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알라딘에 신간평가단이 처음 생겼을 때(2008년 10월)부터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그 즈음에 늦둥이 막내가 태어났다. 그 이후로 육아에 치여 차분히 리뷰를 쓸 여건이 되질 않다보니 침체기로 접어들어서 9기 모집 때가 되어서야 용기를 내서 신청을 하고 기쁘게도 신간평가단에 합류를 하게 되었다.  ^^*  

 매달 신간 추천 페이퍼를 작성하기 위해 새로 나온 책들을 살피는 즐거움도 있었고, 내가 고르지는 않았어도 그달에 선정된 두 권의 책이 오길 기다려 읽는 재미가 있었다. 리뷰 쓰는 것이 아직은 쉽지 않아 매번 느즈막하게 리뷰를 올리곤 한 터라 이번 기수 활동을 끝내며 아쉽지만 다음에 여력이 될 때 다시 한 번 신청해 보련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엄마가 화났다>

 
 한창 활동이 활발해진 어린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한 번, 아니 몇 번이고 겪었을, 아이 엄마들에게 공감을 많은 불러 일으키는 상황들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막내 키우면서 겪곤 하는 일들이 담겨 있어 손이 자주 간 그림책이다. 나 역시 아이가 이런 저런 사고를 칠 때면 화도 나고, 짜증이 나서 소리를 칠 때가 종종 있다. 엄마의 큰 소리에 울먹이기도 하고, 엄마에게 화를 내고 삐치기도 하는 막내가 나중에 슬그머니 다가와 "죄송해요~"할 때면 화를 참지 못한 것이 후회되곤 한다. 지나고 보면 금새 흘러가버린 시간인데 좀 더 소중하게, 아끼며 보내야 할 것 같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엄마가 화났다>  

 

 

 

 

 

2.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영화로도 제작된, <완득이>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그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가 몇 있는데 김려령도 그 중의 한 사람.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이의 고충도 엿볼 수 있고, 김려령씨의 경험이 녹아 있는 듯. 

   

 

 

 

 

 

   

 3. <학교 가는 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간결한 그림 속에 생각하고 상상할 거리들을 담아내는 작가이다. <문제가 생겼어요!>에 이은 이 책 다음에 <생각 연필>이 출간되었다. 상상 그림책을 시리즈로 꾸준히 낼 모양이다.
 

 

 

 

 

 

 

4. <모나리자 도난사건>
 명화 <모나리자>가 도난당한 적이 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과 명화를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화풍의 그림이 눈길을 끄는 작품.

 

 

 


 

 

 

5. <우리들의 7일 전쟁>  
 자신들을 억압하고 규제하는 선생, 부모 등의 위선적인 어른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펼치는 사내 아이들의 이야기가 자신의 의지보다는 대게 부모의 기대와 강요로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대한민국 아이들에게도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시리즈가 29권이나 되던데 출판사에서 이 시리즈를 다 출판할까?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우리들의 7일 전쟁> 중에서...
 "부모치고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답시고 불행하게 만드는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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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12-01-3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다 못 읽은 책이네요.ㅠㅠ

아영엄마 2012-02-07 20:08   좋아요 0 | URL
잎싹님~,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저는 최숙희 작가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이 참 좋더라구요. ^^*
 
꼬마 마법사의 수 세기 - 10씩 묶어 세기 456 수학동화 2
박선희 글, 오동 그림, 강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지난달에 만 세 살이 된 막내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숫자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그간 숫자 모양 블록이며 자석, 스티커북 등으로 1~10 사이의 수를 가르쳐 주긴 했는데 수세기를 할 때 보면 '여섯'이 종종 실종(?)되곤 한다. 그런 아이가 최근에 자기 손가락이며 발가락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고 세어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그 모습이 신통하면서도 더 가르치고 싶은 부모 앞선 욕심이 모락모락~. 덧셈의 개념을 알려준답시고 왼손과 오른손의 손가락을 각각 세었다가 양 손가락을 연이어 세면서 다섯과 다섯을 합하면 열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곤 한다. 아직 다섯 다음에 일곱이 나오는 아이에게 말이다~. ^^ 
 


 이 그림책은 마법사의 제자시험에 도전한 두 아이, '하나하나'와 '후딱이'의 대결을 통해 물건을 하나씩 일일이 세는 것과 단위별로 묶어서 세는 방식. 각각의 장단점을 짚어주고 있다. 하나하나는 꼼꼼한 대신에 일일이 세는 통에 많은 것을 헤아릴 때는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후딱이는 덤벙대는 단점이 있는 대신 십 단위로 모둠을 해서 세는 법을 알기에 이차 대결에서 승리한다.
 


 최근에 막내가 가끔씩 하는 숫자 스티커 책들을 살펴보니 10까지의 숫자 뒤에 10, 20, 30,.. 처럼 십 단위의 숫자를 알려주는 구성 방식이 많다. 10개가 넘으면 순차적인 숫자를 알려주는 대신 한 단계 비약하여 십단위수를 알려주는 것과 함께 두 자리 수의 개념을 함께 익히게 된다. 10을 넘지 않는 물건의 숫자를 세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발가락까지 동원하면 이십까지~) 그 이상의 수는 아이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많은 수의 물건을 셀 때는 하나하나처럼 중간에 세던 숫자를 까먹거나 헛갈리 수 있으므로 물건을 셀 때의 요령도 익힐 필요가 있다.



  10 뒤의 숫자는 일종의 반복이라는 개념을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일상생활에서, 이야기 형식의 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 개념을 아이들이 깨우친다면 많은 수의 물건을 세는 것도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나중에 하나하나도 후딱이의 조언을 듣고 마지막 대결에서 마법사가 지시한 것을 성심껏 수행하여 대결에서 승리한다. 가끔 있는 일이지만 몇 십장의 지폐를 셀 때면 중간에 몇까지 세었는지 잊어버려서 다시 처음부터 세곤 한다. 이런 나에게 가장 정확한 방법은 아예 열 장 단위로 끊어서 세는 것. ^^* 
 


 본문 뒤에 활동자료로 [나도 해 볼래!] 코너를 마련하여 물건 세기, 미로 찾기, 묶어 세기 등의 문제를 제시해 놓았다. 그리고 부록으로 주사위 놀이(놀이판에는 1~50까지의 숫자가 표기되어 있음)를 제공하여 놀이처럼 수를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재미있는 놀이도 즐기고 그 과정에서 숫자를 습득할 수 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이야기 속 개념 알기]에는 수세기 교육과 아이들의 수세기 개념과 능력을 잘 발달시켜주기 위해서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등에 대한 조언의 글이 실려 있어 유아들의 수세기 교육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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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유남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여름방학 때 남편이 휴가 기간에 아이들과 갈만한 곳을 찾아보라며, 이왕이면 유적지 쪽으로 알아보라는데 '경주'처럼 널리 알려진 곳이나 알까, 어디에 가볼까 꼽아 보려 해도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 난감했다. 여행 다녀온 경험과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정보와 글을 찾아보면서 새삼 드는 생각이, 가려는 곳에 대한 관련 정보나 지식을 알고 가는 것과 무작정 가서 주마간산 식으로 걸어가며 대충 훑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일화가 전해지는지 알면서 볼 때는 한 번 더 곱씹으며 들여다보게 되고, 지나가며 눈길 한 번 준 것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게 되지 않던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는 시대별로 구분하여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1권을 보고 2권은 언제쯤 나오려나 기다렸는데, 1권이 3월에 1권이 출간되었으니 6개월여 만이다. 이번 권은 후백제, 후고구려, 통일신라로 나뉜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다루며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유적지와 다양한 유물을 소개해 놓았다. 도입부에 시대의 특징을 살핀 글과 만화 컷이 핵심적인 내용을 알려준다. 역사적인 일들은 세로 연표로 정리해 놓아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미리 알아 두세요]에는 유적지를 방문할 때 알아두면 요긴한 정보- 이용시간, 입장료, 문의 전화 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가 실려 있다.  태봉의 도읍지인 철원은 북한과 맞닿아 있어 안보관광을 하도록 되어 있단다. 민통선에 안에 있는 "철원 평화 전망대"에 오르면 후고구려와 궁예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논산에 있는 '개태사'라는 절 명칭은 처음 들어보는데 계백 장군이 전사하고, 후백제의 신검이 왕건의 고려군에게 항복한 곳이라고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는 지식들이 솔솔하다. 

 [청주 고인쇄박물관 흥덕사터]에서는 직지(혹은 직지심체요절)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집중탐구] 코너에서 다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원래 이름이 "백운 화상 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이라고 한단다. 우리나라 문화재인 직지가 여전히 프랑스에 있는 것이 참 안타깝고, 외규장각 도서가 영구 반환이 아닌 임대 계약 형식으로 반환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아이의 기말 시험을 앞두고 사회 공부하는 것을 봐주며 새삼 느낀 것이지만 단편적인 지식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삼국 시대의 각 나라 왕들의 업적에 관한 학습 내용을 요점 정리해서 하나 외우고 다른 거 공부하는 사이에 가물가물하고, 하나 더 암기할 즈음에는 뒤섞여 헛갈리기 일쑤. 유적지와 문화재에 대한 것을 공부할 때에도 달랑 교과서 혹은 참고서에 실린 사진 하나 보면서 명칭과 위치, 건립 시기 및 특징을 외운들 그게 머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리 없다. 이 책을 통해 유적지 외에 다양한 문화재도 살펴볼 수 있는데, 사진과 더불어 문화재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하고 설명해 놓았으며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관련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어 역사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본문에서 다룬 유적지 이외에도 가볼만한 곳과 특징을 [이 곳에도 가 보세요!]에 간략하게 소개해 놓았다. 체험 학습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핵교'의 현장 경험과 풍부한 지식이 도서 전반에 잘 녹아 있어 시리즈 다음 권도 기대된다. 책장 뒤표지를 살피자니 "역사는 체험이다!" 라는 문구가 눈에 콕 박힌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다닌 적이 없어 아이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이런 류의 역사 서적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늦기 전에 실제로 가서 눈으로 보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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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km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30
김하늘 지음, 박지훈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전철을 타고 갈 때나 가끔씩 보게 되는 한강. 그 물줄기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날까, 궁금해한 적은 있지만 찾아 보지는 않은 것 같다. 관련 지식이 전무하던 차에 지도책 형식으로 한강에 관해 상세히 알려주는 지식 그림책을 만나 그간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 지리 시간에 졸기라도 한 건지, 지리 분야에 별 관심이 없는 탓이거나, 막연하게 한강은 서울 지역 윗쪽 부근 어딘가에서 시작해서 아래쪽 지방으로 흐르려니 여겼다. 참 단순하기도 하여라. 

 
 책의 본문은 한강의 발원지와 물의 흐름, 지역별 명칭과 한강 주변의 지리적인 정보, 지역의 유래와 전설 등을 편안한 문체로 알려주고 있다. 글 속에 강 주변 지역의 특성과 우리 역사와 관련 있는 문화재가 언급되어 있다. 건조하고 딱딱한 문어체 형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듯 정감있는 구어체 문장이라 술술 읽힌다. 한강의 근원지부터 주변 지류, 강 주변 지역에 위치한 각종 문화재를 그려넣은 그림지도가 아기자기한 맛을 더하여 시선을 끈다. 본문 첫 장에 실린 지도에는 지역이나 문화재에 관한 글이 담긴 쪽 수를 표기하여 관심이 가는 정보를 금방 찾아볼 수 있게 해놓았다.

 


 한강의 발원지는 서울이 아니라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검룡소에서 솟아오른 물이라고 한다. 샘이 벌컥벌컥 쏟아 내는 물이 콸콸콸 흘러 흘러 천이 되고, 다른 천과 합을 이루어 강이 되고 다른 강을 만나며 더 큰 강이 되고.. 5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전경을 담은 그림을 보며 본문 글도 읽고 왼쪽 책장의 날개 페이지를 펼쳐 지역에 얽힌 전설이나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읽는 재미가 솔솔~. 

 [검룡소에 얽힌 전설]에서는 여의주도, 쌓은 공덕도 없으면서 용이 되고자 한 이무기의 최후를 들려준다. 영월에 위치한 [청령포와 장릉]에는 이곳으로 유배되었다 사약을 받은 단종과 할아버지를 욕되게 하는 글로 장원급제한 것을 알고 방랑 길에 오른 시인 김삿갓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른쪽 책장에 위치한 날개 페이지가 다섯 쪽만 있는 것이 아쉽다.


 여행지 선정에 도움이 되는 책자나 지리 관련 도서를 볼 때면 내가 가 본 곳이 있나 싶어 찾아보게 되지 않던가. 일전에 아이들과 다녀왔던 단양 지역이 목차에 포함되어 있어 펼쳐보니 본문 그림이 도담삼봉의 전경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날 단양팔경 중 두 세개 곳을 돌아보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도담삼봉이랑 석문만 보고 -다음 날 청풍 문화재단지도 둘러보고- 말았는데 다음에 다시 단양에 가면 이 책에도 실려 있는 고수동굴과 온달산성도 보러 가봐야지 싶다. 

  


 28쪽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살고 있는 지역이라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동작대교, 잠수교, 잠실대교 같이 들어본 적 있는 다리도 있긴 하지만 생소한 명칭의 다리도 눈에 띈다. 와~ 한강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다리가 28개나 된다니! 이 책을 보고서야 처음 알게 된 것들이 많은데, 그러고 보면 국내에도 우리 가족이 안 가 본 곳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끝자락에 하루 만에 돌아볼 수 있는 한강 답사 코스- 단양 충주권, 여주 양평권, 춘천 가평권, 철원 연천권- 를 수록해 놓았다. 가족과 여행 코스를 짜거나 체험 학습을 가고자 할 때 도움이 될 듯. 부록으로 브로마이드 형식의 한강 답사 그림 지도는 휴대가 간편하여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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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전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중1인 둘째 녀석, 요즘 들어서는 매사에 까칠하다. 적을 앞에 두고 온 몸의 가시를 바짝 곤두세운 고슴도치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며 품 안으로 파고들던 녀석인데... 중학생이 되면서 부쩍 짜증이 늘어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부딪히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공부는 힘들기만 하고 학교는 학교대로, 집은 집대로, 해야만 하는 것도 많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왜 그리 많은지. 자신을 옥죄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욕구가 쌓일 만도 할 테지. 

 이 책은 여름방학을 맞이하면서 한 반 남학생들이 해방구라 지칭하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구축하고 그 곳에서 일주일동안 투쟁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들을 억압하는 권력(어른)에 반기를 든 아이들. 그들의 목적은 '아이는 어른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것'과 부모와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기 위함이다. 아이들에게 일직선을 벗어나지 말고 앞만 보고 똑바로 걸어가라고 강요하며 정작 어른들 자신은 갈지자로도 걷고, 길을 벗어나 슬쩍 다른 길로 다니기도 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폭력적으로 다루는 선생, 낙태로 돈을 버는 산부인과 의사, 자신의 노후 혹은 출세를 위해 야합하는 사회인사들 등 위선적인 어른들의 행태를 꼬집고 있다. 

 꼰대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전쟁을 선포한 아이들은 해방구라 칭하는 빈 공장에서 잠시나마 자유를 누리며 마음을 열고 서로를 알아간다. 그리고 아이들을 인격체가 아닌 동물을 길들이는 방식으로 다스리려는 나쁜 어른(선생님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행한다. 한 아이가 유괴되는 사건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며, 전쟁을 겪은 세대인 세가와 할아버지와 음식을 날라다 준 니시와키 선생님처럼 아이들 편에 서서 도움을 주는 어른의 모습도 그리고 있다.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도 참 많고 흥미나 관심을 가지는 분야도 다양하다. 그러나 대게의 아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상자 속처럼 답답하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버거우리만치 공부를 해야 하고, 어른들이 정해 놓은 규칙과 명령을 따라야 하는 속박된 삶.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하는 거라지만 성공적인 삶에 대한 부모와 사회의 기준과 잣대가 아이들이 원하는 삶, 그리고 행복한 삶과 일치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간격이 클수록 아이들은 힘들고 불행하다. 

 작가는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부모가 오히려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있다. 어른들이 정한 규칙의 틀 안에 맞는 '착한 아이'로 만들려 하고, 사회에 순응하는 구성원이 바람직한 인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기적인 어른들의 발상이라고. 한 번이라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적이 있느냐고... 어른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아이들이 거침없이 쏟아내는 -자신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말과 복수극이 아이들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책, 나는 어떤 부모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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