서 옛이야기의 다양한 악역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독서 감상문에 대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만점인 책이었다. 후크선장, 놀부, 팥쥐 엄마, 신데렐라의 새엄마 등... 항상 억울하다는 그들을 위한 새로운 결말쓰기도 독후감의 변신이니, 힘찬이를 따라 어린이 독자들도 시도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는 중에, 독후감 쓰기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도와주고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대상 연령은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가능할 것. 글자 수에 힘들어하는 1학년이라면 부모가 읽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