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원 신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자서전 특집기사의 한 꼭지로 나보코프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플래닛, 2008)에 대해 적은 것이다.   

 

연세대 대학원신문(161호) 나비의 변태를 거친 기억의 아상블라주

 

나보코프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는 제목만 따라가자면 프루스트와 함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나는 기억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입증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이토록 정밀한 기억을 간직할 수 있을까라는 경탄을 자아내는 ‘기억의 예술가’ 나보코프! 하지만 그의 ‘기억’은 ‘기예’가 아니다. 나보코프는 서문의 첫 문장에서 “이 작품은 개인적인 기억의 단편들을 그러모아 상호연관된 조직을 이루도록 조립해놓은 아상블라주”라고 규정해놓았다. ‘개인적인 기억의 단편들’이야 물론 작가이기 이전에 한 개인으로서 나보코프의 고유한 자산이겠지만 자서전은 그러한 단편적 자산들의 모음이 아니다. 그것들의 체계적인 아상블라주, 곧 배치이고 구성이다. 그리고 이 작업의 작업반장은 기억력만이 아니다.



나보코프는 한 비평가와의 대담에서 자신이 “기억력이 형편없는 열렬한 메모리스트”라고 말한 적이 있다. ‘메모리스트’는 ‘기억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보코프의 기억력은 ‘형편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메모리스트’가 되는가? 그가 에세이집 <강한 의견>에서 털어놓는 바에 따르면 “상상력이란 기억력의 한 형식”이다.

 

 

나보코프가 보기에, 생생한 기억에 대한 예찬은 기억에 단편들을 저장해두었다가 나중에 창조적 상상력이 회상과 창작을 결합하여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에 대한 예찬이다. 그가 자서전의 영국판 제목을 원래는 ‘말하라, 므네모시네’라고 지으려고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발음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그리고 그에게 ‘기억의 여신’은 기억력과 상상력을 포괄한다. 이 둘은 서로 형제다. 그리고 기억과 상상이 하는 일이 모두 ‘시간의 부정’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동업자이기도 하다 

 

 

나보코프에게서 기억과 상상이 한 통속이며 서로 대립되지 않는다는 점은 그의 자서전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전체 15장으로 이루어진 이 자서전에서 프랑스어로 가장 먼저 씌어진 5장 ‘마드무아젤 오’는 나중에 영어로 번역되어 단편집에 수록되었고 7장 ‘콜레트’ 또한 ‘첫사랑’이란 제목의 단편소설로 발표되었다. 이 자서전 자체는 ‘비소설’로 분류되지만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가 나보코프에게서는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모든 사건의 객관적 존재 자체가 하나의 ‘불순한 상상’의 형식이며 창조적 상상력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의 정신은 아무것도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니 ‘순수한 객관적 현실’이나 ‘순수한 기억’이란 개념이야말로 오히려 ‘픽션’일 따름이다. 따라서 진실은 언제나 기억과 상상의 창조적인 합성물이다.

 

 

 

 

나보코프가 이 자서전의 글들을 잡지에 연재하기 직전에 발표한 최초의 영어소설 <세바스챤 나잇의 참인생>(1938)에서 주인공 브이는 러시아 태생의 영국작가인 자신의 이복형 세바스챤 나잇의 전기가 결함투성이인 것을 발견하고 형의 ‘참인생’이 무엇이었는지 직접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혼이란 오직 존재의 방식에 불과하며, 한 영혼의 맥박을 발견하여 그대로 따라간다면 어떤 영혼도 당신의 것이 될 거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브이 자신이 곧 세바스챤 나잇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두 명의 ‘작가’가 등장하여 각각 기억과 상상을 통해서 자신의 진실을 찾아가는 <말하라, 기억이여> 또한 마찬가지의 도식을 보여준다. 이때 두 작가란 자서전의 주인공으로서의 ‘나’와 그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나’를 가리킨다. 가령, 출발점이 된 ‘마드무아젤 오’ 이야기에서 나보코프는 어린시절 늙은 여가정교사 마드무아젤 오의 매력이 ‘소설가 나보코프’가 다른 작품에서 그려낸 초상에서는 사라져버린 것을 애석해한다. 그에게 자서전은 “가련한 마드무아젤에 대한 남은 이야기를 살려보려 하는” 필사적인 노력이다. 그 노력을 통해서 복원/창조해내고자 하는 것은 어떤 사건과 인물의 유기적 진실이다. 그것은 시인이 발견하고 창조해내는 진실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시간을 정지시키는, 그리하여 무력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얻어진다 

 



나보코프의 문학관이라 할 만한 대목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과학자들은 공간의 한 지점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살피는 반면에 시인들은 시간의 한 지점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느낀다. 11장의 ‘첫 시’에 나오는 이 대목을 그는 자신의 철학적 친구 비비안 블러드마크의 말이라고 인용하지만, ‘비비안 블러드마크’는 <롤리타>에 등장하는 ‘비비안 다크블룸’과 마찬가지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아나그램이다. , 철자들을 재배열하여 만든 이름이다. 그러니 비비언 블러드마크는 나보코프의 철학자 분신이겠다. 이 ‘두 사람’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시의 의의란 이런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시는 위치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의식으로 포용하는 세계에 관련하여 한 사람의 자리를 나타내고자 함은 태곳적부터 있어 온 충동이다.

Владимир Набоков Другие берега Conclusive Evidence

 

나보코프의 <말하라, 기억이여>는 바로 그러한 ‘태곳적 충동’에 따라 자신의 위치(자리)를 표시하려는 작가의 ‘필사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자서전은 그의 망명작가로서의 이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자서전’답다. 그는 연재한 글들을 1951 <결정적 증거>라는 제목으로 출간한다(자신의 존재에 대한 결정적 증거!). 첫 번째 영어판이다. 그리고 1954년 아내의 도움을 받아 많은 단락들을 수정하고 보완한 러시아어판 <피안>을 낸다. 최종판으로서 <말하라, 기억이여>(1966)는 이 러시아어판을 다시 영어로 바꾼 ‘악마적인 작업’의 소산이다. 마치 “나비들에게 친숙한 몇 겹의 변태 과정”을 닮은 이러한 작업은 나보코프의 자부대로, 다른 어떤 인간들에 의해서도 시도된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도 이 자서전은 나보코프의 ‘위치’를 정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08. 06. 22.

P.S. 나보코프의 <세바스챤 나잇의 참인생> 읽기는 http://blog.aladin.co.kr/mramor/190373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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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6-24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를 좋아한다더니 번역본 표지에 나비가 그려져 있군요.나비를 잡으려고 포충망을 든 사진을 아주 어렸을 때 본 적이 있습니다.

로쟈 2008-06-24 09:51   좋아요 0 | URL
좋아한 수준이 아니라 프로 연구자였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6-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과연...
 

이번주에 나온 신간들 가운데 한권만 골라야 한다면 눈 딱 감고 <파워 오브 아트>(아트박스, 2008)를 집고 싶다. 저자인 사이먼 샤마는 저명한 미술사학자라고 하고, 책은 저자가 유럽 전역을 돌며 취재하고 만든 영국 BBC 방송 프로그램을 토대로 했다 한다. 부제는 '예술의 위대한 힘에 관한 여덟 편의 감동의 드라마'. 그 주연을 맡고 있는 여덞 명의 화가들 리스트는 이렇다.  

카라바조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교황이 사랑한 타락천사
베르니니 Gian Lorenzo Bernini 기적을 만드는 남자
렘브란트 Rembrandt Harmenszon van Rijn 화려한 저택에 걸린 거친 그림들
다비드 Jacques Louis David 혁명보다 잔인한 아름다움
터너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폭풍을 일으키는 그림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뜨끈하고 땀에 젖은, 화가의 다정한 악수
피카소 Pablo Picasso 예술보다 큰, 정치보다 힘이 센
로스코 Mark Rothko 말없이 그저 절절한, 색채와 감정의 드라마   

역자에 따르면, "카라바조부터 로스코까지 이 책이 소개하는 미술사의 거장 여덟 명의 작품들을 통해 지은이는 흔히 미와 쾌락이라는 예술의 본질이 결국은 피를 연상케 하는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어떤 것, 또는 피 흘리는 치열한 어떤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 점이 마음에 든다.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어떤 것, 또는 피 흘리는 치열한 어떤 것으로서의 예술' 말이다. '이번 주의 책'으로 손색이 없다. 아직 아무런 소개기사도 뜨지 않아서 그냥 리스트만을 만들어둔다(관련서가 너무 많은 렘브란트, 반 고호, 피카소 등은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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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아트- 예술의 위대한 힘에 관한 여덟 편의 감동의 드라마
사이먼 샤마 지음, 김진실 옮김 / 아트북스 / 2008년 6월
36,000원 → 32,400원(10%할인) / 마일리지 36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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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wer of Art (Hardcover)
Schama, Simon / Ecco Pr / 2006년 11월
95,560원 → 78,350원(18%할인) / 마일리지 3,9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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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질 랑베르 지음, 문경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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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김상근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5년 1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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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 2008-06-21 20:15   좋아요 0 | URL
반가운 책입니다. 비싸긴하지만.

로쟈 2008-06-21 20:43   좋아요 0 | URL
네, 좋아하실 만한 책이네요.^^

lifeisart 2008-06-22 18:43   좋아요 0 | URL
BBC 다큐 참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EBS에서 해줬었는데...
당장 사고픈 책이네요..."Art is about unleashing the floodgates of passion." 그가 했던 이 말이 기억나네요^^

로쟈 2008-06-22 20:58   좋아요 0 | URL
그랬었군요. 여차하면 재방이라도 보고 싶은데요.^^
 

촛불정국과 맞물려 눈에 띄는 신간이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시대의창, 2008)이다. 제목만 봐서는 번역서라 짐작하기 쉬운데(나부터도 그랬는데) 의외로 국내서이고, 저자는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1,2.3>(돌베개)의 저자 박세길씨다. 워낙에 유명한 대학가 세미나 교재였지만 저자의 이름까지 도드라진 것은 아니었는데,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은 이 베스트셀러 저자의 '야심작'이다. 부피 때문에 단박에 읽기엔 부담스러운데, 얼마전 출간된 홉스봄의 <혁명가>(길, 2008)와 나란히 읽으면(혹은 꽂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생각해보니 <꿈은 소멸하지 않는다>(한겨레출판, 2007)도 같은 범주에 드는 책이다). 인터뷰기사를 챙겨놓는다(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94472.html).

한겨레(08. 06. 21) 혁명이 철지난 얘기라고? 현실은 변한 게 없는데!

1988년에 1권이 나온 그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는 당대 대학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1992년에 3권까지 완간됐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수십만 권 나간 것으로 안다”고 박세길(46)씨는 멋쩍은 듯 말했다. “서울·인천 지역 현장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교실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강의하고 토론한 것”을 묶었는데, 대학생 때 노동운동에 뛰어든 그는 그처럼 주로 노동교육 현장 쪽에 있었고 여러 차례 고초도 겪었다.

 

 

 

 

그가 이번에 자신의 7번째(공저는 빼고) 책을 냈다.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시대의창 펴냄). 700쪽에 가까운 이 두꺼운 책을 16년 전부터 구상하고 써왔다. 현실 사회주의 붕괴로 ‘혁명’이 용도폐기된 것으로 치부되던 시절에 하필 혁명을 화두로 삼다니. “오기일 수도 있었지만, 나는 자문했다. 혁명이 철지난 얘기라는 게 과연 맞나? 우리 현실은 변한 게 없는데.”

책은 ‘근대혁명의 빅뱅’ 프랑스 대혁명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산업혁명을 거치고 1848년 혁명과 파리 코뮌을 지나 러시아혁명과 중국혁명, 한반도, 베트남혁명, 68혁명, 카리브, 중남미와 사파티스타까지 가면서 혁명의 극복 대상인 자본주의의 기사회생과 한계를 아울러 훑는다. 여기까지가 ‘혁명의 추억’이다.

박세길씨에게 혁명은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닌다. 그에게 혁명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사람 중심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 또는 인민의 권력통제가 가능한, 확장되고 심화된 민주주의 사회”를 지향하는 운동이다. ‘사회연대국가’ 또는 ‘공동체 복지모델’ 건설로도 변주된다.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는 ‘사회주의’라는 말을 꺼린다. 20세기에 실패로 끝난 옛소련 식 국가사회주의와 동일시하는 사람들의 오해와 선입견 때문이다. 그가 그리는 혁명은 피와 폭력, 음산한 비밀 전위조직 등 스테레오타입화한 이미지들과 겹치는 국가사회주의 혁명이 아니다. “미래의 혁명은 매혹적이어야 한다.”

‘미래의 혁명’을 이끌 주체는 ‘창조적 다수’다. “그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생산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종종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특정 분야의 여론을 주도하기도 하며 정권의 향배에 직접적이고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기존 좌파가 중시했던 ‘선진 대중’은 전위집단이 생성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충실히 전달하는 집단이었지만 창조적 다수는 독자적으로 메시지를 생성하고 유포한다. 지난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집단이다.” “창조적 다수 구성원들은 자신을 독립적 중심으로 사고한다. 각자가 중심이면서 동시에 다수를 이루는 창조적 다수가 맺을 수 있는 유일한 관계구조는 수평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것뿐이다. 바로 여기서 창조적 다수를 생성시킨 요소들이 수직적 위계질서를 허물고 수평적 소통과 연대를 촉진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마치 최근의 촛불시위를 두고 하는 얘기 같다. 이 ‘예언자적’ 얘기를 박세길씨는 이미 한참 전에 써 놓았다. 그는 “촛불시위는 예고됐던 것”이라며 “새로운 혁명이 시작됐다”고 했다. 촛불시위가 미래의 혁명이란 말인가? “신자유주의나 미국, 조·중·동 등 기존의 확고부동했던 담론이나 담론 생산자들이 의심받고 공격당하기 시작했다. 이게 중요한 거다. 촛불시위는 그 총체적 표현이다. 일시적이거나 일회적인 분노의 폭발이 아니다. 촛불시위는 혁명의 시작일 뿐이다.” 과거형 권력의 통제로는 차단이 불가능하다. “1980년대에도 그랬지만, 운동이란 탄압을 먹고 자란다.” 힘으로 막으면 막을수록 오히려 혁명은 더욱 추진력을 얻을 것이란 얘기다.

시위 양태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자발적 개인들이 각자의 삶터에서 개방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대안의제를 설정하고 토론을 벌여 실천담론을 생산하는 일상투쟁을 벌이다가 필요하면 광장에 집결해 폭발적으로 집단의사를 표시한다. “이는 83%에 이르는 대학진학률, 절차적 민주주의 달성, 온라인 통신혁명 등의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것 자체가 이미 혁명적 변화다.

창조적 다수가 추구하는 ‘미래 가치’는 생태주의, 문화주의, 여성주의, 평화주의다. 그들은 수평적 연대를 통해 협력하고 공존하면서 노동과 기업, 자본, 시장을 사람 중심으로 바꿔간다. “촛불시위는 바로 그것을 선취한, 세계사적으로도 전례 없는 일”이다. 다만 “미래 사회의 비전이 아직 분명하지 않은 것”이 촛불시위의 한계라면 한계다. 따라서 앞으로 일상적으로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학습하고 토론하면서 실천적 과제, 실천담론, 곧 비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이 바로 그 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그는 기대한다.(한승동 선임기자)

08. 0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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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6-21 23:54   좋아요 0 | URL
박세길 씨는 네그리-하트의 다중 개념을 수용했나요?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창조적 다수..이런 내용을 보니 비슷해서요...

로쟈 2008-06-21 23:57   좋아요 0 | URL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참조는 하지 않았을까요?..

노이에자이트 2008-06-22 00:07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처럼 사상검열이 엄한 사회에서는 계급론 냄새가 나는 분석도구는 좀 위험해서 이런 다중과 같은 개념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특히 이번 촛불시위는 우리나라의 도시화가 진전된 상황에서 도회적인 세련미를 보여주는 새로운 군중의 탄생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기존의 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기도 하지만...자본주의를 타도하지 않고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죠...

로쟈 2008-06-22 00:12   좋아요 0 | URL
지젝도 지적한 것이지만 자본주의의 가장 큰 적은 자본 그 자체가 아닐까 싶네요(해서 변화의 동력이 되어주는). 저는 경제학을 잘 몰라서 언제, 어떤 조건하에서 '내파'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08-06-22 00:21   좋아요 0 | URL
결국 자본주의 붕괴논쟁이군요.하지만 자본주의는 사회 패배자가 아무리 많아도 아니 오히려 그런 패배자의 피를 연료로 굴러가는 체제라서 잔인한 생명력이 있는 것 같아요.그 패배자들 중에서 파시스트 예비군도 공급해주면서 말이죠.

로쟈 2008-06-22 11:16   좋아요 0 | URL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의 약점이 그 생명력이겠죠...

드팀전 2008-06-22 08:08   좋아요 0 | URL
그저께 서점에 갔다가...이 책을 봤어요.^^ 어...그 박세길이 그 박세길인가 해서 앞 장 저자 목록을 살펴봤더니 맞더군요.

로쟈 2008-06-22 11:17   좋아요 0 | URL
제게 책은 유명하지만 저자는 생소한 경우입니다...

paviana 2008-06-23 10:21   좋아요 0 | URL
얼마전 출간된 홉스봄의 <혁명가>(길, 2008)와 나란히 읽으면(혹은 꽂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저는 이런식의 로쟈님 유머가 참 좋아요.ㅎㅎ
혹 베고 자면 내용이 다 머리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책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로쟈 2008-06-23 11:52   좋아요 0 | URL
^^
 

이번주 북리뷰들을 보니 다행히도 관심도서가 많지 않아서 부담이 덜하다. 한꺼번에 두 권의 책이 나온 빌 헤이스 정도만 챙겨놓으려고 한다. 피와 잠에 대한 책들이다.

문화일보(08. 06. 20) 피 에 대한 인류의 오해와 진실

“두 시체의 머리를 곧바로 절단하고,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피를 모조리 받아냈다. 머리는 물론이고 몸에서도 피가 웬만큼 쏟아져 나왔다 싶으면 이번에는 시체를 눌러서 더 짜냈다.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으면 이번에는 시체를 더 작은 조각으로 토막냈고 나중에는 거의 다진 고기 수준으로 만들어서 피를 걸러내고 빨아내고 짜냈다. 그 과정에서 물이 추가될 경우에는 그 양을 일일이 기록했다….”

이 끔찍한 장면은 괴기영화나 스릴러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이 아니다. 실제로 19세기에 진행됐던 ‘2인 동시 해부’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의학계는 인간의 붉은 액체 ‘피’의 양이 약 5ℓ라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은, ‘피’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역사와 문학, 신화와 과학을 넘나들며 피의 모든 것을 들려 준다. 거기다 동성애자(게이)인 저자 자신의 개인적 삶의 내밀한 구석까지도 곁들이고 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인류 역사상 피에 관해 얼마나 많은 오해와 상상이 흘러넘쳤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준다. 상대방의 피를 마심으로써 그 힘과 용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 했던 고대 로마 검투사들의 시대부터 혈액 검사를 통해 에이즈와 같은 난치병을 밝혀내고 복잡하기 그지없는 치료법을 개발해낸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의·과학사를 다채롭게 펼쳐 보인다.

피를 뽑는 게 만병통치의 치료법이라고 믿었던 로마시대 의사 갈레노스, 혈액의 순환을 발견한 윌리엄 하비, 현미경으로 미시 세계를 발견한 레벤후크, 면역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파울 에를리히, 에이즈 바이러스를 발견한 제이 레비 등 ‘피의 역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던 과학자들이 등장한다. 또 오늘날의 우리가 보기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한 위인들의 면면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치밀한 신체 해부도를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실은 ‘사랑 정맥’이나 ‘모유 정맥’ 같은 있지도 않은 혈관을 그려 넣었다.

저자는 피와 관련된 다양한 문학작품들, 이를테면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흡혈귀와의 인터뷰’를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레노스의 고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헌 속에 표현돼 있는 피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과 감정, 사상을 읽어낸다.

책에는 또 저자의 자전적 경험도 녹아 있다. 저자의 파트너 스티브는 에이즈로 고통받으며 자신의 피가 저자에게 닿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저자의 애틋한 심정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이와 더불어 에이즈 환자의 혈액을 부주의하게 취급하는 미국 의료계의 참혹한 상황에서부터 에이즈의 유행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미국 동성애 공동체가 참담하게 무너지는 모습,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글은 이 책을 과학적 논픽션물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학적 저작물로 탈바꿈시킨다. 예를 들어, 책의 12장 ‘피와 정욕’에서는 남녀 성기와 피의 관계를 상세하게 살피면서도 문학적 향기까지 곁들이고 있다. 이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피는 거의 암흑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살아간다. 피는 몸속에 있는 뼈와 살과 피부 사이로 뻗은 혈관을 따라 수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움직인다. 예외가 있다면 가끔 눈 속으로 여행을 갈 때뿐이다. 매일 아침마다 내 눈의 흰자위에 생기는 이 붉은 핏발은 사실 정맥이 아니라 동맥이다. 그러니, 생각해 보면 그 색깔이 그토록 붉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동맥을 흐르는 피는 한껏 산소를 머금은 상태니까.”



이 책과 함께 저자의 또다른 저작물 ‘불면증과의 동침’도 이번에 같이 출간됐다. ‘불면증과의 동침’엔 저자의 자전적 기록이 더욱 진하게 녹아 있다. 두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저자의 개인사는 파란만장하기 그지없다.

저자의 아버지는 한국 전쟁 참전 상이군인 출신이자 미국 지방 코카콜라 병입공장 경영자로 예술과 문학에 재능을 가진 어머니와의 사이에 5녀1남의 자식을 두었다. 유일한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와 성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해 커밍아웃을 하게 된 과정, 남다른 사랑과 작가로 입지를 다지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상세하게 털어놓고 있다.

5명이나 되는 누이들 사이에서 성장하면서 겪었던 독특한 경험들, 가톨릭 교리를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종교에 대한 회의를 키워나갔던 반항적인 사춘기 시절, 동성에 대한 욕망을 처음 느꼈던 어린 시절과 그와 함께 시작됐던 수면 장애, 마리화나를 피우며 동성 상대를 찾아 샌프란시스코를 방황하던 청년기의 괴로운 추억, 에이즈에 걸린 파트너를 만나 방황을 마감하고 새로운 인생을 걸어가게 된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두 책을 통해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여겼던 ‘피’와 ‘잠’에 얼마나 무수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의·과학사와 문화사를 넘나들며 저자의 자전적 경험까지 녹아 있는 새로운 형식의 논픽션은 읽는 이에게 ‘아, 글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한 깨달음을 선사한다.(김영번기자)

08. 0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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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솔라리스>의 원작자인 폴란드의 SF작가 스타니스와프 렘(1921-2006)의 소설들이 출간됐다. <솔라리스>는 몇 차례 번역 출간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모두 절판된 상태이다. 이번에 <사이버리아드>란 작품과 함께 SF전문출판사 오멜라스의 첫번째 책으로 나온 것. SF작가라면 아이작 아시모프 정도를 주워섬길 뿐이지만 이번에 나온 렘의 책들에는 관심이 간다.

경향신문(08. 06. 12) 국내 최초 과학소설 전문 출판 ‘오멜라스’ 박상준 대표

국내 최초로 과학소설(SF)만 내는 출판사가 문을 열었다. 웅진단행본그룹의 임프린트로 출범한 오멜라스는 최근 폴란드 출신의 전설적인 SF 작가인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 ‘사이버리아드’와 ‘솔라리스’를 출간하면서 신고식을 했다. 오멜라스는 어슐러 K.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서 따온 이름이다. 소설에서 그렸듯이 과학적 유토피아도, 우주의 이상향도 아닌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인간사회를 가리킨다. 소설만 내는 것도 아니고, 장르 소설만 내는 것도 아니고, 장르 소설의 하위 장르인 SF만을 내서 출판사가 유지될 수 있을까.

박상준 대표(41)는 “SF의 역사가 100년이 넘었는데 한국에서는 SF 자체가 공백”이라면서 “외국의 SF를 소개하는 것으로도 할 일이 많지만 국내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일에도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장르 문학계에서 알아주는 기획자, 평론가, 번역가로 일해왔다. 지난해 창간한 장르 문학 전문 월간지 ‘판타스틱’의 초대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같은 장르 문학 중에서도 미스터리나 판타지는 나름의 독자층과 작가를 확보하고 있지요. 판타지를 예로 들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외국작품뿐 아니라 이우혁의 ‘퇴마록’이나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 같은 국내 작품이 나왔지요. 그러나 SF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마이클 크라이튼 등이 소개되기는 했지만 한 번도 전성기를 누린 적이 없습니다.”

그는 그러나 SF의 미래는 밝다고 단언한다. ‘태평양 횡단특급’을 낸 듀나(이영수), 단편 ‘깊’(계간 ‘문학동네’ 2006년 겨울호) 등을 통해 SF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박민규를 비롯, 김중혁·윤이형·김언수·박형서 등 젊은 작가들이 SF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한다. “SF는 오락이기도 한 동시에 과학의 철학과 윤리를 보여줍니다. 전자로서 SF를 즐기는 사람은 다른 장르도 함께 읽지만 후자에 중점을 두는 사람은 SF 마니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박 대표는 중학교 때 읽은 아서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 끝날 때’가 보여주는 심오한 세계에 매료돼 SF에 빠져들었다. 한양대 지구해양과학과를 거쳐 서울대 대학원 비교문학과에서 공부한 그는 지금까지 100여종의 SF를 내는 데 기획, 해설, 번역 등의 형태로 관여했다. 시공사, 풀빛, 현대정보문화사(백산서당) 등에서 SF가 조금씩 나온 것은 그런 덕분이다.

“1900년에 태어나 1970년에 죽은 사람을 상상해보세요. 그가 태어날 때는 비행기가 없었지만 죽을 때는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다녀온 뒤입니다. SF는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데 따른 윤리를 꾸준히 모색해온 장르입니다. 21세기에는 더욱 필요하지요.”



오멜라스는 앞으로 스타니스와프 렘의 소설 6권을 비롯해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로버트 소여 등의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렘은 과학소설과 비주류 문화권 출신이라는 한계를 넘어 세계적인 대가의 반열에 오른 작가로, 영미 과학소설이 통속적인 오락에 치우쳤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평생 치열한 글쓰기를 했다.

렘의 책 2권에 이어 나오는 책은 올라프 스테풀든의 작품인데 그는 SF의 기본철학과 원형을 제시한 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가 상상해낸 다이슨스피어는 행성을 통째로 둘러싸는 구조물로, 지구에 닥쳐온 에너지 위기를 경고한다.

박 대표는 이 같은 SF의 고전 이외에 여행할 때 지참하는 포켓북 형태의 재미있는 중·단편, 출판시장에서 새로 부상하는 영어덜트 시장을 겨냥한 SF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 오시이 마모루 같은 일본의 걸출한 애니메이션은 SF적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우리 교과서에도 SF가 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윤정기자)

08. 06. 19.

Станислав Лем Станислав Лем. Собрание сочинений в двух томах. Том 1Станислав Лем Станислав Лем. Собрание сочинений в двух томах. Том 2

P.S. 스타니스와프 렘과 <솔라리스>에 대해서는 재작년 그의 서거를 계기로 쓴 페이퍼(http://blog.aladin.co.kr/mramor/858000)를 참조. 이미지는 러시아에서 나온 두 권짜리 선집의 표지다(러시아어로는 '스타니슬라프 렘'이라고 읽는다). 렘은 SF소설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저술들도 남기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철학자'로도 대우 받는다(그의 책들이 철학총서에도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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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솔라리스
    from 한사의 서재 2008-06-20 09:06 
         그녀는 내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때는 열아홉 살의 소녀였다. 살아있다면 지금은 스물아홉 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죽은 자는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졸린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엾은 레야, 나를 찾아 온 거야?”     
 
 
비로그인 2008-06-20 01:09   좋아요 0 | URL
솔라리스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리메이크작은 기대에 못미치더라구요.
반가운 포스팅이었습니다.
로쟈님덕분에 장바구니가 더 무거워졌습니다.ㅜㅜ
로쟈님, 하나 부탁드리자면,
제가 지젝의 책을 읽어보고자합니다. 완전히 입문인데요.
로쟈님의 서재를 훔쳐보면서 지젝에 너무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전혀 배경지식이 없네요.
지젝에 대한 입문서로 어떤 책이 좋을까요.
어제 밤새도록 로쟈님의 서재를 훔쳐-_- 보았지만
선뜻 고르기가 힘듭니다.
이놈의 정권이 일개 소시민을 공부하게 만드는군요,
바람직하다고 해야할까요-_-

로쟈 2008-06-20 12:58   좋아요 0 | URL
종종 받는 질문인데, 제 답변도 비슷합니다. 지젝의 책은 <누가 슬라보예 지젝을 미워하는가>와 <지젝이 만난 레닌>을 일단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가 쓴 <라캉>도. 그 정도를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면 입문으로서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영화와 영화이론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지젝의 '영화책'들도 권해드릴 만합니다)...

비로그인 2008-06-20 09:11   좋아요 0 | URL
렘의 '솔라리스', 인상 깊은 책이었답니다.
로쟈님의 렘의 책과 SF전문출판사 '오멜라스' 소개 반가운데요..


로쟈 2008-06-20 12:55   좋아요 0 | URL
솔라리스 애호가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