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마녀 길벗어린이 문학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위니 겝하르트 가일러 그림, 백경학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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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다. 일단 프로이슬러의 책이라면 무조건 읽기로 맘 먹었다.  (그 중에서도 <<크라바트>>가 최고였다.) 

127살 꼬마마녀는 마녀들의 잔치에 가지 못해 속이 상했다. 500살, 600살이 넘게 사는 마녀들의 세계에서는 꼬마마녀 정도의 나이로는 잔치에 갈 수 없다. 몰래 참석한 잔치에서 고모마녀 룸품펠에게 들키고 만다. 여왕 마녀 앞에서 더 좋은 마녀가 된다면 내년 잔치의 초대를 생각해 보겠다는 답을 듣고 꼬마마녀는 좋은 마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쁜 사람을 골려주고, 착한 사람을 도와주면서 요술책을 보며 열심히 주문도 외웠다. 그런 모습을 고모마녀가 검은 구름 속에서 자꾸 엿보는 것이 신경 쓰이지만, 그래도 뭐 좋은 일을 잘 하고 있으니 걱정이 없다.  

여왕 마녀 앞에 나서서 다음 잔치 초대의 허락이 떨어지는 순간 나타난 고모마녀가 짠 하고 나타나서는  지난 일 년동안 꼬마 마녀가 한 일을 지켜보고 기록 해 두었다는 보고서를 가지고 오는데 

 땔나무를 줍는 아주머니들을 도와준 일 부터 시작해서 못된 산지기를 혼내 준일, 그리고 꽃 파는 소녀와 맥주통을 나르는 마차꾼, 군밤장수 얘기까지 . 또 황소 코르비언을 구해 준 일과 눈사람에게 요술을 부린 일, 새알 도둑을 혼내 준 일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듣던 꼬마마녀는 고모마녀가 자신이 한 일을 정반대로 보고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고 순간 당황하면서도 고맙기만 하다.  

그런데 다 듣고 난 후 여왕 마녀는 "이런 돼먹지 못한 것을 하마터면 내일 밤 브로켄 산에 초대할 뻔했군! 에이, 이런 못된 마녀 같으니라고!"라고 이야기 한다. 마녀들의 세계에선 선행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꼬마마녀는 순진하게도 알지 못했던 것.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마녀는 누구였을까? 마지막 반전은 책에서 만나 보시라고 여기에 적는 것을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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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천재 클레멘타인 동화 보물창고 26
사라 페니패커 지음, 최지현 옮김, 말라 프레이지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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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발표회를 한다는데 자신의 재능이 뭔지 몰라 고민인 한 소녀가 있다.  나도 한 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학 때 교생 실습을 하면서 수업 전개를 하는 하는 친구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면서 감탄과 동시에 왜 내게는 저런 아이디어가 없는가 하고 가슴 아파 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 이야기를 엄청 잘 하는 것을 보면 부러웠다. 왜 내겐 저런 특별한 능력이 없는가 하고 말이다. 음치라고 이야기 하는 언니 말에 초등학교 때 주눅이 들어 지금껏 노래방 가서 즐거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대학 때 시창 시험에서 혹시 낙제점을 받지 않을까 싶어 정말 열심히 시창 연습을 하기도 했다. 키도 좀 더 크면 좋겠고, 얼굴도 좀 더 예쁘면 좋을텐데... 이렇게 가지지 못 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니 행복하지 않았다. 마음을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고개를 조금만 돌리니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나를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거기다 내가 가지지 못 해서 가지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소망은 나를 조금 더 변화 시키기도 하였으니!  

나도 꽤 창의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늦게나마 요즘은 느끼기도 하는데, 그걸 다른 사람이 알아줄 때가 있어 더욱 신난다. 말을 잘 하고 싶었던 내게 "선생님은 책을 많이 읽어서(사실은 아니지만 아이들 눈에는 확실히 그렇다.) 우리에게 하는 말들이 가만히 듣고 있으면 다 옳은 말이라서 잔소리라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안 들고 할 말이 없게 만들어요. 생각 해 보면 다 옳은 말이거든요." 하는 너구리군의 칭찬은 최근에 들어 본 가장 좋은 칭찬이었다.  

한 강연회장에서 수녀님이 천지창조에 대한 강의를 하시면서 이 세상을 만드신 하느님이 하신 말씀은 "보시니 좋더라."라는 거였다고 말했더니 어떤 사람이 강연 후 다가와서 "하느님이 저를 만드시고도 그런 똑같은 말씀을 하셨을까요?"라고 묻더란다. 수녀님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울 정도의 박색이었지만, 틀림없이 그렇게 생각하셨을거라고 말했단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다음에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나 인사를 하더란다. 그런데 그 사람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변해 있었단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우울해 하던 사람이 자신의 보물을 뒤늦게나마 발견한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얼굴은 성형을 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겠지만, 마음이 바뀌면 덩달아 표정과 분위기는 분명히 변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게 그 사람은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아있다.   

아이들이 가진 재능-이미 넘치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성적표를 작성할 때 가끔 도대체 어떤 좋은 말을 써 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아이들이 있다. 그래도 생각하고 생각하면 장점이 없는 아이란 없다. (물론 시간은 걸린다. 그 아이들의 장점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개인적인 노력을 하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되어서 아이들의 능력차는 자꾸 나나 보다.) 아이들은 그들을 믿어주고 격려해 주면 지금은 부족하지만 변화할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능력이 아닐까? 아이들의 그런 무한한 가능성이 참 부럽다.  

사설이 길었다. (여기까지 다 읽은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기도 하다.) 책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런 자신의 숨은 능력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기의 장점을 찾아보면 어딘가에서 그 숨어 있는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자신만만하던 다른 친구들과 달리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었던 클레멘타인은 난장판이 되려고 하는(큰소리만 빵빵쳤지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아이들)공연장을 잘 정리해 주는 재능발표회의 총감독으로 데뷔를 한다. 그 재능을 잘 알아채준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그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라라>>도 클레멘타인과 같은 역할을 했지만 그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가슴 아프다.) 재주 없는 아이들은 없다!

멋진 클레멘타인을 아이들의 친구로 만들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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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라라 / 초등 5학년 공부법>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엄청나게 큰 라라 푸른숲 어린이 문학 17
댄디 데일리 맥콜 지음, 김경미 옮김, 정승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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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기법을 소개 한 책은 어딘지 모르게 딱딱하면서 학습 분위기를 몰씬 풍긴다. 그리고 글쓰기 기법 중 소개 된 책들을 보면서 이 책을 읽었네, 안 읽었네 하면서 손 꼽아 본 기억이 난다.  

이 책 또한 글쓰기 기법이 소개 된 책이지만, 한 편의 동화 속에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가르칠 때면, 주동 인물이 어떻고, 반동 인물이 어떻고, 갈등이 있어야 이야기가 재미있는데... 하면서 열심히 침 튀기면서 이야기 하던 것들이 이 동화를 한 편 읽음으로 해서 저절로 습득될 수 있는 훌륭한 선물이라는 사실은 이 책이 더욱 고마운 이유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따뜻하고 친절한 성품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 하는 라라~ 결국 아이들의 따돌림은 라라에게 더 나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곳으로 떠나도록 하는데... 가해자인 아이들 또한 낄낄 거리면서도 양심은 살아있을 테니 철 들면 그 사실이 상처가 되어 기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아니, 반드시 그래야 한다. 남에게 고통을 준 아이들이 두 다리 뻗고 잔다는 것은 뭔가 불공평하다는 사실. 내가 억울할 지경이다.) 

학교에서 글쓰기 공부를 배우는 주인공 래니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자기 반에 전학 온 '엄청나게 뚱뚱한 라라'를 내세운다. 그 주인공에 반하는 대표 인물로는 조이가 있다.   

각 소제목별로 이야기의 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글쓰기 기법을 만날 수 있다.

등장인물에서는 이 글을 쓰는 아이인 래니가 소개 되고 있다. 래니의 성격과 그를 둘러싼 환경들(배경이 되겠다.)이 아주 간략하게 소개 되고 있다.  

발단에서는 덩치가 거대한 산과 같아서 전한 온 날 온 교실의 아이들 입이 쩌억 벌어지게 한 '엄청나게 큰 라라'가 소개된다. 인물과 배경의 소개, 사건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발단의 진행도 순조롭다.  

각인이란 본능적으로 가지는 학습 양식 중 하나로서, 특정한 시기에 습득한 후 영속성을 가진다고 작가는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래니에게 라라의 등장은 엄청난 충격으로 각인 되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라라를 등장시키게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멈추어진 바로 그 순간을 포착 해 낸다는 것은 이야기의 소재를 찾아내는 작업이 되겠다. 

악역이란 놀이와 연극 따위에서 악인으로 분장하는 배역을 말하는데 이야기의 갈등 구조를 이끌어 내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이야기에 갈등이 없다면 이야기는 힘을 잃게 될 것이다. 갈등 구조를 얼마나 멋지게 끌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엄청나게 큰 라라를 제대로 골탕 먹이고 놀려 줄 악역이 필요한 것이다. 악역의 행동은 도를 넘어서면 더 좋을 것이다. 조이 축 당첨이다. 조이가 어떤 일들을 꾸미는지는 책으로 만나 보시길~ 

배경, 학교에서 가르칠 때도 무척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다. 배경이 달라지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야기 구성에서 배경 선정은 무척 중요하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두 곳으로 잡을 수 있다. 라라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학교, 교실이 그 첫째요, 라라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래니가 살고 있는 래니의 집이 그 두 번째가 되겠다. 래니!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중요 인물이다. 래니의 가정환경은 보호 받고 자라야할 4학년 여자 아이에게는 적당해 보이지 않는다. 이 말은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서 적당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이야기 전개상 매우 잘 선택 된 배경이다.) 래니가 처한 환경은 썩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화란 등장인물끼리 주고받는 이야기를 말한다. 동화책에서 대화는 무척 중요 해 보인다. 적당한 배분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간혹 어떤 책은 대화가 너무 넘쳐 나는 탓에 오히려 읽기가 껄끄러울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의 작중화자인 래니는 자신이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에 대화글을 넣어 보려고 애쓰고 있다. 그냥 서술형식으로 쓰는 것보다는 대화글을 넣어 보는 것이 조금 더 고난위도의 기술이라 여겨진다. 아이들의 글쓰기에서는 적어도 그렇다. 일기쓰기에서도 대화글을 매끄럽게 적을 수 있는 아이들은 흔치 않은 것만 보아서도 그렇다. 

대립이란 어떤 일이나 사람이 주인공의 말이나 행위에 반대하는 것을 말한다. 지겨워진 이야기에 다시 활력을 넣는 작업이다. 래니는 라라를 놀리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는 조이를 등장시킨다. 아무리 조이가 놀려도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짓고 대응할 줄 아는 라라는 조이보다는 한 수 위인 아이다. 두 인물의 대립이 확실하다.

주변인물이란 이야기의 진행을 도와주는 부수적인 인물을 말한다. 주연보다 뛰어난 조연들은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감칠맛 나는 연기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그런 점에서 부수적인 인물 설정 또한 신중해야 하리라. 조이가 대표적으로 라라를 골탕 먹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다른 아이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 중 한 명으로 래니는 매디를 데리고 온다. "쳐 먹어, 돼지야."는 좀 심한 말이지만 그로 인해 주인공인 라라를 돋보이게 한다. 그 밖의 몇 명의 아이들의 행동도 주인공인 라라의 성격을 두드러지게 한다. 마음씨 좋은 라라를 말이다. (참, 이 소제목에서는 반어적 표현에 관한 언급이 있다. 거짓말과의 차이점 설명은 아이들에게 해 줄 만한 이야기다. 거짓말이란 상대가 진실을 모르기를 바라는 말이지만, 반어적 표현은 상대 또한 그 말이 하고자 하는 속뜻을 정확하게 알아차리기를 원하면서 하는 말이다.) 

갈등! 이야기에서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 대립과 아주 비슷한 것인데 등장인물들 간의 대립과 충돌을 일컫는 말이다. 조이 일당이 라라에게 퍼 붓는 각종 모욕적인 말과 행동들, 결국 라라를 엉덩방아 찧게 만들고, 식판을 엎어 뒤집어 쓰게 만드는 상황이 연출된다.  라라가 조이에게 보내는 쪽지에 나타난 조이가 처한 입장을 통해 갈등이 잘 해결 되지는 않을까 하는 복선도 어느 정도 숨어 있는 듯하지만 글쎄~ 

긴장! 뭔지 모를 두려움과 긴박감을 말한다. '장날'이라는 연극의 대사를 외우지 못해서 쩔쩔매는 래니를 도와주는 라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라라는 연극에 출연하지도 못 하면서 아이들의 모든 대사를 다 외운다. 

위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다. 이 대목에서는 '글쓰기의 속임수'에 대한 언급도 있다. 사실은 그러하지 않지만, 그런 것처럼 쓰는 것 말이다. 배역을 정하기 위한 연기 심사가 이루어진다. 라라의 숨은 진가(연기에 대한)가 발휘되는 대목이다.  

반전에서는 태클이 하나 걸린다. 반전이란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 되지만 그 일 말고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연기의 배역이 발표되려고 하는 순간 선생님들끼리 의논을 해 보고 알려 주겠다고 한다. 아마 래니가 예상 한 것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세부내용이란 가장 좋은 그림이 되어 줄 수 있는 세세하고 구체적인 낱낱의 내용을 말한다. 래니는 연극 연습을 하는 삼 주간의 시간을 이 곳에 담아 두었다. 그 내용 중 동사만으로 이야기를 꾸미는 방법에 대한 언급이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엄청나게 큰 라라는 미소짓다/돕다/제안하다/일하다/옮기다/칭찬하다/흥얼거리다/걷다(천천히)/먹다(혼자서)/앉다(혼자서) 와 같은 식이다. 

전환이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갈 때, 딴 곳에 들르지 않고 곧장 가는 것을 말한다. 루크 오빠와 래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고 있으며 라라는 여전히 더 많은 놀림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승이란 뭔가 일어날 큰일을 위해 슬금슬금 다가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조이 일당이 무언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 라라를 위해서(?) 말이다. 

절정이란 갈등과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로, 주제가 선명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연극은 시작되었고 아이들은 대사를 잊었다. 하지만, 모든 대사를 다 외운 라라가 무대 뒤에서 이 문제를 해결 해 준다. 래니를 응원하러 온 루크 오빠의 모습도 눈부시다. 

그리고 초절정! 사물의 진행이나 발전이 더할 수 없는 최고의 경지에 달한 상태. 이 부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할까? 연극이 끝나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을 세운 라라와 무대 배경을 만든 아이들도 인사를 하는 시간. 라라만을 위해 마련 된 특별한 자리(?)에서 라라는 물벼락을 맡고 만다. 물풍선과 함께 떨어지는 돼지들은 누구를 위한 축하의 세러머니일까? 그렇게 우리의 주인공 라라는 상처를 안은 채 아이들의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라라가 떠난 후 후회를 한다고 해도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책을 통해 글쓰기 기법을 공부해서 참 좋긴 했지만, 이야기의 마무리는 가슴이 아프다. <<내겐 드레스 백 벌이 있어>>를 읽었을 때의 그 씁쓸함이 똑같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엄청나게 큰 라라~ 라라가 만나는 새로운 세계에서 라라는 더욱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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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 말려 길벗어린이 문학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조경숙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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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런저런 책들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정말 괜찮은 책으로 말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 푸우를 이야기로 만나는 재미! 그리고 싱거운 듯 한 그 이야기에 피식피식 웃으면서 긴장이 탁 풀리는 기분! 

아이는 잠자리에서 내게 무척 재미난 이야기를 해 달란다. 그것도 지어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긴 스타킹을 신은 삐삐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해 달라."는 딸아이의 요구에 <<내 이름은 삐삐롱스타킹>>을 탄생시켰다지만, 나는 그저 "내가 그럴 능력이 되면 벌써 동화 몇 편은 썼겠다."라고 이야기하고 만다. 그리고 그 순간 나의 상상력의 빈곤에 갑자기 막 우울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아이 아빠는 나름대로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 아이들을 잠자리에서도 키득거리게 해 준다. 요즘 한창 '치약이 나라'의 이야기에 열중인데, 우리 희망이 만약 자기가 작가가 된다면(꿈이 너무 많아 셀 수가 없다.) 제일 첫 책으로 <<치약이 나라 이야기>>를 지을 거란다.  

그건 그렇고, 이 책도 우리 아이들만큼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는 아빠의 재미난 이야기다.  

친구 생일 선물로 꿀단지를 들고 가야겠다고 맘 먹다가, 너무 좋아하는 꿀이니 조금만 먹어야지 하다가, 홀라당 다 먹고는 꿀단지만으로도 친구는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 귀여운 곰돌이 푸우~ 책을 읽다보면 푸우의 매력에 정말이지 홈빡 빠질 것이다. 참 재미있고 이야기의 수준도 저학년에 적당할 듯하나, 이 책은 희망이 보고 읽으라고 내밀기에는 글자가 제법 많다. 지금도 조금씩 읽고는 있지만, 조금 더 키워서 읽으라고 주면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즐거운 독서, 경쾌한 독서, 느긋한 독서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선택하여 보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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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카르페디엠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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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속에서 참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다.

<<마틸다>>의 하니 선생님은 아이의 잠재된 재능을 제대로 키워주는 그런 선생님이고,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의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 주었다. 페트리샤 폴라코의<<선생님 우리 선생님>>의 링컨 선생님, <<에스퀴스 선생님의 위대한 수업>>의 저자인 에스퀴스 선생님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면서도 나를 가르치는 나의 좋은 선생님이 되어준다. 그들을 통해 넘보지 못할 위대한 참스승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좋은 선생님들은 정말이지 끝이 없다.  

이 책의 고다니 선생님은 그 중에서도 정말이지 강렬한 인상을 남겨 준다. 어쩜 발령 초기 나의 모습에 고다니 선생님과 닮은 어떤 모습이 있지도 않았을까 생각 해 보며 세월과 함께 많이 퇴색해 버린 참 스승상을 다시금 새겨 본다.

고다니 선생님의 데쓰조와 미나코 같은 아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가끔 만나는 우리의 아이들이다. 고다니 선생님과 나의 차이는 바로 이런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이리라. 첫 모습은 그녀와 내가 다르지 않으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다른 것 같다. 나는 아직 부족한 교사기에 그녀를 통해 교직관을 다시 세워 보고 가슴 따뜻한, 아이들의 사정을 잘 헤아리는 그런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매일매일 다짐하는 것으로 그 죄책감을 대신한다. 

나를 스쳐 지나간 아이들... 

특수학급에 입급되어 다른 아이들과는 무언가 달랐던 아이들도 있었고, 가정 환경만 조금 좋았더라면 더 나은 능력을 발휘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준 친구들도 있었고, 지나치게 많이 꾸짖어 두고두고 미안한 아이들도 있었다. 나로 인해 발전하는 아이들이 그래도 나로 인해 좌절하는 아이들의 수보다는 많다는 믿음으로 내가 하고 있는 만큼의 노력이라도 칭찬받고 싶어하는 부족함에 또 한 번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책 머리에 "나는 이 책이 싫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가 밉습니다."라고 썼다는 일본 어느 교육대학생의 글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글을 다 읽은 후 정말 잘 이해 되었다.

이 책을 읽은지 2년이 되었다. 처음 책을 읽던 날 연구실에서 너무 감동적인 책 한 권을 만났노라 말씀 드리니 같은 학년 선생님께서는 도대체 왜 그 선생이 훌륭한가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라신다. 나도 한 번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시며. 그런데, 똑 떨어지게 그 내용을 잘 전달할 자신이 없어 그저 한 마디 했을 뿐~ "진짜 감동적이에요. 한 번 읽어 보세요."했다. 미술 치료사 자격증이 있으셨던 선생님은 ADHD성향을 가진 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더니 아이를 위해 상담을 하여 주시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치료는 2회 정도를 끝으로 그만두고 말았는데... 암투병으로 세상을 달리 하신 선생님은 어쩜 우리 주변에 계신 많은 고다니 선생님 중의 한 분이 아니셨을까?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예전과는 달리 교사를 대하는 사회적인 시선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정말 멋진 교사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도 그 점을 잘 알기에 고다니 선생님을 만들어 내신 것 아닐까?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데쓰조처럼 이해되지 않는 아이, 미나코처럼 제어되지 않는 아이가 있으며 우리 교사들은 언제든지 그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나는 고다니 선생님처럼 그 아이들을 온 몸으로 이해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은 조금 있다. 내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하리라 맘 먹어 본다. 하지만, 앞서서 자잘한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반의 평범한 아이들부터 보듬어 안는 법을,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지는 공부를 해야겠다. 고다니 선생님이 데쓰조로부터 들은 "고다니 선생님 조아(좋아)."라는 말을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서 자주 듣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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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3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리뷰 쓰셨군요~
나는 리뷰대회 마지막 도서로 요걸 올리려고 생각했는데~ 될려나 모르겠습니다.^^

희망찬샘 2009-12-01 06:3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정말로 화이링이에요.

요구르트소녀 2009-12-0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저 선생님의 제자 선요예요.. 선생님 정말 많은 독후감(글)을 쓰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