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날씨는 이제 옛날같지 않아 보인다. 봄, 가을의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점점 그 범위를 확장하는 분위기다. 이번 여름만 보더라도 아열대 몬순 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스콜이 단시간내에 세차게 내려주시는 바람에 산이 무너지고 침수까지 일어났었다.  

더불어 후덥지근 끈적끈적한 아열대 특유의 기운을 내뿜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겨울은 어떻게 될까. 따뜻한 겨울이라면 별 탈 없겠지만, 시베리아 벌판의 반에 반 정도의 한파만 몰아쳐도 아마 이번 겨울 꽤나 고생할 것 같다.  

그리하여. 겨울용품을 장만하고자 웹서핑을 하는 도중 맘에 드는 물건이 두어가지 구매하기로 작심했다.  

 

스너기라는 입는 담요는 모샵에서 한정수량으로 싸게 나왔길래 냉큼 지르면서 결재하는 과정에서 품절이 떠버리는 기이한 경험을 했더랬고 (이건 분명 어떤 작자가 사재기 했다는 의혹이 지배적이다. 100개가 넘는 수량이 어떻게 한큐에 나갈 수 있을까. 굉장히 싸게 나왔기도 하고) 

두번째 품목은 버프라는 일종의 멀티플 목도리를 구매하게 되었다. 이것 역시 초반 물량 동이 나고 재입고 된 것 중 가장 맘에 드는 디자인으로 골라서 두개 질렀다.    


이중에 나즈카와 에베레스트로 두 장 구입.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한다고는 하는데 어쩔지는 모르겠다. 하도 목도리를 잘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지라 이런 것 하나 목에 고정시키면 잊어먹을 염려는 없을지도.  



암튼 날씨 자체가 변화무쌍한지라 이런 것 하나 구비하는 것도 어찌보면 따뜻한 겨울나기의 시초가 아닐까나....(지름의 합리화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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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06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입는 담요...정말 맘에 쏙 들어요~~
잉~~품절이라니...ㅠ

Mephistopheles 2010-10-07 12:28   좋아요 0 | URL
수량이 넉넉한 줄 알았는데..순식간에 품절이 뜨더군요. 누군가 사재기를 한게 분명하다죠.

moonnight 2010-10-0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버프라는 거, 참 신기하네요. 손목밴드나 머리끈으로도 쓸 수 있다니, 굉장히 신축성이 좋은가봐요. +_+;

Mephistopheles 2010-10-07 12:29   좋아요 0 | URL
극세사라고 하니 흡수도 좋다고는 하는데...물건 받아봐야 알 것 같습니다.

saint236 2010-10-06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프라..이건 완전 맥가이버인데요.

Mephistopheles 2010-10-07 12:29   좋아요 0 | URL
왠지 해적들의 그 머리두건이 원조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아무래도 스페인이 원조다 보니까요.

순오기 2010-10-07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요 괜찮네요~
버프는 우리 식구들이 광주 5.18 걷기대회 참여하고 기념품으로 받아와 3개나 있어요.^^
꽤 쓸모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생각했어요.



Mephistopheles 2010-10-07 12:30   좋아요 0 | URL
치렁치렁 목도리에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다면..다재다능한 버프도 꽤 슬만할 것 같아요.

전호인 2010-10-0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담요가 필요합니다.
날씨가 다시 여름으로 가는 듯 하다가도 곧 눈이 내릴 것처럼 을씨년 스럽기도 합니다.
날씨가 오락가락하니 마음도 오락가락하고 뒤숭숭해요.
아, 눈이 오려나~~~~!

Mephistopheles 2010-10-07 12:31   좋아요 0 | URL
눈은 아직 멀은 것 같기도 한데.....내리기 시작하면 이번 여름 비처럼 마구 퍼내리면 어쩌나 싶습니다. 이미 작년 겨울에 폭설로 고생꽤나 했으니까요.

BRINY 2010-10-0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 준비 혹은 지름의 합리화 -> 요즘 급격한 기후 변화에 맞는 옷이 마땅치않아~~라고 하면서, 옷장에 가득한 옷을 놔두고 또 옷을 사고 있는 저입니다. 그래서 패션업계가 돈을 버나법니다.

Mephistopheles 2010-10-07 12:32   좋아요 0 | URL
패션업계.....참 거품 많죠..트랜드다 유행이다 하며 고부가수익을 올ㄹ는 업계..그래서 그런지 타 업종사람들과 마주치며 엄청 자존심 강한게 보이곤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0-10-0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뜻 사진보고 겨울 운치 핑계대고 카메라 사신줄 알았습니다. 큭큭.

그리고 입는 담요는.. 품절이기 다행입니다.
저도 비슷한거 있는데, 입고 벗기 귀찮아서 나중에는 쳐박아놓게 되던걸요.

Mephistopheles 2010-10-07 12:33   좋아요 0 | URL
아 카메라도...요즘 소니에서 나온 작은 하이브리드가 꽤 탐나긴 하는데..그것 단위가 틀리다 보니 그냥 군침만 흘리고 있습니다..^^

플레져 2010-10-07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요, 담요가 필요한 계절이 너무 빨리 왔어요.
전기장판 없으면 요새 잠 못자겠더라구요.
버프 쓴 메피님 멋질것 같아요. 기회되면 착용삿도 보여주세요 ^^
한겨울엔 버프에 귀마개 필수일듯...ㅎ

Mephistopheles 2010-10-07 14:28   좋아요 0 | URL
날씨가 참 X랄맞죠. 낮과 밤에는 싸늘하고 찬바람 불고 낮에 좀 덥고.. 전 목도리 용도로 샀기에 비니나 두건처럼 쓰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쓰게 된다면 먼저 수염부터 기르고..)

레와 2010-10-0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월동준비!!
저 담요 품절이라니 더욱 탐이 납니다.
버프는 주로 산에 갈때 두건으로 쓰는데, 다양한 활용법이 있네요. 굿정보!


NEX-5+16mm+어안컨버터를 만져본적이 있는데요,
외양은 제 취향이 아니였으나 결과물은 정말 좋더군요.
똑딱이라고 하기엔 가격이 참 후덜덜해요.

Mephistopheles 2010-10-07 14:29   좋아요 0 | URL
제가 요즘 군침 흘리고 있는 하이브리드 디카 중에 하나가 소니 NEX인데...꽤 잘 나왔더군요. 근데...가격이..후덜덜..거기다가 알파 시리즈 렌즈가 착탈이 가능하다면 렌즈 가격도 역시 후덜덜...
 


아가씨 자리 좀 양보하지!!! 


얼마 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들렸던 제법 큰 목소리의 내용은 위와 같았다. 지하철을 타보면 알겠지만 7명에서 8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와 객차의 끝부분에 3인이 앉아 갈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니까 한 객차 안에는 3인 좌석이 4셋트. 다시 말해 12명이 3명씩 조를 이뤄 앉아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이런 3인석의 경우 노약자 석으로 지정되어 주로 거동이 불편한 분이나 노인 혹은 임신부들을 위해 제공된다.  

법적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자리 주변엔 이 자리가 그런 분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임을 강조하는 문구가 제법 많이 붙어있다.  학습의 효과인지 젊은 사람들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앉았다 치더라도 대상자가 탑승이라도 하면 슬쩍 일어나 자리를 양보해주는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하지만 저 고성이 흘러나왔던 지하철 그 시간대엔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었나 보다. 하긴 밤 11시가 넘어 다들 피곤한 몸을 혹은 술에 취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객차 안이 고요하여 저 목소리는 더욱 도드라지게 들렸을지도 모른다.  

결국 지목당한 그 아가씨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잠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황급히 자릴 양보했고 그 자리는 당연히 일갈을 날릴 백발의 꽤나 고지식해 보이는 인상을 가진 할아버지가 착석하게 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객차는 다시 예전의 평온함을 되 찾았다.  

불과 5미터 거리를 두고 있는 위치상 그 상황을 끝까지 지켜본 나로써 불편한 마음이 가시지가 않았다. 사실 그 3인석에 원래 앉아있던 사람의 구성은 출입문 쪽 장년의 아주머니, 중간에 면박을 받은 그 아가씨, 그리고 가장 구석진 자리엔 머리를 짧게 자른 꽤나 건장하지만 인상이나 복장이 제법 범상치 않은 젋은 남자가 앉아있었다. 공통점은 모두 눈을 감고 졸거나 혹은 졸고 있는 척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그 자리에서 노약자의 범위에 크게 벗어난 사람은 덩치 있고 머리 짧은 젊은 남자로 생각되어졌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잠시 후 탑승한 백발의 고지식한 노인은 굳이 가운데 앉아 있던 연약해 보이는 아가씨를 지목하여 일으켜 세웠을까. 옆에서 팔짱을 끼고 그 좌석의 3분의 1을 훨씬 넘어서는 범위를 차지한 그 청년의 옆에서 한일 자로 입을 굳게 다물고 눈에 힘을 주고 어깨를 쫙 펼치고 착석한 그 할아버지의 보습은 존중받아야 마땅한 연장자의 모습을 갖추기 힘들어 보였다.  

아마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와 기준이 틀린 사람이 많나 보다.  더불어 지하철 혹은 버스에 붙어 있는 약자의 기준이 과연 어떤 기준인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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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2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4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licia 2010-10-0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여자는 약자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예전에 고속버스에서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내뱉으며 심하게 떠드는 남녀에게 조용히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너무 심하게 떠들어서 주의를 주었다가 남자한테 신발로 얼굴 맞을 뻔 한 적 있어요. 그때 제가 남자이거나 제 옆에 남자가 있었더라면.. 하는 다소 비굴한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근데 여자 남자, 그런걸 떠나서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사람을 만만하게 보는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기가 쉽지 않은데, 설령 그렇더라도 타인에 대한 예는 갖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며 하게 돼요.

Mephistopheles 2010-10-04 12:17   좋아요 0 | URL
한국사회에서 여자는 약자...가 맞아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성장해나가며 더 큰 사회와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는 공간일수록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으니까요.
약해보이는 사람을 만만하게 보는 심리.....비굴의 생활화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됩니다. 집안에서의 인성교육도 중요하다고 보여지고요.

2010-10-04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0-10-02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지하철을 탔는데 할아버지가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아주머니에게 일어나라고 큰 소리를 치시는 걸 봤어요. 아주머니라고는 하지만 젊은 할머니였고 손녀를 안고 계셨거든요. 해서 제가 아기 안고 계시는데 앉아가셔도 되겠는데요. 했더니 그 아주머니는 아유, 됐어요. 일어나라네요. 하고 민망한 얼굴을 하시더라구요. 연세는 더 많아도 아주머니보다 할아버지가 훨씬 정정해 보이던데 말이죠. -_-;;;;;;;;;;;;


Mephistopheles 2010-10-04 12:19   좋아요 0 | URL
연장자에 대한 우대와 대우는 나쁘지 않다 보여집니다만. 소위 연장자라는 분들의 저 같은 권위의식만큼은 산산히 부셔버리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듭니다. 지하철에서의 자리싸움으로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이 고성이 오갈 때 과연 어느 한쪽이 전적으로 잘못했는냐.는 쉽게 판단하기 쉽지 않아보여요.

귀를기울이면 2010-10-0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모습을 볼때마다 양보를 구걸하는 노인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됩니다. 아이러니합니다. 그렇게 경로사상이 똑바로 박힌 도덕군자라면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처음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하며 면박을 주지는 않았을테니 말이죠. 그냥 세상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구나...이럴밖에요. 쥐새끼같은 존재부터 성인군자까지 함께 사는 세상. 물론 저 할아버지께 쥐새끼라고 하는건 아니구요..

Mephistopheles 2010-10-04 12:20   좋아요 0 | URL
군자가 아님에도 단지 나이를 많은 연장자가 스스로를 군자라 생각하고 대접받으려고 하는 모습은 '꼰대'라고 명명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10-10-03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이가 힘깨나 쓰던지 고분고분 듣지 않을까봐 약자인 아가씨를 지목했을 듯...
당당하게 자리를 요구하려면 당신 스스로도 당당하게 처신해야 되지 않았을까...
나는 저렇게 늙지 말아야겠다, 한밤에 다짐하게 되네요.

근황도 잘 봤지만, 바쁜데 답글 다는 수고를 덜어드리려 여기에만 남겨요.^^

Mephistopheles 2010-10-04 12:31   좋아요 0 | URL
말 한 마디 천냥빚을 갚는다는데. 그때 그 할아버지는 굳이 고성을 지르지 않고 조용히 말을 해도 알아서 양보해줄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껍니다. 그런데 굳이 소리를 지르고 특정 개인에게 면박을 주면서까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저의는 결코 세상만물을 오랫동안 봐온 연장자의 모습은 아니였어요. 우린 곱게 늙어야 해요. 부드럽고 유하게.... 살아온 세월이 고난의 연속이라도 그 나이가 되면 쥐고 있는 모든 걸 놓고 편하게 세상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saint236 2010-10-03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랫만에 댓글을 다네여. 건강하시죠. 종종 저런 모습이 젊은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10-10-04 12:25   좋아요 0 | URL
그 눈쌀을 찌푸리는 젊은 사람들조차도 버르장머리 없고 근본 없는 것들이고 싸잡아 비난할 것 같습니다. 그 정도 연세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만봐도 그정도 이해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수라고 보여져요..

카스피 2010-10-0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겁하다면 비겁하겠지만 그런 우락부락한 남자를 건드릴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괜히 건드렸다 할아버지가 한대 맞는다고 누가 도와줄 것도 아니고 말이죠ㅜ.ㅜ
괜시리 아가씨만 불쌍하게 됬는데(뭐 그 아가씨도 굳이 노약자석에 앉았으니 그런 봉변을 당한것 같군요),하나의 반전으로 만약 그 아가씨가 옆자석의 우락부락한 남자의 아내로 혹 임신중이었다면 과연 그 할아버진 어떻게 되었을까요^^

Mephistopheles 2010-10-04 12:26   좋아요 0 | URL
세상에 만약~ 이런 단어를 언제나 앞에 붙이면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살 수 있을까요.

BRINY 2010-10-0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방으로 거주를 옮긴 다음부터는 저런 장면을 본 적이 없어요. 서울에서는 저런 장면때문에 기분 많이 상하고 그랬는데요.
한번은 목발없이 발에만 깁스를 하고 긴치마 입고 노약자석에 앉아있었어요. 웬만하면 저도 서울지하철에서는 노약자석 근처에도 안가려하지만, 그날은 깁스를 한 상태라. 플라스틱 깁스여서 목발없이 절뚝거리며 천천히 걸을 만은 했는데, 2호선 지하철에서 서서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날 일본어로 쓴 책을 보고 있었는데, 제 앞에 서 있던 말끔한 양복차림의 두 노인이 계속 헛기침하며 나쁜 심기를 드러내더니, 제가 반응이 없으니 마침내 어설픈 일본어와 영어로 '한국에서는 말이지..'하고 설교를 시작하더라구요. 지금도 생각하면 쓴웃음 나와요.

Mephistopheles 2010-10-04 12:30   좋아요 0 | URL
ㅋㄷㅋㄷ..가끔 어이없는 나이드신 분들의 행동 중...한국에선 적어도 동방예의지국에선...이런 말머리를 붙이는 분들이 있는데..그것만큼 자기살 파먹는 단어선별도 없어 보인다고 보여집니다. 저 역시 버스를 타건 지하철을 타건 왠만하면 앉아가지 않습니다. 지하철은 더더욱이요. 사실 일반석에서도 노인들에게 자리 양보해야 하는 경우는 다반사로 일어나니까요. 어머니 말씀처럼 노인들에게 지하철을 공짜로 했기 때문에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돌아다닌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 한달의 지하철 이용료를 현금으로 주는 방법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BRINY 2010-10-05 11:26   좋아요 0 | URL
저희 부모님도 그런 말씀 하세요. 노인들에게 매달 정액제 교통카드를 주라구요.

플레져 2010-10-0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약자석 언저리에는 서있지도 않아요.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어요.
버스에서도 맨 뒷자리가 편하고.
요즘 학생들도 버스에서 가방 받아준다고 하면 정색하더라구요.
왜 내 가방을?? 하는 시선...
불과 몇 년만에 사회가 이렇게 변해버렸어요.
제가 고딩때만해도 가방 받아주는건 예사로운 일이었고 당연했는데..

Mephistopheles 2010-10-07 14:30   좋아요 0 | URL
저도 왠만하면 노약자석 주변에도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 자리는 서 있어도 자리 쟁탈전을 벌이는 노인네들에게 이리 저리 떠밀리기 쉽상이다 보니까요. 힘들...참 좋아요. 그때만큼은..
 

善行無轍迹(선행무철적)  

'잘 가는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요즘 뜨문뜨문 겨우겨우 읽고 있는 책(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란 상투적 핑계) 'Born to run'의 첫머리에 적혀 있는 도덕경 27장의 첫번째 말이다. 도가사상에 입각해 엄격하게 원칙적인 해석이 아닌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 나름 해석을 해보면 이렇게도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이 남긴 흔적을 지울 수 없다면 최소한의 책임은 져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흔적을 남긴다. 빼어난 자연경관에 자기 이름 석자를 새겨넣는 야만적인 행위부터 조금은 진화된 행태, 말을 뱉어내고,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까지 한다. 여기 이 공간같은 곳은 자신이 쓴 글자 하나하나가 어쩌면 자신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런 흔적을 남기는 것. 하잘 것 없는 잡문일지라도 누군가가 읽고 누군가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과연 '그냥', '아무생각없이' 같은 상투적 관용어구로 무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스스로의 행동이 얼마나 가볍고 가치없는지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가볍고 가치가 없다 한들 타인을 웃음짓게 하고, 인상 찌푸리게 하고의 차이는 극과 극임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뱀꼬리 : 화장실 나올 때 물은 좀 확실히 내리자. 이것이야 말고 가장 기본이 되는 .善行無轍迹이라고 보고 싶다.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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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0-10-0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메피님 말씀이 백번 옳아요. 화장실 문제는 기본 중의 기본인데 의외로 뒤 한 번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_-;;;;;
바쁘신 와중에도 책을 놓지 않으시는 메피님. ^^
 


1. 반토막을 내버린 월급은 사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복귀 되었다. 이유는 다 존재하는 법. 급하게 파견나가 하드하게 처리할 일거리가 존재하다 보니 월급 반토막으론 농민의 봉기라도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인지라 당근을 주는 셈 치고 원상복귀 시켰다. 그래봤자. 조삼모사 상황이다.

2. 그러다 보니 사무실 인원이 본의 아니게 두 파벌로 분류가 되는 양상을 보였다. 파견을 나가는 직원. 사무실을 지키는 직원. 파견을 내보내는 이유와 못 내보내는 이유는 분명 존재한다. 사무실 입장에선 이미지 차원으로 꽃미남 군단을 꾸려 파견을 보낸다는 '설'이 증권가 찌라시 마냥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 난...파견 나가는 직원으로 분류된다. (하.하.하.) BGM은 손담비의 '미쳤어'

3. 또 다시 선릉으로 파견 나왔다. 물론 예전하고 다른 사무실이다. 테헤란로 노란자위 땅을 냉큼 차지한 우리업계에선 서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형 사무실이다. 그러다 보니 안차고 다니던 개목걸이(출입카드)까지 챙겼고 작업하려고 가져온 컴퓨터에 불법 소프트 웨어는 절대. 네버. 젯다이 사용금지란다. 눈물을 머금고 밀어버렸다. (으흑...내 아까운 야동)

4. 이 사무실은 S모 그룹과 대단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 보니 출근이 8시로 못박혀 있다. 그렇다고 퇴근 시간이 정해진 건 절대 아니고..고로 남들보다 1시간 더 일하는 양상이다. 점심시간도 11시 30분이다. 더불어 규모 자체가 틀리다 보니. (테헤란 로 중앙에 위치한 22층 건물이 통째로 설계 사무실이라면...어익후.) 사무실 분위기나 인테리어, 소품들도 동네 구멍가게 같은 내가 소속된 사무실과는 전혀 딴판이다.

일단. 인스턴트 커피, 다방커피는 2군으로 배치된다. 그렇다고 커피 메이커가 1군이냐..짜잔..근사한 에소프레소 머신이 자릴 잡고 있다. 그래서 난 아침마다 모닝커피로 다방커피가 아닌 에소프레소를 우아하게 마실 수 있다. 그것도 더블로~ 더불어 각층마다 있는 냉장고는 그 규모가 틀리다. 가정용 냉장고가 아닌 업소용(전면에 투명유리가 붙어있는) 냉장고에 가지가지 음료가 즐비하게 나열되어 있다. 병나발을 불건 취향에 따라 섞어 마시던 내 맘대로란다. 벌써 오렌지 쥬스 몇통과 딸기 주스, 포도 주스, 알로에, 토마토 주스 몇 병이 아닌 몇 통!!!을 처치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장나와 잠시 묵는 모텔마냥 영...어색하고 낯설다.

6. 선릉역에서 술이나 한 잔? 이라고 사람들 꼬시고 싶어도 평균 퇴근시간이 새벽 1시다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차라리 땡땡이 살짝 치고 선릉역 1번 출구쪽에 유명하다는 더럽게 매운 트럭 떡볶이나 한 판..? 이 가능할 것 같다. 


뱀꼬리1 : 아래 한글도 깔지 못해 페이퍼의 오타와 띄어쓰기 교정은 꿈도 못꾼다.
뱀꼬리2 : 2번 항목에는 아주 무서운 속뜻이 내포되어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무실이 리얼리티 서바이벌, 혹은 하이랜더 게임 양상으로 돌변하면..아마 우선 순위 축출 대상은 사무실을 지키는 남겨진 직원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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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9-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고난의 행군은 계속이군요..

Mephistopheles 2010-09-29 12:25   좋아요 0 | URL
불행 중 불행..왕서방에게 농간당한 곰은 거품을 물고 춤을 추는 중..이 아닐까요??

2010-09-29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9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9-2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릉역에서 술이나 한잔, 하고 사람을 꼬시면 또 막 꼬셔지는 다락방이 될 수 있었는데 새벽 한시라면, 집에서 자야 해요. ㅎㅎ

Mephistopheles 2010-09-29 12:26   좋아요 0 | URL
역시...미인은 잠꾸러기군요!

울보 2010-09-2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달리고 계시는군요,,으샤으샤,일찍출근하시려면 날씨가 더 쌀쌀할텐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조심하세요,,

Mephistopheles 2010-09-29 12:27   좋아요 0 | URL
기온이 떨어져도 노상 불받는 버닝 상황이라 내면적 체감온도는 열대지방입니다.

moonnight 2010-09-2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늘 바쁘시군요. 뱀꼬리 2를 보니, 꽃미남 파견군단. 외에도 그나마 파견나온 걸 다행이라 생각할 이유가 있긴 하네요. (에스프레소 머신이랑 꽉 들어찬 음료수 냉장고가 넘흐 부럽다고는 말 안 할래욧! -_ㅠ;;)

Mephistopheles 2010-09-29 21:11   좋아요 0 | URL
하지만 에스프레소와 음료수를 먹이면 1시까지 일을 시킨다는 슬픈 결말...

레와 2010-09-2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릉역'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부럽습니다. ^^;

Mephistopheles 2010-09-29 21:12   좋아요 0 | URL
아...그런데..인간이 너무 많아요. 지하철 내려서부터 시작해서 건물 안...그리고 12층에서 내려다 보는 도로는 언제나 사람들이 무더기로 돌아다니고...점심시간땐 박터지고....피곤해요.. 사람 좀 적은 곳에서 지내는 게 취향인데..

paviana 2010-09-2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갑자기 새벽 1시에 선릉역을 가고 싶어지네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9-29 21:12   좋아요 0 | URL
음...새벽 1시에 선릉역에 오시면 날밤 새며 술 마시고 바로 출근..? 이군요.

반딧불,, 2010-09-30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입니다...꽃중년(===3333)홧팅!

Mephistopheles 2010-09-30 12:29   좋아요 0 | URL
아..여기저기 제 실물을 아는 몇몇 분들의 실소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꽃중년(X) 곰중년(O)

마녀고양이 2010-09-3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상황인지 그려지는거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리고 파견나가면, 아무리 좋은 환경이 구비되어있어도
그다지 맘은 편하지 않더라구요. 남의 옷 같은게... ㅠㅠ

새벽 한시까지 일하셔요? 그래도 건강 챙기시고, 좋은 일 가득하셔염!

Mephistopheles 2010-09-30 16:00   좋아요 0 | URL
그거죠..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객은 어쩔 수 없는 객일 뿐이라는...^^
오늘 이 곳은 창립 기념일을 맞아 포상을 하고 어마어마한 선물(금20돈 메달)을 수여하고 시끌벅적합니다...^^

비연 2010-09-30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그간 많은 일들이 있으셨던 모양이네요. 쩝. 그래도 오랜만에 뵈니 방가~

Mephistopheles 2010-09-30 17:55   좋아요 0 | URL
사회생활 속 여러가지 부정적인 모습을 간만에 마주치고 있습니다. 간판을 심슨으로 바꾸셨네요??
 

일종의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고 해야 하나.
누구 때문이라고는 검열 당할까 봐 조심스럽고 우리 쪽 업계는 올 하반기 직격탄을 맞았다.
(아마도 이 직격탄을 맞은 우리 업계는 사멸하더라도 핵폭탄처럼 다른 기타 업종에도 낙진이 우려되므로 주의하세요) 결국 사무실은 버티지 못하고 반값세일을 단행했다. 말이 좋아 세일이지 직원들 보름만 근무시키고 나머지 보름은 놀라고 풀어줬다. 결론은 월급도 반타작 내버렸다. (우리 업계 월급 짠 건 소문났으니 비참할 상황에 직면했다.)

어디 가서 보름동안 할 수 있는 알바 자리 없나 구해봐야 겠다. 인형 눈알 붙이고 봉투라도 붙여야 할 상황이다.


우리업계는 노조가 없다. 알량하게 종합예술가라는 칭호는 이젠 솔직히 역겹고 모래알처럼 뭉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지경까지 오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역시나 박봉의 월급쟁이들이다. 하지만 예전 IMF와 상황이 틀린 건 이번 사태 이후 과연 이 직종에서 일하는 속칭 기술자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것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설계 업계에 가장 필요한 건 혁명과 개혁이다.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팠는데 나오는 건 시커먼 구정물만 확인한 기분이다. 이런 풍토에서 선진국 운운하며 G20개최한다고 선전하는 걸 보면 구토가 몰려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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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0-09-01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ㅠ_ㅠ

무해한모리군 2010-09-0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ㅠ.ㅠ 저도 한 삼년째 월급이 1원도 안오르는데 세금은 올라서 휴...
언제나 좀 나아지려는지..

레와 2010-09-0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ㅠ_ㅠ
(남 얘기가 아니다..)

비로그인 2010-09-0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

감은빛 2010-09-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동병상련이네요.
저도 몇 달째 급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힘들어요.
많지도 않은 월급마저 제때 못 주면 어쩌라는 건지.
아기 분유값도 카드 빚으로 겨우 버티는 중입니다.

BRINY 2010-09-0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큰일이네요. 저희 동네도 개발계획 다 백지화되는 듯 해서 난리에요.

무스탕 2010-09-0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마녀고양이 2010-09-0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ㅠㅠㅠㅠㅠㅠㅠㅠ

루체오페르 2010-09-01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울지요..ㅠㅠ

마그 2010-09-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 토닥... 드릴게 추천밖에 없네요.

울보 2010-09-0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산사춘 2010-09-0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우라질!
증말 질할같은 세상이야요.
욕 밖에 할 말이 없네요.