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 : 마크 트웨인 - [할인행사]
스테판 로우 감독, 앤 밴크로프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아이맥스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광활한 대지, 에버레스트와 같이 높은 산, 바다에서 뛰어오르는 고래 등을
눈에 꽉차게 보면 내가 바로 그 곳에 놓여 있고 직접 체험하는 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약 40분 내외의 시간이 길지 않지만 그래도 그만한 경험을 몸으로 뛰어 실제로 하려고 하면
더 많은 돈이 들고 심지어 목숨을 요구하기도 한다. 가령 에버레스트에 직접 오르려고 하면
숙련된 산악인아라고 할지라도 살아 돌아올 확율이 매우 낮다고 한다.
몸은 안전히 체험은 과격하게 이런 모순된 요구를 잘 채워주는 것이 바로 아이맥스다.
하지만 가끔 기대보다 아래인 작품도 있는데 사람이나 동물과 같이 자연에 비해 작은 것을
다룬 작품들이 그렇다.
마크 트웨인에 대해서 다룬 이 작품도 아이맥스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은 되지 못한다.

내용 위주로 훑어 보면 마크 트웨인이 성장한 남부의 한니발이라는 작은 도시에 대한 소개,
남북 전쟁에 남군으로 참전한 경험, 미시시피 강을 오르내리며 일했던 옛날 기선의 모습 등이 나온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발명에 대한 깊은 관심인데 개인적으로 벌어들인 많은 돈으로
발명가에게 투자했다고 한다. 일종의 벤처 사업가였다고 하는데 주변의 꽤 뛰어난 지인들이
그를 말렸다고 한다. 많은 돈을 날리고 상심하고 있을 때 한명의 젊은 발명가가 와서 열심히
발명품 소개를 했다고 한다. 아쉽지만 도와줄 수 없다고 하면서 돌려보내면서 이름을 물었는데
바로 그가 전화기를 발명한 벨이었다. 아차 한 번의 선택으로 그간 날린 모든 돈보다 훨씬 많이
벌 수 있었는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이론 보다 실용을 좋아한다. 전기에 대한 이론을 파고 들기 보다는 이를 응용한
상품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런 전통이 에디슨을 비롯해 훌륭한 발명가를 만들어내었는데 이들의
핵심 가치에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실용성이 무엇인가, 또 이를 통해 어떻게 돈을 벌것인가가
놓여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위대한 작가 마크 트웨인도 바로 그 물결 한가운데서 헤엄쳤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마크 트웨인과 그의 시대에 대한 특징을 간략히 보여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라야마 부시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오가타 켄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다 보고 나서 유쾌한 느낌을 주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인간으로서 살아가게 되는 현실적 삶을 너무나 리얼하게 그렸다는 점이기에 이 영화를 쉽게 무시하기는 어렵다.

가난한 중세 일본의 시골 마을이 배경인데 이 곳의 식량사정은 모두가 행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덕분에 공동체 모두가 지켜야 하는 규율이 만들어진다. 우선 도둑질은 죽음의 형벌로 응징하게 된다.
마을사람 모두가 한 가족을 생매장 시키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확 끼쳤다.

남과 여의 결합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가족에서는 먹일 수 있는 한도에서만 자녀의 생산을 해야하고
그러기에 여자의 공급은 통제된다. 그 결과 꽤 나이가 먹어서도 한번도 여자를 알지 못하는 불행한
총각들이 나타난다. 이들이 보여주는 원초적 욕망해소 방법도 여러 장면 나오는데 그리 아름답지는 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이 70이 되면 고려장과 유사하게 특정 장소로 보내져야 한다.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수용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끝까지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대에 이를 시행하면 바로 다음 대에 자신의 아들에 의해 이곳에 들려올 것이다.
일종의 끊기 어려운 순환이 이어지는데 그 매몰찬 운명의 덫에 눈물을 떨구지만 어찌할 바가 없다.
가끔 이를 거부한 사람도 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가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에 의해 버림 받아
쓸쓸히 죽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는 식량이 풍족해졌기에 우리는 이런 운명을 벗어난 것인가?
물음에 쉽게 답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가 새롭게 키워버린 욕망을 충족하기에 너무나 부족한 재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가족을 버리도록 제도적으로 강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많은 부부의 이혼과 파탄에 결정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것들이다. 또 일에 쫓겨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여기서 마지막 식량까지 자식에게 넘기고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담담히 자신의 최후를 맞는 어머니의 모습이 마지막 자산까지 탈탈 털어 자식의 교육에 투자하는 한국의 학부모들과 중첩된다고 하면 너무 과도한 짝짓기라 보일까?

어쨌든 때로 우리는 욕망을 줄이고 운명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쪽이 한결 낫다는 영화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yonara 2006-04-1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본 기억이... 포스터에 낚여서 응응한 영화인 줄 알고 봤던 기억이...
예~ 전 그런 넘입니다. -ㅗ-;

사마천 2006-04-1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는 수장작인데 삶의 절박성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유쾌하지는 않아요. 그냥 오늘 내가 하루 먹고 사는 것도 고마운 일이구나 느끼게 만들어주기는 합니다.
 
천국의 아이들 2 - 시험 보는 날 - [할인행사]
골람레자 라메자니 감독, 가잘리 파스파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전작은 운동화 하나를 동생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달려야 하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삶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이번 편은 아이 보기라는 가족에 대한 의무와
진학을 위한 시험이라는 개인의 성취라는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초등 6학년생 여자아이로 성적은 전교 1등이다. 하지만 이번의 평가 시험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진학을 위한 장학금이 나오지 않는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자기 돈으로 올라가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시험을 보러가는 순간 막내 동생인 어린 아이를 어딘가에 맡겨야만 한다.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하루 중에서도 짧은 시간 동안 집과 학교를 왕복하며 벌어지는 일들이지만 그 안에
작가가 담은 것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서 자아를 키워나가는 소녀의 의지였다.
갖은 어려움을 다 겪고 자신의 자리에 앉은 주인공은 자신 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던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의지를 한층 강화해간다.

이란이라는 전통 사회는 혁명을 거치면서 더욱 보수화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조종에 의한
팔레비 정권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종교가 담당했기 때문이다.
혁명은 사고를 단순화시키는데 대중에게 가치를 배분하는 장점도 있지만 여성 문제에 있어서
보수적인 점은 사우디와 엇비슷한 수준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사회 체제의 운영도 혁명위원회가 전권을 가지고 끊임없이 개혁과 개방에 개입하는 바람에
아래로부터의 진보에 대한 욕구의 싹이 잘리고 만다.

영화의 주인공인 어린 소녀에게 가해지는 편견 또한 만만치 않게 무섭다.
여자는 집에서 일을 돕다가 시집이나 가고 공부는 남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나
가정에 대한 의무를 기본으로 하지 않으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없는 어려운 조건 등은
사회 전체에서 눌려 있는 여성에 대한 상징적 모습이다.

스토리의 주인공들은 낯선 곳에 있지만 찬찬히 돌아보면 6,70년 대 한국의 딸들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멀리 독일에 간호사로 파견되고 서울에 보내져 싼 노동력을 제공하던 그녀들의 모습이야 말로
배우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가족에 의무를 다하려다 지쳐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참고로 조정래의 한강에는 파독 간호사들의 여러 모습들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같이 웃었다. 서로 웃는 이유나 느끼는 바는 달랐겠지만
웃음 이후에도 여운이 짙게 남는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부사 강우석
오동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영화 감독 강우석에 대한 묘사로 앞에 승부사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매우 적절하다.
영화 산업이라는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꽤 많은 돈을 들여야 작품이 나오지만
관객의 순간적인 반응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리스크를 안고 싶지 않다면 아예 시작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제작,배급,상영이 각기 역할과 위험을 분담하고 수익을 나누도록 되어 있는 구조르
취할 수 밖에 없다.

영화의 성공에 감독은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꼭 그것이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작품에 성공했어도 늘 성공해야만 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이 책은 실미도에서 보여준 강우석의 놀라운 흥행솜씨에 찬탄을 보내지만
나는 얼마전 본 <공공의 적2>를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전편의 소신을 가진 삐딱한 형사 설경구에게 검사라는 새로운 모습을 씌우다 보니
어색했고 스토리 전반이 검사에 대한 아부가 가득했다.
덕분에 작품성도 부족했고 흥행도 별로 였다.

어쨌든 강우석은 흥행에 강하다. 바꾸어 말하면 돈냄새를 잘 맡는다.
상식적으로는 작품이 좋아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돈이 없으면 작품을 만들수도 없고 작품을 만들어도 상영하기도 어렵다.
제작, 배급, 상영이 다시 CJ,오리온 등으로 계열화되어 가는 추세 속에서
순수한 창작활동의 여지는 점점 좁혀진다.

이런 변화속에서 강우석은 늘 돈에 민감했다. 벌어들이는 돈 뿐 아니라
쓰는 돈에서도 냄새를 잘 맡고 활용도 잘 했다.
곽정환이라고 예전에 외화 직배를 통해 큰 돈을 번 사람에게 양아들 취급받아가며
도움도 받았고 대우와도 합작해서 재주넘고 돈벌어다 주어봤고 위버스라는
외국자본, 최근에는 게임업체와의 합병으로 플래너스를 만들었다가 찢어지고
다시 CJ에 연결되었다. 이 모든 과정이 다 돈과 연결되어 있다.

왜 이렇게 민감해야만 할까?
그 답 중 하나는 그의 씀씀이에 있다. 노장 임권택이 서편제를 만든다고
아무리 해도 돈이 안모인다. 사무실로 찾아온 선배들 앞에서 강우석은 투자비를 마련한다.
받아갈 때야 다들 성공하겠다고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는 건 강우석도 잘 안다.
이런식으로 영화인으로서 해보고 싶다고 나서는 후배들에게 시나리오 개발비,
제작비 등 명목으로 꽤 많은 돈을 퍼주었다고 한다.
본인 말에 의하면 영화판에서 벌은 돈 영화에 쏟는다는 자세다.
이러다 보니 주변에서 영화판의 권력중독자, 헐리우드를 막으면서 하는 짓은 꼭
헐리우드 메이저 흉내다라는 비판도 듣는다.

앞서 공공의적 2가 지나치게 검찰에 우호적인 것 또한 강우석이 검찰에 불려가서
고초를 겪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은 강우석에 대한 여러가지 측면을 쭉 조망한다. 두께는 그리 두껍지 못한데
이건 강우석 스스로가 되도록 자신을 밝히지 않으려하는 태도와도 연관이 많다고 한다.
문장은 꽤 유연하고 한국 영화판의 움직임을 아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영화산업 개척자들 - 시사인물사전 20
김학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 풍부하게 자료를 찾아 만들어진 책이다. 참고자료를 뒤적여 보니 10여년에 가까운 기간에 대해 조사를 했다. 대상은 주로 주간지 등 매체이고 직접 인터뷰 등은 많지 않았다.
개마고원 답게 거북스러울 수 있는 내용도 거론하며 인물 비평을 전개했다.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이 많은 자서전 류와는 다르게 약점도 많이 나와서 균형있게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강우석과 이강복이었다. 감독과 대기업이라는 출신배경의 차이에도
두 사람은 한국 영화 성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영화산업을 놓고 상영과 배급은 돈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한국영화를 키우지 않고는
장래성이 부족하다는 이강복의 통찰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기업의 자본은 우선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건설했고 다음 배급망을 장악했다.
이를 통해 예전의 단일관 위주의 극장이나 재상영관 등을 역사속으로 밀어내고
인맥에 의한 유통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모하는 관객수를 기초로 과학적 유추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노렸다.

산업화 되고 기업화된 영화판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끼워팔기식 배급은 과거
헐리우드 영화사들의 횡포였는데 대형화된 한국의 배급사들도 똑 같은 악습을 흉내낸다.
이를 통해 권력을 만들고 줄세우기를 밀어 붙이는 모습도 이 책에 지적된다.

곽정환이 외화직배,스크린쿼터 등의 태도가 자신의 이해에 따라 돌변했다는 것도 아픈 지적이다.
덕분에 구속되었을 때 영화인들의 탄원서가 없었다는 점은 평소의 야박함을 고스란히 돌려받은 것이다.
현재 가장 강한자를 추구하던 강우석이 곽정환의 자본과 조언을 받는 부자관계로 비교되는 점도
날카로운 비평이다.

영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폭넓게 이해시켜주는 기획으로 이해된다.
전체 글들이 다 고르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노력은 인정해줄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