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계신 우리 엄마, 82세. 

겨우 한글을 읽을 줄은 아나 쓸 줄은 모르시기에 종이에 기록하는 대신 모든 걸 기억에 담아두신다. 엄마의 지적 능력은 곧 기억력 그 자체이다. 그래서인지 정신력이 그대로이시다. 병실의 다른 노인들처럼 그냥 침대에 누워 계시기에는 너무나 총명한 정신력을 가지고 계신데 몸은 손놀림조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 움직임이 성치 못하니 화장실 한 번 혼자서 다녀오시는 게 유일한 소망이신데... 

같은 병실의 치매에 걸린 어떤 할머니를 보며 한말씀 하신다. "차라리 치매에 걸리면 좋겠다." 

"정신과 육체가 함께 망가지는 것이 복이라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된 요즘 생각이 많다." 내 친구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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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라서 그런가. 메일함에서 삭제하지 못한 편지를 다시 읽어본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 책의 지은이, 손동인씨와의 사적인 편지를 공개할까 한다. 안부인사에 불과한 내용이지만 혼자 읽기에는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게 안타까워 마음이 애잔해진다. 그는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영원한 문학청년이었다. 

 

 

 

편지 1. (2007.02.15)

'느닷없는' 편지, 너무 반가웠습니다.
새해 인사도 드리지 못했군요.
음력 절기를 오소독스로 삼아 정식으로 인사드리지요.
새해 복 맣이 받으십시오.

그런데 무심코 첨부파일을 읽어나가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남편과 딸, 앗! 결혼을.....
뒤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미 많은 복을 받으셨더군요.
따지고 보면 소스라치게 놀랄 일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직
혼자여서 그런지 만혼에 성공하신 분들을 보면 놀랍다는 반응이 먼저 작동하더군요.
물론 그 속내에는 부러움이 깔려있지요.

제가 몹시 부러워 할 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구가하고 계시더군요.
삶의 여유와 관조, 애면글면 속 끓이지 않는 넉넉한 마음, 부부이자 친구이지 동지같은
배우자, 이만한 축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언제쯤 그런 지복의 순간을 맞을 수 있을까요.
제게 외로움과 고독은 이제 익숙한 친구가 된 듯 하지만 가끔은 못된 인플루엔자처럼
난폭하게 뼛속깊이 파고들 때가 있습니다.

법수치 계곡은 들어는 봤지만 가본 적은 없습니다.
인근 지역을 검색해 봤더니 무척 근사한 곳이더군요.
'이 땅에도 이런 곳이?' 정도랄까요.
다소 멀긴 하지만 이따금 그 곳에서 고요한 휴식과 상서로운 기운을 받는다면
더 할 나위없는 에너지 충전소가 되겠지요.
멀다고 하지만 시베리아나 미 대륙을 떠올려 보면 족탈불급이지요.
그런 곳에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생각을 떠오리기만 해도 힘이 불끈 솟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열망하시는 대로 좋은 글도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스멀스멀' 욕망이 생성될 때, 그것을 방기하는 것도 죄라면 죄겠지요.
열망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자연스럽게 터져나올 것을 믿습니다.

계제에 제 근황을 짤막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3월 중순경 경남 하동의 악양이라는 곳에 한 일년 남짓 머무를 계획입니다.
그 근처에 살고 계시는 선생님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그 분은 저를 보시는 순간 피폐했던 제 삶의 궤적과 제가 시난고난 통과했던 힘든 시간들을
다 꿰뚫고 계셨지요.
그 분께 한 시절 저를 의탁하고 몸과 마음을 바로 곧추세우는 시간을 갖기 위해 그 곳으로 가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개인적인 작업들을 작파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일 보다는 심신의 리모델링에 무게중심을 더 둘 생각입니다.
조그만 폐교의 관사를 구해 놓았는데 그곳은 자연농업을 실천하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연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비록 폐교지만 싱싱한 생명력으로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사실 비어 있는 폐교라면 무서워서라도 엄두를 못 냈을 텐데 그런 활발한 환경이어서 선뜻 용기를 내었습니다.
조금 막막한 느낌도 있지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의식과 사고의 지평을 열어볼 생각으로 설레기도 합니다.
제 삶에서는 중요한 한 시절이 될 것 같습니다.

법수치 계곡은 꼭 한번 가보고 싶군요.
그리고 일정 시간 그런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글쓰는 이에게 개방할 수 있다는 말씀은 참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제게 위와 같은 계획이 없었다면 저라도 부탁드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드릴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삶의 행로라는 것이 좋은 인연을 바탕으로 열려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많이 듭니다.
 
인천 어디에 사시는지 모르겠으나,
저도 어머님이 큰누님 댁에 살고 계시는데 바로 인천의 석남동입니다.
하여, 자주는 아니더라도 이따금 찾아뵙고 있지요.
언제 기회가 되면 부군과 함께 식사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제 전화번호는********입니다.
문자로 *** 씨 전화번호를 남겨 주시겠습니까.
연락을 한번 드리지요. 

다시 한번 축하와 축복을 드립니다.
삶의 광휘와 축복이 너무 버거울 정도면
제게도 조금 나눠주시지요.
항상 허기집니다.

그럼 이만.
 

편지2. (2007.02.16)

서울에서 볼일이 늦게 끝나 새벽 2시 반경에나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곤비해진 육신과는 달리 쉬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켰습니다.
반가운 답장...

그런데 첫 단락의 뉘앙스로 보건대 작년 4월 달에 *** 씨 편지를 받자마자 곧바로 답장을 보냈는데
그 편지를 받아보시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로소 놀라신 대목에 대해 분명히 그 때 언급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못 보신 것으로 간주하고 예전의 그 편지를 다시 띄워드립니다.
마침 보낸편지함에 보니 아직 활자가 살아 있더군요.
아래와 같습니다.

 .................................................................................................................... 
*** 씨께.

참으로 오랫만에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어쭙잖은 책이랍시고 내고 나니 뜻밖의 반가운 소식들이 찾아드는군요.
추억에도 속도가 있다고 하지요.
그 속도를 속수무책으로 감당하며 살아오고 말았군요.
봄날 속절없이 떨어지는 꽃잎처럼 마음조각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물론 궁금하시겠지만,
그리고 *** 씨께는 충분히 말씀드릴 만 하겠습니다만,
결국 가정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다 저의 업장이고 죄일 것 입니다.
평생 업장소멸을 위해 선근공덕을 쌓아야겠지요.
가슴에서 화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은 이제 건드리지 않으렵니다.

교편을 잡고 계시는군요.
잘 어울리는, 그리고 아주 합당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직장을 접고 둔재나마 애써 일깨워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볼 생각입니다.
그 첫출발로 나름대로 비장한 테마를 잡아본 것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교사, 훌륭한 스승으로 시종여일한 모습으로
살아가실 것을 믿고 기원하겠습니다.
고요하고 평온한 나날 되십시오. 

손동인 올림.
......................................................................................................................................
 
위와 같은 편지를 작년 4월 21일에 띄운 것으로 되어 있군요.
아마도 제가 우표를 부치지 않아 우주공간으로 사라져 버렸던 모양이군요.^^  

그리고 그 때 말씀을 드리지 못한 부분인데,
현재 저는 안성 대림동산에 둥지를 틀고 산지 이태가 넘어갑니다.
왜 또 안성인가, 스스로 자문하기도 했습니다.
쳐다 보기만 해도 아파서 다시는 못올 곳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인 여건을 핑계삼아 걸음이 이쪽으로 놓이더군요.
오랫만에 가본 학교나 내리 풍경이 너무나 상전벽해여서 마음이 아릿할 여지도 없습디다.
그저 낯선 곳으로 치부하면 그렇게 넘어갈 정도로 아주 다른 곳이 되어버렸어요. 

대림동산은 입구와 가까운 쪽은 많이 변했지만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예전의 풍경이 그대로 펼쳐집니다.
생각보다 어지럽지는 않았고 오히려 평화로운 분위기와 맑은 공기, 상서로운 기운이 서울생활에서 쌓였던
마음의 독을 씻어주는 듯하여 예전처럼 마음에 살을 베이는 일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워낙 적요한 곳이라 그동안 아무도 사귄 사람이 없고 대림동산 안에서 저하고 가장 친한 '생명'은 바로 고은 선생님네 두 마리
강아지입니다. 산책을 할 때마다 어루만져 주었더니 이제는 이 녀석들이 멀리서부터 제 발자국소리를 듣고는 마당 끝에서 꼬리를
흔들며 기다리고 있을 정도지요.  

난무하던 요령부득의 숱한 기호와 이미지들에서 해방된, 참으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늘 저를 염려해주고 마음을 써주는 동문 친구들 두 명이 근처에 살고 있어 치명적인 외로움은 피할 수 있게 해줍니다.
81학번의 *** 씨. 82 학번의 *** 씨.
두 사람인데 둘 다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 씨는 아마 모르실 겁니다.
그들은 물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같이 살고 있지요.  

소래포구는 20대 끝무렵에 지금은 사라진 협궤열차를 타고 가보고는
작년에 우연히 가보았습니다.
역시 '딴 곳'이 되어 있더군요.
풍경은 사라지고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겠죠. 

일간 인천에 갈 때 연락 한번 드리겠습니다.
소래포구에서 식사 한번 하시지요.
맑고 평온한 나날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손동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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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세월이 빨리 흘러가버리길 간절히 기다리는 요즈음, 신간 서적 추천을 쓰는 이 글이 몹시 사랑스럽다. 글 한 편에 한 달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지나가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을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에 12월치 추천글까지 마저 쓰고 싶다. 거친 시간을 힘겹게 보내며 늘 떠날 궁리를 한다. 떠나봐야 책 뿐이지만. 이 중에서 한 권만이라도 걸리길 바라며...

 

    산 위에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헌책방에 파묻혀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그러다 남미로 떠나고 

 

 

 

 

 이탈리아도 가보고

 

 

   

그것도 아니면 오래된 옛친구 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에나 빠져볼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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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한 달에 두 권의 신간서적을 가만히 앉아서 받아보는 일은 신나는 일이다.  내가 추천했건 그렇지 않건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별 관심도 기울이지 않던 책인 경우에는 고마운 생각까지 들었다. '강제성'이 좋았다고나 할까. 공짜로 책을 받는 대신 서평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이 그렇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불편한 강제성'이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어주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꽉짜인 일상에서 빠져나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있어서 좋았다. 나름 일탈의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이따금 "내 돈 주고 사보면 그만인 걸 왜 이런 고생을 하나..."  혼자 툴툴 거리긴하지만 어디까지나 행복에겨워서 하는 소리다.

1.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다방기행문>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여름, 여행도 못가고 도서관에서 반듯한 자세로 앉아서 읽은 기억 때문인지 온몸으로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공적인 공간에서 한가하게 읽은 <다방기행문>은 말하자면 별미였다.    

2.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  

1.<다방기행문>   ....옛날을 돌이켜볼 나이가 되었다는 걸 슬프게 인정해야 했다.

 

 

  

 

2.<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인도의 오로빌에서 한 번 살아보는게 꿈이었는데 대리만족으로 끝나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우리가 사랑한 1초들>  ....인도의 산티니케탄에서 이방인들과 어울려 공부해보고 싶다는 꿈을 재차 확인, 대리만족으로도 만족스러웠다.

  

  

 

4.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유럽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5. <생각의 일요일들>...재밌는 책은 아니었지만 여운이 남아있는 책. 글쓰기의 고민 같은 게 와닿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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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어제 아들녀석 ㄱ이 같은 반(우리반) ㅍ라는 친구한테 무릎을 꿇고 빌었다며 흥분하고 있었다. 알아보니 녀석 ㄱ이 녀석 ㅍ한테 거의 한달 동안 침을 뱉었다고 한다. 말로 해결되지 않아서 참고 참은 끝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 ㅍ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주먹을 휘두르지는 않았으니까. 이 학부모는 지난 주에도 항의를 했었다. 조끼를 벌써 두 벌이나 잃어버렸다며 학교에서 얻을 수 없냐기에 이리저리 알아보고 조끼 한 벌을 구해주었었다.  

*엇그제 친정어머니를 새언니가 노인요양병원에 입원시켜드렸는데 아직 찾아뵙지 못했다. 엄마는 서운하신지 나와의 전화 통화도 거부하신다. 모처럼 일찍 끝나는 오늘 엄마한테 갈까 망설이며 (퇴근후) 집으로 향하는데 우연히 학부모를 만났다. 아들녀석 ㅎ이 ㅇ이라는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노라고, 가슴이 너무 떨려서 금식기도만 올리고 있노라고 내 손을 꼭잡고 하소연을 한다.  

그 엄마와 헤어져 고개를 푹 숙이고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가는데 마침 ㅇ녀석의 집이 근처였다는 게 떠올랐다. 그간 전화로 여러 차례 상담을 했었지만 아무래도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지도 않던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다. '가정방문'은 사라진 옛 단어가 아니었으니...녀석 ㅇ는 문제가 많은 녀석이라 그 아버지나 나나 생각은 비슷했다. 오늘 이야기도 그간 전화 대화를 통해 이미 나누었던 내용이다. 결론이 나지 않는 얘기였다. 그 아버지가 걱정하는 건, 녀석에게는 죄책감이라는 게 없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를 생각해보면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했다. 내 의견은, 녀석에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다시 집을 향해 터벌터벌 걷고있는데 ㅇ녀석이 문자를 했다. "선생님 왜 우리집에 오셔서 잇는말 없는말 다하세요 제가 안할일도 하게 되잖아요" 이 문자를 그대로 좀전에 만나고 온 녀석의 아버지한테 문자 전달을 했다. 

문득 20여년 전, 순위고사 면접에서 면접관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선생은 모름지기 '선공후사' 를 실천해야한다고. 오늘은 모처럼 선공후사를 실천하며 요양원에 계신 엄마 병문안을 뒤로 미루었는데...씁쓸한 날이었다. 

* 요즘 학교체육대회에선 학급마다 반티를 맞춰 입는 게 유행이다. 우리반도 여학생들의 성화로 8,500원짜리 반티를 구입하게되었는데, 한 남학생이 끝까지 사지 않겠다고 버텨서 모두를 힘들게 했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절대로 살 수 없다는 녀석의 그 뻔뻔함과 무례함, 안하무인을 참아가며 설득, 또 설득, 또 설득을 했다. 선생이란, 열번 스무번 사람을 가르치는 일임을, 그 고됨을 새삼 확인하는 작은 사건이었다. 그래도 이번엔 학부모에게 전화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니 다행!................................(덧붙임) 다행은 무슨 다행. '한 남학생'이 아니라 세 녀석이었고 급기야 그저께 오전 6시부터 차례차례 집으로 전화를 걸고야 말았다. 할아버지가 받고, 아빠가 받고, 엄마를 바꾸고...에고...그 중 한 녀석은 끝까지 안 가지고 왔다고 잡아떼기에 보자마자 다시 집으로 되돌려 보냈다. 수업료 못내 집으로 돌아가던 가난한 시절도 아니고.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던 녀석이 5분 만에 돌아왔다. 주머니 속에 있는 걸 잊었었다나 뭐라나.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201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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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1-10-1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뭐라 구박하면 당장 <아니 이 아줌마가 왜 이러셔>하면서 농담하듯 이야기 하는 중1짜리 아들이 있어요. 가끔 농담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섬뜩섬뜩했는데, 매일 학교에서 겪고 계실려면 남의 아이들이라도 힘드시겠어요.

nama 2011-10-14 23:13   좋아요 0 | URL
섬뜩섬뜩하다는 말, 사실입니다. 주책이랄까봐,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눈물도 많이 흘리지요. 사람 다루는 일이 참 힘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