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내가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대학 2학년 땐가 부산 영도 동삼동 무슨 세무서의 부가가치세 신고기간 도우미였다. 빼어난 미모와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의 회계학과 친구가 주선한 거였는데 영도에 살던 그녀에게 우연히 접수된 아르바이트 자리였다.  

회계학과도 아니고 더더구나 수학이라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본 적이 없는 내가 세무서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강아지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라길래 집도 무지 먼데 해보기로 했다. 출퇴근이 어떤 건가 궁금하기도 했고......

우리는 두 명의 주사에게 각자 배속이 되었는데 나를 맡은 40대 초반의 주사님은  실망하는 기색이 완연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처음 경험하는 사회, 무능력자로 밀려나기 싫어 나는 무조건 천진한 표정으로 제법 상냥하게 굴려고 노력했으니 선머슴같은 애가.....ㅎㅎ 아마 그 모습이 더 가관이었을 것이다.

나는 아침에 출근하면 마시는 커피 한잔과 점심때 얻어먹는 식당 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아, 이런 맛에 사람들이 졸려죽겠는데도 일어나 눈비비고 출근들을 하는구나,  감격했다. 퇴근 시간의 그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나이브한 분위기와 차창으로 바닷바람(태종대)을 맞으며 집에 돌아오는 즐거움은  어떻고......

우리가 하는 일은 전자계산기로 부가가치세 신고된 금액 합산해 주는 것. 가끔 실수를 하긴 했지만 이래봬도 꼼꼼한 구석은 또 조금 있어서 큰 실수는 하지 않고 잘 넘어갔다. 세무공무원들이 월급은 얼마 안되지만 잘산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가까이서 본 그들은 숨겨진 재산 따위는 하나도 없어 보일 정도로 꼬질꼬질하고 궁기가 흘렀다. 하루종일 하는 일도 너무 따분해 보였고......

아무튼 일주일인가 열흘 간의  일이 무사히 끝나는 날, 두 주사님은 맥주집으로 우리를 인도, 송별회도 간단하게 해주었다. 술이 몇잔 들어가자  말도 너무 유창하게 잘하고 거기다 멋들어진 유머까지 구사하자 내 담당 주사님이 나를 다시 보는 눈초리가 느껴졌는데 어쩌면 그것은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나는 그들과 헤어져 남포동까지 진출, 기분좋게 한잔 더 했다.

나로서는 처음 만져보는 거금. 그것도 나의 노동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여 가슴이 설레었다.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는 모른다. 한 가지 기억나는 건 당시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싶어하던 여동생과 까까머리 남동생을 위해 세고비아 기타를 사줬다는 것.

기타를 선물받고 기뻐하면서도 "세무서에서 누나 니가 무슨 일을 했는데?" 하고 의심쩍은 시선으로 묻던 남동생에게 "서류정리!"라고 뻐기며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다음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으응, 바람이 불면 책상 위 서류들이 날아가잖아. 그거 정리!"

동생은 두고두고 그 이야기를 하며 놀린다. 너무 솔직해도 탈이다.

 



 

(한 명의 시선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제목에 마태우스님 이름을 들먹여보았다.  효과가 얼마나 있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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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4-1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월급으로 동생들을 위해 세고비아 기타를 선물하셨다는 로드무비님... 뭐예요. 너무 낭만적이잖아요.....^^

인터라겐 2005-04-13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로드무비는 여기서도 역쉬 캭~은 안빠지네요...

로드무비 2005-04-1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바이트 이력 중 재밌는 게 생각나 하나 쓰려 했더니 첫 아르바이트가 떠오르고.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제 딴에는 마태우스님 풍으로 써보려고 했는데 괜찮았나요?^^
인터라겐님, 물론입니다.
술 이야기 안 빠집니다. 님의 기대에 부응코자.^^

날개 2005-04-1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아르바이트가 세무서라니! 정말로 번듯한 곳이었군요.. 저는 길에서 설문조사하기였는데..ㅎㅎ

로드무비 2005-04-13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에서 설문조사하기는 저 더더욱 못해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무지 떨었거든요. 당시만 해도......
친구 빽으로 얻어걸린 일이에요.^^

플레져 2005-04-13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롯데월드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서류 정리라니요... 흐흐...

릴케 현상 2005-04-13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첫 아르바이트는^^ 자동야구장 볼보이였는데... 9살 때(근데 돈이 떼여서 울었지)

울보 2005-04-1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글을 읽고 나서 저 그림들이 너무 이뻐요..

야클 2005-04-1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분이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첫 알바비 잘 쓰셨네요. 전 처음 번 돈으로 뭘 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

kleinsusun 2005-04-1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처음 반 정도는 진짜 마태우스님 스타일이예요.
근데...쓰다 보니 나머지 반은 로드무비님 스타일로 바꼈네요.
저는 첫 아르바이트로 받은 돈으로 스키 샀어요.
로드무비님 글 정말 잼있다.....말할 수 없는 나이브한 분위기...우하하하.

마태우스 2005-04-1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님의 글은 님 특유의 매력이 있답니다. 저는 사실 글은 잘 못쓰잖아요. 삶이 워낙 그래서 그렇죠^^ 세고비야 기타 사주신 거, 정말 감동적이어요.... 제가 그랬다면 저희도 우애가 좋았을 텐데......

마태우스 2005-04-1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구새벽별님이 라켓 사준 사람이 바로 저예요

하얀마녀 2005-04-14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마태우스님의 이름을 빌리지 않더라도 로드무비님은 이미 글로써 일가를 이루었다고 봅니다만. 로드무비님이 쓰셨다는 것만으로도 읽고 싶다구요. ^^

2005-04-14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4-1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꾸 댓글 다는 걸 까먹어요.(모든 분께 죄송!)
속삭이신 님, 저같은 인간도 사회의 일원으로 버젓하게 노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감격이었습니다. 제가 일을 좋아하는 인간으로 보이세요?ㅎㅎ
백발마녀님, 흐윽, 감격이옵니다.
어쩌면 그리 꿀처럼 달디단 말씀을 하시는지......^^
새벽별님, 마태우스님 따로 만나서 얘기하세요. 흥=3
마태우스님, 저는 사실 글은 잘 못 쓰잖아요, 라뇨.
말이야 바른 말이지 님이 잘하시는 게 글 잘 쓰시는 것밖에 더 있냐고요.^^;;
수선님, 마태우스풍으로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보기보다 어렵네요.
반응도 신통치 않고요.^^;; 아, 반응이 괜찮은 건가?^^;;


로드무비 2005-04-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2탄도 올릴까요?^^
새벽별님,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몰라도 많이 버셨군요.^^
울보님, 피규어예요. 갖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눈요기라도 하자고...^^;;
산책님, 자동야구장 볼보이, 거기다 돈을 떼였다니 너무 멋지잖아요.^^
플레져님은 역시 아르바이트도 환상적인 곳에서 하셨군요.^^

숨은아이 2005-04-1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아르바이트라... 뭐였더라. 설문조사였던 것 같아요. 받은 돈은 그냥 며칠 점심 값으로 썼을 듯. 재미없게시리. ^^ 학교 다닐 적에는 점심에 먹을 라면 값 500원하고 전철 승차권만 갖고 다녔거든요.

로드무비 2005-04-14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설문조사.
무난한 걸 하셨군요. 그런데 돈을 왜 그렇게 조금 주었을까요?^^;;
하기야, 우리나라 아르바이트 뭔들 안 그렇겠어요.
이상한 데서 일하는 거 빼고.^^;;;
 

방과후 특기활동으로 아이가 선택한 것이 세 개. 애니메이션과 영어와 컴퓨터. 오늘은 애니메이션 수업이 처음 시작되는 날이었다.

강사가 전부 미국 사람이라는 원더 어쩌구 하는 영어학원에 보내달라고 떼를 쓴 지 두 달. 한달 수강료가 17만 원인가 18만 원이란다. 나는 무조건 안된다고 했다. 친구가 다니며 재밌다고 자랑하니 저도 다니고 싶겠지. 그렇지만 초등 1학년 영어 공부에 가욋돈 십몇만 원을 쓴다는 건 죄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형편도 안되고.(책값은 20만 원을 가볍게 넘기면서...남편의 불만.)

그래서 한달에 3만 원 남짓이라는 방과후 영어공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나로서는......아주 안 시키자니 찝찝하고. 무엇보다 3만 원은 18만 원에 비하면 껌값 아닌가!

어젠가 그제 운빈현님 페이퍼에서 돈 1000원을 빌려달래서 현금인출기에서 1만 원을 찾아 그 돈을 갚는 남자 이야기를 읽었다. 잔액이 9천 얼마라 그 돈을 못 찾고 현금인출기 앞에서 만난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1000원을 빌려달랬다니......그 정도로 단돈 1000원이 몇백 원이 아쉬운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집에 와 점심을 먹고 애니메이션 교실에 다시 가야 하는데 낯선 교실 처음 보는 선생님 보기가 부끄러워 한사코 따라가자고 조르는 아이. 20분쯤 싱갱이를 하다가 결국 조금 전 학교까지 따라나섰다.

어린이집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님이 언덕배기에 빈 차를 세워놓고 끝없이 차를 닦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인사를 해온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 끝없이 차만 닦고 있기엔 날씨가 너무 좋고 아저씨가 너무 젊다는 생각.

며칠 전 동네 슈퍼에 갔다오는 길에 꽤 큰 마트의 로고가 찍힌 조끼를 입은 아저씨가 내 앞에 차를 세우더니 사골 좋은 게 있는데 반값에 특별히 주겠다고 은밀한 목소리로 제안을 해왔다. 나는 멸치국물 외 뼈다귀 국물은 좋아하지 않는지라 됐다고 거절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마트의 아저씨가 팔아서 용돈을 좀 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나보다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내 눈앞에서 두 번이나 그 아저씨는 우리 동네 여자와 흥정을 벌였고 차에서 내려 스티로폼 상자의 테이프를 뜯었다가 다시 붙였다가 했다. 그제서야 그 봉고가 몇 시간째 우리 동네 단지를 뺑뺑이 돌고 있다는 걸 알았다.

사골인지 잡뼌지 모르겠지만 스티로폼 상자의 테이프를 몇 번이고 뗐다가 붙였다가 그것도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날 그 아저씨는 어쩌다 길을 잘못 접어들었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연기하며 우리 동네 단지를 몇 바퀴나 돌았을까.

먹고살기 무지 어려운 세상이다.

 


이야기가 칙칙해서 마음을 달래려고 딸래미 사진 한장.(핑계도 가지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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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0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얘기 티비에서 봤어요. 나아졌다는데 나아지지 않은 것 같아요 ㅠ.ㅠ

날개 2005-04-0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는 여전히 깜찍한 모습으로 애간장을 녹이고,
로드무비님은 여전히 삶의 이야기를 속삭이듯 풀어놓아 가슴을 짠하게 하는군요..^^

인터라겐 2005-04-0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들 웃으면서 살수 있는날이 빨리 왔으면 싶어요..

깍두기 2005-04-0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예전에 그 사골 아저씨에게 속은 적이 있지요. 우족 좋은 거라길래 덜컥 사서는 국물을 우려냈는데, 뽀얀 국물은 커녕.....흑흑, 아까운 오만원..ㅠ.ㅠ
근데 주하는 방과 후 특기적성 많이도 합니다요? 주하가 적극적인 모양이죠? 우리 소현이는 뭘 하라 하면 고개부터 절래절래 입니다. 영어 하나 꼬셔서 하는 것도 넘 힘들어요.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 키우기 힘들어...ㅠ.ㅠ

로드무비 2005-04-0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일단 주하는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난리예요.
적극적인 성격도 아니고 그런데 이상하죠?
일단 한두 달씩 시켜보고 자기가 하겠다면 계속 시키는 거고. 아니면 말고.
그나저나 어쩌다 그 뼉다귀를 샀답니까?^^;;;
인터라겐님, 그런 날이 오겠죠?
날개님, 그 아저씨를 보고 마음이 무거웠어요. 다들 용을 쓰며 산다는 생각.
저라고 뭐 다른 줄 아세요? 나름대로 애환이......^^
물만두님, 그러니까요.
어쩌다 있는 케이스가 아니라니 그게 문제인 거죠.

울보 2005-04-0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사골이시네요..
우리신랑보고는 게를 사라고 하더런데..

로드무비 2005-04-0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빈현님, 그렇지도 않습니다.
요즘은 또 다른 스트레스의 진원지지요.^^;;;
울보님, 게라면 저 샀을 거예요.
너무 좋아하거든요.^^

릴케 현상 2005-04-0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거래처에 갔다가 그집 두 아들내미한테 시달리다 왔는데 죽갔습니다. 나 어릴 땐 안 그랬던 거 같은데(정말일까-_-) 막 올라타고 시비 걸고 흙흙... 빨리 내 애를 낳아서 딱아 패야겠다

2005-04-08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5-04-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있어요, 로드무비님. ^______^
아이고, 주하는 참 깜찍하구나 ...

balmas 2005-04-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자명한 산책님,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가서 화풀이한다더니 ...

로드무비 2005-04-0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멋있다니 기분좋네요.
(그런데 뭐가 멋지다는 말씀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음.)
속삭이신 님, 님도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
자명한 산책님 거래처 아이들이 막 올라타고...
ㅎㅎ 욕보셨습니다.
한대 패주지 그러셨어요. 거래처 사람 안 볼 때...ㅋㅋ

날개 2005-04-0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121212 

숫자가 예뻐서.. 노웨이브님이 올리신 엽서에다 자꾸 올릴려니, 참으로 미안스러워 내려왔습니다..ㅎㅎ


로드무비 2005-04-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정말 예쁜 숫자네요.
그런데 미안할 게 뭐 있어유?
전 날개님 보기만 하면 좋아서 웃음이 나오는데......

하얀마녀 2005-04-14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 3만 원은 18만 원에 비하면 껌값 아닌가!
너무 인간적이신거 아니에요? ^^
 

아무리 잘난 놈(?)이라도 결국은 남자(!)다,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한대수가 쓴 < 영원한 록의 신화 비틀즈  vs 살아있는 포크의 전설 밥 딜런>을 읽으면서도 여지없이 든 생각이다.

연예인들이 낸 책 중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책 두 권을 꼽으라면 한대수의 <물 좀 주소. 목마르요>와  이장호 감독의 친필글씨 일기장 <나는 고백한다> 이다. 난 이렇게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재능있는 인간들을 보지 못했다. 일단 책으로 자신을 표현한 사람들 중에서는......

옛날 옛날 부산 남포동을 얼큰하게 술이 취해 지나다가 내 발길을 묶었던 노래가 있다. 큰길 가 레코드가게에서 흘러나온 존 바에즈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피닉스 호텔 옆, 나는 그 레코드 가게 진열장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또 한 곡은 어느 가을날 식빵을 사러 동네 빵집에 가다 듣고 붙박혔던 노래 심수봉의 '날이 갈수록'.

그런데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이 한때 연인 관계였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이 정도면 세기의 만남이 아닌가! 그런데 밥 딜런은 존 바에즈를 외면하고 플레이보이 클럽에서 버니로 일하고 있던 여인 세라 로운즈에게 반해 그녀와 전격적으로 결혼한다.

 



사진이 많이 흔들렸다. 아무튼 나는 존 바에즈의 심정으로 밥 딜런의 새로운 연애를 보았다. 세라는 그의 첫 아내. 아이를 다섯이나 낳고 잘 살던 이 부부, 밥 딜런은 결국 자신의 바람기로 인해 기나긴 법정 싸움 끝에 아내와 아이들, 재산을 거의 잃는데......

영원한 관계, 절대적인 관계는 없는 것일까?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의 깨어진 관계가 이상하게 오늘 내 마음을 묵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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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4-0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은 남자(!)다'란 바람을 핀다는 뜻인가요? 그런 얘기는 동의할 수 없음-,.-
아무튼 새벽별님에게 책 전달하라면 주소라도 올려놓으셔야죠~

숨은아이 2005-04-07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그런 게 아니고... 그도 별수없는 남자로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별수없는 한국사람이구나, 별수없는 촌년이구나 할 때처럼. 음, 로드무비님 서재에서 제가 멋대로 대답을... ^^

로드무비 2005-04-07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3 산책님도 남자라고.^^
오늘 저의 심사가 좀 꼬였음.
주소 올릴게요.

로드무비 2005-04-07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쪽집게.^^

릴케 현상 2005-04-0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그놈도 인간이구나로 해요^^ 님들은 뭐 여자라고^^ 그러면서

水巖 2005-04-07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좋은 존 바에즈의 노래가 들려오는듯 싶은데 왜 싸우고들 그래요.
쉿 조용히 ㅡ .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들리지 않나요? 난 저 노래 가슴 아프다고요.

어룸 2005-04-0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말로 전혀 딴얘기)음, 잘생긴 제이콥 딜런은 저 토끼아가씨의 아들이로군요...ㅎㅎ절대 연결이 안되어서요^^;;;;

비로그인 2005-04-0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딴 얘기) 저는 밥 딜런 보다 루 리드를 훠얼씬, 훠얼씬 더 좋아해요!

날개 2005-04-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딴 얘기 할랍니다) 제 책은 무사히 잘 성재손에 도착했어요.. 벌써 두권 다 읽고 재탕 삼탕 중입니다..^^* 푹 빠졌네요~

urblue 2005-04-0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딴 얘기) 존 바에즈 LP가 한 장 있는데, 그걸 어찌 처리할까 생각 중...

마냐 2005-04-0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헹....결국은 남자다! 너무 명료하지 않나요? 짝짝...근데, 결국은 남자라는게...일종의 면죄부 같아요.

릴케 현상 2005-04-0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면죄부 함부로 남발하면 안 되죠 루터가 그런 거 하지 말라고 안했남=3=3=3

로드무비 2005-04-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그 노래가 '오버 앤 오버'였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
아무튼 좋은 노래 앞에서 티격태격해서 죄송해요.^^
딴 얘기하신 님들, 님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자명한 산책님, 면죄부가 어쨌다고요?^^;;;
 

지지난주 주말 부산에 갔던 건 수술 후 퇴원한 여동생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동생은 1989년인가 90년에 결혼하여 중 1, 초등 6학년의 남매를 두고 있다.

수술 후 몸이 많이 쇠약해져 동생은 다니던 학교에 1년 휴직을 신청했다. 내 편한 대로 별일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며 부산에 가는 걸 계속 미루었는데 사실을 말하면 마음 한구석에 거대한 돌덩이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동생은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1년 치료 받으며 푹 쉬면 문제가 없단다.

동생 부부와 아이들 해서 여섯 명이 들이닥치니 온 집안에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돼지 앞다리를 삶았다나? 이상하게 내 여동생은 요리, 그러니까 본격적인 요리를 잘한다. 오향장육이니 양장피 같은 것. 나는 쪼잔하고 허름한  요리랄 것 없는 음식을 잘하는 편이고. 동생이 직접 삶은 '도ㅐ지고기 요리'는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내가 먹어본 것 중 제일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었다.

저녁을 먹으며 술을 한잔 하다가 제부가 맛있는 동동주집이 있다고 하여 모두 그리로 몰려갔다. 아이들을 재워야 하니 여동생과 우리 올케는 남고. 남아서 여자들끼리 요런조런 얘기라도 나누는 것이 좋았겠으나 난 동동주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남자들 편에 붙었다. 아파트 단지 진입로에 해당하는 오르막길에 '초막'이라는 등을 단 전통주점이 있었다.

운좋게 막 나가는 손님들이 있어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는데 동네 단골들로 복작복작했다. 이상한 건 시금털털한 막걸리 냄새가 조금도 안 나는 것. 전을 부치는 고소한 냄새만 맡아지는 것이 아늑해서 너무 좋았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동동주를 한잔 따르며 나는 제부에게 늦은 인사를 차렸다. 우리 제부, 싱글벙글이다. "저는 고생한 거 하나도 없습니더. 그리고 정말로 100퍼센트 만족합니더."

1년을 휴직하고 앞으로도 신경써서 치료를 받아야 되고 하는 상황을 너무나 고맙게 받아들인다는 우리 제부. (그는 교회에도 절에도 나가지 않는다.  참고로 그는 정신과 의사다.) 수술을 앞두고 병원 계단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는 제부. 그리고 자신이 기도한 대로의 결과여서 아무런 불만이 없고 행복하다는......

우리는 그집 동동주 단지를 동을 낼 기세로 기분좋게 마셨다. 집에 전화해 봤더니 큰아이들이 안 자고 내가 가지고 간 만화에 푹 빠져 있어서 아이들 좀 보라 하고 동생과 올케보고 나오라고 했다.

'초막'이란 술집에서 나는 오랜만에 행복을 맛보았다. 행복은 별것 아니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웃으며 떠들며 맛있는 동동주와 도토리묵을 먹는 순간이 바로 행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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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3-3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경과 좋다니 다행입니다. 곧 일어나시겠지요.

로드무비 2005-03-3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고마워요. 그럴 겁니다.^^

물만두 2005-03-3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쾌차하실 겁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반딧불,, 2005-03-30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지요.
그리고 그 돌덩이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로드무비 2005-03-3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나이가 이 정도 되고보니 인생이 고해라는 말이
왜 이리 와닿는지 모르겠어요.
물만두님, 정말 고마워요.^^

숨은아이 2005-03-3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자리 축하합니다. 얼른 완쾌하시기를...

2005-03-30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3-30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야단맞을까봐 최대한 드라이하게 썼답니다. 아시죠?
전화할게요.ㅎㅎ
숨은아이님, 고맙습니다.^^

울보 2005-03-30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분이 수술도 잘되고 휴식만 취하면 좋아진다니 참 다행입니다,
빨리 나아서 님과 수다를떨고 웃고 이야기 할수 있는 시간이 올겁니다,

마태우스 2005-03-3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휴직해야 한다면 좀 큰병인가봐요? 어찌되었건 수술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님 글 읽고나니 동동주가 당겨요....

아영엄마 2005-03-3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보다 맛있게 요리한 고기가..(요즘 영양부족이라서..^^;;) 동생분의 수술경과가 좋아서 다행이옵고 1년 잘 쉬시고 건강하게 일선에 복귀하실 기원할께요~

로드무비 2005-03-30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삼겹살이라도 좀 구워 드세요.
인사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마태우스님, 다행히 얼굴을 보니 말짱하더라고요.
그집 동동주 진짜 맛있던데...안주도...^^
울보님, 요즘 그러잖아도 전화로 자주 수다떨고 있습니다.
고마워요.^^

starrysky 2005-03-30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동생분께서 수술 받으시던 날 아침에 로드무비님께서 올리셨던 굉장히 짠한 페이퍼가 기억나는데,
수술 후 경과가 좋으시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
동생 남편분의 긍정적인 모습도 정말 보기 좋고요..
빨리 쾌차하셔서 예전의 건강하신 모습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 (동동주에 부침개. 꼴깍..)

로드무비 2005-03-3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정한 스타리스카이님.
그땐 정말 그냥 가벼운 수술로 알았어요.
아무튼 지금은 많이 좋아졌으니 다행이죠.
인사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여동생도 보고 고맙게 생각할 거예요.
(오늘 이 페이퍼 보고 댓글 남겼더군요.^^)

하얀마녀 2005-04-14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편한대로 별 일 아닐거야에서 참 마음이 많이 뜨끔했습니다만 뒤로 갈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맛있는 동동주의 유혹, 그거 뿌리치기 참 어렵죠. 그런데 요리에 대한 표현이 참... 재미있습니다. ^^
 

엊그제 그 바쁜 중에 옛날 수첩들을 잠시 뒤적이며 놀았다. 나의 페이퍼들 중 '오래 된 수첩'이 참 좋다고 말씀을 따로 남겨주는 분들이 계셔서 말 그대로 나의 오래 된 수첩 10여 권을 눈에 잘 띄는 통에 담아 언제든 꺼내어 뒤적여볼 수 있게 책상 옆 발치에 두었다.

그리하여 모두 아시다시피 엊그제 김화영 선생 등을 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내 글씨로 기록된 채플린의 일절을 떠억하니 찍어 '오래 된 수첩'  페이퍼로 올렸다. 그리고 손에 잡은 김에 또 눈에 띄는 수첩 아무거나를 펼쳤더니 이런 구절이 나온다.

--지난밤 꿈. 나는 웨딩드레스 차림이 아니라  짙은 감색 재킷을 입고 누군가와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상대 남성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나는 결혼식을 본격적인 예식장에서 하지 않고 세검정에 있는 고급스런 식당 홀을 하나 빌려 조촐하게 치렀다. 드레스는 끝까지 입지 않겠다고 고집 부려 인사동의 생활한복 가게에 가서 짙은 감색 저고리와 팥죽색도 아니고 보라색도 아닌 묘한 빛깔의 치마를 골라 입었다. 주례사도 생략하고 수수한 생활한복을 입고 우리 부부는 씩씩하게 하객들 사이로 입장했는데... 그러고보니 피아노연주자도 구해놓지 않아 가족석에 한복을 곱게 떨쳐입고 앉아있던 내 여동생이 후다닥 무대로 뛰어올라가 결혼행진곡을 연주했다. 유들유들한 표정으로 웃고 서있는 늙은 신랑신부를 있는대로 째려보며......

신부화장은 그날 아침 함께 사는 내 사촌여동생에게 맡겼다. 내 눈엔 그 아이가 화장을 무지 잘하는 걸로 보여서......그 며칠 전엔 머리 파마를 꼭 했어야 했는데 종로에서 개봉한 프랑스 영화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요>를 보고 필이 꽂혀 신랑과 그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아침에 동네 미장원에서 삐죽삐죽한 커트머리를 드라이해주는 선에서 끝냈다.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은 것 등은 솔직히 말해 무슨 뚜렷한 가치관이 있어서도 아니었고 귀찮은 일, 어색한 일을 죽어도 하지 않으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렇게 얼렁뚱땅 순 내식대로 결혼식을 마치고 로비로 나오니 한 노신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참 아름다운 결혼식이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학처럼 고고한 분위기의 어른이었다. 신랑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자하문 찌그러진 단칸방을 그에게 세준 주인이었다. 아름다운 결혼식이라고  눈물울 글썽이며 내 손목을 잡던 그 노신사는 그 단칸방의 알량한 전세금 중 200만 원을 결국 떼먹었다.

어라,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  다소 우스꽝스러웠던 내 결혼식 이야기를 떠들 생각은 없었는데...... 그러니까 내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결혼 5년 전인가 6년 전 꿈 속에서 나는 내가 짙은 감색 저고리를 입고 결혼하는 장면을 미리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는 걸 엊그제  오래 된 수첩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무시무시한 꿈의 적중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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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0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돗자리라도 까시지요^^

hanicare 2005-03-09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의 반전이 압권입니다.학처럼 고고한 인상의 그 노신사와 200만원-_-;
왜 만화책이 더 기다려지는지.어릴 때 고바우만화방에서 엄마 몰래 빌린 만화를 동아전과에 끼워놓고 공부하는 척 하며 보다가 갈갈이 찢긴 기억도 있는 만화아동이어서 그랬을까요.그나저나 로드무비님. 유들유들한 표정으로 웃고 서있는 신부라니 어째 징그러워요.(빨리 내빼자.)

날개 2005-03-09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결혼식 사진을 올려주셔요..!!!! 증거를 봐야 믿겠어요..헤헤~

nugool 2005-03-09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굉장한데요? 그리고 제가 아는 웨딩드레스를 입지 않은 두번째 분이십니다. 멋진 결혼식이셨군요. 왠지 굉장히 로드무비님 다우신 것 같습니다. ^^;;

urblue 2005-03-0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을 한다면, 님처럼, 드레스도 입지 않고 주례사도 없이, 그냥 그렇게 하고 싶다 생각하고 있어요. ^^
유들유들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신부,라 말씀하셨지만 과연 그랬을까~ 알 수 없잖아요, 자기가 하는 얘기. =3=3

반딧불,, 2005-03-0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찍힐까 무서워서 추천 ==333

로드무비 2005-03-0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한 분만 예뻐요.^^
남의 결혼식 이야길 들었으면 부조금을 내얄 것 아닙니까.흥=3
그려요, 블루님, 날개님, 하니케어님. 유들유들한 표정이 아니고
부들부들 떨며 서있었시다. 이제 됐나유?^^
너굴님, 하나도 안 멋있었어요.
부모님께 욕을 바가지로 먹었는걸요.^^
물만두님 돗자리 깐 김에 손금 좀 봐드릴까요?^^

로드무비 2005-03-09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예뻐요.^^
따우님, 뭐, 뭐, 뭡니까?
야박하시기는......힝=3=3

아영엄마 2005-03-0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마자~ 증거물이 필요해..=3=3=3

플레져 2005-03-0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저두 그런 것 같아요. 저두 오래전에 꿈을 꿨는데, 웨딩드레스를 입었고, 신랑 얼굴은 보이질 않았어요. 신랑을 올려다본 걸로 봐서는 그사람이 키가 크다는 건데...실제랑 같거든요. 흠... 운명인가보네요.
느무 멋진 로드무비님. 저는 웨딩드레스 입는 거 좋아해서 야외촬영도 하고, 드레스도 여러벌 골라입고, 요즘도 가끔 웨딩드레스 입고 싶고 그렇거든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려요. (너무 늦었나요? ^^, 저두 추천해요. 이쁨 받고파서리~)

비로그인 2005-03-09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져플님, 너무 웃겨요! ㅋㄷㅋㄷ

울보 2005-03-0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기억속을 볼 수있는다는것은 좋은 것이지요..
기록하는것을 좋아하시는 군요..
보고 싶습니다,님의 결혼식 사진을 님의 얼굴도 궁금합니다,,,,

어룸 2005-03-09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억!! 꿈꾸는 듯 읽고 있다가 마지막 반전에 놀랍니다 ^^;;;;;;;;;

내가없는 이 안 2005-03-0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결혼식 사진 보고 싶어요. 정말로... 전 그런 고집있는 결혼식 많이 좋아해요. ^^

조선인 2005-03-09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로드무비님. 와락. 꼭끼~ 저 이제 드디어 동지가 생겼어요. 친정갈 때마다 결혼식 당일까지 피아노연주자 안 구해놓는 신부는 아가씨밖에 없을 거라고 새언니에게 얼마나 놀림을 받는데요. 아, 동지 동지 동지!!!

달마 2005-03-0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118309

헉, 저런 영험한 신통력이 있나 ...

꿈이래야 몇 년에 한 번 꿀까말까 하고, 꿈을 꿔도 강아지와 병아리가 씨름하는,

개꿈만도 못한 꿈을 꾸는 소승으로서는, 헉,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인 듯하옵니다.

암만 해도 저 대신 로드무비님께서 머리를 깎고 수도의 길로 나서시는 게 ... ^^;;;

어쨌든 추천 한 방이옵니다. (__)


마냐 2005-03-10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야마는 돗자리 펴시라...는 거였는데..
대세는 로드무비님이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한 믿을 수 없다~ 라는 거 아닙니까.
빨랑 보여주세요. 말만 들어도 근사한데..보면 또 얼마나 신나겠어요. ^^

로드무비 2005-03-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정말 돗자리 깔아볼까요?^^
달마스님은 저의 영원한 도반이십니다.(__)
조선인님 ㅎㅎ 그게 그렇게 좋으세요?
(저도 사실은 무지 반가워요. 그런 사람이 또 있었다니!)
이안님, 부끄러워서 차마 사진을 공개할 수가 없네요.
(아아, 좀 예뻤더라면 얼마나 좋아!--혼잣말)
투풀님, 200만 원과 그 노신사 가끔 생각나요.^^
울보님, 수첩을 가끔 꺼내보는 건 페이퍼 꺼리로 우려먹을 게 뭐 없나
싶어서랍니다.^^
플레져님, 참 신기하죠?
하늘이 점지해준 짝이 있다는게......
님도 그런 꿈을 꾸신 적이 있다니 더욱 신기합니다.
아영 엄마님, 왜 도망가세요?^^


인터라겐 2005-04-13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한번쯤 보고 싶은 결혼식 장면이예요..

하얀마녀 2005-04-14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영화같은 분위기였다가 200만원과 노신사에서 벼락같이 현실로 돌아오는군요.

로드무비 2005-04-14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마녀님, 인터라겐님, 이제야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