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독 -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조엘 안드레아스 지음, 평화네트워크 엮음 / 창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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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이상한 책인줄 아셨나보다. 놀라하며 물어본다.

사실 이 책이 어떤 책이다 하는 것은 리뷰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고, 미국의 그 동안의 행태를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책을 읽는 내내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렇게까지 심각할까? 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것은 미국의 행태를 노출시키는 거대기업 자본의 방송에 노출되었던 탓인걸까.

단순하고 분명하게, 미국의 '전쟁'의 목적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돈' .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 옷을 입고 있는 탐욕스런 남자'의 모습으로 전쟁에 한 몫 크게 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오다니! 직장에 들어와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그 무엇보다도 OFAC (office of foreign affairs comittee) 의 sanctioned country와 SDN 등이었으나, 왜 중요한지, 미국은 뭐가 잘나서, 적성국가 리스트 따위 만들고 자금을 동결하고 이렇게 들들 볶는건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 없었다.  왠지 이라크의 수백만명의 굶어죽는 아이들의 죽음에  한 몫 한 것 같아 기분 나쁘다.

'테러와의 전쟁' 에 대한 뉴스만 접하고. ' 왜?' 에 대한 이야기는 못들은 탓이다.( 무관심의 탓이다)

이 책은 그 ' 왜' 에 대해 설명해 준다. 테러리스트들이 잘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는 멈추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에 대해, 그 동안 얻는 것도 없이,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것에 대해 공평한 시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혹은 그들의 심정적 동조자인 세계인들에게) 묻는  마지막 페이지의 질문은 의미심장하다.

* 이 전쟁중독이 미국 국민과 전세계 사람들을 도대체 어떤 지경에 빠뜨리고 있는가?

* 도대체 그 비용은 또 얼마인가?

* 전쟁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답이 바로바로 안 나온다면, 당장 이 책을 사서 읽어라. 30분만 투자하고, 5,520 원에 170원 마일리지 준다. 매니아는 더 준다.

그리고 마지막 칸에

'전쟁 중독 환자를 몰아내라!' 고 써 있고, ' 하지만 어떻게요?' 라고 묻는다.

' 그건 지금부터 함께 생각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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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아 - 어느 시골의사 이야기 존 버거 & 장 모르 도서
존 버거 지음, 장 모르 사진, 김현우 옮김 / 눈빛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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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와 장 모르의 '사샬' 이라는 어느 시골 의사 이야기.

책은 평화로운 영국의 어느 시골의 풍경 사진으로 시작된다. 뒤로는 나즈막한 산이 보이고, 들판이 있고, 앞에는 할아버지와 손자, 혹은 아버지와 아들이 잔잔한 강물위의 조각배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

그리고 옆 귀퉁이에 써 있다.

' 풍경은 기만적일 수 있다. 종종 풍경은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펼쳐지는 무대라기보다는 하나의 커튼처럼 보인다. 그 뒤에서 사람들의 투쟁, 성취 그리고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그런 커튼... '

그리고 다음장 . 흑백사진이지만, 왠지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보이는 하늘과 산과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집 일고여덟채.

' 그 주민들과 함께 커튼 뒤에 있는 이에게. 풍경은 더 이상 지리적인 대상에 그치지 않고 전기傳記적이고 개인적인 그 무엇이 된다'

다시 페이지를 넘기면 '어떤 무게나 견고함도 모두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안개가 자욱한 숲 속. 그리고 아마도 아래에는 도로가 있는 듯 삐죽 윗부분만 겨우 모습을 드러낸 전봇대와 전깃줄. 한 벌목꾼이 나무 밑에 깔리고, 의사에게 연락한다. 의사는 클락션을 계속 울리며, 벌목장으로 서둘러 간다. 앞에 오는 차들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서일뿐만 아니라 나무에 깔린 사람이 클락션 소리를 듣고 의사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닥터 사샬이다.

나무에 깔려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와 어쩔줄 몰라 하는 동료들에게 의사가 가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클락션을 계속 울리는 사샬 박사. 짙은 안개 속의 당황한 그들에게는 다가오는 클락션 소리만큼 반가운 소리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야기는 이 에피소드에서 시작된다.  처음에 읽을 때는 별 생각 없이 지나쳤으나, 이 작지만 무거운 '행운아'라는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려고 다시 첫 페이지부터 뒤적이니, 닥터 사샬의 환자를 대하는 마음을  잘 나타내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 좀 특이하다.  존 버거는 시골의사의 생활과 가치관을 쫓고, 장 모르는 시골의 환자들, 그리고 의사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제목은 '행운아' (A Fortunate Man)이다.

첫페이지에서 작가는 사진 속의 평화로운 시골 풍경과 그 풍경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것임을 암시한다.  그 중심에는 물론 ' 사샬 박사' 가 있다.

사샬 박사는 작은 마을의 모두를 안다. 처음 시작은 전쟁중의 해군 군의관이었다. 사람을 구하는 사람이 된 것에 크게 보람을 느끼고 그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권위 있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동시에 그들에게 봉사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전쟁 후에 그는 결혼을 하고 ( 존 버거는 여기에서 그의 직업적인 삶에 대한 것만 이야기 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소속의 시골 의사의 길을 택한다. 늙은 의사의 보조의사로 시작했는데, 움직이기 싫어하는 늙은 의사덕분에(?) 젊은 의사는 직접 현장에서 환자를 대할 수 있음을 기뻐했다. 그는 항상 과로했고, 또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시골에서의 제2기는 삼십대 중반즈음에 찾아왔다. '이십대처럼 자발적으로 자기 자신이 되는 대신, 스스로를 직시하고 제 2의 위치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한 삶의 시기였다.'  그리고 그는 나이를 먹는 자신의 모습 뿐만 아니라, 그의 환자들도 같이 나이들고 변해가는 것을 본다.

늙은 파트너가 죽고, 사샬은 수술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환자의 육체적인 병만 볼 뿐 아니라, 환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기 자신과 그리고 환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는 마을에서 특권을 지닌 존재가 된다.  마을 사람들이 사샬을 특권을 가지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자신들은 상식에 의존하는 데에 반해, 그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상식은 절대 스스로를 가르칠 수 없으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 상식은 탐구하려는 정신, 즉 철학과 구별되는 한에서만 하나의 범주로 존재할 수 있다.'

존 버거는 사샬의 '의사'라는 직업과 직업관 등을 관찰하고 고통과 질병, 두려움, 죽음. 그리고 '의사' 에 대해 사유한다.

'몸이 아플 때는 많은 관계들이 단절된다. 질병은 무언가를 분리시키는 것으로, 왜곡되고 분열된 자의식을 형성한다. 의사는 환자와의 관계를 통해서, 그리고 그에게 허락된 특별한 친밀감을 사용해서 그 깨진 관계를 보상해 주고, 환자의 악화된 자의식에 다시 사회적인 성격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

사샬은 마을에서 특권을 가진 존재라고 앞서 말했다. 여기에서 '특권'은 우리가 생각하는 비리나 뇌물, 권력과는 관계 없다. 그의 특권은 마을 사람들 누구이건 그를 가족의 하나로 여기고, 자신을 맏기고, 그에게 의존하고, 그를 존중하는 등의 마음에서 얻어지는 ' 특권'이다.

그런 사샬의 지금의 고민은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이다. 숲의 사람들은 그가 가진 것-일, 가족, 가정-을 유지하기를 기대하고, 자기가 누리고 있는 즐거움-잠자리에서 마시는 한 잔의 차, 주말판 신문, 주말의 술집, 이런저런 게임, 농담 등-을 계속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그들은 최소한의 것에 안주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렇게 자라왔다. '사는 게 그런 거죠' 라고 말한다.

그러나 숲사람들과 달리 사샬은 삶에서 최대치를 기대한다. 숲사람들에게 특히 아버지의 어머니의 것을 물려받아 역시 삶의 최소한의 것에 만족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때로는 직업학교에 연결해주거나 ,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숲에서의 삶이 더 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존 버거는 여기까지는 말할 수 있다.

'사샬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자기가 추구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고 있다. (...) 사샬은-우리 사회의 끔찍한 현실에 비추어볼 때- 행운아이다.'

존 버거는 시골 마을 의사인 사샬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원하는 일을 하지(알지) 못하는 우리의 끔찍한 현실을 비추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말로 표현 못하는 것조차도  그의 관찰을 벗어나지 않고 차근차근 이야기 된다. 우리가 의사에게 의존하는 이유,  몸이 아플 때 관계의 단절과 그 단절을 이어주는 의사의 역할, 의사와 환자간의 변증법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그는  풀어낸다.

한 편의 고요한 풍경 사진으로 시작한 이 글의 마침은 사샬이 일을 할 때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의 인용이다. 그 논리는, '그 금욕적인 특징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긍정적 비전의 씨앗을 그 안에 담고 있다. '

"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 매일 누군가 죽어가죠- 나는 나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데, 그 생각이 더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어줍니다."

나도 리뷰를 이 인용으로 마치고 싶지만, 사샬박사의 직업관과 같은 그의 다짐은 가장 투박하고, 거칠면서도 죽음만큼 강력한 말이라는 사족을 달지 않을 수 없다.

늦게나마 존 버거를 만나게 된 나는 또 다른 의미에서 '행운아'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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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2-0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좋은 리뷰군요. 추천 하나.^^
저도 존 버거 애독자 중 한 사람이랍니다.

하이드 2005-02-07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흑. 감사합니다. 존 버거 책 리뷰 쓰기 너무 힘들어요. ㅜ.ㅜ ( 힘들지만 잘 썼다가 아니라, 힘들어서 억지로 겨우겨우 그럭저럭 쓰고말다입니다.) 지금 남아 있는 책 3권있고, 꼭 주문하고 싶은 책이 두권 더 있어요. 꽤나 많이 번역되어있네요. 그리고, 이 좋은 책들에 왜 제 허접한 리뷰가 첫 리뷰인지;; 아는 후배가 번역하셨다니! 전 항상 역자 프로필이나 후기를 재미있게 보는데, 이 분은 지금 EBS PD로 있으시고, 제가 사려다 품절되서 못 산 ' 두첸의 세계명화 비밀 탐사' 를 번역하신 분이시더군요. 그리고, 이 전에 읽은 존 버거의 ' 그리고 사진처럼..' 를 번역하신 분은 의대 나오셔서, 사진공부 하시고, 현재 사진가, 가정의학 전문의를 하고 계시더군요. 사진 에세이도 내시고, 열화당의 사진책도 많이 번역하신 것 같고. 재밌어요. ^^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 열화당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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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당에서 나온 존버거의 책이다 . 하얗던 표지는 며칠새 손때가 타서 꼬질꼬질 해졌다. 원제는 And Our Faces, My heart, Brief as Photos. 이다.

그의 글처럼 심플한 표지와 목차이다. 1부는 시간, 2부는 공간에 대한 것이다. 목차인즉 1. 한때 2. 여기서

작가의 어느 한 때에 관한 글들을 모아 놓았다. '어느 이야기의 한때'에서는 테이블 위 한장의 사진에 관해 이야기한다. 사진이 들어가야 할 부분은 네모만 그려져 있고, 우리는 지금부터 이야기할 존버거의 이야기에서 네모 속의 사진 안에는 앙카라 교외 어느 판잣집의 한 방에   여섯 남자가 일렬로 서 있는 것을 상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 각기 다른 몸집의, 표정의, 옷차림의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노동자이다. 그들은 노동조합연합인 DISK가 불볍단체로 규정되면서 체포되거나, 사형당하거나, 도망중이다. 이 한장의 사진은 정치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고 있으며 정치란 원천적으로 억압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잇다. '유토피아는 양탄자 위에서만 존재한다. 하나, 그들의 삶을 지배해 온 것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사실 역시 그들은 알고 있다.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희망이다'

'암스테르담에서의 한때' 에서는 렘브란트의 그림에 나온 그의 사랑하는 여인 헨드리키에를 말한다. 거기서 그는 그림들이 보여주는 천재성 때문이 아닌 그 그림들이 연유된, 그리고 그림들이 표현하고자 한 삶의 경험들이 말 이전에 다가와 말의 영역 너머로 옮아가 버리는 것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

'지나간 어느 한 때' 에서는 죽음과 헤어짐을 삶과 사랑을 말하고, 오손에서의 한때에서는 상실을 말한다.

두번째는 '어디서' 이다.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제목도 없다. 작가는 떠남과 이별, 행복,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계속 써내려가면서  이 책의 리뷰쓰기란 정말 내 능력 밖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다!

존 버거는 이 짧은 에세이집에서 어느 한 때와 장소에 머물렀을 때의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과 차원과 우주를 오고가며 하고 있다. 인생에서 맞닥트리는 사건. 우연. 이벤트들을 대하는 그는 사소한 것에서, 흔해빠진 것에서 삶과 죽음, 사랑과 멀어짐, 이별, 행복 등을 보고 - 그런 거창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 군더더기도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 몸으로 치면 체지방 0%의 군살 하나 없는 그러나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지 않는 호리호리하면서 단단한 몸매이다. 너무 진지해서 재미없을 것 같지만, 읽을수록 멘토가 되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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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아담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후리는 광고문구. 도서관에서 훔치고 싶은 책 1순위라느니, 범우주적 인 거대한 농담이라느니.

BUT  이 시리즈는 작가가 되는 대로 써낸( 내가 한 얘기 아니고, 작가가 한 얘기니 딴지 반사) 라디오 방송 원고가 의외로 어떤 사람들에게 기발하게 여겨졌고,( 이것도 작가가 한 얘기) 돈이 되는 시리즈가 되었다. 결국, 책도 나오고, TV시리즈도 나오고, 게임도 나오고 이제 영화도 나온다고 한다. 모든 다른 장르의 내용이 조금씩 또는 완전히 틀려서 매니아들을 매니아스럽게 만든것으로 보인다.  오디오북( read bu author 흠흠) 으로 들어봤는데, 완전 좋은 얄미운 목소리의 저자에게 반해버렸다. 라디오 시리즈였을때가 가장 골때렸을 것 같다. 책은? 글쎄-

2.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기행 

처음으로 접했던 이주헌의 책이다. 대략 별로일꺼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 왜??)

 근데, 좋다. 많이 좋다.

 기대가 별로 없어서 더 좋았을지도.

나의 여행 주제를 정해준 책이다. '프랑스', '미술' , ' 기행'

3. 로알드 달 - 찰리의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의 작품은 제발 좀 영화로 안 나왔음 하는 심정이긴 하다.  팀버튼의 이 작품은 좀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초콜릿과 단 것을 싫어하는 관계로, 그닥 재미도 없었고, 주인공 찰리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부류의 얌전하고 운 좋은 아이였고, 뭐 이래저래 맘에 안 든 책이었다.

 

 

 4. 콜린 덱스터의 ' 모스 경감 시리즈'  ' 우드스톡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

 처음으로 읽었던 ' 옥스퍼드 운하 사건' 보다는 별로였다. 옮긴이의 말처럼 두번, 세번 읽어야 그 치밀한 논리의 그물에 감탄할 수 있는 걸까? 그러기엔 세상이 넓고 책은 많다. 이지만. 아무튼. 다시 뒤적이고 싶은 날이 오리라.

 

 

5. 아사다 지로 ' 파리로 가다'  

웃기는 소설을 써 보겠다가 팔 걷어부친 아사다 지로의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에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 다들 각기각색의 불행을 겪었고 각기각색의 인생의 짐을 지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 당신들 누구요 물었을 때 전직 경찰관이요, 정리해고 당한 OL이요, 트렌스젠더요, 라고 말하는 쌩뚱맞은 조합의 이들은 서로서로 잘 어울리고, 착.하.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색색의 불행을 떠 않은 착.한. 사람들이다.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에서 작가의 모습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인생의 해피앤딩은 죽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우리는 아사다 지로의 소설 속에서 해피앤딩을 엿볼 수 있다.

6.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아이의 책은 아이의 책으로 봐야하는데, 머리가 굳어서 맘에 안드는점만 자꾸 찾아낸다.

대신 하드웨어 ( 책의 질이라던지, 일러스트의 훌륭함이라던지)에 더 집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것도 좀 짜증스럽기는 하다.

이런저런 잡생각을 떨쳐 버리고 그저 강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을 상상하고, 피크닉 가서 잔디밭에 드러누워 버드나무가 바람결에 속삭이는 모습을 그리면 될것을.

 7 . 스위트홈 살인사건

지금까지 읽은 동서추리문고중 가장 재미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한참 추리소설에 빠지게 될 그 무렵. 엘러리 퀸 소설을 읽기 시작할 그 무렵, 표지가 예뻐서 샀던 책이다. 근 6개월만에 이제야 읽게 되었다. 역시 표지 빼곤 건질게 없는 책이었다.

그저그런 드라마 한편 본 느낌.

 

8. 샬롯의 거미줄

음. 불과 얼마전만하더라도 난 다니엘 페낙의 '늑대의 눈'을 보는 내내 펑펑 울었는데, 그 감동적이다는 '친구가 되어줄께' 라던가, '널 살림으로써 내 삶을 승격시켰어' 라던가 하는 장면에 그다지 코끝 찡하거나 감동받지 않았다는점은 좀 아쉽다.

윌버의 목숨을 구하고, 이 농장에서 일어난 특별한 일에 함께한 인간소녀 펀은 나이가 들면서, 다른 세상에 눈을 뜬다. 그녀가 농장에서의 일을 말할때마다 엄마는 걱정한다. 그러다 결국 의사를 찾아간다.

" 그래도 저는 그 거미줄에 어떻게 글자가 씌어졌는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이해가 안 되고, 전 이해가 안 되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동물의 말을 듣지 못하게 되고, 이해 되지 않는 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건 좀 슬프다.

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미줄 - 어슐라 르 귄

이 책은 예쁘고, 단순하고, 거미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어술려 K 르귄의 글이다. ( 근데 , 요 부분은 아무 상관 없다. 뭘 기대한건지?!)

 

 

10.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읽었다.  유럽여행가기 전에 이리저리 여행서, 미술서들을 보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괜찮은 책, 진짜 별로인책들을 읽어치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술서 플러스 알파인 책들이 있다. 두번 세번 읽어도 좋은 책들인 것이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형들일진데, 서경식과 그의 누이는 가족을 감옥에 둔 사람들의 '세상'이라는 또다른 감옥에 같혀 있는 것 같았다. 옥중기보다 더 옥중기 같은 책이다.

11. 특별요리

오랜만에 발견한 괜찮은 추리단편집.

 결말을 알고 두번 세번 보더라도 재미있을 수작.

 

 

12. 김태권 ' 십자군 이야기 1'

한동안 나로 하여금 중세 관련 책을 마구 사게 만들었던 시초가 되었던 책.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책.

그러면서도 너무 쉽고 재미있는 책.

13. 브라운 신부의 동심

브라운 신부와 프랑보우를 셜록과 왓슨의 관계에 대입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둘이 정말 특이한 파트너라는 것은 분명하다. 190이 넘는 거구에 곡예사와 같이 날쌘 몸놀림, 격투도 빠지지 않고, 일당 백까지는 아니라도 넷 정도는 가쁜히 상대하는 괴력의 사나이. 절도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대도 프랑보우. ' 행동' 만이 좌우명인 그와 동그란 얼굴 볼품없는 체구. 짧은 다리. 검은 모자에 신부복, 커다란 박쥐우산을 손에 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브라운 신부.

너무 재미있어 주신다. 웃다가 배꼽빠진다 라는 통속적인 표현도 서슴없이 쓸 수 있다. 대략 내 취향인걸.

14. 알랭 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유럽 영화제때 심야영화 기다리다 반디엔루니스에서 사고 어딘가 박혀 있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난 나의 최고 리스트에 올릴 또 한권의 책을 그렇게 만났고, 그렇게 읽었다.

 

 

 

15. 도리스 레싱 ' 런던 스케치'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을, 그래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담담하게 스케치한 그녀의 책이 버겁고,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희망’, ‘행복’, ‘감동’, ‘스릴’ 등의 단어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무미건조한 삶이 증오스럽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만든다. 그녀가 허용한 유일한 감정은 비상구가 없는 삶에 무뎌진척 살다가 문득 두꺼운 가면을 깨고 삐져나오는 감정의 격렬함뿐이다. 그나마 그 격렬함도, 재빨리 수습해버리는 영국인의 대단함에 놀랄뿐이다.

읽고 나서 다시 되새길수록 아 이 책 좋구나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구나.

16 . 얼 스텐리 가드너 ' 말더듬이 주교'  

평이하지만, 재미있는 시리즈물이다. 재밌으면 되었지. 뭘 더 바라느냐?

 

 

 

 

17. 루이스 세뿔베다 '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는 고양이'

작가는 루이스 세뿔베다.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 이나 '지구 끝의 사람들'  등의 작품들에서 보듯이, 작가는 그린피스나 유네스코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파괴되는 환경에, 멸종되는 동식물에 대해 경고한다. 어느날 작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인간이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빚어지는 폐해에 대해 이야기해주겠다고 약속했고 갈매기가 나오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고양이들이 나오며, 침팬지도 나오는 색다른 동화를 씀으로써 약속을 지킨다.

" 오직 날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이죠."

내가 좋아하는 루이스 세뿔베다의 동화. 삽화는 우리나라의 이억배님이 하셨는데, 그것도 감동이다. 정말이지, 세뿔베다한테 우리나라 책 한권 보내주고 싶은걸?

18. 서경식 ' 소년의 눈물'  

서경식의 담담하지만 묵직한 글은 생각보다 더 가슴 깊이 자욱을 남긴다. 평소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일본 시선 몇권을 골라 본다. 새삼 에리히 케스트너의 책들을 구석에서 꺼내 본다. 읽을 엄두 못내고 있었던 루쉰의 책과 프란츠 파농의 책들을 드디어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저자가 끝내 읽지 못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오기반 재미반으로 주문해본다.

두권이나 읽었네. 서경식의 책. 아무리 좋아도 한달에 한 작가의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드문데, 읽었을 때만큼의( 리뷰 지금보니 캡 오버다;;) 감동은 아니지만, 거품을 걷어낸 진국은 여전히 내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

19. 키리코 나나난 ' 호박과 마요네즈'

세이이치는 그녀의 ‘양심’ 이고, ‘일상’이다.

하기오는 그녀의 ‘일탈’이고 ‘몽상’이고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부리는 땡깡’이다.


‘일탈’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휴- 하고 한숨짓게 된다. 무척이나 예쁘고 안심이 되는 결말이다.

“우리들의 이 흔해빠진 일상은 실은 아주 망가지기 쉬워서 끝내 잃어버리지 않는 건 기적이다“

마음 짠하고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게 해 주었다.

 

20. 반다인 ' 그린 살인 사건 '

그린집안의 저택에는 검은 오라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무언가 기괴하고, 끈적끈적한 보이지 않는 괴물이 있다. 사람들 속에, 혹은 사람들 사이에. ( 심령소설/괴기소설 아니다) 두 딸, 그리고 양녀, 아들 둘, 그리고 반신불수의 어머니. 집사와 하녀둘 요리사. 그리고 가족의 주취의. 온통 안 이상한 사람이 없고, 그 와중에 한명씩 한명씩 단서라곤 남기지 않으며, 그린가의 가족들이 죽어간다.

뭐, 그다지 술술 읽은 책은 아니지만, 재미있었고,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21. 플로베르 [애서광 이야기]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기쁨을 주었던 책.

 

 

22. 이솝우화

왠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고 싶었던 '이솝 우화' 를 읽었다. 한페이지 혹은 두 페이지씩의  207개의 이야기가 있다. 주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인데, 잘 아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이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그 외에도 태양과 바람의 나그네 옷 벗기기 이야기들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내가 회사 들어와서 딴지스러워진건지는 모르겠지만, 글 하나하나마다 투덜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때는 이미 이 반복되는 우화가 상당히 지겨워진 후였다.

딴지로 시작해 딴지로 끝난책. ( 그러니깐, 나는 읽는내내 딴지를 걸고 있었던거)

 

23. 내 인생 최고 최악의 것들

책 소개를 읽기 며칠전 티브이에서 이문열의 인터뷰를 보고 머리에서 김이 낫던지라, 확 와닿았다. 물론 송경아씨의 글은 320페이지 가량의 분량의 책중 네다섯 페이지를 넘지 못한다. 별 기대 없이 공감을 위해 샀던 책은 이런류의 모음집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정말 사고 싶지 않은 종류의 책이라, 몇번이나 장바구니에 들었다 놨다, 서점에서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사 버리고 말았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음. 재미있었어.

 

24. 너세네이얼 웨스트 ' 미스 론리하트'

절망녀, 상심녀, 모든게 지겨운 여자, ( 그러고 보니, 소개 되는 편지들이 다 여자로 부터 온 것이다.  유일하게 남자로부터 온 편지는 미스 론리하트에게 직접 건네지고,  파티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전달되지 않는다. ) 들로 부터 받는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의 구세주가 없는 인간들의 갑갑한 이야기들은 독실함과 의구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기독교인인 미스 론리하트를 황폐화 시켰다가, 집착하고, 강박하게 했다가, 굳건하게 했다가, 결국은 깨달음을 줬다가 그 즉시 모든 것을 빼앗는다. 

최고다!

 

 1월엔 맘에 드는 작가들과 책들을 많이 만났다.

알랭 드 보통, 내서네이얼 웨스트, 서경식, G.K. 체스터튼, 아사다 지로, 이주헌,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책은 별로였지만, 더글러스 애덤스까지.

벼르다가 만난 작가들로는 반다인, 얼 스탠리 가드너, 도리스 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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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3-12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네권. 그러니깐
 

꼭 받고 싶은 상, 꼭 받고 싶은 상

'김치'라는 글은 2002년 문화일보에서 주관한 김치 엑스포를 보고 나서 쓴 참관기였다. 그러나 그 글 가운데 다음의 대목은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라는 책을 읽고 나서 썼던 오래 전의 독후감이 부분 수정, 인용된 것이다: " 나는 평소에 김치의 매력은 그것이 건강을 시험할 수 있는 리트머스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혈관이나 신장, 위 어느 한 곳이라도 좋지 않은 사람은 김치를 먹을 수 없다. 어느 한 곳이라도 탈이 나서 병원에 가면 의사는 맵고 짠 음식을 피하라는 처방을 내리기 일쑤고, 그것은 바로 김치를 금하는 것이다. 더 말해서 무엇하랴. 고작 입천장이 헐어도 맛나게 먹을 수 없는 것이 우리집의 주치의인 김치인 것이다." 1995년에 그 글을 써 놓고 나서 나는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다. 도대체 우리나라에는 김치협회도 없고, 김치제조업조합도 없는가? 저런 문장을 보았다면 응당 '김치예찬 감사패' 같은 것 하나쯤은 마련해 주어야 하지 않는가?

재치 약간, 뻔뻔스러움 약간, 귀여움 약간을  억지에 잘 버무린 위와 같은 문장을 보니 알라딘의 어떤 분이 떠올랐다.

취미

루소 이후 서양에서 활약했던 지식인들의 위선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추적한 [지식인들]이라는 제하의 두 권짜리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고 나면 마르크스나 브레히트, 사라트르와 같은 지적 거장들에 대한 존경심이 일순에 가신다. 저자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 책의 얄미운 요지는 생생히 기억한다:"지식인들은 보편적인 인간은 사랑하지만 구체적인 인간은 사랑하지 않는다. " 다시 말해 지식인들은 수천 년 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던 노예의 인권이나 아무런 혈연도 없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기아에 대해서는 게거품을 물지만 현재 자신의 주위에 살아있는 부모나 형제, 배우자, 자식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평생을 괴롭히는 이중인격자라는 것이다. 공동체의 이익과 선을 생각하는 지성인과 달리 지식인은 저 자신의 영달과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는 무리라는 80년대식의 의식화를 상기하면서 "당신이 방금 말하신 그 지식인은 지성인을 잘못 말하신 것이겠지요?"라고 말장난을 뇌까리며 덮은 그 책의 요지를 취미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시 떠올리는 까닭은 복잡하지 않다. 내가 보기에 무취미한 인간이 이런저런 취미를 가진 인간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바둑이나 낚시, 등산 등등의 취미에 빠진 인간이 제대로 가족구성원 노릇을 하는 걸 아직 못 봤다. 어느 날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현관 앞에 군화가 놓여 있는 것을 봤다. 첫 휴가를 온 외사촌 동생이었다. 처음에는 " 흠, 용돈을 5만원 주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내가 어릴 때 외삼촌으로부터 받은 용돈이 얼만데. 그러나 좀 있다가 생각이 바뀐다. " 새로 나온 누구의 CD를 사야하는데." 그래서 2만 원이 깎이고, 좀 있다가 1만 5천원이 다시 깎이고 한 30분 뒤에는 "에이, 돈도 없는데 다음에" 함녀서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 버린다. 취미에 빠진 사람에 의해 그의 가족이나 친구가 착취당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그들은 자기 취미 속에 빠지기 위해 늘 " 다음에" 하면서 달아나 버린다. 낚시광들의 '주말과부' 는 그렇게 해서 생긴다.

 

 

 

 

 

장정일의 독서가 보이는 글이다. 음악과 독서라는 취미로 주위 사람들을 꽤나 외롭게 하나보다.

[독서일기] 1권 자서

어린 시절의 내 꿈은 이런 것이었다.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시에 출근하고 오후 다섯 시에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 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 누가 이것을 소박한 꿈이라고 조롱할 수 있으랴. 결혼은 물론 아이를 낳아 기를 생각도 없이, 다만 딱딱한 침대 옆자리에 책을 쌓아 ㄴ호고 원 없이 읽는다는 건 원대한 꿈이다. 그러나 나는 재수 없게도 공무원이 되지 못했을 뿐더러, '행복한 저자' 역을 맡지도 못했다. 시인, 소설가라는 꿈에도 원치 않았던 개똥같은 광대짓과 함께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하고자 머리말을 짜내고 있는 나는 '불행한 저자'이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 에를 들어 내가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내가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톨스토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책을 읽어야 한다.

위와 같은 꿈을 가졌을법한 사람을 나 말고 한 명 정도는 더 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1. 대구 하면 장정일이 떠오르게 되었다.

2. 작가가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건 아마도 ' 음주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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