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 웅진책마을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김중철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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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관련 된 여러 편의 이야기가 있는데, 내가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이야기는 <기가 막힌 생각>이다.

믿어주면 변할 수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놀라운 변화를 느껴보니 나도 이렇게 할 수 있겠다는 용기도 생긴다.

이유없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

뚱뚱하니까, 공부를 못 하니까, 남이 놀리니까...

이러한 부당한 대우가 얼마나 서로에게 상처를 남길 지를 생각해 보고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이 책은 선물해 줄 것이다.

<순간 사진>에서는 남의 숨기고 싶은 순간을 몰래 포착해서 그것을 가지고 낄낄거리는 슈테판에게 보여주신 선생님이 일침이 너무나도 멋졌다.

굶주리는 세계의 친구들을 생각해 볼 시간을 줄 <디륵은 인도 사람과 무슨 관계가 있지?>를 읽으면서는 밥 한 톨 허투로 버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남을 도울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에서는 자신이 저금한 모든 돈을 낸 에리카의 말이 인상적이다. 자신이 돈을 내는 것처럼 아버지, 어머니도 돈을 내라고 하는 에리카에게 아버지는 만 원을 내겠다고 하는데, 에리카는 그것이 너무 적다고 한다. 어머니의 설명을 빌리자면,

"내가 보기에 에리카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에리카 저금통에 있는 돈은 본래 에리카가 모형 부엌을 사려고 모은 거예요. 베버 씨네 가게에 있는 건데, 오천 원이예요. 앞으로 육백 원만 더 모으면 돼요. 그런데 에리카는 모형 부엌을 안 사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 돈을 다 내겠다는 거예요. 모형 부엌을 못 갖게 되니까 마음이 아프죠."

그 말을 듣고 아버지는 올해 지으려고 하신 한증 목욕탕을 포기하셨고, 어머니는 설거지 하는 기계를 포기하신다. 엄마나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 내 것을 포기하면서 마음이 아프지만, 동시에 더 큰 기쁨을 선물받게 된다.

<자샤와 엘리자베트 할머니>에서는 우리 마음에 품고 있는 누구에게나 있는 평화를 읽어볼 수 있다.

<왜 할아버지는 텔레비전 탐정극을 못 보았나>에서는 적이 곧 동지가 될 수 있는 상황, 그 덕에 목숨을 건진 이야기가 나온다. 평화는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을. 그 평화를 방해하는 외부적인 것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면, 평화라는 것을 얻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이 책은 이야기 한다.

아이들이 한 편 한 편 소중한 이야기를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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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펠에게 책 좀 읽게 해주세요! 한림 저학년문고 15
사스키아 훌라 글, 우테 크라우제 그림,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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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접해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을 뿐이라는 (사)행복한아침독서의 한상수 이사장님의 말씀에 무척 공감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책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아이들은 책읽기와 관련한 좋은 경험을 이끌어 줄 어른이 주위에 없었고, 책읽을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왜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하는 많은 어른들을 볼 때,

그런 분위기 조성에 기울이는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느낄 때가 많다.

아이가 책을 안 읽는다고 애태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이끌어주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말이다.

하지만,

나름 자신있다고 하는 나조차도 한 해를 반성하면서 살펴보면,

여전히,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불편한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1학년 아이들이라 감정을 감추지 않는 솔직한 우리 아이들.

지금 현재 책이 저엉말 싫다고 외치는 아이들이 5명 정도 된다. (26명 중)

그 중에 또 몇 명은 그런 말을 하지만, 이제는 제법 긴 책도 가려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꼭 해마다 정말 걱정이 좀 되는 아이들 한 둘은 남는다.

여러 모로 애를 써 보아도 쉽지 않은 아이들,

부모와의 밀착된 관계가 아이들의 독서성향을 바로 잡아 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보지만, 잘 안 될 때가 많다.

여튼, 이 책은 이렇게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책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난 책을 무지 싫어하는 무펠.

게다가 그 선생님은 자기만 책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기를 바라신다.

여러 차례의 상담은 엄마를 고민하게 만들고, 그리고 엄마는 아파트에 입구 게시판에 이런 광고를 내기까지!

아이디어 급구!

무펠이 책을 한 권이라도 읽게 해 주신 분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메뉴는 스프, 요리, 후식으로 이어지는

정식 코스요리입니다.

특별히 드시고 싶은 음식을 미리 주문하셔도 됩니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누가 과연 이 미션을 성공할 수 있을까?

책읽기 이외의 모든 것이 자신있는 무펠, 책읽기가 아니라도 인생의 즐거움이 넘쳐나는 무펠에게 책을 읽도록 만들어야 한다니!

이 책은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으면 아이의 흥미 분야를 공략하라는 가르침을 하나 준다.

책을 읽게 하는 것,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 책을 읽도록 만드는 것은 특별한 노력과 '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이가 책을 안 읽어 고민이시라면, 진지하게 그 첫단추 꿰기를 다시 해 보면 좋겠다.

무펠은 관심 분야를 확장해 가면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겠지? 독서도 은근 중독성이 강하니 시작만 잘 해 준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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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눈을 보았니? 꿈터 책바보 6
질 르위스 지음,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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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기 직전, 영국에서 날아왔다는 소식~ 2011 영국의 어린이들이 직접 투표하는 권위있는 아동 도서의 프리미엄 상 중 하나인 레드 하우스 어린이책상 수상!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아이들이 주는 후한 점수를 받은 걸까? 하는 궁금증이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음... 뭐랄까? 한 폭의 수채화를 본 느낌? 한 편의 서정시를 읽은 느낌?!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함께, 세 아이의 우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가 순전히 허구가 아닌 인간과 물수리와의 실제 일화에 감명을 받아 쓴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살갑게 다가온다.   

물수리가 어떤 새일까? 이 책의 원제인 Sky Hawk로 찾아보니 나오지 않는다. 우리말로 물수리를 찾아보니 

물수리 [osprey]조류 | 브리태니커 
fish hawk라고도 함.
몸길이는 약 65㎝ 정도이고 해안과 내륙 수로를 따라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생활하는 크고 날개가 긴 매.
물수리과(―科 Pandionidae)에 속하며 수리과(Accipitridae)의 물수리아과(―亞科 Pandioninae)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몸의 윗부분은 갈색이고 아래쪽은 흰색이며 머리에도 흰부분이 있다. 물 위를 날면서 먹이를 찾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길고 구부러진 발톱으로 잽싸게 먹이를 잡는다. 발톱 밑에 날카로운 가시들이 있어서 먹이를 잘 잡을 수 있다. 먹이를 잡은 후 안전한 장소에 가서 먹는다. 먹이를 먹은 후에는 물 위를 낮게 날면서 먹이를 잡았던 발을 닦는다.
남아메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번식하며, 남아메리카에는 겨울에만 나타난다. 번식 때는 높은 나무, 작은 섬들의 지상에, 그리고 절벽의 편평한 암석 위에 홀로 혹은 집단으로 둥지를 짓는다. 북아메리카에서는 이 종의 수가 1900년 이후로 급격히 줄었는데 DDT의 영향 때문으로 생각되며 1980년대 들어와서 다시 수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1910년에 멸종되었다가 1959년에 다시 나타났다. 둥지는 직경이 2m 이상 되는 거대한 구조로서 막대기를 아무렇게나 배열해서 만든다. 뚜렷한 점이 있는 2~4개의 알을 낳고, 약 5주 후 솜털로 덮인 새끼가 부화하며 암수가 함께 기른다. 어린 것은 6~8주 후면 날 수 있다. 

  (다음 백과사전 검색)'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작가의 홈페이지(www.gilllewis.com)를 방문하면 놀랄만한 물수리의 여행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작가의 편지'를 읽고 사이트를 찾아 보았다.  

그녀의 홈에서 퍼온 사진 한 장.  
물수리의 모습이 이렇게 생겼나 보다. 어린시절부터 동물 사랑이 남달랐던 작가는 수의학을 공부하였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였으며 아름다운 일화를 만나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세계 20여개국에 번역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출판한 꿈터 출판사는 야생조류 보호 GPS(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위한 캠페인에 큰 후원을 했다고 하니 이 책의 의미는 생태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서도 각별하다고 하겠다.   

  

만남 
물수리와 아이들의 만남 : 아이오나와 칼룸은 물수리라는 매개를 통해 친구가 된다. 야생조류이면서 희귀새인 물수리를 나쁜 사람들의 손에서 보호하고자 둘은 자기들만의 비밀을 만들어 낸다. 물수리가 스코틀랜드에 머무르는 동안, 그들을 관찰하며 은밀한 비밀을 누리는 행복한 시간을 가진다. 위험에 처한 암컷 물수리를 구해주면서 아이오나는 물수리에게 천국에서 내려온 그리스 여신 '아이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위성송신기 장치를 등에 붙이면 아이리스가 아프리카로 날아갔다가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오는 것을 구글어스를 통해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야생동물보호소의 해미쉬아저씨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코드를 알려준다.아이들과 아저씨와 그리고 칼룸의 가족은 물수리의 둥지가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도록 하자는 약속을 한다. 칼룸의 아버지와 형, 그리고 해미쉬 아저씨는 칼룸과 아이오나에게 그들만의 특별한 비밀의 장소(나무 위)에 근사한 집을 지어준다. 이 책 표지의 그림처럼 말이다.

헤어짐 그리고 또 다른 만남
친구와의 이별 : 티격태격 다툼 이후 물수리라는 고리로 맺어진 두 아이는 슬픈 이별을 맞이한다. 뇌수막염에 걸린 아이오나의 죽음이 갑자기 닥친 것이다. 물수리의 그림만을 남긴 채 아이오나는 머나 먼 나라로 떠나 버린다. 뭐야~ 이거. 주인공은 죽으면 안 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칼룸의 슬픔. 아이오나는 죽기 전 칼룸에게 아이리스를 부탁한다.  

긴장 : 물수리는 위성장치를 단 채 다른 나라로 떠났고, 칼룸은 아이오나 대신 비밀을 공유하게 된 오랜 친구인 랍과 이안과 함께 아이리스의 여행 위치를 파악한다. 스페인을 지나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고 그러다 사하라 사막을 지날 즈음 아이리스의 신호가 사라져 버린다. 아이리스를 마음으로 응원한 덕분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신호가 나타나 칼룸은 안심을 한다.아이리스는 세네갈을 지나 감비아 강을 날았다. 아이리스에게 비슷한 일상이 펼쳐지자 마음을 다시 놓게 된 칼룸의 관심이 느슨해질 즈음, 진짜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신호가 한 곳에만 계속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이리스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칼룸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감비아 강 주변의 호텔이나 숙소, 생태환경동물보호와 관련한 단체나 회사, 학교나 병원, 새를 연구하는 연구소 등에 도와달라는 이메일을 보낸다. 과연 아이오나에게 한 약속을 칼룸은 지킬 수 있을까? 

또 다른 만남 : 감비아의 제네바 카에게서 날아든 편지 한 통. 제네바는 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년데, 병원에 날아 온 편지에 대한 답장을 의사 선생님이 대신 써 보라고 했다며 말을 연다. 그 나라에서 쿨란장고라고 하는 그 새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제네바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아이리스를 찾아내고 (발목에 RS라는 고리가 달려있다.) 아이리스를 치료해 주어서 비행을 도와준다. 그 인연으로 두 아이는 새로운 친구가 되고 서로 아이리스의 이야기로 묶이게 된다. 그곳에서는 제네바의 병을 치료할 수 없지만, 무언가 제네바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칼룸은 모금 활동을 열게 되고 그게 지역 신문에 알려지면서 물수리라는 희귀새 때문에 작은 마을의 이야기가 텔레비전에까지 나오고 여기저기 알려지게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전체는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를 피해 아이리스의 둥지를 지켜 나간다. 이제 물수리의 둥지는 아이들만의 비밀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비밀이 된 것이다.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네바는 무사히 치료를 받아 다리가 나았을까? 두 아이는 만났을까? 칼룸은 아이오나와의 약속을 무사히 지켰을까? 아이리스는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자기 둥지로 돌아왔을까? 어쩌면 당연한 해피엔딩이 예상되지만, 그래도 그런 예상이 싫지 않았던, 마지막이 되어간다는 것이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문학성이 뛰어나다고 추천해 주신 분 말씀처럼, 이 책은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었다. 감수성이 풍부한 고학년 여학생이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참고로 사진 하나 펌~

27일 물수리(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 한 마리가 포항시 형산강 상류에서 숭어 한 마리를 낚아채 가자, 붉은부리갈매기들이 먹이를 빼앗으려 쫓아가고 있다. 물수리는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을 하고 한반도 남부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로 국제보호종이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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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4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0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동화 보물창고 36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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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뭇 가지 사이에 아이의 커다란 눈동자와 벌어진 입이 보인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놀란 걸까? 

큰누나의 결혼 준비로 바쁜 가족들은 롭의 일상에는 관심이 없다. 롭은 평소대로 자기의 비밀 장소에서 이웃집을 엿본다. . 사사건건 시비로 이웃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는 칼로웨이 부인이 하는 일을 엿보면서 고양이 애물단지로 인해 정신없는 집안에 작은 사건을 보태는 자기를 떨떠름해 하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느라 불만이 가득 차 오른다.  

미국작가추리협회 상인 '에드가앨런포상'을 세 차례나 받았다고 하는 미국최고의 추리소설 작가가 쓴 어린이를 위한 첫 추리소설이라는 수식은 책을 무척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초반부는 바쁜 일상의 나열들로 지루하기만 하였다.  

그러고 있는데 희망이가 "난 이 책 절대로 안 읽을 거예요." 한다. "이 책 재미있는 책이래." 했더니 책의 뒤를 펼쳐 보이면서 "보세요. 살인 사건이 있었다잖아요. 난 무서운 건 읽기 싫어요." 한다. 읽어서는 안 될 뒷표지의 글을 덜커덕 읽고야 말았다. 추리소설에서는 이 부분을 안 읽는 것이 좋은데 말이다.  

체리나무 위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주고 이해해 줘야 할 가족들이 모두 바쁘다는 핑계로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늗나면 얼마나 속상할까요? 특히 아주 무서운 경험을 했을 때는 더욱 그렇겠지요. 11세 소년 롭도 그랬을 거예요. 그날은 온 가족이 큰누나의 결혼식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날이었어요. 가족들은 롭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지요.... 

우연히 체리나무 위에서 칼로웨이 부인의 죽음을 목격한 롭은 부인을 떠미는 어떤 손을 보았고, 그 범인을 고양이 '애물단지'가 할퀴었다는 단서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위협받는 목숨,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는 가족들 대신 그 비밀을 혼자서 파헤치기 위해 부인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데... 범인과의 대면은 롭을 더욱 위기로 몰고 간다.  

저녁 시간 책을 붙들고 있다가 이내 꾸벅거리는 나는 가끔 책을 부작용없는 수면제로 이용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가슴이 콩닥거리는 긴장감은 오래만에 책을 읽으면서 느껴보는 또 다른 경험이다.  

희망이같은 어린애에게는 읽히고 싶지 않지만, 무섭거나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당기는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흥미롭겠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발휘되는 침착함은 한 아이의 목숨을 건져냈으니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것을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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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문고판) - 완역본 네버엔딩스토리 30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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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푸른책들에서 네버엔딩스토리로 저렴한 가격의 양질의 도서를 꾸준히 내 주심에 감사 드린다. (사)행복한아침독서의 한상수 이사장님도 제안하신 바 있지만, 학급문고용 저가 도서 내지는 문고판 도서 등으로 도서구입의 부담을 낮추어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을 저렴하게 볼 수 있도록 출판업계가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이 출판사에서는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반갑다.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름난 책들이 이 시리즈로 다시 나오고 있는데,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저렴하고 가벼워서 좋긴 하지만, 글자가 작아서 읽기가 조금 불편하거나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 그 정도만 감수할 수 있다면 현재 31권까지 나왔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이 도서의 시리즈를 모두 갖추는 일도 근사하리라 생각된다.   

어린 아이들도 다 아는 동화작가 안데르센. 우리는 또한 그의 작품을 아주 많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내가 언제 그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이 있었던가 말이다.  

어린 시절 무수하게 읽어 왔던 <벌거벗은 임금님>, <엄지 공주>,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인어 공주>, 그리고 최근에 다양한 버전으로 여러 권을 접한 <눈의 여왕>, 내게는 처음 만나는 이야기인 <밤꾀꼬리>까지!  

음악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은 지휘자가 누구인가를 따지고, 다른 지휘자가 지휘한 곡은 같은 곡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이듯이, 외국 작품은 번역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가도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생각한다.  

우리가 어린 시절 읽은 책들은 제대로 된 번역서가 아니라 새롭게 줄이거나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조미료를 듬뿍 친 그런 책들은 아니었는지. 때로는 그 결말마저도 마음대로 왜곡시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덕에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안데르센동화는 원작과는 상당히 달라져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안데르센 동화의 원작이 지닌 향기와 의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애써서 우리말로 옮겼다(이옥용 옮김)고 한다.(펴낸이의 말에서) 

각 이야기의 제목부터 낯설게 번역되어 있지만, 읽는 내도록 아름다운 묘사들로 동화의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 된 상태로 느낄 수 있어 참으로 좋다.  

<황제님의 새 옷>에서는 허영에 들떠 있는, 가식적인 어른들의 세계를 잘 꼬집어 주어서 통쾌하다.  

<꼬마 엄지둥이> 이야기에서 엄지둥이의 모험에 가슴 졸이기도 하면서, 선행의 아름다운 되갚음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이끌어 주어 다행이라 여긴다.  

<못생긴 아기 오리>에서 아기 오리는 안데르센의 분신과 같은 존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언젠가는 비상하리라는 생각은 삶의 고통을 이기게 해 줄 것이며 고난을 극복한 뒤의 행복을 달콤하게 맛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근사한 일이다.  

<성냥팔이 소녀>에서 불쌍한 소녀의 하늘나라 여행길이 더 이상 슬프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 내리고,  

<막내 인어 공주>에서는 목소리를 마녀에게 주고 두 다리를 얻어 사랑하는 왕자님을 찾아간 막내 공주 보다도 동생을 위해 머리카락을 마녀에게 바치고 시간을 벌어 온 언니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해가 뜨기 전에 이 칼을 왕자의 심장에 찔러야 해. 왕자의 뜨거운 피가 튀어 네 두 발을 적시면, 다리가 붙어서 물고기 꼬리가 될 거야. 그러면 너는 다시 인어가 되어 바닷속에 있는 우리에게 돌아와서 소금기가 있고 죽어 버린 물거품으로 변할 때까지 300년을 살 수 있어. 어서 서둘러! 해가 뜨기 전에 왕자든 너든 누군가 한 명은 죽어야 해!" 자기 목숨보다도 더 사랑한 왕자를 위해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막내공주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어떤 여운으로 남아있게 될지. 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처음으로 접하는 이야기라 낯설지만, 착한 일을 계속하면 300년 뒤에 불멸의 영혼을 갖게 되지만, 마음이 예쁜 아이들을 만나 빙긋이 웃게 되면 300년 중 일 년이 줄어들 수 있다 하니 세상 어린이들이여, 물거품이 된 막내 공주를 위하여 착하게 살지어다.  

<밤꾀꼬리>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이야기인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밤꾀꼬리와 그 노래를 자기만의 것으로 가지려 했던 황제의 이야기였다. 진정한 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참된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밤꾀꼬리의 노래에 감동한 황제의 눈물 한 방울이 이 다음 죽음의 문턱에 선 황제의 손을 잡아 준 따뜻한 명약이 되었다. 다시 날아가지 말고 늘 곁에 있어 달라는 황제의 부탁을 받은 밤꾀꼬리는 황제가 가지려 했기 때문에 잃어버렸음을 가르쳐 준다. 자랑하려 하지 말것. 자신만의 비밀로, 둘의 관계는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자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눈의 여왕>! 이 동화도 어린 시절을 넘어 어른이 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모두 일곱 가지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첫째 이야기를 보면 인간의 나약하거나 사악한 마음들이 왜 비롯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오만한 악마의 잔혹한 장난이 빗어낸 아픈 상처들. 선하거나 아름다운 것을 비추면 사악하거나 추하게 보이는 거울을 만든 악마들은 그것을 들고 하느님과 천사들에게 다가간다. 거울은 요동치며 악마의 손을 벗어나 산산이 부서져 인간들의 눈에, 심장에 콕콕 박히게 되는데... 그 중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게어다'와 '카이'의 마을까지 가서 카이의 심장과 눈에 박히어 곱고 고운 소년을 나쁜 아이로 변화 시킨다. 눈의 여왕을 따라 사라진 카이를 찾아 나서는 '게어다'의 모험이 여러 편의 이야기에 걸쳐 펼쳐진다.  

다 아는 이야기라고 우습게 보지 말 것. 동화를 원작자의 솜씨대로 맛 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임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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