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스케치북에 그린  무슨 아이템 상점.  그림이 꽤 정교하다. 화폐 단위는 루찌(?).



모 방송의 오늘 아침 프로그램에 탤런트 송옥숙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나왔다.

"난 엄마가 없으면 못 살아!"라고 말하며 애교를 부리는 아이.
텔레비전 앞에서  아이템 상점의 물품을 그려 넣고 있던 딸아이가 하는 말.

"난 엄마가 없어도 살 수는 있어. 물론 있으면 훨씬 좋기야 하지만......"

언젠가는 이런 독후감을 써서 나를 놀래켰던 아이다.
이금이의 <밤티마을 삼형제>를 읽고 학교에 냈던 숙제에.

-- 아빠가 만약 새엄마를 데리고 오면 새엄마라고 무조건 싫어하지 않고
착한 사람이면 나도 잘 대해 주겠다.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아무튼 먼훗날 보여주기 위해 그의 야멸찬 말을 기록으로 남긴다.








게걸 & 새초롬. 마이 도러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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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7-02-2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도러, 라고 쓰니 재밌네요.
귀여워만 보이는 저 아이가 굉장히 현실적인데요?
훗날에 저걸 보여 주신다니... 정말 야멸찬 기록이구요. ^^
재밌게 잘 읽고 가요. 반가워요.

paviana 2007-02-2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서운하고 싶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님의 맘 너무 잘 알겠어요.

국경을넘어 2007-02-2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메~~~ 주하 얼굴이 너무 이쁘네요 ^^* 그림도 기가 맥히네요

건우와 연우 2007-02-2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의 미래가 궁금해요.^^
쿨한 연애소설의 주인공같은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지...^^

마태우스 2007-02-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이 아닌데요. 정말 사실적이구 계획성도 있어 보여요. 흥행성도 물론!

로드무비 2007-02-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 흥행성에서 귀가 번쩍.^^

건우와 연우 님, 쿨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매몰차서
연애나 할 수 있을지요.ㅎㅎ

폐인촌 님, 그림 칭찬과 아이 얼굴 이쁘다는 말씀에 헤벌쭉.^^

파비아나 님, 흑흑, 아시죠?

이게 다예요 님, 예전에 '마이 도러'라는 카테고리가 있었거든요.
영어를 못하면서 혀를 심하게 꼬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저를
조롱하는 거라고 할까.ㅎㅎ
아이의 말실수나 야멸찬 말 기록해서 두고두고 놀려먹으려고요.
저도 보통 야멸찬 엄마가 아니랍니다.
반갑습니다.^^


얼음장수 2007-02-2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훨씬 잘 그리네요. 진짜로ㅠㅠ
어이쿠, 새초롬한 따님 얼굴에 반해버렸습니다요.

진주 2007-02-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우산그림은 어린 소녀가 그렸다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넘 잘 그렸어요!
주하얼굴이 점점 더 예뻐지네요^^

아앗..그리고 저도 오늘 그 플그램 봤어요.
그 집 딸래미, '난 엄마없인 못살아'하기 전에 무슨 말 했는지는 기억나시나요?
엄마가 촬영때문에 자주 '집에 오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했잖아요.
제가 얼마나 허걱,했게요....히유...
7살 짜리가 솔직하게 그렇게 말하고나선 나름대로 무마시킨다고
난 엄마없인 못 살아. 했잖아요.
엄마없이 못 사는 것도 진심이란 건 알지만
왠지 너무 영특하게 보여서 간담이 서늘했다는....
으음...^^;;

로드무비 2007-02-2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님, 전 고양이 그림이요.
말씀해 주신 대목은 제가 놓쳤나 봐요.
그런 말을 했다니 놀랍네요.
아이가 좀 조숙해 보이긴 하던데.
주하는 언사가 좀 과격합니다.
그런 부분은 엄마를 닮았는지.
말을 너무 솔직하게 하는 것도 능사가 아닌 것 같아요.^^

얼음장수 님, 전 '게걸' 쪽이 더 이쁜데. 헤헤~
만화를 좋아해서 그림도 만화풍입니다.^^


2007-02-28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07-02-2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한번 또 놀라고 갑니다^.^
주하 정말 캡이에요^^

sudan 2007-02-28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대와 장롱은 500루찌인데, 어째서 우산은 700루찌, 강아지 집은 무려 1,000루찌인건가요! 어우. 저 제멋대로 가격 진짜 귀엽잖아요.

2007-02-28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3-0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정말 정교해요. 표정이 천차만별이군요^^

에로이카 2007-03-01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찌"라는 화폐단위가 어디서 나온건가요? 그림을 참 잘 그리네요... 로드무비님은 따님 때문에 참 좋으시겠어요... ^^

kleinsusun 2007-03-0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주하는 꼬마 철학자 같아요.^^
근데....상점 그리는게 숙젠가요?
아님 재미로 그냥 그린건가요?
궁금해요. 왜냐면.....전 숙제가 아닌 일로 그림을 그려본 기억이 없어서...ㅋㅋ

2007-03-01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03-02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에겐 주하 언니의 특훈이 필요해요. 우리 아인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툭툭 눈물을 흘립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난 엄마 아빠랑 어른 되도 같이 살고 싶어. 헤어지기 싫어. 엉엉" -.-;;

로드무비 2007-03-0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 반대 조선인 님, 도리어 주하가 마로에게 감성교육을 좀
받았으면 하는디요.
주하는 걸핏하면 "나중에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이라고 한답니다.
발랑 까진 지집애.ㅋㅋ

도화지 두 장을 덧대어 창문을 님, 에고고, 수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처음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다 드네요.
기대하겠습니다.^^


수선 님, 숙제는 시간 닥치면 부랴부랴 하고 딴짓만 한답니다.
그놈의 아이템 상점 지겨워요.
가입하라고 조르지 않나.
꼬마철학자 소리는 왕년에 좀 들었는데(애가 하도 인상을 쓰고 있어서)
오랜만에 들으니 반갑군요. 설령 오해로 하신 말씀이라 하더라도.^^

에로이카 님, 모르겠어요. 넷마블인지 야채부락리인지
메이플 스토린지 그 어느 곳에서 통용되는 화폔가?
물어볼게요.ㅋㅋ
전 아무 생각 없이 루피인 줄 알았지 뭐예요.
처음엔 아이 사진을 안 넣었는데 답글이 하나도 안 달려서
유인용으로 넣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3=3=3

쓸데없이 질질 짜고 울고불고 님, 저도 그게 질색인 사람인데.
그,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지요?
인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수단 님, 오야 맘인 거죠, 뭐.
아니 주인 마음.ㅎㅎ
뭐 하고 있나 가보면 저 짓 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웃기는 건 동주도 옆에서 제 몫의 종이 놓고 누나를 따라 하고
있다는 거죠.^^

마노아 님, 애가 좀 그래요.
참한가 하면 엄청 덜렁이고.
입이 짧은가 하면 또 좋아하는 음식은 엄청 먹어대고.^^

얼룩말 님, 아마 님의 매력을 조금 닮지 않았는지.=3=3=3

루찌와 캐쉬 님, 오랜만입니다.
로알드달 새책 소개를 해주셨더군요.
잘 지내셨죠?
흥행성이라 해봤자 지가 셈에 좀 어두워서요.ㅎㅎ
돈은 밝히는데 계산은 잘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sooninara 2007-03-0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걸 사진이 너무 이뻐서...놀랐습니다^^
아이템 팔면 대박 날듯..

로드무비 2007-03-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 님, 쪽박이나 안 차면 다행.ㅋㅋ
게걸 사진 이쁘죠? 으쓱=3

비로그인 2007-03-0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님, 어째서 컬러가 아닌거죠? 전 노란우산으로 주십시오. 안쪽은 아주 새까만
색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그리고 겉에 이니셜은 'S' 라고 새빨간색으로 박아주세요.
하지만 금액이 '700루찌'인데 미화($)로 어떻게 되나요.. 언젠가 들어본 통화인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만화책이었을거라고 확신합니다만? (웃음)

그런데, 장롱은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게다가 고양이나 개가 '500루찌'인데...
우산이 '700루찌' 라니. 분명 하늘을 날 수 있는 특수한 것일거라고 기대하면서
주문은 어디로..?

아, 햄스터집에 갇힌 스펀지밥이 무섭습니다.

아키타이프 2007-06-0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짱공주납시오.
그림 실력마저 출중하시오니 받들어 모시지 않고는 못 배기겠나이다.

아키타이프 2007-06-0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찌하니까 버찌가 생각나네요. 저희 국민학교 국어책에 나온 이야기였는데 꼬마가 상점에 물건 사러 가서 돈 대신 버찌인가 올리브인가를 주인에게 내미니 주인 아저씨가 아무렇지 않게 돈대신 받아들면서, 더군다나 거스름돈까지 내준다는 이야기인데 혹시 아세요? 이 얘기 아직도 실리는가 모르겠네요. 어린 마음에 콕하고 박혀서 잊혀지질 않는 따스한 동화였어요.
 




설에 형님이 냉동시켜둔 중간 크기의 새우를 한 바가지 나눠 주셨다.
며칠 전 해동해 보니 양이 너무 많아서 다시 얼리기도 그렇고
생새우가 아니니 구워 먹기도 그렇고  이 기회에 아구찜처럼 요리해 보자는 생각이.......
미나리도 없이 콩나물만 사서 있는 재료로만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

재료(3인분)

새우 20~30마리(크기에 따라 알아서......), 생굴 한 주먹, 콩나물 한 소쿠리 가득,
찧은 마늘 두 큰술, 올리고당(혹은 요리당) 두세 큰술, 고춧가루 서너 큰술,
후춧가루, 참기름, 대파, 녹말가루나 찹쌀가루 한술


만드는 법

1. 콩나물은 될 수 있으면 몸통이 통통한 재래시장 것으로 사서 대가리(와 긴 꽁지)를 딴다.

2. 끓는 물에 콩나물을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망에 담아 물기를 뺀다.

3. 굴도 차가운 물에 씻어 물기를 빼두고.

4. 껍질을 까서 깨끗이 씻은 새우와 굴에 맛술을 뿌려준 뒤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살짝 볶다가
콩나물과 고춧가루와 마늘, 올리고당(설탕도 무방)을 넣고 센불에서 볶는다.
녹말가루를 약가느이 물에 풀어 붓고 참기름과 대파는 마지막에 넣고 한번 더 볶아준다.

5. 큰 접시에 담고 깨소금과 호두 땅콩 빻은 것(혹은 믹서에 간 것)을 듬뿍 뿌려주면
맛이 한결 구수하다. 고춧가루나 청양고추를 추가하는 걸로 매운 맛 조절.
주의할 것은 콩나물을 너무 삶으면 아식아삭한 맛이 없어지고 볼품없어진다는 것.
새우는 큰 놈일수록 먹음직하고 미나리나 미더덕 등을 준비, 넣어주면 더 좋겠죠?




지난번에 올린 신김치 닭매운탕이 너무 맛있었다며 어제  어느 님이 긴 메모를 남겨주셨다.
그 칭찬에 고무되어 부랴부랴 올리는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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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7-02-27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면서 침만 흘리는데, 따라해보는 사람도 있는거군요!
전에 올리신 메생이국이 (다른것보다는)쉬워보여서 따라해보려고 했는데, 우리 동네 까르푸에는 메생이를 안 팔더라구요.

에로이카 2007-02-2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보기만 해도 침이... 굴을 넣으시는군요.. 옛날에 꼭 늦가을 무렵이면 우루루 몰려가던 술집이 하나 있었어요... 그 집에 "해물콩나물찜"이란 안주가 있었어요... 우린 해콩찜이라고 불렀는데, 콩나물 엄청 넣고, 미더덕, 홍합, 오징어 등이 쬐끔씩 들어가 있는... 그러니까 로드무비님의 새우찜은 아구찜은 아니지만, 제가 먹던 해콩찜보다는 훨씬 업그레이드된 "꾸-진"(발음주의!)이군요..

주말 메뉴 결정!!! 감솸다... ^^

2007-02-28 0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2-2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래간만에 아구찜대신 해먹어봐야겠어요.
음 아구찜 안 먹은지도 오래되었구나...
음 거기다 이번 주말엔 맛나게 먹어줄 오마니도 여행가시네요..
어쨌든 전 새우가 좋으니 꼭 해 먹을거에요.ㅎㅎ

로드무비 2007-02-2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 님, 생새우는 구워 먹고, 냉동새우나
싼 수입 새우는 찜해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찜에는 아무래도 새우가 많이 들어가니.
콩나물을 듬뿍 넣어 새우 값을 좀 절약하는 것도 좋고.
맛있게 해서 드시고 사정이 되면 사진 좀 올려주시와요.^^
(전 오늘 저녁 아귀찜 해먹을 겁니다.)

에로이카 님, 학생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벽과 천장에
주렁주렁 걸어놓았던 신촌의 한 주점 아주머니가 떠오르네요.
그 집도 콩나물해물찜과 계란말이가 유명했었는데.
오징어랑 미더덕 듬뿍 넣어주면 바로 해물찜이 되는 거죠, 뭐.
재료 한두 가지 없더라도 없는 채로 대강 해서 먹으면 됩니다.
벼르기만 하다가 아예 못 먹는 것보다 낫지요.
주말 메뉴도 꼭 성공하시길.^^

sudan 님, 제 냉장고 스티커가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흙.
더러 제가 올린 대로 음식 해서 드시고 맛있었다고
메모 남겨주는 분이 계셔요.
언젠가 님의 메모도 받아볼 수 있기를.^^


건우와 연우 2007-02-2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요~

sudan 2007-02-2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스티커 예뻤는데요? 로드무비님의 스티커 보시는 안목 -_-b
전에 로드무비님의 '심플'한 취향과 스티커는 안 어울린다고 했었는데, 취소해야 되겠던데요? ^^

로드무비 2007-03-02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 님, 하하, 페이퍼 올리고 님 오시길 기다렸거등요.
그런데 -_-b는 무슨 뜻인가요?
얼마전 블루님이 어떤 댓글에 -_-a라고 하셔서
저는 아무 생각 없이 -_-b라고 응수했는데. ^^;

건우와 연우 님, 좋지요.^^

2007-03-02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7-03-1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악....................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새우가 아니라 그 어떤걸 넣어도 맛난 찜이 될 듯 해요!

로드무비 2007-03-14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공주 님, 정말 맛있었답니다.
간단하고요.
아귀찜은 물이 많이 생겨 새우찜보다 맛이 별로더군요.
새우찜 두 번 더 해서 먹었습니다.^^

아마도요 님, 하하, 궁금했는데 고맙습니다.^^
댓글을 늦게 봤습니다.
 

금요일에 호어스트 에버스의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를 읽고
내가 제일 먼저 결심한 건 미루고 미루었던 컴퓨러 방 책상 위 정리였다.
(낯간지러워서 '서재'라는 말은 도저히 못 쓰겠다.)

더러운 집안 꼴을 보지 않기 위해 불도 켜지 않고 몇 날 며칠을 지내다가
동가숙 서가식 친구들 집을 떠돌기 일쑤인 호어스트란 작자가
책상 정리랑 무슨 상관이 있냐고?
그의 "질질 새는 바가지 같은 친구 토마스"가 처음으로 약속시간을 지킨 날,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어떤 잡지의 심리상담 코너를 읽고 인생관을 바꿨다는데
거기 실린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열 가지 심리 트릭" 중 하나가 그럴싸했던 것이다.

--잠들기 전 귀찮은 일 한 가지를 정하라.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그것을 해치워라.
벌써 한 가지를 해치웠다는 성취감에 스스로 놀라게 될 것이며,
또 이를 통해 그날 하루에너지와 활력을 얻을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26쪽)

호어스트는 일생 처음 유리창을 닦기로 했다가 바지가 창밖으로 날아가고
그걸 보고 놀라 달려나갔다가 문짝이 코앞에서 잠겨버리고 열쇠를 잃는 등 
여러 가지 봉변을 당했지만 나는 아주 사소한 사고를 당했을 뿐이다.
금요일밤 워밍업을 하는 기분으로 박스째 침대 발치에 2주째 뒹굴고 있는
조그만 CD장을 문앞에 옮겨놓았다가 그만 발을 부딪혀, 왼발 네 번째 발가락이
검푸르게 멍들고 부어오른 것 말고는......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첫번째 읽은 그의 책
<느낌으로 아는 것들>만큼은 아니었다.
순서를 바꾸어 읽었으면 어땠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귀찮은 일 한 가지를 다음날 아침에 하겠다"는
하찮은 결심 따위를 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나는 역시 호어스트의 게을러빠진 생활 묘사와 연속 실수와 능청에 배꼽을 잡았을 것이다.
그리고 제목이 좀 다른 '주옥 같은'(  '') 리뷰를 올렸겠지.

호어스트풍으로 한 가지 소개하자면,
디지털카메라가 고장나,  우리 집에서 두어 달 나뒹군 게 지난해 여름인가 가을.
그것을 본사에 보내어 수리해 보겠다고 남편이 사무실로 가지고 간 것이 몇 개월 전.
그 디지털 카메라는 아직도 출판사 책상 서랍 속에 있을 것이고,
두세 번 그를 찔러 보다가 포기하고 한 달 보름 전,
크게 세일하는 싼 디카가  눈에 띄어 과감하게 지르기에 이르렀다.


냉장고 스티커 사진을 페이퍼로 꼭 올리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음에도
카메라를 컴퓨러와 연결시켜 달라고 남편을 조르려고 마음먹는 데
무려  한 달이 걸렸다. 조르려고 마음먹는 데만.
험상궂은 표정으로 그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 것 역시 이 책을 막 읽고 난  탓일 거고.
책장수 님은 나의 처음 부탁 이후  딱 보름만에 발빠르게 거사를 실행에 옮겼다.

책상 정리는 어제 아침 남편 출근 뒤에 두 시간 걸려 해치웠다.
배고프다는 아이들 입에는 배 한 조각씩 물려놓고.
내 인생에 이렇듯 즉각적인 반응을 유발한 책이 또 있었던가?

호어스트 에버스는 정말이지 대단한 '작자'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말끔해진 책상 사진을 올릴 차례.=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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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7-02-2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한테는 별로 필요하지 않을 듯 싶은 책이네요. =3=3

로드무비 2007-02-2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 님, 님께 선물할까 했는데.( '')

urblue 2007-02-27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그러고 보니 필요한 것도 같고... (.. ) ( '')

nada 2007-02-2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암~ 두 분은 천생연분이셔요. 보름 만에 발 빠르게..ㅋㅋ 그 발 겁나 빠르기도 하여라~

2007-02-27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2-2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레그로 비바체 님, 지금 그 발은 괜찮아지셨는지요?
전 발가락 하나를 잃는 줄 알았습니다.
순식간에 시커먼 보라색으로 변하고 발등도 부분적으로
멍이 번지더군요.
그렇게 심한 타박상은 일생에 처음이었습니다.ㅎㅎ
토마토깡통이라니 끔찍합니다.
제발 조심하셔서 제 상상 속의 우아한 여인으로 남아 주시기를.
필름포럼이나 씨네큐브에서 우연히 만나는 건
더 바라는 일이고요.^^*
갑자기 남포동 원산면옥 앞 길에서
큰댓자로 넘어졌던 기억이 나는군요. 길 가다가......^^

꽃양배추 님, 나보다 더 게으른 남자
구박하면서 사는 재미도 괜찮습니다. 하하.
님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디.^^

마태우스 2007-02-2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그다음 책, 그러니까 세번째 책은 별루였어요.. 근데 처음 책이 더 낫단 말이죠??

로드무비 2007-02-2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 세 번째 책은 모르겠고요,ㅋㅋ
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출간된 <느낌으로 아는 것들>을 먼저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금요일~도 괜찮았는데 그와의 첫 만남만큼 좋지는 않았다는 거죠.
금요일~을 먼저 읽었어도 아주 좋아했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대신 느낌으로~는 조금 덜했겠죠.
인간이 우직하다보니 뭐든 첫정이어라.=3=3=3

블루 님, 경락 마사지 페이퍼 읽고 나니
책을 좀 빌려드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 ')
언제 적어준 메모를 못 찾겠네요.

Mephistopheles 2007-02-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달달 볶으면 2분안에 해결되지 않을까요..??

로드무비 2007-02-2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 님, 달달 볶는 재주가 없어서요.
구워삶는 재주는 있는데.^,.~

비로그인 2007-02-2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렇게 팍팍 찔리는건 나 역시 최강 게름뱅이이기 때문인가.
해야 할 일을 화이트보드에 줄줄이 적어놓고 실행하기까지 몇주나 팽팽~ 놀아버리는
나 같은 놈에겐 정말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은 책 -
'로드'님의 서재에 놀러오는 것이 즐거움이지만, 올 때마다 사고 싶은 목록이 불어나니..
이거 참, 난감한 기쁨입니다. (웃음)

로드무비 2007-03-0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SHIN 님, 최강 게으름뱅이.ㅎㅎ
알라딘 서재활동 중 최고의 즐거움이 바로 그 난감한 기쁨을 맛볼 때죠.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얼마나 오금이 저리는데요.
정신 차리고 보면 십중팔구는 주문 버튼을 누른 뒤죠.

그런데 참, 책 살 때는 꼭 땡스투를 누르시는 게 좋은데.
땡스투 받은 사람도 누른 사람도 책값의 1프론가 적립이 되거든요.
몇십원씩 모이면 그것도 꽤 됩니다.
모르시는 듯하여 한수 가르쳐 드립니다.^^

비로그인 2007-03-0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 이런, 안그래도 [Thank to]가 뭘까...하고 궁금하던 차에 적절한 대답.
사실, [추천하기] 버튼도 최근 처음 알아서 은근슬쩍, '로드'님의 글 어딘가에 눌러봤는데
어디냐고 묻는다면 대답 못합니다. 기억 못하거든요. (웃음)
참, 기다리던 책들이 왔습니다. 그래서 한권을 읽고 투덜대는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끙..'로드'님의 서재에서 기분전환하고 나가야겠습니다. (웃음)
 



 

 

 

 

 

 

 

우리집 햄스터입니다. 이름은 토리.
저는 동물을 무서워하는데 어느새 정이 들어서 이렇게 손을 모으고 하는
동작을 보면 자지러집니다.

 


하루에도 열 번씩 '토리'를 꺼내어 안고 노는 마이 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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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7-02-2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햄돌이의 저 앞발 모으기 신공~~ 자지러질 수 밖에 없지요~~~
털도 비단결같고 눈도 초롱초롱하고 발은 분홍색이고~~ 홍홍!!

라주미힌 2007-02-25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물 좋아하는데 내 몸도 못 추스리느라.. :-) 사진만 보면서 즐기고 있어용...

로드무비 2007-02-25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 님, 어디 아프세요?
새 안경 쓴 모습 보니 핸섬하기만 하던데......
우리집 토리는 특별히 예쁜 것 같아요.
님 보시기에도 그렇죠? * . *

브리니 님, 다른 애들도 앞발 모으기를 하나요?
전 우리 토리만 그러는 줄 알았어요. 헤헤~

2007-02-25 0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7-02-2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보러 왔어요. 토리는 정말 다른 애들보다 특별히 더 예쁜 거 같아요.
햄스터 키우기 경력 10년의 제가 말씀드리는 거니 믿으셔도 됩니다.
이 페이퍼 지우지 마세요~~

로드무비 2007-02-2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 님, 안 그래도 딸아이가 이 페이퍼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어서.
토리 소개하는 저 컬러 글씨는 지가 직접 썼걸랑요.ㅎㅎ
안 치울게요.
그러고 보니 님의 서재명이 '판다와 햄돌이의 둥지'였지요.
앙코르와트 구경 잘 하고 왔습니다. ^^

주하 맞아? 님, 예, 마무리 어쨌든동 잘하시고요.
담담하게......그리고 당당하게......
주하 많이 컸죠? 다 이 엄마의 노고 덕분입니다.=3=3=3

반딧불,, 2007-02-2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어머님 애쓰십니다^^

로드무비 2007-02-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 님, 하하, 그 보람으로 사는걸요.=3=3=3
 


스티커와 자석 인형이 붙어있는 냉장고

 


팔과 다리 몸통 등이 자유자재로 움직입니다.

 


붙여놓고 보니 반응이 좋아서 에어컨에도 슬며시.......
빨간색 액자 속의 사진은 '렘브란트 47세' 자화상.

 


짙푸른 색의 안방 벽과 조명, 올록볼록 무늬가 없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애지중지하는 원숭이, 세일하는 애견 조끼를 사입혔더니 인물이 더 훤합니다.
그리고 옆은 모아이 휴지통과 우체통 등.


몇몇 분과 약속한 대로 
냉장고 스티커 사진 페이퍼로 올립니다.
반응이 좋으면(  '')  집 이 구석 저 구석 더 찍어 올리겠습니다.=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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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4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shot 2007-02-24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했습니다. 얼렁 사진 더 올려 주세요^^ 그리고 저 스티커등등은 어디서 사셨나요?

하루(春) 2007-02-24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숭이한테 강아지 조끼를 입히시다니... 근데 원숭이 어디서 사신 거예요?

BRINY 2007-02-2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X10 그런 데서 건지신 물건들인가요? 로드무비님 센스는 알아줘야한다니까요~

로드무비 2007-02-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 님, 좀 기묘한 센스죠. 하하~
(우리 집은 거의 텐 분점입니다.)

하루 님, 동숭 하이퍼텍 나다 안의 미니숍으로 기억하는데.
6, 7년은 된 듯.^^

twoshot 님, 반갑습니다.
사진 몇 장 더 찍어볼까요?
스티커는 텐바이텐과 dcx에서 팔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스티커라고 치시면 나올 거예요.^^
(Wall stickers/dogs-color)

귀여워요 스타일 님, 좀 생뚱맞죠?ㅋㅋ
우아나 세련과는 거리가 멉니다만 제 마음에 들면 됐죠, 뭐.^^



2007-02-24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7-02-2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커도 좋은데 냉장고와 에어컨이 더 좋군요. 쿄쿄쿄...

로드무비 2007-02-2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 님, 댁의 냉장고가 많이 낡았나 봅니다요.
스티커보다 냉장고가 눈에 들어오다니.ㅎㅎ
서재 사진 아그들인가요?
꾀벗고 댕기는 형제?
구경 갈게요.^^

이 구석 저 구석 님, 신이 나서 사진 몇 장 더 찍었습니다.
나중에 또 페이퍼 올릴게요.^^

kleinsusun 2007-02-2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렘브란트 47세' 자화상을 액자에 끼어놓은 로드무비님의 취향에 반했어요.
멋져, 멋져, 넘 멋져요!^^
자랑 하나! 저 작년 암스테르담 출장 때 렘브란트 뮤지엄 갔었어요. 호홋

2007-02-25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2-2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바이는 다시 마련 님, 하하, 유쾌합니다.
그 제안도 일종의 알리바이였던 셈인데.
실패!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은 더 좋군요.^^
(고맙습니다.)

수선 님, 47세 심금을 울리는 나이요 얼굴이었걸랑요.
렘브란트의 얼굴은 47세 이후 급격히 선이 허물어지더군요.
렘브란트 뮤지엄이라니 듣기만 해도 황홀합니다.
제 취향이랄 것 없는 취향 칭찬해 주셔서 기뻐요. ㅎㅎ

nada 2007-02-25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독특해요. 저 노란둥이와 빨간둥이는 전갈인가요? 자코메티스러운 자석 인형도 멋지구염. 모아이 휴지곽 결국 사셨군요. ㅋㅋ 귀여우신 무비님..^^

로드무비 2007-02-25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양배추 님, 왜 이리 늦게 납시셨남유.
공중을 향해 짖고 있는 키스 하링 스티커는 저도 정체를 잘 모르겠어라.
(Wall stickers/dogs-color라고 되어 있으니 개겠죠?ㅎㅎ)

냉장고에 스티커와 자석 인형을 붙이던 날처럼 기쁘고 흡족한 날이
또 올까요?
모아이휴지곽도 마음에 쏙 듭니다.
코 풀 때 코감기에 걸렸다는 스트레스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검둥개 2007-02-25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빨간둥이가 딱 고 모양으로 박힌 티가 저한테 있어유. ^.^
너무너무 신기해요!!!
로드무비님, 패셔너블하시기는!

로드무비 2007-02-25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 님, 헤헤 전 추레하기가 거의 노숙 여인급인데......
스티커에 관한 한은 전문가 수준입니다.
티셔츠 입은 모습 살짝 보여줘봐유.^^

마노아 2007-02-25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주 감각적이에요. 더 보고 싶어요^^

2007-02-26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7-02-2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하여간 대단하신 님.

로드무비 2007-02-2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 님, 뭐, 뭐가요?
찔려서......^^

오래간만에 님, 얼마나 반가운지......
하지만 반갑다는 표현도 자제하게 됩니다.
세월이 그렇게 시키는군요.^^*

마노아 님, 감각적이라니 정, 정말이요?
더 보여드려야죠. 허둥지둥.^^




루니앤 2007-06-1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커 대따 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