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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아저씨 ㅣ 책가방 속 그림책
김미소진 지음 / 계수나무 / 2019년 4월
평점 :
펑 아저씨는 발명가다.
행복한 발명가.
그런 펑 아저씨의 한 가지 걱정거리는 결정장애가 있다는 것.
발명가 펑 아저씨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발명품을 만들기로 한다.
통통한 당근과 오래된 낡은 안경과 종이 한 장과 몽당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지우개 한 조각에 반짝이 비법 가루를 넣어
피라미드 모양의 발명 상자에 넣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당근 할아버지는 펑 아저씨의 고민을 대신해 준다.
무엇이든지 즉각즉각 고민하지 않도록 알아서 다 해결해 준다.
그러는 동안 펑 아저씨는 자기 정체성을 잃게 된다.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갈등과 고민의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며,
그런 시간들이 모여 근사한 나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펑 아저씨도 깨닫고는
당근 할아버지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보내기로 한다.
여전히 무언가를 결정하려면 시간이 많이많이 걸리지만,
이제 그 시간이 더 이상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고 여긴다.
무언가 결정할 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지만, 결국은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리는 거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조언한 이에게 무언가 살짝 그 책임을 미루고 싶어질 때가 있다.
내 인생, 내가 선택하며 사는 것.
그 책임도 남이 아닌 내가 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